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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빈첸시오 신부의 여행묵상 44 - 없어서 아름다운 마을 上 (시골마을/네덜란드)
작성자양상윤 쪽지 캡슐 작성일2021-01-10 조회수1,119 추천수0 반대(0) 신고

없어서 아름다운 마을 


 

우리는 가끔 엽서나 인터넷 혹은 TV에서 아름다운 유럽의 시골 마을 풍경을 보게 때가 있다,

 

밭이나 초지(草地) 넓게 펼쳐져 있고

 

중간 중간에 화려하진 않지만 아담한 집들과 나무들이 띄엄 띄엄 자리를 잡고 있는,

 

유럽의 유명 관광지와는 다르게 그대로 꾸미지 않은 소박한 아름다움에 힐링이 되는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다.

 

유럽 여행  버스나 기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가끔씩 이런 풍경이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있고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내리고 싶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서 한번도 실행한 적이 없다,

 

아무리 자유여행이라고는 하지만 다음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는 중간에

 

갑자기 일정을 바꿔서 교통편이나 숙소등 기본적인 정보 조차도 없는 낯선 곳에 내린다는 것이

 

웬만한 용기 가지고는 할수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작정하고 찾아가는 방법이 있겠지만

 

같은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알려진 정도라면 아무리 시골마을이라고 해도 이미 어느 정도 상업화 되어있고

 

정말로 있는 그대로의 농촌마을을 소개 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현지를 잘아는 사람일 텐데

 

나에게는 그런 지인이 없어서 찾아 가고 싶어도 찾아갈 수 있는 정보가 없는 것이다.

 

누구나 가져보지 못한 것에 대한 로망이 있듯이

 

이렇게 아쉬움만 남기다 보니 나도 언제고 한번쯤은 이런 시골마을을 방문하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다.

 

그러다가 아주 우연히 그런 마을을 찾아냈고 드디어 가게 되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 '빈센트 고흐'의 콜렉션으로 유명한 미술관이 세계적으로 정도가 있는데

 

중의 하나가 암스테르담 근처 국립공원이 안에 자리잡고 있는 크뢸러 뮐러 미술관으로

 

이곳을 가기 위해서는 암스테르담에서 시간이 정도 기차를 타야 하고

 

기차역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탄 다음 국립공원 입구에서 내려 걷거나 공원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야한다.

 

 그렇지 않아도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찾아 가는 길이 만만하지 않다 보니

 

유명세에 비해 찾아가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지만

 

빈센트를 좋아하는 나는 번거로움을 모두 감수하면서 당연히 그곳에 갔고

 

그곳으로 가는 기차가 중간에 정차하는 마을

 

엽서에 나올 만큼은 아니지만 나의 마음을 끌만큼 충분히 아름다운 마을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원래의 계획은 미술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리는 거였지만 

 

생각보다 미술관이 크고 작품들도 많아 시간이 늦어지는 바람에

 

그날에는 어쩔 없이 아쉽게 포기했다가

 

이번이 아니면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라는 생각에

 

계획했던 다음날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다시 기차에 올라 마을을 찾아갔다.

 

이렇게 나는 전혀 계획에는 없었지만 언젠가 한번은 해보고 싶었던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시골마을 방문 드디어 하게 되었다.

 

 

 

 

 

 

 

 

 

 

 

 

 

 

 

 

 

 

마을은 기차역을 사이에 두고 한쪽은 건물들도 많고 공장 같은 것도 보이는 것이 나름 다운타운 같은 분위기이고

 

반대편은 그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밭과 초지(草地) 넓게 펼쳐져 있는 

 

누가 봐도 농촌 풍경으로 나는 당연히 이쪽을 선택했다

 

기차역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갈래의 길중 가로수가 나란히 뻗어있는 길을 택해 걸어가다 보니

 

철사로 얽어 놓은 울타리 너머로 처음 보는 귀엽게 생긴 동물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나를 발견하더니 주저함 없이 다가온다,

 

평소에 보지 못하던 동물이라 몰랐지만 나중에 남미를 여행하고 나서 그 동물이 "라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마을에서 나를 맞이해준 것은 라마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직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이라서 그런지 시간 동안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사람이라고는

 

멀리로 봤던 트랙터를 운전하는 사람이 전부이고 이외에는 사람의 그림자 조차 보지를 못했다.

