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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병자성사] 병자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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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호식 [ jpatrick ] 작성일2017-06-07

병자성사

 

 

“여러분 가운데에 앓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교회의 원로들을 부르십시오. 원로들은 그를 위하여 기도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그에게 기름을 바르십시오.”(야고 5,14-15)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병자들에게 연민을 느끼시고, 그들의 여러 가지 병을 고쳐 주셨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모습은 자비로운 사랑의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고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주는 표징입니다. ‘앓는 이들을 고쳐주어라.’(마태 10,8 참조)는 주님의 말씀에 따라, 교회는 병자들을 보살피고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교회는 치유의 성사인 병자성사를 통하여 “수난하시고 영광을 받으신 주님께 병자들을 맡겨 드리며, 그들의 병고를 덜어 주시고 낫게 하여 주시도록 간청하는 한편, 병자들도 자기 자신을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에 자유로이 결합시켜 하느님 백성의 선익에 기여하도록 권고”(《가톨릭교회 교리서》 1499항)합니다. 중병이나 노쇠한 상태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위로와 평화와 용기를 주는 병자성사는 생명이 위급한 지경에 놓일 때만이 아니라, 질병이나 노쇠로 죽을 위험이 엿보이거나 병이 더 중해지는 경우, 또 중한 수술을 받기 전이나 급격히 쇠약해지는 노인들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성사는 세례 · 견진성사와 달리 여러 번 받을 수도 있습니다. 주교 또는 사제는 축성한 올리브 기름을 이마와 양손에 바르며, “주님께서는 주님의 자비로우신 사랑과 기름 바르는 이 거룩한 예식으로 성령의 은총을 베푸시어 이 병자를 도와주소서. 또한 이 병자를 죄에서 해방시키시고 구원해 주시며 자비로이 그 병고도 가볍게 해 주소서.”(《가톨릭 교회 교리서》 1513항)라고 기도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중병이나 노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영혼과 육체의 치유뿐 아니라, 죄의 용서까지도 이루어 주십니다. 병자성사는 특히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베풀어져야 합니다. 이 세상을 떠나려는 사람에게 베풀어지는 병자성사는 세례로 시작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마무리하면서 동시에 하느님 아버지의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준비를 돕는 것입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요한 6,54)라고 말씀하신 주님께 대한 믿음과 희망 안에서 성체를 모시도록 돕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무능과 한계, 유한성을 더 깊이 느끼게 만드는 질병과 고통, 죽음 앞에서 보통 두 가지 태도를 나타냅니다. 고뇌와 회피를 넘어 하느님께 실망과 원망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보다 성숙해지고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질병과 고통, 죽음의 순간을 맞이할 때 나는 어떠한 태도를 보여야 할까요?

 

[길잡이, 2017년 6월호, 조성풍 신부(사목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