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3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9-11 조회수1,781 추천수9 반대(0)

텔레비전을 바꾸면서 전선 정리를 했습니다. 10년이 넘게 있었던 전선은 뽀얀 먼지가 가득했고, 선들은 엉켜 있었습니다. 텔레비전, 비디오, 인터넷, 케이블 수신기 등의 전선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습니다. 먼지를 털고 모든 선을 깔끔하게 정리하니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교통정리를 한 느낌이었습니다. 꽉 막히는 도로에 교통경찰이 수신호로 정리하면 금세 교통의 흐름이 원활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가야 할 길을 정리해 주십니다. 내가 남에게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라고 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은 거래하듯이 선행을 베풀지만, 빛의 자녀들은 손해를 볼지라도 선을 베풀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를 가주라고 하십니다. 겉옷을 달라면 속옷까지 주라고 하십니다. 학대하는 자를 위해서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니 우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고 하십니다.’

 

전선을 정리하면서 필요 없는 것들은 모두 버렸습니다. 아깝다고 필요 없는 선들을 남겨놓아서는 정리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비디오와 연결된 선을 모두 치웠고, 영상과 소리를 전달하는 선도 다 치웠습니다. 요즘 나오는 텔레비전은 그런 선들이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따르기 위해서 추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오늘 제1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을 다스리게 하십시오.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교회는 2000년 역사를 거치면서 교회 내부와 외부에서 거센 도전을 받았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적이 있었고, 세상의 가치와 세상의 기준으로 교회가 흘러간 적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교회는 내부에서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것은 깊은 산중에서 기도하던 수도자들의 힘이었습니다. 수도자들로부터 기도의 바람이 불었고, 영성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아빌라의 데레사, 로욜라의 이냐시오와 같은 성인들은 정체된 교회, 꽉 막힌 교회에 기도의 바람이 불게 하였습니다. 가난과 비움의 영성을 이야기했습니다. 교회는 막힌 혈관을 뚫을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개혁의 바람, 영성의 바람, 성령의 바람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피가 흘러야 합니다. 기도의 바람, 영성의 바람, 나눔의 바람은 불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은 살아있는 돌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 신앙인들이 가야 할 길을 명확하게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운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너희가 되질하는 만큼 그대로 너희도 받을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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