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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라자로의 부활
작성자박현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9-11-08 조회수1,874 추천수1 반대(0) 신고

예수께서는 엔세매스로하여 베다니아에 오신다. 

사도들은 숨이 차서 마치 사랑이 불날개에 태워 모시고 가듯이 빨리 가시는 예수님을 따라가기가 힘들다. 예수께서는 한낮의 포근한 햇살을 받으시며 고개를 곧게 세우시고 모두의 앞장을 서 가시며 환한게 웃으신다. 사도들이 베다니아의 첫번째 집들이 있는 곳에 이르기 전에 빈 구리 물병을 들고 마을 근처의 샘으로 향해 가던 맨발의 소년이 그들을 본다. 그는 소리를 지르고 물병을 땅에 놓고 그 작은 다리로 있는 속력을 다 내서 마을 쪽으로 달려간다.

 

"저 애는 틀림없이 선생님이 오시는 것을 알리려고 갑니다" 하고 유다 타대오가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가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물병까지도 내버려둔 어린 소년의 단호한 ...결심을 보고 모두들 처럼 빙그레 웃으면서 지적한다. 조금 높은 곳에 있는 샘 근처에서 이렇게 본 작은 도시는 사람이 살지 않는 것같이 조용해 보인다. 

 

넓고 조용한 올리브나무 숲과 과수원 사이에서 들려오는 어떤 남자의 굵은 목소리로 남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예수께서는 주민들의 주의를 끌지 않으시려고 마을 뒤를 지나가는 작은 길을 택하신다. 그들이 길을 거의 반쯤 갔는데 뒤에서 조금 전의 그 어린 소년이 뛰어서 그들을 앞질러 가는 발소리가 들린다. 그런 다음 소년은 길 가운데에 서서 생각에 잠긴채 예수를 쳐다본다...

 

"마르코야, 잘 있었지? 내가 무서워서  도망쳤었니?" 하고 예수께서 그를 쓰다듬으시면서 말씀하신다

 

"제가요? 아닙니다. 주님. 저는 무섭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여러날 동안 마르타님과 마리아님이 하인들을 보내서 선생님이 여기 오시는지 보라고 했길래, 지금 선생님을 보고 선생님이 오신다고 말하러 뛰어갔어요...."

 

"잘 했다. 두 자매가 나를 볼 마음 준비를 하겠구나"

 

"아닙니다. 주님, 두 분 자매는  아무 것도 모르니까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을 거예요. 그 사람들이 제게 그 말을 못하게 했어요. 정원에 들어가면서 '선생님이 오셔요' 하고 말했더니 그 사람들이 저를 붙잡고 '넌 거짓말쟁이가 아니면 바보 녀석이다. 선생님은 이제는 기적을 행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알기 때문에 안오신다' 하고 말하면서  쫓아냈어요. 그리고 정말 선생님이라고 말했더니 뺨을 두번 때리는데 그런 뺨은 생전 처음 맞았어요...여기 제 뺨이 빨개진 것을 보세요.  뺨이 화끈화끈해요! 그리고는 저는 밖으로 밀어내면서 '이것은 네가 마귀를 본 것을 깨끗하게 해 주기 위한 거다' 하고 말했어요.  그래서 선생님이 마귀가 되셨나 하고 쳐다보고 있던 거예요. 그렇지만 마귀는 안 보여요. 선생님은 여전히 엄마가 말하는 천사같이 아름다운 예수님이예요."

예수께서는 몸을 숙여 매맞은 작은 뺨에 입맞추시며 말씀하신다.

 

"이렇게 하면 근질근질한 것이 가실거다. 네가 나 때문에 고통을 당한 것이 안됐다"

 

"저는 괜찮아요, 주님. 그 따귀 덕택에 선생님의 키스 두번을 받게 됐거든요" 하면서 다른 키스를 또 바라고 달라 붙는다.

 

"얘 마르코야. 누가 너를 쫓아냈니? 라자로의 집 사람들이냐?" 하고 타대오가 묻는다.

 

"아니예요. 유다인들이예요. 그 사람들은 조상을 한다고 매일 와요. 굉장히 많아요! 집 안에도 있고 정원에도 있어요. 일찍 왔다가 늦게 돌아가요. 그 사람들이 주인들 같아요. 그 사람들은 누구나 못살게 굴어요. 거리에 사람이 하나도 없지요. 처음 며칠은 보려고들 왔었어요... 그렇지만 그 다음에는 ....지금은 우리 아이들만이 빙빙 돌면서 ...아! 내 물병! 엄마가 물을 기다리는데...엄마도 나를 때릴 거예요!"

 

모두가 또 뺨 맞을 것을 예상하고 어린이가 고민하는 것을 보고 빙그레 웃고 예수께서는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러면 빨리 가거라"

 

“사실은…선생님하고 같이 들어가서 기적을 행하시는 걸 보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말을 마친다.

“그리고 제가 뺨 맞은 원수를 갚게 그 사람이 어떤 얼굴을 하나 보고 싶었는데요….”

 

"그것은 안 된다. 너는 원수 갚기를 원해서는 안 돼. 너는 마음이 착해야 하고 용서해야 된다...하지만 네 어머니가 물을 기다리고 계신다."

