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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막 메시지
  •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시작하며 교부들이 교황의 동의를 받아 모든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
    (1962년 10월 20일)
  • 모든 사람과 모든 민족에게 우리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가져다주시고 교회에 맡기신 구원과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기꺼이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 이를 위하여, 교황 요한 23세 성하의 소집 명령으로, 사도들의 후계자인 우리는 베드로의 후계자를 그 단장으로 하는 하나의 사도단을 이루어 예수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와 한마음으로 기도하며 여기에 모여 있습니다.
  •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이 빛납니다!
  • 이 회의에서, 성령의 인도를 받아, 우리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더욱더 충실해지도록 우리 자신을 쇄신하여야 할 방법을 찾고자 합니다. 우리는 현대인들에게 하느님의 진리를 온전히 순수하게 제시하여 그들이 진리를 알아듣고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 우리는 목자이므로, “우리 각자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않는 하느님을 더듬어 찾는”(사도 17,27 참조) 모든 사람의 요구를 채워 주고자 합니다.
  • 따라서 “교회를 티나 주름 같은 것 없이 당신 앞에 서게 하시며, 거룩하고 흠 없게 하시려고”1) 당신 자신을 죽음에 내어 주신 그리스도의 뜻에 순종하는 우리는, 주교인 우리 자신과 우리에게 맡겨진 양 떼의 쇄신에 온갖 심혈을 기울여, “하느님의 영광을 알아보도록”2) 우리 마음속에 빛을 비추어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스러운 얼굴을 만민에게 드러내야 할 것입니다.
  •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셨습니다
  •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시어 세상을 구원하시려고 당신 아들을 보내 주셨다고 믿습니다. 바로 당신 아들을 시켜 우리를 죄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시고, 그분을 내세워 만물을 당신과 화해시켜 주셨습니다. 곧 “그분 십자가의 피를 통하여 평화를 이룩하셨습니다.”3) 그래서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과연 우리는 그분의 자녀입니다”(1요한 3,1).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 주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생명으로 살아가며 하느님과 형제들을 사랑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하나 되게 하여 주십니다.
  •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는 결코 지상의 과제와 노고를 멀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바람과 사랑이 하느님이신 스승의 모범을 본받아 바로 그렇게 우리 형제에게 봉사하도록 우리를 재촉하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습니다”(마태 20,28). 따라서 교회도 지배가 아니라 봉사를 위하여 태어났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당신의 목숨을 내놓으셨으므로,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아야 합니다.4)
  • 더 나아가 공의회의 노력으로 신앙의 빛이 더더욱 강렬하고 찬란하게 빛나기를 희망하며 영성의 쇄신을 기대합니다. 거기에서 과학의 발전, 기술의 진보, 교육의 폭넓은 확산과 같은 인류의 복지에 도움이 되는 바람직한 계기가 마련될 것입니다.
  •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
  • 하늘 아래 있는 모든 나라에서 모인 우리는 우리에게 맡겨진 모든 사람의 시련, 영육의 곤경과 고통과 염원과 희망을 우리 마음속에 지니고 왔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겪고 있는 온갖 고뇌에 우리는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관심은 특히 더 낮고 더 가난하고 더 힘없는 사람들에게 쏠립니다. 그리스도를 따라 우리도 기아와 곤궁과 무지로 고통 받는 군중에게 연민을 느낍니다.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하여 아직도 인간답게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끊임없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 그러한 까닭에 앞으로 우리의 토론에서 인간 존엄성과 관련된 모든 것, 진정한 인간 공동체에 기여하는 것은 무엇이든 중시하겠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2코린 5,14). “자기 형제가 궁핍한 것을 보고 그에게 마음을 닫아 버리면, 하느님 사랑이 어떻게 그 사람 안에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1요한 3,17)
  • 두 가지 중요한 문제
  • 요한 23세 교황께서는 1962년 9월 11일 라디오 담화에서 두 가지 문제를 특별히 강조하셨습니다.
  • 먼저, 민족들 간의 평화에 관한 문제입니다. 전쟁을 싫어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평화를 간절히 열망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참으로 모든 사람의 어머니인 교회는 그 누구보다도 평화를 염원합니다. 교회는 교황들의 목소리를 통하여 평화에 대한 사랑, 평화에 대한 의지를 끊임없이 널리 선포하여 왔으며, 언제나 평화를 위한 모든 진지한 노력에 온 마음으로 협력하여 왔습니다. 교회는 민족들의 화합을 위하여 그리고 상호 협력과 존중을 위하여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 공의회 자체가 다양한 인종과 민족과 언어를 가진 형제적 사랑의 공동체임을 드러내는 놀라운 증거이며 가시적인 표징이 아니겠습니까? 인종과 민족이 어떠하든, 모든 사람은 다 형제라고 우리는 고백합니다.
  • 또한 교황 성하께서는 사회 정의를 촉구하십니다. 회칙 「어머니요 스승」에 제시된 가르침은 교회가 현대 세계에서 불의와 불평등을 고발하고 참된 가치 체계를 회복하여 복음의 원리에 따라 인간의 삶이 더욱 인간답게 되도록 할 필요가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 줍니다.
  • 성령의 힘
  • 우리에게는 참으로 인간적인 힘도 현세적인 권력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약속하신 하느님의 성령의 힘에 대한 신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목자들인 우리는 우리 형제들만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형제와 선의의 모든 사람에게 봉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원하십니다.”5) 이 세상에 더욱 정의롭고 더욱 형제적인 사회를 건설하기 위하여 모든 사람이 우리와 함께 협력하여 주시기를 겸허하고 열렬하게 호소합니다. 사랑을 통하여 이미 어느 모로 하느님 나라가 지상에서 영원한 하느님 나라의 그림처럼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하느님의 계획입니다.
  • 분명히 놀랍기는 하지만 언제나 드높은 도덕률에 부합하지는 않는 과학의 진보 자체에서 일어나는 위협 때문에 세상은 아직도 갈망하던 평화와는 거리가 멉니다. 이 세상 한복판에 유일하신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커다란 희망의 빛이 비치기를 빕니다.6)
  • 헌장
  •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 하느님의 종들의 종 바오로 주교는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과 더불어 영구적인 기록으로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을 공포한다.
  •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부활 축일을 어떤 주일에 고정시켜서 안정된 달력을 만들자는 많은 이들의 원의를 중시하면서, 새로운 달력 도입에서 파생될 수 있는 온갖 문제들을 진지하게 숙고하여,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 교황 성하께서는,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이 승인한 내용에 따라, 예고 기간을 1964년 2월 16일 사순 제1주일까지로 결정하였다. 이 기간에 교황 성하께서는 이 헌장의 새로운 결정들의 시행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실 것이다. 그러므로 이때가 되기 전에는 누구도 이 새로운 결정들을 자기 명의로 시행할 수 없다.
  • 서론
  • [전례헌장] 1. 거룩한 공의회(Sacrosanctum Concilium)는 신자들 사이에서 그리스도교 생활을 나날이 발전시키고, 변경할 수 있는 그 제도들을 우리 시대의 요구에 더 잘 적응시키고,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의 일치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증진하고, 또 모든 이를 교회의 품으로 부르는 데에 이로운 것은 무엇이든 강화하려고 하므로, 특별히 전례의 쇄신과 증진을 위한 배려도 자기 소임으로 여긴다.
  • ○ 2. 교회 신비 안의 전례 위치
  • [전례헌장] 2. 실제로 전례를 통하여, 특히 거룩한 성찬의 희생 제사에서 “저희의 구원이 이루어지므로”,1) 전례는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신비와 참교회의 진정한 본질을 생활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는 데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다. 교회의 특성은 인간적인 동시에 신적이며,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을 지니고, 열렬히 활동하면서도 관상에 전념하고, 세상 안에 현존하면서도 다만 나그네인 것이다. 이렇게 교회 안에서 인간적인 것은 신적인 것을 지향하고 또 거기에 종속되며,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활동은 관상을, 현존하는 것은 우리가 찾아가는 미래의 도성을 지향한다.2) 그러므로 전례는 교회 안에 있는 이들을 날마다 주님 안에서 성전으로, 성령 안에서 하느님의 거처로 세우며,3) 그리스도의 완전성에 도달할 때까지 그렇게 한다.4) 전례는 동시에 놀라운 방법으로 그들에게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힘을 북돋워 주고 또 그렇게 하여 교회를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민족들을 향하여 세워진 깃발로 보여 준다.5) 그 깃발 아래 하느님의 흩어져 있는 자녀들이 하나로 모여,6) 마침내 한 우리에서 한 목자 아래 있게 될 것이다.7)
  • ○ 3. 전례 헌장과 다른 예법들
  • [전례헌장] 3.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전례의 증진과 쇄신에 대한 다음의 원칙들을 상기시키고 실천 규범들을 제정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원칙들과 규범들 가운데에는 로마 예법과 모든 다른 예법에도 적용할 수 있고 또 적용하여야 할 어떤 것들이 있다. 그렇지만 다음의 실천 규범들은, 바로 사안의 본질상 다른 예법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대한 것이 아니면, 오로지 로마 예법에 관련되는 것으로 알아들어야 한다.
  • ○ 4. 합법적으로 인정된 모든 예법의 존중
  • [전례헌장] 4. 끝으로, 전통을 충실히 따르는 거룩한 공의회는 어머니인 거룩한 교회가 합법적으로 인정된 모든 예법을 동등한 권리와 영예로 존중한다고 선언하며 이 예법들이 앞으로도 보존되고 온갖 방법으로 증진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건전한 전통의 정신에 따라 신중하게 완전히 재검토되어, 새로운 힘으로 현대의 상황과 요구에 부응하게 되기를 바란다.
  • 제 1 장 거룩한 전례의 쇄신과 증진을 위한 일반 원칙
  • I. 거룩한 전례의 본질과 교회 생활에서 차지하는 그 중요성
  • [전례헌장] 5.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원하시며”(1티모 2,4)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지만”(히브 1,1), 때가 차 당신의 아들 곧 사람이 되신 말씀을 보내시고 성령으로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고쳐 주도록8) “육신과 영혼의 의사”9)가 되고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개자가 되게 하셨다.10) 그분의 인성이 말씀의 위격과 결합되어 우리 구원의 도구가 되신 것이다. 그리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화해의 완전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우리가 하느님께 충만한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11)
  • 인간을 구원하고 하느님께 완전한 영광을 드리는 이 일은 구약의 백성 안에서 하느님의 위업으로 준비되었으며,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 특히 당신의 복된 수난과 저승에서 살아나신 부활과 영광스러운 승천의 파스카 신비, “당신의 죽음으로 저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저희 생명을 되찾아 주신”12) 그 신비를 통하여 성취하셨다. 왜냐하면 십자가에서 잠드신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온 교회의 놀라운 성사가 솟아 나왔기 때문이다.13)
  • ○ 6. 전례 안에서 실현되는 교회의 지속적인 구원 활동
  • [전례헌장] 6.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성부에게서 파견되신 것처럼 그렇게 그리스도께서도 성령으로 충만한 사도들을 파견하시어,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며14) 하느님의 아들께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를 사탄의 권세와 죽음에서 해방시키시고15) 아버지의 나라로 옮겨 주셨다는 소식을 알리게 하셨을 뿐 아니라, 그들이 선포하는 구원 활동을 모든 전례 생활의 중심인 희생 제사와 성사들을 통하여 수행하게 하셨다. 그래서 세례를 통하여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에 결합되어,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함께 묻히고, 함께 부활하며,16) 입양의 성령을 받아 그 성령 안에서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하고 외치며”(로마 8,15), 또 그렇게 하여 하느님 아버지께서 찾으시는 참된 예배자가 된다.17) 이와 비슷하게, 주님의 만찬을 먹을 때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선포한다.18) 그래서 교회가 세상에 나타난 성령 강림 날에, “베드로의 말을 받아들인 이들은 세례를 받았다.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며…… 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 얻었다”(사도 2,41-42.47 참조). 그때부터 교회는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기 위하여 한데 모이기를 결코 게을리 한 적이 없었다.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루카 24,27) 읽고, “그분 죽음의 승리와 개선을 재현하는”19) 성찬례를 거행하고, 동시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선물을 주시는 하느님께”(2코린 9,15) 감사를 드리고, 성령의 힘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고 있다”(에페 1,12)
  • ○ 7. 전례 안의 그리스도의 현존
  • [전례헌장] 7. 이토록 큰일을 완수하시고자 그리스도께서는 언제나 교회에, 특별히 전례 행위 안에 계신다. 그리스도께서는 미사의 희생 제사 안에 현존하신다. “당신 친히 그때에 십자가에서 바치셨던 희생 제사를 지금 사제들의 집전으로 봉헌하고 계시는 바로 그분께서”20) 집전자의 인격 안에 현존하시고, 또한 특히 성체의 형상들 아래 현존하신다. 당신 능력으로 성사들 안에 현존하시어, 누가 세례를 줄 때에 그리스도께서 친히 세례를 주신다.21) 당신 말씀 안에 현존하시어, 교회에서 성경을 읽을 때에 당신 친히 말씀하시는 것이다. 끝으로, 교회가 기도하고 찬양할 때에,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마태 18,20)고 약속하신 바로 그분께서 현존하신다.
  • 참으로 하느님께서 완전한 영광을 받으시고 사람들이 거룩하게 되는 이 위대한 행위에서, 그리스도께서는 가장 사랑하시는 당신 신부인 교회를 언제나 당신과 결합시키시며, 교회는 자기 주님을 부르며 또 주님을 통하여 영원하신 아버지께 예배를 드린다.
  • 그러므로 전례는 당연히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수행하는 것이다. 전례 안에서 인간의 성화가 감각적인 표징들을 통하여 드러나고 각기 그 고유한 방법으로 실현되며, 그리스도의 신비체, 곧 머리와 그 지체들이 완전한 공적 예배를 드린다.
  • 따라서 모든 전례 거행은 사제이신 그리스도와 그 몸인 교회의 활동이므로 탁월하게 거룩한 행위이다. 그 효과는 교회의 다른 어떠한 행위와 같은 정도로 비교될 수 없다.
  • ○ 8. 지상 전례와 천상 전례
  • [전례헌장] 8. 우리는 이 지상의 전례에 참여하며 나그네들인 우리가 걸어 나아가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에서 거행되는 천상 전례를 미리 맛본다. 그곳에서는 그리스도께서 지성소와 참다운 성막의 사제로서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아 계신다.22)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주님께 영광의 찬미가를 부르며, 성인들을 기억하고 공경하면서 그들의 친교에 참여하기를 바라며, 구세주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생명으로 나타나시고 우리도 그분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날 때까지, 우리는 그분을 기다린다.23)
  • ○ 9. 전례가 교회의 유일한 활동은 아니다
  • [전례헌장] 9. 거룩한 전례가 교회 활동의 전부는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전례에 나아갈 수 있게 되기 전에 먼저 신앙과 회개로 부름 받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믿지 않는 분을 어떻게 받들어 부를 수 있겠습니까? 자기가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로마 10,14-15).
  • 그러므로 교회는 믿지 않는 이들에게 구원의 소식을 선포하여, 한 분이신 참하느님과 그분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자신의 길에서 회개하고 참회를 하게 한다.24) 그리고 믿는 이들에게는 언제나 신앙과 참회를 권고하여야 하고, 더 나아가서 성사들을 받도록 준비시켜야 하고, 그리스도께서 명령하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고,25) 애덕과 신심과 사도직의 모든 활동으로 그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러한 활동으로 그리스도 신자들은 이 세상에 매인 것이 아니라 오로지 세상의 빛이 되고 사람들 앞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린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나야 한다.
  • ○ 10. 전례는 교회 생활의 정점이며 원천이다
  • [전례헌장] 10. 그러나 전례는 교회의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동시에 거기에서 교회의 모든 힘이 흘러 나오는 원천이다. 왜냐하면 사도직 활동의 목적이 신앙과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 모든 이가 한데 모여 교회 한가운데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희생 제사에 참여하고 주님의 만찬을 먹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그러기에 전례는 신자들이 “파스카 성사로 힘을 얻어 그 사랑 속에 한마음이 되도록”26) 촉구하고, “신앙으로 받은 세례성사의 신비를 실천하도록”27) 기도하며, 주님과 인간의 계약이 성찬례에서 새로워져 신자들을 그리스도에 대한 열렬한 사랑으로 이끌고 불타오르게 한다. 그러므로 전례에서, 특히 성찬례에서, 마치 샘에서처럼, 은총이 우리에게 흘러들고, 또한 교회의 다른 모든 활동이 그 목적으로 추구하는 인간 성화와 하느님 찬양이 가장 커다란 효과로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 ○ 11. 개인의 자세
  • [전례헌장] 11. 그러나 이렇게 완전한 효과를 거두려면, 신자들이 올바른 정신 자세로 거룩한 전례에 참석하여, 자기 마음을 목소리에 맞추어, 천상 은총을 헛되이 받지 않도록28) 은총에 협력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거룩한 목자들은 전례 행위에서 유효하고 정당한 거행을 위한 법규를 준수할 뿐 아니라 신자들이 잘 알고 능동적으로 또 효과적으로 전례에 참여하도록 돌보아야 한다.
  • ○ 12. 전례와 개인 기도
  • [전례헌장] 12. 그렇지만 영성 생활은 오로지 거룩한 전례의 참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그리스도인은 공동으로 기도하도록 부름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또한 자기 골방에 들어가 보이지 않는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여야 하며,29) 더욱이 사도의 가르침에 따라 끊임없이 기도하여야 한다.30) 예수님의 죽음을 언제나 우리 몸에 지니고 다녀 우리의 죽을 몸에서 예수님의 삶이 드러나도록 하여야 한다고31) 우리는 같은 사도에게서 배운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사의 희생 제사에서 주님께 “거룩한 제물의 봉헌을 받아들이시어, 저희 자신도 영원한 제물”이 되게 하여 주시도록 기도한다.32)
  • ○ 13. 전례와 신심 행위
  • [전례헌장] 13. 그리스도교 백성의 신심 행위는 교회의 법률과 규범에 부합하는 한 적극 장려되며, 특히 사도좌의 명령에 따라 이루어질 때에 그러하다.
  • 또한 주교들의 명령에 따라 그리고 합법적으로 승인된 관습이나 예식서에 따라 거행되는 개별 교회의 거룩한 행위는 특별히 존중된다.
  • 그러나 거룩한 전례는 그 본질상 이러한 신심 행위를 훨씬 앞서 가는 것이므로, 전례 시기를 고려하여, 그러한 행위들은 어느 모로든 전례에서 이끌어 내고 백성을 전례로 이끌어들여 전례와 조화를 이루도록 마련되어야 한다.
  • II. 전례 교육과 능동적 참여의 촉진
  • [전례헌장] 14. 어머니인 교회는 모든 신자가 전례 거행에 의식적이고 능동적이고 완전한 참여를 하도록 인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한 참여는 전례 자체의 본질에서 요구되는 것이다. “선택된 겨레, 임금의 사제, 거룩한 민족, 하느님의 소유가 된 백성”인(1베드 2,9; 2,4-5 참조) 그리스도인은 세례의 힘으로 그 참여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
  • 거룩한 전례의 쇄신과 증진에서는 온 백성의 완전하고 능동적인 참여를 위하여 최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한 참여는 신자들이 거기에서 실제로 그리스도 정신을 길어 올리는 첫째 샘이며 또 반드시 필요한 샘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영혼의 목자들은 모든 사목 활동에서 마땅한 교육을 통하여 이를 성실히 추구하여야 한다.
  • 그러나 이러한 참여가 실현될 수 있도록 먼저 영혼의 목자들이 전례의 정신과 힘에 완전히 젖어들고 또 전례의 스승이 되지 못한다면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으므로, 무엇보다도 성직자의 전례 교육에 대한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 ○ 15. 전례 교수 양성
  • [전례헌장] 15. 신학교, 수도자 신학원, 대학 신학부에서 거룩한 전례학을 가르치도록 임명된 교수들은 자기 임무를 위하여 이러한 특수 목적으로 설치된 교육 기관에서 제대로 훈련을 받아야 한다.
  • ○ 16. 전례 교육
  • [전례헌장] 16. 거룩한 전례에 관한 학문은 신학교와 수도자 신학원의 필수 전공 과목이어야 하고, 대학 신학부에서는 주요 과목이어야 하며, 또한 신학, 역사, 영성, 사목, 법률의 측면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더 나아가서 다른 학과들, 특히 교의 신학, 성경, 영성 신학, 사목 신학의 교수들은 각 과목의 고유한 내적 요구에 따라 그리스도의 신비와 구원 역사를 밝혀, 거기에서부터 그 학과들과 전례의 관련성 그리고 사제 양성의 일관성을 명백히 제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 ○ 17. 사제 후보자의 전례 교육
  • [전례헌장] 17. 성직자들은 신학교와 수도자 신학원에서 거룩한 예식들을 이해하고 거기에 온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적당한 지도를 받고 또 거룩한 신비의 거행 자체와 거룩한 전례 정신에 젖은 다른 신심 행위를 통하여 영성 생활의 전례 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한 전례 법규를 준수하도록 배워 신학교와 수도자 신학원의 생활이 완전히 전례 정신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 ○ 18. 사제들의 전례 교육
  • [전례헌장] 18. 주님의 포도밭에서 이미 일하고 있는 사제들은 재속 사제이든 수도 사제이든 적절한 모든 수단의 도움을 받아, 거룩한 예식 안에서 수행하는 것들을 언제나 더욱 충분히 이해하고 전례 생활을 해 나가며, 자기에게 맡겨진 신자들과 함께 그 삶을 나누어야 한다.
  • ○ 19. 신자들의 전례 교육
  • [전례헌장] 19. 영혼의 목자들은 부지런히 또 꾸준히 신자들의 전례 교육에 힘써, 그들의 연령, 신분, 생활 방식, 종교적 교양의 정도에 따라, 내적 외적으로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 그럼으로써 목자들은 하느님 신비의 충실한 분배자로서 주요 임무의 하나를 완수하는 것이다. 또한 목자들은 이러한 일에서 말로만이 아니라 모범으로도 자기 양 떼를 이끌어야 한다.
  • ○ 20 .시청각 매체와 전례
  • [전례헌장] 20.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을 통한 거룩한 예식의 중계는, 특히 미사 성제의 거행에 관한 중계는 주교가 이 임무를 위하여 지명한 적절한 인물의 지도와 보증으로 신중하게 또 품위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 III. 거룩한 전례의 쇄신
  • [전례헌장] 21. 거룩한 어머니인 교회는 그리스도교 백성이 거룩한 전례에서 풍성한 은총을 더욱 확실히 받도록 전례 자체의 전면 쇄신을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전례는 신적 제정으로서 변경할 수 없는 부분과, 변경할 수 있는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으로, 전례 자체의 가장 깊은 본질에 잘 부합되지 못하는 것들이 그 안에 잘못 끼여들었거나 또는 덜 적합해진 것들이 있다면 바꿀 수 있고 바꾸어야 한다.
  • 그러나 이러한 쇄신에서 전례문과 예식은 그것이 뜻하는 거룩한 것들을 더욱 분명하게 표현하도록 정리되어야 한다. 또한 그리스도교 백성이 될 수 있는 대로 그것들을 쉽게 깨닫고, 공동체 고유의 전례 거행에 온전히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한층 더 일반적인 이 규범들을 제정한다.
  • 가) 일반 규범
  • ○ 22. 전례 규정은 교계의 권한
  • [전례헌장] 22. 1) 거룩한 전례를 규정하는 것은 오로지 교회의 권위에만, 곧 사도좌와 법 규범에 따라 주교에게 매여 있다.
  • 2) 법으로 허용된 권한에 따라 일정한 범위 안에서 전례에 관한 규정은 합법적으로 구성된 다양한 관할 지역 주교회의에도 달려 있다.*
  • 3) 그러므로 다른 그 누구도 비록 사제일지라도 결코 자기 마음대로 전례에 어떤 것을 더하거나 빼거나 바꾸지 못한다.
  • ○ 23. 전통과 진보
  • [전례헌장] 23. 건전한 전통을 보존하면서 올바른 진보의 길을 열어 가려면 재검토할 전례의 각 부분에 대하여 면밀한 신학적 역사적 사목적 연구가 언제나 선행되어야 한다. 그 위에 전례 정신과 구조의 일반 법칙은 물론 최근의 전례 쇄신과 여러 곳에 부여된 특전에서 나오는 경험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회에 참으로 확실한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개혁을 하지 말아야 하며, 새로운 형식들이 기존 형식들에서 유기적으로 어떻게든 발전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또한 될 수 있는 대로 인접 지역들 사이의 예식에 두드러진 차이가 나지 않도록 삼가야 한다.
  • ○ 24. 성경과 전례
  • [전례헌장] 24. 성경은 전례 거행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독서들을 봉독하고 강론으로 해설하고 시편을 노래하며, 성경의 영감과 감동에서 전례의 간구와 기도와 성가가 울려 퍼지고, 또한 전례 행위와 표징들이 성경에서 그 의미를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룩한 전례의 쇄신과 발전과 적응을 촉진하려면, 동방과 서방 예법들의 전통이 증명하는 대로, 성경에 대한 저 감미롭고 생생한 애정을 증진하여야 한다.
  • ○ 25. 예식서의 개정
  • [전례헌장] 25. 예식서들이 무엇보다 먼저 개정되어야 한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전문가들을 동원하고 주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 나) 교계와 공동체의 고유 행위로서 전례의 특성에 따른 규범
  • [전례헌장] 26. 전례 행위는 사적인 행위가 아니라 “일치의 성사”인 교회, 곧 주교 아래 질서 있게 모인 거룩한 백성인 교회의 예식 거행이다.33)
  • 그러므로 이 행위는 교회의 몸 전체에 관련되고 그 몸을 드러내며 영향을 끼친다. 교회의 각 지체는 위계와 임무와 실제 참여의 차이에 따라 각기 다른 모양으로 관여한다.
  • ○ 27. 공동체 거행의 우위
  • [전례헌장] 27. 예식이 그 고유한 본질에 따라 많은 신자들의 참석과 능동적인 참여와 더불어 공동 거행으로 이루어질 때마다, 될 수 있는 대로, 이 공동 거행이 개별적이고 거의 사적인 거행보다 낫다는 것을 강조하여야 한다.
  • 그것은 특히 미사 거행과 성사 집전에 해당된다. 다만 모든 미사의 공적 사회적 본질은 언제나 보존된다.
  • ○ 28. 전례 거행의 임무
  • [전례헌장] 28. 전례 거행에서는 누구나 교역자든 신자든 각자 자기 임무를 수행하며 예식의 성격과 전례 규범에 따라 자기에게 딸린 모든 부분을 또 그것만을 하여야 한다.
  • [전례헌장] 29. 또한 복사, 독서자, 해설자와 성가대원은 진정한 전례 봉사 직무를 수행한다. 따라서 그들에게 하느님의 백성이 당연히 요구하는 이토록 위대한 봉사 직무에 맞갖은 그러한 깊은 신심과 바른 질서로 자기 임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 그러므로 그들이 전례 정신을 자기 나름으로 열심히 익히고 자기 역할을 바르게 제대로 수행하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 ○ 30.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
  • [전례헌장] 30. 능동적 참여를 증진하도록, 백성의 환호, 응답, 시편 기도, 따름 노래, 성가와 함께 행동이나 동작과 자세를 중시하여야 한다. 또한 거룩한 침묵도 제때에 지켜야 한다.
  • [전례헌장] 31. 예식서의 개정에서는 예규에 신자들의 역할을 마련하도록 진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 32. 전례와 사회적 신분
  • [전례헌장] 32. 전례에서는, 전례의 임무와 성품에서 나오는 구별 그리고 전례법의 규범에 따라 국가 권위에 주어지는 영예 이외에는, 의전에서든 겉 치레에서든 어떤 개인의 지위나 신분도 인정하지 않는다.
  • 다) 전례의 교육적 사목적 특성에 따른 규범
  • [전례헌장] 33. 거룩한 전례는 주로 존엄하신 하느님에 대한 예배이지만, 신자 백성에 대한 풍부한 교육도 포함하고 있다.34) 왜냐하면 전례 안에서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며 그리스도께서 여전히 복음을 선포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백성은 하느님께 때론 노래로 때론 기도로 응답한다.
  • 더욱이 그리스도로서 회중을 지휘하는 사제가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는 거룩한 백성 전체와 둘러선 모든 이의 이름으로 바쳐진다. 그리고 거룩한 전례에서 볼 수 없는 신적 사물을 표시하고자 사용하는 가시적 표징들은 그리스도께서 또는 교회가 선택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를 가르치려고 기록된 것”(로마 15,4)을 봉독할 때만이 아니라 교회가 기도하거나 노래하거나 행동할 때에도 참여자들의 신앙이 길러지고 하느님께 마음이 들어 높여져, 하느님께 마땅한 예배를 드리고 하느님의 은총을 더욱 풍부히 받게 한다.
  • 그러므로 개혁을 할 때에는 다음의 일반 규범들이 준수되어야 한다.
  • ○ 34. 예식의 조화
  • [전례헌장] 34. 예식은 고귀한 단순성으로 빛나야 하고, 간단 명료하여야 하고, 쓸데없는 반복을 삼가야 하며, 신자들의 이해력에 맞추어 전체적으로 많은 설명이 필요 없게 하여야 한다.
  • ○ 35. 성경, 설교, 전례적 교리 교육
  • [전례헌장] 35. 전례 안에서 예식과 말씀이 긴밀히 결합되어 있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나도록,
  • 1) 전례 거행에 더 풍부하고 더 다양하고 더욱 적합한 성경 봉독이 마련되어야 한다.
  • 2) 강론은 전례 행위의 한 부분이므로, 예식이 허락한다면, 더 알맞은 자리가 예규에도 명시되어야 한다. 또한 설교의 직무는 가장 충실하고 바르게 이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설교는 주로 성경과 전례의 샘에서 길어 올려야 한다. 이는 구원의 역사 곧 그리스도의 신비 안에서 이루어진 하느님의 놀라운 일들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 신비는 우리 가운데에 특히 전례 거행 안에 언제나 현존하고 또 작용한다.
  • 3) 전례의 더 직접적인 교리 교육도 모든 방법으로 깊이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예식 자체 안에서 사제나 관련 봉사자가, 오로지 더 적절한 때에만, 미리 쓰여진 말이나 비슷한 말로 짤막한 권고를 하도록 준비하여야 한다.
  • 4) 말씀 전례는 대축일 전야에, 대림 시기와 사순 시기의 어떤 평일에, 그리고 주일과 축일에, 특히 사제가 없는 곳에서 장려되어야 한다. 그러한 경우에는 부제나, 주교에게서 위임을 받은 다른 사람이 인도하여야 한다.
  • ○ 36. 전례 언어
  • [전례헌장] 36. 1) 라틴어의 사용이, 특수법은 유지되지만, 라틴 예법에서 보존되어야 한다.
  • 2) 그러나 미사 또는 성사 집전 또는 전례의 다른 부분에서 드물지 않게 모국어의 사용이 백성에게 크게 유익할 수 있으므로, 더 많은 여지가 거기에 부여될 수 있다. 주로 독서, 권고, 어떤 기도문과 노래에서, 이 일에 관하여 다음 장들에서 낱낱이 세워지는 규범에 따라 그러할 수 있다.
  • 3) 이러한 규범을 준수하며, 관할 지역의 교회 권위는 제22항 2)의 규정에 따라, 또한 사정이 요구한다면, 동일 언어를 사용하는 인접 지역 주교들과 협의를 가져, 모국어의 사용과 방법에 대하여 결정하고, 사도좌의 승인 또는 추인을 받아야 한다.
  • 4) 전례에서 사용할 라틴어 본문의 모국어 번역은 위 규정에 따라 관할 지역 교회 권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 라) 민족의 특성과 전통에 대한 적응 규범
  • [전례헌장] 37. 교회는 신앙이나 공동체 전체의 선익에 관련되지 않는 일에서, 엄격한 형식의 통일성을 적어도 전례에서는 강요하고자 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러 민족과 인종의 정신적 유산과 자질을 계발하고 향상시킨다. 그리고 민족들의 풍습에서 미신이나 오류와 끊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아니면 무엇이든 호의로 존중하고, 또 할 수 있다면, 고스란히 보존하며, 더욱이 참되고 올바른 전례 정신에 부합하기만 하면 때때로 전례 자체에 받아들인다.
  • [전례헌장] 38. 로마 예법의 실질적 통일성이 보존된다면, 여러 집단, 지역, 민족 들을 위하여, 특히 선교 지역에서는, 정당한 다양성과 적응의 여지가 남겨져야 한다. 예식서들을 개정할 때에도 그러하다. 이는 예식의 구성과 예규 작성에서도 적절히 유의하여야 한다.
  • [전례헌장] 39. 예식서들의 표준판에 제시된 한계 안에서, 특히 성사들의 집전, 준성사, 행렬, 전례 언어, 성음악과 성미술에 관한 적응들을 결정하는 것은 제22항 2)의 규정에 따라 관할 지역 교회 권위의 소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헌장에 있는 근본 규범에 따라야 한다.
  • ○ 40. 교구와 본당 사목구의 전례 적응 절차
  • [전례헌장] 40. 그러나 다양한 지역과 환경에서 전례의 더 깊은 적응, 따라서 더 어려운 적응이 요구될 때에는,
  • 1) 제22항 2)의 규정에 따라 관할 지역 교회 권위는 이 일에서 무엇을 각 민족의 전통과 특성에서 적절히 하느님 예배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진지하고 신중하게 숙고하여야 한다. 유익하다거나 필요하다고 판단된 적응들은 사도좌에 제출하여 그 동의에 따라 도입하여야 한다.
  • 2) 그러나 적응이 반드시 주도면밀하게 이루어지도록, 관할 지역 교회 권위는 사도좌에서 특별 권한을 받아, 사정에 따라, 적응에 적절한 어떤 단체 안에서 일정 기간 필요한 예비 실험을 허용하고 지도하여야 한다.
  • 3) 전례 법규는 흔히 적응과 관련하여 특히 선교 지역에서 특수한 어려움들이 따르므로, 관련 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이 그 법규 제정에 참여하여야 한다.
  • IV. 교구와 본당의 전례 생활 증진
  • [전례헌장] 41. 주교는 자기 양 떼의 대사제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그 신자들의 생활은 어느 모로 그 주교에게서 나오고 그 주교에게 달려 있다.
  • 그러므로 모든 이는 주교를 중심으로 한 교구의 전례 생활, 특히 주교좌 성당의 전례 생활을 중시하여야 한다. 주교가 자기 사제단과 성직자들과 더불어 주재하는 전례 거행들, 특히 하나인 제대에서 하나의 기도로 거행되는 동일한 성찬례에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 전체가 충만하게 능동적으로 참여할 때에 교회의 탁월한 현현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확신하여야 한다.35)
  • [전례헌장] 42. 주교는 자기 교회 안에서 자기 자신이 언제나 어디에서나 모든 양 떼를 지휘할 수는 없으므로, 반드시 신자들의 집단을 조직하여야 한다. 그 가운데에서 주교를 대신하는 사목자 아래에 지역적으로 조직된 본당 사목구가 가장 중요하다. 본당은 전 세계에 세워진 가시적인 교회를 어느 정도 드러내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본당 사목구의 전례 생활과 주교에 대한 그 관계가 신자들과 성직자들의 정신과 실천에서 증진되어야 한다. 또한 본당 사목구의 공동체 의식이 특히 주일 미사의 공동 거행에서 꽃피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 V. 전례적 사목 활동의 증진
  • [전례헌장] 43. 거룩한 전례를 증진하고 쇄신하는 열성은 마땅히 우리 시대에 하느님께서 섭리하시는 안배의 표징으로 또 성령께서 당신의 교회 가운데를 지나가시는 움직임으로 여겨진다. 이는 교회의 생활, 더 나아가서 이 현대의 전체적인 종교적 사고와 행동 방식을 두드러지게 하는 고유한 특징이다.
  • 그러므로 이러한 전례적 사목 활동을 교회 안에서 더욱더 증진하도록 거룩한 공의회는 결정한다.
  • ○ 44. 전국 전례위원회
  • [전례헌장] 44. 제22항 2)의 규정에 따라 관할 지역 교회 권위는 전례학, 성음악, 성미술과 사목 문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례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 유익하다. 이 위원회는, 될 수 있는 대로, 사정에 따라 이 문제에 뛰어난 평신도들도 배제되지 않은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어떤 사목적 전례 연구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 위원회의 소임은 위에 말한 관할 교회 권위의 지도를 받아 자기 지역의 전례 사목 활동을 조정하고, 사도좌에 제출할 적응 문제를 다룰 때마다 필요한 연구와 실험을 추진하는 일이다.
  • ○ 45. 교구 전례위원회
  • [전례헌장] 45. 같은 이유로, 각 교구에는 주교의 지도를 받아 전례 활동을 증진하기 위하여 거룩한 전례에 관한 위원회가 있어야 한다.
  • 때로는 여러 교구가 함께 협의하여 전례 문제를 촉진하는 하나의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유익할 수 있다.
  • ○ 46. 다른 위원회들
  • [전례헌장] 46. 거룩한 전례에 관한 위원회 외에 어느 교구에든 될 수 있는 대로 성음악과 성미술에 관한 위원회들도 구성되어야 한다.
  • 이 세 위원회들이 힘을 합쳐 노력하여야 할 필요가 있고, 더 나아가서는 드물지 않게 하나의 위원회로 통합하는 것이 알맞을 것이다.
  • 제 2 장 성체성사의 지성한 신비
  • ○ 47. 미사와 파스카 신비
  • [전례헌장] 47. 우리 구세주께서는 팔리시던 그 밤에 최후 만찬에서 당신 몸과 피의 성찬의 희생 제사를 제정하셨다. 이는 다시 오실 때까지 십자가의 희생 제사를 세세에 영속화하고, 또한 그때까지 사랑하는 신부인 교회에 당신 죽음과 부활의 기념제를 맡기시려는 것이었다. 이 제사는 자비의 성사이고 일치의 표징이고 사랑의 끈이며,1) 그 안에서 그리스도를 받아 모시어, 마음을 은총으로 가득 채우고 우리가 미래 영광의 보증을 받는2) 파스카 잔치이다.
  • 신자들의 능동적인 미사 참여
  • [전례헌장] 48. 그러므로 교회는 그리스도 신자들이 이 신앙의 신비에 마치 국외자나 말 없는 구경꾼처럼 끼여 있지 않고, 예식과 기도를 통하여 이 신비를 잘 이해하고 거룩한 행위에 의식적으로 경건하게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깊은 관심과 배려를 기울인다. 신자들은 하느님 말씀으로 교육을 받고, 주님 몸의 식탁에서 기운을 차리고, 하느님께 감사하고, 사제의 손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사제와 하나 되어 흠 없는 제물을 봉헌하면서 자기 자신을 봉헌하는 법을 배우고, 중개자이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날이 갈수록 하느님과 일치하고 또 서로서로 일치하여3) 하느님께서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시도록 하여야 한다.
  • [전례헌장] 49. 그러므로 미사의 희생 제사가 그 예식의 형식까지도 충만한 사목적 효과를 얻도록, 거룩한 공의회는 백성과 함께 거행하는 미사, 특히 주일과 의무 축일의 미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 ○ 50. 미사 통상문의 개정
  • [전례헌장] 50. 미사 통상문은 각 부분의 고유한 본질과 상호 연관성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고, 또한 신자들의 경건하고 능동적인 참여가 더 쉽게 이루어지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 그러므로 예식은 그 본질 내용을 올바로 보존하면서도 더욱 단순화되어야 하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중복된 것이나 덜 유익하게 덧붙여진 것은 삭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시대의 변천으로 없어졌던 어떤 것들도 적절하고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면, 교부들의 옛 규범에 따라 복구되어야 한다.
  • ○ 51. 미사의 더욱더 풍부한 성경 활용
  • [전례헌장] 51. 하느님 말씀의 더욱 풍성한 식탁을 신자들에게 마련하여 주도록 성경의 보고를 더 활짝 열어, 일정한 햇수 안에 성경의 더 중요한 부분들이 백성에게 봉독되어야 한다.
  • ○ 52. 강론
  • [전례헌장] 52. 전례주년의 흐름을 통하여 거룩한 기록에 따라 신앙의 신비들과 그리스도인 생활의 규범들을 해설하는 강론은 전례 자체의 한 부분으로서 크게 권장된다. 더더군다나 주일과 의무 축일에 백성과 함께 거행하는 미사에서는 중대한 이유 없이 강론이 생략되어서는 안 된다.
  • ○ 53. 공동 기도 또는 신자들의 기도
  • [전례헌장] 53. ‘공동 기도’ 또는 ‘신자들의 기도’가 복음과 강론 다음에, 특히 주일과 의무 축일에 복구되어야 한다. 백성은 이 기도에 참여하여, 거룩한 교회를 위하여, 우리를 권력으로 다스리는 사람들을 위하여, 온갖 곤경에 짓눌리는 이들을 위하여, 모든 사람과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간청하여야 한다.4)
  • ○ 54. 미사에서 사용하는 라틴어와 모국어
  • [전례헌장] 54. 이 헌장 제36항의 규범에 따라, 백성과 함께 거행하는 미사에서, 특히 독서들과 ‘공동 기도’에서 그리고 지역 상황에 따라 백성과 관련된 부분들에서도 모국어에 알맞은 자리가 주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신자들이 라틴어로도 자기들과 관련된 미사 통상문의 부분들을 외우거나 노래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 그러나 만일 미사에서 더 광범위한 모국어 사용이 적절하다고 보이는 곳에서는, 이 헌장 제40항의 규정이 준수되어야 한다.
  • ○ 55. 양형 영성체
  • [전례헌장] 55. 사제의 영성체 후에 신자들이 같은 희생 제사에서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시는 더욱 완전한 저 미사 참여는 크게 권장된다.
  • 양형 영성체는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세워진 확고한 교리 원칙으로5) 사도좌에서 규정한 경우에 주교들의 판단에 따라,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은 물론 평신도들에게도 허락될 수 있다. 예컨대, 수품자가 자기 서품 미사에서, 서원자가 자기 수도 서원 미사에서, 새 신자가 세례에 이어지는 미사에서 그러할 수 있다.
  • ○ 56. 미사의 단일성
  • [전례헌장] 56. 어느 모로든 미사가 구성되는 두 부분, 곧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는 서로 밀접히 결합되어 있어 하나의 예배 행위를 이룬다. 따라서 거룩한 공의회는 영혼의 목자들이 교리 교육의 전수에서 신자들이 특히 주일과 의무 축일에 미사 전체에 참여하도록 열심히 가르치기를 강력히 권고한다.
  • ○ 57. 공동 집전
  • [전례헌장] 57. 1) 사제직의 단일성이 적절히 드러나는 공동 집전은 서방이나 동방의 교회 안에 지금까지도 관습으로 남아 있다. 그러므로 공동 집전의 권한을 다음의 경우들에까지 확장한다고 공의회는 결정한다.
  • ① 가. 주님 만찬 성목요일의 성유 축성 미사와 저녁 미사,
  • ① 나. 공의회, 주교회의, 시노드의 미사,
  • ① 다. 대수도원장 축복 미사,
  • ② 그 밖에, 공동 집전의 적합성을 판단할 소임이 있는 직권자의 허가를 받아,
  • 가. 신자들의 선익이 참석한 모든 사제의 개별 집전을 요구하지 않을 때에, 수도원 같은 곳의 의무 공동 미사와 성당의 중심 미사,
  • 나. 재속 사제든 수도 사제든 각종 사제 회의의 미사.
  • 2) ① 그러나 교구에서 공동 집전의 규율을 지도하는 일은 주교에게 달려 있다.
  • ② 언제나 어느 사제에게든 미사를 개별적으로 거행할 권한이 있지만,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성당에서는, 또 주님 만찬 성목요일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58. 새로운 공동 집전 예식을 만들어, 『주교 예식서』와 『로마 미사 전례서』에 수록하여야 한다.
  • 제 3 장 다른 성사와 준성사
  • ○ 59. 성사의 본질
  • [전례헌장] 59. 성사는 인간의 성화와 그리스도 몸의 건설, 그리고 하느님께 드리는 예배를 지향하며, 표징들로서 교육에도 기여한다. 성사는 신앙을 전제할 뿐 아니라 말씀과 사물로 신앙을 기르고 굳건하게 하고 드러낸다. 그래서 신앙의 성사들이라고 한다. 성사는 참으로 은총을 가져다주며, 그 집전은 신자들이 그 은총을 알차게 받고 하느님을 바로 예배하며 사랑을 실천하도록 매우 잘 준비시켜 준다.
  • 그러므로 신자들이 성사의 표징들을 쉽게 이해하고 또한 그리스도인 생활을 살찌우도록 제정된 이 성사들을 열심히 자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 60. 준성사
  • [전례헌장] 60. 그 밖에 어머니인 교회는 준성사들을 제정하였다. 준성사는 어느 정도 성사들을 모방하여 특히 영적 효력을 교회의 간청으로 얻고 이를 표시하는 거룩한 표징들이다. 이를 통하여 사람들은 성사들의 뛰어난 효과를 받도록 준비되고, 생활의 여러 환경이 성화된다.
  • [전례헌장] 61. 그러므로 성사와 준성사의 전례는 잘 준비된 신자들에게 생활의 거의 모든 사건이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 신비에서 흘러 나오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성화되게 한다. 이 신비에서 모든 성사와 준성사가 그 효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또한 거의 모든 사물을 목적에 맞게 올바로 사용하면 인간 성화를 이루고 하느님을 찬양하게 되어 있다.
  • ○ 62. 성사 예식의 개정 필요성
  • [전례헌장] 62.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성사들과 준성사들의 예식에 그 본질과 목적이 우리 시대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어떤 것들이 끼여들어 왔고, 또한 실제로 어떤 것들은 우리 시대의 요구에 적응시킬 필요가 있기에, 거룩한 공의회는 그 개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 ○ 63. 언어
  • [전례헌장] 63. 드물지 않게 성사들과 준성사들의 집전에서 백성에게 모국어의 사용이 매우 유익할 수 있으므로, 다음 규범에 따라 여기에 더욱 폭넓은 자리가 주어져야 한다.
  • 가. 성사들과 준성사들의 집전에서 제36항의 규범대로 모국어가 사용될 수 있다.
  • 나. 『로마 예식서』 신판에 따라, 이 헌장의 제22항 2)의 규정대로 관할 지역 교회 권위는 각 지역의 필요에 또 언어에 관한 것도 적응시킨 개별 예식서들을 무엇보다도 먼저 마련하고 사도좌의 승인을 받아 그 관할 지역에서 사용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예식서나 개별 예식 전집의 편찬에서는 『로마 예식서』의 각 예식 앞에 수록된 사목적 예규적 지시들 또는 특별한 사회적 중요성을 지닌 지시들을 생략하여서는 안 된다.
  • ○ 64. 세례 준비기
  • [전례헌장] 64.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는 어른들의 세례 준비기를 복구시켜, 지역 직권자의 판단에 따라 사용하도록 하여야 한다. 적절한 교리 교육을 위하여 지정된 세례 준비기의 시간은 계속 이어지는 시기에 거행되는 거룩한 예식들로 성화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 ○ 65. 세례 예식의 개정
  • [전례헌장] 65. 선교 지역에서는 그리스도교 전통에 있는 것들 외에 각 민족의 관습에서 발견되는 입문식의 요소들도, 그리스도교 예식에 적용될 수 있는 데까지, 이 헌장 제37-40항의 규범에 따라 받아들일 수 있다.
  • [전례헌장] 66. 두 가지 어른 세례 예식, 곧 간략한 예식과, 복구된 세례 준비기를 고려한 더 성대한 예식을 모두 개정하여야 한다. 『로마 미사 전례서』에는 ‘세례 수여’ 고유 미사를 수록하여야 한다.
  • [전례헌장] 67. 어린이 세례 예식을 개정하여, 어린이들의 실제 상황에 적용시켜야 한다. 부모와 대부모의 역할과 그들의 의무가 예식 자체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 [전례헌장] 68. 세례 예식에서는, 지역 직권자의 판단에 따라, 세례 받을 사람이 많을 때에 적용할 예식도 없어서는 안 된다. 또한 특히 선교 지역에서, 교리 교사들이 또 일반적으로, 죽을 위험에 있는 사람에게, 사제나 부제가 없을 때에, 신자들이 쓸 수 있는 짧은 세례 예식을 마련하여야 한다.
  • [전례헌장] 69. ‘어린이 세례에서 생략된 부분을 보완하는 예식’이라 불리는 예식의 자리에, 간략한 예식으로 세례를 받은 어린이가 이미 교회 안에 받아들여졌다는 것을 더 명백히 더 적절히 드러내는 새로운 예식이 마련되어야 한다.
  • 또한 이미 유효하게 세례를 받고 거룩한 가톨릭으로 회두하는 이들을 위하여, 그들이 교회의 일치 안에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드러내는 새로운 예식이 마련되어야 한다.
  • [전례헌장] 70. 세례수는, 부활 시기가 아니라도, 바로 그 세례 예식에서 더 짧은 공인된 양식으로 축복될 수 있다.
  • ○ 71. 견진 예식의 개정
  • [전례헌장] 71. 견진 예식 또한 그리스도교 입교 전체와 이 성사의 밀접한 연결이 더욱 명백히 드러나도록 개정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이 성사를 받기 전에 적절히 세례 서약의 갱신이 선행되어야 한다.
  • 견진성사는 적절하다면 미사 중에 수여할 수 있다. 그리고 미사 없는 예식과 관련하여, 그 도입 형태에 따라 쓰일 양식이 마련되어야 한다.
  • ○ 72. 고해 예식의 개정
  • [전례헌장] 72. 고해 예식과 기도문은 이 성사의 본질과 효과를 더욱 뚜렷이 드러내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 ○ 73. 병자성사
  • [전례헌장] 73. ‘종부 성사’는 또한 더 적절히 ‘병자의 도유’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는 생명이 위급한 지경에 놓인 사람들만을 위한 성사가 아니다. 그러므로 분명히 이 성사를 받는 적절한 시기는 이미 신자가 질병이나 노쇠로 죽을 위험이 엿보이는 때로 여겨진다.
  • [전례헌장] 74. 병자 도유와 노자 성체로 분리된 예식 외에, 병자가 고백한 다음에 그리고 노자 성체를 모시기에 앞서 도유를 하는 연속 예식을 만들어야 한다.
  • [전례헌장] 75. 도유의 횟수는 적절히 적응시켜야 하고, 병자의 도유 예식에 관련된 기도문들을 개정하여, 이 성사를 받는 병자들의 여러 처지에 부응하게 하여야 한다.
  • ○ 76. 서품 예식의 개정
  • [전례헌장] 76. 서품 예식은, 의전에 관한 것이든 본문에 관한 것이든, 개정되어야 한다. 모든 서품 또는 축성의 시작 때에 하는 주교의 훈시는 모국어로 할 수 있다.
  • 주교 축성에서는 참석한 모든 주교가 안수를 할 수 있다.
  • ○ 77. 혼인 예식의 개정
  • [전례헌장] 77. 『로마 예식서』에 있는 혼인 거행 예식은 개정되고 또 더욱 풍요로워져, 성사의 은총이 더 분명하게 드러나고 부부의 임무가 강조되도록 하여야 한다.
  • 혼인성사의 거행에서 “어떤 지역이 다른 훌륭한 풍습이나 의례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를 온전히 보존하기를 거룩한 공의회는 간절히 바란다.”1)
  • 그 밖에 이 헌장 제22항 2)의 규정에 따라 관할 지역 교회 권위에게 제63항의 규범대로 그 지역과 민족의 관습에 알맞은 고유 예식을 작성할 권한이 남겨져 있다. 다만, 주례 사제가 정혼자들의 합의를 요구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법은 확실히 지켜야 한다.
  • [전례헌장] 78. 혼인은 관례대로 미사 중에, 곧 복음 봉독과 강론 뒤에 그리고 ‘공동 기도’에 앞서 거행되어야 한다. 신부를 위한 기도는 두 배우자가 상호 신의를 지켜야 할 동등한 의무를 강조하도록 적절히 개정되어야 하며 이는 모국어로 할 수 있다.
  • 그러나 미사 없이 혼인성사가 거행된다면, 예식을 시작할 때에 혼인 미사의 서간과 복음을 봉독하고, 언제나 혼인 축복을 하여야 한다.
  • ○ 79. 준성사의 개정
  • [전례헌장] 79. 준성사들은 신자들의 의식적이고 능동적이고 수월한 참여에 대한 첫째 규범을 고려하여 우리 시대의 요구에 알맞게 개정되어야 한다. 제63항의 규범대로 개정될 예식서에는 필요에 따라 새로운 준성사들도 덧붙일 수 있다.
  • 유보된 축복을 극소수로 줄이고, 그것도 주교들과 직권자들에게만 유보되어야 한다.
  • 어떤 준성사들은, 적어도 특수한 사정에서 직권자의 판단에 따라, 적절한 자격을 갖춘 평신도들이 집전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 ○ 80. 수도 서원
  • [전례헌장] 80. 『로마 주교 예식서』에 있는 동정녀 봉헌 예식도 개정하여야 한다.
  • 그 밖에 수도 서원 예식과 서원 갱신 예식을 더 큰 통일성과 품위를 갖춘 엄숙한 예식으로 마련하여, 특수법을 지키며, 미사 중에 서원 또는 서원 갱신을 하는 이들이 사용하게 하여야 한다.
  • 수도 서원은 미사 중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 81. 장례식의 개정
  • [전례헌장] 81. 장례식은 그리스도인 죽음의 파스카 성격을 더욱 명백히 드러내야 하며, 각 지역의 환경과 전통에, 또한 전례 색상에 관한 것에도, 더 잘 부응하여야 한다.
  • [전례헌장] 82. 어린이의 장례식이 개정되고, 고유 미사도 마련되어야 한다.
  • 제 4 장 성무일도
  • ○ 83. 성무일도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기도
  • [전례헌장] 83. 새롭고 영원한 계약의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인성을 받아들이시어, 천상에서 영원토록 읊어지고 있는 저 찬미가를 이 지상 유배지에 가져오셨다. 그분께서는 온 인류 공동체를 친히 당신께 모아들이시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양하는 그 공동체를 찬미의 노래로 당신과 결합시키신다.
  • 저 사제 임무를 바로 당신 교회를 통하여 수행하시므로, 교회는 성찬례의 거행만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특히 성무일도를 바침으로써 주님을 끊임없이 찬미하며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간청한다.
  • [전례헌장] 84. 성무일도는 오랜 그리스도교 전통에 따라 낮과 밤의 모든 흐름이 하느님 찬미를 통하여 성화되도록 이루어져 있다. 그러므로 사제들이 그리고 교회의 규정으로 이 일에 위임된 이들이나 또는 공인된 형식으로 사제와 함께 기도하는 신자들이 놀라운 저 찬미의 노래를 올바로 바칠 때에, 이는 참으로 자기 신랑에게 이야기하는 신부의 목소리이며, 또한 당신 몸과 함께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는 그리스도의 기도이다.
  • [전례헌장] 85. 그러므로 이를 바치는 모든 사람은 교회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며, 또한 신랑이신 그리스도의 드높은 영광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들은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며 어머니인 교회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어좌 앞에 서 있기 때문이다.
  • ○ 86. 성무일도의 사목적 가치
  • [전례헌장] 86. 거룩한 사목 교역에 헌신하는 사제들은 “끊임없이 기도하여라.”(1테살 5,17 참조) 한 바오로의 권고를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것을 더욱 생생하게 의식하면 의식할수록 더욱 큰 열성으로 시간경의 찬미를 바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제들이 수고하는 일에는 오로지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요한 15,5)고 하신 주님께서만 성과와 발전을 가져다주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도들은 부제들을 선임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오직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사도 6,4 참조).
  • [전례헌장] 87. 그리고 사제들이든 교회의 다른 지체들이든 그 환경에서 성무일도를 더 잘 더 완전히 바치도록, 거룩한 공의회는 다행스럽게도 사도좌에서 착수한 쇄신을 계속해 나가며 로마 예법에 따른 성무일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하기로 하였다.
  • ○ 88. 전통적인 구조의 개정
  • [전례헌장] 88. 하루의 성화가 성무일도의 목적이므로, 시간경들의 전통적인 흐름은, 될 수 있는 대로, 시간경의 실제 시간에 맞도록 개정되어야 하며, 또한 동시에 특히 사도적 활동에 종사하는 이들이 살아가는 현대 생활의 환경이 고려되어야 한다.
  • ○ 89. 성무일도의 개정 규범
  • [전례헌장] 89. 그러므로 성무일도의 개정에서는 이 규범들이 준수되어야 한다.
  • 가) 아침 기도인 찬미경과 저녁 기도인 만과경은, 보편 교회의 존귀한 전통에 따라, 매일 성무일도의 두 축으로서 주요 시간경으로 여겨져야 하고 또 그렇게 거행되어야 한다.
  • 나) 끝기도는 하루의 마침에 잘 어울리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 다) 야과경이라고 하는 시간경은, 공동으로 바칠 때에는 밤중 찬미의 성격을 보존하더라도, 하루의 어떤 시간에나 바칠 수 있도록 조절되어야 하고, 더 적은 수효의 시편과 더 긴 독서로 이루어져야 한다.
  • 라) 일시경은 폐지되어야 한다.
  • 마) 공동으로 바칠 때에는, 소시간경들 곧 삼시경, 육시경, 구시경이 유지되어야 한다. 공동으로 바치지 않을 때에는 세 시간경 가운데에서 그날의 제 시각에 더 적합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 ○ 90. 신심의 원천인 성무일도
  • [전례헌장] 90. 또한 성무일도는 교회의 공적 기도로서 신심의 원천이며 개인 기도의 자양이므로, 사제들과 성무일도에 참여하는 다른 모든 사람은 이를 바치며 마음을 목소리와 조화시키도록 주님 안에서 간곡히 권유한다. 성무일도를 더 잘 바치려면 전례와 성경 특히 시편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 그리고 개정의 이행에서 저 존귀한 로마 성무일도의 역사적 보고를 열어, 이를 물려받은 사람들이 더 폭넓게 더욱 쉽게 그 보화를 누릴 수 있게 하여야 한다.
  • ○ 91. 시편의 배치
  • [전례헌장] 91. 시간경의 흐름이 제89항에 제시된 대로 실제로 지켜질 수 있도록, 시편들을 더 이상 한 주간이 아니라 더 긴 주기로 배치하여야 한다.
  • 다행히 이미 시작된 시편집의 개정 작업을 무엇보다 먼저 끝마쳐야 하며, 그리스도교 라틴어의 특색, 노래로도 부르는 시편의 전례 사용, 그리고 라틴 교회의 모든 전통이 고려되어야 한다.
  • ○ 92. 독서의 정리
  • [전례헌장] 92. 독서들에 관하여는 다음 사항들이 준수되어야 한다.
  • 가) 성경 봉독은 하느님 말씀의 보화를 더욱더 폭넓고 수월하게 얻을 수 있도록 정리되어야 한다.
  • 나) 교부들, 교회 학자들과 저술가들의 작품에서 발췌한 독서들은 더 잘 선택되어야 한다.
  • 다) 성인들의 수난 기록이나 전기는 역사적 진실성에 부합되어야 한다.
  • ○ 93. 찬미가의 개정
  • [전례헌장] 93. 찬미가는, 유익하다고 보이면, 예전의 형태로 복구시키고, 신화 맛이 나거나 그리스도교 신심에 덜 맞는 것은 빼거나 바꾸어야 한다. 또한 적절하다면 찬미가집에 있는 다른 것들도 받아들여져야 한다.
  • ○ 94. 기도 시간
  • [전례헌장] 94. 하루를 참으로 성화하고 또 시간경 자체를 영적으로 알차게 바치려면, 각기 법정 시간경의 제 시각에 가장 가까운 시간을 지켜 시간경을 바쳐야 한다.
  • ○ 95. 성무일도의 의무
  • [전례헌장] 95. 공동 기도 의무가 있는 공동체들은 공동 미사 이외에 반드시 성무일도를 날마다 공동으로 거행하여야 한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 가) 의전 사제들, 수도자들, 법이나 회헌에서 공동 기도의 의무를 진 다른 규율 수도자들의 공동체는 성무일도 전체를 공동으로 바쳐야 한다.
  • 나) 주교좌 의전 사제단이나 다른 사제단은 보편법이나 개별법으로 자기들에게 부과된 성무일도의 부분을 공동으로 바쳐야 한다.
  • 다) 대품을 받았거나 성대 서원을 한, 그 공동체들의 모든 회원은, 평수도자들을 제외하고, 공동으로 바치지 못한 법정 시간경들을 혼자서라도 바쳐야 한다.
  • [전례헌장] 96. 공동 기도의 의무가 없는 성직자들은, 대품을 받았다면, 제89항의 규범에 따라, 날마다 합동으로든 혼자서든 성무일도 전체를 바칠 의무가 있다.
  • [전례헌장] 97. 성무일도를 다른 전례 행위로 대체하는 적절한 교환은 예규로 규정되어야 한다.
  • 특수한 경우에 또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 직권자들은 자기 아랫사람들에게 성무일도를 바칠 의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하여 주거나 이를 대체하여 줄 수 있다.
  • [전례헌장] 98. 완덕 신분의 어떠한 단체이든, 회헌에 따라, 성무일도의 어떤 부분들을 바치는 회원들은 교회의 공적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 또한 회헌에 따라, 성무일도의 양식대로 작성되고 법대로 승인을 받은 것이라면 소성무일도를 바칠 때에도 교회의 공적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 ○ 99. 성무일도의 공동 거행
  • [전례헌장] 99. 성무일도는 하느님을 공적으로 찬미하는 교회 곧 온 신비체의 목소리이므로, 공동 기도의 의무가 없는 성직자들, 특히 공동생활을 하거나 함께 모인 사제들은 적어도 성무일도의 일부를 합동으로 바치도록 권장된다.
  • 공동으로든 합동으로든 성무일도를 바치는 모든 이는 자기에게 맡겨진 임무를 내적 신심으로 또 외적 행동으로 가장 완전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 그 밖에 성무일도는 공동으로든 합동으로든 되도록이면 노래로 바쳐야 한다.
  • ○ 100. 신자들의 성무일도 참여
  • [전례헌장] 100. 영혼의 목자들은 주일과 대축일에 주요 시간경 특히 저녁 기도를 성당에서 합동으로 바치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또한 평신도들도 사제들과 함께, 또는 자기들끼리 모여서, 아니면 각기 혼자서 성무일도를 바치도록 권장한다.
  • ○ 101. 성무일도의 언어
  • [전례헌장] 101. 1) 라틴 예법의 역사적 전통에 따라, 성직자들은 성무일도에서 라틴어를 보존하여야 한다. 그렇지만 특수한 경우 곧 라틴어의 사용이 성무일도를 제대로 바치지 못하도록 큰 장애가 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성직자들에게 직권자는 제36항의 규범에 따라 만들어진 모국어 번역판의 사용을 허락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 2) 완덕 신분 단체의 관할 장상은 봉쇄 수녀들에게, 또는 성직자가 아닌 남녀 회원들에게, 성무일도를 바칠 때에, 공동 거행에서도, 공인된 번역이라면, 모국어의 사용을 허락할 수 있다.
  • 3) 성무일도를 바칠 의무가 있는 성직자는 누구이든 일단의 신자들과 함께 또는 2)에 열거된 이들과 함께, 공인된 번역이라면, 모국어로 성무일도를 거행할 때에 자기 의무를 채우게 된다.
  • 제 5 장 전례주년
  • ○ 102. 전례주년의 의미
  • [전례헌장] 102. 거룩한 어머니인 교회는 한 해의 흐름을 통하여 지정된 날들에 하느님이신 자기 신랑의 구원 활동을 거룩한 기억으로 경축하는 것을 자기 임무라고 여긴다. 주간마다 주일이라고 불린 날에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고, 또 일 년에 한 번 주님의 복된 수난과 함께 이 부활 축제를 가장 장엄하게 지낸다.
  • 한 해를 주기로 하여, 강생과 성탄에서부터 승천, 성령 강림 날까지, 또 복된 희망을 품고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까지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를 펼친다.
  • 이렇게 구속의 신비들을 기억하며, 자기 주님의 풍요로운 힘과 공로가 모든 시기에 어떻게든 현존하도록 그 보고를 신자들에게 열어, 신자들이 거기에 다가가 구원의 은총으로 충만해지도록 한다.
  • [전례헌장] 103. 그리스도 신비의 이 연례 주기를 지내는 동안, 거룩한 교회는 당신 아드님의 구원 활동과 풀릴 수 없는 유대로 결합되어 있는 천주의 성모 복되신 마리아를 특별한 사랑으로 공경한다. 그분 안에서 교회는 구원의 뛰어난 열매를 경탄하고 찬양하며, 이를테면 그 지순한 표상 안에서 자신이 온전히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열망하는 모습을 기쁨으로 바라본다.
  • [전례헌장] 104. 그 밖에 순교자들과 다른 성인들의 기념도 교회는 연례 주기에 넣는다. 그들은 하느님의 온갖 은총을 통하여 완덕에 이르렀고, 이미 영원한 구원을 얻어 천상에서 하느님께 완전한 찬미를 드리며, 우리를 위하여 전구하고 있다. 성인들의 탄일에 교회는 그리스도와 함께 고통을 받고 함께 영광을 받은 성인들 안에서 파스카 신비를 선포하며,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인도하는 그들의 모범을 신자들에게 보여 주고, 그들의 공로로 하느님의 은혜를 간청하여 받는다.
  • [전례헌장] 105. 끝으로 주년의 여러 시기에 전통적인 규율에 따라, 교회는 영혼과 육신의 경건한 훈련, 교화, 기도, 보속과 자선 활동을 통하여 신자들의 교육을 완수한다.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결정하기로 하였다.
  • [전례헌장] 106. 교회는, 사도 전승에 따라, 바로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날에 그 기원을 둔 파스카 신비를 여덟째 날마다 경축한다. 그날은 당연히 주님의 날 또는 주일이라고 불린다. 실제로 이날에 그리스도 신자들은 함께 모여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성찬례에 참여하고, 주님이신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과 영광을 기념하며, “우리를 새로 태어나게 하시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우리에게 생생한 희망을 주신”(1베드 1,3) 하느님께 감사를 드려야 한다. 그러므로 주일은 최초의 근원적인 축일이다. 신자들의 신심을 일깨워 주는 주일은 또한 즐거움과 휴식의 날이 되도록 강조하여야 한다. 참으로 매우 중요한 것이 아니면, 다른 행사를 결코 주일에 앞세우지 말아야 한다. 주일은 전례주년 전체의 토대이며 핵심이기 때문이다.
  • ○ 107. 전례주년의 개정
  • [전례헌장] 107. 전례주년을 재검토하여, 거룩한 시기들의 전통적인 관습과 규율들을 우리 시대의 상황에 따라 보존하거나 복구하고, 그리스도 구속의 신비, 주로 파스카 신비의 거행에서 신자들의 신심을 마땅히 배양하도록 전례 시기의 본질적 특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지역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제39항과 제40항의 규범대로 적응이 이루어져야 한다.
  • [전례헌장] 108. 신자들의 마음은 먼저, 주년을 통하여 구원의 신비들을 경축하는 주님의 축일들을 지향하여야 한다. 따라서 고유 시기가 성인들의 축일 위에서 적절한 자리를 차지하여, 구원 신비의 완전한 주기가 마땅한 방법으로 기억되도록 하여야 한다.
  • ○ 109. 사순 시기
  • [전례헌장] 109. 사순 시기는 두 가지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특히 세례의 기억이나 준비를 통하여 또 참회를 통하여 신자들이 더 열심히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기도에 전념하며 파스카 신비의 경축을 준비하게 함으로써, 전례에서나 전례 교리 교육에서 이 두 가지 성격이 더욱더 분명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따라서,
  • 가) 사순 시기 전례의 고유한 세례 요소들이 더욱 풍부히 활용되고, 옛 전통에 따라 적절하다면 어떤 요소들을 복구시켜야 한다.
  • 나) 참회의 요소들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교리 교육에서는 죄의 사회적 결과와 함께, 죄는 하느님에 대한 모욕이므로 이를 멀리하여야 한다는 참회의 저 고유한 본질을 신자들의 마음에 박아 주어야 한다. 또한 참회 행위에서 교회의 역할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고, 죄인들을 위한 기도를 촉구하여야 한다.
  • [전례헌장] 110. 사순 시기의 참회는 오로지 내적이고 개인적인 것만이 아니라 또한 외적이고 사회적인 참회가 되어야 한다. 참회의 실천은 우리 시대 여러 지역의 가능성과 신자들의 처지에 따라 증진되고, 제22항의 규정대로 관할 권위가 권장하여야 한다.
  • 그러나 파스카 금식재는 거룩한 것으로서 주님의 수난과 죽음의 성금요일에 어디서나 지켜야 하며, 필요에 따라 성토요일까지 연장하여 드높고 열린 마음으로 주님 부활의 기쁨에 이르러야 한다.
  • ○ 111. 성인들의 축일
  • [전례헌장] 111. 교회 안에서는 전통에 따라 성인들을 공경하고, 그들의 진정한 유해와 성화상도 존중한다. 성인들의 축일은 참으로 그리스도께서 당신 종들 안에서 이루신 놀라운 위업을 선포하고, 신자들에게 본받아야 할 적절한 모범을 제시한다.
  • 성인들의 축일은 구원의 신비 자체를 기억하는 축일보다 앞서지 않도록 하고, 이 가운데 많은 축일은 어떤 개별 교회나 국가나 수도 가족들만 거행하도록 남겨 두고, 참으로 보편적인 중요성을 지닌 성인들을 기념하는 축일들만 보편 교회로 확대되어야 한다.
  • 제 6 장 성음악
  • ○ 112. 성음악의 품위
  • [전례헌장] 112. 온 교회의 음악 전통은, 다른 예술 표현들 가운데에서 매우 뛰어난, 그 가치를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보고이다. 그것은 특히 말씀이 결부된 거룩한 노래로서 성대한 전례의 필수 불가결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
  • 실제로 성경은1) 물론 거룩한 교부들도 성가를 찬사로 드높였고, 현대에서도 비오 10세 성인을 비롯한 교황들도 주님을 섬기는 일에서 성음악의 봉사적 임무를 더욱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 그러므로 성음악은 전례 행위와 더욱 밀접히 결합되면 될수록 더더욱 거룩해질 것이다. 성음악은 기도를 감미롭게 표현하거나 또는 한마음을 이루도록 북돋아 주거나 또는 거룩한 예식을 더욱 성대하고 풍요롭게 꾸며 준다. 그리고 교회는 마땅한 자질을 갖춘 진정한 예술의 모든 형태를 인정하며, 이를 하느님 예배에 받아들이고 있다.
  • 따라서 거룩한 공의회는, 교회 전통과 규율의 규범과 규정들을 지키며, 하느님의 영광과 신자들의 성화라는 성음악의 목적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 ○ 113. 장엄 전례
  • [전례헌장] 113. 거룩한 교역자들이 참석하고 신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거룩한 예식들을 장엄하게 노래로 거행할 때에 그 전례 행위는 더욱 고귀한 형식을 갖춘다.
  • 언어 사용에 관해서는 제36항, 미사에 관하여는 제54항, 성사들에 관해서는 제63항, 성무일도에 관하여는 제101항의 규정들이 준수되어야 한다.
  • [전례헌장] 114. 성음악의 보고는 극진한 배려로 보존되고 증진되어야 한다. 성가대, 특히 주교좌 성당의 성가대는 꾸준히 육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주교들과 영혼의 다른 사목자들은 노래로 거행되는 어떤 거룩한 예식에서든지 모든 신자 집단이 제28항과 제30항의 규범대로 자기 고유 부분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힘껏 돌보아야 한다.
  • ○ 115. 음악 교육
  • [전례헌장] 115. 신학교, 남녀 수도자들의 수련원과 신학원, 또 다른 가톨릭 학교들과 교육 기관들에서는 음악 교육과 실습을 중시하여야 한다. 참으로 이러한 교육을 추진하려면, 성음악을 가르치도록 임명된 교사들을 힘껏 양성하여야 한다.
  • 그 밖에 적절하다면, 성음악 고등 교육 기관의 설립도 권장되어야 한다.
  • 그리고 교회 음악가, 성가대원, 특히 어린이들에게 진정한 전례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 ○ 116. 그레고리오 성가와 다성 음악
  • [전례헌장] 116. 교회는 그레고리오 성가를 로마 전례의 고유한 성가로 인식하고, 따라서 다른 조건들이 같다면, 전례 행위 안에서 첫 자리를 부여한다.
  • 다른 종류의 성음악, 특히 다성 음악도, 제30항의 규범에 따라, 전례 행위의 정신에 부합한다면, 거룩한 예식의 거행에서 결코 배제되지 않는다.
  • [전례헌장] 117. 그레고리오 성가집의 표준판은 보완되어야 한다. 그 밖에 비오 10세 성인의 개혁 이후에 출판된 책들에 대한 비판본들이 더 많이 마련되어야 한다.
