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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3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9-07 조회수2,073 추천수13 반대(0)

뉴욕은 교통이 혼잡하고, 주차비가 비싸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좋다고 합니다. 저도 기차와 지하철을 이용해서 시내에 나갔습니다. 미사를 봉헌하고 시간이 남아서 아는 형제님의 소개로 ‘Stardust’라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30분가량 기다려서 맛있는 버거를 먹었습니다. 식당은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습니다. 그 특이한 점 때문에 형제님은 저를 그 식당으로 안내했던 것 같습니다. 종업원들은 모두 뮤지컬 배우를 지망하는 젊은이였습니다. 음식을 주문받고 자리를 안내하지만 멋진 노래를 춤과 함께 불러주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음식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하지만 언젠가 뮤지컬 무대에서 노래할 젊은이였습니다. 그러기에 젊은이들의 표정은 밝고, 활기찼습니다. 주인은 젊은이들을 미래의 멋진 뮤지컬 배우로 소개하였습니다. 손님들도 젊은이들의 노래에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작년에도 이곳에서 일하던 젊은이 중에 20명이 뮤지컬 무대에 섰다고 합니다. 주인은 종업원들의 꿈과 열정을 보았습니다. 손님은 종업원들의 열창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종업원들은 식당이라는 자리에 서 있지만 이상은 멋진 뮤지컬 무대를 향해 날고 있었습니다. 뉴욕 맨해튼에 오실 기회가 있으시면 ‘Stardust’를 방문하면 좋겠습니다. 음식도 먹고,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을 볼 수 있습니다.

 

고구려의 평강공주는 바보라고 불리던 온달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온달의 가슴에 있던 열정을 보았습니다. 온달의 타고난 성실함을 보았습니다. 온달은 모든 걸 내려놓고 자신을 선택한 평강공주를 신뢰하였습니다. 온달의 가능성을 알아본 평강공주와 평강공주를 믿고 따랐던 온달은 고구려를 위기에서 구한 장군이 되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종의 신분이지만 오네시모스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오네시모스를 종이 아니라 아들로 여겼습니다. 오네시모스는 자신을 종으로 대하지 않고 아들로 여겨주는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을 충실하게 따랐습니다. 성서는 전하지 않지만 오네시모스는 초대 교회 공동체를 위해서 큰 역할을 했으리라 믿습니다.

 

한국을 떠나 뉴욕으로 온 지 보름이 넘었습니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식당의 종업원들처럼 열정과 꿈을 가지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왕에 뉴욕에 왔으니 기쁘게 지내려고 합니다. 한국처럼 빠르고 신속한 사회는 아니지만, 이곳의 문화와 제도를 배우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사람은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유능한 영업사원은 북극에서도 냉장고를 판매하고, 아프리카에서도 가스난로를 판매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정도의 능력은 없지만,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려고 합니다. 오늘도 일정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뉴저지 성 미카엘 성당의 9시 미사이고, 다른 하나는 12시에 있는 롱 아일랜드 한인 성당 40주년 기념미사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노년의 아브라함에게 기회를 주셨고, 지혜를 주셨습니다. 아브라함에게 필요한 건 힘과 능력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능력과 재능을 보지 않으셨습니다. 제자들은 넘어졌고, 배반했고, 좌절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제자들을 이해하셨고, 용기를 주셨고, 평화를 주셨습니다. 제자들의 능력으로 교회가 발전한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함께하셨기에 제자들은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었습니다. 담대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포도나무입니다. 여러분은 포도나무에 붙어있는 가지입니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으면 많은 열매를 맺을 겁니다. 그러나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말라버려 길가에 버려질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우리의 신앙이 희망으로 자라나 사랑으로 열매 맺기를 바라며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라는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에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꿔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나는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놓은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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