 

"선생님, 제가 가겠습니다. 저는 마르코가 어디 사는지 압니다. 그 여인에게 설명을 해주고 선생님께 다시 오겠습니다." 하고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가 말하고 뛰어간다.

 

그들은 길을 다시 천천히 걷기 시작하고 예수께서는 기뻐서 어쩔줄을 모르는 어린이의 손을 잡고 가신다...그들은 이제 정원 격자 울타리에 이르러서 그것을 끼고 간다. 많은 말이 울타리에 매여 있고 각 주인의 하인들이 지키고 있다. 그들에게서 들려오는 속삭임으로 어떤 유다인들의 주의가 끌려 유다인들은 예수께서 정원 경계에 발을 들여놓으시는 바로 그 순간에 열려 있는 큰 대문쪽을 돌아다본다.

 

"선생님이시다" 하고 예수를 맨 먼저 본 유다인들이 저 집단으로 빨리 퍼져서 멀리서 온 파도가 호숫가에 화서 부딪치듯이 집의 벽에까지 가서 집 안으로 뚫고 들어간다. 그 말은 거기 있는 많은 유다인이나 여기 저기에 흩어져 잇는 어떤 바리사이파 사람이나 유다교 스승이나 율법학자나 사두가이파 사람이 전하였을 것이 틀림없다. 예수께서 정원 안으로 아주 천천히 들어가시는데 모든 사람들이 사방에서 달려오면서 그분이 걸어가시는 오솔길에서 비킨다. 그리고 아무도 예수께 인사를 드리지 않으므로 예수께서도 아무에게도 인사를 안 하신다. 비밀히 당신의 제자이거나 또는 적어도 올바른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당신을 제자들처럼 사랑하지는 않지만 의인으로 존경은 하는 적은 수를 빼놓고는 눈에 분노와 증오가 서린 시선으로 바라다보기 위하여 거기 모여 있는 사람들의 많은 수를 모르시는 것 같이 하신다.

 

그 소수 중에는 요셉, 니고데모, 요한, 엘르아잘, 빵을 많게 하시는데에서 본 율법학자인 다른 요한, 진복팔단을 선포하신 산에서 내려올 때에 사람들을 배불리 먹인 또 다른 요한, 가믈리엘과 그의 아들, 요수에, 요아킴 마나헨, 사베아의 일화 중에 요르단강에서 만난 율법학자 아비아의 요엘, 오해를 한 후에 예수를 다시만나는 것이 약간 겁이 나거나 어쩌면 체면에 얽매여서 친구처럼 감히 앞으로 나아오지 못하고 멀리서 예수를 바라다보는 수자가 들어있다.

 

분명히 예수께서는 벗들에게서도 그분을 원한을 품지 않고 살펴보기만 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원수들에게서도 인사를 받지 못하시고 예수께서도 인사를 안 하신다. 예수께서는  정원길에  발을 들여놓으시면서 어렴풋하게 고개만 약간 숙이셨다. 그런 다음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군중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는 듯이 계속 곧장 걸어가신다. 

 

어린 농사꾼 옷을 입고 가난한 어린이 답게 맨발인 어린 소년은 여전히 그분 옆에서 걸어가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보고...모든 사람에게 도전하려고 까맣고 날카로운 작은 눈을 크게 뜨고 축제 기분에 들뜬 어떤 사람과 같이 얼굴이 환하다....

마르타가 방문하러 온 유다인의 한떼에 둘러싸여 집에서 나온다. 

 

그 유다인들 가운데에는 엘키아와 사독도 있다. 마르타는 예수님이 어디 계신지 보려고 울어서 지치고 빛으로 거북하게 된 눈을 손으로 보호한다. 예수님을 보았다. 마르타는 같이 오던 사람들에게서 떨어져서 햇빛으로 반짝거리는 못에서 몇걸음 되는 곳에 계신 예수께로 달려간다. 마르타는 몸을 숙여 인사한 다음 예수의 발 아래 쓰러지며 발에 입맞추고 흐느껴 울기 시작하면서 말한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예수께서도 마르타가 당신 곁에 온 것을 보시자마자 "너도 평안하기를!" 말씀하시면서 어린이의 손을 놓으시고 마르타에게 강복을 주시려고 손을 드신다. 어린이의 손은 바르톨로메오가 잡아서 약간 뒤로 끌어당긴다. 마르타는 계속 말을 한다.

 

"그렇지만 선생님의 여종에게는 평안이 없어졌습니다."

 

그는 아직 무릎을 꿇은 채로 있으면서 예수께로 얼굴을 쳐든다. 그리고 조용하여져서 잘 들리는 고통의 부르짖음으로 외친다.

 

"오빠가 죽었습니다! 선생님이 여기 계셨더라면 안 죽었을 텐데요. 선생님, 왜 더 일찍 안 오셨어요?"

 

 마르타는 이 질문을 할 때에 본의 아니게 비난의 어조를 띤다. 그런 다음, 이제는 비난을 할 기운도 없어진 사람과 같은, 그가 원하는 것을 주려고 애썼고 또 그에 대하여는 마음 속에 가책을 느끼지 않는 어떤 집안 식구의 마지막 행동과 마지막 소원을 회상하는 것을 유일한 위안으로 삼는 사람과 같은 쇠약해진 어조로 돌아간다.

