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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06 조회수2,244 추천수14 반대(0)

뉴저지에 있는 뉴튼 수도원엘 다녀왔습니다. 피정 하는 분들을 위한 강의, 고백성사, 성체강복이 있었습니다. 한번 가고 싶었는데 하느님께서 기회를 주셨습니다. 수도원 입구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식수가 있었습니다. 뉴튼 수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할 특별한 사연이 있었습니다. 바로 수도원에서 평생을 살았던 마리너스 수사님입니다. 수사님은 1950년 화물선의 선장이었습니다. 1950122214,000명을 태우고 흥남부두를 탈출했습니다. 선장은 그 뒤로 미국의 뉴튼 수도원에 입회했고, 2001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수도원에서 살았습니다. 저는 당시의 상황을 영화 국제시장을 통해서 보았습니다.

 

배에서는 한 아이가 탄생했고, 4명의 임산부가 더 있었습니다. 14,005명은 무사히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그날은 1224일 성탄 전날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날, 14,005명이 죽음의 땅에서 생명의 땅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돌아온 사람 중에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님이 있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68년이 지난 201861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 1950년 겨울, 기적의 항해, 마리너스 수사님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라는 이름으로 기념식수를 하였습니다. 수도원 뒤뜰에는 수사님의 무덤이 있었습니다. 잠시 들러 한국인들을 탈출시켜준 수사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느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성주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외로운 항해를 하십니다. 곳곳에 암초가 있습니다. 대사제인 가야파는 한사람이 죽은 것이 많은 사람이 죽는 것보다 낫다.’라는 말로 예수님의 죽음을 합리화 시키려 했습니다. 빌라도는 손을 씻으면서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했습니다.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예수님을 환호했던 군중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쳤습니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어서 밤을 새워 기도했지만 그럴 수도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제자인 유다는 예수님을 팔아 넘겼습니다. 사랑하는 제자인 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모른다고 배반하였습니다. 다른 제자들도 모두 무서워서 도망가 버렸습니다. 결국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홀로 지고 외로운 항해를 하십니다.

 

저도 사제가 되면 열심히 기도하고, 겸손하게 봉사하고, 성사를 성실하게 집전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사제가 된지 29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처음 먹었던 그 마음이 계속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족들의 빛이 된 이스라엘 백성과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한 베드로는 서로 다른 인격체가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인격 안에, 베드로의 인격 안에 모든 것이 함께 내재하고 있었습니다. 나의 욕심과, 나의 이기심을 먼저 생각하면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을 세 번이나 배반한 베드로의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영광을 먼저 생각하면 우리는 또한 언제나 민족들의 빛, 하느님 마음에 드는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 곧 성삼일입니다. 주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던 키레네 사람 시몬을 생각하며, 주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닦아 주었던 베로니카를 생각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십자가를 지고 간다면, 우리가 누군가의 아픔에 동참한다면 우리는 또 다른 시몬과 베로니카가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생존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의 구원이 땅 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이 몸 보호할 반석 되시고, 저를 구할 산성 되소서. 당신은 저의 바위, 저의 보루시옵니다. 저의 하느님, 악인의 손에서, 저를 구원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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