 

네덜란드가 우리나라보다 소득수준이 높고 그래서 많은 농촌 일들이 기계화 되어있다고 쳐도

 

농촌 일이라는 사람이 몸으로 직접 해야만 하는 것이 분명히 있을 텐데 심하다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보인다.

 

그런데 보이는 것은 사람들뿐만이 아니다,

 

여기 사는 사람들도 분명히 시장도 봐야 하고 외식도하고 나름 문화생활도 해야 텐데

 

상점이나 식당, 카페 같은 것들은 전부 반대편 다운타운에 있는 것인지 전혀 보이지가 않는다.

 

이곳 사정은 모르겠지만 카페나 식당이 있으면

 

마을 사람들에게도 좋고 장사도 나름 잘될 같다는 조금은 근거 없고 막연한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지만

 

그나마 우리나라 국도를 가다 보면 한가운데 뜬금없이 나타나는

 

‘OO가든이나  ‘OO 마을에 없는 것만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우리나라 같았으면 도로도 잘되어 있고 암스테르담에서 그리 멀리지도 않은데다

 

풍광도 좋은 이곳에 가든이나  ‘ 분명히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어느 작가가 글에서 유럽의 시골 풍경과 우리 나라의 시골 풍경의 다른 점은

 

유럽의 시골 풍경에는 가든 없다는 것이다.”라고 했는데

 

여행을 다니면 다닐수록 말에 동의 하게 된다.

 

가든이나 건물주가 사회사업이나 문화사업을 위해서가 아닌

 

돈을 벌기 위해 자기 땅에다가 자기 들여 지은 건물이니

 

내가 모양이 너무 예쁘다는둥 주위환경과 너무 어울리다는둥

 

이래라 저래라 수는 없는 문제지만

 

그래도 건물이라는 것이 집안에 놔두고 본인들만 보는 장식품하고는 다르게

 

나같이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도 어쩔 없이 보아야 하는 것인데 이것도 일종의 공해라는 생각이 들고

 

마다 존재 자체가 커다란 민폐 덩어리라는 생각에 짜증이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건물뿐만이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이 

 

우리주위에도 존재 자체만으로도 짜증을 유발하는 사람이 한두 명씩 존재한다.

 

사람 성격이나 행동이 문제여서 일수도 있고 직장 같은 경우에는 

 

맡은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해 동료에게 민폐를 끼쳐서 일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냥 주는 없이 미운 사람도 있다.

 

나도 그랬다, 학교 다닐 때도 그런 친구들이 있었고 직장에서도 있었고 심지어 수도원에도 있었다,

 

이유는 다양했지만 무슨 질량 본존의 법칙 아니고 가는 곳곳마다 한번도 빠지고 있었고 

 

그러는 나도 결코 좋은 감정이 아니어서 일까?’라고 심각하게 생각해 본적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특별한 몇몇을 빼고 사람들의 대부분이 나에게 잘못하거나 실수한 것이 없고

 

혹시나 그랬다 하더라도 용서하지 못할 만큼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깨달았다, 그릇의 크기가 고만큼이라는 것을.

 

내가 다른 사람들 보다 특별하게 까탈스러운 성격을 가지고 있거나

 

사람을 평가 하는 기준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 보다 더 너그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정직하게 말해서 그때보다는 안의 그릇이 조금 커졌다고는 해도

 

아직은 충분하지 않아서 여전히 그릇에 담지 못한 사람들이 있지만

 

그래도 이전과 다르게 잘못이 오롯이 상대방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있다는 것을 지금은 안다. 

 

 

- 10, 20, 30일에 업데이트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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