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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빈첸시오 신부의 여행묵상 45 - 없어서 아름다운 마을 下 (시골마을/네덜란드)
작성자양상윤 쪽지 캡슐 작성일2021-01-20 조회수944 추천수0 반대(0) 신고

없어서 아름다운 마을 下 

 

 

네덜란드는 마약, 성매매, 동성결혼과 안락사가 세계에서 최초로 합법화된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나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글에서 읽었는데 의외로 강한 보수적인 면이 있고

 

중의 하나가 외부에서 집안이 훤히 보이도록 커튼을 열어두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 공간인 집안에서 조차 남들에게 숨길만한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보수적인 기독교의 전통에 유래한 것이고 아직까지 지켜지는 곳이 많다고 했다.

 

정말로 마을을 돌아다니며 보니

 

책에서 말한 데로 집중 아홉 집은 그렇지 않아도 담장이 낮거나 아예 없는데

 

밖에서도 집안이 훤히 보이도록 커튼을 열어놓았다.

 

이렇게 커튼을 열어놓는 것이 오래 전부터 내려온 관습적이고 상징적인 행위일지는 모르겠지만

 

밖에서 훤히 들여다 보이니 정말로 남들에게 숨겨야 하는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못할듯하다.

 

좋지 않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결정 할 수 없는 진보적이고 개방적인 정책을 


네덜란드가 세계 최초로 시행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이런 도덕적인 바탕이 있기 때문인 듯 하다.

 

 

 

 

 

 

 

 

 

 

 

 

 

 

 

어째든 마을이 얼마나 조용했냐 하면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것뿐만이 아니라 시간을 돌아다녀도 짖는 소리 조차 듣지 못했다.

 

개들은 사람이 멀리로 지나가기만 해도

 

개들은 후각이 발달해서 모르는 사람이 지나가면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낯 선 냄새에 본능적으로 짖기 마련인데

 

마을은 개를 기르지 말자고 다같이 약속을 해서 마리도 없는 것인지

 

아니면 마을의 모든 개가 순한 것인지 강아지가 하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깊은 산속도 아닌 사람 사는 마을 한가운데서

 

그것도 새벽이나 한밤중도 아닌 환한 대낮에 이런 완벽한 조용함을 느껴보는 것도 처음인 같다.

 

이곳도 사람 사는 마을이기에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을  

 

어디선가 열심히 자기 일을 들을 하고 있겠지만

 

때만큼은 완벽한 고요함에 마치 아무도 살지 않는 시간이 멈춰버린 마을 같았다.

 

도시건 시골이건 사람 사는 곳에는 어느 곳이나 나름 데로의 희로애락이 있고

 

각자가 생활방식이나 취향이 다르겠지만

 

최소한 도시에서는 평생 경험 없는 이런 고요함과 여유를 누리며 살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곳 사람들이 부럽다.

 

그런데 여유를 가지고 산다는 것은 주위 환경이나 상황이 바쳐주어만 있는 것은 아닌 하다,

 

한번은 어느 공항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환승을 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을 공항 안에서 보낸 적이 있었다,

 

것도 없으면서 면세점을 기웃거려 보았지만 그렇게 시간을 때우는 것도 한계가 있고

 

결국은 지쳐서 내가 비행기 게이트 앞에서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공항은 인터넷도 되지 않고 읽으려던 책도 짐으로 보내버려서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있자니 그런 모습에 

 

스스로 어색하해고 불안해하는 나를 발견했던 적이 있었다.

 

때로는 아무일, 아무 생각도 안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했으면서도

 

비록 짧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간 동안의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어쩌면 여유라는 것은 최대한 편안한 차림으로 제대로 잠자리에서 자야 다음날 개운해지는처럼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복잡한 일상을 벗어나고 또한 넉넉한 시간이 있어야만 누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힘들고 지쳐있을 때에는 잠깐의 쪽잠에도 몸과 정신이 개운해지고 맑아지는 것처럼

 

바쁜 일상 속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짧기는 하지만 충분히 누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사는 정말로 힘들어 어쩔 없는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만

 

잠깐의 여유조차 누리지 못할 정도로 힘들게 사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하여 정말로 여유를 누리지 못하는 것은 시간과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가짐의 문제이며 기회가 없는 것이 아니라

 

기회는 있지만 우리가 놓치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싶다.

 

 

 

마을 구경을 마치고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멀리로 트랙터 한대가 밭을 갈고 있고

 

안에 아버지와 아들인 운전하는 사람 옆에 꼬마 명이 앉아있다,

 

마치 전혀 사람 구경(?) 못하고 가는 나에게 여기도 사람이 살고 있어라고 알려주려 하다. 

 

언제고 한번쯤은 방문하고 싶었던 유럽의 시골마을,

 

엽서에 나오는 것만큼 아름답지는 않지만 충분히 아름답고

 

또한 기대 이상의 조용함과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을 간직한 마을. 

 

언제고 계획에 없는 낯 선 마을에서

 

한 나절을 보낼 수 있는 행운이 다시 한번 찾아 오기를 기대해 본다.

 

 


10, 20, 30일에 업데이트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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