 

"우리 오빠 라자로가 선생님을 얼마나 찾았다고요!...이제는 보시는 것과 같이! 저는 비탄에 잠겨있고 마리아는 평온을 누리지 못하고 울고 있어요. 그리고 오빠는 이미 여기 없고요. 저희가 오빠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아시지요! 저희는 모든 것을 선생님에게 바라고 있었어요..."

 

여인에 대한 동정과 예수께 대한 비난의 중얼거림과 " 그리고 저의 오빠가 선생님께 대해서 가지는 사랑으로 인해 그럴 만한 자격이 있으니까 저희의 간청을 들어 주실 수 있었는데, 선생님은 오히려 저희의 기대를 저버리셨어요." 하는 뜻이 함축된 생각에 대한 동의가 머리를 흔들거나 비웃는 눈길을 보내는 가운데 이 집단에서 저 집단으로 번져간다. 다만 군중 속에 드문드문 섞여 있는 비밀한 몇명 제자들만이 그분께 말하는 비탄에 잠긴 여인을 대단히 창백하고 슬퍼하는 표정으로 들으시는 예수께 대한 동정의 눈길을 보인다. 매우 고운 모직으로 만든 넓고 호화로운 옷을 입고 팔짱을 끼고 있는 가믈리엘은 조금 외따로 떨어져서 그의 아들과 요셉 바르나바가 있는 젊은 축에 끼어서 증오와 사랑이 아울러 없는 눈으로 예수를 뚫어지게 바라다보고 있다. 마르타는 얼굴을 닦고 나서 다시 말을 하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지금도 저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아버지께 청하시는 것은 무엇이든지 받으시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고뇌로 떨리는 눈길과 가슴을 떨리게 하는 마지막 소망을 가지고 눈물로 인하여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 비통하고 장열한 신앙고백이다.

 

"네 오빠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마르타야, 일어나거라."

 

마르타가 예수 앞에 존경의 뜻으로 숙인 채 일어나서 예수께 대답한다.

"선생님, 저도 압니다. 오빠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겠고 또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

 

처음에는 꽤 작은 목소리로 마르타에게만 말씀하셨던 예수께서 하느님으로서의 당신의 능력을 선언하시는 이 구절들을 목소리를 높여 말씀하시니, 그 완전한 음향이 넓은 정원 안에 금나팔 소리같이 높여 말씀하신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공포로 몸을 떤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머리를 흔들면서 비웃는다. 예수께서 그의 어깨를 손으로 짚으신 채 점점 더 강한 바람을 옮겨 넣어주기를 원하시는 것 같은 마르타는 이제껏 숙이고 있던 얼굴을 쳐든다. 마르타는 예수께로 얼굴을 쳐들고 몹시 슬퍼하는 눈으로 그리스도의 빛나는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고 두 손으로 가슴을 꼭끼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고민을 가지고 대답한다.

 

"예, 주님. 주님께서는 이 세상에 오시기로 약속된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것을 믿습니다. 이제는 가서 마리아에게 알리겠습니다. "

 

그러면서 빨리 멀어져서 집 안으로 사라진다. 예수께서는 계시던 곳에 그대로 계신다. 아니 그보다도 몇걸음 앞으로 나아가셔서 못을 둘러싸고 있는 화단으로 가까이 가신다. 화단 이쪽은 은으로 만든 깃털장식 모양으로 가벼운 바람에 불려 이쪽으로 오는 분수의 가는 물보라도 비추어진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햇빛을 받은 수정같이 맑은 물 속에서 구점을 찍고 금빛 반사를 일으키며 맑은 물의 너울 속에서 고기들이 팔딱팔딱 뛰노는 것을 골똘히 들여다보시는 것 같다.

 

유다인들은 그분을 살펴본다. 그들은 무의식적으로 뚜렷이 구별되는 여러 떼로 나뉘여 있다.

예수의 맞은편인 한쪽에는 보통때는 파당정신으로 서로 분열되어 있지만 지금은 예수께 반대하는 데 뜻을 같이하여 그분께 적대적인 모든 사람이 있고, 예수 옆과 사도들 뒤에는 이들과 합류한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니고데모와 호의적인 정신을 가진 다른 사람들이 있다. 더 떨어진 곳에는 가믈리엘이 여전히 같은 장소에 같은 태도로 혼자 있다. 왜냐하면 그 아들과 제자들은 예수께 더 가까이 있으려고 그에게서 떨어져 주요한 두 집단으로 나뉘어 갔기 때문이다.

 

그가 늘 해 버릇한 "라뽀니" (선생님) 소리를 외치며 마리아가 집에서 나와 예수를 향하여 팔을 벌리고 달려온다. 마리아는 예수의 발아래 쓰러지며 흐느끼면서 발에 입맞춘다. 그와 함께 집 안에 있다가 따라 나온 여러 부류의 유다인들은 마리아가 눈물을 흘릴 때에 진실성이 의심스러운 눈물을 같이 흘린다. 막시민과 마르칠라와 사라와 노에미와 모든 하인도 마리아를 따라 나왔고 커다란 통곡 소리가 일어난다. 내 생각에 집 안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 마리아가 그렇게 우는 것을 보고 마르타도 한층 더 섧게 운다.

