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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카르투시오 수도원 성소 식별 체험담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27 조회수2,345 추천수3 반대(1) 신고

 

지금 시계를 보니 토요일 저녁 830분입니다. 원래 수도원 수도승 일과를 보면 730분에 취침에 들어가야 하고 자정에 기상해야 합니다. 지금 자는 시간이 아니라서 머리가 멀뚱멀뚱해서 잠이 오지 않습니다.

 

잠도 오지 않는데 침상에 누워있기도 그렇고 해서 수도원의 이모저모를 말씀드리겠습니다. 22일 월요일 오후에 수도원에 들어왔습니다. 이틀 전에 원장 신부님과 면담을 하면서 참고로 원장 신부님은 스페인 출신이십니다. 목요일 저녁기도 끝나고 면담을 한 것입니다.

 

이때 신부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의 일부입니다. 지금까지 성소자들을 체험하면서 느낀 게 누구든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 수도원에 오면 첫날은 낙원처럼 느껴진다고 합니다. 근데 둘째 날이 되면서는 먹구름이 몰려 왔다 갔다가 한다고 하셨습니다. 예외가 거의 없다고 하셨습니다. 또 제 같은 경우 나무를 통해 비유를 말씀하셨는데 정말 탁월한 비유였습니다.

 

제가 나이가 많이 들어 수도원에 들어온 경우입니다. 나무가 작으면 옮기기가 쉬운데 큰 나무는 나무가 크기 때문에 잘 옮기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정말 기막힌 비유였습니다. 면담을 하고 제 독방으로 와서 고민을 했습니다. 도저히 식사 문제 때문에 평생을 이곳에 지낼 자신이 없다고 판단해서 수도원에 방송에 나온 수사님께 새벽 밤기도 끝나고 전달하려고 장문의 편지를 남겼습니다.

 

요지는 고독과 다른 것은 다 견딜 수가 있겠지만 음식은 정말 힘들 것 같다고 하는 요지로 수도원을 오전에 미사를 마치고 나가겠다고 하는 요지로 편지를 적어 새벽에 전달했습니다. 거의 새벽 세 시쯤 되었을 겁니다. 아침에 미사를 마치고 나오니 벌써 프랑스 출신이신 수련장 신부님께 소식이 들어갔는지 언제 출발하느냐고 해서 조금 있다가 출발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웃으면서 잘 가라고 작별인사를 해 주셨습니다. 원장 신부님께서는 a4 용지 네 페이지 분량의 영어의 강론과 수도원에서 만든 묵주를 작별 선물이라고 하시면서 주셨습니다. 수도원 문을 나간 후에 대충 읽어봤습니다. 집에 가서 다시 볼 생각으로 운전을 하고 가면서 먼저 아는 수도원 신부님께 수도원에서 나간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신부님은 사실 많은 희망을 가지고 계셨는데 말씀으로써는 격려를 해 주셨지만 내심 어려운 것이라는 것은 신부님께서도 익히 알고 계셨지만 약간은 마음이 좋지 않았을 겁니다. 제가 광주에서도 피정을 하면서 신부님이 많은 조언과 또 원장 신부님께서도 기대를 가지고 계셨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운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신부님과 통화를 끝낸 후에 운전을 다시 시작해서 마산을 향해 가는데 가는 도중에 많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방송에서 보면 수도원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님이 계실 겁니다. 지금은 보니 미사는 그분만 현재로써는 집전을 하시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분께도 제가 어려운 점을 이야기를 하면서 나가야겠다고 했을 때 순간 얼굴 표정이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것을 봤습니다. 항상 얼굴이 미소를 띠고 정말 밝은 표정만 봤습니다. 크로티아 출신이십니다. 그때 그 표정은 마치 이런 것이었습니다.

 

어렵게 성소자를 만났는데 또 쉽게 포기를 한다고 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을 겁니다. 그때 그 표정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인사를 할 때는 웃으면서 잘 가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화가 나서 얼굴이 굳은 게 아니고 아쉽다는 내용일 겁니다.