  • 또한 작은 성당들에서 사용하도록 더 단순한 곡들을 담은 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 118. 대중 성가
  • [전례헌장] 118. 예규의 규범과 규정에 따라, 거룩한 신심 행사들에서 그리고 바로 전례 행위 안에서 신자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질 수 있도록, 대중 성가를 적극 장려하여야 한다.
  • ○ 119. 선교 지역의 성음악
  • [전례헌장] 119. 어떤 지역, 특히 선교 지역의 민족들은 그들의 종교 사회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유한 음악 전통을 지니고 있으므로, 그들의 종교 의식을 형성시키고 또 그들의 특성을 예배에 적응시키려면, 제39항과 제40항의 정신대로, 이 음악에 정당한 평가와 더불어 알맞은 자리를 부여하여야 한다.
  • 그러므로 선교사들의 음악 교육에서는, 될 수 있는 대로, 그 민족의 전통적인 음악을 학교에서나 거룩한 예식에서 장려할 수 있게 되도록 진지하게 배려하여야 한다.
  • [전례헌장] 120. 라틴 교회에서 파이프 오르간은 전통적인 악기로서 크게 존중되어야 한다. 그 음향은 교회 의전에 놀라운 광채를 더하고, 마음을 하느님께 드높이 힘차게 들어올릴 수 있다.
  • 그러나 다른 악기들은, 제22항 2)와 제37항과 제40항의 규범대로 관할 지역 권위의 판단과 동의에 따라, 거룩한 용도에 적합하거나 적합해질 수 있고, 성전의 품위에 알맞고, 참으로 신자들의 교화에 도움이 된다면, 하느님 예배에 받아들일 수 있다.
  • [전례헌장] 121. 음악가들은 그리스도교 정신에 젖어 자신이 성음악을 계발하고 그 보화를 발전시키도록 부름 받았다는 것을 의식하여야 한다.
  • 작곡을 하되, 진정한 성음악의 특성을 염두에 두고, 더 큰 성가대에서 노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작은 성가대에도 알맞고 또한 신자 집단 전체의 능동적인 참여를 돕는 곡들을 만들어야 한다.
  • 성가에 붙여진 가사는 가톨릭 교리에 부합하여야 하며, 주로 성경과 전례의 샘에서 길어 올려야 한다.
  • 제 7 장 성미술과 성당 기물
  • ○ 122. 성미술의 품위
  • [전례헌장] 122. 인간 재능의 가장 고귀한 표현들 가운데에 미술이 아주 당연히 들어가며, 특히 종교 미술 곧 성미술이 그 정점에 있다. 성미술은 그 본질상 인간 작품으로 어느 정도 표현해 보려는, 하느님의 무한한 아름다움을 지향하며, 그 목적은 다름이 아니라 자기 작품으로 인간 정신을 경건하게 하느님께 돌리는 데에 크게 이바지하는 것인 만큼 더욱더 하느님께, 하느님 찬미와 현양에 바쳐진다.
  • 그러므로 거룩한 어머니인 교회는 언제나 미술의 애호자였고, 특히 거룩한 예배와 관련된 사물들이 참으로 품위 있고 어울리고 아름답도록, 또 초월적인 사물의 표지와 상징이 되도록 미술의 고귀한 봉사를 계속 요청하며 또 미술가들을 양성하여 왔다. 더욱이 교회는 마땅히 언제나 그 미술에 대하여 이를테면 평가를 하고, 미술가들의 작품들 가운데에서 무엇이 신앙과 신심에 또 소중하게 전수된 법규에 부합하는지 판단하며, 거룩한 용도에 알맞은 특성들을 분별하여 왔다.
  • 교회는 성당 기물이 품위 있고 아름다운 장식으로 하느님 예배에 도움을 주도록 특별한 열성으로 보살펴 왔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을 통하여 미술의 발전이 가져온 재료와 형식, 장식의 변화를 받아들인다.
  • 따라서 교부들은 이 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하기로 하였다.
  • ○ 123. 미술 양식의 자유
  • [전례헌장] 123. 교회는 어떠한 미술 양식도 자기 고유의 것으로 여기지 않으며, 오로지 민족들의 특성과 환경 그리고 각종 예식의 필요에 따라 각기 그 시대의 양식들을 받아들였으며, 여러 세기의 흐름을 통하여 이루어진 미술의 보화를 온갖 배려로 보존하게 하였다. 또한 우리 시대와 모든 민족과 지역의 미술은, 거룩한 성전과 거룩한 예식에 마땅한 존경과 마땅한 경외로 봉사한다면, 교회 안에서 표현의 자유를 가져야 한다. 이렇게 하여 미술은 지난 여러 세기에 위대한 사람들이 가톨릭 신앙을 노래한 저 놀라운 영광의 합창에 자기 목소리를 맞출 수 있을 것이다.
  • [전례헌장] 124. 직권자들은 참으로 성미술을 장려하고 보호하며 단순히 사치에 치우치기보다는 고귀한 아름다움을 지향하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이것은 거룩한 제의와 장식에도 해당된다.
  • 주교들은 신앙과 양속 또 그리스도교 신심을 거스르고 또 형상의 왜곡이나 예술성의 부족이나 저속함이나 허식으로 올바른 종교적 감정을 해치는 미술가들의 작품들을 하느님의 집과 다른 거룩한 장소에서 멀리하도록 힘써야 한다.
  • 성당 건축에서는 전례 행위의 실행과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 확보에 적합하도록 힘써 배려하여야 한다.
  • [전례헌장] 125. 신자들이 공경하도록 성당 안에 성화상을 전시하는 관행은 보존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백성을 놀라게 하거나 또는 덜 건전한 신심에 빠져들지 않도록, 적절한 수량과 알맞은 순서로 배치하여야 한다.
  • [전례헌장] 126. 미술 작품의 판단에서 지역 직권자들은 교구 성미술위원회의 의견을 듣고 또 사정에 따라 제44, 45, 46항에 언급된 위원회들은 물론 유능한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 직권자들은 하느님 성전의 장식인 성당 기물이나 귀중한 작품들이 처분되거나 소멸되지 않도록 애써 돌보아야 한다.
  • [전례헌장] 127. 주교들은 자신이 직접 또는 미술에 대한 애정과 조예가 깊은 적합한 사제들을 통하여, 미술가들이 성미술과 거룩한 전례의 정신에 젖어들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 그 밖에 적절하게 보이는 지역에는, 미술가들을 양성하는 성미술 학교나 연구소를 설립하도록 권유한다.
  • 자기 재능에 이끌려, 거룩한 교회 안에서 하느님의 영광에 봉사하려는 모든 미술가는 자기들이 어떤 의미에서 창조주 하느님을 거룩하게 모방하고, 가톨릭 경신례와 신자들의 교화와 신심과 종교 교육에 이바지하는 거룩한 일을 한다는 것을 언제나 명심하여야 한다.
  • ○ 128. 성미술에 관한 법규 개정
  • [전례헌장] 128. 거룩한 예배에 딸린 외적 사물의 조형에 관한 교회법 조항과 규정들은 제25항의 규범대로 예식서들과 함께 신속히 개정되어야 한다. 이는 특히 성당의 품위 있고 적절한 건축, 제대의 형태와 구조, 감실의 고귀한 외양과 배치와 보안, 세례소의 편리하고 품위 있는 설비, 또한 성상들의 조화와 장식과 설비에 관한 규정들이다. 전례 쇄신에 덜 맞게 보이는 그러한 규정들은 수정하거나 폐지하고, 도움이 되는 것이면 보존하거나 도입하여야 한다.
  • 이 일에서, 특히 성당 기물과 제의의 재료, 형태와 관련하여, 이를 지역의 필요나 관습에 적응시킬 권한을 이 헌장 제22항의 규범대로 지역 주교회의에 부여한다.
  • ○ 129. 성직자의 성미술 교육
  • [전례헌장] 129. 성직자들은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는 동안 성미술의 역사와 그 발전에 대하여, 또한 성미술 작품들이 그 바탕으로 삼아야 할 건전한 원리에 대하여 배움으로써 교회의 존귀한 기념물들을 존중하고 보존하여야 하며, 또 작품 활동을 하는 미술가들에게 적절한 조언을 줄 수 있어야 한다.
  • ○ 130. 주교 표지
  • [전례헌장] 130. 주교 표지의 사용은 주교 인호를 받았거나 다른 특수한 재치권을 가지고 있는 성직자에게만 유보하는 것이 마땅하다.
  • 부록
  •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달력 개정에 관한 선언
  • 1. 거룩한 공의회는 관계자들, 특히 사도좌의 친교에서 갈라져 나간 형제들이 동의한다면, 부활 축일이 그레고리오력의 어떤 주일에 고정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 2. 또한 거룩한 공의회는 국가 사회에 영구적 달력을 도입하려는 시도들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 영구적 달력을 제정하여 이를 국가 사회에 도입하려고 고안되는 여러 체계 가운데에서, 주일과 함께 일곱 날로 구성된 주간을 지키고 보호하며, 주간 외에는 어느 날도 두지 않으며, 그리하여 주간들의 연속성이 온전히 보존되는 체계만을 교회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극히 중대한 문제들이 생기면 거기에 대하여 사도좌가 판단을 내릴 것이다.
  •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은 이 헌장의 모든 것에 낱낱이 찬성하였다. 본인은 그리스도께서 본인에게 부여하신 사도 권한으로 존경하는 교부들과 더불어 이를 성령 안에서 승인하고 결정하고 제정하며, 공의회에서 제정한 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공포하기를 명령한다.
  • 로마 성 베드로 좌에서
  • 1963년 12월 4일
  • 가톨릭 교회의 주교 바오로 자서
  • 예고 기간
  • 페리클레스 펠리치
  • 사모사타 명의 대주교
  • 공의회 사무총장
  •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 하느님의 종들의 종 바오로 주교는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과 더불어 영구적인 기록으로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을 공포한다.
  • 제 1 장 교회의 신비
  • ○ 1. 교회, 그리스도의 성사
  • [교회헌장] 1. 인류의 빛(Lumen gentium)은 그리스도이시다. 그러므로 성령 안에 모인 이 거룩한 공의회는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며(마르 16,15 참조), 모든 사람을 교회의 얼굴에서 빛나는 그리스도의 빛으로 비추어 주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사와 같다. 교회는 곧 하느님과 이루는 깊은 결합과 온 인류가 이루는 일치의 표징이며 도구이므로, 앞선 공의회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교회의 본질과 보편 사명을 자기 신자들과 온 세상에 더욱 명백하게 선언하고자 한다. 오늘날 모든 사람이 다양한 사회적 기술적 문화적 유대로 더욱 가까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일치를 이루게 하여야 할 교회의 이러한 직무는 현대의 상황에서 한층 더 절박해지고 있다.
  • ○ 2. 성부의 보편적인 구원 계획
  • [교회헌장] 2. 영원하신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당신 지혜와 자비의 지극히 자유롭고 심오한 계획으로 온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을 들어 높여 신적 생명에 참여하게 하셨다. 아담 안에서 타락한 인간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맏이이신”(콜로 1,15) 구세주 그리스도를 보시어, 언제나 인간들에게 구원의 도움을 주셨다. 그리고 성부께서는 모든 뽑힌 이를 영원으로부터 “미리 아시고,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신 당신의 아드님과 같은 모상이 되도록 미리 정하셨다”(로마 8,29 참조). 또한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을 거룩한 교회 안에 불러모으기로 결정하셨다. 이 교회는 세상이 생길 때부터 이미 예표되었고,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와 구약에서 오묘하게 준비되었고,1) 마지막 시대에 세워져 성령 강림으로 드러났으며, 세말에 영광스러이 완성될 것이다. 그때에는, 거룩한 교부들의 기록대로, “의인 아벨부터 마지막 뽑힌 사람까지”2) 아담 이래의 모든 의인이 보편 교회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 앞에 모이게 될 것이다.
  • ○ 3. 성자의 파견과 활동
  • [교회헌장] 3. 성자께서는 성부에게서 파견되어 오셨다. 성부께서는 성자 안에서 천지 창조 이전에 우리를 뽑으시어 당신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시고, 당신 뜻에 따라 성자 안에서 만물을 새롭게 하고자 하셨다(에페 1,4-5.10 참조).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는 성부의 뜻을 이루시려고, 지상에서 하늘 나라를 세우기 시작하시고 성부의 신비를 우리에게 계시하셨으며, 당신의 순명으로 구원을 성취하셨다. 신비 안에서 이미 현존하는 그리스도의 나라 곧 교회는 하느님의 힘으로 세상에서 볼 수 있게 자라고 있다. 그 기원과 성장은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창에 찔리신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흘러 나온 피와 물로 상징되었고(요한 19,34 참조), 당신의 십자가 죽음을 두고 “나는 땅에서 들어 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나에게 이끌어 들일 것이다.”(요한 12,32) 하신 주님의 말씀으로 예고되었다. “우리의 파스카 양이신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신”(1코린 5,7) 십자가의 희생 제사가 제단에서 거행될 때마다 우리의 구원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동시에 성찬의 빵을 나누는 성사로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는(1코린 10,17 참조) 신자들의 일치가 표현되고 실현된다. 모든 사람이 세상의 빛이신 그리스도와 이렇게 일치되도록 불리었으며, 우리는 그리스도에게서 나와 그리스도를 통하여 살며 그리스도께 나아가고 있다.
  • ○ 4.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는 성령
  • [교회헌장] 4. 그리고 성부께서 성자께 지상에서 이루시도록 맡기신 일이(요한 17,4 참조) 성취된 다음, 오순절에 성령께서 교회를 끊임없이 거룩하게 하시도록 파견되셨다. 또 이렇게 신자들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한 성령 안에서 성부께 가까이 나아가는 것이다(에페 2,18 참조). 이 성령께서는 바로 생명의 영, 곧 영원한 생명으로 솟아오르는 샘이시다(요한 4,14; 7,38-39 참조). 이 성령을 통하여 성부께서는 죄로 죽은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시며 마침내는 그들의 죽은 육신을 그리스도 안에서 부활시키실 것이다(로마 8,10-11 참조). 성령께서는 교회 안에 그리고 바로 성전인 신자들의 마음 안에 머무르시고(1코린 3,16; 6,19 참조), 그 안에서 기도하시며 그들이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을 증언하여 주신다(갈라 4,6; 로마 8,15-16.26 참조). 교회를 온전한 진리로 인도하시고(요한 16,13 참조) 친교와 봉사로 일치시켜 주시며, 교계와 은사의 여러 가지 선물로 교회를 가르치시고 이끄시며 당신의 열매로 꾸며 주신다(에페 4,11-12; 1코린 12,4; 갈라 5,22 참조). 복음의 힘으로 성령께서는 교회를 젊어지게 하시고 끊임없이 새롭게 하시며 자기 신랑이신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도록 이끌어 주신다.3) 성령과 신부가 주 예수님께 “오십시오.” 하고 말씀하신다(묵시 22,17 참조).
  • 이렇게 온 교회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일치로 모인 백성”으로 나타난다.4)
  • ○ 5. 하느님의 나라
  • [교회헌장] 5. 거룩한 교회의 신비는 그 창립에서 드러난다. 주 예수님께서는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르 1,15; 마태 4,17 참조) 하시며 오래전부터 성경에서 약속된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는 기쁜 소식을 선포하심으로써 당신 교회를 시작하셨던 것이다. 이 나라는 그리스도의 말씀과 활동과 현존 안에서 사람들에게 빛나기 시작한다. 곧 주님의 말씀은 밭에 심은 씨앗과 비슷하여(마르 4,14 참조), 그 말씀을 믿음으로 듣고 그리스도의 작은 양 떼에(루카 12,32 참조) 들게 된 사람들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인 것이며, 그런 다음에 씨앗은 저절로 싹이 터 수확 때까지 자라난다(마르 4,26-29 참조). 예수님의 기적들 또한 그 나라가 이미 지상에 와 있음을 증명하여 준다.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루카 11,20; 마태 12,28 참조). 그러나 모든 것에 앞서, 하느님의 나라는 바로 그리스도 자신에게서 드러난다.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사람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사람들을 섬기러 오셨고 또 목숨을 바쳐 많은 사람을 구원하러 오셨다”(마르 10,45 참조).
  •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셨을 때에 주님으로서 또 그리스도로서 그리고 영원한 사제로서 나타나셨으며(사도 2,36; 히브 5,6; 7,17-21 참조), 성부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당신 제자들에게 부어 주셨다(사도 2,33 참조). 그러므로 교회는 그 창립자의 은혜를 받아 사랑과 겸손과 극기의 계명을 충실히 지키며,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나라를 선포하고 모든 민족 가운데에 이 나라를 세울 사명을 받았으며 또 지상에서 이 나라의 싹과 시작이 된 것이다. 교회는 조금씩 자라나는 동안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위하여 분투하며, 온 힘을 다하여 자기 임금님과 영광스럽게 결합되기를 바라고 갈망한다.
  • ○ 6. 교회의 표상들
  • [교회헌장] 6. 구약에서 하느님 나라의 계시가 흔히 표상으로 제시되었던 것처럼 그렇게 지금도 여러 가지 모상으로 교회의 깊은 본질이 우리에게 드러나고 있다. 유목 생활이나 농사, 건축 또는 가정과 부부 생활에서 가져온 그 표상들은 예언서들에 마련되어 있다.
  • 실제로, 교회는 양 우리이며 그 유일하고 반드시 필요한 문은 그리스도이시다(요한 10,1-10 참조). 교회는 또한 양 떼이며, 하느님께서 친히 그 목자가 되시겠다고 예고하셨다(이사 40,11; 에제 34,11 이하 참조). 비록 그 양들이 인간 목자들의 다스림을 받지만, 착한 목자이시며 목자들의 으뜸이신 그리스도께서 끊임없이 그 양들을 기르시고 이끌어 주신다(요한 10,11; 1베드 5,4 참조). 그리스도께서는 양들을 위하여 당신 목숨을 바치셨다(요한 10,11-15 참조).
  • 교회는 하느님의 농사 곧 하느님의 밭이다(1코린 3,9 참조). 그 밭에서 옛 올리브 나무가 자라고 있다. 성조들이 그 거룩한 뿌리이며, 거기에서 유다인들과 이방인들의 화해가 이루어졌고 또 이루어질 것이다(로마 11,13-26 참조). 바로 그 밭을 천상의 농부께서 포도밭으로 선택하셨다(마태 21,33-43 병행; 이사 5,1 이하 참조). 그리스도께서는 참된 포도나무이시며 그 가지들인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 우리는 교회를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며, 그리스도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요한 15,1-5 참조).
  • 또 흔히 교회를 하느님의 집이라고 한다(1코린 3,9 참조). 주님께서 친히 당신을 돌에 비겨,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이 바로 모퉁이의 주춧돌이 되었다고(마태 21,42 병행; 사도 4,11; 1베드 2,7; 시편 118[117],22 참조) 하셨다. 그 기초 위에서 교회가 사도들을 통하여 지어졌고(1코린 3,11 참조), 그 기초 때문에 교회는 견고한 결속력을 지닌다. 그 건물은 여러 가지 이름으로 꾸며진다. 하느님의 집(1티모 3,15 참조), 곧 하느님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곳, 하느님의 신령한 거처(에페 2,19-22 참조), 하느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계시는 장막(묵시 21,3 참조), 특히 거룩한 교부들이 찬미하는, 돌로 지은 지성소에서 표상되는 성전이라 불리며, 전례에서는 당연히 거룩한 도읍, 새 예루살렘에 비겨진다.5) 바로 그 안에서 우리는 이 세상의 살아 있는 돌로 쓰인다(1베드 2,5 참조). 그 거룩한 도읍이 새로운 세상에서 “신랑을 위하여 단장한 신부처럼 차리고”(묵시 21,1-2) 하느님께서 계시는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것을 요한은 보았다.
  • “하늘의 예루살렘”인 교회는 또한 “우리 어머니”라고 불리며(갈라 4,26; 묵시 12,17 참조), 순결한 어린양의 순결한 신부로 묘사된다(묵시 19,7; 21,2.9; 22,17 참조).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은……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려는 것이다”(에페 5,25-26). 풀릴 수 없는 계약으로 교회를 당신과 결합시키시어 끊임없이 “가꾸고 보살펴 주시며”(에페 5,29), 교회가 깨끗한 몸으로 당신과 결합되어 사랑과 신의로 당신께 순종하기를 바라셨다(에페 5,24 참조). 그리고 영원한 천상 은혜로 교회를 채우시어, 우리에 대한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사랑, 모든 지식을 초월하는 그 사랑을 깨닫게 해 주셨다(에페 3,19 참조). 교회는 이 세상에서 주님과 떨어져 있는 동안(2코린 5,6 참조) 마치 귀양살이를 하듯 살아가며 천상의 것을 추구하고 맛본다. 그곳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아 계시며, 또 교회의 생명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감추어져 있어, 교회가 자기 신랑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날 때까지는 그 생명이 보이지 않는다(콜로 3,1-4 참조).
  • ○ 7.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 [교회헌장] 7. 하느님의 아들 성자께서는 당신과 결합시키신 인간 본성 안에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죽음을 이기시고 인간을 구원하시어 새사람으로 변모시키셨다(갈라 6,15; 2코린 5,17 참조). 모든 민족 가운데에서 불러 모으신 당신 형제들에게 당신의 성령을 주시어 신비로이 당신의 몸을 이루셨다.
  • 그 몸 안에서 그리스도의 생명이 신자들에게 나누어지며, 신자들은 수난을 당하시고 영광을 받으신 그리스도와 성사들을 통하여 신비롭게 실제로 결합되는 것이다.6)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께 동화된다. “우리는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다”(1코린 12,13).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결합이 세례의 거룩한 예식으로 드러나고 이루어진다. “과연 우리는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통하여 그분과 함께 묻혔다. …… 우리가 그분처럼 죽어 그분과 결합되었다면, 부활 때에도 분명히 그리될 것이다”(로마 6,4-5). 성찬의 빵을 나누어 먹으며 실제로 주님의 몸을 모시는 우리는 주님과 더불어 또 우리 사이에 친교를 이루도록 들어 높여진다.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일지라도 한 몸이다. 우리 모두 한 빵을 함께 나누기 때문이다”(1코린 10,17). 이렇게 우리는 모두 그 몸의 지체가 되며(1코린 12,27 참조), “서로서로 지체가 된다”(로마 12,5).
  • 사람 몸의 지체가 여럿이지만 모든 지체가 한 몸을 이루듯이 신자들도 그리스도 안에서 그러하다(1코린 12,12 참조). 그리스도의 몸을 이룰 때에도 지체들이 서로 다르고 그 직무가 서로 다른 것이다. 성령께서는 한 분이시다. 그 성령께서 당신의 풍요와 직무의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선물을 교회에 유익하도록 나누어 주신다(1코린 12,1-11 참조). 그 선물들 가운데에서 사도들이 받은 은총이 가장 뛰어난 것이며, 성령께서는 은사를 받은 사람들도 사도들의 권위에 복종시키셨다(1코린 14장 참조). 그 성령께서는 친히 당신의 힘으로 또 지체들의 내적 결합으로 한 몸을 이루시고 신자들 가운데에서 사랑을 일으키시고 재촉하신다. 그러므로 한 지체가 고통을 당하면 모든 지체가 함께 아파하고,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기뻐한다(1코린 12,26 참조).
  • 이 몸의 머리는 그리스도이시다. 그리스도께서 바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습이시며, 그분 안에서 만물이 창조되었다. 그분께서는 모든 이에 앞서 계시며 만물이 그분 안에서 존속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몸인 교회의 머리이시다. 그분께서는 모든 것의 시작이시고 죽은 자들 가운데에서 살아나신 최초의 분이시며 만물의 으뜸이 되셨다(콜로 1,15-18 참조).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위대한 힘으로 하늘과 땅의 모든 것을 다스리시며, 당신의 탁월한 완전성과 활동으로 온몸을 당신 영광의 부요로 채워 주신다(에페 1,18-23 참조).7)
  • 모든 지체는 그리스도를 닮아 그들 안에 그리스도께서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갈라 4,19 참조). 그리하여 우리는 그리스도의 생명의 신비 안으로 받아들여지고 그분과 동화되어 그분과 함께 죽고 함께 부활하여 마침내 그분과 함께 다스릴 것이다(필리 3,21; 2티모 2,11; 에페 2,6; 콜로 2,12 등 참조). 아직도 지상의 나그네인 우리가 환난과 박해 속에서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며 머리에 결합된 몸으로서 그분의 고난을 함께 받는 것은 그분과 함께 영광을 받으려는 것이다(로마 8,17 참조).
  • 그리스도에게서 “온몸은 이 머리로부터 관절과 인대를 통하여 영양을 공급받고 잘 연결되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라는 것이다”(콜로 2,19).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몸에 곧 교회 안에 봉사 직무의 은총을 끊임없이 마련하여 주시므로, 우리는 그 은총을 받아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구원을 위하여 서로 봉사한다. 이로써 우리는 사랑 안에서 진리를 따르며 모든 것을 통하여 우리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향하여 자라나게 된다(에페 4,11-16 참조).
  •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끊임없이 새로워지도록(에페 4,23 참조)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당신 성령을 주셨으며, 머리와 지체들 안에 현존하시는 한 분이신 똑같은 성령께서는 온몸에 생명을 주시고 온몸을 일치시키시고 움직이신다. 그래서 거룩한 교부들은 성령의 임무를 생명의 원리인 영혼이 인체 안에서 하는 일과 비교할 수 있었다.8)
  •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당신의 신부처럼 사랑하시어, 제 아내를 제 몸같이 사랑하는 남편의 모범이 되셨으며(에페 5,25-28 참조), 바로 그 교회는 자기 머리에 순종한다(에페 5,23-24 참조). “온전히 충만한 신성이 육신의 형태로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고 있으므로”(콜로 2,9),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충만한 몸인 교회를 당신의 신적 은총으로 채워 주시어(에페 1,22-23 참조), 교회는 하느님의 온갖 충만함을 향하여 나아가 그 충만함에 이르게 된다(에페 3,19 참조).
  • ○ 8. 가시적이고 영적인 교회
  • [교회헌장] 8. 유일한 중개자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믿음과 바람과 사랑의 공동체인 당신의 거룩한 교회를 이 땅 위에 가시적인 구조로 세우시고 끊임없이 지탱하여 주시며,9) 교회를 통하여 모든 사람에게 진리와 은총을 널리 베푸신다. 교계 조직으로 이루어진 단체인 동시에 그리스도의 신비체, 가시적 집단인 동시에 영적인 공동체, 지상의 교회인 동시에 천상의 보화로 가득 찬 이 교회는 두 개가 아니라 인간적 요소와 신적 요소로 합성된 하나의 복합체를 이룬다고 보아야 한다.10) 그러기에 훌륭한 유비로 교회는 강생하신 말씀의 신비에 비겨지는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께서 받아들이신 본성도 구원의 생명체로서 말씀과 떨어질 수 없도록 결합되어 말씀에 봉사하듯이, 다르지 않은 모양으로 교회의 사회적 조직도 교회에 생명을 주시는 그리스도의 성령께 봉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한다(에페 4,16 참조).11)
  •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유일한 교회이며, 우리는 신경에서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라고 고백한다.12) 우리 구세주께서는 부활하신 뒤에 베드로에게 교회의 사목을 맡기셨고(요한 21,17 참조),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교회의 전파와 통치를 위임하셨으며(마태 28,18 이하 참조), 교회를 영원히 진리의 기둥과 터전으로 세우셨다(1티모 3,15 참조). 이 교회는 이 세상에 설립되고 조직된 사회로서 베드로의 후계자와 그와 친교를 이루는 주교들이 다스리고 있는 가톨릭 교회 안에 존재한다.13) 그 조직 밖에서도 성화와 진리의 많은 요소가 발견되지만, 그 요소들은 그리스도 교회의 고유한 선물로서 보편적 일치를 재촉하고 있다.
  • 그리스도께서 가난과 박해 속에서 구원 활동을 완수하셨듯이, 그렇게 교회도 똑같은 길을 걸어 구원의 열매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부름 받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셨으며”(필리 2,6-7), 우리를 위하여 “부유하시면서도 가난하게 되셨다”(2코린 8,9). 이렇게 교회는, 그 사명을 수행하려면 인간적인 힘이 필요하겠지만, 현세의 영광을 추구하도록 세워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범으로도 비움과 버림을 널리 전하도록 세워진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찢긴 마음을 싸매 주며”(루카 4,18 참조),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루카 19,10) 하느님 아버지에게서 파견되셨다. 이와 같이 교회도 인간의 연약함으로 고통 받는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감싸 주고, 또한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자기 창립자의 가난하고 고통 받는 모습을 알아보고, 그들의 궁핍을 덜어 주도록 노력하며, 그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섬기고자 한다. “거룩하시고 순수하시고 순결하신”(히브 7,26) 그리스도께서 죄를 모르셨지만(2코린 5,21 참조) 오로지 백성들의 죄를 없애러 오셨으므로(히브 2,17 참조), 자기 품에 죄인들을 안고 있어 거룩하면서도 언제나 정화되어야 하는 교회는 끊임없이 참회와 쇄신을 추구한다.
  • 교회는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십자가와 죽음을 전하며(1코린 11,26 참조), “세상의 박해와 하느님의 위안 속에서 나그넷길을 걷는다.”14)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의 능력으로 굳세게 되어, 안팎으로 당하는 고통과 난관을 인내와 사랑으로 이겨 내며, 마지막 때에 충만한 빛 속에서 드러날 주님의 신비를 어렴풋이나마 충실하게 세상에 보여 준다.
  • 제 2 장 하느님의 백성
  • ○ 9. 새 계약, 새 백성
  • [교회헌장] 9. 어느 시대, 어느 민족이든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경외하며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받아들이신다(사도 10,35 참조).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서로 아무런 연결도 없이 개별적으로 거룩하게 하시거나 구원하시려 하지 않으시고, 오직 사람들이 백성을 이루어 진리 안에서 당신을 알고 당신을 거룩히 섬기도록 하셨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당신 백성으로 뽑으시고 그들과 계약을 맺으셨으며, 차츰차츰 그들을 가르치시고 그 역사를 통하여 당신과 당신 계획을 드러내시며 그 백성을 당신 것으로 거룩하게 하셨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질 저 새롭고 완전한 계약, 바로 사람이 되신 하느님 말씀을 통하여 전하여질 더욱 완전한 계시의 준비와 표상이 된다. “그날이 온다. 주님의 말씀이다. 그때에 나는 이스라엘 집안과 유다 집안과 새 계약을 맺겠다.……나는 그들의 가슴에 내 법을 넣어 주고, 그들의 마음에 그 법을 새겨 주겠다. 그리하여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낮은 사람부터 높은 사람까지 모두 나를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이다”(예레 31,31-34). 그 새로운 계약을 그리스도께서 세우셨다.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당신 피로 새로운 계약을 맺으시고(1코린 11,25 참조), 유다인과 이방인 가운데에서 부르신 백성을 혈육에 따라서가 아니라 오로지 성령 안에서 하나로 모으시어,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이 되게 하셨다.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은 썩어 없어지는 씨앗이 아니라 썩어 없어지지 않는 씨앗에서 살아 계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통하여 새로 났으며(1베드 1,23 참조), 혈육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요한 3,5-6 참조), 마침내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이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으로서……한때 하느님의 백성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그분의 백성이 된 것이다”(1베드 2,9-10).
  • 이 메시아 백성은 그리스도를 머리로 모시고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잘못 때문에 죽음에 넘겨지셨지만, 우리를 의롭게 하시려고 되살아나셨으며”(로마 4,25), 지금은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받으시어 하늘에서 영광스럽게 다스리고 계신다. 이 백성은 그 신분으로 하느님 자녀의 품위와 자유를 지니며, 성령께서 마치 성전에 계시듯 그들의 마음 안에 머무르신다. 이 백성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여야 한다는 사랑의 새 계명을 그 법으로 지니고 있다(요한 13,34 참조). 마지막으로, 이 백성은 하느님의 나라를 그 목적으로 삼는다. 하느님께서 친히 이 땅에서 시작하신 그 나라는 세말에 또한 당신 친히 완성하실 때까지 끝까지 넓혀져야 한다. 그때에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것이며(콜로 3,4 참조), “피조물도 멸망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영광의 자유를 얻을 것이다”(로마 8,21). 그러므로 이 메시아 백성은 비록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을 다 포함하지도 못하고 가끔 작은 무리로 보이지만, 온 인류를 위하여 일치와 희망과 구원의 가장 튼튼한 싹이 된다. 그리스도께서는 생명과 사랑과 진리의 친교를 이루도록 세우신 이 백성을 또한 모든 사람을 위한 구원의 도구로 삼으시고, 세상의 빛으로서 땅의 소금으로서(마태 5,13-16 참조) 온 세상에 파견하신다.
  • 사막을 헤매던 혈족 이스라엘이 이미 하느님의 교회라고 불렸던 것처럼(2에즈 13,1; 민수 20,4; 신명 23,1 이하 참조), 현세를 거닐며 미래의 영원한 나라를 찾고 있는(히브 13,14 참조) 새 이스라엘도 그리스도의 교회라고 불린다(마태 16,18 참조). 그리스도께서 이 교회를 당신 피로 얻으셨고(사도 20,28 참조), 당신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셨으며, 이 교회에 가시적 사회적 결합의 적절한 수단들을 부여하셨기 때문이다. 구원의 주인이시며 일치와 평화의 원리이신 예수님을 믿고 바라보는 이들의 무리를 하느님께서 불러 모으시어 교회를 세우시고, 모든 사람과 개인의 구원을 이룩하는 이 일치의 볼 수 있는 성사가 되게 하셨다.1) 이 교회는 모든 지역에 전파되도록 인간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지만 동시에 시대와 민족의 경계를 초월한다. 시련과 고난을 거쳐 나아가는 교회는 주님께서 자신에게 약속하여 주신 하느님 은총의 힘으로 위로를 받고, 인간의 나약함 속에서도 완전한 신의를 지켜 자기 주님의 어엿한 신부로 살아가며, 성령의 활동 아래에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쇄신하여 마침내 십자가를 통하여 결코 꺼질 줄 모르는 빛에 이를 것이다.
  • ○ 10. 보편 사제직
  • [교회헌장] 10. 사람들 가운데에서 뽑히신 대사제 주 그리스도께서는(히브 5,1-5 참조) 새 백성이 “한 나라를 이루어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들이 되게 하셨다”(묵시 1,6; 5,9-10 참조). 세례 받은 사람들은 새로 남과 성령의 도유를 통하여 신령한 집과 거룩한 사제직으로 축성되었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인간의 모든 활동을 통하여 신령한 제사를 바치며 그들을 어두운 데에서 당신의 놀라운 빛 가운데로 불러 주신 분의 능력을 선포한다(1베드 2,4-10 참조).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모든 제자는 끊임없이 기도하고 하느님을 함께 찬양하며(사도 2,42-47 참조), 자신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 주실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고(로마 12,1 참조) 세상 어디에서나 그리스도를 힘차게 증언하며, 설명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영원한 생명에 대하여 자신들이 간직하고 있는 희망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1베드 3,15 참조).
  •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과 직무 또는 교계 사제직은, 정도만이 아니라 본질에서 다르기는 하지만, 서로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며, 그 하나하나가 각기 특수한 방법으로 그리스도의 유일한 사제직에 참여하고 있다.2) 직무 사제는 참으로 그가 지닌 거룩한 힘으로 사제다운 백성을 모으고 다스리며, 성찬의 희생 제사를 그리스도로서 거행하고 온 백성의 이름으로 하느님께 봉헌한다. 그리고 신자들은 자신의 왕다운 사제직의 힘으로 성찬의 봉헌에 참여하며,3) 여러 가지 성사를 받고 기도하고 감사를 드리며 거룩한 삶을 증언하고 극기와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사제직을 수행한다.
  • ○ 11. 성사와 보편 사제직의 수행
  • [교회헌장] 11. 사제 공동체의 거룩한 특성과 유기적 구조는 성사와 덕행을 통하여 현실화된다. 신자들은 세례를 통하여 교회에 합체되어 그리스도교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인호를 받고, 또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 교회를 통하여 하느님께 받은 신앙을 사람들 앞에서 고백하려고 힘쓴다.4) 견진성사로 신자들은 더욱 완전히 교회에 결합되며 성령의 특별한 힘을 받아 그리스도의 참된 증인으로서 말과 행동으로 신앙을 전파하고 옹호하여야 할 더 무거운 의무를 진다.5)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인 성찬의 희생 제사에 참여하는 신자들은 신적 희생 제물을 하느님께 바치며, 자기 자신을 그 제물과 함께 봉헌한다.6) 이렇게 봉헌에서나 영성체에서나, 똑같지 않고 저마다 다르게, 모든 신자는 전례 행위 안에서 자기 역할을 한다. 더 나아가 거룩한 모임에서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신 신자들은 이 지존한 성사로 적절히 드러나고 놀랍게 이루어지는 하느님 백성의 일치를 구체적인 방법으로 보여 준다.
  • 고해성사를 보는 신자들은 하느님께 끼친 모욕에 대하여 그분의 자비로 용서를 받으며, 또한 동시에 범죄로 상처를 입혔던 교회, 사랑과 모범과 기도로써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노력하는 교회와 화해를 한다. 병자들의 거룩한 도유와 사제들의 기도로 온 교회는 병자들을 수난하시고 영광을 받으신 주님께 맡겨 드리며, 그들의 병고를 덜어 주시고 낫게 하여 주시도록 간청하는(야고 5,14-16 참조) 한편, 병자들도 자기 자신을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에 자유로이 결합시켜(로마 8,17; 콜로 1,24; 2티모 2,11-12; 1베드 4,13 참조) 하느님 백성의 선익에 기여하도록 권고한다. 그리고 신자들 가운데에서 성품에 오르는 이들은 하느님의 말씀과 은총으로 교회를 사목하도록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워진다. 끝으로, 그리스도와 교회 사이의 풍요로운 사랑과 일치의 신비를 드러내고 그 신비에 참여하는 혼인성사의 힘으로(에페 5,32 참조), 그리스도인 부부는 부부 생활은 물론 자녀 출산과 교육을 통하여 성덕에 나아가도록 서로 도와주며, 또한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에서 자기 생활 신분과 영역에 고유한 은총을 받는다.7) 실제로 이 혼인에서 가정이 생겨나고, 가정에서 인간 사회의 새로운 시민들이 태어나며, 성령의 은총을 통하여 그들은 하느님 백성을 역사의 흐름 속에 영속시키도록 세례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 바로 이 가정 교회에서 부모는 말과 모범으로 자기 자녀들을 위하여 최초의 신앙 선포자가 되어야 하며, 각자의 고유한 소명을 특별한 배려로 육성하여야 한다.
  • 이렇게 크고 많은 구원의 수단을 갖춘 모든 그리스도인은, 어떠한 생활 신분이나 처지에서든, 하느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완전한 성덕에 이르도록 저마다 자기 길에서 주님께 부르심을 받는다.
  • ○ 12. 하느님 백성의 신앙 감각과 은사
  • [교회헌장] 12.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은 또한 그리스도의 예언자직에도 참여한다. 특히 믿음과 사랑의 생활로 그리스도에 대한 생생한 증거를 널리 전하며, 그분의 이름을 찬양하는 입술의 열매를 찬미의 제물로 하느님께 바친다(히브 13,15 참조). 성령께 도유를 받는 신자 전체는(1요한 2,20.27 참조) 믿음에서 오류를 범할 수 없으며, “주교부터 마지막 평신도에 이르기까지”8) 신앙과 도덕 문제에 관하여 보편적인 동의를 보일 때에, 온 백성의 초자연적 신앙 감각의 중개로 이 고유한 특성을 드러낸다. 실제로 진리의 성령께서 일깨워 주시고 지탱하여 주시는 저 신앙 감각으로 하느님의 백성은 거룩한 교도권의 인도를 받는다. 교도권에 충실히 따르는 백성은 그 가르침을 이미 사람의 말이 아니라 사실 그대로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고(1테살 2,13 참조), “성도들에게 단 한 번 전해진 믿음”을(유다 3 참조) 온전히 지키며, 올바른 판단으로 그 믿음을 더욱 깊이 깨닫고 그 믿음을 실생활에 더욱 충만히 적용한다.
  • 더 나아가 같은 성령께서는 성사와 교역을 통하여 하느님의 백성을 거룩하게 하시고 인도하시며 여러 가지 덕행으로 꾸며 주실 뿐 아니라 또한 당신 은혜를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각자에게 나누어 주시며”(1코린 12,11) 모든 계층의 신자들에게 특별한 은총도 나누어 주신다. 각 사람에게 주신 성령의 선물은 공동선을 위한 것이라는(1코린 12,7 참조) 말씀에 따라, 성령께서는 그러한 은총으로 교회의 쇄신과 더욱 폭넓은 교회 건설을 위하여 유익한 여러 가지 활동이나 직무를 받아들이는 데에 알맞도록 신자들을 준비시키신다. 그러한 은사는 뛰어난 것이든 더 단순하고 더 널리 퍼진 것이든 교회의 필요에 매우 적합하고 유익한 것이므로 감사와 위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이례적인 은총은 함부로 간청하지 말아야 하며, 지레 그러한 은총에서 사도직 활동의 결실을 바라지도 말아야 한다. 그렇지만 은사의 진실성과 올바른 실천에 관한 판단은 교회를 다스리는 이들에게 속하며, 성령의 불을 끄지 않고 모든 것을 시험하여 좋은 것을 붙드는 일은 특별히 그들의 소관이다(1테살 5,12.19-21 참조).
  • ○ 13. 하느님의 유일한 백성의 보편성
  • [교회헌장] 13. 모든 사람은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을 이루도록 불린다. 그러므로 언제나 하나이고 유일한 이 백성은 모든 세대를 통하여 온 세상에 퍼져 나가, 처음에 인간 본성을 하나로 만드시고 흩어진 당신 자녀들을 마침내 하나로 모으고자 하신 하느님 뜻의 계획을(요한 11,52 참조) 성취시켜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을 보내시어, 만물의 상속자로 삼으시고(히브 1,2 참조), 모든 사람의 스승이요 임금이며 사제가 되고 하느님 자녀들 곧 새롭고 보편적인 백성의 머리가 되게 하셨다. 이를 위하여 하느님께서는 마침내 당신 성자의 성령, 주님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성령을 보내 주셨다. 성령께서는 온 교회를 위하여 또 개인과 모든 신자를 위하여 사도들의 가르침과 친교에서 그리고 빵의 나눔과 기도에서 모임과 일치의 근원이 되신다(사도 2,42 참조).
  • 따라서 지상의 모든 민족 가운데에 하나의 하느님 백성이 있다. 그들은 모든 민족 가운데에서 지상 왕국이 아니라 하늘 나라의 시민으로서 자기 백성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 세계에 흩어져 있는 모든 신자가 성령 안에서 다른 이들과 친교를 이룬다. 이렇게 하여 “로마에 앉아서 인도인들이 자기 지체임을 안다.”9)
  • 그러나 그리스도의 나라는 이 세상의 나라가 아니므로(요한 18,36 참조), 이 나라를 이끌어들이는 교회 곧 하느님의 백성은 어떠한 민족이든 그 현세적 선을 결코 없애지 않으며, 오히려 정반대로 민족들의 역량과 자산과 관습을 좋은 것이라면 촉진하고 받아들이며, 받아들임으로써 실제로 정화하고 강화하며 승화시킨다. 사실 교회는 저 임금님과 함께 모여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 임금님께 민족들이 재산으로 주어지고(시편 2,8 참조), 뭇민족들이 그분의 나라로 선물과 예물을 가져온다(시편 72[71],10; 이사 60,4-7; 묵시 21,24 참조). 하느님의 백성을 돋보이게 꾸며 주는 이 보편성은 바로 주님의 선물이다. 이로써 가톨릭 교회는 온 인류가 그 모든 부요와 함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그분 성령의 일치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려고 힘껏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10)
  • 이 보편성의 힘으로, 각 부분이 그 고유한 은혜를 다른 부분들과 온 교회에 가져다주어, 전체와 각 부분은 모든 것을 서로 나누며 일치 안에서 충만을 함께 도모하는 가운데에 자라나게 된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백성은 여러 민족들 가운데에서 모인 것일 뿐 아니라 그 자체 안에서도 여러 계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하느님 백성의 지체들 사이에는 다양성이 있다. 직무에 따라 어떤 이들은 자기 형제들의 선익을 위하여 거룩한 봉사 직무를 수행하며, 신분과 생활양식에 따라 많은 이들은 수도 생활 속에서 더 좁은 길로 성덕을 추구하며 형제들을 자신의 모범으로 격려한다. 그러기에 또한 교회의 친교 안에는 고유한 전통을 지니는 개별 교회들이 당연히 존재한다. 그러나 베드로 교좌의 수위권은 온전히 보존된다. 사랑의 모든 공동체를 다스리는 베드로 교좌는11) 정당한 다양성을 보호하고 또 동시에 개별 요소들이 일치에 해를 끼치지 않고 오히려 일치에 이바지하도록 감독한다. 그러기에 마침내 교회의 여러 부분들 사이에는 영적 부요와 사도직 인력과 현세적 자원에 관한 긴밀한 친교의 유대가 존재한다. 사실 하느님 백성의 구성원들은 서로 선익을 나누도록 불렸으므로, “저마다 받은 은사에 따라, 하느님의 다양한 은총의 훌륭한 관리자로서 서로를 위하여 봉사하십시오.”(1베드 4,10) 한 사도의 말씀은 각 개별 교회들에도 해당되는 것이다.
  • 하느님 백성의 이 보편적 일치는 세계 평화를 예시하고 증진하므로 모든 사람이 이 일치로 부름 받고 있다. 가톨릭 신자이든 그리스도를 믿는 다른 신자이든 모든 사람이 다 여러 모로 이 일치에 소속되거나 관련되어 있다. 하느님의 은총은 모든 사람을 구원으로 부른다.
  • ○ 14. 가톨릭 신자
  • [교회헌장] 14.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먼저 가톨릭 신자들을 생각한다. 공의회는 성경과 성전에 의지하여 이 순례하는 교회가 구원에 필요하다고 가르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 한 분만이 중개자요 구원의 길이시며, 당신 몸인 교회 안에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또한 신앙과 세례의 필요성을 분명한 말씀으로 강조하시면서(마르 16,16; 요한 3,5 참조), 동시에 교회의 필요성도 확인하셨다. 사람들은 마치 문과 같은 세례를 통하여 교회로 들어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가톨릭 교회를 필요한 것으로 세우신 사실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교회로 들어오기를 싫어하거나 그 안에 머물러 있기를 거부하는 저 사람들은 구원받을 수 없을 것이다.
  • 교회의 모임에 완전히 합체된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성령을 모시고, 교회 안에 세워진 완전한 질서와 구원의 모든 수단을 받아들이며, 교회의 가시적 구조 안에서 교황과 주교들을 통하여 다스리시는 그리스도와 결합된다. 곧 신앙 고백과 성사, 교회 통치와 친교의 유대로 결합된다. 그러나 교회에 합체되더라도 사랑 안에 머무르지 못하고 교회의 품 안에 “마음”이 아니라 “몸”만 남아 있는 사람은 구원받지 못한다.12) 그러나 교회의 모든 자녀는 자신의 뛰어난 신분을 자기 공덕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특별한 은총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여야만 한다. 그 은총에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응답하지 않는다면 구원을 받기는커녕 더욱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13)
  • 성령의 감도를 받아 명백한 의지로 교회에 합체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예비 신자들은 이 소망 자체로 교회와 결합된다. 어머니인 교회는 이미 자기 자녀가 된 그들을 사랑과 배려로 감싸 안는다.
  • ○ 15. 교회와 비가톨릭 그리스도인
  • [교회헌장] 15. 세례를 받아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지녔지만 완전한 신앙을 고백하지 않거나 베드로의 후계자 아래에서 친교의 일치를 보존하지 못하는 저 사람들과도 교회는 자신이 여러 가지 이유로 결합되어 있음을 알고 있다.14)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영예롭게 성경을 신앙과 생활의 규범으로 삼고, 진실한 종교적 열정을 보여 주며,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와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 그리스도를 사랑으로 믿고,15) 세례의 인호를 받아 그리스도와 결합되고, 다른 성사들까지도 자기 교회나 교회 공동체 안에서 인정하고 받는다. 그들 가운데에 많은 이들은 주교직도 향유하고 성찬례를 거행하며 천주의 동정 성모님에 대한 신심도 존중한다.16) 기도와 다른 영적 은혜의 친교가 이루어지고, 성령 안의 어떤 결합까지도 진실하다. 왜냐하면 성령께서는 은혜와 은총으로 그들 안에서도 거룩하게 하시는 당신의 능력을 발휘하시며, 그들 가운데에서 어떤 이들은 피를 흘리기까지 그 힘을 북돋워 주셨기 때문이다. 이렇게 성령께서는 모든 이가 그리스도께서 정하신 방법대로 하나인 양 떼 안에서 한 목자 밑에 평화롭게 일치되게 하려는 열망과 활동을 그리스도의 모든 제자에게서 일으켜 주신다.17) 이 일치를 이루고자 어머니인 교회는 끊임없이 기도하고 희망하고 행동하며, 그리스도의 표지가 교회의 얼굴에서 더욱 찬란히 빛나도록 자녀들에게 정화와 쇄신을 권고한다.
  • ○ 16. 교회와 비그리스도인
  • [교회헌장] 16. 끝으로, 복음을 아직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들도 여러 가지 이유로 하느님의 백성과 관련되어 있다.18) 먼저, 계약과 약속이 주어졌던 저 백성이 참으로 그렇다. 인성으로 말하면 그리스도께서 그 백성에게서 태어나셨으며(로마 9,4-5 참조), 선택에 따라 보면 그 백성은 조상 덕택으로 하느님의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 하느님께서는 한 번 주신 선물이나 소명을 다시 거두지 않으시기 때문이다(로마 11,28-29 참조). 그러나 구원 계획은 창조주를 알아 모시는 사람들을 다 포함하며, 그 가운데에는 특히 무슬림도 있다. 그들은 아브라함의 신앙을 간직하고 있다고 고백하며, 마지막 날에 사람들을 심판하실 자비로우시고 유일하신 하느님을 우리와 함께 흠숭하고 있다. 어둠과 그림자 속에서 미지의 신을 찾고 있는 저 사람들에게서도 하느님께서는 결코 멀리 계시지 않으신다.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생명과 호흡과 모든 것을 주시고(사도 17,25-28 참조), 구세주께서 모든 사람이 구원받게 되기를 바라시기 때문이다(1티모 2,4 참조). 사실, 자기 탓 없이 그리스도의 복음과 그분의 교회를 모르지만 진실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고 양심의 명령을 통하여 알게 된 하느님의 뜻을 은총의 영향 아래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영원한 구원을 얻을 수 있다.19) 또한 하느님의 섭리는 자기 탓 없이 아직 하느님을 분명하게 알지 못하지만 하느님의 은총으로 바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구원에 필요한 도움을 거절하지 않으신다. 사실 그들이 지닌 좋은 것, 참된 것은 무엇이든지 다 교회는 복음의 준비로 여기며,20) 모든 사람이 마침내 생명을 얻도록 빛을 비추시는 분께서 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흔히 악마에게 속아 허황한 생각에 빠져 하느님의 진리를 거짓과 뒤바꾸고 창조주보다 피조물을 더 섬기며(로마 1,21.25 참조), 또는 이 세상에서 하느님 없이 살다가 죽어 가며 극도의 절망에 놓인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영광과 이 모든 사람의 구원을 증진하고자, 교회는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하신 주님의 명령을 기억하고 선교 촉진에 진력하고 있다.
  • ○ 17. 교회의 선교 특성
  • [교회헌장] 17. 성자께서 성부에게서 파견되신 것처럼 성자께서는 사도들을 파견하시며(요한 20,21 참조) 말씀하셨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9-20). 구원의 진리를 선포하라는 그리스도의 이 장엄한 명령을 교회는 사도들에게서 받았으며, 땅 끝에 이르기까지 이 명령을 이행하여야 한다(사도 1,8 참조). 그러므로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1코린 9,16)이라고 한 사도의 말씀을 자기 것으로 삼아, 교회는 끊임없이 선교사들을 파견하여 새 교회들이 완전히 세워지고 또 스스로 복음화 활동을 지속하게 한다. 성령의 재촉을 받아 교회는 그리스도를 온 세상 구원의 근원으로 세우신 하느님의 계획이 완전히 실현되도록 협력하고 있다. 복음을 선포함으로써 교회는 청중을 신앙과 신앙 고백으로 이끌어 세례를 받도록 준비시키고, 오류의 예속에서 구출하고, 그들을 그리스도께 합체시켜 사랑을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충만에 이르기까지 자라나게 한다. 교회는 자신의 활동을 통하여,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에 또는 민족들의 고유 의례와 문화에 심어져 있는 좋은 것은 무엇이든 없어지지 않도록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의 영광과 악마의 패배와 인간의 행복을 위하여 치유되고 승화되며 완성되게 한다. 그리스도의 제자는 누구나 다 제 나름대로 신앙을 전파하여야 할 책임을 지고 있다.21) 믿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세례를 줄 수 있지만, 성찬의 희생 제사로 “몸”의 건설을 완성하는 것은 사제의 임무이다. 사제는 예언자를 통하여 “해 뜨는 곳에서 해 지는 곳까지, 내 이름이 민족들 가운데에서 드높기에, 곳곳에서 내 이름에 향과 정결한 제물이 바쳐진다.”(말라 1,11) 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이행한다.22) 이렇게 교회는 동시에 기도하고 일하여, 온 세상이 모두 하느님의 백성, 주님의 몸, 성령의 궁전이 되어 만물의 머리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주의 창조주이신 성부께 온갖 영예와 영광을 드린다.
  • 제 3 장 교회의 위계 조직, 특히 주교직
  • ○ 18. 서론
  • [교회헌장] 18.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백성을 사목하고 또 언제나 증가시키도록 당신 교회 안에 온몸의 선익을 도모하는 여러 가지 봉사 직무를 마련하셨다. 실제로, 거룩한 권력을 가진 봉사자들이 자기 형제들에게 봉사하여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품위를 지닌 모든 사람이 자유로이 질서 정연하게 동일한 목적을 함께 추구하여 구원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 이 거룩한 공의회는 제1차 바티칸 공의회의 발자취를 따라 그 공의회와 더불어, 영원한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거룩한 교회를 세우시고 당신 친히 성부에게서 파견되신 것처럼 사도들을 파견하셨으며(요한 20,21 참조), 그들의 후계자들 곧 주교들이 당신 교회 안에서 세상 끝 날까지 목자가 되기를 바라셨다고 가르치며 선언한다. 참으로 주교직 자체가 하나로서 갈라지지 않도록, 그리스도께서는 복된 베드로를 다른 사도들 앞에 세우시고 베드로 안에 신앙의 일치와 친교의 영속적이고 가시적인 근원과 토대를 마련하셨다.1) 교황의 거룩한 수위권의 설정, 영속성, 권한과 성격 그리고 교황의 그르칠 수 없는 교도권에 관한 교리를 거룩한 공의회는 모든 신자가 굳게 믿어야 할 것으로 거듭 제시하고, 또 그렇게 해 나가면서,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며2) 온 교회의 볼 수 있는 으뜸인 베드로의 후계자와 더불어 살아 계신 하느님의 집을 다스리는, 사도들의 후계자들인 주교들에 관한 교리를 모든 사람 앞에 천명하고 선언하기로 결정한다.
  • ○ 19. 열두 사도의 소명과 선정
  • [교회헌장] 19. 주 예수님께서는 성부께 기도하신 다음에 당신 마음에 두셨던 사람들을 부르시어 열두 사람을 당신과 함께 있게 하셨는데, 이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도록 그들을 파견하시려는 것이었다(마르 3,13-19; 마태 10,1-42 참조). 그 사도들을(루카 6,13 참조) 확고한 단체 또는 집단의 형태로 세우시고, 그들 가운데에서 선택하신 베드로를 으뜸으로 삼으셨다(요한 21,15-17 참조). 그들을 먼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그리고 모든 민족들에게 보내시어(로마 1,16 참조), 그들이 당신 권력을 나누어 받아 모든 민족들을 당신 제자로 삼고 그들을 거룩하게 하고 다스리게 하셨으며(마태 28,16-20; 마르 16,15; 루카 24,45-48; 요한 20,21-23 참조), 또한 그렇게 하여 교회를 전파하고 주님의 인도를 받아 교회에 봉사하며 세상 끝 날까지 모든 날에 교회를 사목하게 하셨다(마태 28,20 참조).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 하신 주님의 약속에 따라, 오순절에 그들은 그 사명을 수행할 힘을 받았다(사도 2,1-36 참조). 그러므로 사도들은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파하고(마르 16,20 참조) 청중이 성령의 활동으로 그 복음을 받아들임으로써 보편 교회를 모아들인다. 주님께서는 보편 교회를 사도들 가운데에 세우시고 사도들의 으뜸인 복된 베드로 위에 지으셨으며, 예수 그리스도 친히 그 주춧돌이 되셨다(묵시 21,14; 마태 16,18; 에페 2,20 참조).3)
  • ○ 20.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
  • [교회헌장] 20. 그리스도께서 사도들에게 맡기신 그 신적 사명은 세말까지 지속될 것이다(마태 28,20 참조). 사도들이 전하여야 할 복음은 교회를 위하여 모든 시대에 모든 삶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사도들은 위계적으로 조직된 이 단체 안에서 후계자들을 세우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실제로, 사도들은 봉사 직무에서 다양한 협조자들을 지니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4) 자기들에게 맡겨진 사명이 자기 사후에도 지속되도록, 자신의 직접 협력자들에게, 일종의 유언 형식으로, 자기들이 시작한 일을 완성하고 견고하게 할 임무를 맡겼으며,5) 성령께서 하느님의 교회를 사목하도록 그들을 세우신 바로 그 온 무리를 보살피라고 부탁하였다(사도 20,28 참조). 이렇게 사도들은 이러한 후계자들을 세웠으며, 또 나중에 그들이 죽으면 다른 훌륭한 사람들이 그 직무를 받아들이도록 법규를 마련하여 주었다.6) 교회 안에서 맨 처음부터 수행되어 온 저 여러 봉사 직무 가운데에서, 전통이 증언하는 대로, 처음부터 이어 내려오는 계승을 통하여 주교직에 세워져,7) 사도의 씨앗에서 나온 포도 가지를 간직하고 있는 이들의 임무가 으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8) 이렇게, 이레네오 성인의 증언대로, 사도들이 주교로 세운 이들과 우리에게까지 이르는 그 후계자들을 통하여 사도 전승이 온 세상에 천명되고9) 보존되는 것이다.10)
  • 그러므로 주교들은 공동체의 봉사 직무를 협조자인 신부들과 부제들과 함께 받아들여,11) 하느님의 대리로서 양 떼를 다스리는12) 그 목자들이 되고, 교리의 스승, 거룩한 예배의 사제, 통치의 봉사자가 되는 것이다.13) 또한 주님께서 사도들의 으뜸인 베드로에게 특별히 맡기시어 그 후계자들에게 전수되는 임무가 영속하듯이, 사도들의 교회 사목 임무도 영속하며 주교들의 거룩한 품계에서 끊임없이 수행되어야 한다.14)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주교들이 신적 제도에 따라 사도들의 자리를 계승하였다고 가르친다.15) 주교들은 교회의 목자들이므로, 주교의 말을 듣는 사람은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는 사람이고 주교를 배척하는 사람은 그리스도를 배척하고 그리스도를 보내신 분을 배척하는 사람이다(루카 10,16 참조).16)
  • ○ 21. 주교직의 성사성
  • [교회헌장] 21. 그러므로 신부들의 협력을 받는 주교들을 통하여 대사제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신자들 가운데에 계신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오른편에 앉아 계시지만, 당신 주교들의 모임에도 계신다.17)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특히 주교들의 탁월한 봉사를 통하여 만민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시고, 신자들에게 신앙의 성사들을 계속 집전하시며, 주교들의 부성을 통하여(1코린 4,15 참조) 천상의 새로 남으로 새로운 지체들을 당신 몸에 합체시키시며, 마침내 주교들의 지혜와 슬기로 새로운 계약의 백성을 그 나그넷길에서 영원한 행복으로 이끄시며 다스리신다. 주님의 양 떼를 치도록 선택된 이 목자들은 그리스도의 시종이고 하느님의 신비를 맡은 관리인들이다(1코린 4,1 참조). 이들에게는 하느님 은총의 복음을 전하는 증언(로마 15,16; 사도 20,24 참조) 그리고 성령과 의화의 영광스러운 봉사 직무가 맡겨졌다(2코린 3,8-9 참조).
  • 이렇게 중대한 임무를 다하도록 사도들은 그리스도에게서 내려오시는 성령의 특별한 분출로 충만해졌다(사도 1,8; 2,4; 요한 20,22-23 참조). 사도들은 자기 협조자들에게도 안수를 통하여 영적 선물을 전해 주었으며(1티모 4,14; 2티모 1,6-7 참조), 그것은 우리에게까지 주교 축성 안에서 전해 내려온다.18) 거룩한 공의회는 주교 축성으로 충만한 성품성사가 수여된다고 가르친다. 이를 교회의 전례 관습과 교부들은 분명히 대사제직, 거룩한 봉사 직무의 정점이라고 하였다.19) 그리고 주교 축성은 거룩하게 하는 임무와 함께 가르치는 임무와 다스리는 임무도 부여한다. 그러나 이 임무는 그 본질상 오로지 주교단의 단장과 단원들과 이루는 교계적 친교 안에서만 행사될 수 있다. 특히 전례 예법과 동서방 교회의 관습으로 드러난 전통에서 분명한 것은, 안수와 축성의 말씀으로 성령의 은총이 부여되고,20) 거룩한 인호가 새겨져,21) 주교들은 탁월하고 가시적인 방법으로 바로 스승이시고 목자이시며 대사제이신 그리스도의 역할을 하고 그리스도로서 행동한다는 것이다.22) 성품성사를 통하여 새로 뽑힌 이들을 주교단에 받아들이는 것은 주교들의 소임이다.
  • ○ 22. 주교단과 그 단장
  • [교회헌장] 22. 주님께서 제정하신 대로, 거룩한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이 하나의 사도단을 이루듯이, 비슷한 이치로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과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들도 서로 결합되어 있다. 전 세계에 세워진 주교들이 일치와 사랑과 평화의 유대로 서로 교류하고 교황과 친교를 이루던 매우 오랜 옛 규율과23) 공의회 모임 자체가24) 주교단의 단체적 본질과 특성을 드러내 준다. 공의회를 통하여 더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든 공동으로 결정하고25) 많은 이의 의견을 숙고하여 판단한다.26) 여러 세기의 흐름 속에서 개최된 세계 공의회들이 그 단체성을 명백히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 뽑힌 이를 대사제 직무로 올리는 데에 참여하도록 여러 주교들을 초대하는 오랜 권고와 관습 자체가 이미 그 단체성을 가리키고 있다. 주교는 누구나 성사적 축성의 힘으로 또 주교단의 단장과 그 단원들과 이루는 교계적 친교로 주교단의 구성원이 된다.
  • 그러나 주교들의 단체인 주교단은 동시에 그 단장으로서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과 더불어 이해되지 않을 때에는 권위를 가지지 못한다. 목자들이든 신자들이든 모든 이에 대한 교황의 수위권은 온전히 유지된다. 교황은 자기 임무의 힘으로 곧 그리스도의 대리이며 온 교회의 목자로서 교회에 대하여 완전한 최고의 보편 권력을 가지며 이를 언제나 자유로이 행사할 수 있다. 주교단은 교도권과 사목 통치에서 사도단을 계승할 뿐 아니라 그 안에 사도단이 계속하여 존속하며, 그 단장인 교황과 더불어 보편 교회에 대한 완전한 최고 권력의 주체로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 단장 없이는 결코 그러하지 아니하며,27) 또한 그 권력은 오로지 교황의 동의가 있을 때에만 행사될 수 있다. 주님께서 한 사람 시몬을 교회의 반석으로 삼으시고 교회의 열쇠를 맡기셨으며(마태 16,18-19 참조), 그를 당신의 온 양 떼의 목자로 세우셨다(요한 21,15 이하 참조). 그러나 베드로에게 주어진 매고 푸는 저 임무는(마태 16,19 참조) 그 단장과 결합되어 있는 사도단에게도 부여되었음이 분명하다(마태 18,18; 28,16-20 참조).28) 이 사도단은 여러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하느님 백성의 다양성과 보편성을 드러내며, 또한 한 단장 아래 모여 있으므로 그리스도 양 떼의 단일성을 드러낸다. 주교단 안에서 주교들은 그 단장의 수위권과 최고 권위를 충실히 존중하면서, 교회의 유기적 조직과 화합을 끊임없이 북돋아 주시는 성령에 따라, 자기 신자들은 물론 온 교회의 선익을 위하여 고유한 권력을 행사한다. 이 주교단이 지닌, 보편 교회에 대한 최고 권력은 세계 공의회에서 장엄한 양식으로 행사된다. 그러나 베드로의 후계자가 세계 공의회로 확인하거나 적어도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세계 공의회는 결코 인정되지 아니한다. 세계 공의회를 소집하고 주재하며 확인하는 것은 교황의 특권이다.29) 전 세계에 살고 있는 주교들은 교황과 함께 그 동일한 합의체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으나, 그것이 진정한 합의체적 행동이 되려면, 주교단의 단장이 주교들에게 합의체적 행동을 요청하거나 적어도 흩어져 있는 주교들의 일치된 행동을 승인하거나 자유로이 수락하여야 한다.
  • ○ 23. 주교단 안에 있는 주교들의 관계
  • [교회헌장] 23. 단체적 일치는 또한 주교들이 각기 개별 교회들과 보편 교회와 맺고 있는 상호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은 주교들의 일치는 물론 신자 대중이 이루는 일치의 영구적이고 가시적인 근원이며 토대이다.30) 그리고 개별 주교들은 자기 개별 교회 안에서 일치의 가시적인 근원과 토대가 된다.31) 보편 교회의 모습대로 이루어진 개별 교회들 안에 또 거기에서부터 유일하고 단일한 가톨릭 교회가 존재한다.32) 그러한 까닭에 개별 주교들은 자기 교회를 대표하고 모든 주교는 교황과 더불어 평화와 사랑과 일치의 유대 안에서 온 교회를 대표한다.
  • 개별 교회의 으뜸이 되는 주교들은 각기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에서 자기에게 맡겨진 부분에 대하여 사목 통치를 하지만, 다른 교회들이나 보편 교회에 대하여는 그리하지 못한다. 그러나 주교단의 일원으로서 또 사도들의 정당한 후계자로서 개별 주교들은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명령에 따라 보편 교회를 위하여 관심을 기울인다.33) 그러한 관심은 재치권의 행사는 아니지만 보편 교회에 대단히 많은 이득을 가져다준다. 실제로 모든 주교는 온 교회의 공통 규율과 신앙의 일치를 증진하고 수호하여야 하며,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신비체 전체를 사랑하도록, 특히 가난하고 고통 당하며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지체들을 사랑하도록 가르쳐야 한다(마태 5,10 참조). 그리고 교회 전체의 모든 공동 활동을 촉진시켜야 하며, 특별히 신앙을 증진하고 충만한 진리의 빛으로 모든 사람을 비추어 주어야 한다. 그 밖에도 주교들이 보편 교회의 한 부분인 자기 교회를 잘 다스림으로써 교회들의 몸인 신비체 전체의 선익에 효과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34)
  • 세상 어디에서나 복음을 선포하도록 배려하는 것은 목자단이 할 일이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모든 목자에게 똑같이 명령하시어 공동 의무로 부여하신 것이며, 이미 첼레스티노 교황이 에페소 공의회의 교부들에게 당부한 것이다.35) 그러므로 개별 주교들은 자신의 고유한 임무 수행이 허용하는 대로 주교들끼리 서로 공동 활동을 하여야 하고, 또 그리스도의 이름을 전파하는 중대한 임무가 특별한 방법으로 맡겨진 베드로의 후계자와 협력하여야 한다.36) 따라서 주교들은 자기가 직접 하거나 신자들의 열렬한 협력을 불러일으켜, 선교 지역에 수확할 일꾼들과 영신적 물질적 원조를 넉넉히 보내 주도록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끝으로, 주교들은 옛날의 귀중한 모범을 따라, 사랑의 보편적 유대 안에서 다른 교회들, 특히 가깝고도 더 가난한 교회에 형제적 원조를 기꺼이 제공하여야 한다.
  • 그리고 하느님의 섭리로,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이 여러 곳에 세웠던 여러 교회들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유기적으로 결합된 여러 집단을 이루고, 하느님께서 세우신 보편 교회의 단일성과 신앙의 일치를 보존하면서도, 고유한 규율과 고유한 전례 관습과 신학적 영성적 세습 자산을 지니게 되었다. 그 가운데에서 어떤 교회들은, 특히 옛 총대주교좌 교회들은 신앙의 어머니로서 딸을 낳듯이 다른 교회들을 낳았고, 그 교회들과 성사 생활에서나 상호 권리와 의무의 존중에서 더욱 긴밀한 사랑의 유대로 결합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37) 하나로 살아가는 그러한 지역 교회들의 다양성은 갈릴 수 없는 교회의 보편성을 더욱 뚜렷이 보여 주고 있다. 비슷한 방법으로 오늘날 주교회의들은 합의체적 정신을 구체적으로 적용시키는 여러 가지 풍요로운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다.
  • ○ 24. 주교의 봉사 직무
  • [교회헌장] 24.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들은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으신 주님에게서 만민을 가르치고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할 사명을 받는다. 이는 모든 사람이 믿고 세례를 받아 또 계명을 지켜 구원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마태 28,18-20; 마르 16,15-16; 사도 26,17-18 참조). 이 사명을 완수하도록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사도들에게 성령을 약속하시고 오순절에 하늘에서 성령을 보내시어, 사도들이 성령의 힘으로 땅 끝에 이르기까지 민족들과 백성들과 제왕들 앞에서 당신의 증인이 되게 하셨다(사도 1,8; 2,1 이하; 9,15 참조). 그러나 주님께서 당신 백성의 목자들에게 맡기신 저 임무는 참섬김이다. 성경에서는 이를 뜻 깊게도 “디아코니아”(diakonija) 곧 봉사라고 한다(사도 1,17.25; 21,19; 로마 11,13; 1티모 1,12 참조).
  • 주교들의 교회법적 임명은 교회 최고의 보편 권력으로 폐지되지 않은 합법적인 관례를 통하여 또는 그 동일한 권위로 제정되거나 승인된 법률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고, 바로 베드로의 후계자가 직접 임명할 수 있다. 따라서 사도적 친교를 반대하거나 거절한다면, 주교는 직무를 맡을 수 없다.38)
  • ○ 25. 가르치는 임무
  • [교회헌장] 25. 주교들의 주요 임무 가운데 첫째는 복음 선포이다.39) 주교들은 새로운 제자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신앙의 선포자이며 진정한 스승 곧 그리스도의 권위를 지닌 스승이기 때문이다. 주교들은 자기에게 맡겨진 백성에게 믿고 살아가야 할 신앙을 선포하고, 계시의 곳간에서 새것과 옛것을 꺼내어(마태 13,52 참조) 성령의 빛으로 밝혀 주며, 그 신앙이 열매를 맺게 하고, 자기 양 떼를 위협하는 오류를 경계하여 막는다(2티모 4,1-4 참조). 교황과 친교를 이루며 가르치는 주교들은 하느님의 보편 진리에 대한 증인으로서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아야 한다. 신자들은 신앙과 도덕에 관하여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내린 자기 주교의 판단에 일치하여야 하고, 마음의 종교적 순종으로 그를 따라야 한다. 교황의 유권적 교도권에 대하여는, 비록 교좌에서 말하지 않을 때에도, 특별한 이유로 의지와 지성의 이 종교적 순종을 드러내어야 한다. 이렇게 하여 곧 교황의 최고 교도권을 공손하게 인정하여야 하고, 주로 문서의 성격이나 동일한 교리의 빈번한 제시나 표현 방법 등에서 드러나는 교황의 생각과 의향대로, 교황이 내린 판단을 성실히 따라야 한다.