 

" 마리아야, 평안하기를! 일어나거라! 그리고 나를 보아라! 희망을 잃은 사람들의 눈물과 같은 그 눈물은 왜 흘리느냐?"

 

예수께서는 몸을 숙이시어 이 말씀을 부드럽게 하시면서 마리아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 보시는데 마리아는 무릎을 꿇고 발뒤꿈치로 몸을 괸채 애원하는 몸짓으로 양손을 예수께로 내밀며 어떻게나 흐느끼는지 말을 못한다.

 

"하느님의 영광을 보기 위하여 믿을 수 있는것 이상으로 바라라고 네게 말하지 않았느냐? 네가 이렇게 괴로워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면 혹시 네 선생님이 변했단 말이냐?"

 

그러나 마리아는 벌써 그렇게도 많이 고민 뒤에 너무나 격한 기쁨을 받도록 그를 준비시키려는 말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침내 목소리를 낼수 있게 되어 이렇게 부르짖는다.

 

"오! 주님! 왜 더 일찍 안 오셨습니까? 왜 저희들과 그렇게 멀리 떨어져 계셨어요? 주님은 오빠가 앓는 것을 아셨지요! 주님이 여기 계셨더라면 오빠는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 안 오셨습니까? 저는  오빠에게 제가 오빠를 사랑한다는것을 더 보여 줘야 했습니다. 오빠는 살아야 했어요. 저는 오빠에게 제가 선에 항구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습니다. 저는 오빠를 너무나 괴롭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오빠를 행복하게 해 줄수 있는 지금은 오빠를 잃었습니다.! 주님은 오빠를 제게 남겨 두셔서 그에게 그렇게도 많은 고통을 준 뒤에 오빠를 위로하는 가엾은 마리아에게 주실 수 있었습니다. 오! 예수님! 예수님! 내 선생님! 내 구속주! 내 소망!"

 

그러면서 마리아는 다시 쓰러져 예수의 발에 이마를 얹으며 예수의 발은 마리아의 눈물로 젖는다. 마리아는 탄식한다.

 

"주님, 왜 그렇게 하셨습니까? 주님을 미워하고 일어난 일을 기뻐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만이라도..예수님, 왜 그렇게 하셨습니까? "

 

그러나 마리아의 목소리의 음조에는 마르타의 음조에나 마찬가지로 비난이 들어있지 않고 다만 누이동생으로서의 고통 외에 자기 스승에 대한 판단이 많은 사람의 마음 속에서 깎이었음을 느끼는 제자로서의 고통을 당하는 사람과 같은 고민이 있을 뿐이다. 몸을 많이 숙이시고서 마리아가 얼굴을 땅에 대고 중얼거리는 이말을 들으신 예수께서 몸을 다시 일으키시고 큰 소리로 말씀하신다.

 

"마리아야, 울지 말아라! 네 선생님도 충실한 벗의 죽음을 괴로워한다...그를 죽게 내버려두어야 했기 때문이다..."

 

아! 그리스도의 원수들의 얼굴에는 얼마나 많은 조소와 얼마나 많은 음흉한 기쁨의 눈길이 나타나는가! 그들은 그리스도께서 패배하신것을 보고 기뻐한다. 반면 친구들은 점점 더 침울하여진다.  예수께서는 한층 더 큰 소리로 말씀하신다.

 

"아니, 글쎄 울지 말라니까 그러는구나. 일어나거라! 너를 그다지도 사랑한 내가 이유없이 그렇게 한 것으로 생각하느냐? 내가 쓸데없이 이 고통을 네게 주었다고 믿을수 있느냐? 오너라. 라자로에게로 가자. 어디에 묻었느냐?"

 

예수께서는 더 큰 소리로 울고 있기 때문에 말을 못하는 마리아와 마르타에게 보다는 오히려 다른 모든 사람, 특히 마리아와 같이 집안에서 나오는 가장 마음이 어지러운 것 같이 보이는 사람들에게 물으신다. 그 사람들은 아마 나이 더 많은 친척들인지 모르겠다. 그들은 눈에 띄게 슬퍼하시는 예수께 대답한다. "와서 보십시오" 그러면서 과수원 끝 무덤이 있는 곳으로 향하여 간다. 그곳은 땅에 기복이 있고 석회암맥이 지면에 드러나 있는 곳이다. 마리아를 억지로 일으키시어 눈물로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를  인도하여 가시는 예수 곁에서 마르타가 손으로 라자로가 묻혀 잇는 곳을 예수께 가리키고 그들이 그곳 가까이 이르렀을 때에는 또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 선생님의 벗이 묻힌 곳이 여깁니다." 하고 말하며 무덤 어귀에 비스듬히 놓여 있는 돌을 가리킨다. 

예수께서는 모든 사람의 앞장을 서시어 그곳으로 가시려고 가믈리엘을 지나가셔야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인사를 하지 않았다. 그런 다음 가믈리엘은 다른 사람들 있는 곳으로 가서 가장 엄격한 모든 바리사이파 사람들처럼 무덤에서 몇 미터 떨어진 곳에 가서 걸음을 멈추었는데, 예수께서 두 자매와 막시민과 아마  친척들인 사람들과  함께 아주 가까이로 앞으로 나아가신다. 예수께서는 무덤의 문 노릇을 하고 당신과 친구 사이를 갈라 놓는 무거운 돌을 똑바로 바라보시며 눈물을 흘리신다. 자매들의 눈물이 더 많이 흐르고 친한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도 눈물을 더 흘린다.

