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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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말로는 누구나 하느님을 사랑한다고는 하지만, 글쎄요??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11-17 조회수1,098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 어쩌다가 그만 컨디션 문제로 교중미사에 가지 못했습니다. 사실 어제 토요일 저녁에 주일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예전에는 특전미사라고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특전미사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오늘 주일미사를 가지 않아도 되지만 사실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모를까 오늘 미사를 저녁에라도 드릴 수가 있다면 드려야 하는 게 맞다고 하는 게 제가 평소에 가진 소신이었습니다. 지극히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규정상으로는 주일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수 있지만 기분상 왠지 주일미사를 주일에 하지 않았을 때는 주일미사를 봉헌하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미사를 드릴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 한 저녁이라도 주일에 미사를 드리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침 오랜만에 차일피일 미루어져서 30년 세월 넘게 우연히 초등친구를 올해 제 축일에 만난 이후 만나지도 못해서 마침 친구가 다니는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친구랑 약속을 했습니다. 사실 친구는 자기 집 앞에 성당이 있지만 오늘 제가 만나기로 한 성당에 나옵니다. 어머니도 그렇다고 합니다. 그 사정을 말씀드리기가 좀 곤란합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자면 가톨릭 신앙에 침 뱉기라서 여기서는 좀 그렇네요. 그렇게 해서 성당에 저는 미사 시작 한 50분 전쯤에 도착했습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오늘 이 본당에서 미사를 드리면서 느낀점을 한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타 본당을 평가하고자 하는 뜻은 없습니다. 제가 다니는 본당이 아니라고 해서 남의 본당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사실 전세계 어는 곳에 있든 성당이라고 하면 다 같은 아버지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넓게는 자기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사람이 이런 말씀을 드리면 지나가는 개가 웃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성당을 아끼는 마음에 이런 제 속마음을 말씀드립니다. 한번 생각해보자는 뜻입니다. 비단 제가 지금 언급하고자 하는 것만 생각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 우리가 성당을 다니면서 나름 성당에 관심을 가지자는 게 제 의도입니다. 제가 이 성당의 특징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바로 어떤 성당인지 마산교구분들이면 다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도 생략하겠습니다.

 

그쪽 교우분님들의 프라이버시도 고려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성전에 들어가기 위해서 문을 열었습니다. 근데 순간 역한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후각이 어떤 질환으로 상당히 안 좋았습니다. 근데 지금은 제 코가 일명 개코라고 할 정도로 후각이 엄청 발달했습니다. 오늘 사실 미사를 봉헌하면서 저는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성전 내에 공기가 너무나도 혼탁했습니다. 제가 예전에도 여러 차례 이 본당에서 미사를 봉헌했지만 그런 일이 잘 없었습니다. 오늘 보니 환기를 할 수 있는 구조가 좀 힘든 구조였습니다.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요. 제가 봤을 때는 오늘 제가 성전에서 나는 역겨운 냄새의 원인은 환기를 잘 시키지 않아서 그럴 것 같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나올 때는 성전 입구를 활짝 열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봤을 때는 공간이라도 넓다면 좀 나을 텐데 공간도 좁은 데다가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구조라서 냄새가 심할 수 있을 겁니다. 원래 후각은 시각이 지나면 둔해지는 감각입니다. 근데 미사가 끝날 때까지 힘들었습니다. 이럴 땐 후각이 너무 예민한 것도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친구와 저녁을 먹고 헤어진 후 이걸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면서 한번 생각을 해봤습니다. 만약 이런 현상이 제 본당에서 일어났다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 될지 말입니다. 아무래도 일차적으로는 수녀님께 한번 말씀드리거나 주위에 성당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분께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겁니다.

 

성당은 어떤 공간이든지 하느님과 만나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런 게 어쩌면 사소한 일일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의 눈에는 하느님이 보이지 않으시지만 향긋한 냄새까지는 아니더라도 성전의 실내 공기가 역한 냄새가 나지는 않게 해야 미사를 참례하는 모든 분들이 좀 더 쾌적한 환경 속에서 은혜로이 미사를 드릴 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수많은 기도를 하면 하느님께서 귀여워하시겠지만 저는 수많은 기도, 많은 시간 성당을 위해 봉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성전에 떨어진 휴지를 보고도 그냥 지나친다면 말로써 많은 시간 동안 기도를 백번 드리는 것도 좋겠지만 그건 빈강정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걸 숱하게 봅니다.

 

차라리 울림없는 기도를 하는 것보다 하느님 집에 떨어진 휴지조각 하나 줍는 게 말로써 하는 기도보다도 더 훌륭한 기도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휴지 이야기가 나왔으니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젠 이 부분은 완전 포기했습니다. 예전에 어떤 신부님께도 건의를 해보고 했지만 건의가 먹히지 않아서 그냥 단념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언제 한번 유명한 가톨릭 카페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 뭔가 같이 공감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완전 저를 좀 별난 사람처럼 취급하길래 제가 그때 충격을 먹었습니다. 정말 제 상식으로서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냐 하면요 성전에 휴지가 떨어져 있어도 잘 줍지를 않는다는 겁니다. 이건 저희 본당만 그런 게 아니고요 제가 다른 성당을 봐도 그런 걸 여러 번 봤습니다.

 

처음에 개종 후에 영세를 받고 이런 일이 있을 땐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당연히 쓰레기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주웠습니다. 그때 사실 마음속으로는 사람이 실수로 이런 걸 흘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냥 무심코 흘렸습니다. 근데 이런 현상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그땐 정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성전에서 쓰레기가 발생하게 되었다면 자기 주머니 같은 곳에 두어서 나중에 처리를 하든지 해야지 그걸 성전 자리 주위에 놓고 간다는 게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나중에 처리할 거라고 생각하고 놓아두었지만 혹 자기도 모르게 깜박하고 갈 수도 있다는 것도 생각하면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근데 무엇보다도 이것도 이해를 한다고는 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아무리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외관상 보기 좋지 않기에 자기 옷 호주머니에 넣어서 나중에 버리게 된다면 성전에 깜박하고 놓고 나올 확률도 없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자기 옷에는 그런 걸 놓아두고 싶지 않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그러니 더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걸 한번 신부님께 말씀드리니 신부님도 답답하신지 그냥 베드로가 조금 희생해서 하면 되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저도 신부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의향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그냥 그런 거 완전 포기했습니다. 그냥 생각을 바꿨습니다. 그래 하느님께서 나에게 선행을 할 기회를 주신 거라고 생각을 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정말 하느님을 사랑한다면 이런 사소한 것에도 마음을 써야 될 것 같습니다. 큰일을 해야만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제가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객관적으로 그렇지 않겠느냐는 말씀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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