 

워낙에 성소자가 귀하기 때문에 일종의 낙담일 겁니다. 원장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말씀하셨지만 지금까지 많은 수도자도 거쳐갔다고 했습니다. 수도원의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면 어떤 곳인지 대충 짐작이 가실 겁니다.

 

저는 이 말씀을 하실 때 예전에 처음으로 카르투시오 수도원을 가르멜 수도원 새벽미사 때 어떤 신부님이 강론 때 언급을 하셔서 그때 이 수도원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 신부님께서 하신 말씀이 나도 수도자이지만 카르투시오에서 수도생활을 하라고 한다면 죽었다 깨어나도 못 할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대충 이 수도원이 어떤 수도원인지 알고 그래서 여러 수도원을 알아봤어도 이 수도원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오랜 수도 생활을 했던 분도 이곳에 어떤 매력을 느껴서 도전을 했지만 다 실패를 했기 때문에 저도 그런 면에 빗대어 제 자신을 스스로 위로를 잠시나마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운전을 하면서 뭔가 이상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외국 신부님과 수사님들이 한 사람의 성소자가 귀한 입장인데 포기하고 나가는 가는 모습에 약간 안타까워하실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나갈 때 포기를 한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원래 관례적으로 보면 한 달 피정을 하고 다시 세상에 나가서 한 달 동안 생각을 할 시간을 주는 게 일반적인 전통입니다. 아마 천년 동안의 관습인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보름만 피정해도 된다고 해서 원래 약속한 피정 체험 기간을 채우지 못했을 뿐이고 제가 마지막에 원장 신부님께 말씀을 드릴 때는 포기하고 나가는 게 아니고 이 정도 체험을 했으면 제가 충분히 이 수도원 생활을 다 알 수 있다고 보아서 진지하게 고민을 다시 해 보겠다고 하고 나왔던 것입니다.

 

말씀은 그렇게 드렸지만 아마 다시 수도원에 들어갈 거라고는 자신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마음이었는데 순간 외국에서 오신 분들과 또 한국 수도자 분들의 모습을 보니 마침 그날 새벽에 미리 다 정리를 해 놓은 상태에서 20년 전에 출판된 샤를 드 푸코 신부님의 영적 수기 책의 한 부분을 영적 독서를 했습니다. 근데 마침 그 부분이 제 마음을 또 갈등하게 만들었습니다. 일종의 이런 내용입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관한 내용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영혼은 어떤 어려운 십자가가 있더라도 나를 사랑한다면 질 것이라는 그런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이 내용이 자꾸 생각나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또 제가 원래 마음이 여린 게 약점인데 인간적인 정에 약합니다. 자꾸 이런 생각이 나는 것입니다.

 

샤를 드 푸코 신부님의 글 내용과 함께 배신은 아니지만 왠지 저 혼자만 어려움을 피해서 세상 밖으로 수도원에 계신 수도자들과 같이 십자가를 질 생각은 하지 않고 피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을 생각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 모습을 보신다면 하느님을 뵙지는 못했지만 하느님의 눈빛을 상상해봤습니다. 그 모습을 상상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 어찌 수도원에 있는 수도자들과 같이 십자가를 지면서 나를 따르는 게 그렇게도 힘들다고 가고 싶느냐?”하는 소리를 하시는 것처럼 제 마음을 그런 생각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때 마침 전방에 바로 우회하는 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참 기적 같은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순간 핸들을 저도 모르게 우회를 했습니다.

 

일단 우회를 하고 다시 네비를 수도원으로 설정을 했습니다. 아주 순간적으로 저도 모르게 다시 수도원으로 들어가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근데 신기한 게 이때 우회를 한 길이 제가 22일 수도원에 들어올 때 원래 네비를 통해 수도원을 가다가 순간 잘못 판단해서 길을 잘못 돌아서 원래의 방향으로 가지 않고 다시 뉴턴을 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마침 제가 수도원을 나와서 우회하는 길이 뉴턴하고 운전한 길이었던 게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우회를 하면 수도원을 다시 갈 수가 있다고 순간 생각이 떠올랐던 것입니다. 제가 길치인데 그날을 어찌 처음 길인데 그날 실수로 잘못된 방향으로 간 길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참 신기합니다. 만약 수도원을 다시 가려고 생각이 났다고 하더라도 우회를 하는 길이 없었다면 어쩌면 그냥 마산까지 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정말 하느님께서 기적적으로 도와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우회를 해서 네비를 다시 수도원을 설정을 해 보니 대충 18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였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일단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원래 약속대로 일단 좀 더 생활을 하고 음식도 천천히 한번 최대한 적응을 해보자는 마음에 다시 수도원으로 가자고 하고 수도원을 향했습니다. 나오면서 제일 먼저 어디 눈에 들어오는 음식점이 있으면 음식점부터 가려고 했습니다.

