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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28 조회수2,024 추천수14 반대(0)

작년 연말에 한 모임에서 시각 장애인 학생과 부모를 만났습니다. 사제복을 입은 제게 인사하였고, 인연이 되어서 몇 번 식사를 하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은 하버드 대학과 프린스턴 대학에 합격하였고, 대통령이 주는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학생과 부모에게 축하 인사를 드리면서 학생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였습니다. 오늘은 학생과의 대화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시각장애는 분명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불편할 뿐이지 불행은 아니었습니다. 불편함을 지혜롭게 극복하여,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학생의 앞날에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기를 기도하였습니다.

 

먼저 주일학교에 다니면서 기억나는 것을 물어보았습니다. 학생은 3가지를 이야기하였습니다. 주일미사에 독서를 하였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즐거웠다고 합니다. 신부님의 손을 잡고 독서대까지 가는 걸음 수를 알았다고 합니다. 과테말라로 봉사활동간 것이 좋았다고 합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가져간 물건을 전해 주었다고 합니다. 매주 하느님의 말씀을 점자로 만들어 주던 선생님이 잃었던 신앙을 되찾았다고 합니다. 학생은 볼 수 없었지만 말씀을 전하였고, 볼 수 없었지만 어려운 이웃을 도왔고, 볼 수 없었지만 한 사람의 영혼을 하느님께 인도하였습니다.

 

하버드 대학을 포기하고 프린스턴 대학을 선택한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보통의 학생들은 성공을 위해서, 명예를 위해서, 권력을 위해서 학교를 선택하곤 합니다. 세상은 그런 선택으로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학생의 선택 기준은 신앙이었습니다. 프린스턴 대학에는 가톨릭 학생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합니다. 낙태를 반대하는 운동도 활발하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합니다. 대학에서는 정치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합니다.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본인이 시각장애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그 불편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자신의 불편함을 원망하지 않고, 그러기에 불편한 사람을 위해서 일하고 싶다는 그 마음이 아름다웠습니다.

 

감사드리고 싶은 사람에 대해서 물어보았습니다.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신앙인으로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하였습니다. 매일 저녁 가족들이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하였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감사기도를 드렸고, 청원기도를 드렸다고 합니다. 학생도 감사와 청원기도를 드리면서 하루를 마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외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오셔서 함께 여행을 갔을 때도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고, 저녁기도를 하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그런 신앙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중요한 일이 있으면 사촌언니와 함께 9일기도를 바친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서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오늘은 베드로와 바오로 성인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두 성인은 교회의 기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두 성인은 모두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베드로 성인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는 것을 반대하였다가 사탄아 물러가라.’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라 물위를 걷다가 두려움 때문에 물에 빠졌습니다. ‘왜 이리 믿음이 약하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3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배반하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을 박해하였습니다. 스테파노 부제가 순교할 때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을 잡기 위해서 다마스쿠스로 떠났습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바오로 성인을 두려워하였습니다.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는 나약하였고, 결점이 있었지만 교회의 기둥이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나약함까지도 구원 사업의 도구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성인은 없습니다. 부족함에도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심에 감사드리며,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는 사람이 성인이 되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신앙 고백의 모범이 되고 바오로는 신앙의 내용을 밝히 깨우쳐 주었으며 베드로는 이스라엘의 남은 후손들로 첫 교회를 세우고 바오로는 이민족들의 스승이 되었나이다. 두 사도는 이렇듯 서로 다른 방법으로 모든 민족들을 그리스도의 한 가족으로 모아 함께 그리스도인들의 존경을 받으며 같은 승리의 월계관으로 결합되었나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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