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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가 정직하다는 것은...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20-09-16 조회수2,103 추천수4 반대(0) 신고



"제가 정직하다는 것은 뒷날 장인 어른이 저의 품삯을 확인하러 와 보시면 증명될 것입니다. 제가 차지한 염소들 가운데에서 얼룩지고 점 박히지 않은 것이나, 새끼 양들 가운데에서 검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제가 훔친 것이 될 것입니다." (창세 30,33)

 

야곱은 자신이 에사우라고 속이고 아버지로부터 축복을 받았고 형 에사우의 보복이 두려워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망쳐 와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라반의 두 딸, 레아와 라헬, 라헬의 몸종 빌하, 레아의 몸종 질파를 아내로 맞아 르우벤, 시메온, 레위, 유다, 단, 납탈리, 가드, 아세르, 아사카르, 즈불룬, 디나, 요셉 이렇게 열두 명의 자녀를 낳았습니다.

 

야곱은 요셉을 낳자 라반에게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게 보내 달라고 청하였습니다. 그러나 라반은 어떻게 해서든지 야곱을 붙들어 두고 싶어 합니다. 왜냐하면 야곱이 자신의 집에 온 후로 부자가 되었는데, 자신이 점을 쳐 보니, "주님께서 자네 때문에 복을 내리셨더군." 하면서 야곱을 붙들어 두면 더 부자가 될 것이기 때문에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제가 장인 어른의 일을 어떻게 해 드렸는지, 그리고 어른의 가축들이 제 밑에서 어떻게 되었는지 어른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오기 전에는 장인 어른의 재산이 보잘것없었지만, 지금은 크게 불어났습니다. 제 발길이 닿는 곳마다 주님께서는 장인 어른에게 복을 니래셨습니다." (창세 30,29-30)

 

야곱의 고백을 통해서 야곱이 장인 라반의 집에서 얼마나 성실하게 일했는지를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비록 아버지를 속여 에사우가 받아야 할 축복을 가로채기는 했지만 야곱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성실하게 살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를 묵상해 보니, 야곱이 베텔에서 꾼 꿈 덕분이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야곱이 베텔에서 돌 베개를 베고 자다가 하느님을 만났고, 하느님께서는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 주고,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오겠다. 내가 너에게 약속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않겠다."(창세 28,15) 하고 약속하신 하느님의 약속을 믿고 참으로 진실하고 정직하게 라반의 일을 해 주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라반이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하지만, 그것을 따지지 않았습니다. 라반은 야곱과 약속한 후에 바로 그날로, 줄쳐지고 점 박힌 숫염소들을 가려내고, 얼룩지고 점 박힌 암염소들과 흰 점이 있는 것들과 그리고 새끼 양들 가운데에서 검은 것들을 모두 가려내어 자기 아들들에게 맡겼습니다.(창세 30,35 참조)

 

그러니까 외삼촌 라반은 야곱이 품삯으로 받을 수 있는 염소와 양들을 그날로 싹 다 아들들에게 맡겼기 때문에 야곱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품삯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야곱의 입에서 "제가 정직하다는 것은 뒷날 장인 어른이 저의 품삯을 확인하러 와 보시면 증명될 것입니다." 하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야곱은 무에서 새로 시작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무에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주님께서 야곱과 함께 계시고 야곱이 무엇을 하든지 야곱을 지켜 주고 다시 고향으로 데려가시겠다고 약속하신 주님이 계시니까요. 성경 본문에는 야곱이 기도했다는 표현은 나오지 않지만, 그런 표현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야곱이 주님께 기도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주님께서 함께 해 주셔서 복을 내려 주시어 라반을 부자로 만들어 주셨다는 걸 너무도 잘 아는 야곱이기에 저는 야곱이 단지 은백양나무와 편도나무와 버즘나무의 싱싱한 가지들을 꺾고, 흰 줄무늬 껍질을 벗겨 내어 가지의 하얀 부분이 드러나게 하여 그 가지들을 물통에 마주 보게 하였고, 그것을 보면서 염소와 양들이 비록 짝짓기를 했다고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먼저 야곱이 주님을 믿는 믿음이 있었고, 주님께 기도를 했다고 보여집니다.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은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야곱은 대단한 부자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야곱의 모습을 통하여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성찰해 봅니다. 우리도 살다 보면 야곱처럼 누군가를 속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실로 주님을 만나면 야곱이 주님을 만난 후 새로운 삶을 살았듯이 우리도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고, 속이는 사람에서 정직한 사람으로 얼마든지 주님을 믿으면 변화된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야곱, 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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