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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11-05 조회수1,697 추천수13 반대(0)

권선징악(勸善懲惡), 사필귀정(事必歸正), 상선벌악(賞善罰惡), 결자해지(結者解之),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리적인 법칙에 맞는 말입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사회적인 합의에도 맞는 말입니다. 함무라비 법전, 십계명, 영국 대헌장(마그나 카르타), 세속 5, 모든 헌법과 법률은 상선벌악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결자해지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질서가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륜과 도덕을 보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렇게만 살아도 존경받는 사람이 됩니다. 그렇게 살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미국 텍사스주의 댈러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여성 경찰관이 실수로 4층인 남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본인의 집은 3층이었습니다. 4층의 주인은 거실에서 편하게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습니다. 자기 집이기 때문입니다. 여성 경찰관은 자기 집에 누가 있다고 생각했고, 집에 있던 사람에게 총격을 가했습니다. 평범하고, 모범적이었던 사람은 본인의 집에서 아무런 이유도 모르고 죽었습니다. 재판에서 당연히 잘못한 여성 경찰관은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죽은 남자의 동생이 재판정에 있었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남동생은 판사에게 한마디 하겠다고 신청했습니다. 남동생은 형의 죽음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형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경찰을 용서하겠다고 했습니다. 잘못을 뉘우치고 하느님을 믿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하늘나라에서 형도 용서할 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판사에게 형을 죽인 경찰을 안아봐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판사는 허락했고, 동생은 경찰을 안아 주었습니다. 순간 엄숙한 재판정은 숙연해졌고, 가해자인 경찰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울었습니다. 재판정에 있는 사람들 모두 울었으며, 증오와 심판의 재판정은 용서와 치유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인종차별의 재판이 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역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더 커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처벌과 심판은 질서를 유지하는 힘이 있지만, 증오와 원망은 남습니다. 용서와 포용은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있습니다. 재판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지만, 문제를 없애지 못합니다. 문제를 없애는 길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를 놓아버리는 겁니다. 용서와 포용은 쉽지 않습니다. 문제를 놓아버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물리 법칙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회의 질서와 규정을 따라왔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물리 법칙을 넘어서는 길을 제시하십니다. 사회의 질서와 규정을 뛰어넘은 길을 말씀하십니다. 용서와 사랑의 길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는 길입니다. 신앙은 꼭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옳고 그름을 가리는 분은 이미 계시니까요. 신앙은 하느님의 사랑을 몸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십시오. 그러나 서로 사랑하는 것은 예외입니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완성한 것입니다.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잘되리라, 후하게 꾸어 주고, 자기 일을 바르게 처리하는 이!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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