  • 각각의 주교들이 무류성의 특권을 누리는 것은 아니지만, 전 세계에 흩어져 있으면서도 상호간에 또 베드로의 후계자와 친교의 유대를 보전하면서 신앙과 도덕의 사항들을 유권적으로 가르치는 주교들이 하나의 의견을 확정적으로 고수하여야 할 것으로 합의하는 때에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오류 없이 선포하는 것이다.40) 그것은 이제 주교들이 세계 공의회에 모여서 보편 교회를 위하여 신앙과 도덕의 스승들이 되고 재판관들이 될 때에는 더욱 명백해지므로, 그들의 결정에 신앙의 순종으로 따라야 한다.41)
  • 그리고 하느님이신 구세주께서 당신 교회가 신앙과 도덕에 관한 교리의 결정에서 오류가 없기를 바라셨던 이 무류성은 교회가 거룩하게 보전하고 충실히 설명하여야 할 하느님 계시의 위탁이 펼쳐지는 그만큼 펼쳐진다. 주교단의 단장인 교황은 참으로 신앙 안에서 자기 형제들의 힘을 북돋워 주는 사람이므로(루카 22,32 참조), 모든 그리스도인의 최고 목자이며 스승으로서 신앙과 도덕에 관한 교리를 확정적 행위로 선언하는 때에, 교황은 자기 임무에 따라 그 무류성을 지닌다.42) 그러므로 교황의 결정은 교회의 동의 때문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마땅히 바뀔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것은 복된 베드로 안에서 교황에게 약속된 성령의 도움을 받아 선포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 결정은 결코 다른 누구의 승인도 필요하지 않고 다른 판단을 요구하는 어떠한 상소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할 때에 교황은 한 개인으로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바로 교회 자체의 무류성의 은사를 특별히 지니고 있는 보편 교회의 최고 스승으로서 가톨릭 신앙의 교리를 설명하고 옹호하는 것이다.43) 교회에 약속된 무류성은 주교단이 베드로의 후계자와 더불어 최고 교도권을 행사할 때에 주교단 안에도 내재한다. 이러한 결정에 대하여 교회의 동의가 결코 없을 수 없다. 똑같은 성령의 활동으로 그리스도의 모든 양 떼가 신앙의 일치 안에서 보전되고 진보하기 때문이다.44)
  • 교황이 또는 교황과 더불어 주교단이 판단을 확정할 때에는 모든 사람이 견지하고 순응하여야만 할 계시 자체에 따라 이를 공표하는 것이다. 계시는 기록으로나 전승으로 주교들의 정당한 계승을 통하여 특히 교황의 배려로 온전하게 전달되며, 진리의 성령에게서 빛을 받아 교회 안에 거룩히 보존되고 충실히 해석되고 있다.45) 교황과 주교들은 자기 직무와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계시를 올바로 탐구하고 알맞게 표현하고자 적절한 방법으로 힘껏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46) 그러나 새로운 공적 계시를 신앙의 신적 유산에 속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47)
  • ○ 26. 거룩하게 하는 임무
  • [교회헌장] 26. 충만한 성품성사를 받은 주교는 특히 성찬례 안에서 “최고 사제직의 은총의 관리자”48)가 된다. 주교가 스스로 봉헌하거나 봉헌되도록 돌보는 그 성찬례로49) 교회는 끊임없이 생명을 얻고 자라난다. 그리스도의 이 교회는 신자들의 모든 합법적 지역 집회에 존재하며, 자기 목자들과 결합되어 있는 이 회중을 신약 성경에서 교회라고 부른다.50) 이 회중은 성령 안에서 큰 확신으로(1테살 1,5 참조)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아 자기 지역에서 새로운 백성이 되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그리스도의 복음 선포로 신자들이 모이고, “주님 몸의 살과 피를 통하여 모든 형제애가 두터워지도록”51) 주님 만찬의 신비가 거행된다. 주교의 거룩한 직무 아래에 있는 어떠한 제단의 공동체에서든52) 신비체의 저 사랑과 일치의 상징이 드러난다. “신비체의 일치가 없으면 구원도 있을 수 없다.”53) 이 공동체들이 가끔 작고 가난하거나 흩어져 살더라도 그 안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며, 그분의 힘으로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가 이루어진다.54) 사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나누어 받는다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받아 모시는 그것으로 우리가 변화되는 것이다.”55)
  • 성찬례의 모든 합법적 거행은 주교에게 지도를 받는다. 주님의 명령과 교회의 법에 따라, 구체적인 판단으로 자기 교구를 위하여 제정한 더 자세한 규정에 따라, 존엄하신 하느님께 그리스도교 예배를 드리고 돌보아야 할 직무가 주교들에게 맡겨져 있다.
  • 이렇게 주교들은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고 일하며 그리스도의 충만한 성성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풍부히 쏟아 준다. 말씀의 교역을 통하여 구원을 가져다주시는 하느님의 힘을(로마 1,16 참조) 신자들에게 전달하여 주며, 자기 권위로 정규적이고 효과적인 분배를 규정한 성사들을 통하여56) 신자들을 거룩하게 한다. 주교들은 그리스도의 왕다운 사제직에 참여하게 하는 세례의 수여를 지도한다. 주교들은 견진성사의 원집전자이고, 성품성사의 관리자이고, 참회 규율의 지도자이며, 자기 백성이 전례 안에서 특히 거룩한 미사의 희생 제사에서 신앙과 존경으로 그들의 역할을 다하도록 열심히 권고하며 가르친다. 끝으로, 주교들은 자기가 다스리는 이들에게 삶의 모범으로 도움을 주고 자기 품행에서 온갖 악을 끊어 버려야 하며, 할 수 있는 대로, 주님의 도우심으로 악을 선으로 바꾸어 자기에게 맡겨진 양 떼와 함께 영원한 생명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57)
  • ○ 27. 다스리는 임무
  • [교회헌장] 27. 주교들은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며 사절로서 자기에게 맡겨진 개별 교회들을 다스린다.58) 조언과 권고와 모범으로 또한 권위와 거룩한 권력으로 다스리지만, 오로지 진리와 성덕 안에서 자기 양 떼를 기르는 데에만 그 권력을 행사하며, 높은 사람은 어린 사람처럼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는 것을(루카 22,26-27 참조) 기억하여야 한다. 주교들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직접 행사하는 이 권력은 고유한 직접적 직권이다. 비록 그 권력의 행사가 궁극적으로는 교회의 최고 권위로 다스려지고 교회와 신자들의 선익을 고려하여 일정한 한계에 제한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러하다. 이 권력의 힘으로 주교들은 주님 앞에서 자기에게 속한 신자들을 위하여 법률을 제정하고 판결을 내리며 예배와 사도직의 질서에 관련된 모든 것을 다스릴 거룩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
  • 목자의 임무 곧 자기 양들을 날마다 늘 보살펴야 하는 일상 사목이 주교들에게 온전히 맡겨져 있다. 그리고 주교들은 자기 고유의 권력을 행사하므로, 교황의 대리자로 여겨지지 않으며, 참으로 자기가 다스리는 백성의 수장이라 일컬어진다.59) 그러므로 최고의 보편 권력이 주교들의 권력을 소멸시키지 않으며, 오히려 그 정반대로 이를 주장하고 강화하고 옹호하여 준다.60) 성령께서는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 당신 교회 안에 세우신 통치 형태를 확고히 보호하여 주신다.
  • 가장이신 하느님 아버지에게서 당신 가정을 다스리도록 파견된 주교는 착한 목자의 표양을 바라보아야 한다. 착한 목자께서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마태 20,28; 마르 10,45 참조), 양들을 위하여 당신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11 참조). 사람들 가운데에서 뽑혀 연약함을 지니고 있는 주교는 무지하여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너그러이 대할 수 있다(히브 5,1-2 참조). 주교는 아랫사람들을 친자식처럼 사랑하고 자기와 함께 기꺼이 협력하도록 권고하며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주교는 그들의 영혼에 대하여 하느님께 셈을 치러야 하므로(히브 13,17 참조) 기도와 설교와 온갖 사랑의 행동으로 그들을 돌보아야 하고, 또한 아직 한 무리에 들지 않은 사람들도 주님 안에서 자기에게 맡겨진 사람들로 여겨 돌보아 주어야 한다. 주교는 바오로 사도처럼 모든 사람에게 빚을 지고 있으므로, 기꺼이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며(로마 1,14-15 참조), 자기 신자들에게도 사도직 활동과 선교 활동을 권장하여야 한다. 또한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와 결합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부와 결합되어 계시듯이 신자들은 주교와 결합되어야 하며, 모든 일에서 일치하여 한마음을 이루고61) 하느님의 영광이 넘쳐 흐르게 하여야 한다(2코린 4,15 참조).
  • ○ 28. 신부들, 그리스도, 주교, 사제단, 그리스도교 백성과 이루는 관계
  • [교회헌장] 28. 성부께서 축성하시어 세상에 파견하신 그리스도께서는(요한 10,36 참조) 당신 사도들을 통하여 그 후계자들, 곧 주교들을 당신의 축성과 사명에 참여하게 하셨다.62) 주교들은 자기 봉사직의 임무를 여러 단계로 교회 안의 여러 아랫사람들에게 합법적으로 전수해 주었다. 이렇게 하여, 하느님께서 제정하신 교회 직무는 이미 옛날부터 주교, 신부, 부제라고 불리는 이들이 여러 품계로 수행하고 있다.63) 신부들은 비록 대사제직의 정점에는 이르지 못하고 권력의 행사에서 주교들에게 의존하고 있지만, 사제의 영예로는 주교들과 함께 결합되어 있으며,64) 성품성사의 힘으로65) 영원한 대사제이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따라(히브 5,1-10; 7,24; 9,11-28 참조) 신약의 참사제로서66) 복음을 선포하고 신자들을 사목하며 하느님께 예배를 드리도록 축성된다. 자기 봉사 직무의 단계에서 유일한 중개자이신 그리스도의(1티모 2,5 참조) 임무에 참여하며,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 성찬의 예배 또는 집회에서 자기의 거룩한 임무를 최대한으로 수행한다. 거기에서 그리스도로서 행동하고,67) 그리스도의 신비를 선포하며, 신자들의 예물을 그들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희생 제물과 결합시키고, 신약의 유일한 희생 제사를, 곧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깨끗한 제물로 성부께 단 한 번 바치신 희생 제사(히브 9,11-28 참조)를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1코린 11,26 참조) 미사의 희생 제사 안에서 재현하고 봉헌한다.68) 참회하는 신자들이나 병든 신자들을 위하여 화해와 위안의 직무를 각별히 수행하며, 신자들의 요청과 기도를 하느님 아버지께 바친다(히브 5,1-3 참조). 목자이시며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임무를 자기가 받은 권위에 따라 수행하며,69) 형제애로 한마음을 이룬 하느님의 가족을70) 모아,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인도한다. 무리 한가운데에서 하느님을 영과 진리 안에서 흠숭한다(요한 4,24 참조). 끝으로,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일에 수고하며(1티모 5,17 참조), 주님의 법 안에서 묵상하며 읽은 것을 믿고, 믿은 것을 가르치며, 가르친 것을 실천한다.71)
  • 신부들은 주교 품계에 섭리된 협력자들이며72) 주교 품계에 도움이 되는 기관으로서 하느님의 백성에게 봉사하도록 부름 받아, 맡겨진 직무는 다르지만, 자기 주교와 더불어 한 사제단을 구성한다.73) 주교를 신뢰하며 넓은 마음으로 주교와 결합되어 있는 신부들은 각 지역 신자들의 회중 안에 주교를 어느 모로든 현존하게 하며, 주교의 임무와 관심사를 일부분 받아들여 일상 사목을 수행한다. 그들은 주교의 권위 아래에서 자기에게 맡겨진 부분의 주님 양 떼를 거룩하게 하고 다스리며, 보편 교회를 자기 자리에서 볼 수 있게 만들고, 그리스도의 온몸이 성장하도록(에페 4,12 참조) 힘찬 도움을 가져다준다. 언제나 하느님의 자녀들의 선익을 추구하며, 교구 전체는 물론 교회 전체의 사목 활동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신부들은 이렇게 주교의 사제직과 사명에 참여하므로 주교를 참으로 자기 아버지로 알아 존경하는 마음으로 순종하여야 한다. 그리스도께서 당신 제자들을 이제는 종이 아니라 친구라고 부르시는 것처럼(요한 15,15 참조), 주교는 자기 협력자인 사제들을 아들로 또 친구로 여겨야 한다. 그러므로 성품과 직무의 관계에서 교구 사제이든 수도 사제이든 모든 사제는 주교단과 결합되어 있으며, 자신의 소명과 은총에 따라 온 교회의 선익에 봉사하는 것이다.
  • 공통된 성품과 사명의 힘으로 모든 신부는 서로 친밀한 형제애로 결합되며, 이 형제애는 자발적으로 기꺼이 이루어지는 영성적이고 물질적인 상호 원조로, 사목적이고 개인적인 도움으로 생활과 활동과 사랑의 모임과 친교 안에서 드러나야 한다.
  • 신부들은 세례와 교육을 통하여 영적으로 낳은 신자들을(1코린 4,15; 1베드 1,23 참조) 그리스도 안에서 아버지로서 돌보아야 한다. 스스로 양 떼의 모범이 되어(1베드 5,3 참조) 자기 지역 공동체를 섬기고 다스려, 하느님의 하나인 백성 전체를 가리키는 저 이름, 곧 ‘하느님의 교회’라는(1코린 1,2; 2코린 1,1과 여러 곳 참조) 이름으로 합당하게 불릴 수 있는 공동체가 되게 하여야 한다. 신부들은 일상생활과 관심에서 신자들에게나 비신자들에게나, 가톨릭 신자들에게나 비가톨릭 신자들에게나 참으로 사제답고 목자다운 봉사자의 모습을 드러내고, 모든 사람에게 진리와 생명의 증거를 보여 주어야 하며, 또한 가톨릭 교회에서 세례는 받았지만 성사 생활을 하지 않거나 신앙에서 멀어진 사람들도 착한 목자로서 찾아 나서야 한다는 것을(루카 15,4-7 참조) 명심하여야 한다.
  • 오늘날 인류는 갈수록 더욱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일치를 추구하고 있으므로, 더더욱 사제들은 주교들과 교황의 지도 아래에서 모든 힘과 노력을 모아 온갖 분열의 구실을 없애고 온 인류를 하느님 가족의 일치로 인도하여야 한다.
  • ○ 29. 부제들
  • [교회헌장] 29. 교계의 더 낮은 품계에 부제들이 있다. 그들은 “사제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봉사 직무를 위하여” 안수를 받는다.74) 사실 그들은 성사의 은총으로 힘을 얻고, 주교와 그의 사제단과 친교를 이루어, 전례와 말씀과 사랑의 봉사로 하느님 백성을 섬기고 있다. 부제의 소임은 관할 권위가 그에게 맡겨 준 대로, 성대하게 세례를 집전하고, 성체를 보존하고 분배하며, 교회의 이름으로 혼인을 주례하고 축복하며, 죽음에 임박한 이들에게 노자 성체를 모셔 가고, 신자들에게 성경을 봉독하여 주며, 백성을 가르치고 권고하며, 신자들의 예배와 기도를 지도하고, 준성사를 집전하며, 장례식을 주재하는 것이다.* 자선과 관리의 직무를 부여받은 부제들은 복된 폴리카르포의 권고를 명심하여야 한다. “자비롭고 부지런하여야 하며, 모든 사람의 봉사자가 되신 주님의 진리에 따라 살아가야 한다.”75)
  • 교회 생활에 대단히 필요한 이러한 임무는 오늘날 라틴 교회의 현행 규율대로는 많은 지역에서 그 이행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부제직은 앞으로 교계의 고유하고 영구적인 품계로서 복구될 수 있을 것이다. 영혼들의 사목을 위하여 이러한 형태의 부제들을 임명하는 것이 적절한지 또 어디에 임명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여러 가지 관할 지역 주교회의들이 바로 교황의 승인을 받아 결정할 일이다. 이 부제직은 교황의 동의를 얻어 나이 많은 기혼자들에게 수여할 수 있고 또한 적합한 젊은이들에게도 수여할 수 있지만, 젊은이들에게는 독신제 법이 확고히 존속되어야 한다.
  • 제 4 장 평신도
  • ○ 30. 교회 안의 평신도
  • [교회헌장] 30. 교계의 임무를 밝힌 거룩한 공의회는 평신도라고 불리는 저 그리스도인들의 신분에 기꺼이 관심을 기울이고자 한다. 하느님의 백성에 관하여 말한 모든 것은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들에게 똑같이 해당되지만, 남녀 평신도들에게 그 신분과 사명으로 보아 특별히 관련되는 어떤 것들은 그 근본을 현대의 특수 환경 앞에서 더욱 깊이 숙고하여야 한다. 거룩한 목자들은 평신도들이 얼마나 교회 전체의 선익에 이바지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목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향한 교회의 구원 사명 전체를 자기들이 독점하도록 세우신 것이 아니며 오로지 모든 이가 나름대로 공동 활동에 한마음으로 협력하도록 신자들을 사목하고 그들의 봉사 직무와 은사를 인정하는 것이 자신들의 빛나는 임무임을 안다. 실제로 “우리는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고 모든 면에서 자라나 그분에게까지 이르러야 한다. 그분은 머리이신 그리스도이시다. 그분 덕분에, 영양을 공급하는 각각의 관절로 온몸이 잘 결합되고 연결된다. 또한 각 기관이 알맞게 기능을 하여 온몸이 자라나게 된다. 그리하여 사랑으로 성장해”(에페 4,15-16) 나가야 한다.
  • ○ 31. 평신도의 본질과 사명
  • [교회헌장] 31. 여기에서는 성품의 구성원과 교회가 인정한 수도 신분의 구성원이 아닌 모든 그리스도인이 평신도라는 이름으로 이해된다. 곧 세례로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어 하느님 백성으로 구성되고,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자직과 왕직에 자기 나름대로 참여하는 자들이 되어, 그리스도교 백성 전체의 사명 가운데에서 자기 몫을 교회와 세상 안에서 실천하는 그리스도인들을 말한다.
  • 평신도들에게는 세속적 성격이 고유하고 독특하다. 성품의 구성원들은 어떤 때에 세속에 살며 세속 직업까지 가질 수 있다 하더라도 그들의 특수한 성소 때문에 주로 직무상 거룩한 교역에 임명되고, 수도자들은 참행복의 정신이 아니고서는 세상을 변혁시킬 수도 없고 하느님께 봉헌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자기 신분으로 빛나는 뛰어난 증거로 보여 주는 것이다. 평신도들의 임무는 자기 소명에 따라 현세의 일을 하고 하느님의 뜻대로 관리하며 하느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것이다. 평신도들은 세속 안에서, 곧 각각의 온갖 세상 직무와 일 가운데에서, 마치 그들의 삶이 짜여지는 것 같은 일상의 가정생활과 사회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거기에서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아, 자기의 고유한 임무를 수행하며 복음 정신을 실천하고 누룩처럼 내부로부터 세상의 성화에 이바지하며, 또 그렇게 하여 무엇보다도 자기 삶의 증거로써 믿음과 바람과 사랑으로 빛을 밝혀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분명하게 보여 준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이 특별히 하여야 할 일은 자신들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모든 현세 사물을 조명하고 관리하는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일이 언제나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고 발전하여 창조주와 구세주께 찬미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 ○ 32. 하느님의 백성 안에서 누리는 평신도의 품위
  • [교회헌장] 32. 하느님께서 세우신 거룩한 교회는 놀라운 다양성으로 이루어지고 다스려진다. “우리가 한 몸 안에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지만 그 지체가 모두 같은 기능을 하고 있지 않듯이, 우리도 수가 많지만 그리스도 안에 한 몸을 이루면서 서로서로 지체가 된다”(로마 12,4-5).
  • 그러므로 선택된 하느님 백성은 하나뿐이다.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며 세례도 하나이다”(에페 4,5).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 난 지체들의 품위도 같고, 자녀의 은총도 같고, 완덕의 소명도 같으며, 구원도 하나, 희망도 하나이며, 사랑도 갈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는 또 교회 안에서는 민족이나 국가,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불평등이 결코 있을 수 없다. “유다인도 그리스인도 없고, 종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자도 여자도 없다.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나이다”(갈라 3,28; 콜로 3,11 참조).
  • 따라서 교회 안에서 모든 이가 똑같은 길을 가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이가 성덕을 닦도록 불리었고 하느님의 정의에 힘입어 똑같은 신앙을 가지게 된 것이다(2베드 1,1 참조). 어떤 이들은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남을 위하여 교사나 신비 관리자나 목자로 세워졌지만, 모든 신자가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공통된 품위와 활동에서는 참으로 모두 평등하다. 주님께서 거룩한 교역자들과 나머지 하느님 백성을 구별하셨지만 그 구별은 동시에 결합을 가져온다. 목자들과 다른 신자들이 공통의 필연 관계로 서로 묶여지기 때문이다. 교회의 목자들은 주님의 모범에 따라 서로 자기들과 다른 신자들에게 봉사하여야 하며, 신자들도 목자들과 교사들에게 기꺼이 협력하여야 한다. 이렇게 다양성 안에서 모든 이가 그리스도의 몸에서 이루어지는 놀라운 일치에 대한 증거를 보여 주고 있다. 실제로 은총과 봉사와 활동의 다양성 그 자체가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은다. “이 모든 것을 한 분이신 같은 성령께서 일으키시기”(1코린 12,11) 때문이다.
  •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하느님의 호의로, 만물의 주인이시지만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온 그리스도를(마태 20,28 참조) 형제로 모시듯이, 그렇게 또한 거룩한 교역에 세워져 그리스도의 권위로 하느님의 가정을 가르치고 거룩하게 하고 다스리며 모든 이가 사랑의 새 계명을 지키도록 사목하는 이들도 형제로 삼고 있다. 이 점에 대하여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매우 아름답게 말한다. “여러분을 위하여 내가 있다는 사실이 나를 두렵게 하는 바로 그 자리에서 내가 여러분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나를 위로하여 줍니다. 실제로 여러분에게 나는 주교이지만 여러분과 함께 그리스도인입니다. 전자는 직무의 이름이며, 후자는 은총의 이름입니다. 전자는 위험한 이름이지만 후자는 구원받을 이름입니다.”1)
  • ○ 33. 평신도 사도직
  • [교회헌장] 33. 하느님의 백성 안에 모인 평신도들, 하나의 머리 아래 하나인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있는 평신도들은 누구든지 살아 있는 지체로서 교회의 발전과 그 끊임없는 성화를 위하여 자신의 모든 힘을 기울이도록 부름 받고 있다. 그 힘은 창조주의 은혜로 또 구세주의 은총으로 받은 것이다.
  • 평신도 사도직은 바로 교회의 구원 사명에 대한 참여이며, 모든 이는 세례와 견진을 통하여 바로 주님께 그 사도직에 임명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성사로, 특히 성체성사로 하느님과 사람에 대한 저 사랑이 전해지고 자라난다. 그 사랑이야말로 모든 사도직의 혼이다. 그리고 평신도들은 특별히 교회가 오로지 평신도들을 통해서만 세상의 소금이 될 수 있는 그러한 장소와 환경 안에서 교회를 현존하게 하고 활동하게 하도록 부름 받고 있다.2) 이렇게 모든 평신도는 “그리스도께서 나누어 주시는 대로”(에페 4,7) 자기에게 주어진 그 은혜로써 바로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는 살아 있는 도구이며 증인이다.
  •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다 관련되는 이 사도직에 더하여 평신도들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복음 안에서 바오로 사도를 도와주며 주님 안에서 많은 일을 하였던 저 사람들처럼(필리 4,3; 로마 16,3 이하 참조), 교계 사도직과 더 직접적인 협력을 하도록 불릴 수 있다.3) 그 밖에도 평신도들은 영성적인 목적을 수행하는 어떤 교회 임무를 교계로부터 받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 그러므로 모든 평신도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모든 시대의 모든 사람에게 세상 어디에서나 더더욱 널리 가 닿도록 노력하여야 할 빛나는 짐을 지고 있다. 따라서 평신도들도 각자의 능력과 시대의 요구에 따라 교회의 구원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어디에서나 열려 있어야 한다.
  • ○ 34. 사제직과 예배
  • [교회헌장] 34. 영원한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평신도들을 통해서도 당신의 증거와 당신의 봉사를 계속하기를 바라시기에, 당신의 성령으로 그들에게 생명을 주시고 온갖 좋은 일과 완전한 일을 하도록 끊임없이 재촉하신다.
  •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생명과 사명에 밀접히 결합시키신 평신도들에게 당신 사제직의 일부도 맡기시어, 하느님의 영광과 인류 구원을 위하여 영신적인 예배를 드리게 하셨다. 그러한 까닭에 평신도들은 그리스도께 봉헌되고 성령으로 도유된 사람들로서 놀랍게도 언제나 그들 안에서 성령의 더욱 풍부한 열매를 맺도록 부름을 받고 또 가르침을 받는다. 그들의 모든 일, 기도, 사도직 활동, 부부 생활, 가정생활, 일상 노동, 심신의 휴식은, 성령 안에서 그 모든 일을 하고 더욱이 삶의 괴로움을 꿋꿋이 견뎌 낸다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이 되고(1베드 2,5 참조), 성찬례 거행 때에 주님의 몸과 함께 정성되이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된다. 또한 이와 같이 평신도들은 어디에서나 거룩하게 살아가는 경배자로서 바로 이 세상을 하느님께 봉헌한다.
  • ○ 35. 예언자직과 증거
  • [교회헌장] 35. 위대한 예언자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생활의 증거와 말씀의 힘으로 하느님 아버지의 나라를 선포하셨으며 영광이 완전히 드러날 때까지 당신의 예언자직을 수행하신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이름과 권력으로 가르치는 교계만이 아니라 평신도들을 통해서도 예언자직을 수행하시는 것이다. 바로 그 목적을 위하여 평신도들을 증인으로 세우시고 신앙 감각과 말씀의 은총을 주시어(사도 2,17-18; 묵시 19,10 참조), 가정과 사회의 일상생활에서 복음의 힘이 빛나게 하셨다. 굳건한 믿음과 바람으로 현재의 기회를 잘 살려 나가며(에페 5,16; 콜로 4,5 참조) 미래의 영광을 인내로 기다린다면(로마 8,25 참조), 평신도들은 약속의 자녀로 드러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희망을 마음속 깊이 감추어 두지만 말고, 끊임없이 회개하며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악령들”(에페 6,12)을 거슬러 싸움으로써 세속 생활의 구조를 통해서도 이 희망을 드러내어야 한다.
  • 신약의 성사들이 신자들의 생활과 사도직을 길러 주며 새 하늘과 새 땅을 미리 보여 주듯이(묵시 21,1 참조), 그렇게 평신도들도 신앙생활과 신앙 고백을 확고히 결합시킨다면 바라는 것들에 대한 믿음을(히브 11,1 참조) 알리는 힘찬 선포자들이 될 것이다. 이러한 복음화, 곧 생활의 증거와 말씀으로 전하는 그리스도 선포는 세속의 일반 환경에서 이루어진다는 바로 이 점에서 어떤 특별한 징표와 독특한 효력을 얻는다.
  • 그러한 임무에서는 특별한 성사로 거룩하게 된 저 생활 신분, 곧 혼인과 가정생활이 매우 귀중하게 드러난다. 바로 여기에 평신도 사도직을 수련하는 훌륭한 도장이 있고, 거기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이 모든 생활 조직에 스며들어 이를 날로 더욱 변모시킨다. 여기에서 부부는 서로서로 또 자녀들에게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의 증인이 되어야 할 고유한 소명을 지닌다. 그리스도인 가정은 하느님 나라가 지닌 현재의 힘만이 아니라 복된 삶의 희망을 드높은 소리로 선포한다. 이렇게 자기의 모범과 증거로 세상에 죄악을 밝히고 진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어 준다.
  •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현세의 일에 종사하면서도 세상의 복음화를 위하여 귀중한 활동을 할 수 있고 또 하여야 한다. 어떤 평신도들은 만일 거룩한 교역자들이 부족하거나 박해 체제에서 교역자들이 방해를 받을 때에는 어떤 거룩한 직무를 특별 권한에 따라 보완한다. 그리고 많은 평신도들이 사도직 활동에 온 힘을 다 기울이고 있지만, 모든 이가 세상에서 그리스도 왕국의 확장과 발전을 위하여 협력하여야 한다. 그러한 까닭에 평신도들은 계시 진리를 더 깊이 이해하도록 치밀한 노력을 하고 끊임없이 하느님께 간청하여 지혜의 은혜를 얻어야 한다.
  • ○ 36. 왕직
  • [교회헌장] 36.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시고 바로 그 때문에 하느님 아버지께 높이 올려지시어(필리 2,8-9 참조) 당신 나라의 영광으로 들어가셨다. 당신께 모든 것이 굴복하고, 드디어 당신 자신과 모든 피조물을 하느님 아버지께 굴복시키시어, 하느님께서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실 것이다(1코린 15,27-28 참조). 그러한 권한을 당신 제자들에게 주시어, 그들도 왕다운 자유 안에 세워져 극기와 거룩한 생활로 자기 자신 안에서 죄의 나라를 완전히 쳐 이기게 하시고(로마 6,12 참조),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그리스도를 섬기며, 섬기는 것이 다스리는 것인 그 임금님께 자기 형제들을 겸손과 인내로 인도하게 하신다. 주님께서는 실제로 당신의 나라를 평신도들을 통해서도 확장하기를 바라신다. 그 나라는 곧 “진리와 생명의 나라요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이며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이다.”4) 그 나라에서는 바로 피조물이 멸망의 사슬에서 풀려나 하느님 자녀들의 영광스러운 자유를 누릴 것이다(로마 8,21 참조). 참으로 큰 약속과 큰 계명이 제자들에게 주어진다.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이고,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이다”(1코린 3,23).
  • 그러므로 신자들은 하느님 찬미를 지향하는 모든 피조물의 가장 깊은 본질과 가치와 목적을 인식하고 세속 활동을 통해서도 서로 더 거룩한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여 세상이 그리스도의 정신에 젖어들어 정의와 사랑과 평화 속에서 그 목적을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하게 하여야 한다. 그러한 의무의 수행에서 일반적으로 평신도들이 첫째가는 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세속 분야의 자기 역량으로 또 그리스도의 은총을 받아 내면에서 승화된 자기 활동으로 힘차게 일하여, 창조주의 섭리와 그분 말씀의 비추심에 따라 인간 노동과 기술과 시민 문화로써 참으로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하여 창조된 재화를 계발하고 더욱 적절하게 모든 사람에게 분배하며, 인간적이고 그리스도교적인 자유 안에서 자기 나름대로 세계의 진보에 기여한다. 이렇게 그리스도께서는 교회의 지체들을 통하여 온 인류 사회를 당신 구원의 빛으로 갈수록 더욱더 밝게 비추어 주실 것이다.
  • 평신도들은 또한 힘을 합쳐 그 풍습을 죄악으로 몰아가는 세상의 제도들과 조건들을 바로잡아, 이 모든 것이 정의의 규범에 부합하고 또 덕의 실천을 방해하기보다는 오히려 도와주게 하여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인간 활동과 문화에 도덕 가치가 스며들게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방법으로 하느님 말씀의 씨앗을 받아들이는 더 좋은 세상의 밭이 마련되고, 교회의 문도 더 넓게 열려, 거기에서 평화의 선포가 세상으로 퍼져 들어가야 한다.
  • 바로 구원 계획 때문에, 신자들은 교회에 결합되어 자기의 본분이 된 권리와 의무 그리고 인간 사회 구성원이 되어 자기에게 딸린 권리와 의무를 구별하도록 열심히 배워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서로 조화롭게 결합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며, 현세의 어떠한 일에서나 그리스도인의 양심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어떠한 인간 행위든 현세의 일에서도 하느님의 지배를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대에는 이러한 구별과 동시에 조화가 신자들의 행동 방식에서 최대한 명백히 드러나야 한다. 그래야만 교회의 사명이 현대 세계의 구체적인 상황에 더욱 충만히 부응할 수 있다. 세속의 관심사를 정당하게 돌보는 지상 국가가 고유한 원리로 통치된다는 것을 인정하여야 하듯이, 종교를 전혀 도외시한 사회 건설을 추구하며 국민의 종교 자유를 탄압하고 근절하려는 위험한 주장은 당연히 배척된다.5)
  • ○ 37. 교계와 평신도의 관계
  • [교회헌장] 37. 평신도들은 모든 그리스도인처럼 교회의 영적 보화에서 특히 하느님의 말씀과 성사들의 도움을 거룩한 목자들에게 풍부히 받을 권리가 있으며,6) 하느님의 자녀들과 그리스도 안의 형제들에게 맞갖은 자유와 신뢰로, 자기들의 필요와 소원을 목자들에게 표명하여야 한다. 평신도들은 그들이 갖춘 지식과 능력과 덕망에 따라 교회의 선익에 관련되는 일에 대하여 자기 견해를 밝힐 권한이 있을 뿐 아니라 때로는 그럴 의무까지도 지닌다.7) 그럴 경우에는 교회가 그 목적으로 설립한 기구들을 통하여 언제나 솔직하고 대담하고 지혜롭게 자기 의견을 밝혀야 하며, 거룩한 임무의 수행에서 그리스도로서 행동하는 이들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지녀야 한다.
  • 모든 그리스도인처럼 평신도들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시어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자유의 복된 길을 모든 사람에게 열어 주신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거룩한 목자들이 스승과 지도자로서 교회 안에서 결정하는 것들을 그리스도인의 순종으로 즉각 받아들여야 한다. 지도자들은 우리 영혼들에 대한 셈을 치러야 할 사람으로서 우리를 돌보는 것이므로, 그들이 탄식하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이 일을 하도록(히브 13,17 참조), 자기 지도자들을 하느님께 맡겨 드리는 기도를 잊지 말아야 한다.
  • 그리고 거룩한 목자들은 교회 안에서 평신도들의 품위와 책임을 인정하고 향상시켜야 한다. 기꺼이 그들의 현명한 의견을 참작하고, 신뢰로써 그들에게 교회에 봉사하는 직무를 맡기며, 행동의 자유와 여유를 남겨 주고, 더 나아가 자발적으로 활동을 하도록 그들을 격려하여야 한다. 평신도들이 제기하는 계획과 요청과 열망에 어버이다운 사랑으로 관심을 기울여 그리스도 안에서 이를 깊이 헤아려야 한다.8) 또한 모든 사람이 지상 국가에서 누리는 정당한 자유를 목자들은 인정하고 존중할 것이다.
  • 평신도들과 목자들 사이의 이러한 친숙한 교류에서 교회의 수많은 선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하여 평신도들의 책임감이 튼튼해지고 열성이 자라나며, 평신도들의 힘이 더욱 쉽게 목자들의 활동에 결합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자들은 평신도들의 경험에서 도움을 받아 영신적인 일에서나 현세적인 일에서 더욱 명백하고 더욱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그렇게 하여 온 교회가 모든 지체의 힘을 합쳐 세상의 생명을 위한 자기 사명을 더욱 효과적으로 성취할 수 있다.
  • ○ 38. 세상의 혼인 평신도
  • [교회헌장] 38. 평신도는 저마다 세속에서 주 예수님의 부활과 생명의 증인이 되어야 하고 살아 계신 하느님의 표지가 되어야 한다. 모든 이가 다 함께 또 저마다 자기 나름대로 영신적 열매를 맺어(갈라 5,22 참조) 세상을 길러 주어야 하고, 주님께서 복음에서 행복하다고 선언하신 가난한 사람들, 온유한 사람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이(마태 5,3-9 참조) 생명력을 얻는 바로 그 정신을 세상에 전파하여야 한다. 한마디로, “영혼이 육신 안에 있는 것처럼,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안에서 그 혼이 되어야 한다.”9)
  • 제 5 장 교회의 보편적 성화 소명
  • ○ 39. 거룩한 교회
  • [교회헌장] 39. 교회의 신비를 거룩한 공의회가 제시하는 대로, 교회는 흠 없이 거룩하다고 믿어진다. 성부와 성령과 더불어 “홀로 거룩하시다”고 칭송받으시는1)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당신의 신부로 삼아 사랑하시고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려고 당신 자신을 내어 주셨으며(에페 5,25-26 참조), 교회를 당신과 결합시켜 당신 몸이 되게 하시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성령의 선물로 가득 채워 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원하시는 것은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1테살 4,3; 에페 1,4 참조) 한 사도의 말씀대로, 교회 안에서 모든 이는 교계에 소속된 사람이든 교계의 사목을 받는 사람이든 다 거룩함으로 부름 받고 있다. 교회의 이 거룩함은 성령께서 신자들 안에서 맺어 주시는 은총의 열매로 끊임없이 드러나며 또 드러나야 한다. 그 거룩함은 자기 삶에서 사랑의 완덕을 지향하며 남들을 감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개인들에게서 여러 가지 형태로 표출되고, 흔히 복음적 권고라고 불려 왔던 권고의 실천에서 고유한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성령의 이끄심을 받아 개인적으로든 교회에서 인정받은 생활 형태나 신분으로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받아들인 복음적 권고의 실천은 이 거룩함의 빛나는 증거와 모범을 세상에 보여 주고 있으며 또 보여 주어야 한다.
  • ○ 40. 보편적 성화 소명
  • [교회헌장] 40. 모든 완덕의 천상 스승이시며 모범이신 주 예수님께서는 친히 거룩한 생활의 창시자요 완성자로서 당신의 모든 제자에게 어떠한 신분이든 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생활의 성화를 가르치셨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2) 주님께서는 실제로 모든 사람이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도록(마르 12,30 참조), 또 그리스도께서 그들을 사랑하신 것처럼 서로 사랑하도록(요한 13,34; 15,12 참조) 내적으로 그들을 움직이시는 성령을 모든 사람에게 보내 주셨다.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자기 업적 때문에 하느님께 불린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계획과 은총에 따라 부름 받고, 주 예수님 안에서 의화되고, 믿음의 세례 안에서 참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하느님 본성에 참여하였기에 참으로 거룩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거룩하게 살며 이미 받은 성덕을 보존하고 완성해 나가야 한다. 사도는 권고한다. “성도들에게 걸맞게”(에페 5,3) 살며,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들로서, 거룩한 사람들로서,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로서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로 마음을 새롭게 하여”(콜로 3,12 참조), 성덕에 이르는 성령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갈라 5,22; 로마 6,22 참조). 우리는 모두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으므로(야고 3,2 참조), 언제나 하느님의 자비를 바라며 “저희 죄를 용서하소서.”(마태 6,12 참조)3) 하고 날마다 기도하여야 한다.
  • 따라서 어떠한 신분이나 계층이든 모든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교 생활의 완성과 사랑의 완덕으로 부름 받고 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자명한 일이며,4) 그 성덕으로 지상 사회에서도 더욱 인간다운 생활양식이 증진된다. 그 완덕에 이르고자 신자들은 그리스도께 받은 힘을 다하여 그분의 발자취를 따르며, 그분의 모습을 닮아 모든 일에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 하느님의 영광과 이웃에 대한 봉사에 온 마음으로 헌신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느님 백성의 성덕은 교회의 역사에서 수많은 성인들의 생활을 통하여 빛나는 증거를 보여 주었듯이 풍성한 열매를 맺어 나갈 것이다.
  • ○ 41. 단일한 성덕의 다양한 실천
  • [교회헌장] 41. 온갖 생활과 직무에서 모든 사람은 하나의 성덕을 닦고 있다. 하느님의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하느님 아버지의 목소리를 따르고 영과 진리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를 흠숭하며, 가난하고 겸손하신 그리스도,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그리스도를 따르며, 그분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각기 고유한 은혜와 임무에 따라,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사랑으로 움직이는 살아 있는 신앙의 길로 주저 없이 나아가야 한다.
  • 그리스도의 양 떼를 돌보는 목자들은 먼저 우리 영혼들의 목자이시며 주교이신 영원한 대사제 그리스도의 모습을 따라 자신의 봉사 직무를 거룩하고 기쁘게 겸손하고 용기 있게 수행하여야 하며, 그러한 직무 수행은 그들 자신을 위해서도 성화의 뛰어난 수단이 될 것이다. 충만한 사제직에 뽑힌 목자들은 성사의 은총을 받아, 기도하고 희생 제사를 드리고 설교하며 주교로서 하는 온갖 형태의 배려와 봉사를 통하여 목자다운 완전한 사랑의 임무를 수행하여야 하며,5)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양 떼의 표양이 되어(1베드 5,3 참조) 자신의 모범으로 교회를 날로 더욱 큰 성덕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
  • 주교들의 영적 화관을 이루는 신부들도6) 영원하시고 유일하신 중개자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교 임무의 은총을 나누어 받고 있으므로, 주교 품계와 비슷하게 날마다 자기 직무의 수행으로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 안에서 자라나야 하고, 사제적 친교의 유대를 보존하고 온갖 영적 보화로 풍요로워져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의 산 증거를 보여 주어야 하며,7) 여러 세기를 내려오며 가끔 드러나지 않은 비천한 봉사로 성덕의 뛰어난 표양을 남긴 사제들과 어깨를 겨루어야 한다. 하느님의 교회가 그들을 찬미하고 있다. 신부들은 직무상 하느님 백성 전체와 자기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고 희생 제사를 봉헌하며, 자신이 거행하는 것을 알고 실천하여,8) 사도적 염려와 위험과 노고에 얽매이지 않고 이를 통하여 오히려 더 높은 성덕으로 오르고, 풍부한 관상으로 자신의 활동을 살찌우고 북돋아 하느님의 온 교회에 위안을 주어야 한다. 모든 신부, 특별히 그 고유한 성품 명의로 교구 사제라 불리는 신부들은 자기 주교와 이루는 충실한 결합과 적극적인 협력이 자기 성화를 위하여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는지를 명심하여야 한다.
  • 더 낮은 품계의 교역자들도 최고 사제의 사명과 은총에 특수한 모양으로 참여한다. 특히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에 봉사하는 부제들은9) 온갖 허물에서 자신을 깨끗이 지키며 하느님의 마음에 들어야 하고 사람들 앞에 온갖 좋은 것을 마련하여야 한다(1티모 3,8-10.12-13 참조). 주님께 불려 주님의 몫으로 뽑혀 목자들의 감독을 받으며 봉사 직무를 준비하는 성직자들은 자기 정신과 마음을 이 고귀한 선택에 맞갖게 닦아야 한다. 끊임없는 기도와 불타는 사랑 안에서 참되고 옳고 명예로운 것들을 생각하며 하느님의 영광과 영예를 위하여 모든 일을 하여야 한다. 성직자들과 함께 하느님의 선택을 받는 평신도들도 있다. 그들은 전적으로 사도직 활동에 헌신하도록 주교에게 부름을 받아 주님의 밭에서 일하며 많은 열매를 맺고 있다.10)
  • 그리스도인 부부와 부모는 고유한 길을 따라 충실한 사랑으로 평생 동안 은총 안에서 서로 도와야 하며, 하느님께 받은 사랑스러운 자녀들을 그리스도의 교리와 복음적 덕행으로 교육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 실제로 지칠 줄 모르는 너그러운 사랑의 모범을 모든 사람에게 보여 주며, 사랑의 형제 관계를 이룩하고, 어머니인 교회의 풍요성의 증인이 되고 그 협력자가 되어, 그리스도께서 당신 신부를 사랑하시고 그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저 사랑에 참여하고 그 사랑의 표지가 된다.11) 이와 비슷한 모범은 짝 잃은 이들과 미혼자들에게서도 다른 모양으로 드러나는데, 그들도 교회의 성덕과 활동에 적지 않게 이바지할 수 있다. 그리고 흔히 힘든 노동을 하는 이들은 인간다운 노동으로 자기 자신을 완성하고, 동포들을 도와주며, 온 사회와 창조계를 더 나은 상태로 진보시켜야 한다. 또한 손수 목수 일을 하시며 언제나 하느님 아버지와 함께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하여 일하시는 그리스도를 행동하는 사랑으로 본받고 희망으로 기뻐하며 서로 다른 사람의 짐을 져 주어야 하고, 날마다 자신의 노동 그 자체로 더 높은 성덕, 사도적 성덕에 이르러야 한다.
  • 가난, 쇠약, 질병, 온갖 고통에 짓눌리는 사람들, 또는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들은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수난하시는 그리스도와 자기가 특별하게 결합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주님께서는 복음에서 그러한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선언하셨다. “모든 은총의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당신의 영원한 영광으로 불러 주신 하느님께서는 잠깐 고난을 받은 그들을 친히 온전하게 하시고 굳세게 하시며 든든하게 세워 주실 것이다”(1베드 5,10 참조).
  • 그러므로 모든 것을 천상 아버지의 손에서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하느님의 뜻에 협력하며 하느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신 그 사랑을 바로 현세적 봉사 안에서 모든 사람에게 보여 준다면, 모든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생활 조건과 직무와 환경 속에서 또 그 모든 것을 통하여 날로 더욱 거룩해질 것이다.
  • ○ 42. 성화의 수단과 방법
  • [교회헌장] 42.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신다”(1요한 4,16).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주신 성령을 통하여 당신 사랑을 우리 마음에 부어 주신다(로마 5,5 참조). 그러므로 가장 필요한 첫째 은혜는 사랑이며, 그 사랑으로 우리는 만유 위에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 때문에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 좋은 씨앗처럼 영혼 안에서 자라나 열매를 맺으려면, 모든 신자가 각기 하느님의 말씀을 기꺼이 듣고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하느님의 뜻을 행동으로 채워 드려야 하며, 성사들, 특히 성체성사와 거룩한 전례에 자주 참여하고, 기도와 극기, 형제들에 대한 적극적인 봉사와 모든 덕의 실천에 꾸준히 헌신하여야 한다. 완덕의 끈이며 율법의 완성인 사랑은(콜로 3,14; 로마 13,10 참조) 모든 성화 수단을 이끌고 가르쳐 그 목표에 이르게 한다.12)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는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표시가 난다.
  •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 목숨을 내놓으시어 당신의 사랑을 드러내셨으므로, 주님과 형제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사람보다 더 큰 사랑을 지닌 사람은 아무도 없다(1요한 3,16; 요한 15,13 참조). 사랑의 이러한 최대 증거를 모든 사람에게 특히 박해자들에게 보여 주도록, 어떤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첫 시대부터 부름 받았고 또 언제나 부름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제자가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죽음을 자유로이 받아들이신 스승을 본받고 피를 흘려 스승과 동화되는 순교는 교회에서 최상의 은혜로 또 사랑의 최고 증거로 여겨진다. 그러한 은혜가 소수에게 주어지는 것이지만, 모든 제자는 그 준비를 갖추어, 사람들 앞에서 그리스도를 고백하고, 교회가 늘 겪고 있는 박해 가운데에서 십자가의 길을 걸으시는 그리스도를 따라가야 한다.
  • 또한 교회의 성덕은 특별한 방식으로 주님께서 복음에서 당신 제자들에게 준수하도록 제시하신 여러 가지 권고로써 증진된다.13) 그 가운데에서도 뛰어난 천상 은총의 고귀한 선물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어떤 사람들에게만 허락하신 것으로(마태 19,11; 1코린 7,7 참조), 동정이나 독신 생활 안에서 갈리지 않은 마음으로(1코린 7,32-34 참조) 더욱 수월하게 오직 하느님께만 헌신하게 하는 것이다.14) 하늘 나라를 위한 이 완전한 금욕은 교회에서 언제나 특별한 영예를 누려 왔으며, 사랑의 표지와 자극제로 또 세상에 있는 영적 풍요성의 어떤 특별한 원천으로 여겨졌다.
  • 교회는 또한 사도의 권고를 상기한다. 그는 신자들에게 사랑을 촉구하면서,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셔서……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으며”(필리 2,7-8) 또 “부유하셨지만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신”(2코린 8,9 참조)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그 사랑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제자라면 반드시 그리스도의 이러한 사랑과 겸손을 언제나 본받고 증언하여야 하므로, 어머니인 교회는 그 품 안에서 많은 남자와 여자들이 구세주의 자기 비움을 더욱 철저히 따르고 더욱 명백히 보여 주며, 하느님 자녀들의 자유 안에서 가난을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의 뜻을 버리는 모습을 보고 기뻐한다. 그들은 곧 순종하시는 그리스도를 더욱더 완전히 닮고자, 계명의 척도를 넘는 완덕의 문제에서 하느님 때문에 사람에게 스스로 복종하는 것이다.15)
  • 모든 그리스도인은 성덕과 자기 신분의 완성을 추구하도록 권유받으며 또 그러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모든 이는 자기 마음을 바로 다스리도록 정신을 차려야 하며, 복음적 청빈 정신에 어긋나는 현세 사물의 사용이나 재산에 대한 집착으로 완전한 사랑의 추구를 가로막지 않게 하여야 한다. 사도는 권고한다. 이 세상을 이용하는 사람은 결코 그 안에 안주하지 마라. 이 세상의 형체가사라지고 말 것이다(1코린 7,31 참조).16)
  • 제 6 장 수도자
  • ○ 43. 복음적 권고
  • [교회헌장] 43. 하느님께 봉헌된 정결, 청빈, 순명의 복음적 권고는 주님의 말씀과 모범에 토대를 둔 것이며, 또 사도들과 교부들을 비롯하여 교회의 학자들과 목자들이 권장하는 것으로, 교회가 자신의 주님께 받아 주님의 은총으로 언제나 보존해 오는 하느님의 선물이다. 바로 교회의 권위가 성령의 인도를 받아 이 복음적 권고를 해석하고 그 실천을 규정하며 거기에서부터 고정된 생활 형식도 세우도록 배려하였다. 그렇게 하여, 마치 하느님께서 심어 놓으신 씨앗에서 자라난 나무가 주님의 밭에서 놀랍게도 수없이 많은 가지가 뻗어나듯이, 독수나 공동의 여러 생활 형태와 다양한 수도 가족들이 생겨나 회원들의 진보와 그리스도의 몸 전체의 선익에 이바지한다.1) 실제로 그 수도 가족들은 자기 회원들에게 더욱 확고히 고정된 생활양식, 완덕을 추구하는 확실한 가르침, 그리스도 군대의 형제적 친교, 순종을 통하여 강화된 자유 등의 도움을 주어, 자신의 수도 서원을 온전히 채우고 충실히 지킬 수 있게 하고 또 사랑의 길에서 기쁜 마음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2)
  • 이러한 신분은, 교회의 신적이며 교계적인 구조를 헤아려 볼 때에, 성직자와 평신도 신분의 중간이 아니라, 그 양편에서 어떤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아 교회의 삶에서 특별한 은혜를 누리며 각자 자기 방식대로 교회의 구원 사명에 이바지하는 것이다.3)
  • ○ 44. 수도자 신분의 본질과 중요성
  • [교회헌장] 44. 서원을 통하여 또는 그 고유한 특성에서 서원과 비슷한 다른 거룩한 결연을 통하여 앞서 말한 세 가지 복음적 권고의 의무를 받아들이는 그리스도인은 지극히 사랑하는 하느님께 온전히 봉헌되며, 이렇게 하여 하느님을 섬기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새롭고 특수한 자격을 받는다. 세례를 통하여 죄에 대하여 죽고 하느님께 봉헌되었으나, 세례 은총의 더욱 풍성한 열매를 얻을 수 있도록 교회 안에서 복음적 권고들을 서원하여 사랑의 열정과 완전한 하느님 예배를 가로막을 수 있는 장애에서 해방되고자 하며, 하느님 섬김에 더욱 깊이 봉헌되는 것이다.4) 그리고 더욱 견고하고 더욱 확고한 유대를 통하여, 신부인 교회와 불가분의 유대로 결합되신 그리스도를 더 잘 드러낼수록 이 봉헌은 그만큼 더 완전해질 것이다.
  • 복음적 권고는 그 수행자들을 사랑을 통하여 사랑으로 이끌어 주고,5) 교회와 그 신비에 특별한 모양으로 결합시켜 주므로, 그들의 영성 생활은 또한 온 교회의 선익에 봉헌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고유한 성소의 형태에 따라 기도나 적극적 활동으로 그리스도의 나라가 사람들의 영혼 안에 뿌리내려 굳세어지게 하고 그 나라를 모든 지역에 전파하도록 힘껏 노력하여야 할 의무가 생긴다. 그러므로 교회도 여러 수도 단체들의 고유한 성격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것이다.
  • 따라서 복음적 권고의 서원은 교회의 모든 지체가 그리스도인 소명의 의무를 꾸준히 이행하도록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고 또 이끌어야 할 표지로 드러난다. 하느님의 백성은 여기에 영속하는 나라가 없어 미래의 나라를 찾아야 하므로, 수행자들을 현세 걱정에서 더 잘 해방시켜 주는 수도자 신분은 또한 이미 이 세상에 있는 천상 보화를 모든 신자에게 보여 주고, 그리스도의 구원으로 얻은 새롭고 영원한 생명의 증거를 드러내며, 미래의 부활과 하늘 나라의 영광을 예고하여 준다. 수도자 신분은 또한 성자께서 성부의 뜻을 이루시려고 세상에 오시어 받아들이셨던 생활양식,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에게 제시하신 그 생활양식을 더 철저히 본받고 교회 안에서 영구히 재현한다. 끝으로, 하느님 나라를 지상의 모든 것 위에 들어 높이고 그 결정적인 요구를 특수한 모양으로 밝혀 주며, 다스리시는 그리스도의 탁월하고 위대한 힘과 교회 안에서 기묘히 활동하시는 성령의 무한한 능력을 모든 사람에게 드러내 보여 준다.
  • 그러므로 복음적 권고의 서원으로 이루어지는 신분은, 교회의 교계 구조와 관련되지는 않지만, 분명히 교회의 생활과 성덕에 속한다.
  • ○ 45. 교회의 권위와 수도자 신분
  • [교회헌장] 45. 교회 교계의 임무는 하느님의 백성을 사목하며 가장 기름진 풀밭으로 인도하는 것이므로(에제 34,14 참조),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완덕을 각별히 북돋아 주는 복음적 권고의 실천을 교회법으로 지혜롭게 지도하는 것은 교계의 소임이다.6) 성령의 이끄심에 유순히 따르는 교계는 훌륭한 남자들과 여자들이 제시한 규칙들을 받아들이고, 더 보완된 규칙을 유권적으로 승인하며, 또한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하고자 곳곳에 세워진 수도 단체들이 설립자들의 정신에 따라 자라나고 꽃피우도록 자신의 권위로 감독하며 보호하고 있다.
  • 그리고 주님의 양 떼 전체의 필요에 더 잘 부응하고자, 교황은 보편 교회에 대한 자신의 수위권을 근거로, 공동선을 고려하여, 어떤 완덕의 단체이든 개별 회원이든 지역 직권자들의 재치권에서 면속시켜 오로지 자신에게만 예속시킬 수 있다.7) 이와 비슷하게 총대주교들의 고유한 권위에 남겨 두거나 맡길 수 있다. 그 회원들은 자신의 특수한 생활 형태로 교회에 대한 의무를 다하며, 교회법에 따라 주교들에게 존경과 순명을 보여 주어야 한다. 주교들이 개별 교회에서 목자의 권위를 가지고 있고 또 사도직 활동에 일치와 화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8)
  • 그리고 교회는 수도 서원을 자신의 인정을 통하여 교회법적 신분의 품위로 세울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전례 행위를 통하여 하느님께 봉헌된 신분으로 드러내 보인다. 사실 교회는 하느님께 위임받은 권위로 서원자들의 서원을 받아들이고, 공적 기도로 하느님에게서 그들에 대한 도움과 은총을 얻어 주며, 그들을 하느님께 맡겨 드리고 그들에게 영적인 복을 빌어 주며, 그들의 봉헌을 성찬례의 희생 제사와 결합시켜 준다.
  • ○ 46. 수도자의 위대한 봉헌
  • [교회헌장] 46. 수도자들은 자신들을 통하여 교회가 참으로 나날이 신자들이나 비신자들에게 그리스도를 더 잘 드러내 보여야 한다는 것을 깊이 명심하여야 한다. 교회는 수도자들을 통하여, 때로는 산에서 관상하시고, 때로는 군중에게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때로는 병들고 상처 입은 이들을 고쳐 주시고, 죄인들을 건실한 사람으로 회개시키시고, 때로는 아이들에게 복을 내려 주시고, 모든 이에게 선을 베푸시며, 당신을 보내신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언제나 순명하시는 그리스도를 드러내 보여야 한다.9)
  • 그리고 복음적 권고의 서원은 분명히 크게 존중하여야 할 선의 포기를 가져온다 하더라도 인격의 발전에 지장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 본질상 크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모든 이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사실 각자의 개인적 성소에 따라 자발적으로 받아들인 복음적 권고는 마음의 정화와 정신적 자유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사랑의 열정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며, 수많은 성인 설립자들의 모범으로 증명되듯이 특별히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 스스로 선택하시고 그분의 동정 성모님께서 받아들이신 순수한 동정과 청빈의 생활양식에 그리스도인을 더욱더 동화시켜 줄 수 있다. 또한 그 누구든 수도자들이 자신의 봉헌으로 사람들에게서 소외되거나 지상 국가에서 무익한 존재가 된다고 여겨서는 결코 아니 된다. 왜냐하면 수도자들이 때로는 자기 동시대인들을 직접 도와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리스도의 마음 안에서 더욱 깊이 함께하며 그들과 정신적으로 협력하여, 지상 국가를 세우는 사람들이 헛되이 수고하지 않도록, 지상 국가 건설이 주님 안에 토대를 두고 또 주님을 향하여 나아가게 하기 때문이다.10)
  • 그러기에 마지막으로, 거룩한 공의회는 수도원, 학교, 병원, 선교 지역에서 앞서 말한 봉헌에 대한 한결같고 겸허한 충성으로 그리스도의 신부를 함께 꾸미며 모든 사람에게 아낌없이 온갖 봉사를 하는 남자들과 여자들, 수사들과 수녀들을 격려하고 찬양한다.
  • ○ 47. 격려
  • [교회헌장] 47. 복음적 권고를 서원하도록 불린 사람은 누구나 각기 하느님께 불린 그 성소 안에 항구히 머무르며 더욱더 정진하도록 최선을 다하여, 교회의 거룩함을 더욱더 풍요롭게 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거룩함의 원천이며 기원이 되시는 한 분이시며 나뉨이 없으신 삼위일체 하느님께 더 큰 영광을 드려야 한다.
  • 제 7 장 순례하는 교회의 종말론적 성격, 그리고 천상 교회와 그 일치
  • ○ 48. 우리 소명의 종말론적 성격
  • [교회헌장] 48.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모두 그리로 부름 받아 그 안에서 하느님의 은총으로 성덕을 얻게 되고, 만물이 복원되어지는 시간이 올 때에(사도 3,21 참조) 비로소 천상 영광 안에서 완성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에는 인간과 밀접히 결합되어 인간을 통하여 그 목적에 이르는 온 세상도 인류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새롭게 될 것이다(에페 1,10; 콜로 1,20; 2베드 3,10-13 참조).
  • 그리스도께서는 땅에서 높이 들려지시어 모든 사람을 당신께 이끌어 들이셨고(요한 12,32 참조),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시어(로마 6,9 참조) 생명을 주시는 당신 성령을 제자들에게 보내 주시고 성령을 통하여 당신 몸인 교회를 구원의 보편 성사로 세우셨다.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시면서도 끊임없이 이 세상에서 활동하시어 사람들을 교회로 이끌어 들이시고 교회를 통하여 당신과 더욱 긴밀히 결합시키시며 당신의 몸과 피로 기르시어 당신의 영광스러운 생명에 참여하게 하신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약속된 재건은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시작되어 성령의 파견으로 추진되고 성령을 통하여 교회 안에서 계속된다. 교회 안에서 우리는 신앙을 통하여 우리 현세 생활의 의미도 배우며, 하느님 아버지께서 이 세상에서 우리에게 맡기신 일을 미래의 좋은 것에 대한 희망으로 그 목적을 향하여 이끌어 나가며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힘쓴다(필리 2,12 참조).
  • 그러므로 이미 세기들의 종말이 우리에게 다가왔으며(1코린 10,11 참조) 세상의 쇄신도 되돌이킬 수 없이 결정되어 이 현세에서 어느 모로 미리 이루어지고 있다. 교회가 이미 지상에서 참된 성덕으로 불완전하게나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로움이 깃드는 새 하늘과 새 땅이 이루어질 때까지(2베드 3,13 참조), 순례하는 교회는 자신의 성사들 안에서 그리고 이 시대에 딸린 제도 안에서 지나갈 이 현세의 모습을 지니고, 아직까지 신음하고 진통을 겪으며 하느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피조물들 사이에서 살고 있다(로마 8,19-22 참조).
  • 그러므로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와 결합되고 “우리가 받을 상속의 보증이 되어 주시는”(에페 1,14) 성령의 인호를 받은 우리는 참으로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며, 실제로 하느님의 자녀들이다(1요한 3,1 참조). 그러나 아직은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콜로 3,4 참조). 그 영광 속에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참모습을 뵈올 것이므로 우리도 하느님과 비슷하게 될 것이다(1요한 3,2 참조). 그러므로 “몸 안에 사는 동안에는 주님에게서 떠나 살고 있는 것이며”(2코린 5,6) 성령의 첫 열매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속으로 신음하며(로마 8,23 참조) 그리스도와 함께 살기를 갈망하는 것이다(필리 1,23 참조). 바로 그 사랑이 우리를 재촉하여 더더욱 우리가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위하여 살게 한다(2코린 5,15 참조).
  •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일에서 주님 마음에 들려고 노력하며(2코린 5,9 참조) 악마의 속임수에 대항하고 악한 날에 저항할 수 있도록 하느님의 무기로 무장을 한다(에페 6,11-13 참조). 그러나 주님의 경고대로 우리는 그날과 그 시간을 모르므로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단 한 번뿐인 우리 지상 생활의 여정을 마친 다음에(히브 9,27 참조) 주님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 축복받은 이들과 함께 헤아려질 수 있을 것이며(마태 25,31-46 참조), 악하고 게으른 종들처럼(마태 25,26 참조) 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라거나(마태 25,41 참조) 바깥 어둠 속에 내쫓아 거기에서 절치 통곡하게 하라는 명령을 듣지 않을 것이다(마태 22,13; 25,30 참조). 사실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스럽게 다스리기 전에 모두 다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서야 한다. 그래서 저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 몸으로 한 일에 따라 갚음을 받게 될 것이며”(2코린 5,10) 세말에 가서 “선을 행한 이들은 부활하여 생명을 얻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을 것이다”(요한 5,29; 마태 25,46 참조).
  • 따라서 “장차 우리에게 계시될 영광에 견주면,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겪는 고난은 아무것도 아니라고”(로마 8,18; 2티모 2,11-12 참조) 여기며 우리는 믿음 안에서 힘을 내어 “복된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우리의 위대하신 하느님이시며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기를”(티토 2,13) 기다리고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이며”(필리 3,21),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당신의 성도들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으시고 모든 믿는 이들 가운데에서 칭송을 받으실 것이다”(2테살 1,10 참조).
  • ○ 49. 순례하는 교회와 천상 교회의 친교
  • [교회헌장] 49. 그러므로 주님께서 당신 위엄을 갖추시고 모든 천사를 거느리고 오실 때까지(마태 25,31 참조), 또 죽음을 물리치시고 모든 것을 당신께 굴복시키실 때까지(1코린 15,26-27 참조), 주님의 제자들 가운데에서 어떤 이는 지상에서 나그넷길을 걷고 있고, 어떤 이는 이 삶을 마치고 정화를 받으며, 또 어떤 이는 “바로 삼위이시며 한 분이신 하느님을 계시는 그대로 분명하게”1) 뵈옵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같은 사랑 안에서 참으로 여러 단계와 방법으로 친교를 이루고 있으며 우리 하느님께 영광의 같은 찬미가를 노래하고 있다. 그리스도께 딸린 모든 사람은 그분의 성령을 모시고 하나인 교회로 뭉쳐서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에페 4,16 참조).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평화 속에 잠든 형제들과 나그네들의 결합은 조금도 중단되지 않으며, 더욱이 교회의 변함 없는 신앙에 따르면, 영신적 선익의 교류로 더욱 튼튼해진다.2) 천상에 있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와 더 친밀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은 온 교회를 성덕으로 더욱더 튼튼하게 강화하고, 교회가 이 지상에서 하느님께 드리는 예배를 존귀하게 만들며 교회의 더욱더 광범위한 건설에 여러 가지로 이바지하고 있다(1코린 12,12-27 참조).3) 왜냐하면 본향으로 받아들여져 주님과 함께 사는 이들은(2코린 5,8 참조) 주님을 통하여 주님과 함께 주님 안에서 끊임없이 하느님 아버지께 전구하며,4) 하느님과 사람들 사이의 유일한 중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1티모 2,5 참조) 모든 일에서 주님을 섬기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자기 몸으로 채우며(콜로 1,24 참조) 이 지상에서 쌓은 공로를 보여 드리기 때문이다.5) 따라서 그들의 형제적 배려로 우리의 연약함이 많은 도움을 받는다.
  • ○ 50. 순례하는 교회와 천상 교회의 관계
  • [교회헌장] 50.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체 전체의 이러한 친교를 명백히 인식하는 나그네들의 교회는 초대 그리스도교 이래로 죽은 이들에 대한 기억을 커다란 신심으로 소중하게 간직하여 왔으며,6) 죽은 이들을 위하여 그들이 죄에서 벗어나도록 기도한다는 것은 거룩하고 유익한 생각이기 때문에(2마카 12,45 참조), 교회는 죽은 이들을 위하여 대리 기도를 바쳤다. 그리고 자기 피를 흘려 믿음과 사랑의 최고 증거를 보인 그리스도의 사도들과 순교자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더욱 밀접하게 우리와 결합되어 있다고 교회는 언제나 믿었으며, 또한 동시에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그들을 특별한 정성으로 공경하고7) 그들의 전구의 도움을 열심히 간청하였다. 그들에게는 오래지 않아, 또한 그리스도의 동정과 청빈을 더욱더 정확히 본받은 다른 이들과8) 마침내 그리스도인 덕의 훌륭한 실천으로9) 또 신적 은사들로 말미암아 신자들의 신심과 모범의 대상으로 추대된 다른 이들도 추가되었다.10)
  • 실제로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른 이들의 삶을 바라보며 우리는 미래 도성을 찾으려는 새로운 동기로 자극을 받고(히브 13,14; 11,10 참조) 또한 동시에 현세의 변화 속에서도 각자 고유한 신분과 조건에 따라 그리스도와 완전한 일치 곧 성덕에 이를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길을 배운다.11) 우리의 인간성을 지닌 형제자매로서 마침내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더욱 완벽하게 변모된 그들의 삶에서(2코린 3,18 참조),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얼굴과 현존을 사람들에게 생생하게 드러내신다. 그들 안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당신 나라의 표지를 우리에게 주신다.12) 이렇게 많은 증인들이 구름처럼 우리를 에워싸고(히브 12,1 참조) 우리는 복음의 진리에 대한 이러한 증언을 들으며 그 나라로 힘차게 이끌린다.
  • 그러나 우리는 오로지 표양이라는 이유만으로 하늘에 있는 이들을 기억하며 공경할 뿐 아니라 또한 더 나아가서 형제적 사랑의 실천을 통하여 온 교회의 일치가 성령 안에서 강화되도록 그렇게 한다(에페 4,1-6 참조). 나그네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그리스도인의 친교가 우리를 그리스도께 더 가까이 인도하는 것처럼 이렇게 성인들과 이루는 통공도 우리를 그리스도와 결합시켜 주고, 온갖 은총과 하느님 백성의 생명 자체가 그 원천이며 머리이신 그리스도에게서 흘러 나오기 때문이다.13)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동무요 공동 상속자들이며 우리의 형제요 탁월한 은인들인 이 성인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마땅한 감사를 드리며14) “우리의 유일한 구속주이시며 구세주이신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은혜를 얻고자 우리가 간절히 그들을 부르고 그들의 기도와 힘과 도움에 의지하는 것”15)은 매우 합당하다. 우리가 천상 형제들에게 보인 사랑의 모든 진정한 증거는 바로 그 본질에서 “모든 성인의 월계관”이신16) 그리스도를 지향하고 그리스도에게서 끝나며, 또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 성인들 가운데에서 놀라운 일을 하시고 그들 안에서 찬양을 받으시는 하느님을 지향하고 하느님에게서 끝나는 것이다.17)
  • 천상 교회와 우리의 결합은 특히 성령의 능력이 성사적 표지를 통하여 우리 위에 작용하는 거룩한 전례 안에서 우리가 함께 기뻐하며 하느님의 위엄을 함께 찬미할 때에 가장 고귀한 방법으로 이루어진다.18) 그 전례 안에서 모든 종족과 언어와 백성과 민족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구원받은(묵시 5,9 참조) 우리 모든 사람이 하나인 교회로 모여 하나의 찬미가로 한 분이시며 삼위이신 하느님을 찬양한다. 그러므로 성찬의 희생 제사를 거행하는 우리는 천상 교회의 예배와 밀접히 결합되고 일치되어, 영광스러운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를 비롯하여 성 요셉과 복된 사도들과 순교자들과 모든 성인을 기억하고 공경한다.19)
  • ○ 51. 공의회의 사목 지침
  • [교회헌장] 51. 천상의 영광 안에 있거나 또는 죽은 뒤에 아직 정화를 받고 있는 형제들과 이루는 활기찬 통공에 관한 우리 조상들의 존귀한 신앙을 이 거룩한 공의회는 커다란 신심으로 받아들이며, 거룩한 제2차 니케아 공의회,20) 피렌체 공의회,21) 트리엔트 공의회의22) 결정들을 거듭 제시한다. 또한 동시에 공의회는 그 사목적 관심에서 모든 관계자가 어떤 남용이나 과도함이나 결함이 여기저기 스며들어 있을 때에 그것들을 방지하고 시정하도록 노력하며 모든 것이 그리스도와 하느님께 더욱 충만한 찬미가 되도록 개선하기를 권고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성인 공경은 복잡한 외적 행동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랑의 강렬한 실천에 있다는 것을 신자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이 사랑으로 우리는 우리와 교회의 더 큰 선익을 위하여 성인들의 “생활에서 모범을, 통공에서 참여를, 전구에서 도움을”23) 찾는다. 또 다른 한편으로 천상 형제들과 이루는 우리의 교류가 신앙의 더욱 충분한 빛을 받아 이해된다면 결코 그것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바쳐지는 흠숭 예배를 약화시키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정반대로 그 예배를 더욱더 값지고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24) 신자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 왜냐하면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을 이루고 있는 우리가 모두(히브 3,6 참조) 서로 사랑하고 하나의 찬미가로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을 찬미하며 서로 교류할 때에 우리는 교회의 근본 소명에 부응하며, 완성된 영광의 전례를 미리 맛보고 그 전례에 참여하기 때문이다.25)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고 죽은 이들의 영광스러운 부활이 이루어질 때에는 하느님의 광채가 하늘 나라를 비출 것이고 어린양이 그 나라의 등불이 될 것이다(묵시 21,23 참조). 그때에 성도들의 온 교회는 사랑의 최고 행복 속에서 하느님과 “살해된 어린양”(묵시 5,12)을 흠숭하며 한 목소리로 외칠 것이다. “어좌에 앉아 계신 분과 어린양께 찬미와 영예와 영광과 권세가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묵시 5,13).
  • 제 8 장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 안에 계시는 천주의 성모 복되신 동정 마리아
  • I. 서론
  • ○ 52. 하느님의 계획
  • [교회헌장] 52. 지극히 자비로우시고 지혜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세상 구원을 완수하시려고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우리가 하느님의 자녀 되는 자격을 얻게 하셨다”(갈라 4,4-5). “성자께서는 저희 인간을 위하여, 저희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오셨으며, 또한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에게서 육신을 취하셨다.”1) 그 구원의 신비가 우리에게 계시되고 주님께서 당신 몸으로 세우신 교회 안에서 지속되고 있다. 그 안에서 신자들은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결합되고 그분의 모든 성인과 일치하여 먼저 “우리 주 천주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며 영광스러운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를”2) 기억하며 공경한다.
  • ○ 53. 마리아와 교회
  • [교회헌장] 53. 동정 마리아께서는 천사의 예고로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과 몸에 받아들이시어 ‘생명’을 세상에 낳아 주셨으므로 천주의 성모로 또 구세주의 참어머니로 인정받으시고 공경을 받으신다. 당신 아드님의 공로로 보아 뛰어난 방법으로 구원을 받으시고 아드님과 불가분의 긴밀한 유대로 결합되시어, 천주 성자의 모친이 되시고 따라서 성부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딸이 되시며 또한 성령의 궁전이 되시는 이 최고의 임무와 품위를 지니고 계신다. 이 뛰어난 은총의 선물로 마리아께서는 하늘과 땅의 다른 모든 피조물보다 훨씬 앞서 계신다. 그러나 동시에 구원받아야 할 모든 사람과 함께 아담의 혈통 안에 결합되어 계실뿐더러 “분명히 (그리스도의) 지체들의 어머니이시다.……왜냐하면 저 머리의 지체인 신자들이 교회 안에서 태어나도록 사랑으로 협력하셨기 때문이다.”3) 이 때문에 마리아께서는 교회의 가장 뛰어나고 유일무이한 지체로서 또 믿음과 사랑 안에서 교회의 가장 훌륭한 전형과 모범으로서 존경을 받으시며, 가톨릭 교회는 성령의 가르침을 받아 자녀다운 효성으로 마리아를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로 받든다.
