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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 제3표준판 우리말 로마 미사경본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10 조회수6,424 추천수0

[겨자씨 한 알] 제3표준판 우리말 「로마 미사경본」

 

 

이번 6월호 ‘겨자씨 한 알’에서는 2017년 대림 제1주일부터 사용하고 있는 제3표준판 우리말 「로마 미사경본」의 의미와 새롭게 바뀐 내용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제3표준판 우리말 「로마 미사경본」이 가진 새로운 의미는 무엇일까요?

 

2017년 12월 대림 제1주일부터 한국교회에서는 제3표준판 우리말 「로마 미사경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로마 미사경본」은 1970년의 첫 표준판 이래로 1975년 제2표준판, 2002년에 제3표준판, 2008년에 제3표준수정판이 나왔습니다. 새로이 사용되고 있는 우리말 「로마 미사경본」은 2008년의 제3표준수정판을 번역한 것입니다.

 

개정판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제3표준판에서는 각 지역교회 안에서 제기되었던 사안들을 충분히 배려하였습니다. 로마 전례의 본질적인 통일성은 유지하면서도 지역교회의 주교회의가 받아들일 수 있는 지침들을 마련한 것이 새롭습니다.

 

전례문을 좀 더 보완하였으며 하느님 백성이 함께 드리는 미사의 소중함을 강조했습니다. 가장 오래된 신경인 사도신경의 사용과 양형 영성체의 확대를 권장했으며, 오랜 전통을 지닌 그레고리오 성가의 아름다움이 더욱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전례 행위로서 성령의 이끄심에 의탁하는 거룩한 침묵의 중요성도 일깨워 주었습니다.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라고 응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사를 주례하는 사제와 회중이 주고받는 인사는 미사 중에 모두 다섯 차례 이루어집니다. 이는 통상적인 인사말이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께서 현존하심을 서로 확인하는 대화이므로 전례가 이루어지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회중이 응답하는 부분인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Et cum spiritu tuo)는 기존의 “또한 사제와 함께”라는 응답보다 더욱 구체적으로 소중한 의미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초기 교회의 전통과 교부들의 증언에 따르면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Et cum spiritu tuo)의 ‘spiritus’는 단순히 사제의 영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제가 서품식 때 받은 성령과 그 성령께서 주시는 직무수행의 은사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 은사는 성령의 은총이며 사제가 자신의 봉사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이끄시는 은사이며 은총입니다.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의 “많은 이”는 누구를 의미할까요?

 

미사의 감사 기도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빵과 포도주를 주시며 ‘이것은 내 몸이다’, ‘이것은 내 피다’라고 말씀하신 순간입니다. 성찬제정문 중에서도 ‘축성 말씀’이라고 합니다. 축성 말씀으로 포도주를 들고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흘린 피다”라고 하십니다.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에 해당하는 라틴어 본문은 “pro vobis et pro multis”입니다. ‘모든 이’에 해당되는 multis는 직역하면 ‘많은 이’ 내지는 ‘여럿’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개정되기 전까지 우리말뿐만 아니라 영어와 스페인어, 이태리어에서도 ‘모든 이를 위하여’라고 번역했습니다. 그러나 개정판에서는 ‘많은 이를 위하여’라는 정확한 번역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를 위하여’는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열린 표현이지만, 구원이 기계적인 방식으로 모든 이에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님을 드러냅니다. 그러기에 개인의 원의나 참여도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소중한 표현입니다.

 

 

“그 배필이신 성 요셉과”가 감사 기도에 추가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감사 기도를 드릴 때, 특히 교회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는 부분에서 성인들과의 통공이 언급됩니다. 여러 성인들 가운데서도 성모님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오고 그 다음으로 성 요셉의 이름이 나옵니다.

 

감사 기도에서 성 요셉의 이름이 갑자기 들어간 것은 아닙니다. 교회 공동체의 끊임없는 간청과 험난한 세파를 극복하며 살아온 교회의 체험이 담긴 결과입니다. 교회는 어려운 순간마다 성가정의 보호자이신 성 요셉을 교회 공동체의 보호자로 믿고 기도해 왔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1962년 12월 8일부터 감사기도(제1양식)에서 성모님의 이름 다음에 성 요셉도 함께 기억하도록 제정했습니다. 2013년에는 모든 감사기도의 양식에서 성모님의 이름 다음에 “그 배필이신 성 요셉과”(beato Ioseph eius sponso)를 삽입하게 되었습니다.

 

 

참고 문헌

 

제3표준판 우리말 「로마 미사경본 해설」(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제공, 수원교구 전례위원회)

김기태, ‘왜 전례서 중에 전례서인가?’, 「경향잡지」 2017년 10월호, P.51~57 참조

 

[나눔의 소공동체, 2018년 6월호, 도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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