 

"이 돌을 치워라"

하고 예수께서 눈물을 닦으신 다음 갑자기 외치신다. 모두 놀라는 몸짓을 하고, 정원으로 들어와 손님들 뒤에 서있는 베다니아의 주민 몇 사람으로 더 불어난 군중 사이로 중얼 거리는 소리가 퍼져 나간다.

 

"저 사람 미쳤군!" 하고 말하려는 듯이 머리를 흔들며 이마를 짚는 바리사이파 사람이 더러 보인다. 아무도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다. 

가장 충실한 사람들도 그렇게 하는 데에 주저와 불쾌감을 느낀다. 

 

예수께서 더 큰 소리로 명령을 되풀이 하시니 두 가지 상반된 감정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더 한층 놀란다. 그들은 달아나려는 생각을 하였다가 예수께서 열라고 명하시는 무덤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서 나는 역한 냄새를 무릎쓰고 더 잘 보려고 갑자기 가까이 온다.

 

"선생님, 안 됩니다" 하고 마르타가 울음을 참으려고 애쓰면서 말한다.

"묻힌 지가 발써 나흘이나 됩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오빠가 무슨 병으로 죽었는지를 아시지요! 저희들의 사랑만이 오빠를 돌볼수 있었습니다....지금은 향료를 발랐는데도 악취가 더 심할 것이 틀림없습니다...무엇을 보려고 하십니까? 오빠가 썩은 것을요? 부패의 부정 때문에만이라도...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네가 믿으면 하느님의 영광을 볼 것이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더냐? 이 돌을 치워라, 명령이다.!"

 

그것은 하느님의 뜻의 외침이다...소리를 죽인 "오!" 하는 부르짖음이 모든 사람의 가슴에서 나온다. 얼굴들이 사색이 되고 마치 모든 사람 위로 죽음의 차디찬 바람이 지나간 듯이 더러는 몸을 떤다. 마르타가 막시민에게 눈짓을 하니, 막시민은 하인들에게 무거운 돌을 움직이는 데 쓸 수 있는 연장을 가져오라고 명한다. 하인들은 빨리 갔다가 곡괭이와 든든한 지렛대들을 가지고 돌아온다. 그들은 힘들여 바위와 돌 사이로 반짝이는 곡괭이 끝을 넣고 나서 곡괭이 대신 든든한 지렛대를 집어넣고 마침내 조심조심 돌을 들어 한편으로 미끄러뜨려 놓고, 그 다음에는 조심스럽게 암벽에 끌어다 기대 놓는다. 고약한 냄새가 어두운 구멍에서 나와 모든 사람이 물러선다. 마르타는 작은 목소리로 여쭙는다.

 

"선생님, 내려가시겠습니까? 그러시다면 횃불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마르타는 예수께서 그렇게 하셔야 한다는 생각에 얼굴이 창백해진다. 예수께서는 대답을 아니하시고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시고 양팔을 십자로 포개시고 매우 큰 소리로 기도를 하시며 단어 하나하나를 또박또박 말씀하신다.

 

"아버지! 제 청을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제 청을 들어주시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기 있는 사람들, 저를 둘러선 사람들로 하여금 아버지와 저를 믿고 또한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믿게 하려고 이 말을 합니다!"

 

예수께서는 아직 한 동안 그대로 계시며 탈혼상태에 빠지신 것 같다. 이제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으시고, 나는 잘 모르겠지만 기도와 흠숭의 비밀한 말씀을 하시는 동안 얼굴이 그렇게도 빛나게 변해 있었던 것이다. 내가 아는 것은 그분이 하도 인간적인 것을 초월하셔서 가슴속에서 심장이 떨리는 것을 느끼지 않고는 그분을 쳐다 볼 수 없을 지경이라는 것이다. 그 당신의 육체적인 모습을 잃고 빛이 되시고 신령화 하시며  커지시고 땅에서 솟아 오르시는 것 같이도 보이신다.

 

모든 것이 빛이 되고 빛나는 광채가 되었던 다볼산 위에서의 현성용때에 있었던 것과는 반대로 당신의 머리와 눈과 피부와 옷의 빛깔을 그대로 간직하신 채 빛을 발하시는 것 같고 당신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빛이 되는 것 같다. 빛은 그분을 특히 아버지를 뵈옵는 가운데로 빠져 들어갔음이 분명한 그분의 얼굴을 후광으로 둘러싸는 것 같다. 

 

예수께서는 얼마 동안 그대로 계시다가 다시 본연의 당신으로 돌아오시어 사람이 되신다. 그러나 힘있는 위엄을 갖추신 사람이 되신다. 예수께서는 무덤의 어귀에까지 나아가신다. 지금까지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하시고 십자형으로 교차시켜 벌리셨던 팔을 손바닥을 땅으로 향하게 하신 채 앞으로 내미신다. 따라서 손은 이미 무덤의 굴 속으로 들어가서 어두운 굴 속에서 아주 하얗게 보인다. 예수께서는 오늘은 그 기적적인 광채를 견딜 수 없는 당신 눈의 파란 빛을 그 말없는 어두움 속으로 깊이 들여 보내시면서 전에 호수에서 바람에게 잠잠해지라고 명령하시던 외침보다도 더 힘찬 외침을 내는 힘있는 목소리로 외치신다.