  • ○ 54. 공의회의 의도
  • [교회헌장] 54.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하느님이신 구세주께서 구원을 이룩하시는 교회에 관한 교리를 설명하면서, 한편으로는 강생하신 말씀과 그 신비체의 신비 안에서 복되신 동정녀의 임무를, 또 한편으로는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고 인류의 어머니이시며 특히 신자들의 어머니이신 천주의 성모님에 대한 구원받은 사람들의 의무를 성실하게 밝히고자 한다. 그러나 마리아에 관한 완벽한 교리를 제시하거나 신학자들의 노력으로도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문제들을 종결시킬 마음은 없다. 그러므로 거룩한 교회 안에서 가장 높으신 그리스도 다음으로 높고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고 계시는 그분에 대하여 가톨릭 학파들에서 자유로이 제시되는 견해들은 당연히 유지된다.4)
  • II. 구원 계획과 복되신 동정녀의 임무
  • ○ 55. 구약 성경에 예언된 구세주의 어머니
  • [교회헌장] 55. 구약 성경과 신약 성경 그리고 존귀한 성전은 구원 계획 안에서 맡으신 구세주 어머니의 임무를 갈수록 더욱더 분명하게 밝혀 주며 마치 눈앞에 보여 주듯이 제시하고 있다. 참으로 구약 성경은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심을 느린 걸음으로 준비하는 구원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교회 안에서 제대로 읽혀지고 충만한 마지막 계시에 비추어 이해되는 그 초기 문서들은 구세주의 어머니인 여인의 모습을 한 걸음씩 더욱 분명하게 밝혀 주고 있다. 여기에 비추어 보면, 죄에 떨어진 첫 조상들에게 주어진 약속, 뱀을 이기리라는 승리에 대한 약속(창세 3,15 참조) 안에 그 여인의 모습이 이미 예언적으로 어렴풋이 그려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 여인은 그 이름이 임마누엘이라 불릴 아들을 잉태하여 낳을 동정녀이다(이사 7,14; 미카 5,2-3; 마태 1,22-23 참조). 그 여인은 신뢰로 주님께 구원을 바라고 받는 주님의 비천하고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에서 빼어난 분이다. 약속의 오랜 기다림 뒤에, 마침내 빼어난 시온의 딸인 이 여인과 더불어 때가 차고 새로운 계획이 시작되었으며, 그때에 하느님의 아들이 이 여인에게서 인성을 받아들이시어 당신 육신의 신비로 인간을 죄에서 해방시키셨다.
  • ○ 56. 주님 탄생 예고 때의 마리아
  • [교회헌장] 56.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예정된 어머니의 동의가 강생에 앞서 이루어져 마치 어느 모로 여인이 죽음에 이바지한 것처럼 그렇게 또한 여인이 생명에 이바지하기를 바라셨다. 이것은 예수님의 어머니에게서 가장 탁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그 어머니는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생명 자체를 세상에 낳아 주셨고 하느님에게서 이 위대한 임무에 맞갖은 은혜를 받았다. 그러므로 거룩한 교부들 가운데에서, 천주의 성모님을 온전히 거룩하신 분, 죄의 온갖 더러움에 물들지 않으신 분으로, 이를테면 성령께서 빚어 만드신 새로운 인간이라고 부르던 관습이 널리 퍼졌다는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5) 잉태되시는 첫 순간부터 더없이 뛰어난 성덕의 빛을 가득히 받으신 나자렛의 동정녀께서는 하느님의 명령으로 소식을 알리는 천사에게서 “은총이 가득하신 분”이라는 인사를 받으시고(루카 1,28 참조), 하늘의 사자에게 친히 대답하셨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이렇게 아담의 딸이신 마리아께서는 하느님 말씀에 동의하시어 예수님의 어머니가 되셨고, 온전한 마음으로 아무런 죄의 거리낌도 없이 하느님의 구원 의지를 받아들이시고, 주님의 종으로서 당신 아드님의 인격과 활동에 당신 자신을 온전히 바치시어, 전능하신 하느님의 은총으로 아드님 밑에서 아드님과 함께 구원의 신비에 봉사하셨다. 그러므로 거룩한 교부들이 마리아께서 순전히 피동적으로 하느님께 이용당하신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신앙과 순종으로 인류 구원에 협력하신다고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이레네오 성인이 말한 대로, 그분께서는 “순종하시어 자신과 온 인류에게 구원의 원인이 되셨다.”6) 그러기에 적지 않은 옛 교부들이 자신의 설교에서 그와 함께 기꺼이 주장하였다. “하와의 불순종으로 묶인 매듭이 마리아의 순종을 통하여 풀렸다. 처녀 하와가 불신으로 묶어 놓은 것을 동정녀 마리아께서 믿음을 통하여 풀어 주셨다.”7) 그리고 하와와 비교하여 마리아를 “살아 있는 이들의 어머니”라 부르고,8) 더 자주 이렇게 주장한다. “하와를 통하여 죽음이 왔고, 마리아를 통하여 생명이 왔다.”9)
  • ○ 57. 마리아와 예수님의 유년기
  • [교회헌장] 57. 구원 활동에서 성모님과 아드님의 이 결합은 그리스도의 동정녀 잉태 때부터 그분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드러난다. 먼저 마리아께서 서둘러 일어나 엘리사벳을 찾아가시어 그이에게서 약속된 구원을 믿으셨으니 복되시다는 인사를 받으시고, 선구자가 어머니의 태중에서 기뻐 뛰놀던 때에(루카 1,41-45 참조), 또 천주의 성모님께서 당신의 완전한 동정성을 감소시키시지 않고 오히려 성화하신 당신의 맏아드님을10) 목자들과 박사들에게 기꺼이 보여 주시던 성탄 때에 그 결합이 드러난다. 성전에서 가난한 이들의 제물을 바치시며 주님께 아드님을 봉헌하셨을 때에, 성모님께서는 또한 아드님이 장차 반대를 받는 표적이 되고 어머니의 마음이 칼에 찔릴 것이며 많은 사람의 마음에서 숨은 생각이 드러나게 되리라는 시메온의 예언을 들으셨다(루카 2,34-35 참조). 어린 예수님을 잃고 애태우며 찾던 그 부모는 성전에서 당신 성부의 일에 열중하시던 예수님을 발견하였으나 아드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분의 어머니는 이 모든 것을 당신 마음에 깊이 새겨 간직하셨다(루카 2,41-51 참조).
  • ○ 58. 마리아와 예수님의 공생활
  • [교회헌장] 58. 예수님의 공생활에서 그분의 어머니께서는 맨 처음부터 뚜렷이 나타나신다. 갈릴래아의 카나 혼인 잔치에서 성모님께서는 자비심이 우러나 당신의 전구로 구세주 예수님의 첫 기적을 이끌어 내셨다(요한 2,1-11 참조). 예수님의 복음 선포 과정에서는 아드님께서 혈육의 관계나 유대를 넘어 하느님 나라를 들어 높이시며, 성모님께서 충실히 그렇게 하셨던 것처럼(루카 2,19.51 참조),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선언하신(마르 3,35; 루카 11,27-28 참조) 그 말씀을 받아들이셨다. 이렇게 복되신 동정녀께서도 신앙의 나그넷길을 걸으셨고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아드님과 당신의 결합을 충실히 견지하셨다. 거기에 하느님의 계획대로 서 계시어(요한 19,25 참조), 성모님께서는 당신 외아드님과 함께 극도의 고통을 겪으시며 당신에게서 나신 희생 제물에 사랑으로 일치하시어 아드님의 희생 제사에 어머니의 마음으로 당신을 결합시키셨다. 마침내 십자가에서 운명하시는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며 성모님을 제자에게 어머니로 주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요한 19,26-27 참조).11)
  • ○ 59. 승천 뒤의 마리아
  • [교회헌장] 59.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부어 주시기 전에는 하느님께서 인류 구원의 성사를 장엄하게 드러내시기를 바라지 않으셨으므로, 사도들은 오순절 전에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비롯하여 여러 여자들과 예수님의 형제들과 함께 모두 한마음으로 기도에만 전념하였으며”(사도 1,14 참조), 마리아께서도 주님의 탄생 예고 때에 이미 당신을 덮어 그느르셨던 성령의 은혜를 당신의 기도로 간청하셨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마침내, 원죄의 온갖 더러움에 물들지 않으시어 티 없이 깨끗하신 동정녀께서는12) 지상 생활의 여정을 마치시고 육신과 영혼이 하늘의 영광으로 올림을 받으시고,13) 주님께 천지의 모후로 들어 높여지시어, 주님들의 주님이시며(묵시 19,16 참조) 죄와 죽음에 대한 승리자이신14) 당신 아드님과 더욱 완전히 동화되셨다.
  • III. 복되신 동정녀와 교회
  • ○ 60. 마리아와 유일한 중개자이신 그리스도
  • [교회헌장] 60. 사도의 말씀대로, 우리 중개자는 한 분뿐이시다. “하느님은 한 분이시고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개자도 한 분이시니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시다. 당신 자신을 모든 사람의 몸값으로 내어 주신 분이시다”(1티모 2,5-6). 사람들에 대한 마리아의 어머니 임무는 그리스도의 이 유일한 중개를 절대로 흐리게 하거나 감소시키지 않고 오히려 그리스도의 힘을 보여 준다. 사실 복되신 동정녀께서 사람들에게 미치시는 모든 구원의 영향은 사물의 어떤 필연성이 아니라 하느님의 호의에서 기인하고 또 그리스도의 넘치는 공로에서 흘러 나오는 것이므로, 그 영향은 그리스도의 중개에 의지하고 거기에 온전히 달려 있고 거기에서 모든 힘을 길어 올리며, 그리스도와 믿는 이들의 직접 결합을 결코 가로막지 않고 오히려 도와준다.
  • ○ 61. 구원 협력
  • [교회헌장] 61. 영원으로부터 하느님 말씀의 강생과 함께 천주의 성모로 예정되셨던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하느님 섭리의 계획에 따라 이 세상에서 하느님이신 구세주의 거룩하신 어머니이시고 그 누구보다 각별히 헌신적인 동반자이셨으며, 또 주님의 겸손한 종이셨다. 그리스도를 잉태하시고 낳으시고 기르시고 성전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하시고 십자가에서 운명하시는 당신 아드님과 함께 수난하시고, 순종과 믿음과 바람과 불타는 사랑으로 영혼들의 초자연적 생명을 회복시키시고자 온전히 독특한 방법으로 구세주의 활동에 협력하셨다. 그러한 까닭에 은총의 세계에서 우리의 어머니가 되셨다.
  • ○ 62. 종속적인 구원 임무
  • [교회헌장] 62. 은총의 계획 안에 있는 이러한 마리아의 모성은 주님 탄생의 예고에 믿음으로 동의하시고 십자가 밑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간직하셨던 그 동의에서부터 모든 뽑힌 이들의 영원한 완성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지속된다. 실제로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성모님께서는 이 구원 임무를 그치지 않고 계속하시어 당신의 수많은 전구로 우리에게 영원한 구원의 은혜를 얻어 주신다.15) 당신의 모성애로 아직도 나그넷길을 걸으며 위험과 고통을 겪고 있는 당신 아드님의 형제들을 돌보시며 행복한 고향으로 이끌어 주신다. 그 때문에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교회 안에서 변호자, 원조자, 협조자, 중개자라는 칭호로 불리신다.16) 그러나 이것은 유일한 중개자이신 그리스도의 존엄과 능력에서 아무것도 빼지 않고 아무것도 보태지 않는다고 이해되어야 한다.17)
  • 실제로 어떠한 피조물도 강생하신 말씀 곧 구세주와 결코 똑같이 헤아려질 수 없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교역자나 신자들이 여러 모양으로 참여하듯이, 또 하느님의 유일한 선성이 피조물들 안에서 실제로 갖가지 모양으로 퍼져 나가듯이, 구세주의 유일한 중개도 피조물들 가운데에서 그 유일한 원천에 참여하는 다양한 협력을 가로막지 않고 오히려 불러일으킨다.
  • 마리아의 이러한 종속적인 임무를 교회는 의심 없이 믿고 끊임없이 체험하며, 신자들의 마음에 권장하여 어머니의 이러한 도우심과 보호로 중개자 곧 구원자를 더욱더 가까이 따르자고 한다.
  • ○ 63. 동정녀이며 어머니이신 마리아, 교회의 전형
  • [교회헌장] 63.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신적 모성의 은혜와 임무로 구세주이신 아드님과 일치되시고, 당신의 탁월한 은총과 임무로 교회와도 밀접히 결합되어 계신다. 이미 암브로시오 성인이 가르친 대로, 믿음과 사랑 그리고 그리스도와 이루는 완전한 일치의 영역에서 천주의 성모님께서는 교회의 전형이시다.18) 실제로 교회 자체도 당연히 어머니라 또 동정녀라 불리는 그 교회의 신비 안에서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앞장서 가시며 탁월하고도 독특하게 어머니로서 또 동정녀로서 모범을 보여 주신다.19) 사실 마리아께서는 믿고 또 순종하시어 바로 성부의 아들을 세상에 낳아 드렸다. 참으로 남자를 몰랐지만 성령의 그느르심을 받아 새 하와로서 옛 뱀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자에게 어떠한 의혹도 섞이지 않은 믿음을 보여 드렸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많은 형제들 가운데에서 맏아들로 삼으신(로마 8,29 참조) 성자를 낳으셨으며, 그 형제들 곧 신자들을 낳아 기르는 데에 모성애로 협력하신다.
  • ○ 64. 동정녀이며 어머니인 교회
  • [교회헌장] 64. 그리고 또한 교회는 마리아의 깊은 성덕을 바라보며 그 사랑을 본받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충실히 이행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충실히 받아들여 그 자신도 어머니가 된다. 실제로 교회는 복음 선포와 세례로써, 성령으로 잉태하여 하느님에게서 난 자녀들을 불멸의 새 생명으로 낳는다. 교회는 또한 신랑에게 바친 믿음을 온전하고 깨끗하게 지키는 동정녀이다. 교회는 자기 주님의 어머니를 본받아 성령의 힘으로 동정녀답게 온전한 믿음과 확고한 바람과 진실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20)
  • ○ 65. 교회가 본받아야 할 마리아의 완덕
  • [교회헌장] 65. 교회는 지극히 복되신 동정녀 안에서 이미 완덕에 이르러 어떠한 티나 주름도 없이 서 있지만(에페 5,27 참조), 그리스도 신자들은 아직도 죄를 극복하고 성덕 안에서 자라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눈을 들어 뽑힌 이들의 온 공동체에 덕행의 모범으로 빛나고 계시는 마리아를 바라본다. 교회는 자녀다운 효성으로 마리아를 받들고 사람이 되신 말씀의 빛으로 마리아를 바라보며 드높은 강생의 신비를 공경하고 더 깊이 파고들어 갈수록 더욱더 자기 신랑을 닮아 간다. 마리아께서는 실제로 구원의 역사 속으로 가장 깊이 들어가시어 신앙의 최고 진리를 어느 모로 당신과 결합시키고 반영하시므로, 찬미와 공경을 받으실 때에 당신 아들과 그 희생으로 또 성부의 사랑으로 신자들을 부르신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영광을 추구하는 교회는 자신의 탁월한 전형과 비슷해져, 끊임없이 믿음과 바람과 사랑 안에서 나아가며, 모든 일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고 따른다. 그러므로 교회는 그 사도직 활동에서도 당연히 그리스도를 낳으신 마리아를 우러러보며, 바로 성령으로 잉태되시어 동정녀에게서 태어나신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통하여 신자들의 마음속에도 태어나시고 자라나시기를 바란다. 그 동정녀께서는 당신의 생애에서 저 모성애의 모범이 되셨으며, 그 모성애로 교회의 사도직 사명 안에서 사람들이 새로 나도록 협력하는 모든 이가 활력을 찾아야 한다.
  • IV. 교회의 복되신 동정녀 공경
  • ○ 66. 공경의 본질과 토대
  • [교회헌장] 66. 하느님의 은총을 통하여 성자 다음으로 모든 천사와 사람 위에 들어 높임을 받으신 마리아께서는 그리스도의 신비에 참여하신 지극히 거룩한 천주의 성모로서 교회에서 특별한 공경으로 당연히 존경을 받으신다. 사실 오랜 옛적부터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천주의 성모”라는 칭호로 공경을 받으시고, 신자들은 온갖 위험과 곤경 속에서 그분의 보호 아래로 달려들어가 도움을 간청한다.21) 그리하여 “이제로부터 과연 만세가 나를 복되다 일컬으리니, 능하신 분이 큰일을 내게 하셨음이로다.”(루카 1,48-49 참조) 하신 마리아의 예언 같은 말씀대로, 특히 에페소 공의회에서부터 하느님 백성의 마리아 공경은 존경과 사랑과 기도와 모방에서 놀랍게 발전하였다. 그 공경은 교회 안에 언제나 있었던 그대로 온전히 독특한 것이지만, 강생하신 말씀과 똑같이 성부와 성령께 보여 드리는 흠숭의 공경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며, 또한 그 흠숭을 최대한 도와준다. 천주의 성모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신심을 교회는 건전한 정통 교리의 테두리 안에서 시대와 장소의 상황에 따라 또 신자들의 품성과 기질에 따라 승인하였으며, 그 신심은 어머니께서 존경을 받으실 때에 그 아드님 곧 만물이 그분을 위하여 있고(콜로 1,15-16 참조) 영원하신 아버지께서 “기꺼이 온갖 충만함이 머무르게 하신”(콜로 1,19) 성자께서 바르게 이해되시고 사랑과 영광을 받으시게 하며 그분의 계명이 준수되게 한다.
  • ○ 67. 사목 규범
  • [교회헌장] 67. 거룩한 공의회는 이러한 가톨릭 교리를 분명하게 가르치며, 동시에 복되신 동정녀에 대한 공경, 특히 전례적 공경을 적극 촉진하고, 여러 세기의 흐름에서 교도권이 권장하여 온 성모 신심의 실천과 관습을 중시하며, 지나간 시대에 그리스도와 복되신 동정녀와 성인들의 성상 공경에 관하여 결정한 것들을 경건하게 지키도록 교회의 모든 자녀에게 권고한다.22) 그리고 신학자들과 하느님 말씀의 선포자들은 천주 성모의 독특한 품위를 숙고하는 데에서 어느 모로든 온갖 거짓 과장이나 지나치게 협착한 마음을 애써 삼가도록 간곡히 권고한다.23) 교도권의 지도 아래에서 성경과 거룩한 교부들과 교회 학자들과 교회의 전례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모든 진리와 성덕과 신심의 근원이신 그리스도께로 지향하는 복되신 동정녀의 임무와 특권을 올바로 밝혀야 한다. 말로든 행동으로든 갈라진 형제들이나 다른 사람들을 교회의 참된 교리에 대하여 오해로 이끌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힘써 막아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신심은 쓸모없고 일시적인 감정이나 허황한 맹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참된 신앙에서 나온다는 것을 신자들은 명심하여야 한다. 참된 신앙으로 우리는 천주 성모의 탁월함을 인정할 수 있고, 또 우리 어머니에 대한 자녀다운 사랑을 불러일으키고 그분의 덕행을 본받을 수 있다.
  • V. 하느님의 순례하는 백성에게 확실한 희망과 위로의 표지가 되시는 마리아
  • ○ 68. 하느님 백성의 표지이신 마리아
  • [교회헌장] 68. 그리고 예수님의 어머니께서는 어느 모로든 하늘에서 영혼과 육신으로 이미 영광을 받으시어 내세에 완성될 교회의 표상이 되시고 그 시작이 되시는 것처럼, 이 지상에서 주님의 날이 올 때까지(2베드 3,10 참조) 순례하는 하느님 백성에게 확실한 희망과 위로의 표지로서 빛나고 계신다.
  • ○ 69. 마리아,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위한 전구자
  • [교회헌장] 69. 갈라진 형제들 가운데에서도, 주님이신 구세주의 어머니께 마땅한 존경을 드리는 이들이 없지 않고, 특히 동방 형제들 가운데에는 평생 동정이신 천주의 성모 공경에 뜨거운 열정과 신심으로 함께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은24) 이 거룩한 공의회에 큰 기쁨과 위로를 가져다준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천주의 모친이시며 사람들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 간절한 기도를 바쳐야 한다. 당신의 기도로 교회의 시작을 도와주시고 이제 모든 성인과 천사들 위에 들어 높여지신 성모님께서 모든 성인의 통공 안에서 당신 아드님께 전구하시어, 그리스도인의 이름을 지녔든 아직 자기 구세주를 모르든, 모든 인류 가족이 평화와 화합 속에서 하느님의 한 백성으로 행복하게 모여 지극히 거룩하신 불가분의 삼위일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게 되도록 기도하여야 한다.
  •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은 이 교의 헌장의 모든 것에 낱낱이 찬성하였다. 본인은 그리스도께서 본인에게 부여하신 사도 권한으로 존경하는 교부들과 더불어 이를 성령 안에서 승인하고 결정하고 제정하며, 공의회에서 제정한 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공포하기를 명령한다.
  • 로마 성 베드로 좌에서
  • 1964년 11월 21일
  • 가톨릭 교회의 주교 바오로 자서
  • 교부들의 서명이 따른다.
  •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회의록
  • 1964년 11월 6일의 제123차 전체 회의에서 지극히 거룩한 공의회의 사무총장이 발표한 공지
  • 교회에 관한 의안에서 제시되어 투표에 붙여지는 교리의 ‘신학적 성격’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물었다.
  • 교리 위원회는 교회에 관한 의안 제3장에 대한 수정안을 심의하면서 그 물음에 이렇게 답변하였다.
  • “자명한 대로, 공의회의 문안은 언제나 모든 사람이 아는 일반 법칙에 따라 해석되어야 한다.”
  • 그 기회에 교리 위원회는 1964년 3월 6일의 위원회 선언을 상기시키고 있어, 그 본문을 여기에 전재한다.
  • “공의회의 관습과 현 공의회의 사목적인 목적을 고려하여, 이 거룩한 공의회는 교회가 믿어야 할 신앙이나 도덕의 문제에 관한 것들도 결정하며, 이를 공의회가 그러한 것으로 분명히 선언할 것이다.”
  • “그러나 거룩한 공의회가 교회의 최고 교도권의 가르침으로 제시하는 다른 것들은 모든 그리스도인 각자가 바로 거룩한 공의회의 정신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여야 한다. 공의회의 정신은 신학적 해석의 규범에 따라 그 다루는 소재에서나 말하는 방법에서 드러난다.”
  • (단체성의 의미)
  • 그러고 나서 더 높은 권위로부터 교회에 관한 의안 제3장의 수정안에 대한 사전 설명 주석이 전달된다. 따라서 그 제3장에 제시된 가르침은 이 주석의 정신과 견해에 따라 설명되고 이해되어야 한다.
  • 사전 설명 주석
  • “위원회는 수정안들의 심의에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견해들을 전제하기로 결정하였다.
  • 1. ‘단체’는 ‘엄밀한 법률적’ 의미로 이해되지 않는다. 곧 자기 권력을 자신의 단장에게 위임하여 버린 평등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그 조직과 권위를 계시에서 이끌어 내야 하는 확고한 집단에 대한 의미로 이해된다. 그 때문에 수정안 12에 대한 답변에서 열두 사도들에 대하여 주님께서 그들을 ‘확고한 단체 또는 집단의 형태로’ 세우셨다고 명백히 말한다. 수정안 53c도 참조. 같은 이유에서 주교들의 ‘단체’에 대하여 ‘단’ 또는 ‘집단’이라는 말도 여기저기에 쓰인다. 한편으로 베드로와 사도들, 또 다른 한편으로 교황과 주교들 사이의 병행 비교는 사도들의 특권이 그 후계자들에게 전수된다는 의미도 아니고 또 분명하거니와 단체의 단장과 구성원들 사이의 ‘평등’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첫째 관계(베드로-사도들)와 둘째 관계(교황-주교들) 사이의 ‘비례’만을 함축하고 있다. 따라서 위원회는 제22항에서 ‘동일한’이 아니라 ‘비슷한’ 이치로 쓰도록 결정하였다. 수정안 57 참조.
  • 2. 누구나 주교 축성의 힘으로 그리고 주교‘단’의 단장과 그 ‘단원들’과 이루는 교계적 친교로 주교단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제22항 1의 끝 참조. ‘축성’으로 거룩한 ‘임무’의 ‘존재론적’ 참여가 주어지고, 성전에서 의심 없이 명백한 대로, 전례적 참여도 주어진다. ‘권력’이 아니라 ‘임무’란 말이 신중하게 쓰이고 있다. 권력이란 말은 권력의 ‘행사’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권력 행사를 하려면 교계의 권위를 통하여 ‘교회법적’ 또는 ‘법률적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한 권력의 결정은 구체적인 직무의 부여나 수하의 지정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또한 최고 권위가 승인한 ‘규범’에 따라 주어진다. 이러한 상위 규범은 ‘사안의 본질상’ 요구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교계적으로 협력하는 ‘여러 주체들이’ 수행하여야 할 임무에 관련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친교’는, 이를테면 ‘법’으로 성문화되기 전에, 교회의 ‘생활 속에서’ 시대 상황에 따라 적용되어 온 것이 분명하다.
  • 그러므로 교회의 으뜸과 그 구성원의 ‘교계적’ 친교가 요구된다고 명백히 말한다. ‘친교’는 고대 교회에서 (오늘날에도 특히 동방에서처럼) 크게 존중되는 개념이다. 그것은 막연한 어떤 ‘감정’이 아니라, 법률적 형식을 요구하는 동시에 사랑으로 살아가는 ‘유기체적 실재’로 이해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위원회는 거의 만장 일치로 ‘교계적 친교 안에서’로 써야 한다고 결정하였다. 수정안 40과 제24항 아래에서 교회법적 임명에 관하여 말하는 것도 참조.
  • 주교들의 재치권에 관한 최근 교황들의 문서들은 이 필요한 권력 결정에 대한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 3. 주교단은, 단장 없이는 존재하지 않으며, ‘보편 교회에 대한 완전한 최고 권력의 주체로도 존재한다.’고 말한다. 교황의 완전한 권력을 손상시키지 않으려면 그러한 진술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 실제로 주교단은 필연적으로 언제나 그 단장과 함께 이해되며, ‘그는 주교단 안에서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또 보편 교회의 목자로서 자신의 임무를 온전히 보존한다.’ 달리 말하면 교황과 집단으로 여겨지는 주교들이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혼자 있는 교황과 주교들과 함께 있는 교황이 구별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교황은 주교단의 단장이므로 교황 홀로 어느 모로도 주교들의 소관이 아닌 어떤 일들, 예컨대 주교단을 소집하고 지도하고 행동 규범을 승인하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있다. 수정안 81 참조. 그리스도의 양 떼 전체를 돌보는 일이 교황에게 맡겨져 있으므로, 시대의 흐름과 더불어 변천하는 교회의 필요에 따라 개인적인 방식으로든 합의체적인 방식으로든 이 사목의 실행에 알맞은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교황의 판단에 달려 있다. 교황은 교회의 선익을 고려하여 자기 재량에 따라 합의체적 사목 수행을 조정하고 증진하고 승인하는 것이다.
  • 4. 교황은 교회의 최고 목자로서 자신의 임무가 요구하는 대로 언제나 자기 뜻대로 자신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주교단이 언제나 존재하기는 하지만, 성전에서 분명히 드러나는 것처럼, 그렇다고 지속적으로 ‘엄밀하게’ 합의체적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달리 말하면 언제나 ‘충만한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다만 간격을 두고 오로지 ‘단장이 동의할 때에만’ 엄밀한 합의체적 행동을 한다. 그리고 ‘단장이 동의할 때에만’이라고 하지만, 이를 마치 ‘외부’의 다른 사람에게 예속되는 것처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동의’라는 용어는 그와 반대로 단장과 구성원 사이의 ‘친교’를 상기시켜 주며, 단장에게 고유한 ‘행동’의 필요성을 함축하고 있다. 그 사실은 제22항의 2에서 명백히 강조되고 또 그 말미에서 설명되고 있다. ‘오로지’라는 부정적 표현은 모든 경우를 포괄한다. 그러므로 최고 권위로 승인된 ‘규범’이 언제나 준수되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수정안 84 참조.
  • 그리고 모든 경우에서 주교들과 ‘그 단장’인 교황의 결합에 관하여 말하며 결코 교황과 ‘독립하여’ 주교들의 행동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하다. 단장의 행동이 없는 그러한 경우에, ‘단체’의 개념에서 분명하듯이, 주교들은 단체로서 행동할 수 없다. 교황과 모든 주교의 이러한 교계적 친교는 성전 안에서 확실히 관례적인 것이다.
  • 주 의: 교계적 친교가 없으면 성사적-존재론적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이것은 교회법적-법률적 측면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나 위원회는 ‘합법성’과 ‘유효성’에 관한 문제에는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특별히 갈라진 동방 교회에서 실제로 행사되고 있는 권력에 관련되고 또 그 해석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있는 이 문제는 신학자들의 토론에 맡겨 둔다.”
  • 페리클레스 펠리치
  • 사모사타 명의 대주교
  • 공의회 사무총장
  •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
  • 하느님의 종들의 종 바오로 주교는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과 더불어 영구적인 기록으로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을 공포한다.
  • 서론
  • [계시헌장] 1. 하느님의 말씀(Dei Verbum)을 경건히 들으며 신실하게 선포하는 거룩한 공의회는 성 요한의 말씀을 따르는 바이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그 영원한 생명을 선포합니다. 영원한 생명은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선포합니다. 여러분도 우리와 친교를 나누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의 친교는 아버지와 또 그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나누는 것입니다”(1요한 1,2-3). 그러므로 트리엔트 공의회와 제1차 바티칸 공의회의 자취를 따라 하느님의 계시와 그의 전달에 대한 전통적 가르침을 천명하며 온 세상이 구원의 선포를 들음으로 믿고, 믿으며 바라고, 바라며 사랑하게 하고자 함이다.1)
  • 제 1 장 계시 그 자체
  • ○ 2. 계시의 본질과 목적
  • [계시헌장] 2. 하느님께서는 당신 선성과 지혜로 당신 자신을 계시하시고 당신 뜻의 신비를(에페 1,9 참조) 기꺼이 알려 주시려 하셨으며, 이로써 사람들이 사람이 되신 말씀, 곧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성부께 다가가고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도록 하셨다(에페 2,18; 2베드 1,4 참조).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는(콜로 1,15; 1티모 1,17 참조) 이 계시로써 당신의 넘치는 사랑으로 마치 친구를 대하시듯이 인간에게 말씀하시고(탈출 33,11; 요한 15,14-15 참조), 인간과 사귀시며(바룩 3,38 참조), 당신과 친교를 이루도록 인간을 부르시고 받아들이신다. 이 계시 경륜은 서로 긴밀히 결합된 행적과 말씀으로 실현된다. 구원의 역사 안에서 하느님께서 이루신 업적들은 가르침과 그리고 말씀들로 표현된 사실들을 드러내고 확인하며, 말씀들은 업적들을 선포하며 그 안에 포함된 신비들을 밝혀 준다. 이 계시를 통하여 하느님과 인간 구원에 관한 심오한 진리가 중개자이시며 동시에 모든 계시의 충만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밝혀진다.2)
  • ○ 3. 복음 계시의 준비
  • [계시헌장] 3. 하느님께서는 말씀을 통하여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요한 1,3 참조) 보존하시며, 창조물을 통하여 당신에 관한 영원한 증거를 사람들에게 보여 주시고(로마 1,19-20 참조) 천상적 구원의 길을 터 주시고자 하셨을 뿐 아니라, 원조들에게 처음부터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이셨다. 그들이 타락한 후에는 구속(救贖)을 약속하시어 구원에 대한 희망을 일으켜 주셨고(창세 3,15 참조), 선업에 항구하며 구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려고(로마 2,6-7 참조) 끊임없이 인류를 돌보셨다. 제때에 아브라함을 부르시어 큰 민족을 이루게 하셨다(창세 12,2-3 참조). 그리고 성조들을 통하여, 그 뒤에는 모세와 예언자들을 통하여 이 민족을 가르치시고 당신만이 살아 계신 참하느님이시요 섭리의 아버지이시며 정의의 판관이심을 알도록 하셨고, 약속된 구세주를 기다리게 하셨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세기에 걸쳐 복음에 이르는 길을 미리 닦아 놓으셨다.
  • 그리스도께서 계시를 완성하시다
  • [계시헌장] 4. 하느님께서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말씀하신 후, “이 마지막 때에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다”(히브 1,2).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영원한 말씀이신 당신 아드님을 파견하셨고, 하느님의 아드님께서는 인간 가운데 사시며 인간에게 하느님의 내면을 알려 주심으로(요한 1,1-18 참조) 모든 인간을 비추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혈육을 취하신 말씀이시며 “인간들에게 파견되신 인간”3)이시고, “하느님의 말씀을 하시며”(요한 3,34), 아버지께서 맡기신 구원의 임무를 완수하신 분이시다(요한 5,36; 17,4 참조). 그래서 그분을 보는 이는 아버지를 보는 것이다(요한 14,9 참조).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전 현존과 출현으로 말씀과 업적, 표징과 기적으로 특별히 당신의 돌아가심과 죽은 이들 가운데서 영광스럽게 부활하심, 마침내는 진리의 성령을 보내심으로 계시를 완수하시고 하느님의 증거로 확고하게 하셨으니,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어 우리를 죄와 죽음의 암흑에서 구원하시며 영원한 삶으로 부활시키시기 위한 것이다.
  • 따라서 새롭고 결정적인 계약인 그리스도의 구원 경륜은 결코 폐기되지 않을 것이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나타나시기 전에는(1티모 6,14; 티토 2,13 참조) 어떠한 새로운 공적 계시도 바라지 말아야 한다.
  • 계시를 신앙으로 받아들이다
  • [계시헌장] 5. 계시하시는 하느님께 ‘신앙의 순종’을(로마 16,26; 로마 1,5; 2코린 10,5-6 참조) 드러내야 한다. 이로써 인간은 “계시하시는 하느님께 지성과 의지의 완전한 순종”을 드러내고4) 하느님께서 주신 계시에 자발적으로 동의함으로써 자기를 온전히 그분께 자유로이 맡기는 것이다. 이와 같은 믿음이 있으려면 하느님의 도움의 은총이 선행되어야 하며, 성령의 내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이로써 성령께서는 마음을 움직이시고 하느님께 회개시키시고 마음의 눈을 여시며 “진리에 동의하고 믿는 데에서 오는 즐거움을 모든 이에게 베푸신다.”5) 같은 성령께서는 계시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도록 당신의 은총으로 항구히 신앙을 완성시켜 주신다.
  • ○ 6. 계시 진리
  • [계시헌장] 6.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신과 인류 구원에 대한 당신 의지의 항구한 결정들을 계시로써 드러내 보이시고 전달하기를 원하셨다. 곧 하느님께서는 “인간 지성의 이해를 온전히 초월하는 신적 부요에 인간을 참여하게 하셨다.”6)
  • 거룩한 공의회는, “만물의 근원이시며 목적이신 하느님께서는 인간 이성의 자연적 빛으로 조물을 통하여 확실하게 인식될 수 있다.”는(로마 1,20 참조) 것을 인정한다. 또한 “인간이 본디 하느님의 일들에 관해 이성으로 알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을 모든 사람이 현재의 인간 조건에서도 더 쉽게, 확실히, 오류 없이 알 수 있게 된 것”7)은 하느님 계시의 덕분이라고 가르친다.
  • 제 2 장 하느님 계시의 전달
  • ○ 7. 복음 선포자인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
  • [계시헌장] 7. 하느님께서는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계시하신 모든 것이 영구히 온전하게 보존되고 모든 세대에 전해지도록 매우 자비로이 배려하셨다. 그래서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모든 계시를 자신 안에서 이루신 주 그리스도께서는(2코린 1,20; 3,16─4,6 참조) 사도들이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은총을 전하면서, 먼저 예언자들을 통하여 약속되고 당신께서 성취하시고 친히 전파하신 복음을 모든 구원 진리와 윤리 규범의 원천으로 모든 이에게 선포하도록1) 명하셨다. 이 명령은 충실히 이행되었다. 사도들은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적 그리고 그분과 함께한 공동생활에서 받은 것과 성령의 조언에 힘입어 배운 것을 설교와 모범과 제도로써 전달해 주었다. 또한 사도들과 그 직제자들은 성령의 감도로 구원의 소식을 기록하였다.2)
  • 사도들은 교회 안에 복음이 영구히 온전하게 또 생생하게 보존되도록 주교들을 후계자로 세워 “자기 교도직의 자리를 넘겨주었다.”3) 그러므로 이 성전과 신구약 성경은 거울과 같아서 하느님을 참모습 그대로 얼굴을 맞대고 뵈올 수 있을 때까지(1요한 3,2 참조) 지상에서 순례하는 교회는 그 안에서 하느님을 관상하며 그분에게서 모든 것을 받고 있다.
  • ○ 8. 성 전
  • [계시헌장] 8. 이리하여 영감 받은 책들 안에 특별한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는 사도적 설교는 세상 종말까지 지속적인 계승으로 보전되어야 했다.
  • 이 때문에 사도들은 자신들이 받은 것을 신자들에게 전해 주면서, 설교나 서간을 통해서 그들이 배웠던 전통들을 고수하며(2테살 2,15 참조) 또 ‘단 한 번 영원토록’ 그들에게 전해진 신앙을 위하여 투쟁하라고(유다 3 참조) 권유한다.4) 사도들에게서 전해진 것 안에는 하느님 백성의 삶을 거룩하게 이끌고, 신앙을 키우는 데 기여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그리하여 교회는 자신의 가르침과 생활과 예배를 통하여 그 자신의 모든 것과 그리고 그 자신이 믿는 모든 것을 영속시키며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 사도들에게서 이어 오는 이 성전(聖傳)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교회 안에서 발전한다.5) 전해진 것들과 말씀들에 대한 이해가, 마음 깊이 그것을 새겨 간직하는(루카 2,19.51 참조) 신자들의 명상과 공부로써, 영적인 것들에 대한 좀 더 깊은 인식을 통해 쌓이는 경험으로써, 그리고 주교직 계승을 통해 확고한 진리의 은사를 받은 이들의 설교로써 증진된다. 곧 교회는 그 자신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완성될 때까지 세기에 걸쳐 하느님 진리의 충만을 향하여 꾸준히 나아간다.
  • 거룩한 교부들은 이 성전이 살아 있음을 증언하고, 믿고 기도하는 교회의 관습과 생활 안으로 이 성전의 풍요로움이 흘러 들어온다고 가르친다. 성전으로 교회는 성경의 온전한 정경을 인식하게 되었고 또한 성전으로 성경은 한결 더 깊이 이해되고 교회 안에서 그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 이리하여 예전에 말씀하신 하느님께서는 여전히 당신의 사랑하시는 아들의 신부인 교회와 끊임없이 대화하시며, 성령께서는 복음의 생생한 목소리가 교회 안에서 또 교회를 통하여 세상 안에 울려 퍼지도록 하시고, 신자들을 온전한 진리 안으로 이끄시며 그리스도의 말씀이 그들 안에 풍성히 머물도록 하여 주신다(콜로 3,16 참조).
  • ○ 9. 성전과 성경의 상호 관계
  • [계시헌장] 9. 그러므로 성전과 성경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고 또 상통한다. 이 둘은 동일한 신적 원천에서 솟아 나와 어떤 방식으로든 하나를 이루며 같은 목적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상 성경은 성령의 감도로 기록되었으므로 하느님의 말씀이다. 곧 그리스도와 성령께서 사도들에게 맡기신 하느님의 말씀은 성전으로 그들의 후계자들에게 온전히 전달되는데, 후계자들은 진리의 성령에게서 빛을 받아 자신의 설교로 그 말씀을 충실히 보존하고 해설하며 널리 전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오로지 성경으로만 모든 계시 진리에 대한 확실성에 이르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이 둘을 똑같이 경건한 애정과 존경으로써 받아들이고 공경해야 한다.6)
  • ○ 10. 성전과 성경의 온 교회와 교도직에 대한 관계
  • [계시헌장] 10. 성전과 성경은 교회에 맡겨진 하느님 말씀의 유일한 성스러운 유산을 형성한다. 거룩한 하느님 백성 전체는 이 유산에 충실하면서, 목자들과 일치하여 꾸준히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고 친교를 맺으며, 빵을 떼는 일과 기도에 항구히 전념한다(사도 2,42 참조). 그리하여 전해진 신앙을 고수하고, 실행하며 고백하면서 주교들과 신자들이 일치하게 되는 것이다.7)
  • 기록된 하느님 말씀이나 전해지는 하느님 말씀을 올바로 해석하는 직무는8)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교회의 살아 있는 교도권에만 맡겨져 있다.9) 그렇지만 교도권은 하느님의 말씀 위에 있지 아니하고 하느님의 말씀에 종속되어 봉사한다. 이 권한은 전해진 것만을 가르치며, 하느님의 명령과 성령의 도우심으로 그것을 경건히 듣고 거룩히 보존하고 성실히 해석한다. 그리고 교도권은 하느님에게서 계시되어 믿어야 할 것으로 제시하는 모든 것을 이 유일한 신앙의 유산에서 얻어 낸다.
  • 그러므로 성전과 성경과 교회 교도직은 하느님의 지극히 지혜로우신 계획에 따라 각기 독립되어 존립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있으며 또한 셋 모두 함께 고유한 방식대로 성령의 활동 아래 영혼의 구원에 효율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 제 3 장 성경의 영감과 그 해석
  • ○ 11. 성경의 저자
  • [계시헌장] 11. 하느님의 계시는 성령의 감도로 성경에 글로 담겨지고 표현되어 보존된 것이다. 그러므로 거룩한 어머니인 교회는 사도의 신앙에 따라 구약과 신약의 모든 책을 그 각 부분과 함께 전체를 거룩한 것으로, 또 정경으로 여긴다. 그 이유는 이 책들이 성령의 감도로 기록된 것이고(요한 20,31; 2티모 3,16; 2베드 1,19-21; 3,15-16 참조), 하느님께서 저자이시며, 또 그렇게 교회에 전달되었기 때문이다.1) 성경을 저술하는 데에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선택하시고, 자기의 능력과 역량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활용하신다.2) 하느님께서 몸소 그들 안에 또 그들을 통하여 활동하시어3)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것을, 또 원하시는 것만을 그들이 참저자로서 기록하여 전달하도록 하셨다.4)
  • 그러므로 영감 받은 저자들, 또는 성경 저자들이 주장하는 모든 것은 성령께서 주장하신 것으로 여겨야 한다. 따라서 성경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성경에 기록되기를 원하신 진리를 확고하고 성실하게 그르침이 없이 가르친다고 고백해야 한다.5) 그러므로 “성경은 전부 하느님의 영감으로 쓰인 것으로, 가르치고 꾸짖고 바로잡고 의롭게 살도록 교육하는 데에 유익하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사람이 온갖 선행을 할 능력을 갖춘 유능한 사람이 되게 해 준다”(2티모 3,16-17).
  • ○ 12. 성경 해석
  • [계시헌장] 12. 하느님께서는 성경에서 인간을 통하여 인간의 방식으로 말씀하셨기에6) 성경 해석자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신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성경 저자들이 정말로 뜻하고자 한 것이 무엇이며, 하느님께서 그들의 말을 통하여 나타내고자 하신 것이 무엇인지를 주의 깊게 연구해야 한다.
  • 성경 저자들의 진술 의도를 알아 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것들 중에서 ‘문학 유형’들도 고려해야 한다.
  • 왜냐하면 진리는 본문에서 역사적, 예언적, 시적 양식 또는 다른 화법 등 여러 양식으로 각각 다르게 제시되고 표현되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성경 해석자들은 성경 저자가 제한된 상황에서 그 시대와 문화의 여러 조건들에 따라 당시의 일반적인 문학 유형들을 이용하여 표현하려 하였고 또 표현한 그 뜻을 연구해야 한다.7) 성경 저자가 글로써 주장하고자 한 것을 옳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에 널리 쓰이던 그 지방 고유의 사고방식, 언어 방식, 설명 방식 그리고 사람들이 상호 교류에서 관습적으로 사용하던 방식들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8)
  • 그러나 성령을 통해 쓰여진 성경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읽고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9) 성경 본문들의 뜻을 올바로 알아내기 위해서는 전체 교회의 살아 있는 전통과 신앙의 유비뿐만 아니라 그에 못지않게 성경 전체의 내용과 일체성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성경 해석자들의 임무는 이러한 규범에 따라 성경의 뜻을 더 깊이 이해하고 해석하도록 노력하는 데 있다. 그리하여 어떤 의미에서 준비의 역할을 하는 연구로써 교회의 판단은 성숙하게 된다. 성경 해석에 관한 이 모든 것은 결국 하느님의 말씀을 보존하고 해석하라는 하느님의 명령과 그 직무를 수행하는 교회의 판단에 속한다.10)
  • ○ 13. 하느님 지혜의 ‘자기 낮춤’
  • [계시헌장] 13. 그러므로 성경에는 하느님의 진리와 거룩함이 늘 손상되지 않은 채, 영원한 지혜의 놀라운 ‘자기 낮춤’이 드러나 있다. “이는 우리가 하느님의 형언할 수 없는 인자하심과 그리고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배려하고 보살피시면서 얼마나 당신의 말씀을 알맞게 사용하셨는지를 배워 익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11) 왜냐하면 마치 예전에 영원하신 아버지의 말씀이 연약한 인간의 육신을 취하여 인간들을 닮으셨듯이, 인간의 언어로 표현된 말씀들이 인간의 말과 같아졌기 때문이다.
  • 제 4 장 구약 성경
  • ○ 14. 구약 성경 안에 담긴 구원의 역사
  • [계시헌장] 14. 하느님께서는 지극한 사랑으로 온 인류의 구원을 세심하게 계획하시고 준비하시어, 언약을 맡기시려고 특별한 배려로 당신 백성을 뽑으셨다. 과연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과 계약을 맺으시고(창세 15,18 참조)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맺으셔서(탈출 24,8 참조), 몸소 당신의 것으로 삼으신 백성에게 말씀과 행적을 통하여 당신을 참되고 살아 계신 한 분 하느님으로 계시하셨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어떻게 사람들을 대하시는지 그 방법을 이스라엘이 체험하게 하시고, 하느님께서 친히 예언자들의 입을 통하여 말씀하심으로써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그 방법을 날로 더 깊고 더 분명하게 깨달아 만백성에게 더욱 널리 알리게 하셨다(시편 22[21],28-29; 96[95],1-3; 이사 2,1-4; 예레 3,17 참조). 성경 저자들이 예언하고 이야기하고 설명한 이 구원 경륜은 하느님의 참된 말씀으로 구약 성경에 드러난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영감을 받은 이 책들은 영구한 가치를 지닌다. “성경에 미리 기록된 것은 우리를 가르치려고 기록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성경에서 인내를 배우고 위로를 받아 희망을 간직하게 된다”(로마 15,4).
  • ○ 15. 구약 성경의 중요성
  • [계시헌장] 15. 구약의 경륜은 세상의 구원자이신 그리스도의 오심과 메시아 왕국의 도래를 준비하고, 예언으로 알리고(루카 24,44; 요한 5,39; 1베드 1,10 참조), 여러 가지 표상으로 나타나도록(1코린 10,11 참조) 잘 짜여 있다. 구약 성경은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 그 이전 시대 사람들의 상황에 맞게, 하느님과 사람에 관해 알리고, 또 의롭고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사람을 대하신 방법을 모든 이에게 드러낸다. 구약 성경은 비록 불완전하거나 일시적인 것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하느님의 참된 교육 방법을 보여 준다.1) 이 성경은 하느님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고, 하느님에 관한 숭고한 가르침과 인생에 관한 건전한 지식과 기도의 놀라운 보물을 담고 있으며, 그 안에 구원의 신비가 감추어져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이 책을 경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 ○ 16. 신구약 성경의 일관성
  • [계시헌장] 16. 신구약 성경에 영감을 주신 분이시고 그 저자이신 하느님께서는 신약이 구약에 숨어 있고 신약으로 구약이 드러나도록2) 지혜롭게 마련하셨다. 그러므로 비록 그리스도께서 당신 피로 새로운 계약을 맺으셨지만(루카 22,20; 1코린 11,25 참조), 구약 성경은 복음 선포에 온전히 수용되고3) 신약 안에서 그 완전한 의미를 얻고 드러내며(마태 5,17; 루카 24,27; 로마 16,25-26; 2코린 3,14-16 참조), 다른 한편으로 신약을 밝히고 설명해 준다.
  • 제 5 장 신약 성경
  • ○ 17. 신약 성경의 탁월성
  • [계시헌장] 17. 믿는 모든 이를 구원하는(로마 1,16 참조) 하느님의 힘인 하느님의 말씀은 신약 성경 안에서 탁월한 방식으로 표현되고 그 능력을 드러내신다. 때가 찼을 때(갈라 4,4 참조)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은총과 진리가 충만한 가운데 우리와 함께 계셨다(요한 1,14 참조). 그리스도께서는 지상에 하느님 나라를 세우시고, 행적과 말씀으로 당신의 아버지와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며, 죽음과 부활과 영광스러운 승천과 성령의 파견으로 당신의 사업을 완성하셨다. 홀로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지니신(요한 6,68 참조) 그분께서는 땅에서 높이 들리시어 모든 이를 당신 자신에게 이끄셨다(요한 12,32 참조). 그러나 이 신비는 이전 세대의 사람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거룩한 사도들과 예언자들이 복음을 선포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일으키고, 교회를 불러모으도록 성령 안에서 계시되었다(에페 3,4-6 참조). 이 모든 것에 대한 신약 성경의 기록은 하느님의 영구한 증언이다.
  • ○ 18. 복음서의 사도적 기원
  • [계시헌장] 18. 모든 성경 가운데, 또 신약 성경 중에서도 복음서가 가장 뛰어나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왜냐하면 복음서는 우리의 구원자, 사람이 되신 말씀의 삶과 가르침에 관한 으뜸가는 증언이기 때문이다.
  • 교회는 네 복음서가 사도들에게서 비롯되었음을 언제나 어디서나 주장하였으며 또 주장하고 있다. 사도들이 그리스도의 명령으로 선포하였고, 나중에 성령의 영감을 통하여 사도들과 그 제자들이 우리에게 전해 준 신앙의 바탕을 글로 쓴 것이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 네 가지 형태의 복음이다.1)
  • ○ 19. 복음서의 역사성
  • [계시헌장] 19. 거룩한 어머니인 교회는 위에 언급한 네 복음서가 역사성을 지니고 있음을 서슴지 않고 단언하며, 성자 예수님께서 사람들 가운데서 함께 사시며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그날까지(사도 1,1-2 참조) 활동하시고 가르치신 바를 충실하게 전하고 있음을 확고하고 항구하게 주장해 왔고 또 주장하고 있다. 사도들은 주님 친히 말씀하시고 행하신 것을 주님 승천 후 충분히 깨달아 청중들에게 전해 주었다.2) 그와 같이 깨닫게 된 것은 사도들 자신이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사건들을 겪고 진리이신 성령의 빛으로 가르침을 받은3) 덕분이다. 성경 저자들은 예수님에 관한 참되고 바른 것을 우리에게 전달하려고, 어떤 것은 말이나 이미 쓰여진 글로 전해지는 많은 전승들 가운데서 선택하고, 어떤 것은 종합하고, 또 어떤 것은 교회의 상황과 관련하여 설명하면서 선포 양식으로 네 복음서를 썼다.4) 우리가 전해 들은 그 말씀들의 진리를 깨닫도록 그들은 자신의 기억과 회상이나, 또는 “처음부터 목격자로서 말씀의 종이 된 이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기록하였다(루카 1,2-4 참조).
  • ○ 20. 신약 성경의 다른 기록들
  • [계시헌장] 20. 신약 성경의 정경에는 네 복음서 이외에도 성령의 영감을 통하여 저술된 성 바오로의 편지와 다른 사도 작가들의 기록들도 포함된다. 이 정경들은 하느님의 지혜로우신 배려로 주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보증하고 바로 그분의 가르침을 더욱더 밝혀 주며, 그리스도의 신적 활동이 지닌 구원 능력을 선포하고, 교회의 시작과 그 놀라운 확장을 이야기하고, 교회의 영광스러운 완성을 예고하고 있다.
  • 실제로 주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사도들과 함께하시고(마태 28,20 참조) 진리를 온전히 깨닫게 하여 주실 협조자 성령을 사도들에게 보내셨다(요한 16,13 참조).
  • 제 6 장 교회 생활과 성경
  • 교회는 성경을 공경한다
  • [계시헌장] 21. 교회는 언제나 성경들을 주님의 몸처럼* 공경하여 왔다. 왜냐하면 교회는 특히 거룩한 전례를 거행하면서 그리스도의 몸의 식탁에서뿐만 아니라 하느님 말씀의 식탁에서도 끊임없이 생명의 빵을 취하고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항상 성전과 함께 성경들을 신앙의 최고 규범으로 삼아 왔으며 또한 삼고 있다. 성경은 하느님께 영감을 받아, 영원토록 한 번 쓰여서 하느님 자신의 말씀을 변함없이 전달해 주며, 예언자들과 사도들의 말씀을 통하여 성령의 소리가 울려 퍼지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모든 복음 선포는 바로 그리스도교가 그렇듯이 성경들로 양육되고 규정되어야 한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성경 안에서 사랑으로 당신 자녀들과 만나시며 그들과 함께 말씀을 나누신다. 하느님의 말씀은 교회에게는 버팀과 활력이 되고, 교회의 자녀들에게는 신앙의 힘, 영혼의 양식 그리고 영성 생활의 순수하고도 영구적인 원천이 되는 힘과 능력이 있다. 그러므로 다음 말씀들은 특별히 성경에 잘 들어맞는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고”(히브 4,12) “그 말씀은 건설할 수 있고 또한 거룩하게 된 모든 이 가운데서 유산을 나누어 줄 수 있다”(사도 20,32; 1테살 2,13 참조).
  • ○ 22. 성경 번역
  • [계시헌장] 22.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성경을 가까이할 수 있는 길은 넓게 열려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칠십인역이라고 하는 구약 성경의 가장 오랜 그리스 말 번역을 처음부터 자기 것으로 받아들였다. 또한 다른 동방의 여러 번역들과 라틴 말 번역, 특히 대중라틴말성경(Vulgata)을 언제나 존중하고 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을 어느 시대나 접할 수 있어야 하므로 어머니 마음으로 교회는 여러 나라 말로, 특히 성경 원문에서 적절하고 올바르게 번역하도록 힘쓰고 있다. 만일 기회가 되고, 교회 권위가 승인하여, 갈라진 형제들과 함께 공동으로 번역한다면, 모든 그리스도인이 그 성경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 ○ 23. 성경 연구 사도직
  • [계시헌장] 23. 사람이 되신 말씀의 배필인 교회는 성령의 가르침을 받아 하느님 말씀으로 자녀들을 끊임없이 양육하기 위하여 성경을 날로 더 깊이 이해하도록 힘을 다하고 있다. 따라서 교회는 당연히 동·서방의 거룩한 교부들과 거룩한 전례에 관한 연구를 장려한다. 가톨릭 성경 해석자들과 신학자들은 교도권의 감독을 받으며 서로 합심하여 적합한 방법으로 성경을 연구하고 해설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하여 가능한 한 많은 말씀의 봉사자들이 성경의 양식을 하느님 백성에게 풍성하게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경의 양식은 정신을 비추어 주고 의지를 강하게 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하느님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오르게 할 것이다.1) 거룩한 공의회는 성경을 연구하는 교회의 자녀들이 기꺼이 받아들인 과업을 교회 감각에 따라 계속하도록 격려한다.2)
  • ○ 24. 성경의 신학적 중요성
  • [계시헌장] 24. 거룩한 신학은 성전과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을 영구적인 기초로 한다. 신학은 이것을 기초로 그리스도의 신비에 포함된 모든 진리를 신앙의 빛으로 탐구함으로써 견고해지고 언제나 활기차게 된다.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을 담고 있으며 영감을 받았기 때문에 참으로 하느님의 말씀이다. 따라서 성경 연구는 신학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어야 한다.3) 말씀의 봉사직, 곧 사목적인 복음 선포, 교리 교육과 모든 그리스도교 교육은 성경의 말씀으로 구원의 양식과 거룩한 힘을 얻는다. 그리스도교 교육에서는 전례적 설교를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 ○ 25. 성경을 읽자
  • [계시헌장] 25. 이런 이유들 때문에 모든 성직자, 특히 그리스도의 사제들과 다른 이들, 곧 부제나 교리 교사들처럼 위임받아 말씀의 봉사직에 종사하는 이들은 그 누구도 “하느님의 말씀을 겉으로만 전하고 속으로 경청하지 않는 빈 설교자”4)가 되지 않도록 꾸준한 영적 독서와 진지한 공부로 성경에 몰두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그들에게 맡겨진 신자들과 더불어 하느님의 말씀의 한없는 보화를, 특히 거룩한 전례 안에서 나누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거룩한 공의회는 모든 신자, 특히 수도자들이 성경을 자주 읽음으로써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필리 3,8)를 얻도록 강력하고 각별하게 권고한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5) 모든 신자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가득 찬 거룩한 전례를 통해서나, 영적 독서를 통해서나, 또는 교회의 사목자들의 승인과 배려로 오늘날 놀라우리만큼 널리 퍼져 있는 적합한 성경 강좌와 다른 방법을 통해서 기꺼이 성경에 다가가야 한다. 성경을 읽을 때에는 하느님과 인간의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기도가 따라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기도할 때에는 하느님께 말씀을 드리는 것이고, 우리가 하느님 말씀을 읽을 때에는 그분의 말씀을 듣는 것”6)이기 때문이다.
  • “사도적 가르침을 맡은”7) 거룩한 책임자들은 그들에게 맡겨진 신자들이 성경, 특히 신약 성경과 그 가운데서도 복음서들을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제때에 필요하고도 충분한 해석을 갖춘 성경 번역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교회의 자녀들이 안심하고 유익하게 성경과 친숙해지고 그 정신에 젖도록 해야 한다.
  • 또한 비그리스도인들도 사용할 수 있고 그들의 조건에도 알맞은 주해를 갖춘 성경들도 출판해야 한다. 그리고 사목자들과 모든 계층의 그리스도교인들은 모든 방법을 다하여 그것들을 보급하도록 지혜롭게 힘써야 한다.
  • 26. 결 론
  • [계시헌장] 26. 그러므로 성경을 읽고 공부함으로써 “주님의 말씀이 퍼져 나가 찬양을 받으며”(2테살 3,1) 교회에 맡겨진 계시의 보화가 인간의 마음에 더욱더 채워져야 한다. 성체 신비에 자주 다가감으로써 교회의 생명이 자라듯이, “영원히 살아 있는”(이사 40,8; 1베드 1,23-25 참조) 하느님의 말씀을 더욱 공경함으로써 교회의 영적 생명이 새로운 힘을 얻어야 할 것이다.
  •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은 이 교의 헌장의 모든 것에 낱낱이 찬성하였다. 본인은 그리스도께서 본인에게 부여하신 사도 권한으로 존경하는 교부들과 더불어 이를 성령 안에서 승인하고 결정하고 제정하며, 공의회에서 제정한 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공포하기를 명령한다.
  • 로마 성 베드로 좌에서
  • 1965년 11월 18일
  • 가톨릭 교회의 주교 바오로 자서
  • 교부들의 서명이 따른다.
  •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회의록
  • 1965년 11월 15일의 제171차 전체 회의에서 지극히 거룩한 공의회의 사무총장이 발표한 공 지
  •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의 의안에서 제시되어 투표에 붙여지는 교리의 ‘신학적 성격’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물었다.
  • 이 물음에 대하여 신앙도덕교리위원회는 1964년 3월 6일의 위원회 선언에 따라 이러한 답변을 하였다.
  • “공의회의 관습과 현 공의회의 사목적인 목적을 고려하여, 이 거룩한 공의회는 교회가 믿어야 할 신앙이나 도덕의 문제에 관한 것들도 결정하며, 이를 공의회가 그러한 것으로 분명히 선언할 것이다.”
  • “그러나 거룩한 공의회가 교회의 최고 교도권의 가르침으로 제시하는 다른 것들은 모든 그리스도인 각자가 바로 거룩한 공의회의 정신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여야 한다. 공의회의 정신은 신학적 해석의 규범에 따라 그 다루는 소재에서나 말하는 방법에서 드러난다.”
  • 페리클레스 펠리치
  • 사모사타 명의 대주교
  • 공의회 사무총장
  •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
  • 하느님의 종들의 종 바오로 주교는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과 더불어 영구적인 기록으로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1)을 공포한다.
  • 머리말
  • ○ 1. 온 인류 가족과 교회의 긴밀한 결합
  • [사목헌장] 1.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 슬픔과 고뇌, 현대인들 특히 가난하고 고통 받는 모든 사람의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 제자들의 기쁨과 희망이며 슬픔과 고뇌이다. 참으로 인간적인 것은 무엇이든 신자들의 심금을 울리지 않는 것이 없다. 그리스도 제자들의 공동체가 인간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 안에 모인 그들은 하느님 아버지의 나라를 향한 여정에서 성령의 인도를 받으며, 모든 사람에게 선포하여야 할 구원의 소식을 받아들였다. 따라서 그리스도 제자들의 공동체는 인류와 인류 역사에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음을 체험한다.
  • ○ 2. 공의회는 누구를 향하여 말하는가?
  • [사목헌장] 2. 그러므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의 신비를 더욱 깊이 고찰한 다음, 이제 교회의 자녀들과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사람뿐 아니라 곧바로 인류 전체를 향하여 말하며, 현대 세계에서 교회의 현존과 활동을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든 이에게 밝히고자 한다.
  • 따라서 공의회는 인간의 세계를, 곧 인류 가족 전체와 인간이 살아가는 온갖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인류 역사의 무대인 이 세계에는 인간의 노력과 실패와 승리가 새겨져 있다. 그리스도인은 이 세계가 창조주의 사랑으로 창조되고 보존된다고 믿는다. 죄의 노예 상태에 떨어졌으나,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악의 권세를 쳐부수시고 해방시키신 이 세계는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변혁되고 마침내 완성될 것이다.
  • ○ 3. 인간에 대한 봉사
  • [사목헌장] 3. 오늘날 인류는 자신의 발명과 자신의 능력을 경탄하면서도 흔히 현대 세계의 변화, 우주 안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 개인 노력과 집단 노력의 의미, 마침내 사물과 인간의 궁극 목적과 관련하여 고뇌에 찬 문제들을 제기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모으신 하느님 백성 전체의 신앙을 증언하고 제시하는 공의회는 그러한 여러 문제에 대하여 인류 가족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그 문제들을 복음에서 이끌어 낸 빛으로 비추어 주고, 교회가 성령의 인도로 그 창립자에게서 받은 구원의 힘을 인류에게 풍부히 제공함으로써, 그 백성이 들어 있는 온 인류 가족에 대한 연대와 존경과 사랑을 가장 웅변적으로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진정 구원을 받아야 하고 인간 사회는 쇄신되어야 한다. 따라서 인간이, 육신과 영혼, 마음과 양심, 정신과 의지를 지닌 단일한 전 인간이 우리가 하는 모든 이야기의 중심 축이 될 것이다.
  •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인간의 숭고한 소명을 천명하고 인간 안에 심어진 신적인 어떤 씨앗을 긍정하며, 이 소명에 응답하는 모든 이의 형제애를 증진하고자 교회의 성실한 협력을 인류에게 제공한다. 교회는 결코 현세적 야심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교회는 오로지 하나의 목적을 추구한다. 곧 성령의 인도로 바로 그리스도께서 하시던 일을 계속하려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오셨으며,2) 심판하시기보다는 구원하시고 섬김을 받으시기보다는 섬기러 오셨다.3)
  • 서론 - 현대 세계의 인간 상황
  • ○ 4. 희망과 고뇌
  • [사목헌장] 4. 이러한 임무를 완수하고자 모든 시대에 걸쳐 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탐구하고 이를 복음의 빛으로 해석하여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각 세대에 알맞은 방법으로 교회는 현세와 내세의 삶의 의미 그리고 그 상호 관계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물음에 대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그 세계의 기대와 열망 그리고 때로는 극적이기도 한 그 특성을 인식하고 이해하여야 한다. 현대 세계의 주요한 몇몇 특징들은 다음과 같이 묘사할 수 있다.
  • 오늘날 인류는 그 역사의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시대에는 급격한 변화가 점차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인간의 지능과 창조적 노력에서 일어난 변화는 인간 자체를 변화시켜, 개인과 집단의 판단과 열망, 사물과 인간에 대한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바꾸고 있다. 이제는 진정한 사회적 문화적 변혁을 말할 수 있게 되었고, 그 변혁은 종교 생활에도 미치고 있다.
  • 어떠한 성장의 위기에서나 그러하듯, 이 변혁에도 가볍지 않은 어려움들이 따른다. 이렇듯 인간은 자신의 힘을 그토록 널리 펼치면서도 언제나 그 힘이 인간을 섬기도록 다스리지는 못한다. 인간 정신의 내면을 더욱 깊숙이 파고들려고 노력하면서도 흔히 제 자신에 대해서는 더더욱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생활의 법규는 점차 더욱 분명하게 찾아내면서도, 사회생활의 방향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 인류가 이토록 풍요로운 재화와 능력과 경제력을 누려 본 적은 결코 없었다. 그러나 아직도 세계 인구의 상당수는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고 있으며 무수한 사람들이 완전 문맹에 시달리고 있다. 인간이 오늘날처럼 예리한 자유 의식을 가져 본 적이 결코 없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심리적 예속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는 또한 각자의 상호 의존과 필연적인 연대로 하나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그토록 절감하면서도, 서로 싸우는 세력들이 일으키는 극도의 대립으로 분열되어 있다. 정치, 사회, 경제, 인종, 이념의 극심한 분쟁들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모든 것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전쟁의 위험도 없지 않다. 사상의 교류는 증대되고 있지만, 주요 개념들을 표현하는 말마디 자체가 서로 다른 이념 속에서 아주 다른 뜻을 지니고 있다. 끝으로, 더 나은 현세 생활은 열심히 추구하고 있지만, 정신적 발전은 걸맞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이토록 복합적인 상황에 놓인 수많은 우리 동시대인들은 영원한 가치를 참으로 깨닫지 못하고 또 이를 새로운 발견과 조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기에 희망과 고뇌의 와중에서 동요하고 있는 사람들은 세계의 현재 상황에 대하여 서로 물어 보며 불안에 짓눌려 있다. 그러한 세계 상황은 사람들에게 응답을 촉구하고 또 강요하고 있다.
  • ○ 5. 급격한 변화
  • [사목헌장] 5. 오늘날의 정신적 동요와 생활 조건의 변화는 더욱 광범위한 세계 변혁과 직결되어 있다. 그 결과로 정신 형성에서는 수학과 자연 과학 또는 인간 자체를 다루는 과학이 더욱 중시되고, 행동 영역에서는 그러한 과학의 소산인 기술이 더욱더 중시되고 있다. 이러한 과학 정신이 과거와는 다른 문화 형태와 사고방식을 지어 내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지구의 면모를 바꾸어 놓고 이제는 우주 정복에 나서고 있다.
  • 인간 지성은 또한 시간에 대한 그 지배 영역을 어느 정도 확장하였다. 역사 지식의 힘으로 과거를 지배하고 예측 노력과 계획화로 미래를 지배하게 되었다. 생물학, 심리학, 사회학의 진보는 인간이 자신을 더 깊이 인식하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기술을 활용하여 사회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도록 도와준다. 동시에 인류는 인구 증가의 예측과 그 조절에 대하여 더욱더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역사 자체의 흐름도 개인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인류 사회는 이제 하나의 공동 운명을 지니게 되어, 더 이상 여러 가지 역사로 흩어질 수 없다. 이렇게 인류는 정적인 세계관에서 더욱 역동적이고 발전적인 세계관으로 넘어가고 있다. 여기에서 수많은 문제들의 방대하고 새로운 복합성이 출현하며, 이는 새로운 분석과 종합을 요구한다.
  • ○ 6. 사회 질서의 변화
  • [사목헌장] 6. 그리하여 가부장제의 가족, 씨족, 부족, 부락과 같은 전통적 지역 공동체들과 다양한 집단과 사회의 인간관계는 날로 더욱 극심한 변화를 겪고 있다.
  • 산업 사회의 형태가 점차 확산되어, 어떤 나라들을 경제적인 풍요로 이끌며 수세기에 걸쳐 이루어진 사회생활의 개념과 조건을 완전히 변화시키고 있다. 비슷하게, 도시 생활의 문화와 그 욕구가 증가하여, 도시들과 도시인들이 불어나고 또 도시 생활이 시골 사람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 사회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적인 새로운 수단들이 여러 사건들을 알리고 사상과 감정을 매우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여 수많은 연쇄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또 수많은 사람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이주하게 되고 거기에서 자신의 생활 방식을 바꿀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사실도 경시할 수 없다.
  • 이렇게 서로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리는 인간관계가 끊임없이 증가되고 동시에 ‘사회화’ 자체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사회화가 언제나 적절한 인격 성숙과 진정한 인간관계(‘인간화’)를 증진하지는 못하고 있다.
  • 이러한 변화는 경제 발전과 기술 진보의 편의를 이미 누리고 있는 나라들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또한 자기 지역에서 산업화와 도시화의 혜택을 얻고자 열망하는 민족들이 여전히 개발 노력을 기울이도록 부추기고 있다. 그러한 민족들은, 특히 더 오랜 전통을 지닌 민족들은 동시에 더욱 성숙하게 더 개인적으로 자유를 행사하려는 움직임을 겪고 있다.
  • ○ 7. 정신과 도덕, 종교의 변화
  • [사목헌장] 7. 인간 정신과 사회 구조의 변화는 흔히 기존 가치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에게서 그렇다. 젊은이들은 때때로 인내심을 잃고 또 고뇌로 반항하기도 하며, 사회생활에서 자신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더 일찍 사회생활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이 때문에 흔히 부모들과 교육자들은 자신의 임무 수행에서 날로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실제로 선대에서 물려받은 제도와 법규, 사고방식과 생활 감정이 오늘날의 현실 상황에 언제나 잘 맞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여기에서 행동 방식과 그 규범에 중대한 혼란이 일어난다.
  • 마침내 새로운 상황은 종교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으로, 더욱더 날카로워진 비판력이 마술적인 세계관과 아직도 떠도는 미신에서 종교를 정화하고, 날로 더욱 인격적이고 적극적인 신앙생활을 요구한다. 이로써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하느님을 더욱더 생생하게 깨닫게 된다. 또 한편으로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종교 실천에서 멀어지고 있다. 지난 시대와 달리, 신이나 종교를 부정한다거나 거기에서 이탈한다는 것은 더 이상 이상하거나 유별난 일이 아니다. 오늘날 이는 마치 과학의 진보나 어떤 새로운 인본주의의 요구처럼 드물지 않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여러 지역에서 철학자들의 주장으로 표현될 뿐 아니라, 문학, 예술, 인문 과학과 역사 해석, 그리고 국가 법률에까지 널리 영향을 미쳐,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동요되고 있다.
  • ○ 8. 현대 세계의 불균형
  • [사목헌장] 8. 이토록 급속한 사태의 변화, 흔히 무질서하게 진행되는 변혁은 물론, 세상에 가득 찬 불평등에 대한 한층 더 예리한 의식 그 자체가 모순과 불균형을 낳고 또 심화시킨다.
  • 인간 자체에서도 현대의 실천적 지성과 이론적 사색 사이에 더욱더 자주 불균형이 일어나, 자기 지식의 총체를 지배하지도 못하고 이를 종합하여 직접 정리하지도 못한다. 또한 실용 능률의 추구와 도덕적 양심의 요구 사이에서, 또 사회생활 조건과 개인의 사색과 명상의 요구 사이에서 자주 불균형이 생겨난다. 끝으로, 인간 활동의 전문화와 사물의 전체적 전망 사이에서 불균형이 일어난다.
  • 그리고 가정에서는 인구, 경제, 사회의 중압적인 조건에서, 또는 세대 차에서 오는 어려움에서, 또는 남녀간의 새로운 사회관계에서 불평등이 생겨난다.
  • 또한 여러 종족들 사이뿐 아니라 사회의 여러 계층 사이에서, 부강한 나라와 빈약한 나라 사이에서, 여러 민족들이 평화 염원으로 만든 국제 기구와 자기 이념 선전의 야욕은 물론 국가나 다른 단체의 집단적 탐욕 사이에서 커다란 불평등이 생겨나고 있다.
  • 거기에서 상호 불신과 증오, 분쟁과 환난이 일어나, 인간 자신이 바로 그 원인이 되고 동시에 희생 제물이 된다.
  • ○ 9. 인류의 보편적인 열망
  • [사목헌장] 9. 그러면서도 피조물들에 대한 지배를 날로 더욱 강화할 수 있고 또 강화하여야 한다는 인류의 확신이 커져 간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날로 더 나은 봉사를 하고 개인과 집단이 본연의 존엄을 긍정하고 발전시키도록 도와주는 그러한 정치, 사회, 경제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인류의 의무라는 확신도 커져 가고 있다.
