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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영억 신부님의 복음 묵상 - 주님 세례 축일 (마르1,7-11)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21-01-10 조회수1,424 추천수1 반대(0) 신고

주님 세례 축일 (마르1,7-11)

 

우리를 살려내기 위해서

 

세례성사의 효과에서 가장 먼저 얘기하는 것이 ‘모든 죄를 용서 받는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르16,16). 하고 선언하셨습니다. 그런데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더군다나 죄인들인 군중 틈에 끼여서 아주 평범하게 세례를 받으셨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왜 죄인도 아니시면서 죄인들 속에서 세례를 받으셨을까? 예수님은 분명히 세례를 받으실 필요가 없는 분입니다. 그런데도 세례를 받으신 것은 바로 우리를 위해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죄인인 우리를 구원하러 세상 안에 직접 들어오신 것입니다. 마치 불 속에 있는 사람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불 속에 뛰어들어야 하듯이 말입니다. 더없이 큰 사랑입니다. 인간으로 이 세상에 오신 성탄의 신비가 세례 안에서도 드러납니다.

 

나지안즈의 성 그레고리오는 주님의 세례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기 전, 또 거룩하게 하시기 위해 먼저 요르단강을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영과 육신이시므로 성령과 물로 우리를 거룩하게 하십니다.” 바오로 사도는 선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한 의로운 일 때문이 아니라 당신 자비에 따라, 성령을 통하여 거듭나고 새로워지도록 물로 씻어 구원하신 것입니다. 이 성령을 하느님께서는 우리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풍성히 부어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분의 은총으로 의롭게 되어, 영원한 생명의 희망에 따라 상속자가 되었습니다”(티토3,5-7).

 

일찍이 세례자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셨습니다. 거기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창세기의 말씀을 기억함으로써 이해를 도울 수 있겠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창세2,7). 고 하였습니다. ‘생명의 숨’을 불어 넣을 그릇을 만드는 일은 요한이 하고 그 그릇을 채우는 일은 하느님께서 하신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신다’는 의미는 ‘하느님의 생명’을 준다는 뜻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역할은 하느님의 생명을 받기 위해 그릇을 준비하는 일인데 그것은 하느님께로 마음을 돌리는 회개요,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바탕으로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무엇을 망설입니까? 일어나 그분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며 세례를 받고 죄를 용서받으십시오”(사도22,16).

 

 

우리는 가끔 세례를 주신 분을 기억합니다. 좋은 일입니다. 교리를 가르쳐 주신 분들, 신부님, 수녀님, 대부, 대모를 기억합니다. 성당에로 인도하시분도 잊을 수 없습니다. 다들 고맙고 소중한 분들입니다. 그들을 통해서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났으니 감사해야 마땅합니다. 그들은 나의 영적 생명의 은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을 통해 하느님을 만났다는 것입니다. 누구를 통해 세례를 받은 것도 중요하지만 은총은 분명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사방팔방에서 모여들어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는데 예수님께서는 그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특별하지 않게 겸손한 모습으로 받으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당신께 내려오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1,10-11). 라는 음성을 들었습니다. 우리도 세례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 받는 아들, 딸이 되었다는 것을 일깨웠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이 보시기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존재입니다.

 

갈라디아서 4장 6절에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정 여러분이 자녀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영을 우리 마음 안에 보내 주셨습니다. 그 영께서 ‘아빠! 아버지!’하고 외치고 계십니다.” 생명의 숨을 넣어주신 주님의 세례를 기억하고 우리의 세례를 새롭게 하는 오늘이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로 부를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기뻐하는 날이 지속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새롭게 태어나면서 받은 이름, 세례명을 자주 불러 나의 정체성을 일깨우기를 바랍니다.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여러분은 다 그리스도를 입었습니다”(갈라3,27).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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