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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13.“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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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글 2020년 3월 26일[(자) 사순 제4주간 목요일]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13 조회수424 추천수2 반대(0) 신고

 

마르 7, 24-30(연중 5 )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겐네사렛 지방에서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정결법에 대한 시비와 논쟁이 있은 뒤에, 그곳을 떠나 티로라는 이방인 지역으로 가셨습니다. 그곳에서 이방인 시리아 페니키아의 한 어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이 이방인 어머니는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박절하게 거절하셨습니다.

먼저 자녀들을 배줄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주는 것은 옳지 않다.”(마르 7,27)

 

 

 

자녀를 낫게 해달라고 간절히 매달리는 어머니에게 하신 예수님의 이 말씀은 참으로 매정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냥 거절한 것이 아니라, ‘로 취급되는 지독한 모욕과 경멸을 주기까지 합니다. 물론 여기서는 당시 유대인들이 이방인을 경멸하여 부르던 에 비유된 것이 아니라, 집에서 기르는 애완용 강아지에 비유된 것이지만, 그럼에도 냉혹하게 거절당한 것임에는 확실합니다.

우리는 종종 예수님의 이러한 냉혹한 처사에 당혹스럽고 저항감마저 생깁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이 냉혹한 처사는 대체 무엇을 말하는 걸까?

 

 

 

참으로 난감한 순간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간청이 단순히 거절당한 것만이 아니라 멸시와 모욕을 당하고 배신감마저 들면, 말할 수 없는 큰 상처와 절망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 순간이 한편으로는 믿음이 흔들리고 좌절되는 순간이지만, 동시에 신뢰와 믿음을 깊은 곳으로 이끌어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 순간, 이 어머니는 더 간절한 마음으로 간청합니다.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마르 7,28)

 

 

 

박절한 냉대와 무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간절하게 청하는 이 어머니의 겸손과 끈기와 믿음은 참으로 속이 저미도록 눈물겹습니다. 이 어머니는 자신을 강아지로 취급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진정으로 자격 없음을 고백합니다. 자신이 강아지 취급을 받는 이방인이지만, 그래서 메시아가 베푸는 구원과 생명의 식탁에 참여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주님의 무한한 자비의 부스러기를 입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자비를 간청합니다. 마치 백인대장이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집에 모실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하시면 제 하인이 낫겠습니다.”(마태 8,8)라고 고백했던 것처럼, 믿음으로 겸손하게 자비를 청했습니다.

그것은 마땅한 권리로서의 은혜가 아니라, 오로지 자비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먼저 자녀들이 먹을 같은 빵을 동시에 같은 상 아래에서 먹게 됩니다. 구원의 손길이 이방인에게도 번져간 것입니다.

사실, 이는 당시의 유대인들이 자신들만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구원을 받을 수 있고, 율법을 모르는 이방인들은 구원받을 수 없는 개로 여기던 선민사상을 파괴하는 일이었습니다. 곧 예수님의 보편적 구원의지가 드러난 일이었습니다. 이는 가히 혁명적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을 두고, 20세기를 빛낸 신학자인 칼 바르트는 하느님의 진정한 뜻이 드러난 계시사건이라 말합니다. 또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이 감히 하느님의 백성을 죄인과 의인으로 나눈 것에 대한 일침을 가한 사건이라고 말합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솟은기도-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주는 것은 옳지 않다(마르 7,27)

 

 

 

주님!

거절당하고 무시당했다고 여겨지는 바로 그때가, 부르심의 순간임을 알게 하소서!

그 순간이, 당신께서 저를 한 발짝 더 가까이 부르시는 순간임을 알게 하소서!

바로 그 순간에, 믿음과 사랑을 더 깊게 끌어당기심을 알게 하소서!

바로 그 순간에, 당신의 자비를 믿고 희망하기를 멈추지 않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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