  • 여기에서 많은 사람들은 뚜렷한 의식을 지니고 불의와 불공정 분배로 착취당하였다고 여기는 저 재산을 치열하게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 독립한 나라들과 같은 개발 도상국들은 정치 분야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현대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자 하며 세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자유로이 수행하고자 한다. 그렇지만 더 빨리 발전하는 다른 부유한 나라들과 개발 도상국들의 격차는 날로 커져 가고 동시에 흔히 경제적 예속도 심화되고 있다. 굶주림에 짓눌린 사람들이 더 부유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남녀 평등이 이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법률과 실제에서 여자들이 남자들과 같은 평등권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들과 농어민들은 생활 필수품을 마련하고 노동으로 자기 인격을 발전시키고자 하며, 경제, 사회, 정치, 문화생활 조직에도 참여하기를 바란다. 이제야 인류 역사에서 처음으로 모든 민족이, 문화 혜택은 실제로 모든 사람에게 베풀어질 수 있고 또 베풀어져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 이 모든 요구의 이면에는 더 깊고 더욱 보편적인 열망이 감추어져 있다. 곧 개인과 집단이 인간 품위에 알맞은 만족스럽고도 자유로운 삶, 현대 세계가 인간에게 그토록 풍요롭게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스스로 누리는 그러한 삶을 갈망하고 있다. 더욱이 여러 나라들이 하나의 세계 공동체를 형성하려고 날로 더욱 힘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이러다 보니, 현대 세계는 동시에 강하면서도 약하고, 최선을 이루거나 최악을 저지를 수 있으며, 자유와 예속, 진보와 퇴보, 형제애와 증오의 길이 열려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은 스스로 불러일으킨 힘들이 인간을 억압할 수도 있고 인간에게 봉사할 수도 있으므로 그 힘들을 바르게 다스리는 것이 인간 자신의 책임임을 깨닫게 된다. 여기에서 인간은 스스로 묻는다.
  • ○ 10. 인류의 심각한 의문
  • [사목헌장] 10. 참으로 현대 세계를 괴롭히는 불균형은 인간의 마음속에 뿌리박힌 더욱 근본적인 저 불균형에 직결되어 있다. 바로 인간 자체 안에서 여러 요인들이 서로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한편으로는 피조물로서 여러 가지로 자기 한계를 체험하면서도 다른 편으로는 참으로 무한한 자기 욕망을 느끼며 더 높은 삶으로 부름 받았음을 자각하고 있다. 수많은 유혹에 이끌리는 인간은 끊임없이 어떤 취사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더구나 인간은 연약하고 또 죄인이므로 바라지 않는 일을 하고 바라는 일을 하지 않는 수가 드물지 않다.4) 그래서 인간은 자기 자신 안에서 분열을 겪고 있으며 바로 거기에서 이토록 허다한 사회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실천적 유물론에 젖어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비극적인 상황을 분명하게 인식하기를 외면하며, 그리고 불행에 짓눌린 사람들은 이를 생각해 볼 겨를도 없다. 많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로 제시되는 사물의 해석에서 스스로 안식을 찾았다고 여긴다. 또 어떠한 사람들은 오로지 인간의 노력만으로 진정하고 완전한 인류 해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며, 장차 지구에 대한 인간의 지배가 자기 마음의 온갖 소망을 채워 주리라는 자기 확신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인생의 의미에 절망한 나머지 인간 실존은 고유한 의미가 전혀 없다고 여기며 오로지 인간의 능력만으로 인생에 모든 의미를 부여해 보려고 노력하는 자들의 만용을 찬미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그렇지만 세계의 현재 발전을 직시하며 가장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거나 새삼 예민하게 절감하는 사람들이 날로 더욱 많아지고 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토록 커다란 발전이 이루어졌음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고통과 불행과 죽음의 의미는 무엇인가?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얻은 저 승리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인간은 사회에 무엇을 줄 수 있고 또 사회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 이 지상 생활 다음에는 무엇이 따라오는가?
  • 교회는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모든 사람을 위하여 돌아가시고 부활하셨으며5) 당신 성령을 통하여 인간에게 빛과 힘을 주시어 인간이 자신의 드높은 소명에 응답할 수 있게 하셨다고 믿는다. 또한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다른 이름은 하늘 아래에서 아무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다고 믿는다.6) 마찬가지로 교회는 인류 역사 전체의 관건과 중심과 목적을 자신의 스승이신 주님 안에서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더 나아가서 교회는 모든 변천 속에도 변하지 않는 많은 것이 들어 있으며, 그 불변의 것들은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신 그리스도7) 안에 궁극의 토대를 두고 있다고 확언한다. 그러므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습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맏이이신 그리스도의8) 빛 아래에서 공의회는 인간의 신비를 밝히고 현대의 주요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데에 협력하기 위하여 모든 사람과 더불어 대화를 나누고자 한다.
  • 제 1 부 인간의 소명과 교회
  • ○ 11. 성령의 인도에 따르는 응답
  • [사목헌장] 11. 하느님의 백성은 온 누리에 충만하신 주님의 성령께 인도되고 있음을 믿는 그 신앙에 따라, 현대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참여하는 사건과 요구와 염원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과 그 계획의 진정한 징표가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신앙이야말로 모든 것을 새로운 빛으로 밝혀 주고 인간의 소명 전체에 대한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 주며, 따라서 참으로 인간적인 해결로 마음을 이끌어 준다.
  • 공의회는 특히 오늘날 가장 높이 평가되고 있는 저 가치들을 신앙의 빛으로 식별하고 그 신적 원천에 비추어 판단하고자 한다. 이러한 가치들은 하느님께 받은 인간 재능에서 나오므로 매우 좋은 것이다. 그러나 그 가치들은 인간 마음의 타락으로 그 올바른 방향에서 벗어나는 일이 드물지 않으며 따라서 정화가 필요하다.
  • 교회는 인간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대 사회의 건설을 위하여 무엇을 권고하여야 한다고 보는가? 전 세계에서 인간 활동의 궁극 의미는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들에 대한 대답이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서 인류와 그 속에 사는 하느님의 백성이 서로 봉사하며, 교회의 사명이 종교적이고, 또 바로 이 사실 자체에서, 지극히 인간적이라는 것이 더욱 명백하게 드러날 것이다.
  • 제 1 장 인간의 존엄
  • ○ 12.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
  • [사목헌장] 12. 세상 만물은 인간을 그 중심과 정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에는 신자이든 비신자이든 거의 일치한다.
  • 그러면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제 자신에 대하여 다양하고도 상반되는 수많은 의견을 내놓았고 또 내놓고 있다. 흔히 인간을 절대적 규범으로 들어 높이거나 또는 절망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무시하며, 거기에서 회의와 고뇌를 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교회는 계시하시는 하느님의 가르침으로 거기에 대답을 할 수 있고, 그 대답으로 진정한 인간의 조건을 그리고 그 연약함을 밝히는 동시에 인간의 존엄과 소명을 올바로 깨닫게 할 수 있다.
  • 성경에서 가르치는 대로,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고, 자기 창조주를 알고 사랑할 수 있으며, 창조주로부터 세상 만물의 주인공으로 세워져1) 만물을 다스리고 이용하며 하느님을 찬양한다.2)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 신들보다 조금만 못하게 만드시고,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습니다. 당신 손의 작품들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의 발아래 두셨습니다”(시편 8,5-7[4-6]).
  •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외롭게 창조하지 않으시고 처음부터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으며”(창세 1,27), 남녀의 결합이 인간 사회의 최초 형태를 이루었다. 인간은 그 깊은 본성에서 사회적 존재이므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도 없고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도 없다.
  • 그러므로, 성경에 다시 나오는 대로, 하느님께서는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창세 1,31).
  • ○ 13. 죄
  • [사목헌장] 13. 하느님께서 의롭게 창조하신 인간은 그러나 악의 유혹에 넘어가 역사의 시초부터 제 자유를 남용하여, 하느님께 반항하고 하느님을 떠나서 제 목적을 달성하려 하였다. 그들은 하느님을 알았지만 그분을 하느님으로 찬양하지 않았고, 그들의 어리석은 마음이 어둠으로 가득 차 창조주보다는 오히려 피조물을 섬겼다.3) 하느님의 계시로 우리에게 알려진 이 사실은 바로 우리의 경험과 일치한다. 인간이 제 마음을 살펴볼 때, 선하신 자기 창조주에게서는 올 수 없는 악에 기울어져 있고 수많은 죄악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은 흔히 하느님을 자기 자신의 근원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하며, 자신의 궁극 목적을 지향하는 당연한 질서마저 무너뜨리고 동시에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과 모든 피조물과 이루는 조화를 깨트려 버렸다.
  • 그러므로 인간은 자신 안에서 분열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인간의 모든 삶은 개인 생활이든 사회생활이든 참으로 선과 악, 빛과 어둠의 극적인 투쟁으로 드러난다. 더욱이 인간은 자기 자신만으로는 악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이겨 낼 수 없음을 깨닫고, 또 누구든지 저마다 사슬에 묶여 있는 것처럼 느낀다. 그러나 인간을 해방하시고 그 힘을 북돋아 주시려고 주님께서 친히 오시어 인간을 내적으로 새롭게 하시고, 인간을 죄의 종살이에 묶어 두었던 “이 세상의 우두머리”(요한 12,31)를 밖으로 쫓아내시었다.4) 죄는 인간을 위축시켜 완성을 추구하지 못하게 가로막았다.
  • 인간들이 체험하는 드높은 소명과 깊은 불행은 바로 이 계시의 빛 속에서 그 궁극 이유를 발견한다.
  • ○ 14. 인간의 구조
  • [사목헌장] 14. 육체와 영혼으로 단일체를 이루는 인간은 그 육체적 조건을 통하여 물질 세계의 요소들을 자기 자신 안에 모으고 있다. 이렇게 물질 세계는 인간을 통하여 그 정점에 이르며 창조주께 소리 높여 자유로운 찬미를 드린다.5) 그러므로 인간은 육체적 생활을 천시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반대로 인간은 하느님께 창조되고 마지막 날에 부활할 자기 육체를 좋게 여기고 존중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죄로 상처 받은 인간은 육체의 반역을 체험하게 된다. 그러므로 인간의 존엄성 자체가 자기 육체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도록 요구하고6) 육체가 마음의 악한 경향을 따르게 내버려 두지 않도록 요구한다.
  • 그러나 인간은 자신이 육체적 관심사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을 깨닫고 또 자신이 자연의 한 조각이거나 인간 사회의 한 무명 요소일 수만은 없다고 여겨도 속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그 내면성으로 만물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마음속으로 돌아갈 때 이 깊은 내면성을 찾는 것이고, 거기에서 마음을 보시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기다리고 계시며,7) 바로 하느님의 눈앞에서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자기 자신 안에서 영적인 불멸의 영혼을 인식하게 될 때에 인간은 다만 물리적 사회적 조건에서 흘러 나오는 허상에 우롱당하지 않고 오히려 정반대로 사물의 심오한 진리 자체와 만나게 되는 것이다.
  • ○ 15. 지성의 존엄, 진리와 지혜
  • [사목헌장] 15. 하느님의 지성의 빛을 나누어 받은 인간이 자기 지성으로 만물을 초월한다고 하는 것은 옳은 판단이다. 인간은 오랜 세기에 걸쳐 꾸준히 자기 재능을 발휘하여 경험 과학, 기술, 학문 예술에서 발전을 거듭하여 왔으며, 또한 현대에 이르러서는 특히 물질 세계의 탐구와 정복으로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인간은 언제나 더욱 심오한 진리를 탐구하고 또 발견하였다. 실제로 인간 지성은 오로지 현상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비록 죄의 결과로 어느 정도 흐려지고 나약해지기는 하였지만, 실재를 참으로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다.
  • 인간의 지적 본성은 마침내 지혜를 통하여 완성되고 또 완성되어야 한다. 지혜는 인간 정신이 참되고 좋은 것을 찾고 사랑하도록 부드럽게 이끌어, 지혜를 지닌 인간은 보이는 것을 통하여 보이지 않는 것에 이르게 된다.
  • 인간이 찾아내는 온갖 새로운 것들을 더 인간적인 것으로 만들자면, 현대에는 지난 세기들보다 더욱더 이러한 지혜가 필요하다. 실제로 더욱더 지혜로운 사람들이 일어서지 않으면 세계의 미래 운명은 위기에 빠질 것이다. 더 나아가서, 경제적으로는 가난하지만 풍요로운 지혜를 지닌 여러 민족들이 다른 민족들에게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여야 한다.
  • 성령의 은혜로 인간은 하느님 계획의 신비를 바라보고 믿음으로 깨달을 수 있다.8)
  • ○ 16. 도덕적 양심의 존엄
  • [사목헌장] 16. 인간은 양심의 깊은 곳에서 법을 발견한다. 이 법은 인간이 자신에게 부여한 법이 아니라 오로지 인간이 거기에 복종하여야 할 법이다. 그 소리는 언제나 선을 사랑하고 실행하며 악을 회피하도록 부른다. 필요한 곳에서는 마음의 귀에 대고, 이것을 하여라, 저것을 삼가라 하고 타이른다. 이렇게 인간은 하느님께서 자기 마음속에 새겨 주신 법을 지니고 있으므로, 이 법에 복종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존엄이며 이 법에 따라 심판을 받을 것이다.9) 양심은 인간의 가장 은밀한 핵심이며 지성소이다. 거기에서 인간은 홀로 하느님과 함께 있고 그 깊은 곳에서 하느님의 소리를 듣는다.10) 양심은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이행되는 저 율법을11) 놀라운 방법으로 알려 준다. 양심에 충실함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사람들과 결합되어 진리를 추구하고 개인 생활과 사회관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도덕 문제들을 진리 안에서 해결하게 된다. 그러므로 바른 양심이 우세하면 할수록 개인이나 집단이 무분별한 방종에서 더욱 멀어지고 객관적 도덕 기준에 부합하도록 더욱 노력한다. 어쩔 수 없는 무지에서 양심이 잘못을 저지르는 수도 드물지 않지만, 양심이 그 존엄성을 잃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람이 진리와 선을 추구하는 데에 조금도 관심을 두지 않고 죄의 습관으로 양심이 차츰 거의 다 어두워졌을 때에는 그렇게 말할 수 없다.
  • ○ 17. 자유의 우월성
  • [사목헌장] 17. 오로지 자유로이 인간은 선을 지향할 수 있다. 현대인은 자유를 중시하고 또 열렬히 추구한다. 참으로 옳다. 그러나 자주 그릇된 방법으로 자유를 옹호한다. 자신을 즐겁게만 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악이라도 할 수 있다는 방종까지도 자유라고 옹호한다. 그러나 참자유는 인간 안에 있는 하느님 모습의 탁월한 표징이다. 정녕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제 의지의 손에 맡겨 두고자 하셨다.12) 그것은 인간이 자유 의지로 자신의 창조주를 찾아 그분을 따르며 자유로이 충만하고 복된 완전성에 이르도록 바라신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존엄성은 의식적이고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행동하도록 요구한다. 곧 맹목적인 내부 충동이나 순전한 외부 강박 아래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내적 동기와 권고에 따라 인격적으로 행동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인간이 스스로 온갖 욕정의 예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선을 선택하여 자기 목적을 추구하고 적절한 도움을 받아 효과적으로 슬기롭게 행동할 때에 인간은 이러한 존엄성을 얻는다. 그러나 죄로 손상된 인간의 자유는 하느님 은총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하느님께 나아가는 지향을 완전히 실현할 수 없다. 그리고 인간은 저마다 자기가 한 선악에 따라 하느님의 법정에서 자기 일생에 대한 셈을 치러야 할 것이다.13)
  • ○ 18. 죽음의 신비
  • [사목헌장] 18. 죽음 앞에서 인간 운명의 수수께끼는 절정에 이른다. 인간은 꺼져 가는 육체의 쇠약과 고통에 괴로워할 뿐 아니라 영원한 소멸의 공포에 더더욱 괴로워한다. 바로 자기 마음의 본능에 따라 그렇게 여기는 것이다. 인간은 자기 자신의 완전한 몰락과 결정적인 파멸을 배척하고 거부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신 안에 지니고 있는 영원의 씨앗은 한갓 물질로 환원될 수 없는 것이어서 죽음을 거슬러 일어선다. 온갖 기술의 시도가 제아무리 유익하다 하여도 인간의 불안을 해소시킬 수는 없다. 생물학적 수명의 연장은 인간의 마음속에 결코 지울 수 없이 새겨진 저 피안의 삶에 대한 갈망을 만족시킬 수 없다.
  • 죽음 앞에서는 온갖 상상이 다 힘을 잃어버리지만, 하느님의 계시를 받은 교회는 인간이 지상 불행의 한계를 넘어 행복한 목적을 위하여 하느님께 창조되었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서 인간이 죄를 짓지 않았다면 육체의 죽음도 없었을 것이며,14) 인간이 자기 죄로 잃어버린 구원을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구원자께서 다시 회복시켜 주실 때에 죽음은 패배를 당할 것이라고 그리스도교 신앙은 가르친다. 하느님께서는 영원 불멸하는 신적 생명의 친교 안에서 전 존재로 당신을 따르도록 인간을 부르셨고 또 부르고 계시기 때문이다. 이 승리는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죽음을 통하여 인간을 죽음에서 해방시키시고 생명으로 부활하시어 거두신 것이다.15) 따라서 확고한 논증에 바탕을 둔 신앙은 깊이 생각하는 모든 사람에게 미래의 운명에 대한 그의 불안에 해답을 준다. 또한 동시에 신앙은 이미 죽음으로 먼저 빼앗긴 사랑하는 형제들과 더불어 그리스도 안에서 친교를 이루는 힘을 주며, 그들이 하느님 곁에서 참생명을 얻었으리라는 희망을 가져다준다.
  • ○ 19. 무신론의 형태와 근원
  • [사목헌장] 19. 인간 존엄성의 빼어난 이유는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도록 부름 받은 인간의 소명에 있다. 인간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하느님과 대화하도록 초대받는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창조되고 언제나 하느님의 사랑으로 보존되지 않는다면 인간은 결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 사랑을 자유로이 인정하고 자기 창조주께 자신을 맡겨 드리지 않고서는 인간은 온전히 진리를 따라 살아갈 수 없다. 그러나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하느님과 이토록 친밀한 생명의 결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노골적으로 배척하고 있다. 따라서 무신론은 현대의 극히 중대한 문제로 여겨야 하고 더욱더 치밀한 검토를 하여야 한다.
  • 무신론이란 말은 서로 매우 다른 현상들을 가리킨다. 명백히 신을 부정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인간은 신에 대하여 전혀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신에 대한 문제가 무의미하게 보이도록 하는 그러한 방법으로 문제를 다루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은 부당하게도 실증 과학의 한계를 넘어서 만사를 과학 이론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거나 그와 반대로 더 이상 어떠한 절대 진리도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 거의 무력해질 정도로 인간을 들어 높인다. 신 부정보다는 인간 긍정에 더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람들은 스스로 신을 만들어 놓고 그 형상을 부정하지만, 그러한 신은 결코 복음의 하느님이 아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신에 관한 문제를 전혀 다루지도 않는다. 그들은 종교적 불안을 체험하지도 못하는 것 같고, 종교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조차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무신론은 세상의 죄악에 대한 격렬한 저항에서 생기고 또는 어떤 인간 가치를 부당하게 절대화하여 그것이 하느님의 자리를 차지해 버리는 데에서 생기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바로 현대 문명이, 그 자체가 그렇지는 않더라도 지상 사물에 너무 얽혀 있어, 흔히 하느님에 대한 접근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
  • 분명히 자유 의사로 자기 마음에서 하느님을 몰아내고 종교 문제를 회피하여 보려고 하는 사람들은 자기 양심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 것이므로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흔히 신앙인들 자신도 어느 정도 여기에 대한 책임을 지니고 있다. 무신론이란 전체적으로 보아 원초적인 그 무엇이 아니라 오히려 여러 가지 원인에서 생겨나는 것이며, 그 원인들 가운데에는 종교에 대한 비판적 반동, 어떤 지역에서는 특히 그리스도교에 대한 반발이 보태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신앙인들이 신앙 교육을 소홀히 하거나 교리를 잘못 제시하거나 종교, 윤리, 사회생활에서 결점을 드러내어 하느님과 종교의 참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려 버린다면, 신앙인들은 이 무신론의 발생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 ○ 20. 체계적 무신론
  • [사목헌장] 20. 현대 무신론은 흔히 체계적 형태를 드러내는데, 다른 이유들도 있겠지만, 그 형태는 인간 자율의 열망을 지나치게 펼쳐 신에 대한 어떠한 의존도 어렵게 만들어 버린다. 이러한 무신론을 주창하는 자들은 인간이 스스로 자기 목적이 되고 고유한 자기 역사의 유일한 창조자요 형성자가 되는 데에 인간의 자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곧 만물의 창조주이시며 목적이신 주님에 대한 긍정과 자유는 양립할 수 없다거나 적어도 자유는 그러한 신 긍정을 완전히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현대의 기술 발전이 인간에게 가져다준 만능 의식이 이러한 이론을 주장할 수 있다.
  • 현대 무신론의 형태 가운데에서 인간 해방을 특히 경제적 사회적 해방에서 기대하는 무신론을 간과할 수 없다. 종교는 본질상 이러한 인간 해방에 장애가 된다고 주장한다. 종교가 인간에게 허황된 내세의 삶에 대한 희망을 일으켜, 지상 국가의 건설을 외면하게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이론의 지지자들이 국가 통치를 장악하고 있는 곳에서는 종교를 맹렬히 공격하며, 특히 청소년 교육에서 공권력이 동원할 수 있는 압력 수단을 다하여 무신론을 전파하고 있다.
  • ○ 21. 무신론에 대한 교회의 태도
  • [사목헌장] 21. 하느님과 인간을 충실히 섬기는 교회는, 슬프게도 인간 이성과 공통 경험에 반대될 뿐 아니라 인간을 그 고귀한 천품에서 추락시키는 저 위험한 이론과 운동을 과거에 배격하였던 것과 같이 단호히 배척한다.16)
  • 그러나 교회는 무신론자들의 마음속에서 신 부정의 숨은 이유를 찾아내려고 노력하며, 무신론이 일으키는 문제들의 중요성을 깨닫고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에 이끌려 문제들을 진지하게 또 깊이 검토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 교회는 신 긍정이 인간 존엄성에 결코 배치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존엄성은 바로 하느님 안에 기초를 두고 하느님 안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하느님께 지성과 자유를 지닌 사회적 존재로 창조되었고 더욱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며 하느님의 행복에 참여하도록 부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더 나아가서 종말론적 희망이 지상 임무의 중요성을 감소시키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동기를 주어 지상 임무의 완수에 도움을 준다고 가르친다. 그와 반대로 하느님께 기초를 두지 않고 영생에 대한 희망이 없으면, 오늘날 흔히 그러하듯 인간의 존엄성은 극심히 손상될 것이며, 생명과 죽음, 죄와 고통의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아 사람들은 흔히 절망에 빠지고 말 것이다.
  • 한편 모든 인간은 자기 자신에게 어렴풋이만 이해되는 미결의 문제로 남아 있다. 실제로 어떤 기회에, 특히 인생의 주요 사건에서 앞서 말한 의문을 아무도 완전히 회피할 수는 없다. 이 물음에 오로지 하느님께서만 완전하고 가장 확실하게 답변하여 주신다. 하느님께서는 더 높은 사색과 더욱 겸허한 탐구로 인간을 부르신다.
  • 그러므로 무신론의 치유는 한편으로는 교리의 올바른 제시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교회와 그 구성원들의 완전한 삶에서 기대하여야 한다. 교회가 할 일은 하느님 아버지와 강생하신 하느님의 아들을 마치 눈에 보이듯이 제시하고 성령의 인도로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쇄신하고 정화하는 것이다.17) 그것은 무엇보다도 살아 있는 성숙한 신앙의 증거, 곧 어려움을 분명히 알고 이겨 낼 수 있도록 훈련받은 신앙의 증거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빛나는 신앙의 증거는 수많은 순교자들이 보여 주었고 또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신앙이 신자들의 전 생활에, 세속 생활에까지 젖어들어 신자들이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게 함으로써 그 풍요성을 드러내어야 할 것이다. 마침내, 한마음 한뜻으로 복음에 대한 믿음을 위하여 함께 분투하며18) 일치의 표지로 드러나는 신자들의 형제애는 하느님의 현존을 보여 주는 데에 매우 크게 기여한다.
  • 그러나 교회는, 비록 무신론을 완전히 배격하지만,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모든 사람은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을 바로 건설하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고 진정으로 선언한다. 이는 분명히 진지하고 신중한 대화가 없다면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므로 교회는 어떤 국가의 지도자들이 인간의 기본권을 인정하지 않고 불의하게 자행하는,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의 차별을 개탄한다. 그리고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 이 세상에 하느님의 성전도 세울 수 있는 실질적 자유를 요구한다. 또한 무신론자들에게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열린 마음으로 깊이 생각해 보도록 정중하게 권유한다.
  • 교회가 이미 인간의 드높은 운명에 실망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되살려 주며 인간 소명의 존엄성을 수호할 때에 교회는 자신의 메시지가 인간 마음의 가장 깊은 열망과 일치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교회의 메시지는 인간을 위축시키지 않고 오히려 인간의 발전을 위하여 빛과 생명과 자유를 쏟아부어 준다. 또한 그 밖에는 아무것도 인간의 마음을 만족시킬 수 없다. “주님, 주님을 위하여 저희를 내셨기에, 주님 안에 쉬기까지는 저희 마음이 찹찹하지 않삽나이다.”19)
  • ○ 22. 새 인간 그리스도
  • [사목헌장] 22. 실제로, 사람이 되신 말씀의 신비 안에서만 참으로 인간의 신비가 밝혀진다. 첫 인간 아담은 장차 오실 분, 곧 주님이신 그리스도의 예형이었다.20) 새 아담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신비와 그 사랑의 신비를 알려 주는 바로 그 계시 안에서 인간을 바로 인간에게 완전히 드러내 보여 주시고 인간에게 그 지고의 소명을 밝혀 주신다. 그러므로 앞서 말한 진리들이 그리스도 안에 그 근원을 두고 그분 안에서 그 정점에 이른다는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콜로 1,15)21)이신 그분께서는 완전한 인간이시며, 아담의 후손들에게 최초의 범죄 때부터 이지러졌던, 하느님과 닮은 모습을 회복시켜 주셨다. 그분 안에 받아들여진 인간 본성이 소멸되지 않았으므로,22) 바로 그 사실 때문에 우리 안에 있는 인간 본성도 고상한 품위로 들어 높여졌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바로 그분께서 당신의 강생으로 당신을 모든 사람과 어느 모로 결합시키셨기 때문이다. 인간의 손으로 일하시고 인간의 정신으로 생각하시고 인간의 의지로 행동하시고23) 인간의 마음으로 사랑하셨다. 동정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시어 참으로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 되셨으며, 죄 말고는 모든 것에서 우리와 같아지셨다.24)
  • 무죄한 어린양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자유로이 흘리신 당신 피로 우리에게 생명을 얻어 주셨고, 또 그분 안에서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당신과 화해시키시고 우리를 서로 화해시켜 주셨으며25) 악마와 죄의 종살이에서 우리를 구해 내시어, 우리가 누구나 사도와 함께 이렇게 말할 수 있게 하셨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셨다”(갈라 2,20). 우리를 위하여 수난하심으로써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당신의 발자취를 따르도록 모범을 보여 주셨을 뿐만 아니라26) 또한 새로운 길을 열어 주셨다. 우리가 그 길을 따른다면, 삶과 죽음이 거룩하게 되고 새로운 뜻을 가지게 된다.
  • 많은 형제 가운데 맏이이신27) 성자의 모습을 닮게 된 그리스도인은 “성령을 첫 선물로”(로마 8,23) 받아, 그 선물로써 사랑의 새 계명을 지킬 수 있게 된다.28) “상속의 보증”(에페 1,14)이신 이 성령을 통하여 “우리의 몸이 속량될”(로마 8,23) 때까지 온 인간이 내적으로 쇄신된다.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사시면,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께서 여러분 안에 사시는 당신의 영을 통하여 여러분의 죽을 몸도 다시 살리실 것이다”(로마 8,11).29) 분명히 수많은 환난 가운데에서 악을 거슬러 싸우고 죽음까지도 겪어야 할 필요와 의무가 그리스도인을 재촉하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파스카 신비에 결합되고 그리스도의 죽음에 동화되어 부활을 향한 희망으로 힘차게 나아갈 것이다.30)
  • 이것은 그리스도인만이 아니라 그 마음에서 은총이 보이지 않게 움직이고 있는 선의의 모든 사람에게도 들어맞는 말이다.31) 사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돌아가셨고32) 또 인간의 궁극 소명도 참으로 하나 곧 신적인 소명이므로, 우리는 성령께서 하느님만이 아시는 방법으로 모든 사람에게 이 파스카 신비에 동참할 가능성을 주신다고 믿어야 한다.
  • 인간의 신비는 이와 같이 위대한 것이며, 이것은 그리스도교 계시를 통하여 믿는 이들에게 밝혀지는 신비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고통과 죽음의 수수께끼가 밝혀지며, 그분의 복음을 떠나면 우리는 그 수수께끼에 짓눌려 버린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죽음으로 죽음을 쳐부수고 부활하셨으며, 풍성한 생명을 우리에게 주셨다.33) 우리가 성자 안에서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성령 안에서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다.34)
  • 제 2 장 인간 공동체
  • ○ 23. 공의회의 의도
  • [사목헌장] 23. 현대 세계의 주요 양상 가운데 하나는 인간 상호 관계의 복합성이며, 그러한 전개에는 현대 기술의 진보가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형제적 대화는 이러한 진보가 아니라 인간 공동체 안에서 더 깊이 이루어진다. 그 대화는 인간의 완전한 정신적 존엄에 대한 상호 존중을 요구한다. 참으로 그리스도교 계시는 이러한 인간 친교의 증진에 커다란 도움을 주는 동시에 창조주께서 인간의 정신적 도덕적 본성에 새겨 주신 사회생활 법칙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우리를 이끌어 준다.
  • 교회 교도권의 최근 문서들이 인간 사회에 관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더 상세히 제시하였으므로1) 공의회로서는 다만 몇 가지 더 중요한 진리만을 상기시키고 그 진리의 토대를 계시의 빛으로 밝힌다. 그런 다음에 우리 시대에 더 중요한 어떤 영향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 ○ 24. 하느님의 계획 안에 있는 인간 소명의 공동체적 특성
  • [사목헌장] 24. 만민을 아버지로서 돌보시는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한 가족을 이루고 서로 형제애로 대접하기를 바라셨다. “한 사람에게서 온 인류를 만드시어 온 땅 위에 살게 하신”(사도 17,26)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모든 인간은 똑같은 하나의 목적, 바로 하느님께로 부름 받고 있다.
  • 그러므로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첫째가는 가장 큰 계명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하느님 사랑을 이웃 사랑과 떼어 놓을 수 없다고 가르친다. “그 밖의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그것들은 모두 이 한마디 곧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말로 요약된다.……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다”(로마 13,9-10; 1요한 4,20 참조). 날로 더욱 서로 의존해 가는 사람들에게 또 날로 더욱 하나로 합쳐지는 세상에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 더욱이 주 예수님께서 “아버지와 제가 하나인 것처럼……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22) 하시며 성부께 기도하실 때 인간 이성이 미치지 못하는 시야를 열어 주셨으며, 진리와 사랑 안에 있는 하느님 자녀들의 결합과 신적 위격의 결합이 지닌 어떤 유사성을 가리켜 주셨다. 이 유사성은 지상에서 그 자체를 위하여 하느님께서 바라신 유일한 피조물인 인간이 자기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 주지 않으면 자신을 완전히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을 드러내 준다.2)
  • ○ 25. 개인과 사회의 상호 의존성
  • [사목헌장] 25. 개인의 진보와 그 사회의 발전이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바로 인간의 사회적 본성에서 드러난다. 사실 인간은 바로 그 본성에서 반드시 사회생활이 필요하므로, 모든 사회 제도의 근본도 주체도 목적도 인간이며 또 인간이어야 한다.3) 사회생활은 인간에게 덧붙여진 우연한 그 무엇이 아니므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상호 의무, 형제적 대화 등으로 인간은 되도록 자신의 모든 재능을 키우고 자기 소명에 응답할 수 있다.
  • 인간 계발에 필요한 사회적 유대들 가운데에서 가정과 정치 공동체 같은 어떤 유대는 인간의 가장 깊은 본성에 더 직접적으로 부합하고, 다른 유대는 오히려 인간의 자유 의사에서 나온다. 현대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상호 관계와 상호 의존성이 날로 복잡해지고 있다. 여기에서 공립이든 사립이든 다양한 연합과 단체가 생겨나고 있다. 사회화라 불리는 이 사실은 실제로 위험도 없지 않지만 개인의 역량을 고취하고 신장시키며 인권을 옹호하도록 수많은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4)
  • 인간은 자기 소명, 종교적인 소명의 완수를 위하여 사회생활에서 많은 것을 얻지만, 사람들이 어려서부터 그 속에 잠겨 살아가는 사회 환경 때문에 흔히 선행에서 멀어지고 악으로 기울어진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빈번히 일어나는 사회 질서의 혼란이 부분적으로는 경제, 정치, 사회 구조의 긴장에서 발생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더 깊숙이는 인간의 오만과 이기주의에서 생겨나며, 이는 또한 사회 영역까지 부패시킨다. 죄의 결과로 사물의 질서가 어지럽혀진 곳에서, 인간은 날 때부터 악에 기울어져 있고 그 다음에도 죄에 대한 새로운 충동과 부딪친다. 줄기찬 노력과 은총의 도움 없이는 이를 이겨 낼 수 없다.
  • ○ 26. 공동선의 증진
  • [사목헌장] 26. 날로 더욱 긴밀해지고 점차 전 세계로 확산되는 상호 의존성에서, 공동선은─곧 집단이든 구성원 개인이든 자기완성을 더욱 충만하고 더욱 용이하게 추구하도록 하는 사회생활 조건의 총화는─오늘날 더욱더 전 세계적인 것이 되고 거기에 온 인류와 관련되는 권리와 의무를 내포하게 되었다. 어떠한 집단이든 다른 집단의 요구와 정당한 열망, 더욱이 온 인류 가족의 공동선을 고려하여야 한다.5)
  • 또한 동시에 인간이 지닌 고귀한 존엄성에 대한 의식이 커지고 있다. 인간은 만물에 앞서고 또 인간의 권리와 의무는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보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참으로 인간다운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에 다가설 수 있어야 한다. 곧 의식주, 생활 신분의 자유로운 선택, 가정 형성, 교육, 노동, 명예, 존경, 적절한 정보, 자기 양심의 바른 규범에 따른 행동, 사생활 보호의 권리 그리고 종교 문제에서도 정당한 자유를 누릴 권리가 인간에게 주어져야 한다.
  • 그러므로 사회 질서와 그 발전은 언제나 인간의 행복을 지향하여야 한다. 사물의 안배는 인간 질서에 종속되어야 하며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친히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6) 하셨을 때에 이를 가리키신 것이다. 사회 질서는 날로 발전하며, 진리에 토대를 두고, 정의 위에 세워져 사랑으로 활력에 넘쳐야 한다. 또한 자유에서는 날로 더욱 인간적인 균형을 잡아야 한다.7) 그리고 이렇게 되려면 정신의 개혁과 더불어 광범한 사회 변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 오묘한 섭리로 시간의 흐름을 다스리시며 누리의 모습을 새롭게 하시는 하느님의 성령께서 이러한 발전을 도와주신다. 또한 복음의 누룩이 인간 존엄의 억누를 수 없는 요구를 마음속에 불러일으켰고 또 불러일으키고 있다.
  • ○ 27. 인간 존중
  • [사목헌장] 27. 실천적이고 더욱 긴급한 결론을 내려서, 공의회는 인간에 대한 존중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은 저마다 이웃을 어떠한 예외도 없이 또 하나의 자신으로 여겨야 하고 무엇보다도 이웃의 생활을 고려하여 그 생활을 품위 있게 영위하는 데에 필요한 수단들을 보살펴야 한다.8) 가난한 라자로를 조금도 돌보지 않았던 저 부자를 닮아서는 안 된다.9)
  • 특히 현대에서는 우리 자신이 그 누구에게나 이웃이 되어 주고 누구를 만나든지 적극적으로 봉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모든 사람에게 버림받은 노인이든, 불의하게 천대받는 외국인 노동자이든, 피난민이든, 불법적인 결합으로 태어나 자기가 짓지 않은 죄 때문에 부당하게 고통을 받는 어린이이든, 그리고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하신 주님의 말씀을 상기시키며 우리 양심에 호소하는, 굶주리는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 더 나아가서, 온갖 살인, 집단 학살, 낙태, 안락사, 고의적인 자살과 같이 생명 자체를 거스르는 모든 행위; 지체의 상해, 육체와 정신을 해치는 고문, 심리적 억압과 같이 인간의 온전함에 폭력을 자행하는 모든 행위; 인간 이하의 생활 조건, 불법 감금, 추방, 노예화, 매매춘, 부녀자와 연소자의 인신 매매와 같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 또한 노동자들이 자유와 책임을 지닌 인간이 아니라 이윤 추구의 단순한 도구로 취급당하는 굴욕적인 노동 조건; 이 모든 행위와 이 같은 다른 행위들은 참으로 치욕이다. 이는 인간 문명을 부패시키는 한편, 불의를 당하는 사람보다도 그러한 불의를 자행하는 자들을 더 더럽히며, 창조주의 영예를 극도로 모욕하는 것이다.
  • ○ 28. 반대자에 대한 존경과 사랑
  • [사목헌장] 28. 사회, 정치, 종교 문제에서 우리와 달리 생각하고 달리 행동하는 사람들까지도 우리는 존경하고 사랑하여야 한다. 우리가 참으로 친절과 사랑으로 그들의 사고방식을 더 깊이 이해할수록 그들과 더욱 쉽게 대화를 할 수 있다.
  • 그러나 분명히 이러한 사랑과 호의가 진리와 선에 대하여 우리를 무관심하게 만들어서는 결코 안 된다. 오히려 바로 그 사랑이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진리를 선포하도록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재촉하고 있다. 그러나 오류와 오류를 저지르는 사람을 구별하여야 한다. 오류는 언제나 배격하여야 하지만, 오류를 저지르는 사람은 비록 그릇되거나 부정확한 종교적 개념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언제나 인간 존엄성을 간직하고 있다.10) 하느님 홀로 심판자이시며,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느 누구의 내적인 죄도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11)
  •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우리가 받은 모욕까지 용서하라고 요구하며, 사랑의 계명을 모든 원수에게까지 확대시킨다. 이것이 신약의 계명이다.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 5,43-44).12)
  • ○ 29. 모든 사람의 본질적 평등과 사회 정의
  • [사목헌장] 29. 모든 사람이 이성적 영혼을 갖추고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어 같은 본성과 같은 기원을 가지고 있으므로, 또 그리스도께 구원을 받고 동일한 신적 소명과 목적을 지니고 있으므로, 모든 사람의 근본적 평등은 더욱더 인정을 받아야 한다.
  • 분명히 육체적 능력이 다르고 지성적 도덕적 역량이 다르므로 모든 사람이 동등하지는 않다. 그러나 인간 기본권에서 모든 형태의 차별, 사회적이든 문화적이든, 또는 성별, 인종, 피부색, 사회적 신분, 언어, 종교에서 기인하는 차별은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극복되고 제거되어야 한다. 그러한 인간 기본권이 아직도 어디에서나 온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이를테면 자유로이 배우자를 선택하고 생활 신분을 받아들일 권리, 또는 남성이 받을 수 있는 것과 동등한 교육과 문화의 기회가 여성에게 거부되는 경우가 그렇다.
  • 더욱이 인간들 사이에 정당한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평등한 인간 존엄성은 더욱 인간답고 공평한 생활 조건에 이르게 되기를 요구한다. 하나인 인간 가족의 구성원들이나 민족들 사이의 지나친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은 추문을 일으키고, 사회 정의, 평등, 인간 존엄성은 물론 사회적 국제적 평화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 그리고 사립이든 공립이든 모든 인간 단체는 인간의 존엄과 목적에 봉사하며 온갖 사회적 정치적 예속을 거슬러 줄기차게 투쟁하고 모든 정치 체제 아래에서 인간의 기본권을 수호하도록 진력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서, 이러한 단체들은 바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때로는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모든 것 가운데에서 가장 드높은 정신적 실재에 점차 부응해 나가야 한다.
  • ○ 30. 개인주의 윤리의 극복
  • [사목헌장] 30. 심각하고 급속한 사태의 변화는 어느 누구도 사태의 추이에 무관심하거나 게으름으로 무기력해져 순전히 개인주의 윤리에 빠져들어서는 안 된다고 더욱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각자 자신의 능력과 타인의 필요에 따라 공동선에 기여하고 사립이든 공립이든 인간의 생활 조건 개선에 이바지하는 단체들을 밀어 주고 도와줌으로써 정의와 사랑의 의무를 더욱더 잘 이행할 수 있다. 그러나 풍부하고 관대한 견해를 내세우면서도 언제나 실제로는 사회의 요구를 전혀 돌보지 않는 것처럼 살아가는 자들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회의 법률과 규정을 무시한다. 또한 갖가지 사기와 간계로 정당한 세금이나 사회에 대한 다른 의무의 회피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사람들은 사회생활의 어떤 규범들, 예를 들어 보건 위생법이나 차량 운전 법규 등을 경시하며, 자기가 이러한 부주의로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위태롭게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사회적 연대 책임을 현대인의 주요 의무로 여기고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여야 한다. 세계가 하나로 결합될수록 더욱 분명히 인간의 임무도 개별 집단을 뛰어넘어 점차 전 세계로 확대되어 간다. 이러한 일이 이루어지려면 반드시 각 개인과 개별 단체들이 스스로 도덕적 사회적 덕을 닦고 그 덕행을 사회에 확산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여 필요한 하느님 은총의 도움으로 참으로 새로운 인간, 새로운 인류의 창조자들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 ○ 31. 책임과 참여
  • [사목헌장] 31. 각 개인이 자기 자신과 그 소속 집단에 대한 양심의 의무를 더욱 엄밀하게 이행하려면, 오늘날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수많은 수단을 이용하여 더욱 폭넓은 정신 교양을 쌓도록 부지런히 배워야 한다. 특히 어떠한 사회적 출신이든 모든 청소년의 교육에 힘써 우리 시대가 절실히 요구하는 대로 탁월한 재능만이 아니라 위대한 정신을 갖춘 남자들과 여자들이 일어서야 한다.
  • 그러나 인간이 이러한 책임 의식을 지니게 되려면, 반드시 자신의 존엄을 깨닫고 하느님과 이웃에 헌신하는 자기 소명에 부응할 수 있는 생활 조건이 부여되어야 한다. 인간이 극도의 빈곤 속에 빠지게 되면 인간의 자유는 흔히 더욱 무기력해지고 만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지나치게 안일한 생활에 빠져들어 이를테면 황금의 고독 속에 자신을 가두어 버리면 인간의 자유는 그 가치를 잃어버린다. 그와 반대로 인간이 사회생활의 불가피한 관계를 인정하고, 인간관계의 수많은 요구를 받아들이며, 인간 공동체의 봉사에 헌신할 때에 인간의 자유는 더욱 굳건해진다.
  • 그러므로 모든 사람이 공동 활동에서 자기 역할을 받아들이도록 그 의욕을 북돋워 주어야 한다. 대다수의 국민이 참된 자유로 국사에 참여하도록 하는 국가 제도는 치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어느 나라든 그 국민의 현실 상황과 국가 권위에 필요한 힘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집단의 활동에 모든 국민이 쉽게 참여하게 하려면 이 집단들이 사람들을 이끌어들여 다른 이들에게 봉사하도록 만드는 가치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당연히 삶의 의미와 희망의 근거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사람들의 손에 인류의 미래 운명이 놓여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 ○ 32. 사람이 되신 말씀과 인간 연대
  • [사목헌장] 32. 하느님께서 인간을 혼자서 살아가도록 하지 않으시고 사회적 결합을 이루도록 창조하신 것처럼, 하느님께서는 또한 “사람들을 서로 아무런 연결도 없이 개별적으로 거룩하게 하시거나 구원하시려 하지 않으시고, 오직 사람들이 백성을 이루어 진리 안에서 당신을 알고 당신을 거룩히 섬기도록 하셨다.”13) 구원 역사의 시초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한 공동체의 지체로서 선택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에게 당신의 계획을 알려 주시고, 그들을 “내 백성”(탈출 3,7-12)이라 부르셨으며, 더 나아가서 이 백성과 더불어 시나이 산에서 계약을 맺으셨다.14)
  • 그러한 공동체적 특성은 예수 그리스도의 활동으로 성취되고 완성되었다. 바로 사람이 되신 말씀께서 인간의 운명에 동참하고자 바라셨기 때문이다. 가나의 혼인 잔치에 참석하시고, 자캐오의 집으로 내려가셨으며,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식사하셨다. 극히 평범한 세상사를 이야기하고 일상생활의 언어와 표상을 쉽게 활용하여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인간의 고귀한 소명을 보여 주셨다. 인간관계, 특히 사회생활의 근원이 되는 가정의 유대를 거룩하게 하시고 당신 조국의 법률을 자원하여 지키셨다. 당시 그 지역의 노동자 생활을 하고자 하셨다.
  • 설교하실 때에는 하느님의 자녀들에게 서로 형제로서 대접하라고 분명하게 명령하셨다. 기도하실 때에는 당신의 모든 제자가 하나 되기를 간청하셨다. 더욱이 그분께서는 만민의 구세주로서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 당신 자신을 바치셨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라고 사도들에게 명령하시어 인류가 하느님의 가족이 되고 사랑이 율법의 완성이 되게 하셨다.
  • 많은 형제들의 맏아들께서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 후에 당신을 믿음과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모든 사람 가운데에 당신 성령을 주시어 바로 당신의 몸 안에서, 곧 교회 안에서 새로운 형제적 친교를 이루게 하셨다. 그 안에서는 모든 이가 서로서로 지체를 이루고 주어진 여러 가지 은사에 따라 서로 봉사한다.
  • 이러한 연대는 완성되는 그날까지 언제나 증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날, 은총으로 구원된 사람들은 하느님과 형제 그리스도께 사랑을 받는 가족으로서 완전한 영광을 하느님께 드릴 것이다.
  • 제 3 장 전 세계의 인간 활동
  • ○ 33. 문제 제기
  • [사목헌장] 33. 인간은 자기 노력과 재능으로 자신의 삶을 더욱 폭넓게 발전시키려고 언제나 분투하여 왔다. 오늘날에는 특히 과학 기술의 도움으로 그 지배권을 거의 온 자연계로 확장하였고 또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 또 무엇보다도 국가들 사이의 수많은 교류 수단의 증가에 힘입어 인류 가족은 점차 전 세계의 한 공동체임을 자각하고 그렇게 되어 가고 있다. 그리하여 인간은 옛날에 특히 하늘의 힘에 기대하였던 많은 복을 오늘날에는 이미 자신의 노력으로 마련하게 되었다.
  • 이미 온 인류에게 번져 가는 이 거대한 노력 앞에서, 사람들 사이에 많은 물음이 일어나고 있다. 도대체 그러한 노력은 무슨 의미와 가치가 있는가?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사용하여야 하는가? 개인이나 사회의 노력은 무슨 목적을 성취하려고 하는가? 하느님 말씀의 유산을 지키며 거기에서 종교적 도덕적 분야의 원리를 길어 올리는 교회는, 언제나 각각의 문제에 대하여 즉각적인 답변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계시의 빛을 모든 이의 경험과 결합시켜 인류가 최근에 들어선 여정을 비추어 주고자 한다.
  • ○ 34. 인간 활동의 가치
  • [사목헌장] 34. 개인적 집단적 인간 활동, 곧 인간이 여러 세기를 거쳐 자신의 생활 조건을 개선하려는 저 거대한 노력 그 자체가 하느님의 계획에 부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것은 믿는 이들에게는 분명한 일이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은 땅과 그 안에 담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세상을 정의와 성덕으로 다스리며,1) 하느님을 만물의 창조주로 알고 자기 자신과 모든 사물을 하느님께 다시 바치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간은 만물을 다스려 하느님의 이름이 온 땅에 빛나게 하여야 한다.2)
  • 이 명령은 또한 모든 일상 활동과 관련된다. 실제로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마련하면서 사회에 적절히 봉사하도록 활동을 해 나가는 남자들과 여자들은 당연히 자기가 자신의 노동으로 창조주의 활동을 펼치고 자기 형제들의 이익을 돌보며 개인의 노력으로 하느님의 계획을 역사 속에서 성취시키는 데에 이바지한다고 여길 수 있다.3)
  •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인간이 자기 재능과 힘으로 만들어 낸 작품들을 하느님의 권능에 배치된다거나 이성적 피조물을 창조주의 경쟁자로 여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인류의 승리는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드러내는 징표이며 하느님의 헤아릴 수 없는 계획의 결실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인간의 능력이 커질수록 개인이든 공동체이든 인간의 책임도 더욱 확대된다. 여기에서 그리스도교 메시지가 사람들이 세계 건설을 외면하게 하거나 자기 동료들의 행복을 소홀히 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오히려 그러한 활동을 하도록 의무로써 더욱 단단히 붙들어 매고 있다.4)
  • ○ 35. 인간 활동의 규범
  • [사목헌장] 35. 인간 활동은 인간에게서 나오듯이 인간을 지향하고 있다. 실제로 인간은 일을 하면서 사물과 사회를 변화시킬 뿐 아니라 또한 자신을 완성시켜 나아가는 것이다. 많은 것을 배우고 자신의 능력을 기르며 자기를 벗어나 자기를 초월한다. 이러한 성장은, 바로 이해한다면, 모을 수 있는 외적 재산보다 훨씬 값진 것이다. 인간은 무엇을 소유하느냐보다 오히려 어떠한 존재이냐에 따라 가치를 지닌다.5) 마찬가지로, 더 큰 정의, 더 넓은 형제애, 사회관계에서 더 인간다운 질서를 확립하려고 하는 인간의 모든 행동이 기술의 발전보다 더 많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 진보에 물질적 바탕을 마련할 수 있지만 결코 그 자체만으로 인간 진보의 실현을 이끌어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인간 활동의 규범은 바로 하느님의 계획과 뜻에 따라 인류의 참행복에 부합하고 개인으로든 사회 속에 자리하든 인간에게 완전한 자기 소명의 계발과 성취를 허용하여야 하는 것이다.
  • ○ 36. 현세 사물의 정당한 자율성
  • [사목헌장] 36. 그러나 많은 현대인은 인간 활동과 종교의 더욱 밀접한 결합으로 인간이나 사회나 학문의 자율성이 침해당하지나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 현세 사물의 자율성을, 피조물과 사회 자체가 고유의 법칙과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인간이 점차 이를 분별하고 이용하고 안배한다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그와 같은 자율성을 요구하는 것은 전적으로 타당하다. 그것은 현대인이 요구하는 것일 뿐 아니라 창조주의 뜻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사실, 만물은 창조의 조건 자체에서 고유의 안정성과 진리와 선, 또 고유의 법칙과 질서를 갖추고 있으므로 인간은 이를 존중하여야 하고, 학문이나 기술의 각기 고유한 방법을 인정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모든 분야의 방법론적 탐구가 참으로 과학적인 방법으로 도덕 규범에 따라 이루어진다면 결코 신앙과 참으로 대립할 수 없을 것이다. 세속 사물이나 신앙의 실재는 다 똑같은 하느님에게서 그 기원을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6) 오히려 겸허하고 항구한 마음으로 사물의 비밀을 탐색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의식하지는 못하더라도, 만물을 보존하시고, 있는 그대로 존재하게 하시는 하느님의 손에 인도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학문의 정당한 자율성을 충분히 깨닫지 못하고, 어떤 때에는 바로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도 없지 않았지만, 거기에서 논쟁과 갈등을 일으켜 많은 사람이 신앙과 과학을 서로 배치되는 것으로 여기도록 만들었던 정신 자세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7)
  • 그러나 만일 ‘현세 사물의 자율성’이란 말이, 피조물들이 하느님께 의존하지 않는다거나 인간이 피조물을 창조주께 돌려 드리지 않고 멋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된다면, 하느님을 인정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러한 생각이 몹시 그릇된 것이라고 여기지 않을 수 없다. 창조주가 없으면 피조물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어떠한 종교이든 모든 신앙인은 언제나 피조물들의 언어 안에서 창조주의 현현과 목소리를 들어 왔다. 더욱이 하느님을 잊어버리면 피조물 자체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 ○ 37. 죄로 타락한 인간 활동
  • [사목헌장] 37. 또한 성경은, 역사의 경험과 일치하여, 인간 진보는 인간의 커다란 선익이지만 큰 유혹도 함께 가져다준다고 인류 가족에게 가르쳐 준다. 실제로 가치 질서가 뒤집히고 선과 악이 뒤섞여 사람들은 개인이든 집단이든 오로지 자기 것만을 헤아리고 남들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세상은 이미 참된 형제애의 자리가 되지 못하고, 인류의 증대된 힘은 벌써 인류 자체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한다.
  • 암흑의 세력에 대한 힘든 투쟁은 인류의 역사 전체를 관통하고 있으며, 이 투쟁은 태초부터 시작되어 주님의 말씀대로8) 마지막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 투쟁에 뛰어든 인간은 선을 고수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하느님의 도우시는 은총과 커다란 노력이 없으면 자기 자신 안에서 통일을 이룰 수 없다.
  •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교회는 하느님의 계획을 신뢰하며 인간 진보가 인간의 참행복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현세에 동화되지 마라.”(로마 12,2) 하신 사도의 말씀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없다. 곧 하느님과 인간에게 봉사하도록 안배된 인간 활동을 죄의 도구로 변질시키는 저 허영과 악의에 찬 정신을 따르지 말라는 것이다.
  • 누가 저 불행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리스도인은 그릇된 자기 사랑과 오만 때문에 날마다 위험을 겪고 있는 인간의 모든 활동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정화하고 완성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고백한다. 그리스도께 구원을 받고 성령 안에서 새사람이 된 인간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들을 사랑할 수 있고 또 사랑하여야 한다. 하느님께 그 피조물들을 받아, 이를테면 하느님의 손에서 나오는 것으로 여기고 존중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복을 내려 주신 분께 그 피조물에 대하여 감사하고 청빈과 자유의 정신으로 피조물을 사용하고 누리며,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자 같이 보이지만, 실은 모든 것을 소유한 사람으로서9) 세상의 진정한 소유자가 되는 것이다. “사실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입니다”(1코린 3,21-23).
  • ○ 38. 파스카 신비 안에서 완성된 인간 활동
  • [사목헌장] 38. 하느님의 말씀을 통하여 모든 것이 생겨났으며, 바로 그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인간의 땅에 머무르셨다.10) 하느님의 말씀은 “완전한 인간”으로서 세상의 역사 안으로 들어오셨고 그 역사를 당신 안에 받아들이시어 새롭게 재창조하셨다.11)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하느님은 사랑이시다.”(1요한 4,8) 하고 알려 주시며, 또한 인간 완성과 세계 개혁의 근본 법칙은 사랑의 새 계명이라고 가르치신다. 따라서 하느님의 사랑을 믿는 이들에게 사랑의 길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으며 보편 형제애를 이룩하려는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확신을 가지게 하신다. 동시에 이 사랑은 중대한 일만이 아니라 먼저 일상의 생활환경에서 힘써 실천하여야 한다고 권고하신다. 우리 모든 죄인을 위하여 죽음을 겪으시며12) 당신 표양으로 평화와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어깨에 육신과 세상이 지워 주는 십자가도 져야 한다고 우리를 가르치신다. 당신 부활로 주님이 되시어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으신 그리스도께서는13) 당신 성령의 힘으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이미 활동하고 계시며 다가올 세기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키실 뿐 아니라, 그 열망으로 인류 가족이 자신의 삶을 더욱 인간답게 만들고 온 땅을 이 목표에 이르게 하려는 간절한 희망을 일깨우시고 정화하시고 복돋워 주신다. 그러나 성령의 은혜는 여러 가지이다. 어떤 사람은 천상 생활에 대한 열망을 명백히 증언하여 인류 가족 안에 그 열망을 생생하게 간직하도록 부르시고, 또 어떤 사람은 인간들을 위한 현세적 봉사에 헌신하여 이 봉사로 하느님 나라의 바탕을 마련하도록 부르신다. 마침내 성령께서는 모든 사람을 해방시키시어, 자기 사랑을 버리고 지상의 모든 힘을 인간 생활로 끌어들여 인류 자체가 하느님께서 기꺼이 받으시는 제물이 될14) 미래를 향하여 성장하게 하신다.
  • 이 희망의 보증과 노자를 주님께서는 당신 제자들을 위하여 저 신앙의 성사 안에 남겨 주셨다. 이 성사 안에서 인간의 손으로 가꾼 자연 요소들이 영광스러운 성체와 성혈로 변화된다. 이 성사는 형제적 친교의 만찬이며 천상 잔치를 미리 맛보는 선취이다.
  • ○ 39. 새 땅과 새 하늘
  • [사목헌장] 39. 우리는 땅과 인류가 완성되는 때를 모르며,15) 우주 변혁의 방법도 알지 못한다. 죄로 이지러진 이 세상의 모습은 반드시 사라진다.16) 그러나 하느님께서 정의가 깃들이는 새로운 집과 새로운 땅을 마련하시리라는17) 가르침을 우리는 받고 있다. 그 행복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는 평화의 모든 열망을 채우고 또 넘칠 것이다.18) 그때에 죽음은 패배하고 하느님의 자녀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부활할 것이며, 허약하고 썩을 몸에 심겨진 것이 불멸의 옷을 입을 것이다.19) 사랑과 그 업적은 남을 것이며,20) 하느님께서 인간을 위하여 창조하신 저 모든 피조물이 허무의 종살이에서 해방될 것이다.21)
  •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면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22) 하는 경고를 우리는 듣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땅에 대한 기대가 이 땅을 가꾸려는 관심을 약화시켜서는 안 되고 오히려 그러한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이 땅에는 이미 새로운 세기의 어떤 밑그림을 제시하여 줄 수 있는 저 새로운 인류 가족의 몸이 자라고 있다. 따라서 현세 진보는 그리스도 왕국의 발전과 신중하게 구별되어야 하지만, 그 진보가 인간 사회의 더 나은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는 그만큼, 하느님 나라에 커다란 중요성을 지닌다.23)
  • 인간의 존엄과 형제적 친교와 자유의 가치들, 곧 우리 본성과 노력의 훌륭한 열매인 이 모든 것을 우리가 주님의 성령 안에서 주님의 명령에 따라 지상에 널리 전파한 다음, 그리스도께서 성부께 보편되고 영원한 나라, “진리와 생명의 나라요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이며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24)를 돌려 드릴 때에, 모든 때를 씻어 버리고 찬란하게 변모된 그 가치들을 다시 찾게 될 것이다. 이 지상에 그 나라는 이미 신비로이 현존하며, 주님께서 오실 때에 완성될 것이다.
  • 제 4 장 현대 세계 안의 교회의 임무
  • ○ 40. 교회와 세계의 상호 관계
  • [사목헌장] 40. 인간의 존엄, 인간 공동체, 인간 활동의 깊은 뜻에 대하여 우리가 말한 모든 것은 교회와 세계 관계의 토대와 더불어 그 상호 대화의 바탕을 이룬다.1) 그러므로 이 장에서는 이 공의회가 교회의 신비에 대하여 이미 발표한 모든 것을 전제로 하고, 이제 이 세계 안에 존재하고 세계와 더불어 살아가며 활동하는 그 동일한 교회를 고찰하여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 영원하신 성부의 사랑에서 나와,2) 시간 속에서 구세주 그리스도께 세워지고, 성령 안에서 하나로 모인3) 교회는 미래 세기에서만 완전히 성취될 수 있는 구원의 종말론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교회는 이미 여기 지상에 현존하고 있으며, 사람들로 곧 지상 국가의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사람들은 인류 역사 안에서 이미 하느님 자녀들의 가정을 이루고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언제나 그 가족을 불려 나가도록 부름 받고 있다. 또한 천상 보화로 결합되고 부요하게 된 이 가족은 그리스도에게서 “이 세상에 설립되고 조직된 사회로서”4) “가시적 사회적 결합의 적절한 수단도”5) 갖추고 있다. 이렇게 교회는 동시에 “가시적 집단인 동시에 영적인 공동체”6)로서 온 인류와 함께 걸어가 세계와 함께 동일한 지상 운명을 체험하고 있다. 교회는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쇄신되고 하느님의 가족으로 변화되어야 할 인류 사회의 누룩으로서 또 마치 그 혼처럼7) 존재한다.
  • 참으로 지상 국가와 천상 국가의 이러한 융합은 신앙으로써만 이해할 수 있고 인류 역사의 신비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인류 역사는 하느님의 자녀들의 영광이 완전히 드러날 때까지 죄로 어지럽혀질 것이다. 그러나 교회는 자기 고유의 구원 목적을 추구하며 인간에게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어 줄 뿐 아니라 그 생명의 빛을 어느 모로 온 세상에 되비추고 있다. 특히 인간의 존엄을 치유하고 향상시키며, 인류 사회의 결속을 강화하고, 인간의 일상 활동에 더욱 깊은 의미와 중요성을 부여함으로써 세상에 빛을 비춘다. 이렇게 교회는 그 구성원 각자와 온 공동체를 통하여 인류 가족과 그 역사를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 데에 많은 것을 이바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 그뿐 아니라, 가톨릭 교회는 이 똑같은 임무를 완수하는 데에 다른 그리스도 교회나 교회 공동체들이 협동하여 이바지하였고 이바지하고 있음을 기꺼이 인정하고 높이 평가한다. 동시에 교회는 복음의 준비에서 세계로부터, 개인이나 인간 사회의 역량과 활동으로부터 여러 모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굳게 확신한다. 교회와 세계에 어느 정도 공통된 영역에서 올바로 촉진하여야 할 이러한 상호 교류와 도움의 몇 가지 일반 원칙들을 제시한다.
  • ○ 41. 교회가 개인에게 주고자 하는 도움
  • [사목헌장] 41. 현대인은 자기 인격을 더욱 충만히 계발하고 날로 더욱 자기 권리를 찾아내고 주장해 나가는 도정에 있다. 그리고 인간의 궁극 목적이신 하느님의 신비를 밝혀 주는 것이 교회에 맡겨진 사명이므로, 교회는 동시에 인간에게 그 고유한 실존의 의미, 곧 인간에 대한 깊은 진리를 밝혀 준다. 참으로 교회는, 오로지 자신이 섬기는 하느님께서만 지상의 양식으로는 완전히 채워지지 않는 인간 마음의 가장 깊은 열망을 충족시켜 주심을 잘 알고 있다. 또한 인간은 끊임없이 성령의 격려를 받고 있으므로 결코 종교 문제에 온전히 무관심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이는 지나간 세기들의 경험뿐 아니라 우리 시대의 수많은 증언으로 입증되고 있다. 인간은 언제나 자기 인생의 의미, 자신의 활동과 자신의 죽음의 의미를 적어도 어렴풋이나마 알고자 갈망할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현존 자체가 이러한 문제들을 인간의 마음에 상기시켜 준다. 인간을 당신 모습으로 창조하시고 죄에서 구원하신 하느님 홀로 이러한 문제에 완전한 해답을 주신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되신 당신 아들 안에서 계시를 통하여 그 해답을 주신다. 완전한 인간이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더 인간답게 된다.
  • 이런 신앙에서 교회는 인간의 존엄을 온갖 견해의 변천에서, 예컨대 인간의 육체를 너무 업신여기거나 지나치게 드높이는 견해에서 보호할 수 있다. 어떠한 인간의 법률도 교회에 맡겨진 그리스도의 복음만큼 적절하게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보장해 줄 수는 없다. 이 복음은 하느님 자녀들의 자유를 알리고 선포하며 궁극적으로 죄에서 나오는 온갖 예속을 배척하고,8) 양심의 존엄과 그 자유 결정을 거룩히 존중하고, 인간의 모든 재능을 하느님에 대한 봉사와 인간의 행복을 위하여 배가시키라고 끊임없이 권고하며, 모든 사람을 모든 사람의 사랑에 맡긴다.9) 이는 그리스도교 경륜의 근본 법칙과 일치한다. 똑같은 하느님께서 창조주이시고 동시에 구세주이시며 또 인류 역사와 구원 역사의 주인이시지만, 바로 이 신적 질서 안에서 피조물 특히 인간의 정당한 자율성을 결코 없애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 존엄성 안에서 자율성을 회복시키시고 강화시키시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교회는 자신에게 맡겨진 복음의 힘으로 인간의 권리를 천명하고 이 권리를 어디에서나 증진하는 현대의 힘찬 움직임을 인정하고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이러한 운동은 복음 정신에 젖어들어, 온갖 그릇된 자율에서 보호되어야 한다. 우리는 하느님 법의 모든 규범에서 벗어날 때에 비로소 우리의 인간 권리가 완전히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유혹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존엄성이 보존되기는커녕 오히려 소멸되고 만다.
  • ○ 42. 교회가 인류 사회에 주고자 하는 도움
  • [사목헌장] 42. 인류 가족의 일치는 그리스도 안에 세워진 하느님 자녀들의 가족 일치로10) 더욱 튼튼해지고 완성된다.
  • 참으로 그리스도께서 당신 교회에 맡기신 고유한 사명은 정치, 경제, 사회의 질서에 있지 않다. 교회에 설정된 목적은 종교 질서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11) 그러나 바로 이 종교적 사명에서 하느님 법을 따라 건설되고 강화되어야 할 인간 공동체에 이바지할 수 있는 임무와 빛과 힘이 흘러 나온다. 또한 필요하다면, 시간과 장소의 상황에 따라 교회는 자선 사업이나 다른 위대한 활동처럼, 모든 사람을 위하여 특히 빈곤한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활동을 일으킬 수 있고 또 반드시 일으켜야 한다.
  • 더 나아가서 교회는 오늘날 사회 운동에서 발견되는 좋은 것은 무엇이든, 특히 일치를 향한 진보, 건전한 사회화 과정, 경제적 시민적 연합의 진전을 인정한다. 일치의 증진은 바로 교회의 가장 깊은 사명과 부합한다.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사와 같다. 교회는 곧 하느님과 이루는 깊은 결합과 온 인류가 이루는 일치의 표징이며 도구”12)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교회는 사회의 진정한 외적 일치가 정신과 마음의 일치에서, 곧 성령 안에서 그 일치를 결코 풀어질 수 없게 이루어 주는 저 믿음과 사랑에서 나온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 준다. 교회가 현대 인류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도 생활에서 실천되는 저 믿음과 사랑 안에 있는 것이지 순전히 인간적인 방법으로 행사하는 어떤 외적 지배에 있는 것이 아니다.
  • 그뿐 아니라, 교회는 그 사명과 본질의 힘으로 인류 문화의 어떤 특수 형태나 어떤 특정 정치, 경제, 사회 체제에 얽매이지 않는다. 바로 이 보편성 때문에, 여러 인간 공동체와 국가들이 교회를 신뢰하고 그 사명 완수를 위한 참된 자유를 실제로 인정하기만 하면, 교회는 그들 사이에서 가장 긴밀한 유대가 되어 줄 수 있다. 이러한 까닭에 교회는 자기 자녀들이 또한 모든 사람이 하느님 자녀들의 이러한 가족 정신으로 국가와 민족 사이의 온갖 갈등을 극복하고 인간의 정당한 연합체들에게 내적인 견고성을 부여하도록 권고한다.
  • 그러므로 인류가 만들었고 또 끊임없이 만들고 있는 극히 다양한 단체들에서 발견되는 참된 것, 좋은 것, 옳은 것은 무엇이든 이 공의회는 커다란 존경심을 가지고 바라본다. 더욱이, 교회에 소속되고 자신의 사명과 합치될 수 있는 한, 교회는 이 모든 단체를 도와주고 증진하기 바란다고 선언한다. 인간과 가정의 기본 권리와 공동선의 요구를 인정하는 어떠한 체제 아래에서든, 교회는 모든 사람의 행복에 봉사하면서 스스로 자유롭게 발전할 수 있는 것 말고 더 간절히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 43. 교회가 그리스도인들을 통하여 인간 활동에 주고자 하는 도움
  • [사목헌장] 43. 공의회는 그리스도인들이 천상 국가와 지상 국가의 시민으로서 복음의 정신에 따라 현세의 자기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자 노력하도록 권고한다. 여기에는 우리가 차지할 영원한 도성이 없고 앞으로 올 도성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13) 그 때문에 자기의 현세 의무를 소홀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진리에서 벗어나 있다. 그는 바로 신앙을 통하여 각자 부름 받은 그 소명에 따라 현세 의무를 더더욱 이행하여야14)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또 이와는 반대로, 종교 생활이란 다만 혼자서 하는 예배 행위와 어떤 도덕적 의무를 이행하는 것뿐이라고 여겨, 현세 활동은 종교 생활과 전혀 다르다는 듯이 스스로 현세 활동에 몰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똑같이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그들이 고백하는 신앙 사이의 저 괴리는 현대의 중대한 오류로 여겨야 한다. 이러한 추문은 이미 구약에서 예언자들이 격렬히 비난하였고15) 더 더욱이나 신약에서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중대한 벌로 경고하셨다.16) 따라서 한편으로 직업적 사회적 활동과 다른 한편으로 종교 생활을 서로 부당하게 대립시켜서는 안 된다. 자기의 현세 의무를 소홀히 하는 그리스도인은 이웃은 물론 바로 하느님에 대한 자기 의무를 소홀히 하고 또 자신의 영원한 구원을 위험에 빠트린다. 모름지기 그리스도인은 목수 일을 하셨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인간적, 가정적, 직업적, 학문적 또는 기술적 노력을 종교적 가치와 결부시켜 활력에 찬 하나의 종합을 이루어 자기의 온갖 현세 활동을 기꺼이 수행할 수 있다. 그 종교적 가치의 드높은 질서 아래에서 모든 것은 하느님의 영광을 지향하게 된다.
  • 세속의 직무와 활동은, 비록 배타적인 것은 아니지만, 평신도들의 고유한 영역이다. 그러므로 개인이든 집단이든 평신도들은 세상의 시민으로서 행동할 때에 각 분야의 고유한 법칙을 지켜야 할 뿐 아니라 그 분야에서 진정한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동일한 목적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기꺼이 협력하여야 한다. 신앙의 요구를 깨닫고 신앙의 힘을 갖추어 필요하다면 서슴없이 새로운 일을 창안하고 실천하여야 한다. 현세의 시민 생활에 하느님 법을 새기는 것은 이미 올바로 형성된 양심을 지닌 평신도들이 할 일이다. 그리고 평신도들은 사제들에게서 영적인 빛과 힘을 기대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평신도들은 자기 사목자들이 언제나 실제로 전문가들이어서 무슨 문제가 생기든 중대한 문제라도 구체적인 해결책을 즉각 내놓을 수 있다거나 또 이를 위하여 사목자들이 파견되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평신도들은 그리스도인의 지혜로 빛을 받아 교도권의 가르침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새기고17) 자기의 고유한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
  • 사물에 대한 그리스도교 가치관에 따라 어떤 환경에서 결정적인 해결책을 강구하여야 할 때가 자주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신자들은 똑같이 진지한 태도로 똑같은 일에 대하여 달리 판단할 것이다. 이런 일은 매우 자주 또 당연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여기저기에서 제시되는 해결책들을 많은 이들이 당사자들의 의도와 달리 쉽게 복음의 메시지와 결부시킬 때에는, 어느 누구도 그러한 사건에서 자기 의견을 위하여 배타적으로 교회의 권위를 주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언제나 진지한 대화를 통하여 서로 빛을 비추어 주도록 노력하며 서로 사랑을 간직하고 무엇보다도 공동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교회의 모든 생활에서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는 평신도들은 세상을 그리스도의 정신에 젖어들게 하여야 할 뿐 아니라, 모든 일에서 참으로 인간 사회 한복판에서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도록 부름 받고 있다.