 

"라자로야! 밖으로 나오너라!"  하고 .

 

그분의 목소리가 무덤 구멍에서 메아리로 반향한 다음 온 정원에 울려퍼지고 베다니아의 파도치는 땅에 부딪쳐 반향한다. 나는 그 메아리가 밭들 저쪽에서 있는 처음 급경사에까지 갔다가 반복되고 약해져서 어길 수 없는 명령처럼 되돌아 오는 것으로 생각한다.

사방에서 " 나오너라! 나오너라! 나오너라! " 하는 소리가 다시 들릴 것이 분명하다. 모두가 더 심한 전율을 느끼고, 호기심으로 모두가 제자리에 꼼짝 못하고 있지만 얼굴들은 창백해지고 눈이 휘둥그래지며, 한편 입들은 벌써 목구멍에 심한 놀람의 외침을 간직한체 무의식적으로 벌어진다.

약간 옆으로 뒤에 쳐져 있는 마르타는 예수를 쳐다보면서 황홀한 것같다. 지금까지 그의 선생님 곁을 조금도 떠나지 않은 마리아는 무릎을 끓고 무덤 가장자리에 무릎을 꿇고서 한 손은 뛰는 심장을 억제하기 위하여 가슴에 얹고 또 한 손으로는 무의식적으로 경련을 일으키며 예수의 겉옷 자락을 붙잡고 있다. 그런데 겉옷을 잡고 있는 손에서 그리고 가벼운 흔들림이 전달되는 것을 보면 그 손이 떨리고 있음을 알아 차릴 수 있다.

 

무엇인지 흰것이 땅 속 저 안쪽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 처음에는 볼록꼴이 작은 선이더니, 그것이 타원형의 형태로 대체되고 그 다음에는 타원형이 더 넓고 더 긴 선으로 점점 더 길어지는 선으로 대치된다. 그리고 붕대에 감긴 죽었던 사람이 천천히 점점 더 잘 보이게 유령 처럼 인상적으로 천천히 앞으로 나아온다. 예수께서는 조금씩 그러나 라자로가 앞으로 나아오는 데 따라 계속하여 뒤로 물러나고 물러나고 하신다. 그러니까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그대로 있다. 마리아는 붙잡고 있는 겉옷 자락을 놓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있는 곳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기쁨과 감격 모두가 마리아를 그가 있는 곳에 붙박아 놓는 것이다.

점점 더 분명한 "오!" 하는 탄성이 처음에는 기다림의 고통으로 막혀 있던 목구멍들에서 나온다. 처음에는 겨우 알아 들을까 말까하던 중얼거림이던 것이 목소리로 변하고 목소리는 힘찬 외침이 된다.  

 

라자로가 이제는 무덤 가장자리에 와서 아무 말없이 뻣뻣하게 그자리에 멈추어 있는데, 겨우 초벌 손질을 한, 그러니까 형태가 정해지지 않은 석고 조상과 같이 긴 물건으로 머리와 다리쪽은 가늘고 몸통은  넓고 무덤의 어두운 바탕에 흰 붕대로 감겨 죽음 자체보다도 더 기분 나쁘고 유령같다. 햇빛에 둘러싸인 붕대에는 여기 저기 썩은 것이 흘러 있는 것이 보인다.

 

예수께서는 큰 소리로 외치신다.

"그에게서 거치적 거리는 것을 치우고 가게 내버려 두어라. 그에게 옷과 음식을 갖다 주어라."

 

"선생님...!" 하고 마르타가 말한다. 마르타는 아마 말을 더 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러나 예수께서 그를 똑바로 들여다 보시며 당신의 빛나는 눈길로 그를 제압하시며 말씀하신다.

 

"이곳으로! 즉시! 즉시 옷을 가져와서 모든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에서 옷을 입히고 먹을 것을 주어라" 

 

예수께서는 명령하시며 당신 뒤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시려고 결코 몸을 돌리지 않으신다. 그분의 눈은 다만 라자로와 더러운 붕대가 모든 사람에게 주는 혐오감은 상관하지 않은채 다시 살아난 사람 가까이 있는 마리아와 심장이 터지려는 것같이 헐떡거리며 자기의 기쁨을 소리높여 외쳐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마르타만을 본다...  

하인들은 서둘러 명령을 이행한다.

 

노에미가 제일 먼저 뛰어갔다가 제일 먼저 옆구리에 개킨 옷을 끼고 돌아온다. 어떤 하인들은 흘러 내리는 썩은 것에 닿지 않게 하려고 소매를 걷어 올리고 옷을 치켜 입은 다음 붕대끈을 끄른다. 마르첼라와 사라는 향료병들을 가지고 돌아오고, 그 뒤에는 하인들이 따라 오는데 어떤 사람은 대야와 김이 나는 뜨거운 물이 담긴 물병을 가져오고 어떤 하인들은 우유와 포도주와 과일과 꿀을 바른 두툼한 과자가  담긴 쟁반과 사발들을 들고 온다. 양쪽에 가장자리 천이 달려 있어 이 용도를 위하여 짰을 것이 분명한 아마로 만든 듯 싶은 좁고 아주 긴 붕대가 커다란 감개에 감긴 장식끈 두루마리 모양으로 풀려서 향료와 썩은 것으로 무거워진 채 땅에 쌓인다.

