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11-16 조회수1,946 추천수11 반대(0)

40년 전에 이민 오신 분들과 식사하였습니다. 당시에는 미국과 한국의 차이가 엄청났다고 합니다. 미국은 동경과 꿈의 나라였다고 합니다. 꿈은 이루어졌고, 40년이 지났다고 합니다. 돌아보니 미국은 동경과 꿈의 나라였지만, 부단한 노력과 희생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언어를 배워야 했고, 새벽부터 일하셨다고 합니다. 배우자는 하느님 품으로 가셨고, 미국 땅에 묻혔다고 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40년의 삶이 절대 쉽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막 미국에서의 삶을 시작한 저에게 따뜻한 밥을 사 주고 싶으셨다고 합니다. 식사하면서 제게 앞으로 몇 년이나 있을지 물었습니다. 5년 정도 있을 예정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힘든데 5년씩이나 있으려고 하느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웃으면서 힘든 일 다른 분에게 맡기고 싶지 않아서요.’라고 대답했습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제게는 40년 전에 이곳에 오셨던 분처럼 미국이 동경과 꿈은 아니었습니다. 미국과 비교해서 한국에서의 삶이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저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면서 문득 구상 시인의 꽃자리라는 시가 생각났습니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엮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마음을 가지면 가시방석과 같은 자리도 꽃자리로 변하는 걸 보았습니다. ‘그럴 수가 있나라는 마음을 가지면 꽃자리도 가시방석으로 변하는 걸 보았습니다. 멀쩡하던 차가 엔진오일이 새고, 배터리도 갈아야 했고, 수리 비용이 눈물 날 정도로 나왔습니다. ‘그럴 수가 있나라는 마음이 생기니, 왜 하필 지금 이런 일이 생기는지 속이 상했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미국 땅에서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더 큰 사고를 미리 예방했다고 생각하니 비용도 그리 아깝지 않았습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꽃자리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1 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나의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의로움의 태양이 날개에 치유를 싣고 떠오르리라. 주님 앞에서 환호하여라. 세상을 다스리러 그분이 오신다. 그분은 누리를 의롭게, 백성들을 올바르게 다스리신다.” 하느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늘 꽃자리에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자비하심으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따라서 하느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본인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합니다.

 

2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에게 권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여러분에게 모범을 보여 여러분이 우리를 본받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듣자 하니, 여러분 가운데에 무질서하게 살아가면서 일은 하지 않고 남의 일에 참견만 하는 자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지시하고 권고합니다. 묵묵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벌어먹도록 하십시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고 합니다.

 

최선을 다하지만 때로 시련과 고통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박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셨습니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