  • 하느님의 교회를 지도할 임무가 맡겨진 주교들은 자기 신부들과 함께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선포하여 평신도들의 모든 지상 활동에 복음의 빛을 쏟아 부어야 한다. 또한 모든 사목자는 자신의 일상생활과 관심으로18) 세상에 교회의 모습을 보여 주고 거기에서 사람들은 그리스도교 메시지의 힘과 진리를 판단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수도자들과 평신도들과 더불어 삶과 말로, 교회는 그 안에 지닌 모든 은혜와 함께 자신의 현존만으로도 현대 세계에 절실히 필요한 저 덕행의 마르지 않는 샘이라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세상과 더불어 온갖 견해를 지닌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적절한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공의회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한다. “오늘날 인류는 갈수록 더욱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일치를 추구하고 있으므로, 더더욱 사제들은 주교들과 교황의 지도 아래에서 모든 힘과 노력을 모아 온갖 분열의 구실을 없애고 온 인류를 하느님 가족의 일치로 인도하여야 한다.”19)
  • 교회가 성령의 힘으로 자기 주님의 충실한 정배로 머물렀고 또 세상에서 구원의 표지가 되기를 결코 그친 적이 없다 하더라도,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교회는 성직자이든 평신도이든 그 구성원들 가운데에20) 하느님의 성령께 불충하게 살았던 자들이 없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다. 또한 우리의 이 시대에도 교회가 선포하는 메시지와 그리고 복음이 맡겨진 자들의 인간적인 나약함이 서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교회는 모르지 않는다. 이러한 결함에 대한 역사의 판단이 어떠하든, 우리는 그 잘못을 자인하고, 복음 전파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이를 단호히 극복하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회는 또한 세계와 자신의 관계를 발전시켜 가며 역사의 경험을 통하여 끊임없이 성숙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성령의 인도를 받아, 어머니인 교회는 끊임없이 자기 자녀들에게 “그리스도의 표지가 교회의 얼굴에서 더욱 찬란히 빛나도록 정화와 쇄신을 권고한다.”21)
  • ○ 44. 교회가 현대 세계에서 받는 도움
  • [사목헌장] 44. 교회를 역사의 사회적 실재로 또 그 누룩으로 인정하는 것이 세상에 도움이 되듯이, 바로 교회도 인류의 역사와 발전에서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 모르지 않는다.
  • 지난 여러 세기의 경험, 학문의 진보, 인간 문화의 다양한 형태 속에 숨어 있는 보화들은 인간 자신의 본성을 더욱 충만하게 밝혀 주고, 진리를 찾는 새로운 길을 열어 주며, 교회에도 도움이 된다. 교회는 그 역사의 시초부터 여러 민족들의 언어와 개념의 힘으로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표현하는 법을 익혔으며 또한 철학자들의 예지로 그 메시지를 설명하려고 노력하였다. 그것은 곧 모든 사람의 이해력과 지성인들의 요구에 가능한 한 복음을 적응시키려는 목적이었다. 계시된 말씀의 그러한 적응 선포는 언제나 모든 복음화의 법칙을 고수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 실제로 모든 나라에서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자기 나름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길러지고, 동시에 여러 민족 문화와 교회 사이의 활기찬 교류가 증진된다.22) 이러한 교류를 증진하기 위하여, 그 어느 때보다도 사물이 급속히 변동하고 사고방식이 매우 다른 현대에서, 특별히 교회는 믿는 이든 믿지 않는 이든 세상에 살면서 다양한 제도와 전문 분야에 정통하고 그 깊은 정신을 이해하는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느님의 백성 전체, 특히 사목자들과 신학자들의 소임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현대의 다양한 말을 경청하고 식별하고 해석하며 이를 하느님의 말씀에 비추어 판단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계시 진리가 언제나 더 깊이 받아들여지고 더 잘 이해되고 더욱 적절히 제시될 수 있다.
  • 교회는 참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치의 표징으로서 가시적 사회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인간 사회 생활의 발전으로 교회도 역시 부요해질 수 있고 또 부요해지고 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부여하신 구조에 무엇이 부족하여서가 아니라, 그 구조를 더 깊이 깨닫고 더 잘 표현하고 현대에 더 쉽게 적응시키려는 것이다. 교회는 그 공동체 안에서는 물론 각각의 자기 자녀들 안에서 온갖 계층이나 신분의 사람들로부터 여러 가지 도움을 받고 있음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깨닫고 있다. 가정, 문화, 경제, 사회, 정치의 국가적 국제적 차원에서 인간 공동체를 향상시키는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교회 공동체에, 그 공동체가 외부적으로 매여 있는 그만큼, 적지 않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교회는 교회를 반대하거나 박해하는 사람들의 반대 그 자체에서도 많은 이익을 얻었고 또 얻을 수 있다고 공언한다.23)
  • ○ 45. 알파와 오메가이신 그리스도
  • [사목헌장] 45. 교회가 스스로 세상을 도와주고 세상에서 많은 도움을 받으며 지향하는 단 하나의 목적은 곧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오고 온 인류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느님의 백성이 자신의 지상 순례 시간에 인류 가족에게 줄 수 있는 모든 선익은 교회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의 신비를 드러내면서 동시에 실천하는 “구원의 보편 성사”24)라는 바로 이 사실에서 흘러 나온다.
  • 하느님의 말씀을 통하여 모든 것이 생겨났고 그 말씀이 사람이 되신 것은 완전한 인간으로서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고 우주를 새롭게 재창조하시려는 것이었다. 주님께서는 인류 역사의 목적이시고 역사와 문명이 열망하는 초점이시며 인류의 중심이시고, 모든 마음의 기쁨이시며 그 갈망의 충족이시다.25) 성부께서는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시키시고 들어 높이시어 당신 오른편에 앉히시고 산 이와 죽은 이의 심판관으로 세우셨다. 그분의 성령 안에서 생명을 얻고 하나로 모인 우리는 인류 역사의 완성을 향하여 순례하고 있다. 이는 그분의 사랑과 계획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다.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이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워질 것이다(에페 1,10 참조).
  • 주님께서 친히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곧 간다. 나의 상도 가져가서 각 사람에게 자기 행실대로 갚아 주겠다. 나는 알파이며 오메가이고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시작이며 마침이다”(묵시 22,12-13).
  • 제 2 부 몇 가지 긴급 과제
  • ○ 46. 서론
  • [사목헌장] 46. 공의회는 인간의 존엄성이 어떠하고 또 인간이 전 세계에서 이행하도록 부름 받은 개인적 사회적 임무가 무엇인지 설명하였으므로, 이제 복음과 인간 경험에 비추어, 모든 사람의 마음을 인류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현대의 몇 가지 긴급 과제로 돌리고자 한다.
  • 오늘날 모든 사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많은 문제들 가운데에서 특히 혼인과 가정, 인간 문화, 경제-사회적 정치적 생활, 민족 간의 유대와 평화를 상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각각의 문제에 대하여 그리스도에게서 솟아 나오는 빛과 원리를 명백히 밝히고 이 빛으로 그토록 복잡다단한 문제들의 해결을 모색하도록 그리스도인들을 인도하고 모든 사람을 비추어 주고자 한다.
  • 제 1 장 혼인과 가정의 존엄성
  • ○ 47. 현대 세계의 혼인과 가정
  • [사목헌장] 47. 개인의 행복, 일반 사회와 그리스도교 사회의 안녕은 부부 공동체와 가정 공동체의 행복한 상태에 직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그 공동체를 중시하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오늘 이 사랑의 공동체를 보호하고 생명을 존중하며 부부와 부모가 그 숭고한 임무를 다하도록 도와주는 여러 가지 도움을 진지하게 반길 뿐 아니라 거기에서 더 좋은 혜택을 기대하며 이를 증진하고자 노력한다.
  • 그러나 이 제도의 존엄성이 어디에서나 똑같은 밝기로 드러나지는 못하고 있다. 중혼, 이혼의 만연, 이른바 자유 연애 또는 다른 기형으로 그늘이 졌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부부 사랑은 흔히 이기주의, 향락주의, 부당한 출산 거부로 더럽혀지고 있다. 더욱이 현대의 경제, 사회 심리, 정치 등의 생활 조건이 가정에 가볍지 않은 혼란을 미치고 있다. 끝으로, 세계의 일부 지역에서는 인구 증가로 생기는 문제들을 염려하고 있다. 이 모든 문제로 양심이 고뇌하고 있다. 그러나 혼인과 가정 제도의 가치와 힘은 현대 사회의 급격한 변화 자체가 거기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무릅쓰고 흔히 더 자주 여러 모양으로 이 제도의 진정한 특성을 드러내 준다는 데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 그러므로 공의회는 교회 가르침의 몇 가지 요체를 명확하게 밝혀 혼인 생활의 천부적 존엄성과 그 탁월하고 신성한 가치를 수호하며 증진하려고 노력하는 그리스도인들과 모든 사람을 비추어 주고 격려하고자 한다.
  • ○ 48. 혼인과 가정의 거룩함
  • [사목헌장] 48. 창조주께서 제정하시고 당신의 법칙으로 안배하신, 생명과 사랑의 내밀한 부부 공동체는 인격적인 합의로 맺은 결코 철회할 수 없는 계약으로 세워진다. 이렇게 부부가 자기 자신을 서로 주고받는 인간 행위로, 하느님께서 제정하신 견고한 제도가 사회 앞에 나타난다. 부부와 자녀와 사회의 행복을 지향하는 이 신성한 유대는 인간의 임의에 좌우되지 않는다. 하느님께서 바로 여러 가지 선과 목적을 지닌 혼인의 제정자이시다.1) 그 모든 것은 인류 존속, 가족 개인의 인격 향상과 영원한 운명, 가정 자체와 온 인류 사회의 존엄성과 안정성, 평화와 번영에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혼인 제도 자체와 부부 사랑은 그 본질적 특성으로 자녀의 출산과 교육을 지향하며, 그로써 마치 절정에 이르러 월계관을 쓰는 것과 같다. 따라서 혼인 계약으로 “둘이 아니라 한 몸”(마태 19,6)이 된 남자와 여자는 인격과 행위의 내밀한 결합으로 서로 도와주고 봉사하며, 또한 자신들이 이룬 일치의 의미를 체험하고 날로 더욱 충만하게 한다. 이 깊은 결합은 두 인격의 상호 증여로서, 자녀의 행복과 더불어 부부의 완전한 신의를 요구하며, 그들의 풀릴 수 없는 일치를 촉구한다.2)
  • 주 그리스도께서는 사랑의 신적 원천에서 솟아나고 당신과 교회의 일치를 그 모범으로 세우신 이 다각적인 사랑에 풍성한 복을 내려 주셨다. 일찍이 하느님께서 사랑과 신의의 계약으로 당신 백성을 만나러 오셨듯이,3) 이제 인간의 구원자이신 교회의 신랑께서4) 혼인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인 부부를 만나러 오신다. 그리스도께서는 이제부터 그들과 함께 머무르시며, 당신 친히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처럼5) 그렇게 부부도 서로 자신을 내어 주며 영원한 신의로 서로 사랑하도록 도와주신다. 진정한 부부 사랑은 하느님의 사랑 안으로 받아들여져 그리스도의 구속 능력과 교회의 구원 활동으로 다스려지고 풍요로워진다. 그리하여 부부는 효과적으로 하느님께 인도되고 부모의 숭고한 임무 수행에서 도움과 힘을 얻는다.6) 그러기에 그리스도인 부부는 그 신분의 의무와 존엄성을 위하여 특수한 성사로 견고하게 되고, 이를테면 축성된다.7) 이 성사의 힘으로 혼인과 가정의 임무를 수행하며, 온 삶을 믿음과 바람과 사랑으로 채워 주는 그리스도 정신에 젖어들어, 날로 더욱 자기완성과 상호 성화를 위하여, 또 그럼으로써 다 같이 영광을 위하여 나아간다.
  • 그러므로 부모들 자신이 솔선수범하고 가정 기도를 바치면 자녀들은 물론 집안에 함께 사는 모든 사람이 인격 완성과 구원과 성화의 길을 더욱 쉽게 찾을 것이다. 또한 부성과 모성의 존엄과 임무를 지닌 부부는 자녀 교육, 특히 종교 교육의 의무를 열심히 수행할 것이다. 교육은 그 누구보다도 먼저 부모의 의무이다.
  • 자녀들은 가정의 살아 있는 지체로서 그들 나름으로 부모의 성화에 이바지한다. 자녀들은 감사하는 마음의 애정과 효성과 신뢰로써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고, 부모를 역경과 노년의 고독에서 자녀의 도리로 봉양할 것이다. 혼인 성소의 지속성 안에서 굳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수절은 모든 사람에게 존경을 받을 것이다.8) 가정은 자신의 영적 보화를 또한 다른 가정들과 더불어 아낌없이 나눌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 가정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랑의 계약에 대한 표상이며 참여인 혼인에서 생겨나므로,9) 부부 사랑과 많은 자녀 출산과 일치와 신의로 또 모든 가족의 사랑과 협력으로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생생한 현존과 교회의 진정한 본질을 모든 사람에게 드러내 주어야 한다.
  • ○ 49. 부부 사랑
  • [사목헌장] 49. 하느님의 말씀은 약혼자들과 부부들에게, 순결한 사랑으로 약혼기를, 갈림 없는 사랑으로 부부 생활을 보호하고 증진하라고 거듭 권고한다.10) 많은 현대인들도 민족과 시대의 훌륭한 관습에 따라 여러 가지 모양으로 표현된 부부의 참된 사랑을 높이 평가한다. 그리고 이 사랑은 가장 인간적인 사랑으로서 자발적인 감정으로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지향하기 때문에 인간 전체의 행복을 다 포괄한다. 따라서 이 사랑은 몸과 마음의 표현을 특수한 품위로 풍요롭게 하고 또한 이 표현들을 부부 애정의 특수한 요소와 표시로 삼아 고귀하게 할 수 있다. 이 사랑을 주님께서는 특별한 은총과 사랑의 선물로 고쳐 주시고 채워 주시고 높여 주시기에 마땅하다고 여기셨다. 인간적인 사랑과 신적인 사랑을 결합시키는 이러한 사랑은 부부가 자유로이 서로 자기 자신을 내어 주고 이를 다정한 마음과 행동으로 드러내도록 이끌어 주며, 부부의 온 삶에 스며든다.11) 더 나아가서 이 사랑은 그 너그러운 실천으로 자라나고 완전해진다. 그러므로 이 사랑은 이기적으로 추구되고 가련하게 쉬이 꺼져 버리는 단순한 성애의 경향을 훨씬 초월한다.
  • 이 사랑은 혼인의 고유한 행위로 독특하게 표현되고 완성된다. 따라서 부부가 친밀하고 정결하게 서로 결합하는 행위는 아름답고 품위 있는 행위이다. 참으로 인간다운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그러한 행위는 상호 증여를 뜻하고 북돋우며, 기쁘고 고마운 마음으로 서로 풍요롭게 한다. 상호 신의로 보장되고 특히 그리스도의 성사로 거룩하게 된 이 사랑은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몸과 마음이 갈릴 수 없도록 충실한 것이며, 따라서 온갖 간음이나 이혼을 전혀 모르는 것이다. 또한 서로 완전한 사랑 안에서 인정되는 아내와 남편의 평등한 인격적 존엄으로, 주님께서 확고히 세우신 혼인의 단일성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그리스도인 소명의 의무를 항구히 수행하려면 뛰어난 덕행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부부는 거룩한 생활을 북돋워 주는 은총의 힘으로 확고한 사랑과 너그러운 마음과 희생정신을 끊임없이 닦고 또 기도로 간구할 것이다.
  • 만일 그리스도인 부부가 그들 사랑의 신의와 화합을 증언하고 자녀 교육에 뛰어난 열성을 보이며 혼인과 가정을 위하여 필요한 문화적, 심리적, 사회적 쇄신에 참여한다면, 진정한 부부 사랑은 더 높이 평가될 것이며 그에 대한 건전한 여론도 형성될 것이다. 젊은이들이 정결을 닦고 적절한 시기에 정숙한 약혼기를 거쳐 혼인에 이를 수 있도록, 부부 사랑의 존엄성과 그 임무와 행위에 대하여 특히 가정의 품 안에서 제때에 알맞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
  • ○ 50. 혼인의 풍성한 열매
  • [사목헌장] 50. 혼인과 부부 사랑은 그 본질상 자녀의 출산과 교육을 지향한다. 자녀들은 참으로 혼인의 가장 뛰어난 선물이며, 부모의 행복에 크게 이바지한다.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창세 2,18) 하시고 “처음부터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신’”(마태 19,4) 하느님께서 친히 당신의 창조 활동에 인간을 특별히 참여시키고자 바라시어, 남자와 여자에게 복을 내려 주시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라”(창세 1,28). 그러므로 진정한 부부 사랑의 실천과 거기에서 나오는 가정생활의 전체 구조는, 혼인의 다른 목적들을 뒤로 제쳐 두지 않고, 부부가 그들을 통하여 당신 가족을 날로 자라게 하시고 풍요롭게 하시는 창조주와 구세주의 사랑에 굳센 마음으로 협력하는 자세를 갖추도록 한다.
  • 인간 생명을 전달하고 교육하는 의무는 부부의 고유한 사명으로 여겨야 한다. 부부는 이 의무에서 자기들이 창조주 하느님의 사랑의 협력자이며 또한 그 사랑의 해석자라는 것을 안다. 따라서 인간으로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책임지고 자신의 임무를 다하며, 하느님을 공경하고 따르며 함께 의논하고 노력하여 바른 판단을 내릴 것이다. 자기 자신들의 행복과 아울러 이미 태어났거나 앞으로 태어날 자녀들의 행복을 위하여 힘쓰며, 시대와 생활 신분의 물질적 정신적 조건을 알아내고, 마침내 가정 공동체와 현세 사회와 교회 자체의 선익에 이바지하여야 한다. 이러한 판단은 부부 자신이 궁극적으로 하느님 앞에서 내려야 한다. 그리고 행동 방식에서 그리스도인 부부는 자기 멋대로 할 수 없으며, 하느님 법을 지키는 바로 그 양심을 언제나 따라야 하고, 그 법을 복음의 빛으로 참되게 해석하여 주는 교도권에 순종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저 하느님 법은 부부 사랑의 완전한 의미를 밝혀 주고 보호하며 참으로 인간다운 완성으로 이끌어 준다. 이렇게 하여 그리스도인 부부가 하느님의 섭리를 신뢰하고 희생정신을 배양하며12) 인간으로서 또 그리스도인으로서 적극적인 책임감으로 출산의 임무를 이행할 때에 창조주께 영광을 드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완덕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하느님께서 맡기신 임무를 다하는 부부들 가운데에서 지혜로운 공동 결정으로 더 많은 자녀들을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여 알맞게 교육하는 부부들을 특별히 상기하여야 한다.13)
  • 그러나 혼인은 출산만을 위하여 세워진 것이 아니다. 두 인격이 맺은 풀릴 수 없는 계약의 성격 자체와 자녀의 행복은 부부의 상호 사랑이 올바르게 표현되고 또 진보하고 성숙하도록 요구한다. 그러므로 가끔 간절히 바라는 자녀가 없더라도 혼인은 온 생애의 공동생활과 친교로서 지속되며, 그 가치와 불가해소성도 보존된다.
  • ○ 51. 부부 사랑과 인간 생명의 존중
  • [사목헌장] 51. 부부 생활을 조화롭게 영위하고자 하면서도 부부들이 가끔 어떠한 현대적 생활 조건에 묶여, 적어도 당분간은 자녀 수를 증가시킬 수 없고 충실한 사랑의 배양도 충만한 공동생활도 수월하게 유지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공의회는 알고 있다. 친밀한 부부 생활이 중단되면, 흔히 신의도 깨지기 쉽고 자녀의 행복도 허물어질 수 있다. 그러면 자녀 교육도, 자녀를 더 받아들이려는 용기도 흔들리기 때문이다.
  • 이 문제에 부당한 해결책을 감히 제시하고 더구나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교회는 생명 전달에 관한 하느님 법과 진정한 부부 사랑을 보장하는 하느님 법 사이에 실제로 모순이 있을 수 없음을 거듭 일깨운다.
  • 사실,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는 생명 보존이라는 숭고한 직무를 인간에게 맡기시어 인간 품위에 알맞은 방법으로 이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셨다. 그러므로 생명은 임신[受精] 순간부터 최대의 배려로 보호받아야 한다. 낙태와 유아 살해는 흉악한 죄악이다. 인간의 성적 본성과 생식 기능은 하등 생물보다 놀라우리만큼 탁월하다. 따라서 진정한 인간 존엄에 따라 이루어지는 부부 생활의 고유한 행위 자체는 커다란 경의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부부의 사랑과 생명 전달의 책임을 조화시키는 행동 방식의 도덕성은 순수한 의향이나 동기 평가에만 달린 것이 아니다. 그 도덕성은 인간의 본성과 그 행위의 본질에서 이끌어 낸 객관적 기준, 곧 참사랑이라는 맥락 안에서 상호 증여와 인간 출산의 온전한 의미를 보전하는 그러한 기준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이것은 부부가 순수한 마음으로 정덕을 닦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다. 이 원칙을 지켜야 할 교회의 자녀들은 산아 조절을 할 때에 하느님 법을 해석하는 교도권이 배척하는 방법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14)
  • 인간의 생명과 그 전달 임무는 현세에만 국한되고 또 현세에서만 측량되고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인간의 영원한 운명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분명히 알아야 하겠다.
  • ○ 52. 혼인과 가정의 행복을 도모하여야 할 모든 사람의 의무
  • [사목헌장] 52. 가정은 더욱 풍요로운 인간성을 기르는 한 학교이다. 충만한 가정생활을 이루고 그 사명을 다할 수 있으려면 다정한 마음의 친교와 부부의 화합 그리고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성실한 협력이 요구된다. 아버지의 적극적인 참여가 자녀 교육에 대단히 유익하다. 그러나 특히 어린 자녀들은 집안에서 어머니가 보살펴야 한다. 여성의 정당한 사회 진출이 경시되지 않으면서도, 어머니의 보호는 보장되어야 한다. 자녀들이 성년으로 자라 완전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성소를 따르거나 생활 신분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혼인할 때에는 도덕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행복한 상황에서 자기 가정을 이룰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젊은이들이 가정을 이룩할 때에 그들이 기꺼이 들을 수 있는 현명한 조언으로 그들을 인도하여 주는 것은 부모와 보호자들의 의무이다. 그러나 혼인이나 배우자 선택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강박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 이와 같이 가정은 여러 세대가 모여 서로 도와주며, 더 충만한 지혜를 얻고 개인의 권리를 사회생활의 다른 요구와 조화시키는 곳이므로, 가정은 사회의 기초를 이룬다. 그러므로 공동체와 사회 단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든 사람은 혼인과 가정의 증진을 위하여 효과적으로 이바지하여야 한다. 국가 권력은 혼인과 가정의 진정한 특성을 인정하고 보호하고 향상시키며 공중 도덕을 수호하고 가정의 번영에 이바지하는 것을 그 신성한 임무로 여겨야 한다. 자녀를 낳고 가정의 품 안에서 교육하는 부모의 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 불행히도 가정의 행복을 잃은 어린이들은 주도면밀한 입법과 다양한 사업으로 보호하고 적절한 도움으로 불행을 덜어 주어야 한다.
  • 그리스도인들은 주어진 기회를 살려15) 변화하는 유형한 것에서 영원한 것을 분별하여, 자기 생활의 증언으로 또 선의의 모든 사람과 협력하여 혼인과 가정의 가치를 열심히 증진하여야 하며, 이렇게 어려움을 이겨 내고 새 시대에 알맞은 편의와 필요한 도움을 가정에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한 목적을 이루는 데에는 신자들의 그리스도교 감각과 사람들의 올바른 도덕 의식과 거룩한 학문에 조예가 깊은 이들의 지혜와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여러 학문, 특히 생물학, 의학, 사회학, 심리학 등의 전문가들이 공동 연구로써 인간의 정당한 출산 조절의 다양한 조건을 도와주고 더 완전히 밝혀 내도록 노력한다면, 혼인과 가정의 행복에 또 양심의 평화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 가정 문제에 대한 적절한 지식을 갖추고, 부부들이 부부 생활과 가정생활에서 그 소명을 다하도록 하느님 말씀의 선포, 경신 전례와 다른 영적인 도움 등 여러 가지 사목 수단으로 도와주고, 어려움을 겪는 부부들을 친절과 인내로 격려하며 참으로 빛나는 가정이 이루어지도록 사랑으로 그들의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 사제들의 임무이다.
  • 여러 단체, 특히 가정 단체들은 젊은이들과 부부들, 주로 신혼 부부들을 이론과 행동으로 격려하며 그들에게 가정생활, 사회생활, 사도직 생활을 가르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 끝으로, 부부 자신도 살아 계시는 하느님의 모습이 되고 인간의 참된 질서 안에 세워져, 같은 마음과 같은 생각과 거룩함으로 서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16) 그리하여 생명의 근원이신 그리스도를17) 따르며, 자기 소명의 기쁨과 희생 안에서, 자신들의 충실한 사랑을 통하여, 주님께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세상에 보여 주신 저 사랑의 신비의18) 증인이 되어야 한다.
  • 제 2 장 문화 발전의 촉진
  • ○ 53. 서론
  • [사목헌장] 53. 인간은 오로지 문화를 통하여, 곧 자연의 재화와 가치를 개발하여 참되고 완전한 인간성에 이른다는 것이 바로 인격이 지닌 특성이다. 인간 생활이 다루어질 때마다 자연과 문화는 매우 밀접히 연결된다.
  • ‘문화’라는 말은 일반적인 의미로 인간이 정신과 육체의 다양한 자질을 연마하고 발전시키는 모든 수단을 가리킨다. 인간은 지식과 노동으로 지구를 다스리려고 노력하며, 가정과 온갖 시민 사회에서 관습과 제도를 발전시켜 사회생활을 더욱 인간답게 만들고, 마침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위대한 정신적 경험과 갈망을 자기 작품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며 보존하여 많은 사람들의 발전과 더 나아가 온 인류 발전에 이바지한다.
  • 여기에서, 인간 문화는 필연적으로 역사적 사회적 측면을 드러내고, ‘문화’라는 말은 흔히 사회학적 민족학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문화의 다원성을 말하게 된다. 실제로, 사물의 이용, 노동의 제공, 자기 표현, 종교의 실천과 관습의 형성, 입법과 법률 제도 제정, 학문과 예술의 증진, 그리고 아름다움을 가꾸는 다양한 방법에서 공동생활의 다양한 조건과 다양한 형태의 생활 가치 체계가 생겨나는 것이다. 이렇게 물려받은 제도에서 각기 인간 공동체 고유의 세습 자산이 형성된다. 또한 이렇게 특정한 역사적 환경이 이루어지고, 모든 민족과 시대의 사람이 그 환경으로 들어가, 거기에서 인간적 시민적 문화 증진을 위한 가치들을 길어 올린다.
  • 제 1 절 현대 세계의 문화 상황
  • ○ 54. 새로운 생활양식
  • [사목헌장] 54. 현대인의 생활 조건이 사회적 문화적 견지에서 급격히 변화되었으므로 인류 역사의 새 시대에 관하여 이야기할 수 있다.1) 거기에서부터 문화를 발전시키고 더 널리 확산시키는 새로운 길들이 열려 있다. 자연 인문 사회 과학의 엄청난 진보와 기술의 발달, 인간들이 서로 교류하는 통신 수단의 개발과 그 합리적인 조직이 이 새로운 길을 마련하였다. 여기에서 현대 문화가 지니는 특징은 이러하다. 정확하다고 하는 과학은 비판적 판단을 크게 신장하고, 심리학의 최근 연구는 인간 활동을 더욱 깊이 설명하며, 역사학은 사물을 그 변화와 진화의 각도에서 바라보도록 크게 이바지하고, 생활양식과 관습은 날로 더욱 동일해지고, 공동체 생활을 증진하는 산업화와 도시화와 다른 원인들이 새로운 형태의 문화(대중 문화)를 창출하며, 거기에서 새로운 사고방식, 새로운 행동 양식, 새로운 여가 활용 방법이 생겨나고, 여러 민족과 사회 집단 사이의 교류 증대로 다양한 형태의 문화적 보화가 모든 사람과 개인들에게 더 널리 개방되고, 이렇게 하여 다양한 문화의 개성을 보전하면 할수록 더욱더 인류의 일치를 증진하고 표현하는 더욱 보편적인 형태의 인간 문화가 마련되어 간다.
  • ○ 55. 문화의 창조자인 인간
  • [사목헌장] 55. 어느 집단이나 국가에서든 그 공동체 문화의 장인과 창조자가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의식하는 사람들의 수가 날로 더 많아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자율과 책임 의식이 더더욱 증대되고 있다. 그것은 인류의 정신적 도덕적 성숙을 위하여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진리와 정의 안에서 더 나은 세상을 이룩하여야 할 우리에게 부여된 임무와 세계 통합을 직시한다면 그것은 더욱 뚜렷해진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그 무엇보다도 자기 형제들과 역사에 대한 책임으로 인간이 정의되는 새로운 인본주의 탄생의 증인이 된다.
  • ○ 56. 문제와 임무
  • [사목헌장] 56.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 발전에 대한 자기 책임을 의식하는 사람이 더 높은 희망을 키우면서도 스스로 해결하여야 할 기존의 수많은 이율 배반을 괴로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 여러 집단과 국가 사이에서 진정하고 효과적인 대화를 이끌어야 할 빈번한 문화 교류가 공동체 생활을 어지럽히거나 선조들의 지혜를 무너뜨리거나 고유의 민족성을 위태롭게 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하여야 할 것인가?
  • 어떻게 하면 전통의 유산을 충실히 살리면서 새로운 문화의 활력과 확대를 촉진할 수 있을까? 이것은 과학 기술의 위대한 진보에서 생겨난 문화를, 다양한 전통에 따라 고전 연구로 자라나는 고유 문화와 조화시키려 할 때에 특별히 절박한 문제가 된다.
  •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는 개별 학문의 분화가 어떻게 그 종합의 필요성에 적응할 수 있으며, 또 지혜로 나아가는 명상과 경탄의 능력을 사람들 가운데에 보존하여야 할 필요성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
  • 전문가들의 문화가 언제나 드높아지고 복잡해져 가고 있는 이때에, 모든 사람이 세상에서 문화의 혜택에 참여하게 하려면,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 끝으로, 문화가 스스로 주장하는 자율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면서도, 순전히 현세적이고 더구나 종교 자체를 반대하는 인본주의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
  • 참으로 이러한 이율 배반의 한가운데에서도 오늘날 인류 문화는 완전한 인격을 올바로 계발하고 사람들의 임무 수행을 도와주도록 발전하여야 한다. 모든 사람은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하나의 인류 가족 안에서 형제로서 일치하여 자기 임무를 다하도록 부름 받고 있다.
  • 제 2 절 올바른 문화 발전의 원리
  • ○ 57. 신앙과 문화
  • [사목헌장] 57. 그리스도인들은 천상 도읍을 향한 나그네로서 저 위에 있는 것들을 찾아 맛들여야 한다.2) 그러나 더 인간다운 세상을 이룩하도록 모든 사람과 함께 협력하여야 할 임무의 중요성이 감소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대되는 것이다. 참으로 그리스도교 신앙의 신비는 저 임무를 더욱 열심히 이행하도록, 특히 인류 문화가 인간의 온전한 소명 안에서 드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이러한 활동의 충만한 의미를 찾도록 그리스도인들에게 확실한 동기와 도움을 준다.
  • 인간은 자기 손의 노동이나 기술의 힘으로 땅을 갈아 열매를 맺게 하고 온 인류 가족의 알맞은 거처로 만들며 사회 공동체 생활에 의식적으로 참여할 때에, 시간의 한처음에 드러난 하느님의 계획, 곧 땅의 지배와3) 창조의 완성이라는 계획을 실천하고 또 자기 자신을 완성하며, 동시에 자기 자신을 바쳐 형제들을 섬기라는 그리스도의 큰 계명을 지키게 된다.
  • 더 나아가서, 인간은 철학, 역사, 수학, 자연 과학 등 여러 학문에 전념하고 예술에 몰두할 때에 인류 가족이 진선미의 더 높은 이해와 보편 가치의 판단에 이르도록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이렇게 하여, 영원으로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시며 만물을 하느님과 함께 창조하시고 사람의 아들들과 함께 계시는 것이 즐거워 땅 위에서 뛰노시던 놀라우신 지혜에게서4) 인간은 더 밝은 빛을 받을 것이다.
  • 그로써 인간 정신은 사물의 노예 상태에서 더 자유롭게 되어, 더 쉽게 창조주를 경배하고 관상하도록 들어 높여질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인간 정신은 은총의 자극을 받아 하느님의 말씀을 인정하려는 자세를 갖추게 된다. 하느님의 말씀은 사람이 되시기 전부터 만물을 구원하시어 당신 안에서 새롭게 재창조하시고자 참빛으로서 이미 세상에 계셨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요한 1,9).5)
  • 분명히 현대 과학 기술의 진보는 그 방법의 힘으로 사물의 내밀한 이치까지는 파고들 수 없음에도 부당하게도 이 분야가 사용하는 연구 방법이 모든 진리 발견의 최고 척도인 것처럼 여길 때에, 어떤 현상론과 불가지론을 조장할 수 있다. 더구나 인간은 현대의 발명을 과신한 나머지 자만하여 더 이상 더 높은 것을 찾지 않게 될 위험도 있다.
  • 그러나 이러한 불행은 현대 문화에서 필연적으로 따라나오는 것이 아니며, 또 현대 문화의 긍정적 가치를 부정하려는 유혹으로 우리를 이끌어 들여서도 안 된다. 그 가치로는, 학문의 연구, 연구 조사에서 진리에 대한 엄정한 충실성, 기술 집단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동 노력의 필요성, 국제적 연대 의식, 원조와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들에 대하여 날로 더 생생해지는 전문가들의 책임 의식, 모든 사람에게, 특히 책임의 결여와 문화 빈곤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더 행복한 생활 조건을 만들어 주려는 의지 등을 들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복음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도록 어떤 준비를 하게 할 수 있으며, 그 준비는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분의 하느님 사랑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 ○ 58. 그리스도의 복음과 인간 문화의 복합적 관계
  • [사목헌장] 58. 구원의 메시지와 인간 문화 사이에는 여러 가지 관계가 있다. 하느님께서는 강생하신 아드님 안에서 당신을 완전히 보여 주실 때까지 당신 백성에게 당신을 계시하시면서 여러 시대에 그 고유한 문화에 따라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 마찬가지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교회도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선포하여 모든 백성에게 널리 전달하고 설명하며, 그 메시지를 연구하여 더 깊이 깨닫고, 전례 거행과 다양한 신자 공동체의 생활에서 이를 더 잘 표현하고자 다양한 문화의 소산을 활용하여 왔다.
  • 그러나 동시에 교회는 모든 시대 모든 지역의 모든 백성에게 파견되었으므로 어떠한 민족이나 국가에든, 또 어떠한 특정 풍속이나 고금의 어떠한 관습에도 불가분의 배타적 관계로 얽매이지 않는다. 고유의 전통을 간직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보편 사명을 의식하고 있는 교회는 여러 형태의 문화와 교류할 수 있으며 또 그 교류로 교회 자체도 여러 문화도 풍요로워진다.
  •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은 죄에 떨어진 인간의 생활과 문화를 줄곧 쇄신하고 언제나 위협적인 죄의 유혹에서 흘러 나오는 오류와 악을 극복하며 제거한다. 또 민족들의 도덕을 끊임없이 정화하고 승화시킨다. 모든 시대 모든 민족의 정신적 특성과 자질을, 마치 내면으로부터 하듯이, 천상 재화로 풍요롭게 하고 강화하고 완성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한다.6) 이렇게 교회는 그 고유의 임무를 수행함으로써7) 이미 그 자체로 인간적 시민적 문화를 촉진하고 그 문화에 공헌하며, 자신의 활동으로, 전례 행위로도, 인간의 내적 자유를 길러 준다.
  • ○ 59. 다양한 문화 형태의 조화
  • [사목헌장] 59. 위에서 말한 이유로, 문화는 인간의 전인적 완성과 온 인류 사회와 공동체의 행복을 지향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교회는 모든 사람에게 상기시킨다. 그러므로 경탄, 내적 이해, 관상, 인격적 판단 형성, 종교적 도덕적 사회적 의식 계발의 능력이 증진되도록 정신을 계발하여야 한다.
  • 문화는 인간의 이성적 사회적 성격에서 직접 흘러 나오는 것이므로 자기 발전을 위한 정당한 자유를 끊임없이 요구하며, 고유 원리에 따른 정당한 자율 행동의 권리를 요구한다. 그러므로 문화는 마땅히 존중을 받아야 하며, 공동선의 한계 안에서 특수 집단이든 일반 사회든 공동체와 개인의 권리가 보장되는 한, 어떤 불가침성을 누리는 것이다.
  • 거룩한 공의회는 제1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을 상기하면서, 신앙과 이성이라는 구별되는 “두 가지 인식 영역이 있다.”고 선언하며, 분명코 교회는 “인간 예술과 학문의 문화가 자기 분야에서 고유한 원리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따라서 “이 정당한 자유를 인정하며” 인간 문화, 특히 학문의 정당한 자율성을 천명한다.8)
  • 이 모든 것은 또한 인간이 도덕 질서와 공익을 지키는 한, 자유로이 진리를 탐구하고 자기 의견을 표현하고 전파하며 어떠한 예술이든 연마할 수 있고 또 공적 사건들도 진실대로 더 잘 알게 되기를 요구한다.9)
  • 공권력의 임무는 인간 문화 형태의 고유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름지기 모든 사람 가운데에, 소수 민족들 가운데에서도 문화생활을 증진할 수 있는 조건과 수단을 강구하는 그것이다.10)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문화가 제 목적에서 벗어나 정치 권력이나 경제 세력에 강제로 예속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 제 3 절 문화에 관한 그리스도인의 몇 가지 긴박한 임무
  • ○ 60. 문화 혜택에 대한 모든 사람의 권리 인정과 그 실현
  • [사목헌장] 60. 지금은 많은 사람들을 무지의 불행에서 해방시켜 줄 능력이 주어져 있으므로, 인종, 성별, 국적, 종교나 사회적 신분의 차별 없이, 인간 존엄에 부합하는 인간적 시민적 문화에 대한 모든 사람의 권리가 경제나 정치에서 국가적으로나 국제적으로 세계 어디에서나 인정되고 실현되도록 근본적인 결단을 내리는 끈질긴 노력은 우리 시대에 특히 그리스도인들에게 매우 당연한 의무이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에게 풍부한 문화의 혜택이 충분히 주어져야 하며, 특히 많은 사람들이 문맹이나 책임 있는 활동의 결여로 공동선을 위하여 참으로 인간다운 협력을 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이른바 기본적인 문화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주어져야 한다.
  • 그러므로 재능의 힘이 미치는 사람들은 더 높은 연구 단계로 오를 수 있도록 매진하여야 하고, 이렇게 하여 가능한 대로 인간 사회 안에서 자기 재능과 경험 지식에 어울리는 임무와 직책을 맡아 봉사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11) 이렇게 어떠한 사람이든 어느 민족의 사회 집단이든 자기의 자질과 전통에 상응하는 문화생활의 충만한 발전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 더 나아가서, 모든 사람이 문화에 대한 권리를 자각하고 자기를 계발하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할 의무도 지고 있음을 깨닫도록 힘껏 노력하여야 한다. 사람들의 문화 추구를 가로막고 문화 열정을 없애 버리는 생활 조건과 노동 조건이 언제든 상존하기 때문이다. 특히 농어민들과 노동자들의 처지가 그러하므로, 그들의 인간 문화를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증진하는 그러한 노동 조건을 제공하여야 한다. 이제는 여성들이 거의 모든 생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마땅히 여성들은 고유한 특성에 따라 자기 역할을 완전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성 고유의 필요한 문화생활 참여를 인정하고 증진하는 것이 모든 사람의 의무이다.
  • ○ 61. 전인 교육
  • [사목헌장] 61. 여러 분야의 지식과 예술을 종합한다는 것은 과거에 비해 현대에는 더욱 어려워졌다. 실제로 문화를 이루는 요소들의 집단과 다양성이 증가하고, 동시에 그것을 파악하고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개인의 능력은 감소되어, ‘보편적 인간’의 모습은 갈수록 더욱더 사라져 간다. 그러나 지성, 의지, 양심, 형제애의 고상한 가치를 지닌 전인격의 균형을 유지할 의무는 모든 사람에게 남아 있다. 그 가치들은 모두 창조주이신 하느님께 그 근거를 두고 그리스도 안에서 놀랍게 회복되고 승화된 것이다.
  • 이러한 교육의 모체와 양육 기관은 먼저 가정이다. 가정에서 사랑으로 기르는 자녀들은 사물의 바른 질서를 더 쉽게 배워 익히고, 건실한 형태의 인간 문화가 자라나는 젊은이들의 정신으로 이를테면 자연스럽게 젖어들게 된다.
  • 현대 사회에는 이러한 교육을 위한 좋은 기회들이 있다. 특히 서적의 광범한 보급과 새로운 문화적 사회적 교류 수단들은 보편 문화를 촉진할 수 있는 기회들이다. 실제로 도처의 노동 시간 단축은 많은 사람들에게 날로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한다. 여가는 정신의 휴식을 위하여 또 몸과 마음의 힘찬 건강을 위하여 바르게 선용되어야 한다. 자유로운 활동이나 연구로, 인간의 재능을 계발하고 상호 이해로 인간을 풍요롭게 하는 다른 지역의 여행(관광)으로, 또한 공동체 안에서도 정신 균형을 유지하고 어떠한 신분이나 국적 또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형제 관계를 맺는 데에 도움을 주는 운동이나 경기를 통하여 여가를 선용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현대의 고유한 문화 행사나 집단 활동이 인간적이고 그리스도교적인 정신에 젖어들도록 협력하여야 한다.
  • 그러나 이 모든 혜택도 인간을 위한 문화와 학문의 의미에 대하여 깊은 물음을 소홀히 한다면, 온전한 자기 계발을 위한 인간 교육을 이루어 낼 수 없다.
  • ○ 62. 문화와 그리스도교 교육의 조화
  • [사목헌장] 62. 교회는 문화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으나, 경험이 보여 주듯이, 문화와 그리스도교 교육의 조화는 우연한 사정으로 언제나 어려움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 이러한 어려움들은 반드시 신앙생활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신앙을 더 정확히 더욱 깊이 이해하도록 정신을 자극할 수도 있다. 사실 과학, 역사학, 철학의 최근 연구와 발견은 새로운 문제들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 문제들은 실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신학자들에게도 새로운 연구를 요구한다. 그뿐 아니라 신학자들은 또한 신학의 고유한 방법과 요구를 따르면서도 언제나 동시대인들에게 교리를 전달하는 더 적절한 방법을 찾도록 요청받고 있다. 신앙의 유산인 진리 자체와 그 진리를, 물론 동일한 의미와 동일한 의도로, 표현하는 방법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12) 사목에서는 신학 원리뿐 아니라 일반 학문, 특히 심리학과 사회학의 발견들을 충분히 인식하고 활용하여, 신자들을 또한 더 순수하고 더욱 원숙한 신앙생활로 인도하여야 한다.
  • 문학과 예술도 그 나름대로 교회 생활을 위하여 중요하다. 인간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고 완성하려는 시도에서 인간 본연의 특성과 인간의 문제와 경험을 배우려고 노력하며, 역사와 전 세계 안에서 인간의 자리를 찾고 인간의 불행과 기쁨, 욕망과 능력을 밝히고 인간의 더 나은 운명을 그리려고 힘쓰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여 문학과 예술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여러 모양으로 표현되는 인간 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다.
  • 그리고 그러한 예술인들은 자신의 활동이 교회에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을 깨닫고 정연한 자유를 누리며 그리스도인 공동체와 더욱 원활한 관계를 맺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또한 여러 민족과 지역의 특성에 따라 우리 동시대인들에게 적합한 새로운 예술 형태를 교회는 인정하여야 한다. 또 그 표현 방법이 적절하고 전례의 요구에 부합하여 인간의 마음을 하느님께 드높여 주는 것이라면 지성소에 받아들여야 한다.13)
  • 이로써 하느님 인식이 더 잘 드러나며, 복음 선포가 인간 지성에 더욱 명백해지고 인간 조건에 마치 내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 그러므로 신자들은 동시대 사람들과 매우 친밀하게 살며 문화를 통하여 표현되는 그들의 사고방식과 감각을 완전히 파악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새로운 학문과 이론은 물론 신발명의 지식을 그리스도교 도덕과 교리 교육에 결부시켜, 그리스도인들의 신앙 실천과 도덕 정신이 과학 지식과 날마다 진보하는 기술과 함께 보조를 맞추어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그리스도인들이 모든 사물을 온전한 그리스도교 정신으로 평가하고 해석할 수 있다.
  • 신학교나 대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다른 학문에 출중한 사람들과 함께 힘과 뜻을 합쳐 협력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신학 연구는 동시에 계시 진리의 깊은 지식을 추구하면서, 다양한 학문을 연마한 사람들이 더욱 완전한 신앙 지식을 가지게 도와줄 수 있도록, 동시대와 교류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공동 활동은 하느님과 인간과 세계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우리 동시대인들이 더욱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성직자들의 양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14) 더욱이 많은 평신도들이 적절한 신학 교육을 받고, 그 가운데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신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더욱 깊이 발전시키기를 바란다. 성직자이든 평신도이든 신자로서 자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연구와 사색의 정당한 자유를 인정하여야 하며, 전문 지식을 갖춘 분야에서 자기 의견을 겸허하고 용기 있게 밝힐 수 있는 자유를 인정하여야 한다.15)
  • 제 3 장 경제 사회 생활
  • ○ 63. 경제생활의 몇 가지 측면
  • [사목헌장] 63. 경제 사회 생활에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그 온전한 소명, 사회 전체의 선익은 존중되고 증진되어야 한다. 인간이 모든 경제 사회 생활의 주체이며 중심이고 목적이기 때문이다.
  • 현대의 경제는, 사회생활의 다른 분야와 다르지 않게,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력 증대, 시민과 집단과 민족 사이의 더욱 긴밀하고 강력한 관계와 상호 의존, 정치 권력의 더욱 빈번한 개입으로 특징지어진다. 동시에 생산 방법, 재화와 서비스의 교류가 진보함으로써 경제는 인류 가족의 증대된 요구를 더 잘 채워 줄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 되었다.
  • 그러나 불안의 이유가 없지 않다. 특히 경제적으로 발전한 지역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마치 경제에 지배를 받는 것처럼 보이며, 그들의 개인 생활과 사회생활은 거의 모두 어떤 경제 만능주의 정신에 물들어 있다. 그것은 집단 경제를 선호하는 국가에서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이다. 경제생활의 발전이 합리적으로 또 인간답게 지도되고 조정되기만 하면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바로 이 시대에, 때로는 더 자주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또 어떤 곳에서는 힘없는 사람들의 사회적 조건을 퇴보시키고 가난한 사람들을 무시하는 쪽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거대한 군중은 아직도 생활 필수품이 전혀 없는데, 어떤 사람들은 저개발 지역에서도 호화롭게 살며 재화를 낭비하고 있다. 사치와 빈곤이 함께 있다. 소수가 막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만, 다수는 자발적으로 책임 있게 행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가운데 흔히 비인간적인 생활 조건과 노동 조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 유사한 경제적 사회적 균형의 결여는 농업, 공업, 서비스업 사이에서, 그리고 한 동일 국가의 여러 지역 사이에서도 드러난다. 경제적으로 더 많이 발전한 나라들과 다른 나라들 사이의 대립이 날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그것은 세계 평화 자체에 대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
  • 현대인의 양심은 이러한 불평등을 날로 더욱 생생하게 절감하고 있다. 그것은 현대 세계가 누리고 있는 더욱 광범한 기술력과 경제력이 이 불행한 사태를 시정할 수 있고 또 시정하여야 한다고 확신하는 까닭이다. 여기에서 경제 사회 생활의 수많은 개혁이 요구되고, 모든 사람에게 자세와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를 위하여 교회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개인 생활과 사회생활은 물론 국제 생활에 관하여 바른 이성이 요구하는 정의와 평등의 원리를 복음의 빛으로 밝혀 왔으며, 특히 최근에 와서 이를 발전시켰다. 거룩한 공의회는 특히 경제 발전의 요청을 감안하고 현대의 상황에 따라 이 원리들을 강화하여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1)
  • 제 1 절 경제 발전
  • ○ 64. 인간에게 봉사하는 경제 발전
  • [사목헌장] 64. 과거 어느 때보다도 오늘날, 인구 증가에 대비하고 인류의 증대하는 소망을 충족시키도록 농업과 공업의 생산 증가와 서비스 향상을 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기술 발전, 혁신 정신, 기업 설립과 확장 노력, 생산 방법의 적응, 모든 생산 종사자의 끊임없는 노력, 곧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모든 요소를 촉진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산의 근본 목적은 단순한 생산품의 증가 또는 이익이나 지배가 아니라 오로지 인간에 대한 봉사이다. 곧 인간의 물질적 필요와 지성적, 도덕적, 정신적, 종교적 생활의 요구를 다 고려하는 참으로 전인에 대한 봉사이다. 인간이란 모든 개인과 모든 인간 집단과 모든 인종과 세계 모든 지역 사람들을 말한다. 따라서 경제 활동은 고유의 방법과 법칙에 따라 도덕 질서의 경계 안에서2)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이 성취되도록 이루어져야 한다.3)
  • ○ 65. 경제 발전에 대한 인간의 통제
  • [사목헌장] 65. 경제 발전은 인간의 통제 아래 머물러야 한다. 과도한 경제력을 가진 소수의 강자나 그러한 강자 집단의 전제에 맡기거나 한 정치 단체나 어떤 강대국들의 전제에 맡겨서는 안 된다. 그와 반대로 각계 각층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또 국제 관계에서는 모든 국가가 경제 진로에 적극 참여하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개인이나 임의 단체들의 자발적 활동은 공권력의 노력과 조화를 이루고 또 적절히 밀접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 경제 성장도 각 개인의 이른바 기계적 경제 활동 과정에만 맡기거나 공권력에만 내맡겨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그릇된 자유를 빙자하여 필요한 개혁을 가로막는 이론은 물론 생산 집단 조직을 앞세워 개인과 단체의 기본 권리를 무시하는 이론의 오류를 밝혀야 한다.4)
  • 그 밖에도 시민들은 자기 공동체의 진정한 발전을 위하여 자기 능력대로 기여하는 것이 자신의 권리이며 의무임을 상기하여야 하고, 국가 권력도 이를 인정하여야 한다. 특히 모든 자원을 긴급히 활용하여야 할 경제적 저개발 지역에서 자기 자원을 비생산적으로 방치하여 두거나 또는, 개인의 이주 권리는 인정하더라도, 자기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물질적 정신적 원조를 거부하는 자들은 공동선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다.
  • ○ 66. 제거되어야 할 엄청난 경제 사회적 격차
  • [사목헌장] 66. 정의와 평등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개인의 권리와 각 민족의 고유한 특성을 존중하면서 흔히 개인적 사회적 차별과 결부되어 증대하고 있는 기존의 엄청난 경제적 불평등을 더 빨리 제거하도록 줄기차게 노력하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많은 지역에서는, 농산물의 생산과 판매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의 특수한 문제를 고려하여 농민들이 생산과 판매를 증대시키고 필요한 개량과 혁신을 도입하고 정당한 소득을 얻어, 흔히 그러하듯 하등 국민 상태에 머물러 있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농민 자신들, 특히 젊은이들은 스스로 전문 지식을 익히도록 열심히 노력하여야 한다. 전문 기술이 없으면 농업 발전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5)
  • 정의와 평등은 또한 경제 발전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유동성을 제대로 조절하도록 요구한다. 그렇게 하여 개인 생활과 가정생활이 불확실해지고 불안해지지 않게 하여야 한다. 민족과 지역의 경제 발전을 위하여 자기 노동으로 이바지하고 있는 타국이나 타지역 출신 노동자들과 관련하여, 보수나 노동 조건에서 온갖 차별을 힘껏 막아야 한다. 더 나아가서 모든 사람은, 특히 공권력은 그들을 단순한 생산 도구가 아니라 인간으로 여겨야 하며, 가족들을 그들 곁에 불러 합당한 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현지 민족이나 지역의 사회생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어야 한다. 그러나 되도록 자기 지역에서 일터가 마련되어야 한다.
  • 오늘날 급변하고 있는 경제에서, 곧 이를테면 자동화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 사회에서 모든 사람에게 충분하고 적합한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적절한 직업 기술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또한 특히 질병과 노령으로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생계와 인간 존엄을 안전하게 보장하여야 한다.
  • 제 2 절 경제 사회 생활 전체를 지배하는 몇 가지 원칙
  • ○ 67. 노동, 노동 조건, 여가
  • [사목헌장] 67. 재화를 생산하고 교환하고 경제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간 노동은 경제생활의 다른 요소들보다 우월하다. 다른 요소들은 오로지 도구라는 성격을 지니기 때문이다.
  • 이 노동은 자가 노동이든 다른 사람에게 고용된 노동이든 직접 인격에서 나오는 것이며, 마치 자기 도장을 찍듯이 자연의 사물에 자기 모습을 새기며, 자기 의지로 사물을 다스린다. 인간은 일반적으로 자기 노동을 통하여 자신과 가족의 생활을 유지하고, 자기 형제들과 결합되고 형제들에게 봉사하며,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고, 하느님의 창조를 완성하기 위하여 협력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노동을 하느님께 봉헌함으로써 인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활동에 동참하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나자렛에서 손수 노동을 하심으로써 노동에 드높은 품위를 부여하셨다. 여기에서 충실히 노동하여야 할 의무와 노동에 대한 권리가 모든 사람에게 생겨난다. 사회는 실제 환경에 따라 그 나름대로 시민들이 충분한 노동의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끝으로, 노동의 보수는 각자의 임무와 생산성은 물론 노동 조건과 공동선을 고려하여 본인과 그 가족의 물질적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생활을 품위 있게 영위할 수 있도록 제공되어야 한다.6)
  • 경제 활동은 대부분 사람들의 결합 노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어느 노동자에게든 손해가 되도록 경제 활동을 조직하고 규제하는 것은 부당하고 비인간적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 시대에 노동자들이 어느 모로 자기 노동의 노예가 되어 버리는 일이 더 자주 일어난다. 이것은 이른바 경제 법칙으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므로 생산 노동의 전 과정이 인간의 필요와 생활 방식에 그 무엇보다도 가정생활에 알맞아야 하고, 특히 가정 주부와 관련하여 그러하지만, 언제나 성별과 연령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뿐 아니라 노동자들이 바로 노동을 통하여 자기 역량과 인격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노동자는 마땅한 책임감을 가지고 자기 시간과 힘을 노동에 바쳐야 하지만, 가정, 문화, 사회, 종교 생활을 영위하기에 충분한 휴식과 여가를 모든 이가 누려야 한다. 또한 직업 노동으로는 어쩌면 거의 계발할 수 없는 재능과 역량을 자유로이 계발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 ○ 68. 기업 참여, 세계 경제 구조 참여, 노동 쟁의
  • [사목헌장] 68. 경제 기업 안에서 인간이, 곧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자유롭고 자율적인 인간들이 서로 결합된다. 그러므로 자본주, 고용주, 경영자, 노동자 들이 각자의 임무에 따라 활동 방향의 필요한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적절히 규정된 방법으로, 기업 경영에 대한 모든 사람의 적극적인 참여가 촉진되어야 한다.7) 그러나 흔히 노동자들과 그 자녀들의 미래 운명을 좌우하는 경제적 사회적 조건의 결정이 기업 자체가 아니라 더 높은 차원의 상부 기구에서 이루어지므로 노동자들도 또한 자신이나 자유로이 선출한 대표를 통하여 이러한 결정에 참여하여야 한다.
  • 노동자들이 참으로 노동자들을 대표하고 경제생활의 올바른 질서 수립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단체를 자유로이 결성할 권리, 또한 보복의 위험 없이 단체 활동에 자유로이 참여할 권리는 인간의 기본권으로 인정하여야 한다. 이 같은 정연한 참여와 더불어 경제적 사회적 훈련을 쌓아 가면, 모든 사람에게서 자기 임무와 책임에 대한 의식이 날로 더욱 강화되고, 그러한 의식으로 각자 자기 능력과 적성에 따라 모든 경제적 사회적 발전과 세계 공동선을 실현하는 동료임을 자각하게 될 것이다.
  • 경제적 사회적 분쟁이 생길 때에는 그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언제나 가장 먼저 당사자들 사이의 성실한 대화에 의지하여야 한다. 그러나 파업은 오늘날의 상황에서도 노동자들의 고유한 권리를 수호하고 그들의 정당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최후의 수단이기는 하지만, 필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조속히 협상과 화해의 대화를 다시 시작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 ○ 69. 모든 사람을 위한 지상 재화
  • [사목헌장] 69. 하느님께서는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모든 사람과 모든 민족이 사용하도록 창조하셨다. 따라서 창조된 재화는 사랑을 동반하는 정의에 따라 공정하게 모든 사람에게 풍부히 돌아가야 한다.8) 다양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민족들의 합법적인 제도에 적용된 소유권의 형태가 어떠하든, 언제나 재화의 이 보편적 목적을 명심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저 재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합법적으로 소유하는 외적 사물을 자기 사유물만이 아니라 공유물로도 여겨야 하며, 그러한 의식에서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익을 줄 수 있어야 한다.9) 그리고 또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 자신과 자기 가족을 위하여 재화의 충분한 몫을 가질 권리가 있다. 교부들과 교회 학자들도 이렇게 생각하고, 사람들은 가난한 이들에게 쓰고 남은 것만을 주지 말고 참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가르쳤다.10) 극도의 궁핍 속에 사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재산에서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취득할 권리를 가진다.11) 무수한 사람들이 세계에서 굶주림에 짓눌려 있으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모든 개인과 정부에 촉구한다. “굶주림으로 죽어 가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주지 않으면 그대가 죽이는 것이다.”고12) 한 교부들의 말씀을 상기하여, 각자의 능력대로 자기 재화를 참으로 나누어 주고, 특히 개인이나 민족이 스스로 돕고 발전할 수 있도록 원조하여야 한다.
  • 경제적으로 덜 발전한 사회에서는 드물지 않게 재화의 공동 목적이 부분적으로 공동체 고유의 관습과 전통을 통하여 충족되고 구성원 각자에게 절실히 필요한 재화가 제공된다. 그러나 어떤 관습이 이미 현대의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데도 이를 전혀 불변하는 것으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 훌륭한 관습을 거슬러 슬기롭지 못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 관습은 현대 환경에 적절히 적응되기만 하면 여전히 매우 유익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많이 발전한 나라에서는 보험과 보장을 위한 사회 제도의 어떤 조직이 재화의 공동 목적을 그 나름대로 실현시킬 수 있다. 가정 봉사와 사회사업, 특히 문화와 교육에 이바지하는 서비스가 더욱더 증진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제도에서, 국민들이 사회에 대한 어떤 태만에 빠지거나 맡은 의무의 책임을 기피하고 봉사를 거부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 ○ 70. 투자와 통화
  • [사목헌장] 70. 투자는 각기 그 나름대로 오늘과 내일의 국민에게 노동과 수익의 충분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투자와 경제생활의 계획을 결정하는 사람은 개인이든 집단이든 국가이든 누구나 이러한 목적을 명심하고 자신의 막중한 의무를 인식하여야 한다. 곧, 한편으로는 개인이나 공동체 전체의 품위 있는 생활에 요구되는 필수품을 제공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여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래를 예견하여 개인이든 집단이든 현재의 소비 요구와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 요청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이루어야 할 의무가 있다. 또 언제나 경제적 저개발 국가나 지역의 긴급한 요구도 고려하여야 한다. 통화 문제에서도 자국은 물론 타국의 선익을 저해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더 나아가서 경제적 약소 국가들이 화폐 가치의 변동으로 부당한 손실을 입지 않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 ○ 71. 재산 취득, 재화의 사적 지배, 대토지
  • [사목헌장] 71. 재산 소유와 외적 재화에 대한 사적 지배의 다른 형태들은 인격 표현에 이바지하므로, 더 나아가서 인간에게 사회와 경제의 자기 임무를 수행하는 기회를 제공하므로, 외적 재화의 어떤 지배에 대하여 개인이나 공동체의 접근을 도와주는 것은 매우 유익하다.
  • 사유 재산 또는 외적 재화에 대한 어떤 지배는 개인과 가정의 자립에 반드시 필요한 공간을 각 개인에게 제공하는 것이며, 이는 인간 자유의 신장으로 여겨야 한다. 끝으로, 이는 임무와 책임을 이행하도록 자극을 주므로 시민 자유의 한 조건을 이룬다.13)
  • 오늘날 이러한 지배나 소유권의 형태는 다양하며 또 날로 더욱더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형태는 사회적 기금과 사회에서 관리하는 권리와 봉사에 구애받지 않고 경시하지 못할 연유로 보장되고 있다. 물질적 재산만이 아니라 전문적 역량과 같은 비물질적 재산에 대하여도 그렇게 말하여야 한다.
  • 사적 소유권은 여러 형태의 공적 재산에 있는 저 권리를 저해하지 않는다. 관할 권위가 공동선의 요구에 따라, 그 한계 안에서, 정당한 보상을 할 때에만 재산을 공적 소유로 이전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누구든 공동선을 거슬러 사유 재산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것은 공권력의 소관이다.14)
  • 사유 재산 자체가 본질상 사회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재화의 공동 목적이라는 법칙에 바탕을 두고 있다.15) 그러한 사회적 성격을 소홀히 하면 재산 소유는 흔히 탐욕과 심각한 혼란의 계기가 되고, 소유권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공격자들에게 빌미를 주게 된다.
  • 경제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많은 저개발 지역에 광대한 농토가 반쯤만 경작되거나 사리를 위하여 전혀 경작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는데도 국민의 대부분은 땅이 없거나 아주 작은 전답만을 가지고 있으며, 또 다른 한편으로, 농토의 수확 증대는 분명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지주에게 고용되어 일하는 사람이나 소작인으로 토지의 한 부분을 경작하는 사람들은 인간답지 못한 급료나 보수를 받고 마땅한 주택도 없이 살아가며 중개인들에게 착취당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아무런 보장도 없이, 그러한 노예 상태로 살아가는 그들은 자발적으로 책임지고 행동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권한을 빼앗기고, 온갖 인간 문화의 증진이나 사회 정치 생활에 대한 모든 참여를 금지당하고 있다. 그러므로 여러 경우에 대한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 소득 증대, 노동 조건의 개선, 고용 보장의 강화, 자발적 노동의 장려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더 나아가서, 충분히 경작하지 않는 농지는 그 땅을 비옥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들에게 분배되어야 하겠다. 이 경우에는 필요한 물자와 수단이 충분히 제공되어야 하며, 특히 교육을 위한 원조와 마땅한 협동 조직의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 그러나 공동선이 사유 재산의 수용을 요구할 때에는 그때마다 모든 상황을 참작하여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 ○ 72. 경제 사회 활동과 그리스도 왕국
  • [사목헌장] 72. 현대의 경제 사회 발전에 적극 참여하며 정의와 사랑을 위하여 투쟁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인류의 번영과 세계 평화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활동에서 개인이든 단체든 빛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반드시 필요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얻어, 현세 활동에서 바른 질서를 지키고 그리스도와 그분의 복음에 충실하여, 개인 생활이든 사회생활이든 그리스도인의 온 삶은 참행복의 정신, 특히 가난의 정신에 젖어들어야 한다.
  • 그리스도께 순종하며 먼저 하느님 나라를 찾는 사람은 누구나 더욱 강렬하고 더욱 순수한 사랑을 받아, 자신의 모든 형제를 도와주고 사랑에 이끌려 정의의 위업을 성취할 것이다.16)
  • 제 4 장 정치 공동체 생활
  • ○ 73. 현대의 공공 생활
  • [사목헌장] 73. 현대에는 민족들의 구조와 제도에서도 많은 변화가 드러나고 있다. 민족들의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발전의 귀결인 그러한 변화는 정치 공동체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시민적 자유 행사와 공동선 추구를 위한 모든 사람의 권리와 의무, 그리고 국민 각자의 상호 관계, 또 국민과 공권력의 관계를 조정하는 일에 영향을 미친다.
  • 인간 존엄에 대한 의식이 더욱 활발해짐에 따라, 세계 여러 지역에서는 공공 생활에서 인권을 더 잘 보장하여 주는 정치 법률 제도를 확립하려는 열망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곧 자유로운 집회, 결사, 언론, 사적 공적 종교 신봉의 권리들이다. 사실, 인권 수호는 개인이든 단체든 국민이 국가의 생활과 통치에 적극 참여할 수 있게 하는 필수 조건이다.
  •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발전과 더불어 더 많은 사람들이 정치 공동체 생활의 조직에서 더 큰 역할을 맡으려는 강한 의욕을 품게 된다. 어느 나라의 소수파든 정치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의식 속에서 이 소수파의 권리를 보존하려는 노력이 증대되고 있다. 더 나아가, 다른 견해를 밝히거나 다른 종교를 신봉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도 날로 더해 가며, 동시에 어떤 특권층만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실제로 인권을 누릴 수 있게 하려는 협력도 더욱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다.
  •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 그러하듯이 시민적 종교적 자유를 가로막고 탐욕과 정치 범죄의 희생자들을 증가시키며 권력의 행사를 공동선이 아니라 어떤 파당이나 통치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왜곡하는 온갖 정치 형태는 배척되고 있다.
  • 참으로 인간다운 정치 생활을 이룩하려면 정의와 사랑 그리고 공동선을 위한 봉사 정신을 길러 주고 정치 공동체의 진정한 성격과 공권력의 목적, 그 바른 행사와 한계 등에 관한 기본 신념을 북돋워 주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 ○ 74. 정치 공동체의 본질과 목적
  • [사목헌장] 74. 국가 공동체를 구성하는 개인, 가정, 여러 집단은 참으로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 데에 자기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언제나 더 나은 공동선을 실현하도록 모든 사람이 날마다 자기 힘을 합칠 수 있는 더 큰 공동체의 필요성을 깨닫고 있다.1) 그 때문에 사람들은 여러 형태의 정치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정치 공동체는 공동선을 위하여 존재하고, 공동선 안에서 완전한 자기 정당화와 의미를 얻고, 공동선에서 본래의 고유한 자기 권리를 이끌어 낸다. 참으로 공동선은 개인과 가정과 단체가 더 충만하게 더욱 쉽게 자기완성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생활 조건의 총체를 포괄한다.2)
  • 그러나 각양각색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정치 공동체를 이루고 있으므로, 당연히 그들은 다양한 의견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저마다 자기 의견만 고집하여 정치 공동체가 붕괴되지 않으려면, 권력이 필요하다. 그 권력은 기계적으로나 독재로가 아니라 무엇보다도 자유와 의무의 수용 그리고 책임 의식에 뿌리박은 도덕적인 힘으로 온 국민의 힘을 공동선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 따라서 정치 공동체와 공권력은 인간 본성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또 그러기에 하느님께서 예정하신 질서에 귀속한다는 것이 분명하다. 통치 체제 결정과 통치자 지명이 국민들의 자유 의사에 맡겨져 있다 하더라도 그렇다.3)
  • 또한 정치 권력의 행사는 바로 그 공동체 안에서든 국가를 대표하는 기관에서든 언제나 도덕 질서의 한계 안에서 정당하게 제정되었거나 제정될 법 질서에 따라, 참으로 역동적인 개념으로 이해되는, 공동선을 위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할 때에 국민들은 양심에 따라 복종하여야 할 의무를 지닌다.4) 여기에서 다스리는 사람들의 책임과 존엄과 중요성이 뚜렷해진다.
  • 그러나 공권력의 월권으로 국민들이 억압을 받는 곳에서도, 국민들은 객관적으로 공동선이 요구하는 것이라면 거부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자연법과 복음이 그려 주는 한계를 지키며 이러한 권력의 남용을 거슬러 자기 자신과 동포의 권리를 수호하는 것은 정당하다.
  • 정치 공동체가 자체 구조와 공권력의 규제를 설정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다양한 국민성과 역사 발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것은 언제나 인류 가족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교양을 갖추고 평화를 이룩하며 모든 사람에게 관대한 인간을 육성하는 데에 이바지하여야 한다.
  • ○ 75. 모든 사람의 공공 생활 협력
  • [사목헌장] 75. 정치 공동체의 법적 기초 제정, 국가의 통치, 여러 기관의 영역과 목표 설정, 통치자 선거 등에, 모든 국민이 아무런 차별도 받지 않고 언제나 자유롭게 능동적으로 더 잘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 가능성을 제공하는 정치적 법률적 구조의 창안은 인간 본성과 완전히 부합되는 것이다.5) 따라서 모든 국민은 공동선의 증진을 위하여 자유 투표를 할 권리와 동시에 의무를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에게 봉사하려고 국가 복지에 헌신하며 그러한 직무의 책임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활동을 교회는 마땅히 찬양하고 존중한다.
  • 의무감으로 뭉친 국민들의 협력이 국가의 일상생활에서 그 풍부한 효과를 거두려면, 국가 권력의 기능과 기관의 적절한 분립과 그 누구에게도 예속되지 않은 실효적 권리 보호가 이루어지는 실정법 질서가 요구된다. 모든 국민에게 부과된 의무와 함께, 모든 개인과 가정과 단체의 권리와 그 권리 행사가 인정되고 보호받고 증진되어야 한다.6) 국민의 의무 가운데에는 국가에 인적 물적 봉사를 제공할 의무도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그러한 의무는 공동선을 위하여 요구되는 것이다. 통치자들은 가정, 사회, 문화 단체와 중간 집단이나 기구 등을 방해하거나 그 정당한 효과적 활동을 금지하지 말아야 하며, 오히려 기꺼이 질서 있게 이를 증진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또한 국민은 개인이든 단체든 과도한 권력을 국가 권위에 부여하지 말아야 하고, 또 개인과 가정과 사회 단체의 책임을 덜어 버릴 만큼 부당하게 지나친 편익을 국가 권위에 요구하지도 말아야 한다.
  • 현대의 한층 더 복잡한 환경 때문에, 국민들과 단체들이 온전한 인간 행복을 자유롭게 추구하도록 더욱 효과적으로 도와주는 더 적합한 조건을 마련하고자 공권력은 더 자주 사회, 경제, 문화 문제에 부득이 개입하게 된다. 개인의 자주성이나 진보와 사회화 사이의 관계는 다양한 지역과 민족들의 발전에 따라 여러 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7) 그러나 권리 행사가 공동선 때문에 일시적으로 제한될 때에는 환경이 바뀌면 되도록 빨리 자유를 회복시켜야 한다. 그러나 정치 권력이 개인과 사회 집단의 권리를 침해하는 전체주의 형태나 독재 형태가 되는 것은 비인간적이다.
  • 국민은 애국심을 너그럽고 충실하게 길러야 하겠지만, 편협한 정신을 버리고, 인종과 민족과 국가 사이의 여러 가지 유대로 결합된 인류 가족 전체의 복지를 위하여 언제나 마음을 기울여야 한다.
  • 모든 그리스도인은 정치 공동체 안에서 특별한 고유 소명을 의식하여야 한다. 확고한 책임 의식을 지니고 공동선의 함양에 진력하여 빛나는 모범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여 실제로 권력이 자유와 더불어, 개인의 활동이 온 사회 집단의 유대 관계와 더불어, 적절한 일치가 유익한 다양성과 더불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보여 주어야 한다. 현세 사물의 관리에서 서로 다르지만 정당한 의견들을 인정하여야 하고, 또 그러한 의견들을 성실하게 변호하는 시민들이나 단체들을 존중하여야 한다. 정당들은 그들의 판단에 따라 공동선을 위한 요구를 증진하여야 하며, 결코 당리를 공동선에 앞세울 수 없다.
  • 시민 교육과 정치 훈련은 오늘날 국민들과 특히 청소년들에게 매우 필요하므로, 모든 국민이 정치 공동체 생활에서 자기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그러한 교육을 꾸준히 배려하여야 한다. 어려우면서도 매우 고귀한 정치 기술에 대한 적성이나 가능성을 지닌 사람은 스스로 준비를 갖추어,8) 자기 편의나 금전의 이익을 버리고 정치를 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불의와 억압, 한 개인이나 정당의 전제와 불용을 거슬러 청렴하고 신중하게 투쟁하여야 하며, 진실과 공정으로, 더 나아가서 사랑과 정치적 용기로 모든 사람의 행복에 헌신하여야 한다.
  • ○ 76. 정치 공동체와 교회
  • [사목헌장] 76. 특히 다원 사회에서는 정치 공동체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지니고 또 그리스도인들이 개인이든 단체든, 국민으로서 자기 이름으로 그리스도인의 양심에 따라 하는 일과 교회의 이름으로 그 목자들과 함께 행동하는 일을 분명하게 구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교회는 그 임무와 권한으로 보아 어느 모로도 정치 공동체와 혼동될 수 없으며, 결코 어떠한 정치 체제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동시에 교회는 인간 초월성의 표지이며 보루이다.
  • 정치 공동체와 교회는 그 고유 영역에서 서로 독립적이고 자율적이다. 그러나 양자는, 자격은 다르지만, 동일한 인간들의 개인적 사회적 소명에 봉사한다. 양자가 장소와 시대의 환경을 고려하며 서로 건실한 협력을 더 잘 하면 할수록, 그 봉사는 더 효과적으로 모든 사람의 행복에 이바지할 것이다. 사실 인간은 현세 질서에만 매여 있지 않고, 인간 역사 안에서 살아가며 영원한 자기 소명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다. 교회는 구세주의 사랑을 바탕으로 국가 영역에서 또 민족들 사이에서 정의와 사랑이 더 널리 펼쳐지도록 이바지한다. 교회는 또한 복음의 진리를 선포하고 그 가르침을 통하여 또 그리스도인들이 보여 주는 증거를 통하여 인간 활동의 모든 분야를 비추어 줌으로써 국민들의 정치적 자유와 책임도 존중하고 증진한다.