 

하인들은 막대기로 그것들을 치워놓는다. 머리부터 시작하였는데, 거기에도 코와 귀와 입에서 흘러 나온 썩은 것이 있다. 얼굴을 덮었던 수의에는 감은 채로 있는 눈과 착 달라붙은 머리와 마찬가지로 턱에 달라붙은 턱수염하고 꼭 해골같이 매우 창백하게 보이는 라자로의 얼굴도 온통 더러워져 있다.

천과 몸을 둘렀던 수의가 천천히 내려오고 붕대가 내려오고 내려오고 또 내려오는 데 따라 그것들이 여러 날 동안 죄고 있던 몸통을 드러나게 하고 붕대로 인하여 처음에는 커다런 번데기 같이 보이던 것에 인간의 형태를 돌려준다. 뼈가 앙상한 어깨와 피골이 상접한 팔과 겨우 가죽으로 덮여 있는 갈비뼈들과 쑥 들어간 배가 나타난다. 붕대가 내려오는 데 따라 두 자매와 막시민과 하인들은 서둘러 때와 향료를 첫번 한벌 벗기고 향료를 넣어서 세척용이 된 불을 끊임없이 갈아가며 발라 깨끗한 피부가 나타나기까지 계속한다. 라자로의 얼굴을 깨끗하게 닦아 볼 수 있게 되자 라자로는 누이동생들을 바라보기도 전에 예수께로 시선을 향한다. 그는 모든 것을 잊고 일어나는 모든 것에서 초연하여 창백한 입술에는 사랑넘치는 미소를 띠고 눈 속에는 눈물 한 방울을 반짝이며 그의 예수를 쳐다본다. 예수께서도 그에게 미소를 보내시고 눈가에는 눈물이 반짝인다. 그러나 말없이 라자로의 눈길을 하늘로 향하게 하신다. 라자로는 알아듣고 입술을 움직여 말없는 기도를 드린다. 마르타는 그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데 아직 목소리가 나오지 않은 줄로 생각하고 묻는다.

 

"무슨 말이예요, 오빠?"

 

발음은 확실하고 목소리는 크다. 사람들은 다시 놀라서 "오!" 하는 탄성을 올린다. 이제 그들은 라자로를 궁둥이까지 풀어주고 해방시키고 깨끗하게 하였다. 그래서 서혜부를 지나서 넓적다리까지 내려오는 일종의 내의인 짧은 속옷을 입힐 수가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의 다리에서 붕대를 풀고 씻기려고 그를 앉힌다. 다리들이 나타나자 마르타와 마리아는 다리와 붕대를 가리키면서 큰 소리를 지른다.

 

다리를 조여매고 있었던 붕대와 그 밑으로 놓여있던 수의에는 화농성 분비물이 하도 많이 흘러서 천 위에 커다란 방울들을 이룰 지경이었다. 그러나 다리는 분명히 완전히 아물었다. 붉고 파르스름한 흉터만이 괴저를 일으켰던 자리를 알려준다. 모든 사람이 더 큰 소리로 그들의 놀람을 외친다. 예수께서는 미소를 지으시고  잠시 병이 나은 다리를 내려다보는 라자로도 웃는다. 그러다가 다시 예수를 쳐다보는데 몰두한다. 예수를 보는 것이 싫증이 나지 않는것 같다.

 

유다인들, 바리사이파 사람들 사두가이파 사람들, 율법학자들, 유다교 스승들이 그들의 옷을 더럽히지 않도록 조심하며 가까이 온다.  그들은 아주 가까이에서 라자로를 보고 아주 가까이에서 예수를 쳐다본다. 그러나 라자로도 예수도 그들은 상관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서로 쳐다보고 있고 나머지 것은 모두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는 라자로에게 샌들을 신긴다. 그는 자신만만하게 날렵하게 일어난다. 그는 마르타가 내미는 옷을 받아 혼자서 입고 허리띠를 매고 주름을 바로잡는다. 이제 그는 마르고 창백하지만 다른 모든 사람과 같다. 그는 소매를 걷어올린 다음 다시 손을 씻고 팔을 팔꿈치까지 씻는다.

 

그런 다음 완전히 깨끗하게 느껴질 때까지 새 물로 다시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는다. 그는 머리와 얼굴을 닦고 세수 수건을 하인에게 도로 준 다음 곧장 예수께로 간다.  그는 땅에 엎드려 예수의 발에 입을 맞춘다. 예수께서는 몸을 숙이시어 그를 다시 일으키시고 가슴에 꼭 껴안으시면서 말씀하신다.

 

"잘 돌아왔다, 내 벗아. 평화와 기쁨이 너와 같이 있기를 바란다. 살아서 네 행복한 수명을 다 누려라. 내가 인사의 입맞춤을 하게 얼굴을 들어라." 

