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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그 유명한 백인대장의 신앙 고백에서 /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9-16 조회수1,099 추천수3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는 가끔 자신이 스스로 은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착각할 수도. 하느님께 청하는 기도가 당연히 나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허나 그러한 판단 여부는 오로지 하느님께서 온전히 판단하실 게다. 그 척도는 믿음이다. 그 은총을 받을 근거는 우리가 이웃에게 베푼 선행으로 파악된단다. 우리 실천을 하늘의 천사들이 기억하고, 그곳의 보물 창고에 잘 보관하니까.

 

우리가 받을 은총은 믿음 안에서만 충분히 커지리라. 카파르나움의 백인대장 노예가 병들어 죽게 되었는데, 그는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유다의 원로들을 그분께 보내어, 제발 오셔서 그를 살려 주십사고 청했다. “그는 선생님께서 이 일을 해 주실 만한 이입니다. 그는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에게 회당도 지어 주었습니다.” 그 백인대장의 청은 예수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고, 물론 당신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 사실 저는 상관 밑에 매인 사람입니다만 제게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리 가라 하면 가고 저리 오라 하면 또 옵니다. 물론 제 집의 노예에게도 예외는 없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에게 감탄하시며 말씀하셨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러한 믿음을 본 일이 없다.”(루카 7,1-10 참조)

 

그래서 백인대장의 청으로 심부름 왔던 이가 돌아가 보니, 그 병들어 죽게 된 종은 이미 건강한 몸이 되어 있었단다. 자신의 종인 노예를 살려 달라고 하는 백인대장의 그 인품은 참으로 훌륭해 보인다. 자신의 아들이 아닌, 한낱 종을 위해 예수님께 부탁을 하는 저 백인대장은 예수님에 대한 믿음도 너무도 강했나보다. 정말 그의 믿음은 깊었었다. 그분께서 얼마나 거룩하신 분인지를 제대로 아는 이는, 감히 예수님을 직접 모실 자격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리라.

 

우리는 어떤가? 잘났기에 주님 이름 부르며, 그저 그분 몸 모시는 게 아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우리를 주님께서 초대해 주시니,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일 게다. 백인대장은 비록 그가 데리고 있는 종이지만, 그 딱한 처지를 십분 헤아릴 줄 아는 이방인이었다. 자신을 위해 일하는 종이었지만 생명의 존엄성을 아는 이방인이다. 그는 예수님을 비롯해 모든 이에게 정말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교회는 이 백인대장의 청원을 전례 안에서 바친다.

 

예수님께서는 노예의 병을 고쳐 달라고 간곡히 청하는 로마 백인대장의 믿음을 칭찬하신다. 그는 예수님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기에 유다인의 원로들을 예수님께 보내었다. 또한 자신이 밑에 있는 이에게 시키면 시킨 대로 하듯, 예수님께서도 굳이 직접 오실 필요 없이 한 말씀만 하시라고 하는 것처럼, 그는 배려와 겸손을 몸에 배인 아주 경건한 이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라고 하시며 그를 칭찬하신다. 하느님께서는 공정하시다. 유다인, 이방인의 구별 없이 더 노력하는 이에게 더 큰 믿음을 상으로 담뿍 내리신다.

 

이 얼마나 정성어린 신앙고백인가? 우리는 성체성사로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실 때마다, 인품을 두루 갖춘 그 백인대장을 본받자. 우리는 주님으로부터 부름 받았다. 따라서 그 뜻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 또한 자신을 낮추어 예수님 마음을 움직이도록 고백해야 할 게다. ‘주님, 제 안에 당신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라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백인대장,노예,신앙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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