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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우리는 지금 누구의 친구가 / 부활 제5주간 금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5-24 조회수1,429 추천수3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았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 내가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6-17 참조)’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먼저 사랑하시고, 우리도 그것을 실행하란다. 그러므로 사랑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사랑을 실천해야만 하리라. 비록 온갖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사랑을 실천해 나갈 때 참 기쁨이 넘칠게다.

 

저 사람을 대신하여 내가 죽겠소!”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울리는 거룩한 목소리가 있었다. 그곳에 수감된 이 한 명이 도망하면 같은 방에 있는 열 명이 아사(餓死) 감방에서 죽어야 했단다. 그날 아사 감방으로 끌려가는 이 가운데 부인과 자식들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는 이가 있었다. 그 소리를 들은 한 사제가 울부짖는 그를 대신 죽겠다고 나선 것이다.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신부이다. 사제라서 고통과 죽음이 두렵지 않았겠는가? 운명적으로 접한 것에 외면하고 싶은 유혹이 없었겠는가?

 

그러나 신부님의 마음에 메아리치는 말씀이 있었을 것이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콜베 신부님은 주님의 이 말씀을 실천하시려고, 울부짖는 그 동료를 대신하여 죽음의 길을 택하셨을 것이다. 그분은 물 한 방울 마실 수 없는 처참한 아사 감방에서 죽어가는 동료들을 위로하시며 순교하셨다.

 

예로부터 현인과 시인들은 우정을 예찬했다. 우정은 메마른 삶에 기쁨을 주고, 험난한 삶을 사는데 필요한 자양분이다. 우정은 마음에 담긴 사랑이 겉으로 표현된 거다. 따라서 참된 우정을 쌓으려면 마음에 사랑을 담아야 하리라. 우리 신앙인은 이웃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 이웃은 누구보다도 가난하고 병든 이, 외로운 이 일게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라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그분께서 먼저 우리를 불렀단다.

 

우리 신앙인은 누군가에게 친구가 되는 것이리라. 우리가 살면서 단 한 사람에게라도 참된 벗이 되어 주고, 자신을 희생하는 사랑을 할 수가 있다면, 그 안에 우리가 찾는 인생의 정답이 있을게다. 우리는 지금 누구에게 이런 친구가 되어주고 있을까?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그래서일까? 가끔은 우리가 뽑혔다는 사실이 두렵고 싫어서 예수님을 외면하고 그분 십자가를 함께 짊어지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친구로 부르시고 친구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는 큰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 주시지만, 우리는 힘겹게 십자가를 짊어지시고 걸으시는 예수님 곁에 잠시도 머물러 드리지 못하는 건 아닌지? 참된 믿음은 사랑할 용기에서 자라난다. 소유를 위한 이기적인 욕심이 아니라, 상대방을 가치 있게 인정해 주고 곁에 있어 줄 수 있는 용기 말이다. 예수님 같은 사랑을 우리도 할 수 있을까?

 

예수님께서 이렇게 우리를 부르신 것은 이 땅에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이루게 하시려는 것이리라. 당신 도구로 쓰시기 위함이다. 따라서 그분 부름에 부응한 우리는 신앙인의 참된 사명으로 이웃을 사랑하자. 콜베 신부님은 그저 한 사람을 살리려고 대신 돌아가셨을 뿐이다. 그러나 이 한 사람을 살린 희생에는 인류를 구원하신 예수님의 무한한 사랑의 가치가 담겨 있다. 누구에게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은 아무 기대도 조건도 없는 자신의 희생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계명,사랑,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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