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는 그날까지 / 사순 제5주일 나해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3-18 조회수3,164 추천수0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이는 목숨을 잃을 것이고,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이는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만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이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요한 12,24-26 참조).

 

어찌 밀알뿐이랴? 모든 씨앗은 땅속에서 같은 운명이다. 죽고 썩어서 영양분을 남긴다. 그러면 그것을 딛고 새로운 싹이 돋는다. 평범한 이치지만 무서운 자연의 신비다. 동물의 세계도 마찬가지. 약육강식에서 약한 짐승들이 살아남는 건 어미의 희생일 게다. 그러기에 새끼를 둔 어미는 죽음의 위험에서도 달아나지 않는다. 이 모성애가 번식을 이룬다.

 

하찮은 미물의 세계도 이렇듯, 희생을 바탕으로 싹을 틔우고 새끼를 키우는 게 본능이라지만 감동적이다. 결코 쉽지 않는 일이다. 경쟁 사회, 아이들 땅따먹기 놀이를 하듯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가지고 더 커지려고 애쓰는 세상에서 말이다. 남들보다 늘 우월적 지위를 누려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버려야 한다고 말하면 제발 세상모르는 소릴 말라고 핀잔을 들을 것만 같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지 않을 수밖에. 복음을 바꿀 수도, 예수님 삶을 바꿀 수도 없기에. 예수님 따라 산다면서 라는 밀알 하나를 보전하는데 최고의 가치를 두고 살 수는 없다. 예수 삶을 위하여 를 미워할 수 있을 때, 사랑과 정의와 평화와 같은 가치들을 위하여 내 이익을 포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되니까.

 

하지만 사람들은 쉽게 희생하지 않으려 한다. 자신을 낮추는 것을 어리석다고 여기니까. 밀알이 썩기는커녕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다. 썩지 않으면 하늘의 힘이 주어지지 않는다. ‘불안과 두려움이 팽배한 것은 이 때문이리라. 그러니 희생을 두려워하지 말자. 밀알이 썩어 싹을 틔우듯, 희생은 삶의 기쁨을 만나게 하니까. 썩는 행위는 자연의 법칙’, 희생은 사랑의 법칙이다. 그러기에 사랑은 생명을 주는 행위라나.

 

추수 때가 되면 땅에 떨어진 밀알 한 톨에서 마흔 개가량의 씨앗이 맺힌단다. 이렇듯 씨앗 안에는 수많은 이를 먹일 수 있는 생명이 들어 있다. 그런데 그러려면 먼저 땅에 떨어져 그 자신은 죽어야만 한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생명의 빵을 주시는 방식도 이와 같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살리시려고 당신의 생명을 내놓으셨다. 생명을 얻으려면 죽어야만 한다. 우리가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날마다 순간순간 죽을 때 세상은 생명을 얻게 될 테다.

 

이처럼 자신의 목숨을 미워하는 이는 예수님 십자가를 나누어지는 이다. 많은 이들께 사랑과 생명을 전하고자 헌신하는 이다. 그들 삶은 자신의 전 인생을 하느님 뜻에 순종하며 봉헌의 삶에 둔다. 우리는 날마다 희생의 씨앗을 주님 포도밭에 심는 이가 되어야 하겠다.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는 그날까지 예수님 섬기며 그분 닮는 이가 되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영원한 생명,밀알,목숨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