 

예수께서는 뺨에 입을 맞추시고 라자로도 예수의 뺨에 입을 맞춘다. 선생님을 공경하고 입맞춤한 후에야 비로소 라자로는 누이동생들에게 말을 하고 입맞추고, 기뻐서 눈물을 흘리는 막시민과 노에미와 친척이 되거나 아주 친한 친구일 것으로 생각되는 다른 몇 사람도 입맞춤을 한다. 그런 다음 요셉과 니고데모, 열렬한 사람인 시몬과 몇몇 사람들도 입맞춤한다. 예수께서는 음식을 담은 쟁반을 들고 있는 하인을 친히 보러가시어 꿀을 바른 두툼한 과자와 사과와 포도주 한 잔을 집어 하느님께 바치시고 강복하신 다음 라자로가  먹고 기운을 차리라고 모두 그에게 주신다. 그리고 라자로는 건강한 사람과 같은 식욕으로 먹는다. 모든 사람이 또 한번 놀라서 "오!" 하는 소리를 지른다.  예수께서는 라자로만을 보시는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는 모든 것과 모든 사람을  살펴 보신다. 분노에 찬 몸짓을 하면서 사독이 엘키아, 가나니아, 펠릭스, 도라, 꼬르넬리우스와 다른 사람들과 같이 떠나려 하는것을 보시고 예수께서 큰 소리로 말씀하신다.

 

"사독, 잠깐 기다리시오. 당신과 당신 일행에게 한 마디 할 말이 있소."

 

그들은 범죄자와 같은 얼굴로 발을 멈춘다. 아리마태아의 요셉은 당황한 몸짓을 하며 열렬한 사람에게 예수를 말리라는 눈짓을 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벌써 증오 넘치는 집단을 향하여 가시면서 큰 소리로 말씀하신다.

 

"사독, 당신이 본 그것으로 충분하오? 어느날 당신은 내게 이런 말을 했소. 당신과 당신의 동료들이 믿기 위하여는 썩은 사람이 건강한 몸으로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볼 필요가 있다고. 당신이 본 부패를 실컷 보았소? 당신은 라자로가 죽었었는데 지금은 살아 있고 여러해 전부터 그렇지 못했을 만큼 건강하다는 것을 인정할수 있소? 나는 아오. 당신들은 그들을 시험하고 그들의 마음에 고통과 의혹을 더 많이 넣어 주려고 여기왔소.  당신들은 죽어가는 사람의 방에 숨어있는 나를 발견하기를 바라서 나를 찾으려고 여기 왔소. 당신들은 사람의 감정과 죽었던 사람에게 경의를 표하려는 원을 가지고 여기 오지 않고, 다만 라자로가 실제로 죽은 것을 확인 하려고 왔소. 그리고 지나는 데 따라 점점 더 기뻐하면서 계속왔소. 일이 당신들이 바라던 것처럼 , 이제는 당신들이 그렇게 되리라고 믿었던 대로 되었더라면 당신들이 기뻐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오.

모든 사람을 고치면서 친구는 고치지 못하는 친구. 모든 사람의 믿음은 상주면서 베다니아의 벗들의 믿음을 상주지 않는 선생님. 죽음의 현실 앞에서는 무능한 메시아. 이것들이 당신들이 기뻐하는 것을 옳다고 인정하는 것들이었소. 그러나 보시오, 하느님께서 당신들에게 대답을 주셨소. 아무 예언자도 일찌기 죽은 것 외에 썩기까지 했던 것을 다시 모아 놓을 수는 없었소.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렇게 하셨소. 이것이야말로 내가 무엇인지에 대한 살아 있는 증언이오. 어느날 하느님께서는 진흙을 드시고 거기에 어떤 형체를 주시고 생명의 입김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되었소. 내가 거기 있으면서 이렇게 말했었소.

 

'우리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듭시다'하고. 왜냐하면 나는 아버지의 말씀이기 때문이오.

오늘 나, 말씀이 진흙 보다도 못한 것이 썩은 것에게 '살아라' 하고 말했고, 썩은 것은 다시 육체가 되고 완전하고 살아있고  맥박이 뛰는 육체가 되었소. 당신들을  바라다보는 저 육체를 보시오. 그리고 나는 그 육체에 여러 날째 아브라함의 품에 있던 영혼을 결합시켰소. 나는 그 영혼을  내 의지로 도로 불러 왔소. 나는 무엇이던지 할 수 있기 때문이고, 나, 살아있는 나는 모든 인간과 만물이 복종하는 왕이기 때문이오. 이제는 내게 무엇이라고 대답하겠소?"

 

예수께서는 크시고 위엄을 떨치시며 참으로 심판자로 하느님으로 그들 앞에 계신다. 그들은 대답을 못한다. 예수께서는 고집하신다.

 

" 이것으로는 아직 믿기에, 항거할 수 없는 것을 받아 들이기에 충분하지 못하오?"

 

"선생은 약속의 반밖에 지키지 못하셨오. 이것은 요나의 기적은 아니오..." 하고 사독이 난폭하게 말한다.

 

"당신들은 그 기적도 보게 될 것이오. 내가 약속했는데, 나는 약속을 지키겠소." 하고 주님이 말씀하신다.

 

여기 있는 또 한 사람도 다른 기적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 기적을 보게 될 것이오. 그런데 그 사람은 의인이니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오. 당신들은 안 받아들일 것이오. 당신들은 지금 있는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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