  •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 그리고 이들의 협력자들은 사람들에게 세상의 구원자이신 그리스도를 선포하도록 파견되므로, 자신의 사도직 수행에서 하느님 능력에 의존한다. 하느님께서는 매우 자주 증인들의 약점 안에서 복음의 위력을 드러내신다. 실제로 하느님 말씀의 교역에 헌신하는 사람은 누구나 복음의 고유한 방법과 수단을 활용하여야 한다. 이는 여러 면에서 지상 국가의 수단과 다르다.
  • 참으로 지상의 사물과 또 인간 조건에서 현세를 초월하는 것들은 서로 긴밀히 결합되어 있다. 그리고 바로 교회는 그 고유의 사명이 요구하는 범위 안에서 현세 사물을 활용한다. 그러나 교회는 국가 권력이 부여하는 특권을 바라지 않는다. 더 나아가서, 어떤 정당한 기득권의 사용이 교회 증언의 진실성을 의심받게 한다든지 새로운 생활 조건이 다른 규범을 요구하게 될 때에는 정당한 기득권의 행사도 포기할 것이다. 그러나 교회가 언제나 어디에서나 참된 자유를 가지고 신앙을 선포하고, 사회에 관한 교리를 가르치며, 사람들 가운데에서 자기 임무를 자유로이 수행하고, 인간의 기본권과 영혼들의 구원이 요구할 때에는 정치 질서에 관한 일에 대하여도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정당하다. 이때에 교회는 오로지 복음에 일치하고 다양한 시대와 환경에 따라 모든 사람의 행복에 부합하는 모든 방법을 사용한다.
  • 복음을 충실히 따르며 세상에서 자기 사명을 수행하는 교회는 인간 공동체 안에서 발견되는 진선미는 무엇이든 보호하고 승화시키는 것을9) 자기 임무로 삼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람들 가운데에서 평화를 견고하게 한다.10)
  • 제 5 장 평화 증진과 국제 공동체
  • ○ 77. 서론
  • [사목헌장] 77. 전쟁의 위협과 발발에서 넘쳐나는 극심한 고통과 곤경이 사람들 사이에서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바로 우리 시대에 온 인류 가족은 그 성숙 과정에서 최대 위기의 순간에 이르렀다. 인류가 차츰 하나로 결합되어 어디에서나 이미 그 일치를 더 잘 의식하고 온 세상 모든 사람을 위하여 참으로 더욱 인간다운 세계를 이룩하려고 노력하지만, 모든 사람이 새로운 마음으로 평화의 진리를 향하여 돌아서지 않고는 그 일을 성취할 수 없다. 여기에서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 5,9) 하고 선언한 복음의 메시지가 인류의 한층 더 고귀한 노력과 소망과 어우러져 새로운 빛을 비추게 된다.
  • 그러므로 공의회는 숭고하고 진정한 평화의 도리를 밝히며 전쟁의 야만성을 단죄하고, 그리스도인들을 열렬히 불러 내어, 평화의 주인이신 그리스도의 도우심으로 정의와 사랑 안에서 평화를 견고하게 하고 평화의 수단을 강구하기 위하여 모든 사람과 협력하도록 촉구하고자 한다.
  • ○ 78. 평화의 본질
  • [사목헌장] 78. 평화는 단순히 전쟁의 부재만이 아니며, 오로지 적대 세력의 균형 유지로 전락될 수도 없고, 전제적 지배에서 생겨나는 것도 아니다. 올바로 또 정확히 말하자면, 평화는 “정의의 작품”(이사 32,17 참조)이다. 인간 사회의 창설자이신 하느님께서 심어 놓으신 그 질서의 열매, 또 언제나 더 완전한 정의를 갈망하는 인간들이 행동으로 실천하여야 할 사회 질서의 열매가 바로 평화이다. 인류의 공동선은 그 근본 원리에서는 영원법의 지배를 받지만, 공동선이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평화는 결코 한 번에 영구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꾸준히 이룩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인간의 의지는 나약하고 죄로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평화를 이룩하려면 각자의 야욕을 끊임없이 다스리며 정당한 권위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
  •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개인의 행복이 안전하게 보호받고 사람들이 신뢰로써 정신과 재능의 자산을 서로 나누지 않는다면, 지상에서 이 평화를 얻을 수 없다. 다른 사람들과 민족들 그리고 그들의 존엄을 존중하려는 확고한 의지와 형제애의 성실한 실천이 평화 건설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 평화는 정의가 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멀리 나아가는 사랑의 열매도 된다.
  • 지상의 평화는 이웃에 대한 사랑에서 생겨나며 하느님 아버지에게서 나오는 그리스도의 평화의 모습이며 결실이다. 강생하신 성자께서는 평화의 임금님으로서 당신 십자가를 통하여 모든 사람을 하느님과 화해시키시고 한 백성, 한 몸 안에서 모든 사람의 일치를 회복시키셨으며, 당신 육신 안에서 미움을 죽이시고,1) 부활하시어 영광을 받으시고, 사랑의 성령을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부어 주셨다.
  • 그러므로 모든 그리스도인은 사랑 안에서 진리를 실천하며(에페 4,15 참조) 참으로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과 힘을 합쳐 평화를 간구하고 건설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 똑같은 정신으로, 권리 주장에서 폭력 행위를 거부하고, 또한 다른 사람이나 공동체의 권리와 의무를 침해하지 않는 가운데, 약자에게도 주어지는 방위 수단에 의지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치하하지 않을 수 없다.
  • 인간은 죄인이므로, 전쟁의 위험이 인간을 위협하고 또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그러하겠지만, 인간이 사랑으로 결합되어 죄를 극복하는 그만큼 폭력도 극복할 것이다. 그때에 성경 말씀이 이루어질 것이다. “백성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이사 2,4).
  • 제 1 절 전쟁 회피
  • ○ 79. 전쟁의 야만성 방지
  • [사목헌장] 79. 최근의 전쟁들이 우리 세계에 극심한 물질적 정신적 손실을 끼쳤음에도, 아직도 날마다 땅 한구석에서는 전쟁의 참화가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각종 과학 무기가 전쟁에 사용되어, 전쟁의 잔혹성이 전투원들을 과거보다 훨씬 더한 야만 상태로 몰아넣을 우려가 있다. 복잡한 현대 상황과 혼란한 국제 관계가 새로운 전쟁 방법으로서 또 음모와 전복의 수단으로서 유격전의 장기화를 허용하고 있다. 여러 경우에 테러리즘 수단의 사용이 마치 새로운 전쟁 방법인 양 여겨지고 있다.
  • 인류의 이 퇴보를 직시하는 공의회는 무엇보다 먼저 민족들의 타고난 권리와 그 보편적 원리가 지닌 불변의 가치를 상기시키고자 한다. 인류의 양심 자체가 이런 원리들을 더더욱 확고히 천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 원리를 일부러 거스르는 행위뿐 아니라 이러한 행위를 시키는 명령도 죄악이며, 맹목적인 복종도 그 명령에 복종하는 사람들을 사면할 수 없다. 이러한 행위들 가운데에서 무엇보다도 먼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떤 부족이나 종족이나 소수 민족을 완전히 말살시키려는 저 행위들을 숙고하여야 하며, 이는 잔혹한 범죄로 강력히 규탄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런 범죄를 명령하는 자들에게 공공연히 저항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저 사람들의 정신은 최상의 찬사를 받아야 한다.
  • 비인간적인 군사 행동과 그 후유증을 줄여 보려고 제법 많은 나라들이 체결한, 전쟁 문제에 관한 여러 국제 협약이 있다. 곧 부상병과 포로의 처우에 관한 국제 협약이나 이러한 종류의 다른 규약들이 있다. 그 조약들은 준수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모든 사람은 특히 공권력자들과 이 문제의 전문가들은 할 수 있는 대로 이 조약들을 개선하여, 더 잘 더 효과적으로 전쟁의 야만성을 방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그뿐 아니라 양심의 동기에서 무기 사용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경우를 위한 법률을 인간답게 마련하여, 인간 공동체에 대한 다른 형태의 봉사를 인정하는 것이 마땅하다.
  • 어떻든 전쟁이 인간사에서 뿌리뽑힌 것은 아니다. 전쟁의 위험이 있고 적절한 힘을 지닌 관할 국제 권위가 없는 동안에는, 참으로 평화 협상의 모든 방법을 다 써 본 정부들의 정당 방위권은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국가 통치자들과 국정 책임을 맡은 사람들은 이토록 중대한 일을 신중히 처리하여 자기에게 맡겨진 국민들의 안녕을 보호하여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국민을 정당하게 보호하려는 군사 행동과 타국을 정복하고자 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또한 전쟁 능력이 그 힘의 모든 군사적 정치적 사용을 정당화시키지 않는다. 불행히도 전쟁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전쟁 그 자체로 적대 편의 모든 행동이 허용되는 것도 아니다.
  • 조국 봉사에 몸바쳐 군대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국민의 안전과 자유를 지키는 역군으로 생각하여야 한다. 이 임무를 올바로 수행할 때에 그들은 참으로 평화 정착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 ○ 80. 전면 전쟁
  • [사목헌장] 80. 과학 무기의 발달로 전쟁의 공포와 잔혹성은 엄청나게 불어났다. 이런 무기를 사용하는 전투 행위는 정당 방위의 한계를 훨씬 벗어나는 막대한 무차별 파괴를 가져올 수 있다. 더구나 이미 강대국들의 무기고에 있는 이 무기들을 전부 사용하게 된다면, 이러한 무기 사용에서 오는 세계의 막대한 파괴와 그에 따르는 가공할 결과는 제쳐 두더라도 적대 진영 쌍방이 거의 완전히 몰살될 것이다.
  •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완전히 새로운 정신으로 전쟁을 검토하도록 요구한다.2) 현대인들은 자신의 전쟁 행위에 대하여 무거운 셈을 치르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미래 시대의 흐름은 현대인들이 오늘 내리는 결정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 이러한 관심에서 이 거룩한 공의회는 현대 교황들이 이미 공표한 전면 전쟁의 단죄를 자기 것으로 삼아3) 이렇게 선언한다.
  • 도시 전체나 광범한 지역과 그 주민들에게 무차별 파괴를 자행하는 모든 전쟁 행위는 하느님을 거스르고 인간 자신을 거스르는 범죄이다. 이는 확고히 또 단호히 단죄받아야 한다.
  • 현대 전쟁의 독특한 위험은, 현대식 과학 무기를 보유한 사람들에게 이러한 범죄를 자행할 기회를 제공하고, 일종의 냉혹한 연쇄 반응으로 인간 의지가 극도의 참혹한 결정을 내리도록 충동을 받을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앞으로 이러한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도록, 한자리에 모인 전 세계의 주교들이 모든 사람에게, 특히 국가 통치자들과 군사 지도자들에게 하느님 앞에서 또 온 인류 앞에서 그토록 막중한 책임을 심사 숙고하기를 간청한다.
  • ○ 81. 군비 경쟁
  • [사목헌장] 81. 과학 무기는 오로지 전시에 사용할 목적으로만 비축하지 않는다. 각국의 방위력은 적에 대한 신속한 반격 능력에 달려 있다고 여기므로, 해마다 증대되는 이러한 무기 비축은, 비정상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혹시 있을지 모르는 적의 도발을 억제하는 데에 기여한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 이것이 어느 정도 국제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모든 수단 가운데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이라고 여긴다.
  • 전쟁 억지책이 어떠하든, 상당히 많은 국가들이 보호책으로 삼는 군비 경쟁은 평화를 확고히 유지하는 안전한 길이 아니며 또 거기에서 이루어지는 이른바 균형도 확실하고 진실한 평화가 아니라는 확신을 모든 사람이 가져야 한다. 군비 경쟁으로 전쟁의 원인들이 제거되기는커녕 오히려 점차 증대될 수밖에 없다. 언제나 신무기의 군비에 엄청난 재화를 소모하고 있는 동안에는 오늘날 전 세계의 수많은 불행에 대한 충분한 해결책이 마련될 수 없다. 국제 분쟁이 진정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세계의 다른 지역으로 번져 가고 있다. 이러한 걸림돌을 없애고 짓누르는 불안에서 세계를 해방시켜 참평화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정신 개혁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길을 선택하여야 한다.
  • 그러므로 거듭 선언하여야 한다. 군비 경쟁은 인류의 극심한 역병이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견딜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것이다. 군비 경쟁이 계속된다면 그 수단이 이미 마련되어 있는 가공할 온갖 재앙을 언젠가는 일으키고 말리라는 것을 몹시 두려워하여야 한다.
  • 인류가 가능하게 만든 재앙들을 깨닫고, 위로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유예 기간을 기꺼이 활용하여, 우리 자신의 책임을 더 깊이 깨달아, 우리의 분쟁들을 더욱 인간다운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내야 한다. 하느님의 섭리는 우리에게 오랜 전쟁의 질곡에서 바로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도록 요구한다. 만일 우리가 이러한 노력을 거부한다면, 스스로 들어선 이 악의 길에서 우리는 어디로 끌려갈지 모른다.
  • ○ 82. 전쟁의 절대 금지와 전쟁 회피를 위한 국제 협력
  • [사목헌장] 82. 그러므로 여러 나라가 합의하여 어떠한 전쟁이든 완전히 금지할 수 있는 시대를 온 힘을 다해 준비하여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물론 모든 사람이 인정하고 실질적인 권력으로 모든 사람의 안전과 정의 준수와 권리 존중을 보장하는 세계 공권력의 확립을 요구한다. 이 바람직한 권력이 확립될 수 있으려면, 현재의 국제적인 최고 중심 기구들이 공동 안전 보장에 더 적절한 수단을 강구하는 데에 더욱 치열하게 헌신하여야 한다. 평화는 무력의 위협으로 여러 국가에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들의 상호 신뢰에서 태어나는 것이 분명하므로 모든 사람이 마침내 군비 경쟁을 종식시키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군비 축소가 실현되려면, 일방적으로가 아니라, 협정으로 공동 보조를 맞추어, 진실하고 효과적인 보장책으로 이루어져야 한다.4)
  • 그때까지는 전쟁의 위험을 제거하고자 이미 이루어졌고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는 노력을 경시하여서는 안 된다. 오히려 많은 지도자들의 선의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그들은 자신의 막대한 최고 임무를 수행하는 짐을 지고 막중한 직무에 따라 전쟁을 거부하고 전쟁을 없애려고 노력하면서도, 복잡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께서 지도자들에게 힘을 주시어, 그들이 평화를 힘차게 이룩하는 이 드높은 인간애 활동을 꾸준히 수행하고 용감히 성취하게 하여 주시도록 간청하여야 한다. 평화가 오늘날 명백히 그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마음과 정신을 자기 나라의 국경 밖으로 넓혀 국가 이기주의와 타국 지배 야욕을 포기하는 것이며, 이제 더 큰 일치를 향하여 이토록 힘써 나아가는 온 인류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기르는 일이다.
  • 평화와 무장 해제 문제에 관하여 이미 줄기차게 끊임없이 확대되어 온 깊은 연구들과 이 문제를 다룬 국제 회의들은 이토록 중대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첫걸음으로 여겨야 하며, 또 앞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려면 이를 더욱 긴급히 촉진하여야 한다. 그러나 자기는 관심을 갖지 않으면서 오로지 다른 사람들의 노력에만 맡겨 두어서는 안 된다. 민족 지도자들은 자기 민족의 공동선을 보장하는 동시에 전 세계의 복지를 증진하는 사람들로서 대중의 감정과 여론에 매우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적의와 경멸과 불신의 감정이나 인종적 증오와 완고한 이념들로 사람들이 분열되고 서로 대립하는 한, 지도자들이 평화 건설에 힘쓰더라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여기에서 새로운 정신 교육과 새로운 여론 형성이 시급히 요청된다. 교육 활동, 특히 청소년 교육에 헌신하거나 여론을 형성하는 사람들은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평화의 새로운 감정을 길러 주는 배려를 가장 중대한 의무로 헤아려야 한다. 우리는 모두 참으로 우리 마음가짐을 고쳐, 온 누리와 저 평화의 임무를 바라보며, 인류의 더 나은 진보를 위하여 함께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 그러나 우리는 그릇된 희망에 속지 말아야 한다. 사실, 적의와 증오가 가셔지고 앞으로 세계 평화를 위한 확고하고 성실한 조약이 체결되지 않는다면, 이미 중대한 위기에 놓여 있는 인류는, 놀라운 과학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어쩌면 불행하게도 가공할 죽음의 정적 말고는 결코 다른 평화를 맛볼 수 없는 때에 이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고를 하면서도, 현대의 불안 한복판에 서 있는 그리스도 교회는 확고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교회는 현대를 향하여,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거듭거듭 사도의 메시지를 외치고자 한다. “지금이 바로” 마음을 고쳐야 할 “은혜로운 때이며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이다.”5)
  • 제 2 절 국제 공동체의 건설
  • ○ 83. 분쟁의 원인과 그 대책
  • [사목헌장] 83. 평화 건설을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먼저 사람들 사이에서 전쟁을 키우는 분쟁의 원인, 특히 불의를 뿌리뽑아야 한다. 적지 않은 원인들이 과도한 경제적 불평등과 반드시 필요한 그 대책의 지연에서 일어난다. 또 다른 원인들은 지배욕과 인간 경시에서 생겨난다. 더 깊은 원인을 찾는다면, 인간의 시기, 불신, 교만, 기타 이기적 욕구에서 나오는 것이다. 인간은 이와 같은 질서의 결여를 견딜 수 없기 때문에, 비록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더라도, 그 무질서에서 세계는 끊임없이 인간들의 분쟁과 폭력으로 신음하게 된다. 더욱이 바로 국가 간의 관계에도 똑같은 결함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고 예방하려면 또 난무하는 폭력을 억제하려면 반드시 국제 기구들이 더 잘 더욱 확고히 협력하고 협동하여야 하며 끊임없이 평화 증진을 위한 조직의 결성을 추진하여야 한다.
  • ○ 84. 민족들의 공동체와 국제 기구
  • [사목헌장] 84. 세계의 모든 국민과 모든 민족 사이의 상호 의존 관계가 더욱 긴밀해져 가는 이 시대에, 세계의 공동선을 적절히 추구하고 더욱 효과적으로 실현하려면, 민족들의 공동체는 이제 현대의 임무에 부합하는 질서를 스스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직도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는 여러 지역과 관련하여 그러하다.
  •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국제 공동체 기구들은 식량, 건강, 교육, 노동과 관련된 사회생활 분야는 물론, 어떤 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특수 상황 속에서 그 나름대로 사람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곧, 일반적으로 개발 도상국들의 발전을 위한 원조,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난민들의 구호, 또는 이민과 그 가족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 기존의 세계적 지역적 국제 기구들은 분명히 인류를 위하여 크게 공헌하고 있다. 그 기구들은 세계 도처에서 발전을 증진하고 온갖 형태의 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현대의 중대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전 인류 공동체의 국제적 기초를 놓으려는 최초의 시도로 보인다. 이 모든 분야에서 교회는 그리스도인들과 비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진정한 형제애 정신을 기뻐한다. 그 정신은 막대한 불행을 덜어 주고자 언제나 더욱 강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 85. 경제 분야의 국제 협력
  • [사목헌장] 85. 현대 인류의 유대 관계는 국제 분야에서도 더욱 광범한 국제 협력의 확립을 요구한다. 거의 모든 민족이 독립은 하였지만, 극심한 불평등과 온갖 형태의 부당한 종속에서 해방되고 심각한 내부 곤경의 온갖 위험에서 벗어나기에는 아직도 요원하기 때문이다.
  • 한 국가의 발전은 인적 재정적 원조에 달려 있다. 어느 나라 국민이든 교육과 직업 훈련을 통하여 경제 사회 생활의 여러 임무를 수행하도록 양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외국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들은 원조 활동을 하면서 지배자가 아니라 오로지 협조자와 협력자로서 행동하여야 한다. 현대 세계의 교역 관습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서는, 물질적 원조도 개발 도상 국가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 선진국들은 증여, 차관, 투자 형태의 다른 원조들도 제공하여야 한다. 그러한 원조는 한편에서 야욕 없이 관대하게 제공되어야 하고, 다른 편에서는 반드시 성실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 세계의 올바른 경제 질서를 확립하려면, 과도한 이윤 추구, 국가적 야심, 정치적 지배욕, 군사적 계산, 이념의 선전과 강요 등을 배제하여야 한다. 여러 가지 경제 사회 체제가 제시되고 있으나, 그 가운데에서 전문가들이 건실한 세계 교역의 공통 기반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각자가 자기 편견을 버리고 성실한 대화에 나선다면 더 쉽게 이루어질 것이다.
  • ○ 86. 몇 가지 적절한 규범
  • [사목헌장] 86. 이러한 협력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규범들이 적절하게 보인다.
  • 가) 개발 도상의 민족들은 발전의 목표로서 명백히 또 확고히 자기 국민들의 충만한 인간 완성을 추구하여야 한다는 것을 가슴 깊이 간직하여야 한다. 발전이란 모든 것에 앞서 바로 그 민족의 노력과 재능에서 시작되고 진보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발전은 외국 원조뿐 아니라 먼저 자기 것을 충분히 개발하고 이를 자기 역량과 전통으로 육성하는 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 솔선 수범하여야 한다.
  • 나) 개발 도상 국민들이 위에서 말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원조하여야 할 선진 민족들의 의무는 막중하다. 그러므로 선진 민족들 가운데에서 이러한 세계적 협력 정착에 요구되는 정신적 물질적 내부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 이렇게 더 힘없고 더 가난한 나라들과 하는 교역에서는 그들의 선익을 최대한 존중하여야 한다. 그들이 스스로 만든 생산품의 판매에서 얻는 수익은 바로 그들의 생존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 다) 성장의 통합과 촉진은 국제 공동체의 소임이다. 따라서 이를 위하여 마련된 자원이 가장 효율적으로 충분히 공정하게 분배되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보조성의 원리를 반드시 지키며 전 세계의 경제 관계가 정의의 규범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이를 다스리는 것도 이 국제 공동체에 딸린 일이다.
  • 국제 교역, 특히 저개발 국가들과 교역을 관리하고 증진하며 국가 간 힘의 과도한 불균형에서 오는 결함을 보완하도록 적절한 기구를 설립하여야 한다. 기술적, 문화적, 재정적 원조와 결부된 이러한 조정으로 발전 지향 국가들이 적절한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필요한 원조를 제공하여야 한다.
  • 라) 많은 경우에 경제 사회 구조의 개혁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나 미숙한 기술적 해결책의 제시는 삼가야 한다. 특히 인간에게 물질적 편익을 제공하지만 인간의 정신적 품성과 그 진보를 가로막는 일은 삼가야 한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기”(마태 4,4) 때문이다. 인류 가족의 어느 부분이든 바로 그 안에, 그 훌륭한 전통 안에, 비록 많은 사람들이 그 기원을 모르기는 하지만,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정신적 보화의 어떤 부분을 지니고 있다.
  • ○ 87. 인구 증가에 관한 국제 협력
  • [사목헌장] 87. 오늘날 다른 수많은 어려움에 더하여 특히 급격한 인구 증가에서 생기는 어려움에 짓눌려 있는 저 민족들과 관련하여 국제 협력이 매우 절실해지고 있다. 모든 국가, 특히 부유한 국가들의 전폭적이고도 적극적인 협력을 통하여, 사람들의 생활과 적절한 교육에 필요한 것들을 마련하여 온 인류 공동체와 더불어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긴급히 모색하여야 한다. 어떤 민족들은 만일 적절한 교육을 받아 재래의 농작물 생산 방법 대신에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고 이를 지혜롭게 그 환경에 적용하며, 더 나아가서 토지 소유의 공정한 분배를 이루고 더 나은 사회 질서를 세운다면, 그들의 생활 조건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 정부는 그 권한의 범위 안에서 자기 나라의 인구 문제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 예컨대 사회 법제와 가정 관련 입법, 농촌 인구의 도시 이동, 국가의 형편과 위급 상황에 관한 정보 등의 문제에서 그러하다. 오늘날 이 문제에 관한 사람들의 생각이 몹시 흔들리고 있으므로, 이 모든 문제에 대하여 특히 대학교에 있는 가톨릭 전문가들이 연구 활동을 치밀하게 추진하여 더욱 폭넓게 발전시켜 주기를 바란다.
  • 세계의 인구 증가, 또는 적어도 일부 국가의 인구 증가를 모든 방법으로 또 공권력의 온갖 개입으로써 더 근본적으로 확실히 감소시켜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공의회는 모든 사람에게 권고한다. 비록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권장되고 때로는 강요된다 하더라도, 도덕률에 배치되는 해결책은 회피하여야 한다. 혼인과 자녀 출산에 관한 인간의 양보할 수 없는 권리에 따라, 출산 자녀 수의 결정은 부모의 바른 판단에 달린 것이므로 절대로 공권력의 판단에 맡겨질 수 없다. 부모의 판단은 올바로 형성된 양심을 전제하는 것이므로, 시대와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하느님 법을 존중하는, 올바르고 참으로 인간다운 책임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모든 사람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어디에서나 교육 환경과 사회 조건을 개선하고 특히 종교 교육이나 적어도 건실한 도덕 교육을 실천하도록 요구한다. 그리고 자녀 수의 조절에서 부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과학의 진보에 관해서는 사람들에게 지혜롭게 알려야 한다. 그 방법은 확실성이 제대로 입증되고 도덕 질서와 명백히 부합되어야 한다.
  • ○ 88. 원조 제공에 관한 그리스도인들의 임무
  • [사목헌장] 88. 정당한 자유의 진정한 존중과 모든 사람의 형제애와 더불어 국제 질서를 확립하도록 그리스도인들은 기꺼이 온 마음으로 협력하여야 한다. 더구나 세계의 많은 지역이 아직도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으며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에서 그리스도께서 친히 큰소리로 당신 제자들의 사랑을 촉구하시는 것 같아 더욱 그러하다. 흔히 국민 대다수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지닌 일부 국가들이 풍부한 재화를 누리는 반면에, 다른 나라들은 생활 필수품도 없이 기아와 질병과 온갖 불행으로 고통을 받는 걸림돌은 없어야 한다. 가난과 사랑의 정신은 그리스도 교회의 영광이며 증거이다.
  • 그러므로 다른 사람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자발적으로 헌신하는 그리스도인들, 특히 젊은이들을 칭찬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더욱이, 교회의 오랜 관습대로, 쓰고 남는 것만이 아니라 자기가 먹을 것을 나누어 주어, 현대의 불행을 힘껏 덜어 주는 일은 하느님의 백성 전체의 의무이며, 주교들이 말과 모범으로 이 일에 앞장서야 한다.
  • 원조 금품의 모집과 분배는, 일률적이고 경직된 방법은 아니더라도, 교구와 국가, 전 세계에서 질서 정연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또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곳은 어디에서나 가톨릭 신자들과 다른 그리스도인 형제들이 공동으로 활동하여야 한다. 사랑의 정신은 현명하고 질서 정연한 사회 활동과 자선의 실천을 결코 금지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이를 명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개발 도상국들에 봉사하고자 헌신하려는 사람들은 또한 적절한 교육을 알맞게 받을 필요가 있다.
  • ○ 89. 국제 공동체에서 활동하는 교회의 효과적 현존
  • [사목헌장] 89. 교회는 하느님에게서 받은 자기 사명에 따라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은총의 보화를 나누어 줄 때에, 하느님의 법인 자연법을 인식시켜 세계 어디에서나 평화를 확립하고 사람들과 민족들 사이에 형제 공동체의 확고한 토대를 놓는 데에 공헌한다. 따라서 사람들의 협력을 장려하고 증진할 수 있도록 교회는 바로 민족들의 공동체 안에 반드시 현존하여야 한다. 이러한 현존은 참으로 교회의 공적 기관을 통하여, 또 오로지 모든 사람에게 봉사하겠다는 열망을 지닌 모든 그리스도인의 충만하고 성실한 공동 노력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 그 목적을 더 효과적으로 달성하려면, 바로 신자들이 인간으로서 또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깨달아 자기 생활 영역에서 국제 공동체와 즉각 협력하려는 의지를 일깨우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종교 교육과 시민 교육에서 이 문제에 관하여 젊은이들의 양성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 90. 국제 기관에서 수행하는 그리스도인의 역할
  • [사목헌장] 90. 그리스도인들의 훌륭한 국제 활동은 분명히, 개인이든 단체이든, 국가 간의 협력을 증진하고자 설립되었거나 설립될 국제 기구에서 일하는 공동 활동이다. 또한 가톨릭의 여러 국제 단체들도 평화와 형제애 안에서 민족들의 공동체 건설에 여러 가지로 이바지할 수 있다. 따라서 제대로 양성된 협력자들의 수를 증가시키고 필요한 자원을 확대하고 그 역량을 적절히 조정하여 그러한 단체들을 강화하여야 한다. 우리 시대에서는 활동의 효율성과 대화의 필요성이 공동 계획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 이러한 단체들은 분명히 가톨릭 신자들에게 부합하는 보편 감각을 일깨워 참으로 세계적인 연대 의식과 책임감을 형성하는 데에 적지 않게 기여하고 있다.
  • 끝으로, 국제 공동체 안에서 자기 임무를 올바로 완수하기 위하여 가톨릭 신자들은 복음의 사랑을 함께 고백하는 갈라진 형제들이나 진정한 평화를 갈망하는 모든 사람과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노력하기를 바란다.
  • 공의회는 아직도 인류의 대부분을 괴롭히고 있는 극심한 빈곤을 고려하여,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를 어디에서나 증진하도록 보편 교회의 한 기관을 설립하는 것이 매우 적절하다고 여긴다. 이 기관의 임무는 빈곤한 지역들의 발전과 국가 간의 사회 정의를 증진하도록 가톨릭 신자들의 공동체를 일깨우는 것이다.
  • 맺음말
  • ○ 91. 신자 개인과 지역 교회의 임무
  • [사목헌장] 91. 이 거룩한 공의회는 교회의 가르침의 보고에서 몇 가지를 꺼내어, 하느님을 믿든 하느님을 명백히 인정하지 않든 현대의 모든 사람을 도와주고자 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온전한 사명을 더 분명히 깨달아, 세계를 인간의 고귀한 존엄성에 더욱 부합시키고, 보편적이고 더 근본적인 형제애를 추구하며, 사랑의 충동을 받아 아낌없는 공동 노력으로 현대의 긴급한 요청에 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것이다.
  • 그러나 세계의 환경과 인간 문화 형태가 크게 달라, 여러 부분에서 일부러 일반적인 특성만을 고려하여 이 문서를 내어 놓는다. 더구나 교회 안에서 이미 공인된 교리를 밝히더라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문제들을 다룬 경우가 드물지 않으므로, 앞으로도 계속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과 복음 정신에 의지하여 우리가 제시한 많은 것들은, 특히 그리스도인들이 목자들의 지도를 받아 각각의 민족과 그 사고방식에 적응시켜 행동으로 옮긴다면, 모든 사람에게 확실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 ○ 92. 모든 사람의 대화
  • [사목헌장] 92. 복음의 메시지로 전 세계를 비추고 온갖 민족과 인종과 문화의 모든 사람을 한 분이신 성령 안으로 모아들여야 할 자기 사명의 힘으로, 교회는 성실한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촉진하는 저 형제애의 상징이 된다.
  • 그것은 먼저 바로 교회 안에서 사목자들이든 그 밖의 그리스도인들이든 하나인 하느님 백성을 이루고 있는 모든 사람 사이에서 언제나 더 많은 열매를 맺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정당한 모든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호 존중과 존경과 화합을 증진하도록 요구한다. 신자들을 갈라놓는 것들보다 일치시키는 것들이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필요한 일에는 일치가, 불확실한 일에는 자유가, 모든 일에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1)
  • 우리의 마음은 또 아직 우리와 함께 완전한 친교 안에서 살지 못하는 형제들과 그 공동체들을 끌어안는다. 우리는 성부, 성자, 성령에 대한 신앙 고백과 사랑의 유대로 그들과 결합되어 있으며, 오늘날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기대하고 바란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더욱이 이 일치가 성령의 강력한 힘으로 진리와 사랑 안에서 진전될수록 그만큼 전 세계의 일치와 평화의 전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힘을 합쳐 이 드높은 목적을 오늘날 효과적으로 성취할 수 있는 더욱더 적합한 방법을 찾아, 복음에 날로 더욱 동화되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 자녀들의 가족으로 부름 받은 인류 가족에 대한 봉사를 위하여 형제로서 협력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 이제 하느님을 인정하고 그 전통 안에 고귀한 종교적 인간적 요소들을 간직하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우리의 마음을 돌려, 우리가 모두 진솔한 대화를 통하여 성령의 권유를 충실히 받아들이고 기꺼이 실천하게 되기를 바란다.
  • 오로지 진리에 대한 사랑으로 적절하고 지혜롭게 이루어지는 이러한 대화를 간절히 바라므로, 우리 편에서는 그 어느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다. 인간 정신의 드높은 가치를 고양하지만 그 원천인 창조주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또는 교회를 반대하고 여러 모로 교회를 박해하는 사람들까지도 배제하지 않는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만물의 시작이시며 마침이시므로 우리는 모두 형제가 되도록 부름 받고 있다. 이 동일한 인간적 신적 소명으로 부름 받은 우리는 어떠한 폭력이나 기만도 없이 진정한 평화 속에서 세계 건설에 협력할 수 있고 또 협력하여야 한다.
  • ○ 93. 세계 건설과 그 목표의 성취
  • [사목헌장] 93.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 하신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현대 세계의 사람들에게 언제나 더 관대하게 더욱 효과적으로 봉사하는 일보다 더 열렬히 바라는 것은 없다. 그러므로 복음을 충실히 따르며 복음의 힘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정의를 사랑하고 실천하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이 지상에서 완수하여야 할 위대한 과업을 받아들였으며, 마지막 날 모든 사람을 심판하실 분께 이 과업에 대한 셈을 바쳐야 한다.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확실하게 손수 실행하는이라야 하늘 나라에 들어간다.2) 그리고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모든 사람 안에서 형제이신 그리스도를 알아보고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써 그리스도를 실제로 사랑하며 그렇게 하여 진리를 증언하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사랑의 신비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를 바라신다. 이 길을 걸으며 우리는 온 세상 사람들에게 성령께서 주시는 살아 있는 희망, 마침내 언젠가는 주님의 영광이 빛나는 고향에서 지고의 평화와 행복을 누리게 되리라는 희망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는 힘으로, 우리가 청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보다 훨씬 더 풍성히 이루어 주실 수 있는 분, 그분께 교회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세세 대대로 영원무궁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에페 3,20-21).
  •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은 이 헌장의 모든 것에 낱낱이 찬성하였다. 본인은 그리스도께서 본인에게 부여하신 사도 권한으로 존경하는 교부들과 더불어 이를 성령 안에서 승인하고 결정하고 제정하며, 공의회에서 제정한 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공포하기를 명령한다.
  • 로마 성 베드로 좌에서
  • 1965년 12월 7일
  • 가톨릭 교회의 주교 바오로 자서
  • 교부들의 서명이 따른다.
  • 교령
  • 사회 매체에 관한 교령
  • 하느님의 종들의 종 바오로 주교는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과 더불어 영구적인 기록으로 ‘사회 매체에 관한 교령’을 공포한다.
  • ○ 1. 용어의 뜻
  • [사회매체교령] 1. 놀라운 기술(Inter mirifica), 특히 현대에서 하느님의 은혜로 인간 재능이 피조물에서 이끌어 낸 놀라운 기술의 발명 가운데에서, 주로 인간의 정신에 관련되고 또 온갖 소식과 생각과 지시를 쉽게 전달하는 새로운 길을 연 기술을 어머니인 교회는 각별한 관심으로 환영하고 존중한다. 그러한 발명들 가운데에서 뛰어난 것이 인쇄기, 영사기, 라디오, 텔레비전과 기타 유사한 매체와 같이 그 본질상 각 개인뿐 아니라 바로 대중과 온 인류 사회에 다가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단들이다. 따라서 이는 당연히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라 할 수 있다.
  • ○ 2. 공의회가 왜 이 문제를 다루는가?
  • [사회매체교령] 2. 어머니인 교회는 참으로 이 매체들이 올바르게 사용되면 인류에게 커다란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매체들이 정신의 휴식과 수양을 위하여 또 하느님 나라를 전파하고 튼튼히 하는 데에 크게 이바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뜻을 거슬러 또 자기 자신들에게 손해가 되도록 이 매체들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교회는 알고 있다. 더욱이 이 매체들의 오용으로 인류 사회에 폐해가 너무 자주 일어나는 것을 보며, 교회는 어머니의 슬픈 마음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이 중대한 사안에서 교황들과 주교들의 끊임없는 염려를 이어받아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와 관련된 주요 문제들을 다루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여긴다. 더 나아가서 이렇게 제시하는 원칙과 규범이 그리스도인들의 구원뿐만이 아니라 온 인류 사회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 제 1 장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올바른 사용을 위한 규범
  • ○ 3. 교회의 임무
  • [사회매체교령] 3. 가톨릭 교회는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도록 주 그리스도께서 설립하셨으므로 복음화의 요구에 재촉을 받아, 구원의 소식을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힘으로도 선포하고 또 사람들에게 그 매체의 올바른 사용에 대하여 가르치는 것이 자기 의무의 일부라고 여긴다.
  • 그러므로 그리스도인 교육과 영혼의 구원을 위한 모든 활동에 필요하다면 그 무슨 종류이든 이러한 매체들을 사용하고 소유할 천부의 권리가 교회에 있으며, 신자들이 또한 이 매체의 도움으로 온 인류 가족의 구원과 발전을 추구하도록 가르치고 지도할 임무가 거룩한 목자들에게 있다.
  • 그리고 이 매체에 인간적이고 그리스도교적인 정신을 불어넣어 인류 사회의 커다란 기대와 하느님 뜻에 완전히 부응하게 하는 것은 특별히 평신도들이 할 일이다.
  • ○ 4. 도덕률
  • [사회매체교령] 4. 이 매체들을 올바로 사용하려면 반드시 이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이 도덕 규범을 알아야 하고 이 분야에서 그 규범을 충실히 실천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어떠한 매체이든 그 특성에 따라 전달되는 사안의 내용을 숙고하여야 한다. 또한 동시에 바로 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모든 상황과 환경, 곧 목적, 인물, 장소, 시간 들을 직시하여야 한다. 그러한 상황은 커뮤니케이션의 도덕성을 달라지게 하거나 아주 뒤바꿔 버릴 수 있다. 그 가운데에서 각기 그 매체 고유의 작용 방식 곧 그 영향력에 유의하여야 한다. 그 힘은 특히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이 감지하고 통제하고 또 필요하다면 거부하기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 ○ 5. 정보의 권리
  • [사회매체교령] 5. 그러나 무엇보다도 모든 관계자가 이 매체의 사용에 관하여, 특히 우리 시대에 더욱 날카롭게 제기되는 몇몇 문제들과 관련하여 반드시 올바른 양심을 형성하여야 한다.
  • 첫째 문제는 이른바 정보, 또는 뉴스의 취재와 보도에 관한 것이다. 참으로 정보가 오늘날 인간 사회의 발전으로 또 그 구성원들의 긴밀한 유대 때문에 매우 유익하고 널리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사건과 사실의 신속한 공개 전달은 각 사람에게 그 진상을 더 충분하게 지속적으로 알려, 각자 공동선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고 또 모든 사람이 시민 사회 전체의 더 큰 발전을 더욱 용이하게 촉진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 사회에는 개인이든 사회 집단이든 각기 그 환경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정보의 권리가 내재한다. 그러나 이 권리의 올바른 행사는 커뮤니케이션이 그 내용에서 언제나 진실하여야 하고 정의와 사랑을 지키며 완전하여야 한다는 것을 요구한다. 더 나아가 그 방법과 관련하여 커뮤니케이션은 공정하고 적절하여야 한다. 곧 뉴스의 취재와 보도에서 인간의 정당한 권리와 존엄성 그리고 도덕률을 충실하게 지켜야 한다. 모든 지식이 다 유익한 것은 아니고, 오직 “사랑만이 사람을 성장하게” 하기 때문이다(1코린 8,1).
  • ○ 6. 예술과 도덕
  • [사회매체교령] 6. 둘째 문제는 이른바 예술의 권리와 도덕률의 규범 사이에서 빚어지는 관계에 대한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빈번한 논쟁은 흔히 윤리학과 미학의 그릇된 주장에서 생겨나는 것이므로, 공의회는 모든 이가 객관적인 도덕 질서의 우위를 절대 고수하여야 한다고 천명한다. 예술을 포함한 다른 모든 인간사의 질서가 아무리 뛰어난 품위를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도덕 질서가 그 모든 것을 초월하고 또 적절히 통합하기 때문이다. 오로지 도덕 질서만이 하느님의 이성적 피조물로서 드높이 불린 인간의 본성 전체에 관련되는 것이므로, 참으로 이를 온전히 또 충실히 지키면, 인간은 자기완성과 완전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
  • ○ 7. 윤리 악의 취급
  • [사회매체교령] 7. 마지막으로 윤리 악의 서술, 묘사, 표현은 분명히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힘으로도 인간에 대한 더 깊은 인식과 탐구에 공헌하고 또 다른 적절한 비극적 결과를 보여 줌으로써 진리와 선의 위대함을 드러내고 들어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인간 정신에 이익이 아닌 손해를 끼치지 않도록, 특히 합당한 존경을 요구하는 일을 다루거나 원죄로 상처 받은 인간을 쉽게 사악한 욕망으로 충동하는 문제를 다룰 때에는 도덕률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 ○ 8. 여론
  • [사회매체교령] 8. 여론은 오늘날 각계 각층의 시민 생활에, 사생활이든 공생활이든, 커다란 영향력과 권위를 행사하고 있으므로, 사회의 모든 구성원은 이 분야에서도 정의와 사랑의 의무를 완수하여야 한다. 따라서 사회 매체의 힘으로도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고 전파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 ○ 9. 수용자의 의무
  • [사회매체교령] 9. 이 매체로 전파되는 커뮤니케이션을 개인의 자유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모든 수용자, 곧 독자들과 시청자들은 특수한 의무를 지니고 있다. 올바른 선택을 통하여 덕과 지식과 예술에서 뛰어난 모든 것을 온전히 옹호하여야 한다. 그러나 자기에게 정신적인 손해를 끼치는 원인이나 기회가 되는 것, 또는 나쁜 표양을 통하여 남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것, 또는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고 나쁜 커뮤니케이션을 조장하는 것들을 회피하여야 한다. 이는 오로지 경제적 목적으로 이 매체를 이용하는 업자들에게 많은 돈을 주고 마는 것이다.
  • 수용자들이 도덕률을 준수하려면 관계 권위자가 이 문제에 대하여 내리는 판단을 제때에 알아 두고 올바른 양심의 규범에 따라 거기에 순종할 의무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옳지 못한 의견을 쉽게 막아 내고 옳은 의견에 온전히 따르려면 적절한 도움을 받아 자기 양심을 다스리고 일깨우도록 애써야 한다.
  • ○ 10. 청소년들과 부모들의 의무
  • [사회매체교령] 10. 수용자들, 특히 청소년들은 이 매체의 사용에서 절제와 규율을 익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서 보고 듣고 읽는 것을 완전히 이해하도록 힘써야 한다. 교육자나 전문가와 함께 거기에 대하여 토론하며 올바른 판단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부모들은 신앙과 도덕을 해치는 영상물이나 인쇄물이나 다른 매체들이 집안의 문턱을 넘어 들어오지 못하도록, 또 가정의 자녀들이 다른 곳에서도 그러한 매체와 마주치지 않도록 열심히 보살펴야 할 자신의 의무를 명심하여야 한다.
  • ○ 11. 제작자들의 의무
  • [사회매체교령] 11.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올바른 사용에 관한 중대한 도덕적 의무를 지닌 사람들은 신문인, 집필자, 연기자, 연출자, 제작자, 편집자, 배급자, 기술자, 판매원, 평론가, 그리고 어느 모로든 매체의 제작과 전달에 관여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정보와 유인을 통하여 인류를 바른길로 또는 멸망으로 이끌 수 있으므로, 오늘날의 인간 조건에서 그들이 어떠한 책임을 져야 하고 또 얼마나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하는지 매우 분명하다.
  • 따라서 그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정치적 예술적 이해 관계가 결코 공동선에 배치되지 않도록 조절하여야 한다.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하여 자기 직업과 관련되는 단체에, 곧 그 구성원들에게, 필요하다면 윤리 강령을 올바로 준수한다는 서약을 하여서라도, 자신의 직업 활동과 의무 수행에서 도덕률을 존중하도록 요구하는 단체에 가입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
  • 그리고 독자와 시청자 대부분은 청소년으로서 건전한 오락과 정신적 향상을 도모하는 인쇄물과 영상물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언제나 기억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서 종교에 관한 문제는 합당한 전문가들에게 맡겨서 마땅한 존경심을 가지고 다루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 ○ 12. 국가 권위의 의무
  • [사회매체교령] 12. 사회 매체는 공동선을 지향하므로, 국가 권위는 이 문제에서 공동선을 위한 의무를 지고 있다. 국가 권위는 자기 임무로서, 현대 사회의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진실하고 공정한 정보의 자유, 특히 출판의 자유를 보장하고 옹호하며 종교, 문화, 예술을 신장시키고 수용자들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자유로이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여야 한다. 그 밖에도 특히 청소년들에게 매우 유익하지만 달리 유지될 수 없는 사업들을 도와주는 것이 국가 권력의 의무이다.
  • 끝으로, 국민의 복지를 위하여 합법적인 활동을 하는 국가의 공권력은 사회 매체의 오용으로 공중도덕과 사회 발전에 중대한 위험이 미치지 않도록 법률의 공포와 그 성실한 집행을 통하여 정당하고 철저하게 감독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감독은 결코 개인이나 단체의 자유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다. 특히 이 매체를 사용하는 책임을 맡은 사람들 편에 유효한 담보가 없을 때에 더욱 그러하다.
  • 그리고 청소년들을 그 연령에 해로운 출판물이나 영상물에서 보호하도록 특별한 감독이 이루어져야 한다.
  • 제 2 장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와 가톨릭 사도직
  • ○ 13. 목자들과 신자들의 의무
  • [사회매체교령] 13. 교회의 모든 자녀는 마음과 뜻을 합쳐 시대와 환경이 요구하는 대로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를 여러 가지 사도직 활동에 지체 없이 효과적으로 적극 활용하도록 노력하며, 해로운 매체들에 앞서 나가야 한다. 특히 도덕과 종교의 발전이 더욱 긴급한 활동을 요구하는 지역일수록 그러하다.
  • 그러므로 거룩한 목자들은 말씀을 선포하여야 하는 통상 직무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 이 분야에서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도록 서둘러야 한다. 또한 사회 매체에 참여하는 평신도들은 특히 사도 정신으로 각자 맡은 일을 능숙하게 이행하여 그리스도를 증언하도록 진력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서 기술적, 경제적, 문화적, 예술적 역량을 나름대로 발휘하여 교회의 사목 활동에 직접 협력하여야 한다.
  • ○ 14. 가톨릭 신자의 활동
  • [사회매체교령] 14. 무엇보다 먼저 좋은 출판물을 장려하여야 한다. 그리고 독자들이 그리스도교 정신에 완전히 젖어들도록 명실상부한 가톨릭 출판물을 발행하고 보급하여야 한다. 곧 교회 권위에 직접 딸려 있거나 가톨릭 신자가 출판하고 운영하는 출판물은 자연법과 가톨릭 교리와 가르침에 부합하는 여론을 형성하고 강화하고 전파하며 교회 생활과 관련된 사실을 보도하고 올바로 해석하려는 뚜렷한 목적으로 발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가톨릭 출판물의 구독과 보급의 필요성을 신자들에게 주지시켜, 모든 일에서 그리스도교적 판단을 내리도록 권고하여야 한다.
  • 정신의 건전한 휴식과 유익한 인류 문화와 예술을 위하여, 특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영화의 제작과 상영을 효과적인 온갖 도움으로 장려하고 보장하여야 한다. 이러한 일은 특히 건전한 제작자나 배급자들의 역량과 활동을 도와주고 결집시키며 가치 있는 영화를 비평가들의 호평으로 후원하고 포상을 하며, 건실한 가톨릭 경영자들의 극장을 지원하거나 서로 제휴하게 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
  • 마찬가지로 라디오나 텔레비전의 건전한 방송, 특히 가정에 알맞은 방송에 효과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 시청자들을 교회 생활에 참여시키고 그들에게 종교적 진리를 가르치는 가톨릭 방송을 치밀하게 지원하여야 한다. 그리고 필요한 곳에는 가톨릭 방송국을 신중하게 설립하여야 한다. 또한 그 방송이 완성도와 효과에서 앞서가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 더 나아가서 이미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를 통하여 널리 전파되고 있는 고상한 고전 극 예술로 청중들의 문화와 도덕 향상을 도모하도록 권장한다.
  • ○ 15. 제작자들의 양성
  • [사회매체교령] 15. 앞에서 제시한 필요성에 대비하여,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을 시의 적절하게 양성하여 사도직의 목적에 이 매체들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여야 한다.
  • 특히 평신도들은 기술, 이론, 도덕에 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학교, 학부, 연구소를 많이 증설하여, 거기에서 신문인, 저술가, 극작가, 라디오나 텔레비전 방송 관계자들이 그리스도교 정신에 따른 온전한 교육을 받고, 특히 교회의 사회 교리를 배우게 하여야 한다. 또한 배우들도 자신의 예술로 인간 사회에 이바지하도록 가르치고 도와주어야 한다. 끝으로 문학,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등에 대한 평론가들을 힘껏 양성하여야 한다. 그들이 각자 전문 지식을 갖추고 언제나 도덕 문제를 밝히는 명백한 판단을 내리도록 교육하고 권유하여야 한다.
  • ○ 16. 수용자들의 교육
  • [사회매체교령] 16.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는 연령과 문화가 다른 수용자들이 이용하므로, 이 매체를 선용하려면 수용자들에게 알맞은 고유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목적을 추구하는 적절한 교육, 특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활동을 가톨릭의 각급 학교와 신학교, 또한 평신도 사도직 단체에서 장려하고 확대시켜야 하며, 그리스도교 도덕 원리에 따라 지도하여야 한다. 이 목적을 더욱 조속히 달성하려면, 교리서에서 이 문제에 관한 가톨릭의 교리와 가르침을 제시하고 설명하여야 한다.
  • ○ 17. 매체 후원
  • [사회매체교령] 17. 사회 매체 특유의 기술을 모르거나, 참으로 막대한 그 비용이 없어, 구원의 말씀이 막혀 있거나 얽매여 있는 것을 교회의 자녀들이 수수방관만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러므로 이 거룩한 공의회는 진리를 전파하고 옹호하며 인간 사회에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하는 것을 그 주요 목적으로 삼는 가톨릭계 신문, 정기 간행물, 영화 사업,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국을 유지하고 후원하여야 할 의무가 신자들에게 지워져 있음을 상기시킨다. 또한 동시에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 큰 힘을 가진 단체나 개인은 진정한 문화와 사도직에 이바지하는 사회 매체들을 자신의 힘과 경험으로 기꺼이 너그럽게 뒷받침하여 주도록 간곡히 권유한다.
  • ○ 18. 홍보 주일
  • [사회매체교령] 18.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에 관한 교회의 다양한 사도직을 더욱 효과적으로 강화하기 위하여 전 세계 모든 교구에서는 주교들의 결정에 따라 해마다 하루를 정하여, 그날 이 분야에 대한 신자들의 의무를 가르치고 신자들에게 이러한 뜻으로 기도를 바치며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헌금을 하도록 권유하여야 한다. 이 헌금은 가톨릭 세계의 필요에 따라 이 분야에서 교회가 추진하는 사업과 기관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에 거룩히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 ○ 19. 교황청 사무국
  • [사회매체교령] 19. 교황은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에 관한 자신의 최고 사목을 수행하기 위하여 교황청 특별 사무국을 마련할 수 있다.1)
  • ○ 20. 주교들의 관할권
  • [사회매체교령] 20. 그러나 교구의 이러한 사업과 활동을 감독하고 추진하며 조정하는 것은 주교들의 임무이다. 공적인 사도직에 관련되는 것이면, 면속 수도자들의 지도에 예속되는 사업도 제외되지 않는다.
  • ○ 21. 전국 사무국
  • [사회매체교령] 21. 그리고 전국 차원의 효과적인 사도직은 경륜과 역량의 결집을 요구하므로, 이 거룩한 공의회는 나라마다 출판, 영화, 라디오와 텔레비전 일을 위한 전국 사무국을 설치하고 온 힘을 다하여 협조하도록 결정하고 명령한다. 이 사무국의 임무는 사회 매체를 이용하는 신자들이 양심을 올바르게 형성하도록 도와주고, 이 분야에서 가톨릭 신자들의 온갖 활동을 보호하고 조정하는 것이다.
  • 각국에서 이 사무국의 지도는 주교 특별 위원회나 어떤 대표 주교에게 위임될 것이다. 그리고 가톨릭 교리와 이 기술에 정통한 평신도들도 이 사무국에 참여하여야 한다.
  • ○ 22. 국제 단체
  • [사회매체교령] 22. 더 나아가서 사회 매체의 영향력은 국경을 초월하고 또 개인을 이를테면 온 인류 공동체의 시민이 되게 하므로, 이 분야의 국가 기구들은 국제 영역에서도 서로 협력하여야 한다. 제21항에서 언급한 사무국들은 해당 국제 가톨릭 단체들과 함께 적극 협동하여야 한다. 이러한 국제 가톨릭 단체는 오로지 교황청에서 합법적으로 승인을 받고 교황청에 소속된다.
  • 결론
  • ○ 23. 사목 훈령
  • [사회매체교령] 23.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에 관하여 이 거룩한 공의회가 제시하는 모든 원리와 규범을 실천에 옮기도록, 공의회의 명시적 위임에 따라, 제19항에서 언급한 교황청 사무국은 여러 나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사목 훈령을 발표하여야 할 것이다.
  • ○ 24. 마지막 권고
  • [사회매체교령] 24. 그리고 또 이 거룩한 공의회는 여기에서 전수하는 가르침과 규범을 교회의 모든 자녀가 기꺼이 받아들이고 충실히 지키리라고 믿는다. 따라서 이 수단을 이용하는 모든 이가 결코 해를 입지 않고 소금과 빛처럼 땅을 절이고 세상을 비추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 날로 더욱 인류 사회의 운명이 이 매체의 올바른 사용에 좌우되고 있으므로, 선의의 모든 사람, 특히 이 매체를 취급하는 사람들은 오로지 사회의 선익을 지향하도록 노력하기를 권유한다. 그리하여 일찍이 고대 예술품으로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였듯이, 사도의 저 말씀대로, 이 새로운 발명품으로도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여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시다”(히브 13,8).
  •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은 이 교령의 모든 것에 낱낱이 찬성하였다. 본인은 그리스도께서 본인에게 부여하신 사도 권한으로 존경하는 교부들과 더불어 이를 성령 안에서 승인하고 결정하고 제정하며, 공의회에서 제정한 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공포하기를 명령한다.
  • 로마 성 베드로 좌에서
  • 1963년 12월 4일
  • 가톨릭 교회의 주교 바오로 자서
  • 교부들의 서명이 따른다.
  • 동방 가톨릭 교회들에 관한 교령
  • 하느님의 종들의 종 바오로 주교는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과 더불어 영구적인 기록으로 ‘동방 가톨릭 교회들에 관한 교령’을 공포한다.
  • 서론
  • [동방교회교령] 1. 동방 교회들(Orientalium Ecclesiarum)의 제도, 전례 예법, 교회 전통, 그리스도교 생활 규범 등을 가톨릭 교회는 존중한다. 존경스러운 그 오랜 교회에서는 사도들로부터* 교부들을 통하여 내려온 전통이 빛나고 있다.1) 그 전통은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가를 수 없는 보편 교회의 유산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이 전통의 살아 있는 증인들인 동방 교회에 관심을 가진 이 거룩한 세계 공의회는 그 교회들이 번영하여 새로운 사도적 활력으로 맡겨진 임무를 완수하기를 바라며, 보편 교회와 관련된 것 외에 몇 가지 원칙을 제정하기로 결정하였다. 나머지는 동방 교회회의와 사도좌의 지도에 맡긴다.
  • 개별 교회 또는 예법
  • ○ 2. 예법의 다양성은 일치를 해치지 않는다
  • [동방교회교령] 2.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는 같은 신앙과 같은 성사와 같은 통치로 성령 안에서 유기적으로 결합된 신자들로 구성되며, 신자들은 교계 제도를 중심으로 연합하여 여러 집단을 이루고 개별 교회나 예법을 형성한다. 그들 사이에서 놀라운 친교가 왕성하게 이루어져 교회 안의 다양성이 교회 일치를 결코 해치지 않고 오히려 그 일치를 뚜렷하게 드러낸다. 가톨릭 교회는 개별 교회나 예법의 전통을 각기 온전하게 보존하면서도 자신의 생활양식을 시대와 장소의 다양한 요청에 적응시켜 나가고자 한다.2)
  • ○ 3. 여러 예법들은 동등한 품위를 지닌다
  • [동방교회교령] 3. 동서의 이러한 개별 교회들은 비록 예법이 다를지라도, 이를테면 전례와 교회 규범과 영적 유산이 어느 정도 서로 다르다 하더라도, 똑같이 교황의 사목적 통치에 맡겨져 있다. 교황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보편 교회에 대한 수위권을 지닌 복된 베드로를 계승하였다. 개별 교회들은 동등한 품위를 지니므로, 어떠한 교회도 그 예법 때문에 다른 교회보다 앞설 수 없고, 같은 권리를 누리고 같은 의무를 지니며, 교황의 지도 아래 온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여야(마르 16,15 참조) 할 같은 의무를 지닌다.
  • ○ 4. 여러 예법들에 대한 교육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 [동방교회교령] 4. 그러므로 세계 어디서나 모든 개별 교회의 보호와 번영에 힘써야 하며, 이를 위하여 신자들의 영적 선익에 도움이 되는 곳에는 본당들을 세우고 고유한 교계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여러 개별 교회의 주교들이 같은 지역에서 재치권을 행사할 때에는 정기 회합을 통해 서로 협의함으로써, 행동의 일치를 촉진하고 힘을 합쳐 공동 사업을 도와주며 교회의 선익을 더욱 효율적으로 증진하고, 성직자들의 규율을 더욱 효과적으로 유지하여야 한다.3) 모든 성직자와 성품에 오를 사람들은 예법에 대하여, 특히 예법 간 문제의 실천 규범에 대하여 교육을 잘 받아야 한다. 또한 평신도들도 예법과 그 규범에 관한 교리 교육을 받아야 한다. 모든 가톨릭 신자는 누구나, 또한 비가톨릭 교회나 단체에서 세례를 받고 가톨릭 교회와 완전한 친교를 회복한 이는 세계 어디서나 그 고유한 예법을 보존하고 실천하며 힘껏 준수하여야 한다.4) 그러나 개인이나 단체 또는 지역의 특수한 사정에서 사도좌에 소원할 권리는 남아 있다. 사도좌는 교회 간 관계의 최고 중재자로서, 일치의 정신으로, 직접 또는 다른 권위를 통하여, 적절한 규범이나 교령이나 답서를 주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다.
  • 동방 교회들의 영적 유산 보존
  • ○ 5. 동방 교회들의 공헌
  • [동방교회교령] 5. 동방 교회들이 보편 교회에 얼마나 많은 공헌을 하였는지는5) 역사와 전통과 수많은 교회 제도가 분명하게 증언하고 있다. 거룩한 공의회는 이 교회의 영적 유산을 마땅히 존중하고 찬양할 뿐만 아니라 이를 온 그리스도 교회의 유산이라고 확언한다. 그러므로 동방 교회들도 서방 교회들과 마찬가지로 고유한 특수 규율에 따라 교회를 다스릴 권리와 의무가 있음을 공의회는 장엄하게 선언한다. 존경스러운 그 오랜 규율들은 동방 교회 신자들의 생활 관습에 더 잘 맞고, 그들의 선익을 돌보는 데 더욱 적합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 6. 변화는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 [동방교회교령] 6. 모든 동방 교회는, 자기들의 정당한 전례 예법과 규범을 언제나 보존할 수 있고 보존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또 확신하여야 한다. 오로지 적절한 유기적 발전을 위해서만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므로 동방 교회 스스로 이 모든 것을 충실히 지키며 날로 더욱 깊이 인식하고 더욱 완전히 실천하여야 한다. 만일 시대나 인간의 상황 때문에 부당하게 그 실천에서 멀어졌다면, 다시 선조들의 전통으로 되돌아가도록 힘써야 한다. 사도적 봉사나 임무 때문에 동방 교회들이나 그 신자들과 자주 교류하는 사람들은, 그 직무의 중요성에 따라, 동방 교회의 예법, 규범, 교리, 역사, 특성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교양을 갖추도록 교육을 받아야 한다.6) 동방 교회 지역이나 그 신자들 사이에서 일하는 라틴 예법의 수도회와 단체들이 사도직의 더 큰 효과를 위하여 되도록 동방 예법의 수도원이나 관구를 설정하여 주기를 간곡히 권고한다.7)
  • 동방의 총대주교
  • ○ 7. 총대주교 제도
  • [동방교회교령] 7. 아주 옛날부터 교회에는 이미 초기 공의회들이 인정한 총대주교 제도가 있었다.8)
  • 원래 동방의 총대주교란 자기 지역이나 예법의 관구장 대주교를 포함한 모든 주교, 성직자, 신자를 법 규범에 따라 관할하는 주교이다.9) 다만 교황의 수위권은 유지된다.
  • 어떤 예법의 교계가 총대교구의 지역 밖에 설정되더라도, 법 규범에 따라 동일한 예법 총대교구의 교계 소속으로 머문다.
  • [동방교회교령] 8. 동방 교회의 총대주교들은 비록 다른 이보다 늦게 총대주교가 되었더라도 총대주교의 품위는 모두 동등하다. 다만 그들 사이에서 정당하게 세워진 명예의 우선 순위는 남는다.10)
  • ○ 9. 동방 총대주교들의 특별한 명예
  • [동방교회교령] 9.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 동방 교회의 총대주교들은 특별한 명예를 지니며 아버지와 수장으로서 자기 총대교구를 다스린다. 그러므로 이 거룩한 공의회는 각 교회의 옛 전통과 세계 공의회들의 교령에 따라,11) 총대주교들의 권리와 특전을 회복시키기로 결정하였다.
  • 현대 상황에 어느 정도 적응되어야 하겠지만, 이 권리와 특전은 동서의 교회가 일치되어 있던 때에 널리 누렸던 것이다.
  • 총대주교들은 자기 교회회의와 더불어 최고 권위를 이루고 총대교구의 모든 문제를 다루며, 총대교구 지역 안에서 자기 예법의 새로운 교구를 설립하고 주교를 임명할 권한을 가진다. 다만, 모든 사안에 개입할 수 있는 교황의 양보할 수 없는 권리는 유지된다.
  • ○ 10. 총대교구의 신설
  • [동방교회교령] 10. 총대주교들에 대하여 언급한 것은, 법 규범에 따라, 어떤 예법 교회나 개별 교회 전체를 다스리는 상급 대주교들에게도 적용된다.12)
  • [동방교회교령] 11. 동방 교회에서 총대주교 제도는 전통적인 통치 형태이므로 거룩한 세계 공의회는 필요한 곳에 새로운 총대교구를 설립하기 바란다. 총대교구의 설정은 세계 공의회나 교황에게 유보된다.13)
  • 성사 규율
  • ○ 12. 옛 성사 규율의 복원
  • [동방교회교령] 12. 동방 교회에서 시행하는 오래 된 성사 규율 그리고 성사 거행과 집전에 관한 관습을 거룩한 세계 공의회는 인정하고 존중하며, 필요할 때에는 이를 복원하기 바란다.
  • ○ 13. 견진성사의 집전
  • [동방교회교령] 13. 초세기부터 동방 교회에서 거행하던 견진성사 집전자에 관한 규율은 완전히 복원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총대주교나 주교가 축복한 축성 성유를 사용하여 신부들이 이 성사를 집전하는 것은 유효하다.14)
  • [동방교회교령] 14. 동방 교회의 모든 신부는 세례성사와 한꺼번에 집전하든지 따로 하든지 라틴 예법을 포함한 모든 예법의 신자들에게 이 성사를 유효하게 집전할 수 있다. 그러나 보편법이나 개별법의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여야 한다.15) 라틴 예법의 신부들도 견진성사 집전에 관하여 받은 특별 권한에 따라 예법에 구애받지 않고 동방 교회의 신자들에게 이 성사를 유효하게 집전할 수 있다. 그러나 보편법이나 개별법의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여야 한다.16)
  • ○ 15. 의무 축일
  • [동방교회교령] 15. 주일과 축일에 신자들은 거룩한 전례에 또는 자기 예법의 규정이나 관습에 따라 성무일도 거행에 참여할 의무가 있다.17) 신자들이 이 의무를 쉽게 이행할 수 있도록, 이 규정을 준수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을 주일이나 축일 전야 저녁 기도부터 그날 끝까지로 결정한다.18) 신자들은 주일과 축일뿐 아니라, 좀 더 자주, 매일이라도 영성체하기를 간곡히 권고한다.19)
  • ○ 16. 고해 관할권의 연장
  • [동방교회교령] 16. 일상적으로 여러 개별 교회의 신자들이 동방 교회의 지방이나 관할 지역에서 섞여 살고 있으므로, 어느 예법에 소속되든 자기 주교에게 아무런 제한 없이 합법적으로 고백을 들을 특별 권한을 받은 사제들은, 그 지역의 주교가 자기 예법 지역에서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는 한, 그 전 지역의 어느 장소에서든, 어느 예법의 신자에게든 그 특별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20)
  • ○ 17. 성품성사
  • [동방교회교령] 17. 이 거룩한 공의회는 성품성사에 관한 동방 교회들의 옛 규율이 회복되도록, 종신 부제직 제도가 없어진 곳에서는 이를 복구하기 바란다.21) 차부제직과 소품들 그리고 그에 따른 권리와 의무에 관해서는 개별 교회의 입법 권위가 각기 규정하여야 한다.22)
  • ○ 18. 혼종 혼인 거행의 교회법상 형식
  • [동방교회교령] 18. 동방 가톨릭 신자가 세례 받은 동방 비가톨릭 신자와 혼인할 때, 무효한 혼인을 미연에 방지하고, 혼인의 견고성과 신성함과 가정의 화목을 도모하기 위하여, 혼인 거행의 교회법상 형식은 오로지 적법성을 위하여 지켜야 된다고 이 거룩한 공의회는 결정한다. 유효성을 위하여는 거룩한 교역자의 입회로 충분하지만 다른 법률 규정들을 지켜야 한다.23)
  • 하느님 예배
  • ○ 19. 축일
  • [동방교회교령] 19. 앞으로 모든 동방 교회의 공동 축일을 제정하거나 이동시키거나 폐지하는 것은 오로지 세계 공의회나 사도좌의 권한이다. 개별 교회 고유의 축일을 제정하거나 이동시키거나 폐지하는 것은 사도좌뿐만 아니라 총대교구나 상급 대교구 교회회의의 권한이다. 다만 그 지역 전체와 다른 개별 교회들의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24)
  • ○ 20. 부활 대축일의 거행
  • [동방교회교령] 20. 모든 그리스도인이 같은 날 부활 축제를 지내도록 바람직한 합의를 이룰 때까지, 잠정적으로 같은 지역이나 국가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이라도 일치를 이루기 위하여 총대주교나 그 지역 교회의 최고 권위는 관계자들과 만장일치로 합의하여 부활 대축일을 같은 주일에 경축하여야 할 것이다.25)
  • ○ 21. 전례 시기
  • [동방교회교령] 21. 자기 예법의 지방이나 지역을 떠나서 사는 신자들은 각기 거룩한 전례력과 관련하여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규정을 온전히 따를 수 있다. 가족들이 서로 다른 예법에 소속된 가정은 하나의 동일한 예법에 따른 전례력 규정을 지킬 수 있다.26)
  • ○ 22. 성무일도
  • [동방교회교령] 22. 동방 교회의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은 고유법의 규정과 전통에 따라 성무일도를 바쳐야 한다. 성무일도는 옛날부터 모든 동방 교회에서 커다란 영예가 되어 왔다.27) 신자들도 선조들의 모범을 따라 성무일도에 힘껏 열심히 참여하여야 한다.
  • ○ 23. 전례 언어
  • [동방교회교령] 23. 거룩한 전례 예식에서 사용할 언어를 결정하는 권리는, 총대주교와 그 교회회의 또는 교회의 최고 권위와 그 주교회의에 있다. 그러나 모국어로 옮긴 전례문은 사도좌에 보고하여 승인을 받아야 한다.28)
  • 갈라진 교회의 형제들과 이루는 관계
  • ○ 24. 일치의 증진
  • [동방교회교령] 24. 로마의 사도좌와 친교를 이루는 동방 교회들은, 이 거룩한 공의회의 ‘일치 운동에 관한 교령’의 원칙에 따라, 무엇보다 기도, 생활의 모범, 동방의 옛 전통에 대한 충실, 폭넓은 상호 이해, 물심양면의 형제적 협력과 존중 등으로 모든 그리스도인, 특히 동방의 그리스도인들과 일치를 증진할 특별한 임무를 지니고 있다.29)
  • [동방교회교령] 25. 갈라진 동방 교회의 신자들이 성령의 은총에 힘입어 가톨릭 교회와 일치하려 할 때에는 가톨릭 신앙의 단순한 선서 이상의 것을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동방 교회에서는 사제직이 유효하게 보존되어 왔으므로, 가톨릭 교회와 일치한 동방 성직자들에게는 관할 권위가 제정한 규범에 따라 자신의 성품 사제직을 수행할 권한이 있다.30)
  • ○ 26. 성사 교류의 원칙
  • [동방교회교령] 26. 교회의 일치를 해치거나, 오류에 대한 공식적 동의, 신앙의 일탈, 악 표양, 무차별 주의의 위험을 내포하는 성사 교류는 하느님 법으로 금지된다.31) 그러나 사목적 경험으로 보아 동방 교회의 형제들에 관해서는, 교회의 일치를 손상시키지 않고 회피하여야 할 위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바로 영혼의 구원과 영적 선익이 요구하는 성사 교류에서는 개인들의 다양한 환경을 고려할 수 있고 또 고려하여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준다. 그러므로 가톨릭 교회는 시간과 장소와 개인의 상황에 따라 흔히 유연한 행동 지침을 채택하여 왔고 또 채택하고 있으며, 성사와 다른 예식과 거룩한 일에 참여함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의 사랑의 증언과 구원의 수단을 모든 이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거룩한 공의회는 “엄격한 결정 때문에 구원받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32) 또 우리에게서 갈라진 동방 교회들과 일치를 더욱 증진하도록 다음의 행동 지침을 세운다.
  • ○ 27. 성사 교류의 사목 적용
  • [동방교회교령] 27. 위의 원칙을 전제로, 가톨릭 교회에서 갈라진 선의의 동방 교회 신자들이 스스로 요청하고 제대로 준비되어 있다면, 그들에게 고해성사, 성체성사, 병자성사를 수여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가톨릭 신자들도, 긴급한 때나 진정 영적으로 유익할 때 그리고 가톨릭 사제를 만나기가 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때에는, 성사가 유효하게 거행되는 동방 교회의 비가톨릭 교역자에게 이 성사들을 요청할 수 있다.33)
  • [동방교회교령] 28. 같은 원칙 아래,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가톨릭 신자들과 갈라진 동방 교회 신자들 사이에서 거룩한 예식과 사물과 장소의 교류가 허용된다.34)
  • [동방교회교령] 29. 갈라진 동방 교회 형제들과 함께하는 이 유연한 성사 교류의 원칙을 지역 주교들의 감독과 지도에 맡긴다. 주교들은 서로 의논하고 또 필요하다면 갈라진 교회의 주교들의 의견도 들어서 적절하고 효과적인 규정과 규범으로 그리스도인들의 교제를 지도하여야 한다.
  • 결론
  • [동방교회교령] 30. 거룩한 공의회는 동서 가톨릭 교회 신자들의 효과적이며 능동적인 협력에 크게 기뻐하며 선언한다. 현재의 상황을 위하여 제정한 이 모든 법률 규정은 가톨릭 교회와 동방 교회들이 완전히 일치할 때까지 유효하다.
  • 그때까지 동서의 모든 그리스도인이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님의 도움으로 모든 이가 하나가 되도록 열렬히 꾸준히 날마다 하느님께 기도하기를 공의회는 간곡히 요청한다. 또한 어느 교회의 그리스도인이든 그리스도의 이름을 용기 있게 고백하여 시련과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위로자이신 성령께서 용기와 위로를 풍성히 내려 주시기를 기도하여야 한다.
