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10-23 조회수1,826 추천수12 반대(0)

삶을 살면서 변곡점을 한두 번은 맞이하게 됩니다.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들은 운명적으로 예수님을 만났고 사람 낚는 어부가 되었습니다. 2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교회의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믿던 사람들을 박해하였던 바오로는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신비한 체험을 하였습니다. 바오로는 이방인의 사도가 되었고, 초대교회의 기틀을 다졌습니다. 신앙인이 아니었던 방송인이 우연한 기회에 이태석 신부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부님을 알기 전에는 사회고발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10년 정도 했는데 친구들에게, 가족들에게도 같은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왜 항상 얼굴이 어둡고, 화난 사람 같죠?’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밝히고자 했지만, 어두운 면을 보면서 본인도 정서가 메말라갔다고 합니다. 이태석 신부님을 알게 되었고 울지만 톤즈와 부활을 제작했습니다.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작품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친구들도, 가족들도 같은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얼굴이 행복해 보입니다.’

 

저의 사제생활에도 몇 번의 변곡점이 있었습니다. 25년 전입니다. 주교님께서 부르셨습니다. 미국에 가서 공부도 하고, 사목도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를 인정해주신 주교님께 감사했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학원에 다니면서 영어공부를 하고, 차분하게 준비하면 좋았겠지만 그때는 생각이 짧았습니다. 송별회를 핑계로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했습니다. 1달 정도 지났는데 주교님께서 부르셨습니다. 누군가로부터 저의 근황을 들으셨는지 저의 생활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미국 가는 일은 없던 일로 하셨습니다. 제가 가고 싶어 한 것도 아니었기에 주교님 말씀에 순명하였습니다. 저의 부덕함을 인정하면서도 주교님께 저의 생활을 알린 분에게 서운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성당에 돌아와서 성경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2번 성경책을 펼쳤는데 같은 말씀이 나왔습니다. 욥기의 말씀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좋은 것을 주셨을 때 감사드린다면 하느님께서 나쁜 것을 주신다고 할지라도 감사드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세상에 올 때 빈 몸으로 왔으니 세상을 떠날 때도 빈 몸으로 가는 것을 감사드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주교님 덕분에 제게는 좋은 습관이 생겼습니다. 사람을 좋아하기에 술자리도 마다하지 않지만 아무리 늦어도 10시 이전에는 사제관으로 돌아왔습니다. 10잔을 마실 수 있다면 5잔만 마시려고 했습니다. 본당 신부가 일찍 자리를 마치니 교우들도 좋아했습니다. 특히 자매님들이 좋아하였습니다. 과하게 마시지 않고, 일찍 들어오니 자연스럽게 일찍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5시에 일어나다가 요즘에는 4시에 일어납니다. 일찍 일어나니 새벽에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기도하고, 묵상하는 시간이 생겨서 좋았습니다. 본당에서도 새벽에 강론을 준비하고, 본당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평일미사에 오지 못하였던 분들이 강론을 읽으면서 묵상할 수 있다고 좋아하셨습니다. 이곳 뉴욕에서도 변함없이 새벽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신문사 홈페이지에도 강론을 올리고 있습니다. 25년 전에 주교님께 견책을 받지 않았다면 이렇게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없었을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기쁨과 행복도 오지만 아픔과 시련도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기쁨과 행복에 감사드릴 겁니다. 아픔과 시련을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로 여길 겁니다. 천국에 계시는 주교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우리가 회개한다면 어떤 시련과 아픔이 찾아와도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회개는 단순히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만이 아닙니다. 회개는 삶의 태도를 바꾸는 것입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악인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다. 악인이 자기 길을 버리고 돌아서서 살기를 바란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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