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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SDB(그저 돌아오기만 하면 됩니다. 회개만이 전부입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9-15 조회수1,202 추천수6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그저 돌아오기만 하면 됩니다.

회개만이 전부입니다!

강론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는 동시에, 강론하시는 것을

너무 행복해 하시는 한 시골

작은 본당 주임 신부님에 얽힌 사연입니다.

하필 그 주일 복음 내용이 탕자의 귀환

작은아들의 비유였습니다.

신부님은 이게 웬떡이냐?’

일주일 전부터 명강론 을 준비하고

또 준비하셨습니다.

드디어 주일 교중 미사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치밀하게 준비하고,

세밀하게 손까지 본 강론 보따리를,

존재 자체로 고맙고 사랑스런 신자들,

95퍼센트가 할아버님·할머님들인

신자들에게 신나게 털어놓기 시작하셨습니다.

작은아들이 얼마나 불효자인지?

그가 아버지를 떠나가서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그가 저지른 죄가 얼마나 불경스러운 죄인지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식음을 전폐하며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을,

그야말로 감동적으로 풀어나가셨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강론을 듣고 계시던 신자들은 이제나

저제나 집나간 작은아들이 돌아오기만을

목빼고 기다리고 있는데, 30, 50분이 지나

한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작은아들은 돌아올 줄을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고정된 자세로 한 시간 가까이

강론을 듣고 계시던 신자들은 드디어

슬슬 힘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엉덩이를 들썩이고, 연신 하품을 해대고,

시계를 바라보고, 마침내 이렇게

수군수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집나간 작은아들은 대체

언제 돌아온댜?그리고 다음 스케줄로 인해

초조하셨던 한 어르신께서 강론 중에

손을 들고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신부님, 손주 결혼식도 가야 하는디,

이제 고만 작은아들,

쌩하니 들어오라고 하시요!”

오늘 탕자의 귀환을 주제로

한 복음 말씀은 신구약 성경을 통틀어

가장 아름답고 의미심장한

비유로 유명합니다.

많은 영성가들이 이 비유 말씀만으로

수많은 영성 서적들을 저술했습니다.

여러 화가들도 이 비유 말씀을

아름다운 작품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저희 사제들도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를 온 몸과 마음으로 절절히

느껴지는 탕자의 귀환을 주제로

강론하다보면 자연스레 강론이

길어지기 십상입니다.

저는 오늘 그래서 작은아들이 돌아온 이후

상황에 시선을 집중시켜봤습니다.

사실 오늘 이 아름답고 감동적인 비유의

주인공은 집나간 둘째 아들이 아니라

언제나 목빼고 기다리시는 아버지이십니다.

그래서 이 비유의 제목은 탕자의 귀환’,

작은아들의 비유’, ‘잃었던 아들의

비유라기 보다 자비하신 아버지의 비유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의 온 신경은 온통 작은아들이

돌아올 동네 초입으로 향해 있었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간절히 기다리고 계시던

아버지는 초주검 상태가 되어

터벅터벅 멀리서 걸어오는

작은 아들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거동도 불편하신 아버지께서는

그냥 있지를 못합니다.

아들을 향해 냅다 달려가십니다.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춥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자비는

우리가 저지른 죄와 타락,

배반을 훨씬 능가합니다.

무조건적인 용서를 베푸시는 그분의 사랑은

죄를 고백하는 죄인들보다 앞서 가십니다.

아버지에게서 오는 죄의 용서는 그 어떤

전제 조건도 없습니다.

그저 돌아오기만 하면 됩니다.

회개만이 요청됩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우리가 다가가기 전에

먼저 죄인들을 찾아오시며,

새 삶을 요구하십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비유에 등장하는

아버지는 곧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명확히 깨닫게 합니다. 우리를 향한

그분의 사랑은 측량이 불가능한

무한한 사랑입니다. 그분의 마음은

죄인들에 대한 연민의 마음으로 인해

크게 고동칩니다.

참혹한 죄인들을 당신께로 인도하는

그분의 음성은 감미로운 천상음악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천하에 둘도 없는

대죄인인 우리들에게 단 한 마디

질책의 말을 하지 않으십니다.

그저 환대하시고 안아주십니다.

등 두드려 주시고 일으켜 세우십니다.

아버지의 그 진하고 뜨거운

사랑으로 인해 죄인인 우리들 안에

잠시 긷들였던 짙은 어둠은 사라지고,

그분 찬란한 빛이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되돌이킬 수 없는

큰 죄를 지었지만, 아버지의 자비로 인해

상황은 더 나아졌고 아름다워졌습니다.

우리가 저지른 죄는 심각했지만,

결국 그 죄는 복된 죄가 되었습니다.

비록 우리 죄가 나쁜 것이었지만,

그 죄로 인해 하느님의 자비가 펼쳐졌고,

우리에게 구원이 선물로 다가왔으며,

그로 인해 하느님의 영광과 위대함이

만천하에 드러났으니, 복된 죄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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