 

근데 차마 수도원을 향하면서도 음식점이 눈에 들어왔지만 갈 수가 없었습니다. 수도원에 계신 분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갈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제가 만약 음식점에 간다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의 루터에는 음식점이 없는 시골입니다.

 

제가 들어가기에 앞서서 수도원에 계신 분들이 드실 것과 다른 간식을 사기 위해 검색을 해보니 농협 마트가 있길래 그래서 농협으로 향하는 길에 음식점이 있었던 것입니다. 마트에서 필요한 것을 사고 수도원에 들어갔던 것입니다. 수도원을 들어가서 좀 더 적응을 해보겠다고 말씀을 드리니 원장 신부님께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환영해주셨습니다.

 

다시 짐을 풀고 삼종기도 마친 후에 들어간 시점이라 원래대로라면 식사가 독방으로 배달된 것이라 저는 나간 상황이라 배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방 담당하는 수사님이 다시 챙겨주셔서 먹고 원래 평일 일과표대로 다시 시작했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저녁기도와 끝기도 후에 생각이 완전히 변화가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일에 대해 자신은 할 수가 없지만 그냥 음식만 적응을 하면 수도자로서 살 수가 있다고 해서 죽었다고 생각하고 또 하나 제가 수도자로서 잘 살게 된다면 부모님의 영혼 구원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말씀을 들었기 때문에 그냥 인간적인 삶은 제 인생에서 없다고 생각하고 지금부터 하느님만 생각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말 하찮은 존재이지만 그냥 이곳에 뼈를 묻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들은 고독이 힘들어서 힘들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제가 고독이 쉽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래도 견뎌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이 문제만큼은 그래도 좀 해결된 것인데 그냥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식욕이 있는데 그렇다고 아주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은 원래 바라지도 않았고 그런 건 전혀 없었지만 생각보다는 몸에 적응이 되지 않아 고민을 한 건 사실이지만 이런 인간적인 욕구마저도 그냥 포기하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봐야 나중에는 죽으면 썩어질 몸인데 지금 입에 맞는 음식을 먹는 것보다 제 부모님과 형제의 영혼 구원과 더 멀리 나아가서는 세상을 위해 기도하다가 마지막까지 재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하느님께 남은 생을 봉헌해 맑은 영혼이 되도록 해서 최후에는 깨끗한 영혼이 되어 성모님 품에 안기자는 생각을 하며 어느 정도는 마음을 굳혔습니다.

 

순간 눈에 눈물이 나네요. 마지막으로 하느님께서 다시 기회를 주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성모님 품에 남은 생애 동안 열심히 수도원에서 살면서 제 삶을 보속하며 산다면 성모님 품에 안길 수가 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는 거지 수도원에 살 운명 때문에 눈물이 나는 게 아닙니다. 이제 밤 1010분을 지나려고 합니다. 글을 타이핑한 지 딱 100분이 경과되었습니다.

 

이제 잠시 잠이 올지는 모르지만 잠시라도 쉬었다가 밤기도를 준비해야 될 것 같습니다. 내일은 수도원의 삶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많은 분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는 내용으로 글을 한번 작성하려고 합니다. 원장 신부님께서도 부탁을 하셨습니다.

 

있는 그대로 수도원의 모습을 솔직하게 묘사를 해서 전달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야 정확하게 이 세계가 어떤지 알 수가 있고 그래야 정확한 성소자를 발굴할 수가 있다고 하셔서 제가 며칠간 느낀 점을 솔직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일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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