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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주님, 제 영혼의 눈을 뜨게 해주십시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11-19 조회수1,289 추천수2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주님, 제 영혼의 눈을 뜨게 해주십시오!

하느님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때가

(수난과 죽음의 순간)

서서히 다가왔습니다.

예수님의 발걸음은 약속된 장소

예루살렘으로 향해가고

올라가고 계셨습니다.

예루살렘을 40여킬로 남겨둔

예리코로 들어가시기 직전이었습니다.

예리코는 지구상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해저 258미터)

오아시스 도시로 유명합니다.

예수님 입장에서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이제 지상에서 예약된 당신 사명의

수행 기간이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최종 목적지 예루살렘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파악하고 계셨습니다.

예수님 머릿속에는 세속적인

왕권에 대한 욕심이나

세상 사람들의 환호나 열광,

승리에 찬 행군 따위는 조금도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버지의 뜻에 따라 쓰디쓴

고난의 잔을 피하지 않고

마시는 것, 끌려가는 한 마리

어린 양처럼 묵묵히 수난을

견디는 것, 죽음을 넘어서

부활의 영광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만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길가에 도열한 군중들은

전혀 다른 생각을 품고 예수님을

환영합니다.

유다인들은 구약 시대 자신들의

선조들이 주님의 권능에 힘입어,

마른 발로 요르단 강을 지나,

당시 적군들이 정복하고 있던

난공불락의 요새이자 성지(聖地)

예리코를 함락시켰던 사건을

회상했습니다.

군중들은 이제 예수님께서

다시한번 그 일을 몸소

수행하시리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전지전능한

세속적 왕권의 행사를 잔뜩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오랜 로마 제국으로부터의 압제나

허약한 헤로데 왕권을 단숨에

제압하고, 그토록 꿈꾸던 새로운 왕국,

초강대국 건설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그런 허황된 꿈이나 기대를

완전 개무시하십니다.

그분은 군중의 대대적이고

열광적인 환영 앞에 일말의

반응도 하지 않으십니다.

대신 당신 사랑의 눈길을

필요로 하는 한 가련한 인간을

바라보십니다. 삶 자체가

고통과 눈물로 가득했던

인간에게 다가가십니다.

군중들의 환호소리와

박수소리에 묻혀 가느다랗게

들려오던 한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십니다.

그 누구도 관심주지 않던

한 가련한 인간으로부터 들려오던

구원의 외침을 들으십니다.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루카 복음 1838)

예수님 당신을 환영하는

수많은 군중들의 요란한

환호 소리에는 귀를 막으시고,

구걸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한 눈먼 사람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셨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루카 복음 1841)

예수님께서는 수많은 군중들의

열광이나 엄청난 기적에 대한

헛된 기대, 세속적인 성공이나

승리보다, 지금 당신 눈앞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한 인간 존재를

눈여겨봐주시고, 돌봐주시는 것이

훨씬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눈먼 사람 입장에서 얼마나

은혜롭고 감사한 일이겠습니까?

수많은 군중들의 목소리를 제쳐두고

오직 내 절박한 목소리만을

귀담아들어주신 주님이 얼마나

나를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친히 물어봐주셨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아마 오늘도 주님께서는

가난하고 절박한 우리 각자를

눈여겨보실 것입니다.

간절히 외치는 오늘 내 목소리를

들으시고 우리에게 친히

다가오실 것입니다.

그리고 자상한 목소리로

물어보실 것입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사실 예리코에는 눈먼거지 뿐만 아니라

수많은 눈먼 이들이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은 그 수많은 눈먼 이들은

정작 자신들의 눈이 멀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도들을 포함해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 군중들이 아직도

새로운 눈, 신앙의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날에도 눈먼 이들은

도처에 널려있습니다.

아직도 예수님의 참된 실체와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

아직도 예수님으로부터 세속적인

기대만을 품고 있는 사람들,

결국 아직도 신앙의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은

또 다른 눈먼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눈만 뜨면

외쳐야겠습니다.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주님, 제 영혼의 눈을 뜨게 해주십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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