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4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9-17 조회수4,009 추천수14 반대(0)

터무니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의 유래는 건물이라고 합니다. 건물은 시간이 지나고 오래되면 사라지지만 건물을 세우기 위해서 터를 잡은 돌들은 남아 있다고 합니다. 성지순례를 가면 오래된 성당의 터와 남아 있는 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슬람 지역이 된 터키에서 초대교회의 유적을 보았습니다. 유적지를 발굴하면서 예전에 살던 사람들의 집터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터와 돌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남아 있기 마련입니다. 이스라엘에는 예수님께서 복음을 전하시던 장소가 있습니다. ‘행복선언 성당, 오병이어 성당, 수위권 성당, 나자렛 성당, 거룩한 변모 성당, 가나 혼인잔치 성당, 부활 성당, 무덤 성당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성당은 예전에 있던 터전에 새롭게 성당을 세웠고, 순례자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터가 남아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터무니없다.’는 말은 건물은 물론 터와 돌까지 사라진 것을 의미합니다. 빙하기에는 해수면이 낮아져서 해안가에 도시와 건물들이 있었습니다. 지구는 일정한 주기에 따라서 해빙기와 빙하기가 찾아옵니다. 해빙기가 되면 해수면이 상승하고 해안가의 건물과 터는 모두 바다 속으로 잠기게 됩니다. 이런 경우는 다시 빙하기가 올 때까지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그런가하면 전쟁으로 완전히 파괴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도 터무니없는상황이 됩니다. 터무니없다는 말은 시대가 지나면서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실과 동떨어지거나 근거가 없는 말을 의미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가짜뉴스도 터무니없는 말이 많습니다. 건전한 상식과 분별을 가진 사람은 터무니없는 말에 현혹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귀가 얇은 사람, 분별력이 없는 사람은 가짜뉴스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합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기에 오히려 식별의 지혜가 필요한 세상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의 신자들에게 터무니없는말에 현혹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사람들이 죽은 자의 부활이 없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도 없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한 번뿐이 인생이니 먹고 즐기며 마음대로 살자고 했기 때문입니다.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법을 어기려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앙을 삶의 한 방편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뿌리지 않고 거두려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 사도도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베드로에게 사탄아 물러가라고 하셨습니다. 토마 사도도 터무니없는 말을 하였습니다. ‘나는 그분의 옆구리를 손으로 눌러봐야 그분이 부활했음을 믿겠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토마 사도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 믿는 사람은 참으로 복되다.’

 

과학과 산업의 발전으로 풍요해진 세상에 살지만 현대인들도 터무니없는 생각과 행동을 하였습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면서 함께 살아야하는 다른 생명을 존중하지 않았습니다. 무분별한 개발로 자연을 파괴하였고, 이는 기상이변과 코로나와 같은 자연 재해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릇된 종교적인 신념으로 다른 문화와 종교를 배척하고 없애려고 하였습니다. 이념과 욕망의 늪에 빠져서 땅을 빼앗고, 목숨을 빼앗았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두 번의 세계 대전으로 뼈저리게 체험하였습니다. 지금도 종교적인 신념 때문에, 강대국의 욕심 때문에 국지적인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난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만물의 영장이라고 말 할 수 없는 생각과 행동입니다. 눈에 보이는 물질과 자본을 얻기 위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양심과 사랑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현세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도 헛되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됩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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