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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례성사] 세례성사를 통한 삶의 전환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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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호식 [ jpatrick ] 작성일2018-04-08

[빛과 소금] 세례성사를 통한 삶의 전환이란 무엇일까?

 

 

예수님은 마지막 예언자 요한을 통해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예수님은 공생활을 시작하면서 세례를 주지 않고 복음선포로 당신을 드러내셨다. 예수님은 구원의 “때가 차서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라고 공적으로 세상에 드러내신 것이다. 성령강림 사건 이후 예수님의 제자들에 의해 시작된 세례의 역사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꾸준히 변화되어 왔다. 313년에 콘스탄티누스가 종교의 자유를 선포하기 이전까지 교회는 디아스포라 형태를 갖고 있었으므로 작은 공동체의 모습이었지만 대단한 주목을 받았다.

 

1세기 교회 공동체는 대단한 열정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함으로써 종말론적이고 성령론적인 특징을 두드러지게 보였다. 초대교회에서는 예수님께서 다시 오신다는 종말론적 재림이 강하게 작용했기에 세례를 받음으로써 일반 사회와는 대조적인 삶을 선택해야 했던 것이다.

 

그리스도교 사상에서 회개란 선택된 공동체로 들어감을 뜻하며, 자신들의 공동체에서 지녔던 행동 양식을 끊어버려야 하는 것이다. 입문예식에 대해 2세기말경 로마에서 행했던 모습을 잘 표현한 히폴리투스의 「사도전승」(215년경)의 기록을 보면 세례는 삶의 전환적 변화를 위한 연결 고리이다. 세례 교육을 받으려는 사람들에게 공동체는 어떤 동기로 세례를 받으려고 하는지 먼저 묻는다. 그들은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원한다면 교회 공동체의 가르침과 위배되는 직업을 지녔을 경우 그 직업을 포기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교리교육을 받을 수 없었다. 세례를 받으려는 자는 3년의 교리교육 기간 동안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습을 실천해야했다. 세례 교육을 받은 자는 최종적인 단계에서는 품행에 대한 평가로서 공동체에 받아들여지기 위한 결정을 받는다. “그들이 교리교육 기간 동안 과부들을 돌보아 주었는지, 병자들을 방문했는지, 착한 일을 하였는지 살펴본 후 입교 예식을 할 수 있는지 결정한다.”(히폴리투스의 「사도전승」에서)

 

세례를 통한 삶의 전환은 전례 예식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2세기경 세례 예식에서 “예, 믿습니다.”라고 고백하기 전에 했던 “예, 끊어 버립니다.”라는 선언은 현재의 세례 예식의 순서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교회 공동체의 입문은 옛 생활을 청산하고 주님에 대한 믿음이라는 새로운 삶으로의 전환에 있다. 초대교회 시기는 그리스도교의 분파나 이단 종파에서 세례를 받은 것에 대한 유효성 논란이 많았다. 논쟁의 발단은 이들이 가톨릭교회에 들어올 때 다시 세례를 받아야 하는가의 여부였다. 교회의 입장에서는 세례의 본래 집전자는 그리스도이기에 사제나 주교는 이차 집전자이다. 따라서 세례의 유효성은 이차 집전자의 상태에 좌우되지 않고 삼위일체의 정식이라는 세례 집전 양식이 합당한가에 달려 있다. 이 절차에 따라 세례를 받은 사람은 가톨릭교회에 들어올 때 다시 세례를 받지 않고 단지 안수를 받음으로써 입문하게 된다.

 

따라서 한 번 받은 세례성사는 다시 받을 수 없듯이 세례를 받은 사람이 어떤 이유라 해도 세례가 무효되는 일은 없다. 예를 들어 어떤 스님이 과거에 세례를 받고 지금 불교에 귀의했어도 세례 무효로 인정받을 수는 없다. 무효가 되는 성사는 혼인성사와 성품성사에 한한다. 교회에서는 이혼이라는 말이 없다. 한 번 혼인성사를 받은 분이 갈라서서 다시 혼인하는 경우 애초의 혼인성사 무효를 인정받고 다시 혼인성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 가톨릭교회에서는 ‘세례의 유효성’이 의심되는 다양한 개신교 종파에서 세례를 받았다 하더라도 가톨릭 세례성사 예식을 다시 받도록 하고 있다. 세례의 유효성이란 성사에서 질료(質料)와 형상(刑象)에 대한 중요성이 있기에 반드시 물로 받은 세례만이 인정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대해 개신교에서 세례를 이미 받고 오신 분들에게 잘 설명할 필요가 있다. 세례성사는 교회의 입문성사로서 가톨릭교회 공동체 안에서 그리스도의 생명에 참여하는 새로운 삶으로의 탄생이기에 세례식에 기쁘게 참여하는 것이다.

 

[2018년 3월 25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인천주보 4면, 김일회 빈첸시오 신부(구월1동 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