  • 우리는 모두 형제애로 서로 사랑하고 서로 존경하여야 한다.35)
  •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은 이 교령의 모든 것에 낱낱이 찬성하였다. 본인은 그리스도께서 본인에게 부여하신 사도 권한으로 존경하는 교부들과 더불어 이를 성령 안에서 승인하고 결정하고 제정하며, 공의회에서 제정한 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공포하기를 명령한다.
  • 로마 성 베드로 좌에서
  • 1964년 11월 21일
  • 가톨릭 교회의 주교 바오로 자서
  • 교부들의 서명이 따른다.
  • 일치 운동에 관한 교령
  • 하느님의 종들의 종 바오로 주교는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과 더불어 영구적인 기록으로 ‘일치 운동에 관한 교령’을 공포한다.
  • 서론
  • [일치교령] 1. 일치의 재건(Unitatis Redintegratio)을 모든 그리스도인 가운데에서 촉진하려는 것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중대한 목적의 하나이다.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회는 하나이고 유일하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의 많은 교파들이 사람들에게 저마다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상속자라고 내세우고, 참으로 모든 이가 자신이 주님의 제자라고 공언하지만, 그리스도 자신이 갈라지시기라도 한 것처럼1)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분명코 이러한 분열은 그리스도의 뜻에 명백히 어긋나며, 세상에는 걸림돌이 되고,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여야 할 지극히 거룩한 대의를 손상시키고 있다.
  • 역사의 주님께서는 우리 죄인들에 대한 당신 은총의 계획을 지혜롭게 인내로이 수행하시며, 최근에는 서로 갈라진 그리스도인들에게 회심과 일치의 열망을 더욱 풍부히 불어넣기 시작하셨다. 어디에서나 수많은 사람들이 이 은총에 자극을 받아, 갈라진 우리 형제들 사이에서도 성령의 은총에 힘입어, 모든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재건하려는 운동이 날로 광범하게 일어나고 있다. 세계 교회 운동이라 하는 이 일치 운동에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부르고 예수님을 주님이시며 구원자이시라고 고백하는 개인과 공동체가 개별적으로 또 집단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 공동체에서 그들은 복음을 들었고 또 저마다 자기 교회이며 하느님의 교회라고 한다. 거의 모든 이가 그 모습은 다르지만 하나이며 가시적인 하느님의 교회를 갈망하고 있다. 이 교회는 참으로 보편적이며, 세상이 복음에 돌아서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구원을 받도록 온 세상에 파견되었다.
  • 그러므로 이 거룩한 공의회는 그 모든 것을 기쁜 마음으로 고찰하며, 이미 교회에 관한 교리를 선언하였으므로, 그리스도의 모든 제자 사이에 재건하여야 할 일치의 열망에 넘쳐 모든 가톨릭 신자에게 이러한 하느님의 부르심과 은총에 응답할 수 있는 도움과 길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 제 1 장 일치 운동의 가톨릭 원칙
  • ○ 2. 교회의 일치와 단일성
  • [일치교령] 2.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아들을 세상에 보내시어 사람이 되게 하시고 온 인류를 구원하시고 새로 나게 하시어 하나로 모으시도록 하신 데에서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에 나타났다.2) 외아드님께서는 십자가 제단에서 당신 자신을 흠 없는 제물로 바치시기 전에 믿는 이들을 위하여 아버지께 기도하셨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요한 17,21). 그리고 당신의 교회 안에 놀라운 성체성사를 세우셨다. 성체성사는 교회의 일치를 드러내고 이룩한다. 또 당신 제자들에게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주셨고,3) 협조자 성령을 약속하셨다.4) 주님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성령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영원히 머무르실 것이다.
  • 십자가에 높이 달려 영광을 받으신 주 예수님께서는 약속하신 성령을 부어 주시어, 성령을 통하여 신약의 백성인 교회를 하나인 믿음과 바람과 사랑으로 불러 모으셨다. 사도는 이렇게 가르친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부르실 때에 하나의 희망을 주신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고 성령도 한 분이시다.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며 세례도 하나이다”(에페 4,4-5). 왜냐하면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여러분은……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나”(갈라 3,27-28)이기 때문이다. 믿는 이들 안에 살아 계시는 성령께서는 온 교회를 가득 채우시고 다스리시어 신자들의 저 놀라운 친교를 이루시고 모든 이를 그리스도 안에서 깊이 결합시키시어, 교회 일치의 원리가 되신다. 성령께서는 은총과 봉사 직무를 나누어 주시고5) 여러 가지 임무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를 부요하게 하신다. “성도들이 직무를 수행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성장시키는 일을 하도록, 그들을 준비시키시려는 것이다”(에페 4,12).
  • 이 거룩한 당신 교회를 세말까지 온 세상에 세우도록, 그리스도께서는 가르치고 다스리고 거룩하게 하는 임무를 열두 사도단에 맡기셨다.6) 사도들 가운데에서 베드로를 뽑으시어, 그가 신앙 고백을 한 다음에 베드로 위에 당신 교회를 세우시기로 결정하시고 그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약속하셨으며,7) 또 그가 사랑 고백을 한 다음에는 모든 양 떼를 그에게 맡기시어 믿음 안에서 그들의 힘을 북돋아 주고8) 완전한 일치 안에서 양 떼를 치게 하셨다.9) 그러나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장 요긴한 주춧돌로10) 또 우리 영혼들의 목자로11) 영원히 머물러 계신다.
  •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 곧 베드로의 후계자를 으뜸으로 하는 주교들의 충실한 복음 선포와 성사 집전과 사랑의 통치를 통하여 성령의 활동으로 당신 백성이 자라나기를 바라시며 하나인 신앙의 고백과 하느님 예배의 공동 거행과 하느님 가족의 형제적 화목으로 일치 안에서 당신 백성의 친교를 이루어 주신다.
  • 이렇게 교회는 하느님의 하나인 양 떼로서 만민 가운데 솟은 깃발처럼12) 온 인류에게 평화의 복음을 전달하며,13) 천상 고향을 목적지로 삼아 희망을 안고 나그넷길을 가고 있다.14)
  • 이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다양한 임무를 주시는 성령의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교회 일치의 거룩한 신비이다. 이 신비의 최고 표본과 최고 원리는 삼위의 일치, 곧 성령 안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하나가 되는 한 분이신 하느님의 일치이다.
  • ○ 3. 가톨릭 교회와 갈라진 형제들의 관계
  • [일치교령] 3. 하느님의 이 하나이고 유일한 교회에서는 처음부터 이미 분열이 생겨났으며,15) 사도는 이 분열을 단죄하여야 한다고 엄중히 책망하였다.16) 후세기에는 더 많은 불화가 생겨, 적지 않은 공동체들이 가톨릭 교회의 완전한 일치에서 갈라졌으며, 어떤 때에는 양쪽 사람들의 잘못이 없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이러한 공동체들 안에서 태어나 그리스도를 믿게 된 사람들이 분열 죄로 비난받을 수는 없으며, 가톨릭 교회는 그들을 형제적 존경과 사랑으로 끌어안는다. 그리스도를 믿고 올바로 세례를 받은 이들은 비록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가톨릭 교회와 친교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분명히 그들과 가톨릭 교회 사이에는 교리나 때로는 규율 문제에서 또는 교회의 조직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차이가 있어, 완전한 교회 일치에 적지 않은 장애가, 때로는 중대한 장애가 가로놓여 있지만, 일치 운동은 바로 그러한 장애를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므로 세례 때에 믿음으로 의화된 그들은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고17) 마땅히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가지며, 가톨릭 교회의 자녀들은 그들을 당연히 주님 안의 형제로 인정한다.18)
  • 더 나아가서, 교회 자체를 세우고 교회에 생명을 주는 요소나 보화들 가운데에서 어떤 것들, 오히려 탁월한 많은 것들이 가톨릭 교회의 눈에 보이는 울타리 밖에도 있을 수 있다. 곧 기록된 하느님 말씀, 은총의 생활, 믿음, 바람, 사랑, 성령의 다른 내적 선물과 가시적 요소들이 그러하다. 그리스도에게서 나와 그리스도께 모이는 이 모든 것은 마땅히 그리스도의 유일한 교회에 귀속된다.
  • 그리스도교의 적지 않은 거룩한 행위들도 우리와 갈라진 형제들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각각의 교회나 공동체의 다양한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로 이루어지는 이 행위들은 의심 없이 은총의 생명을 실제로 낳아 줄 수 있으며, 또한 이 행위들이 구원의 친교로 들어서는 문을 열어 줄 수 있다고 말하여야 한다.
  • 그러므로 이 갈라진 교회들과19) 공동체들이 비록 결함은 있겠지만 구원의 신비 안에서 결코 무의미하거나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의 성령께서 그 교회들과 공동체들을 구원의 수단으로 사용하시기를 거절하지 않으시고, 그 수단의 힘이 가톨릭 교회에 맡겨진 충만한 은총과 진리 자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 그러나 우리에게서 갈라진 형제들은 개인이든 그들의 공동체이든 교회이든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이가 한 몸을 이루고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 함께 살아가도록 그들에게 베푸시고자 하신 저 일치, 성경과 교회의 거룩한 전통이 천명한 저 일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구원의 보편적 수단인, 그리스도의 가톨릭 교회를 통해서만 구원 수단이 완전한 충만함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주님께서는 베드로가 앞장서는 한 사도단에 신약의 모든 보화를 맡기셨다고 우리는 믿는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한 몸을 지상에 세우시려는 것이었으며, 어느 모로든 이미 하느님 백성에 소속된 모든 이는 그 몸에 완전히 합체되어야 한다. 하느님의 백성은 지상 순례를 계속하는 동안 비록 그 지체들 안에서 죄로 상처를 입고 있다 하더라도, 그리스도 안에서 자라나며, 하느님의 신비로운 계약에 따라 천상 예루살렘에서 영원한 영광을 충만히 받아 누릴 때까지 하느님의 온유한 인도를 받는다.
  • ○ 4. 일치 운동
  • [일치교령] 4. 오늘날 세계 여러 지역에서 성령의 은총으로 감도를 받아 기도와 말과 활동으로, 그리스도께서 바라시는 저 완전한 일치에 다가서려는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이 거룩한 공의회는 모든 가톨릭 신자가 시대의 징표를 깨닫고 일치 활동에 슬기롭게 참여하도록 권고한다.
  • “일치 운동”은 교회의 여러 가지 필요와 시대의 요청에 따라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증진하도록 일으키고 조직하는 활동과 사업으로 이해된다. 먼저, 갈라진 형제들의 상황을 공정하고 진실하게 반영하지 못하여 그들과 상호 관계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말과 판단과 행동을 삼가는 모든 노력을 말한다. 그다음에는, 여러 교회나 공동체의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심으로 조직한 모임에서 적절한 지식을 갖춘 전문가들이 각각 자기 교파의 교리를 깊이 설명하고 그 특성을 분명하게 제시하는 “대화”를 말한다. 이러한 대화를 통하여 모든 이가 두 교파의 교리와 생활에 관한 더 올바른 인식과 더욱 공정한 평가를 하게 된다. 또한 모든 그리스도인의 양심이 요구하는 대로 공동선을 위한 온갖 일에서 그 교파들이 더욱 폭넓은 협력을 추구하고 또 가능한 곳에서는 함께 모여 한마음으로 기도를 바친다. 마침내 모든 이가 교회에 관한 그리스도의 뜻을 얼마나 충실히 따르고 있는지 스스로 성찰하고, 당연히 요청되는 쇄신과 개혁 활동을 줄기차게 추진하여야 한다.
  • 이 모든 것을 목자들의 감독 아래 가톨릭 신자들이 지혜롭게 또 인내로이 이행할 때에, 공정과 진리, 화합과 협력, 형제애와 일치의 선익에 이바지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조금씩 교회의 완전한 일치를 가로막는 장애들을 극복하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나인 성찬례를 거행하며, 하나이고 유일한 교회의 일치 안으로 모이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처음부터 당신 교회에 주신 일치, 결코 잃어버릴 수 없는 그 일치가 가톨릭 교회 안에 있다고 우리는 믿으며 세상 종말까지 그 일치가 날로 자라나기를 바란다.
  • 완전한 보편적 일치를 바라는 개인들의 준비 작업과 화해는 본질적으로 일치 활동과 분명히 구별되지만, 둘 다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결코 대립되는 것은 아니다.
  • 가톨릭 신자들이 일치 활동에서 갈라진 형제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교회 일에서 그들과 교류하며,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맨 먼저 바로 그 자신들이 가톨릭 교회 자체에서 무엇을 쇄신하여야 하고 실천하여야 할 것인지 진지하고 세심하게 살펴, 교회 생활이 그리스도께서 사도들을 통하여 전수하여 주신 가르침과 교리를 더욱 충실하고 더욱 분명하게 증언하도록 하여야 한다.
  • 가톨릭 교회는 비록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모든 진리와 은총의 온갖 수단을 다 가지고 있지만 그 지체들이 거기에 어울리는 열정으로 살지 못하여, 우리에게서 갈라진 형제들과 온 세상에 교회의 얼굴이 제대로 빛나지 못하고 하느님 나라의 발전이 늦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가톨릭 신자는 그리스도인의 완덕을 추구하여야 하며,20) 각자의 처지에 따라, 예수님의 겸손과 죽음을 자기 몸에 지니고,21)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티나 주름 같은 것 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당신 앞에 서게 하실 때까지22) 날이 갈수록 교회가 깨끗해지고 새로워지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 교회 안에서 모든 이는 각자에게 주어진 임무에 따라, 필요한 일에서 일치를 보존하며, 여러 가지 영성 생활과 규율에서, 다양한 전례 예법에서, 또한 계시 진리의 신학적 탐구에서 마땅한 자유를 지켜야 하고, 모든 일에서 사랑을 닦아야 한다. 이러한 행동 방식으로 신자들은 교회의 진정한 보편성과 더불어 사도 전래성을 날로 더욱 온전하게 드러낼 것이다.
  • 다른 한편으로, 가톨릭 신자들은 우리와 갈라진 형제들에게서 발견되는 참된 그리스도교적 보화들을 공동 유산에서 나온 것으로 기꺼이 인정하고 존중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피를 흘리기까지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다른 이들의 삶에서 그리스도의 부요와 힘찬 활동을 인정하는 것은 마땅하고 구원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놀라운 분이시고 놀라운 일을 하시기 때문이다.
  • 또한 갈라진 형제들 안에서 성령의 은총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무엇이나 다 우리 자신의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음을 결코 지나쳐 버려서는 안 된다. 참으로 그리스도교적인 것이라면 결코 신앙의 참된 보화와 대립될 수 없으며, 오히려 언제나 그리스도의 신비와 교회의 신비를 더욱더 완전히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할 수 있다.
  •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의 분열은, 세례로 교회에 들어왔지만 완전한 일치를 이루지 못한 자녀들에게서 교회가 그 고유의 충만한 보편성을 실현하는 데에 장애가 되고 있다. 더욱이 교회 자체로서도 그 현실 생활의 모든 면에서 충만한 보편성을 드러내기가 어렵게 되었다.
  • 이 거룩한 공의회는 가톨릭 신자들의 일치 활동 참여가 날로 늘어나고 있음에 기꺼이 주목하고, 전 세계의 주교들이 이 운동을 슬기롭게 추진하고 현명하게 지도하도록 권장한다.
  • 제 2 장 일치 운동의 실천
  • ○ 5. 일치를 향한 모든 이의 관심
  • [일치교령] 5. 일치 회복은 신자이든 목자이든 온 교회의 관심사이다. 그리스도인의 일상생활이나 신학과 역사 연구에서 누구나 다 힘껏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이러한 관심은 모든 그리스도인 사이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형제적 결합을 어느 정도 드러내며, 하느님의 호의에 따라 충만하고 완전한 일치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 ○ 6. 교회의 개혁
  • [일치교령] 6. 교회의 모든 쇄신은1) 본질적으로 교회 소명에 대한 충실성의 증대에 있다. 이는 의심 없이 일치 운동을 추구하는 이유이다. 나그넷길에 있는 교회는 그 자체로서 또 인간적인 지상 제도로서 언제나 필요한 이 개혁을 끊임없이 계속하도록 그리스도께 부름 받고 있다. 상황과 환경에 따라, 관습에서나 교회 규율에서나 교리의 진술 방법에서 ? 이것은 신앙의 유산 자체와 엄연히 구별되어야 한다.? 올바르지 않은 것이 보존되어 왔다면 적절한 시기에 마땅히 바르게 혁신되어야 한다.
  • 그러므로 이러한 쇄신은 일치 운동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 쇄신은 교회 생활의 여러 가지 양상을 통하여, 이를테면 성경 운동, 전례 운동, 하느님 말씀의 설교와 교리 교육, 평신도 사도직, 새로운 형태의 수도 생활, 혼인의 영성, 사회 문제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과 활동을 통하여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일치 운동의 미래 발전을 밝게 비추어 주는 길조와 보증으로 여겨야 한다.
  • ○ 7. 마음의 회개
  • [일치교령] 7. 진정한 일치 운동은 내적 회개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 사실, 새로운 마음,2) 자기 자신의 포기, 사랑의 자유로운 실천에서 일치의 열망이 솟아오르고 익어 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진정한 극기와 겸손, 온유한 봉사와 너그러운 형제애의 은총을 성령께 간청하여야 한다. 이방인들의 사도는 이렇게 말한다. “주님 안에서 수인이 된 내가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에페 4,1-3). 이 권고는 특히 우리 가운데에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신”(마태 20,28) 그리스도의 사명을 계속하도록 성품에 오른 이들에게 한 것이다.
  • “만일 우리가 죄를 짓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그분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것이고 우리 안에 그분의 말씀이 없는 것이 다”(1요한 1,10). 요한 사도의 이 증언은 또한 일치를 거스르는 죄에도 적용된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잘못한 이들을 우리가 용서하듯이 우리를 용서하여 주시도록 하느님께 또 갈라진 형제들에게 겸손되이 간청한다.
  • 모든 그리스도인은 복음에 따라 더욱 순수한 생활을 하려고 노력할수록 그만큼 더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촉진하고 또 실천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사실, 신자들은 더욱 긴밀한 친교로 성부와 말씀과 성령과 결합될수록 그만큼 더 깊이 더욱 쉽게 서로 형제애를 두텁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 8. 기도의 일치
  • [일치교령] 8. 이러한 마음의 회개와 거룩한 생활은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위한 사적 공적 기도와 더불어 모든 일치 운동의 혼으로 여겨야 하며, 마땅히 영적 일치 운동이라 할 수 있다.
  • 구세주께서 돌아가시기 전날 밤에 친히 성부께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 하시며 열렬히 간청하신 그 기도를 교회의 일치를 위하여 바치려고 자주 모이는 것은 가톨릭 신자들에게 익숙한 일이다.
  • “일치를 위한” 기도나 일치 운동을 위한 모임과 같이 특수한 상황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갈라진 형제들과 함께 모여 기도하는 것은 허용될 뿐 아니라 오히려 바람직한 일이다. 이와 같은 공동 기도는 분명 일치의 은총을 얻는 참으로 효과적인 방법이며, 가톨릭 신자들과 갈라진 형제들을 지금까지 결합시켜 온 유대의 진정한 표지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20).
  • 그러나 성사 교류를 그리스도인들의 일치 회복을 위하여 분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이 성사 교류는 특히 두 가지 원칙, 곧 교회 일치의 표명과 은총 수단의 참여에 달려 있다. 일치의 표명은 흔히 성사 교류를 금지한다. 은총의 배려는 때때로 성사 교류를 권장한다. 구체적인 교류 방법에 대해서는, 주교회의가 고유 정관의 규범에 따라 달리 제정하거나 성좌에서 달리 제정하지 않으면, 지역 주교의 권위로 시간과 장소와 사람의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현명하게 결정하여야 한다.
  • ○ 9. 상호 이해
  • [일치교령] 9. 갈라진 형제들의 마음을 이해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진리에 따라 선의의 연구를 하여야 한다. 적절한 준비를 갖춘 가톨릭 신자들은 갈라진 형제들에게 고유한 교리, 역사, 영성 생활, 예배 생활, 종교 심리, 문화 등에 관하여 더 나은 지식을 얻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특히 신학 문제들을 쌍방이 각기 동등한 입장에서 다루는 모임들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고위 성직자들의 감독 아래에서 그러한 모임들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전문가들이어야 한다. 이러한 대화에서 가톨릭 교회의 진정한 입장도 더욱 명백히 드러날 것이다. 이렇게 하여 갈라진 형제들의 생각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또 우리의 신앙도 그들에게 더 적절히 보여 줄 수 있다.
  • ○ 10. 교회 일치를 위한 양성
  • [일치교령] 10. 신학과 다른 학문, 특히 역사학의 교육은 일치 운동의 견지에서도 사건들의 진상에 더욱 부합하도록 전수되어야 한다.
  • 미래의 목자들과 사제들이 이러한 방법으로, 특히 가톨릭 교회와 갈라진 형제들의 관계에 대하여, 논쟁적으로가 아니라 철저하게 연구된 신학에 정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실제로, 신자들과 수도자들에게 필요한 영성 교육과 양성은 사제들이 받는 교육에 크게 좌우된다.
  • 오늘날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같은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가톨릭 신자들은 자기 사도직에서 특히 일치 운동으로 생겨난 문제들과 그 성과들을 알아야 한다.
  • ○ 11. 신앙 교리의 표현과 설명 방법
  • [일치교령] 11. 가톨릭 신앙의 표현 양식과 방법이 형제들과 나누는 대화를 결코 방해하여서는 안 된다. 모든 교리를 명확하게 온전히 제시하여야 한다. 가톨릭 교리의 순수성을 손상시키며 그 본래의 확실한 뜻을 흐려 버리는 저 거짓 평화주의처럼 일치 운동과 다른 것도 결코 없을 것이다.
  • 그와 동시에 가톨릭 신앙은 갈라진 형제들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표현과 방법으로 더 깊이 더욱 바르게 설명되어야 한다.
  • 더 나아가 일치를 위한 대화에서 가톨릭 신학자들은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갈라진 형제들과 함께 하느님의 신비를 탐구할 때에, 진리에 대한 사랑과 애덕과 겸손으로 연구해 나가야 한다. 가톨릭 교리의 여러 진리가 그리스도교 신앙의 기초와 이루는 관계는 서로 다르므로, 교리를 비교할 때에는 진리의 서열 또는 ‘위계’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이렇게 형제적 경쟁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헤아릴 수 없는 풍요를3) 더욱 깊이 깨닫고 더욱 분명히 드러내도록 모든 사람을 이끄는 길이 열릴 것이다.
  • ○ 12. 갈라진 형제들과 이루는 협력
  • [일치교령] 12. 모든 그리스도인은 모든 민족들 앞에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 강생하신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구세주이신 우리 주님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며, 공동 노력과 상호 존중으로 결코 사라지지 않을 우리 희망을 증언하여야 한다. 현대에는 사회 영역에서 널리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모든 사람이 다 공동 활동을 하도록 부름 받고 있으며, 더구나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 특히 그리스도의 이름이 새겨진 모든 그리스도인은 더욱더 그러하다. 모든 그리스도인의 협력은 그들을 이미 서로 묶어 주는 그 결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것이며, 종이신 그리스도의 얼굴을 더욱 밝은 빛 속에 드러내는 것이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러한 협력은 더더욱 완성되어야 한다. 특히 사회적 기술적 발전이 이루어지는 지역에서는, 인간 존엄성의 올바른 존중을 위하여, 또는 평화 증진을 위하여, 또는 복음의 사회 적용을 위하여, 또는 그리스도교 정신으로 학문과 예술을 진보시키기 위하여, 그리고 또 기아와 재난, 문맹과 빈곤, 주택난이나 불공정한 부의 분배와 같은 현대의 곤경에 대한 온갖 대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협력이 필요하다.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는 이러한 협력을 통하여 어떻게 하면 서로 다른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높이 평가할 수 있는지 또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향한 길을 닦을 수 있는지 쉽게 배울 수 있다.
  • 제 3 장 로마 사도좌에서 갈라진 교회와 교회 공동체
  • ○ 13. 여러 가지 분열
  • [일치교령] 13. 그리스도의 혼솔 없는 속옷을 찢어 놓은 분열의 주요한 두 부류에 눈길을 돌려 본다.
  • 그 첫째는 동방에서 생긴 것으로서, 에페소와 칼케돈 공의회의 교의 정식 논쟁에서, 또는 그 후대에 들어 동방 총대주교좌와 로마 사도좌 사이의 교회적 친교의 단절로 생겨난 것이다.
  • 또 다른 분열은 그 뒤 4세기가 더 지난 다음, 서방에서, 일반적으로 ‘종교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사건들에서 일어난 것이다. 거기에서 국가나 교파의 공동체들이 로마 사도좌에서 갈라져 나갔다. 가톨릭의 전통과 제도가 부분적으로 존속되고 있는 교회들 가운데에서는 영국 성공회가 특수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이러한 여러 가지 분열은 그 발단과 시대와 장소 때문만이 아니라 특히 신앙과 교회 제도에 관련된 문제의 성격과 중요성에 따라 서로 매우 다르다.
  • 그러므로 이 거룩한 공의회는 여러 그리스도인 단체들의 서로 다른 입장을 경시하지 않고 또 분열을 넘어 존속되어 온 그들의 유대를 간과하지 않으면서, 일치 운동을 현명하게 실천하도록 다음과 같은 견해를 제시하기로 한다.
  • I. 동방 교회들에 대한 특별 고찰
  • ○ 14. 동방 교회들의 특성과 역사
  • [일치교령] 14.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는 수세기 동안 고유한 자기 길을 걸으면서도 신앙과 성사 생활의 형제적 친교로 결합되어 왔다. 그들 가운데에서 신앙과 규율에 관한 분쟁이 생기면 공동 합의로 로마 사도좌의 지도를 받았다. 동방에서는 많은 개별 교회 또는 지역 교회가 번영하였으며, 그들 가운데에서 총대주교좌 교회들이 첫자리를 차지하였고 또 적지 않은 그 교회들이 영예롭게도 바로 사도들에게 그 기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이 거룩한 공의회는 중요한 사실의 하나로 모든 이에게 기꺼이 상기시키고자 한다. 동방 교회에서는 지역 교회들이 마땅히 자매들로서 지녀야 하는 관계, 믿음과 사랑의 친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저 형제 관계를 보존하려는 노력과 관심이 매우 컸으며, 지금도 그러하다.
  • 또한 동방의 교회들이 처음부터 간직하고 있는 보화들 가운데에서 서방의 교회가 전례, 영성 전통, 법질서에 많은 것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지나쳐 버려서는 안 된다. 그리고 삼위일체 교리, 동정 마리아에게서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그리스도교 신앙의 기본 교리가 동방에서 개최된 세계 공의회들에서 결정되었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신앙을 보존하려고 그 교회들은 많은 고통을 겪어 왔고 또 겪고 있다.
  • 사도들이 전해 준 유산은 여러 가지 형태와 방법으로 받아들여졌으며, 맨 처음부터 이곳저곳의 교회에서 그들의 품성과 생활 조건의 다양성에 따라 다르게 발전하였다. 이 모든 것이 외부 원인에 더해져 상호 이해와 사랑의 부족으로 분열의 빌미가 되었다.
  •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모든 이에게, 특히 동방 교회들과 가톨릭 교회 사이에서 바람직한 완전 일치의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려는 사람들에게 권고한다. 동방 교회들의 기원과 발전의 이러한 특수 상황, 그리고 분열 이전에 그들과 로마 사도좌 사이에서 유지되어 왔던 상호 관계의 특성을 마땅히 고려하고, 이 모든 것을 올바르게 평가하기 바란다. 이 권고를 신중하게 따르면 지향하는 대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 ○ 15. 동방 교회의 전례와 영성 전통
  • [일치교령] 15. 동방의 그리스도인들이 얼마나 큰 사랑으로 거룩한 전례를 거행하는지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신자들은 주교와 일치하여, 특히 교회 생활의 원천이고 미래 영광의 보증인 성찬례를 거행하며, 사람이 되시어 고난을 겪으시고 영광을 받으신 말씀이신 성자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성부께 나아가며,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와 친교를 이루어,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게”(2베드 1,4) 되었다. 따라서 각 교회에서 거행되는 주님의 성찬례를 통하여 하느님의 교회가 세워지고 자라나며,1) 또 공동 집전을 통하여 교회 일치가 드러난다.
  • 에페소 세계 공의회는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를 지극히 거룩하신 천주의 모친이라고 장엄하게 선언함으로써 성경에 따라 그리스도께서 본디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사람의 아들이심을 깨닫게 하였고, 동방의 그리스도인들은 전례 예배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로 성모님을 찬양한다. 또한 그들이 공경하는 많은 성인들 가운데에는 보편 교회의 교부들도 있다.
  • 그 교회들은 비록 갈라져 있지만 참된 성사들을 보존하고 있다. 특히 사도 계승의 힘으로 사제직과 성찬례를 지니고 있어 아직도 우리와는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으므로, 적절한 상황에서 교회 권위의 승인을 받아 이루어지는 어떤 성사 교류는 가능할 뿐만 아니라 권장되는 것이다.
  • 동방에는 특히 수도 생활이 드러내는 저 풍요로운 영성 전통이 있다. 거기에서는 실제로 거룩한 교부들의 빛나는 시대부터 저 수도 영성이 꽃피었고, 뒤에 그 영성이 서방으로 흘러들어 이를 원천으로 삼아 라틴계 수도회가 생겨났으며, 그다음에도 동방에서 거듭 새로운 힘을 받아 왔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관상하도록 인간을 온전히 드높여 주는 동방 교부들의 이 풍요로운 영성에 가톨릭 신자들이 더 자주 다가가기를 간곡히 권고한다.
  • 동방 교회들의 극히 풍부한 전례와 영성 자산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보존하고 육성하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완전한 전통을 충실히 지키고 동서 그리스도인들의 화해를 이루기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든 이가 알아야 한다.
  • ○ 16. 동방 교회 고유의 규율
  • [일치교령] 16. 또한 동방 교회들은 이미 초세기부터 교부들과 교회회의나 세계 공의회가 승인한 고유의 규율을 따랐다. 위에서 말한 관습과 관례의 다양성은 교회 일치에 지장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교회의 아름다움을 더해 주고 그 사명을 다하는 데에 적지 않게 이바지한다. 온갖 의혹을 불식하고자, 거룩한 공의회는 동방 교회들이 온 교회에 필요한 일치를 명심하고 자기 신자들의 품성에 더 적합하고 영혼의 선익 도모에 더 적절한 고유 규율에 따라 자기 교회를 다스릴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선언한다. 이러한 전통적 원칙을 언제나 충실히 지켜 오지는 않았으나, 이 원칙을 온전히 지키는 것이 일치 회복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서 반드시 요구되는 것이다.
  • ○ 17. 신비를 드러내는 동방 교회의 특성
  • [일치교령] 17. 정당한 다양성에 대하여 위에서 말한 것을 그대로 교리의 다양한 신학적 표현에 대하여도 선언하고자 한다. 계시 진리의 탐구에서 하느님을 인식하고 고백하는 다양한 방법과 접근법을 동방과 서방에서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계시된 신비의 어떤 측면을 어떤 때에 이 사람보다 저 사람이 더 적절히 이해하고 더 분명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므로 그러할 때에 그 다양한 신학적 표현들은 흔히 대립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서로 보완한다고 말하여야 한다. 동방 교회들의 진정한 신학 전통과 관련하여, 그 전통이 참으로 탁월한 방법으로 성경에 뿌리를 박고, 전례 생활로 육성되고 표현되며, 살아 있는 사도 전승과 동방 교부들과 영성가들의 저술에서 양식을 얻고, 올바른 생활 제도와 그리스도교 진리의 완전한 관상을 지향하고 있음을 인정하여야 한다.
  • 이 거룩한 공의회는 가톨릭 교회의 수많은 동방 자녀들이 이 세습 자산을 지키며 이에 따라 더욱 순수하고 완전하게 살아가기를 바라고 서방 전통을 따르는 형제들과 완전한 일치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음에 대하여 하느님께 감사하면서, 그들의 다양한 전통 안에 있는 영성과 전례와 규율과 신학의 이 모든 자산이 교회의 완전한 보편성과 사도 전래성에 귀속된다고 선언한다.
  • ○ 18. 결론
  • [일치교령] 18. 이 모든 것을 깊이 고찰한 다음에, 이 거룩한 공의회는 과거의 거룩한 공의회들과 교황들이 선언한 대로 친교와 일치를 회복하고 보존하기 위하여 “필수 사항 외에는 다른 짐을 지우지 않아야”(사도 15,28) 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밝힌다. 또한 교회 생활의 여러 제도와 형태에서, 특히 기도에서 또 교리에 관한 대화와 현대 사목 임무의 더 긴급한 요구에 대한 형제적 대화에서 점차 일치를 이룰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 또한 마찬가지로, 가톨릭 교회의 목자들과 신자들이 더 이상 동방에서 살지 못하고 고국을 멀리 떠나 살아가는 이들과 관계를 맺어, 온갖 경쟁심을 물리치고 사랑의 정신으로 그들과 형제적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도록 권고한다. 거룩한 공의회는, 이 일을 온 마음으로 추진하여 동서방 교회를 갈라놓은 장벽을 무너뜨리고 두 교회를 하나로 만드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견고한 주춧돌로 삼아 마침내 하나의 집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2)
  • II. 서방의 갈라진 교회와 교회 공동체
  • ○ 19. 이 공동체들의 상황
  • [일치교령] 19. 서방에서 중세 말엽에 시작된 저 중대한 위기나 그 후대에 로마의 사도좌에서 갈라져 나간 교회들과 교회 공동체들은 그리스도교 백성이 과거 여러 세기 동안 교회적 친교 안에서 살아 왔던 오랜 생활 때문에 가톨릭 교회와 특별한 친근 관계를 맺고 있다.
  • 이러한 교회들과 교회 공동체들은 그 기원과 교리와 영성 생활의 차이 때문에 우리와 다를 뿐 아니라 그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게 다르므로, 거기에 대하여 공정하게 서술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는 또한 우리가 여기에서 시도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 가톨릭 교회와 화해하려는 평화의 열망과 일치 운동이 아직 모든 곳에 파급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서 일치 정신과 상호 존중이 점차 자라나기를 바란다.
  • 그러나 이 교회들이나 교회 공동체들과 가톨릭 교회 사이에는 역사적, 사회적, 심리적, 문화적 특성의 차이만이 아니라, 특히 계시 진리의 해석에서 매우 중대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차이가 있음에도, 일치를 위한 대화를 더욱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이 대화의 토대와 격려가 될 수 있고 또 되어야 할 몇 가지 요점을 다음에 제시하고자 한다.
  • ○ 20.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 고백
  • [일치교령] 20. 우리는 특히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이시고 주님이시며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개자이심을 공적으로 선언하며 한 분이신 하느님,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영광을 드리는 저 그리스도인들을 바라본다. 물론 강생하신 하느님 말씀이신 그리스도, 구원 활동, 교회의 신비와 직무, 구원 활동에서 차지하는 마리아의 역할에 관한 가톨릭 교회의 교리와 가볍지 않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갈라진 형제들도 그리스도를 교회 일치의 원천과 중심으로 여기고 있음을 보고 우리는 기뻐한다. 그들도 그리스도와 일치하려는 소망에 사로잡혀 더욱더 완전한 일치를 추구하며 어디에서나 여러 민족들 가운데에서 자기 신앙을 증언하려고 한다.
  • ○ 21. 성경 연구
  • [일치교령] 21. 성경에 대한 숭배에 가까운 사랑과 존경은 우리 형제들을 항구하고 치밀한 성경 연구로 이끌어들인다. 복음은 “유다인에게 그리고 그리스인에게까지, 믿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힘이다”(로마 1,16).
  • 성령을 부르며, 그들은 바로 성경에서 하느님을 찾고 있다. 예언자들이 예고한 분, 우리를 위하여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말씀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그들에게 말씀하시는 그러한 하느님을 찾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그들은 그리스도의 생애, 하느님이신 스승께서 인류 구원을 위하여 가르치고 수행하신 일들, 특히 그분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관상한다.
  • 우리와 갈라진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의 신적 권위를 주장하지만, 성경과 교회의 관계에 대하여 우리와 달리 저마다 참으로 다르게 생각한다. 가톨릭 신앙에 따르면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을 해석하고 선포하는 일에서 정통 교도권이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 그러나 거룩한 말씀은 바로 대화 자체에서 하느님의 전능하신 손 안에 있는 탁월한 도구가 되어, 구세주께서 모든 사람에게 제시하시는 저 일치를 이루게 할 것이다.
  • ○ 22. 성사 생활
  • [일치교령] 22. 세례성사는 언제든 주님께서 제정하신 대로 바르게 주고 또 필요한 마음의 준비를 갖추고 받는다면, 누구나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영광을 받으신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고,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도록 새로 태어나게 된다. 사도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은 세례 때에 그리스도와 함께 묻혔고,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하느님의 능력에 대한 믿음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과 함께 되살아났다”(콜로 2,12).3)
  • 그러므로 세례는 세례를 통하여 새로 태어난 모든 사람을 묶어 주는 일치의 성사적 끈이 된다. 그러나 세례 그 자체는 오로지 시작이며 출발일 뿐이다. 세례는 온전히 그리스도 안에서 충만한 생명을 얻도록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례는 완전한 신앙의 고백, 바로 그리스도께서 바라신 구원의 제도로 들어가는 완전한 합체, 마침내 성찬의 친교를 나누는 완전한 참여를 지향하고 있다.
  • 우리와 갈라진 교회 공동체들은 비록 세례에서 흘러나오는 완전한 일치를 우리와 함께 이루지 못하고 또 특히 성품성사의 결여로 성찬 신비 본연의 완전한 실체를 보존하지 못하였다고 우리는 믿지만, 그래도 그들은 거룩한 만찬에서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고 이 만찬이 그리스도와 친교를 이루는 삶을 상징한다고 고백하며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재림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므로 주님의 만찬, 다른 성사들, 예배, 교회의 직무에 관한 교리를 대화의 주제로 삼아야 한다.
  • ○ 23.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생활
  • [일치교령] 23. 이러한 형제들의 그리스도인 생활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으로 자라나고, 세례의 은총을 받고 하느님의 말씀을 들음으로써 길러진다. 이러한 삶은 개인 기도, 성경 묵상, 그리스도인 가정생활, 하느님을 찬양하려고 모인 공동체의 예배에서 드러난다. 또한 그들의 예배는 공통된 옛 전례의 분명한 요소들을 때때로 보여 주고 있다.
  •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은 하느님께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 기도와 찬양에서 열매를 맺는다. 또한 생생한 정의감과 진실한 이웃 사랑도 생겨난다. 이러한 신앙은 또한 정신적 육체적 불행을 덜어 주고 청소년들을 교육하고 사회생활 조건을 더욱 인간답게 개선하며, 세계 평화를 확립하기 위한 적지 않은 활동들을 펼쳐 왔다.
  • 그리스도인들 가운데에서 많은 이가 도덕 문제에서 언제나 가톨릭 신자들과 같은 방법으로 복음을 이해하려 들지도 않고 또 현대 사회의 어려운 문제들에 대하여 똑같은 해결책을 인정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들도 우리처럼 그리스도인 덕행의 근원인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르고,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콜로 3,17) 한 사도의 가르침에 순종하고자 한다. 여기에서 복음의 도덕적 적용에 관하여 일치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 ○ 24. 결론
  • [일치교령] 24. 이렇게 일치 운동의 실천 조건과 지도 원칙을 간단하게 제시한 뒤, 이제 우리는 신뢰하는 마음으로 눈을 들어 미래를 바라본다. 이 거룩한 공의회는 신자들이 일치의 참된 진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온갖 경솔함과 무지한 열정을 자제하도록 권고한다. 온전히 또 순수하게 가톨릭적이 아닌 일치 활동은 있을 수 없다. 곧 우리가 사도들과 교부들에게서 이어받은 진리에 충실하고, 가톨릭 교회가 언제나 고백하는 신앙에 합치하며, 주님께서 당신 몸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성장하기를 바라시는 그 충만함을 지향하는 활동이어야 한다.
  • 이 거룩한 공의회는 가톨릭 교회 자녀들의 활동이 갈라진 형제들의 활동과 결합되어, 하느님 섭리의 길에 어떠한 장애도 되지 않고 또 성령의 미래 인도를 가로막지 않고 발전하여 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또한 그리스도의 하나이고 유일한 교회의 일치 안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을 화해시키려는 이 거룩한 목표는 인간의 힘과 재능을 초월한다는 것을 공의회가 잘 알고 있음을 밝힌다. 그러므로 교회를 위한 그리스도의 기도에, 우리를 위한 성부의 사랑에, 성령의 능력에 우리의 모든 희망을 둔다. 우리가 받은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속에 하느님의 사랑을 부어 주셨기에, 이 희망은 결코 우리를 속이지 않는다(로마 5,5 참조).
  •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은 이 교령의 모든 것에 낱낱이 찬성하였다. 본인은 그리스도께서 본인에게 부여하신 사도 권한으로 존경하는 교부들과 더불어 이를 성령 안에서 승인하고 결정하고 제정하며, 공의회에서 제정한 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공포하기를 명령한다.
  • 로마 성 베드로 좌에서
  • 1964년 11월 21일
  • 가톨릭 교회의 주교 바오로 자서
  • 교부들의 서명이 따른다.
  • 주교들의 사목 임무에 관한 교령
  • 하느님의 종들의 종 바오로 주교는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과 더불어 영구적인 기록으로 ‘주교들의 사목 임무에 관한 교령’을 공포한다.
  • 서론
  • [주교교령] 1. 주님이신 그리스도(Christus Dominus)께서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로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시고1) 모든 사람을 거룩하게 하려고 오신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성부에게서 파견되신 것처럼 당신의 사도들을 파견하셨다.2) 주님께서는 사도들에게 성령을 주시어 거룩하게 하시고, 그들이 세상에서 성부께 영광을 드리고 사람들을 구원하여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건설하도록 하셨다(에페 4,12 참조).
  • ○ 2. 그리스도의 활동을 계속하는 교황과 주교들
  • [주교교령] 2. 이 그리스도의 교회에서 교황은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양들과 어린 양들을 돌보라고 맡기신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하느님께서 제정하신 대로, 영혼들을 보살필 때에 완전하고 직접적이며 보편적인 최고 권력을 가진다. 따라서 교황은 모든 신자의 목자로서 보편 교회의 공동선과 개별 교회의 선익을 돌보아야 할 사명을 받았으므로 모든 교회에 대하여 직권의 수위권을 가진다.
  • 성령께서 세우신 주교들도 영혼의 목자로서 사도들의 자리를 이어받으며,3) 교황과 더불어 그리고 그 권위 아래 영원한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활동을 영구히 계속하여야 할 사명을 받았다.4)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에게 진리 안에서 모든 민족을 가르치고 사람들을 거룩하게 하며 돌보도록 명령하시고 그 권력을 주셨다. 그리하여 주교들은 자기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신앙의 진정한 참스승, 대사제, 목자가 되었다.5)
  • [주교교령] 3. 모든 교회를 함께 돌보는 주교들은 주교 축성을 통하여 받은 이 주교 임무를6) 교황과 일치하여 그 권위 아래서 수행하며 모두 한 단체 또는 한 몸으로 결합되어 하느님의 보편 교회에 대한 교도권과 사목 통치를 수행한다.
  • 주교들은 자기에게 맡겨진 주님의 양 떼, 자기에게 위탁된 개별 교회를 돌보는 그 임무를 각기 개별적으로 수행하지만 때로는 여러 교회에 다 같이 필요한 일들을 공동으로 수행한다.
  •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이 시대에 새로운 질서를 가져온 사회 상황을 고려하여7) 주교들의 사목 임무를 더욱 명확하게 규정하고자 다음 교령을 제정한다.
  • 제 1 장 주교들과 보편 교회
  • I. 보편 교회에 대한 주교의 역할
  • ○ 4. 주교단의 권력
  • [주교교령] 4. 주교들은 성사적 축성의 힘으로 또 주교단의 단장과 그 단원들과 이루는 교계적 친교로 주교단의 구성원이 된다.1) “주교단은 교도권과 사목 통치에서 사도단을 계승할 뿐 아니라 그 안에 사도단이 계속하여 존속하며, 그 단장인 교황과 더불어 보편 교회에 대한 완전한 최고 권력의 주체로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 단장 없이는 결코 그러하지 아니하며, 또한 그 권력은 오로지 교황의 동의가 있을 때에만 행사될 수 있다.”2)
  • 이 권력은 “세계 공의회에서 장엄한 양식으로 행사된다.”3) 따라서 거룩한 공의회는 주교단의 단원들인 모든 주교에게 세계 공의회에 참석할 권리가 있다고 결정한다.
  • “전 세계에 살고 있는 주교들은 교황과 함께 그 동일한 합의체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으나, 그것이 진정한 합의체적 행동이 되려면, 주교단의 단장이 주교들에게 합의체적 행동을 요청하거나 적어도 흩어져 있는 주교들의 일치된 행동을 승인하거나 자유로이 수락하여야 한다.”4)
  • ○ 5. 주교대의원회의
  • [주교교령] 5. 교황이 제정하였거나 앞으로 제정할 방법과 비례에 따라 세계 여러 지역에서 선정되는 주교들이 ‘주교대의원회의’라는5) 고유한 명칭으로 불리는 평의회에서 교회의 최고 목자에게 더욱 효과적인 협력을 제공한다. 이 회의는 전체 가톨릭 주교단을 대표하느니만큼 모든 주교가 교계적 친교로써 보편 교회를 함께 돌보고 있음을 드러낸다.6)
  • ○ 6. 보편 교회에 대한 주교들의 연대 책임
  • [주교교령] 6. 주교들은 사도들의 합법적인 후계자들이며 주교단의 단원들이므로 언제나 서로 결합되어 있음을 깨닫고 스스로 모든 교회를 돌보고 있음을 보여 주어야 한다. 하느님께서 제정하신 대로 그리고 사도 임무의 요청에 따라, 주교는 누구나 다른 주교들과 함께 교회의 보증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7) 전 세계에서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말씀이 아직 전해지지 않은 지역, 특히 사제 수가 적어서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생활에서 멀어지거나 더욱이 신앙 자체를 잃어버릴 위험에 놓인 지역을 돌보아 주어야 한다.
  • 그러므로 주교들은 신자들이 복음화와 사도직 활동을 기꺼이 유지하고 증진하도록 온 힘을 다 기울여야 한다. 더욱이 선교 지역과 성직자가 부족한 지역을 위하여 거룩한 교역자들과 적합한 수도자나 평신도 협력자들이 양성될 수 있도록 적극 배려하여야 한다. 또한 가능하다면 자기 교구의 몇몇 사제들이 그러한 선교 지역이나 교구에 가서 평생 동안이나 적어도 일정 기간 거룩한 교역을 이행하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 그 밖에도 주교들은 교회 재산을 사용할 때 자기 교구뿐 아니라 다른 개별 교회의 필요한 일도 반드시 고려하여야 한다. 그 개별 교회들도 하나인 그리스도 교회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주교들은 재난을 겪고 있는 다른 교구나 지역을 힘껏 도와야 한다.
  • ○ 7. 박해받는 형제 주교들에 대한 사랑
  • [주교교령] 7. 특히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탄압을 받고 곤경을 겪고 감옥에 갇히거나 자기 직무 수행을 금지당한 거룩한 주교들을 형제애로 감싸 주고 적극적으로 돌보아 주어야 하며 형제적 기도와 활동으로 그들의 고통을 덜어 주고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 II. 주교들과 사도좌
  • ○ 8. 교구 안에서 주교들의 권력
  • [주교교령] 8. 가) 주교들은 사도들의 후계자로서 자기에게 맡겨진 교구에서, 그들의 사목 임무 수행에 요구되는 모든 고유한 직접적 직권을 스스로 가진다. 그러나 모든 일에서 언제나 교황은 직무상 자신에게나 다른 권위에게 사건들을 유보할 확고한 권력을 지닌다.
  • 나) 교구장 주교들은 각기 법 규범에 따라 권위를 행사하는 신자들의 영적 선익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판단할 때마다 개별 사건에서 그 신자들을 교회의 일반법에서 관면할 권한을 지닌다. 그러나 교회의 최고 권위가 특별히 유보한 일이 없을 때에만 그러하다.*
  • ○ 9. 교황청 기구
  • [주교교령] 9. 교황은 보편 교회에서 완전하고 직접적인 최고 권력을 행사할 때에 교황청 기구들을 활용한다. 따라서 이 기구들은 교회의 선익을 위하여 거룩한 목자들에게 봉사하며 교황의 이름과 권위로 그 임무를 수행한다.
  •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은 교황과 교회의 목자들에게 훌륭한 도움을 주어 온 이 기구들이, 시대와 지역과 예법들의 요구에 더욱 알맞게, 특히 기구들의 수, 명칭, 관할과 고유 절차 규정 그리고 상호 업무 조정과 관련하여 새로 조직되기를 바란다.8) 마찬가지로 주교들의 고유한 사목 임무를 고려하여 교황 사절들의 직무가 더욱 명확하게 규정되기를 바란다.
  • ○ 10. 교황청 기구의 구성원
  • [주교교령] 10. 더욱이 교황청 기구들은 보편 교회의 선익을 위하여 설립되었으므로, 그 의원과 직원, 자문 위원들뿐 아니라 교황 사절들까지도 되도록 교회의 여러 지역에서 선정함으로써, 가톨릭 교회의 중앙 사무처나 기관들이 참으로 보편적 성격을 드러내기를 바란다.
  • 또한 주교, 특히 교구장 주교들을 교황청 기구의 의원으로 뽑아 모든 교회의 생각과 열망과 요구를 교황에게 충분히 전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끝으로 공의회 교부들은 교황청 기구들이 덕행과 지식과 경험이 뛰어난 평신도들의 의견에 더욱 귀를 기울임으로써, 평신도들이 교회 일에서 자기에게 알맞은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 유익하다고 여긴다.
  • 제 2 장 주교들과 개별 교회 또는 교구들
  • I. 교구장 주교
  • ○ 11. 교구의 개념과 주교의 의무
  • [주교교령] 11. 교구는, 주교에게 사제단의 협력을 받아 사목하도록 위탁되어, 자기 목자를 따라, 그 목자로부터 복음과 성찬을 통하여 성령 안에 모여서 개별 교회를 구성하여, 그 안에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그리스도의 교회가 참으로 내재하며 활동하는 하느님 백성의 한 부분이다.
  • 개별 교회를 돌보도록 위임받은 주교들은, 각기 교황의 권위 아래, 고유하고 통상적이며 직접적인 목자로서 주님의 이름으로 자기 양들을 돌보며 가르치고 거룩하게 하고 다스리는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주교들은 총대주교나 다른 교계 권위들에게 합법적으로 귀속되는 권리를 인정하여야 한다.1)
  • 주교들은 모든 사람 앞에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자신의 사도직 임무를 수행하며, 이미 으뜸 목자를 따르고 있는 이들을 보살펴야 할 뿐 아니라, 어떤 모양으로든 진리의 길에서 벗어났거나 그리스도의 복음과 구원의 자비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하여 마음을 다하여 헌신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마침내 “모든 선과 의로움과 진실 안에서”(에페 5,9) 거닐도록 힘써야 한다.
  • ○ 12. 가르치는 임무
  • [주교교령] 12. 주교들은 자신의 교도 임무를 수행하며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한다. 교도 임무는 주교들의 임무 가운데 첫째가는 것이다.2) 주교들은 성령의 힘 안에서 사람들을 신앙으로 부르고 또 산 신앙으로 굳건하게 하여야 한다. 또한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 곧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면 알 수 없는 그 진리를 사람들에게 제시하고 하느님을 찬양하고 그로써 영원한 행복을 얻도록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길도 가르쳐야 한다.3)
  • 더욱이 지상 사물과 인간 제도들도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계획대로 인간 구원을 위하여 마련된 것이며 따라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룩하는 데에 적지 않게 이바지할 수 있다는 사실도 보여 주어야 한다.
  • 그러므로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육신 생명과 자유를 지닌 인간, 가정과 그 단일성, 안정성, 자녀 출산과 교육, 시민 사회와 그 법규, 직업, 노동과 휴식, 예술, 기술의 발명, 빈곤과 풍요, 이 모든 것을 교회가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밝혀 주어야 한다. 그리고 물질 재화의 소유, 경제 성장과 정당한 분배, 평화와 전쟁, 모든 민족의 형제적 공존 등 중대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4)
  • ○ 13. 복음 전파의 수단
  • [주교교령] 13.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시대의 요구에 맞게 제시하여야 한다. 곧 사람들을 몹시 짓누르는 문제들과 어려움에 답변을 하여야 한다. 주교들은 그리스도교 교리를 수호하며 신자들에게도 교리를 옹호하고 전파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또한 교리를 가르칠 때에 신자든 비신자든 모든 사람에게 교회의 어머니다운 염려를 보여 주며,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특별히 배려하여야 한다. 주님께서는 그러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라고 주교들을 보내셨다.
  • 교회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 사회와 더불어 대화를 하는 것이5) 교회의 사명이므로 사람들에게 다가가 대화를 요청하고 증진하는 것은 그 누구보다도 주교들의 의무이다. 언제나 진리에 사랑이 따르고, 이해와 애정이 겸비된 이러한 구원의 대화는 분명하고 겸손하며 온유한 말로 그리고 마땅한 지혜와 신뢰로 이루어져야 한다. 신뢰는 우정을 깊게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결합시켜 준다.6)
  •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선포하기 위하여 현대의 여러 가지 수단을 다 이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곧 무엇보다도 먼저 설교와 교리 교육은 언제나 첫 자리를 차지하여야 하며, 학교나 대학, 강연회나 온갖 모임에서 교리를 제시하고, 어떠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에는 출판 등 다양한 사회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하여 공적 선언을 발표하고 널리 전파하여야 한다. 그리스도의 복음 선포를 위하여 이러한 수단을 활용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7)
  • ○ 14. 교리 교육
  • [주교교령] 14. 교리 교육은 사람들에게 신앙을 이론으로 설명하여 활기차고 명확하고 살아 있는 신앙을 길러 주는 것이므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과 젊은이들 그리고 어른들에게도 열심히 교리 교육을 하도록 감독하여야 한다. 교리 교육의 순서와 방법은 가르치는 내용만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들의 성격, 능력, 연령과 생활환경 등에 알맞게 적응시켜야 하고, 교리 교육은 성경과 성전, 전례, 교도권의 가르침과 교회 생활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 그리고 교리 교사들이 자기 임무를 위하여 타당한 준비를 갖추고 교회의 교리를 명백히 이해할 뿐만 아니라 심리학과 교육학의 이론과 실제를 익히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 또한 어른 예비 신자들의 교리 교육을 쇄신하고 개선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 ○ 15. 거룩하게 하는 임무
  • [주교교령] 15. 주교들은 자신의 성화 임무를 수행하며 자기가 사람들 가운데서 뽑히어, 사람들을 위하여 하느님에 관한 일을 돌보며 속죄를 위한 예물과 제사를 봉헌하도록 주교로 세워졌다는 사실을 기억하여야 한다. 주교들은 성품성사의 충만함을 누리고 있다. 신부들과 부제들은 자신의 권력 행사에서 주교들에게 종속된다. 그리고 신부들은 참으로 주교들의 섭리적 협력자로 축성되어 신약의 진정한 사제가 되었으며, 마찬가지로 부제들도 주교와 그 사제단과 친교를 이루며 하느님의 백성에게 봉사하는 교역을 위하여 성품을 받았다. 그러므로 주교들은 하느님 신비의 으뜸 분배자들이며, 자기에게 맡겨진 교회에서 모든 전례 생활의 지도자요 촉진자이며 수호자들이다.8)
  • 그러므로 주교들은 그리스도인들이 성찬례를 통하여 파스카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닫고 생활화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의 일치 안에서 굳게 결합된 한 몸을 이루도록 진력하여야 한다.9) 또한 오직 기도와 말씀 봉사에 전념하는(사도 6,4 참조) 주교들은 자기에게 맡겨진 모든 사람도 한마음으로 기도하고,10) 자주 성사를 받아 은총 안에서 성장하고, 주님의 충실한 증인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 완덕의 스승인 주교들은 성직자들과 수도자들과 평신도들의 성덕을 각기 그 성소에 따라 증진시키도록 힘써야 한다.11) 주교들은 먼저 사랑과 겸손과 소박한 생활로 몸소 성덕의 모범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하여 자기에게 맡겨진 교회를 성화함으로써 거기서 그리스도의 보편 교회의 정신이 찬연히 빛나게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사제 성소와 수도 성소를 최대한 육성하며 선교 성소를 특별히 배려하여야 한다.
  • ○ 16. 영혼의 목자로서 다스리는 의무
  • [주교교령] 16. 주교들은 아버지와 목자로서 자기 임무를 수행하면서 자기 신자들 가운데에서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12) 자기 양들을 알고 양들도 그를 아는 착한 목자가 되고, 사랑하고 염려하는 마음으로 모든 사람을 보살펴 주는 참아버지가 되어야 한다. 그러할 때 참으로 하느님께 받은 주교들의 권위에 모든 사람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복종한다. 자기 양 떼를 모아 한 가정을 이루며 모든 사람이 자기 의무를 깨닫고 사랑의 친교 안에서 살며 활동하도록 하여야 한다.
  • 이런 의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려면 주교들은 “온갖 좋은 일에 쓰이도록 갖추고”(2티모 2,21), “선택된 이들을 위하여 이 모든 것을 견디며”(2티모 2,10), 시대의 요구에 자신의 삶을 적응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 사제들은 주교들의 관심과 임무를 부분적으로 맡아 일상 사목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으므로, 주교들은 언제나 특별한 사랑으로 사제들을 감싸 주고, 아들처럼 벗처럼 여기며,13) 그들의 의견을 기꺼이 듣고, 그들과 신뢰 관계를 이루어 교구 사목의 모든 활동을 추진하도록 힘써야 한다.
  • 사제들의 영적, 지적, 물질적 생활 상태를 보살펴 그들이 거룩하고 열심하게 살며 자기 교역을 충실히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사제들의 교육을 장려하고 특별한 모임들을 조직하여 사제들이 이따금 모여서 생활 쇄신을 위하여 상당 기간 영성 수련을 하고 교회의 학문, 특히 성경, 신학, 중요한 사회 문제, 사목 활동의 새로운 방법 등에 관한 지식을 심화시키게 하여야 한다. 또 어떠한 모양으로든 곤경에 빠지거나 어느 면에서 실패한 사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
  • 신자들의 선익을 각자의 환경에 따라 적절하게 보살펴 주려면,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 환경 속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특히 사회 조사 등 적절한 수단을 활용하여 바로 알아내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연령이나 신분이나 국적의 차별 없이 본토인이든 외국인이든 나그네든 모든 사람을 보살펴 주어야 한다. 이러한 사목적 노력에서 주교들은 신자들도 교회 일에 적절히 참여하도록 보장하여 주고, 그리스도 신비체의 건설에 적극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평신도들의 의무와 권리를 인정하여야 한다.
  • 주교들은 갈라진 형제들도 사랑으로 대하여야 하며 신자들이 갈라진 형제들을 커다란 사랑과 친절로 대하고 교회가 뜻하는 일치 운동을 전개하도록 권유하여야 한다.14) 또한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들도 마음에 두고 그들에게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밝혀 주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주교들은 그 모든 사람 앞에서 그리스도의 증인이 된다.
  • ○ 17. 사도직의 구체적인 형태
  • [주교교령] 17. 주교들은 다양한 사도직 활동을 증진하여야 하며, 주교의 지도 아래 교구 전체나 특정 지역에서 모든 사도직 활동을 조정하고 긴밀히 결합시켜, 교리 교육, 선교, 자선 사업, 사회 활동, 가정 운동, 교육 사업과 그 밖의 사목 목적을 추구하는 모든 사업과 기관들이 합심하여 활동하도록 이끌어, 교구의 일치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어야 한다.
  • 신자들이 각자 자신의 여건과 능력에 따라 사도직을 수행하여야 할 의무를 다하도록 끊임없이 촉구하고, 신자들이 다양한 평신도 사도직 활동, 특히 가톨릭 운동에 직접 참여하거나 이를 후원하도록 권장하여야 한다. 초자연적인 목적을 직간접으로 추구하는 단체들을 육성하고 증진시켜, 더욱더 완전한 생활을 지향하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만인에게 선포하며, 그리스도교 교리나 공적 예배의 발전을 촉진하고,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거나 신심 운동 또는 자선 활동을 실천하도록 하여야 한다.
  • 사도직의 형태를 인간의 정신과 도덕뿐 아니라 사회, 경제, 인구 등의 조건을 고려하여 현대 요구에 알맞게 적응시켜야 한다. 이러한 목적을 효과적으로 충분히 달성하려면 사회 사목 기관들을 통하여 사회와 종교에 관한 조사들을 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므로, 이를 적극 권장한다.
  • ○ 18. 특수 환경의 사목
  • [주교교령] 18. 본당 사목구 주임의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사목적 배려를 충분히 받을 수 없거나 전혀 받지 못할 처지에 있는 신자들을 주교들은 특별히 돌보아야 한다. 예컨대, 수많은 이민, 유민, 난민, 선원, 항공기 승무원, 유랑민 등을 돌보아야 한다. 또한 휴양차 일시적으로 다른 지역에 머무르는 신자들의 영성 생활을 도와주는 적절한 사목 방법을 강구하여야 한다.
  • 특히 각국 주교회의는 위에 말한 신자들과 관련된 긴급한 문제들을 진지하게 연구하고, 적절한 기구나 수단을 강구하여 그들의 영신 사정을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 돌보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사도좌에서 제정하였거나,15) 또 앞으로 시대와 장소, 사람들의 환경에 맞추어 제정할 규범을 참작하여야 한다.
  • ○ 19. 주교들의 자유와 국가 권력
  • [주교교령] 19. 영혼들의 구원을 위한 자신의 사도직 임무 수행에서 주교들은 어떠한 국가 권력으로부터든 그 자체로 충만하고 완전한 독립과 자유를 누린다. 그러므로 주교들의 교회 임무 수행을 직간접으로 방해하거나 또는 주교들이 사도좌나 다른 교회 권위 그리고 자기 수하들과 자유롭게 교류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것은 불가하다.
  • 분명코 거룩한 목자들은 양 떼의 영신 사정을 보살펴 주는 그 사실 자체로써 사회와 국가의 번영과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므로, 주교들은 당연히 그 직무상 이러한 목적으로 국가 권위와 적극 협력하며, 정당한 법률의 준수와 합법적으로 세워진 권력의 존중을 권장한다.
  • ○ 20. 주교 임명의 자유
  • [주교교령] 20. 주교들의 사도 임무는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것으로서 영신적이며 초자연적인 목적을 추구하므로, 거룩한 세계 공의회는 주교들을 임명하고 세우는 것이 관할 교회 권위의 고유한 권한이며 그 자체로 배타적인 특권임을 선언한다.
  • 따라서 교회의 자유를 바로 옹호하고 그리스도인들의 선익을 더욱 적합하게 더욱 효과적으로 증진하기 위하여, 거룩한 공의회는 앞으로 주교 직무를 위한 선출, 임명, 추천, 지명 등의 어떠한 권리나 특전도 국가 권위에 더 이상 양보하지 않기를 바란다. 국가 권위가 교회에 베풀어 준 호의를 거룩한 공의회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정하고 높이 평가하며, 조약이나 관습으로 현재 누리고 있는 상기 권리와 특전을 사도좌와 협의하여 스스로 포기하여 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
  • ○ 21. 주교 직무의 사퇴
  • [주교교령] 21. 주교들의 사목 임무가 이토록 중차대한 것이므로, 교구장 주교나 법률상 그들과 동등한 다른 주교들은 고령이나 다른 중대한 이유로 자기 직무를 수행하기에 덜 적합하게 되면, 자원하여서나 관할 권위의 권유로 사의를 표명하도록 간곡히 권고된다. 관할 권위가 그 사퇴를 수리할 때에는 사퇴자들의 합당한 생활비를 보장하고 그 특권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 II. 교구 경계
  • ○ 22. 교구 경계의 조정
  • [주교교령] 22. 교구의 고유한 목적을 성취하려면, 교회의 본질이 바로 그 교구에 소속되어 있는 하느님의 백성 안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주교들이 자신의 사목 임무를 그 교구 안에서 효과적으로 수행하며, 마침내 하느님 백성의 구원에 되도록 가장 완전하게 봉사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
  • 그러기 위해서는 교구의 적절한 지역 경계가 있어야 하고, 사도직 요구에 알맞은 성직자들과 재산의 합리적인 분배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은 직접 관련되는 성직자들과 신자들만이 아니라 가톨릭 교회 전체에 유익한 것이다.
  • 그러므로 교구의 경계와 관련하여 거룩한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영혼들의 선익에 도움이 된다면, 지체 없이 교구 경계를 신중하게 적절히 재검토하여, 구역을 분할하든지, 분리하든지, 통합하든지, 경계를 변경하든지, 주교좌를 더 적합한 장소로 옮기든지, 특히 대도시에 있는 교구들은 그 내부 지역을 새로 조정하여야 한다.
  • ○ 23. 조정의 규범
  • [주교교령] 23. 교구들의 경계를 재검토할 때에, 무엇보다도 먼저, 각 교구의 인원, 직무, 기관 등과 관련하여 마치 살아 움직이는 몸과 같은 유기적 단일성을 온전히 보장하여야 한다. 각각의 경우에서 모든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다음의 일반 기준에 유의하여야 한다.
  • 1) 교구의 경계를 결정하는 일에서 될 수 있는 대로 하느님 백성을 구성하는 신자들의 다양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는 더욱 적절한 사목 수행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하느님 백성의 인구 배분은 될 수 있는 대로 유기적 조직체를 이루고 있는 국가 조직과 사회 구조와 일치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각 교구의 지역은 또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가 행정 구역의 경계선과 더불어 지역 정서, 경제, 지리, 역사 등 그 지역 주민의 특수 환경도 고려하여야 한다.
  • 2) 교구 지역의 크기나 주민 수는 일반적으로 이러하여야 한다. 한편으로는 주교 자신이,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주교직을 수행하고, 적절히 사목 순시를 하며, 교구의 모든 사도직 활동을 올바로 지도하고 조정하며, 특히 자기 사제들은 물론 교구 사업에 관계하는 수도자들과 평신도들도 잘 알 수 있는 규모라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주교나 성직자들이 보편 교회의 요구에 유의하면서 봉사 직무를 위하여 자신의 모든 역량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적절하고도 충분한 영역이 주어져야 한다.
  • 3) 교구에서 구원의 봉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규준은, 적어도 각 교구의 성직자들의 수와 자질이 하느님 백성을 올바로 사목하는 데 충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개별 교회의 적절한 통치와 사도직 수행에 필요한 개별 교구가 소유하는 사무실과 기관과 활동들이 부족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인력과 기관을 유지할 만한 재산이 있거나 적어도 다른 데에서 조달될 수 있는 확실한 예산이 서 있어야 한다.
  •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서로 다른 예법의 신자들이 있는 곳에서는 교구장 주교가 그들의 영신 사정을 돌보아 주어야 한다. 그 예법의 사제들이나 본당 사목구를 통하여, 또는 적절한 권한을 갖추고 되도록 주교 인호를 지닌 주교 대리를 통하여, 또는 교구장 주교 자신이 여러 예법들의 직권자 임무를 이행하여 그 신자들을 돌보아야 한다. 특별한 이유 때문에 이 모든 일이 불가능하다고 사도좌가 판단할 때에는 여러 예법을 위하여 고유한 교계를 세워야 한다.16)
  •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다른 언어의 신자들을 돌보아야 한다. 그 언어의 사제들이나 본당 사목구를 통하여, 또는 그 언어에 능통하고 되도록 주교 인호를 지닌 주교 대리를 통하여, 또는 더 적절한 다른 방법으로 그 신자들을 돌보아야 한다.
  • ○ 24. 주교회의의 협의
  • [주교교령] 24. 위 제22-23항의 규범에 따라 교구들의 변경이나 개혁을 하려면, 동방 교회의 규율은 그대로 두고, 관할 주교회의가 자기 지역의 이러한 일들을 각각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하여 필요하다면 특별 주교 위원회를 구성하고, 언제나 관계 지역이나 관구 주교들의 뜻을 먼저 들은 다음에, 주교회의의 의견과 희망을 사도좌에 제출하여야 한다.
  • III. 교구장 주교의 사목 협력자
  • 1) 부교구장 주교와 보좌 주교
  • [주교교령] 25. 교구를 다스릴 때에 주교들의 사목 임무의 수행은 주님의 양 떼의 선익을 최상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 선익을 제대로 돌보려면 가끔 보좌 주교들을 선임하여야 한다. 교구가 너무 넓거나 주민의 수가 너무 많든지, 또는 사도직의 특수 환경이나 다른 이유 때문에 교구장 주교 혼자서는 영혼들의 선익이 요구하는 대로 모든 주교 임무를 다 이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교구장 주교를 돕기 위하여 부교구장 주교를 선임하여야 할 특수 사정도 있을 수 있다. 부교구장 주교들과 보좌 주교들은 적절한 권한을 갖추고, 언제나 교구 통치의 단일성은 물론 교구장 주교의 권위를 보존하면서, 그들의 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주교 고유의 품위를 온전히 보장받아야 한다.
  • 그러나 부교구장 주교들과 보좌 주교들은 교구장 주교의 염려에 동참하도록 부름 받았으므로 모든 일에서 교구장 주교와 한마음 한뜻을 이루어 자기 임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또한 그들은 교구장 주교에게 언제나 존경과 순종을 보여야 하고 교구장 주교는 부교구장 주교나 보좌 주교들을 형제로 사랑하고 존중하여야 한다.
  • ○ 26. 부교구장 주교와 보좌 주교의 권한
  • [주교교령] 26. 영혼들의 선익을 위하여 필요하다면, 교구장 주교는 한 명이나 여러 명의 보좌 주교들을 관할 권위에게 요청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보좌 주교들은 교구장의 계승권 없이 선임된다.
  • 임명장에 달리 조처되어 있지 않으면 교구장 주교는 자기의 보좌 주교나 보좌 주교들을 자기의 권위에 예속되는 자기의 총대리들이나 적어도 주교 대리들로 선임하고, 중대한 사건들을 숙고할 때에 특히 사목적 성격의 일에 관하여 그들과 의논하기를 바란다.
  • 관할 권위가 달리 규정하지 않으면 보좌 주교들이 법률상 지니는 권력과 특별 권한은 교구장 주교의 임무와 함께 소멸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다른 중대한 이유가 없다면 공석 중에 교구를 다스리는 임무는 보좌 주교에게, 보좌 주교가 여럿인 곳에서는 보좌 주교들 가운데 하나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 계승권을 가지고 임명되는 부교구장 주교는 교구장 주교에게서 언제나 총대리로 선임되어야 한다. 특별한 경우에는 관할 권위가 그에게 더 많은 특별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
  • 교구의 현재와 미래의 선익이 최대한 증진되도록 교구장 주교와 부교구장 주교는 중대한 사안들을 빠짐없이 서로 의논하여야 한다.
  • 2) 교구청과 교구 평의회
  • [주교교령] 27. 교구청에서 총대리의 직무가 가장 중요하다. 교구의 올바른 통치를 위하여 필요할 때마다 교구장 주교는 한 명이나 여러 명의 주교 대리들을 선임할 수 있다. 그들은 법 자체로 교구의 특정 부분이나 특정 종류의 업무나 특정 예법의 신자들에 관하여 보편법으로 총대리에게 부여하는 권력을 가진다.
  • 교구 통치에서 주교의 협력자들 가운데에는 그 원로원이나 평의회의 구성원이 되는 신부들도 있다. 곧 주교좌 의전 사제단, 참사회나 다양한 지역 환경과 특성에 따른 평의회들이 있다. 이런 기구들 특히 주교좌 의전 사제단은, 필요하다면, 현대의 요구에 알맞게 재정비하여야 한다.
  • 교구청에 소속된 사제들과 평신도들은 스스로 주교의 사목 임무를 보필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 교구청은 교구 행정뿐 아니라 사도직 활동의 수행을 위하여 주교에게 편리한 기구가 되도록 조직되어야 한다.
  • 각 교구마다 특별히 교구장 주교가 직접 주재하고 특별히 선발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동참하는 사목 평의회를 설치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 이 평의회는 사목 활동에 관한 것을 연구하고 심의하며 이에 대한 실천적 결론을 제시하는 소임을 가진다.
  • 3) 교구 성직자
  • [주교교령] 28. 교구 신부나 수도 신부나 모두 다 주교와 더불어 그리스도의 유일한 사제직에 참여하고 그것을 수행한다. 따라서 신부는 주교품의 섭리적 협력자로 세워진다. 영혼들을 보살필 첫째 책임은 교구 사제들에게 있다. 그들은 그 개별 교회에 입적되거나 배속되어, 주님의 양 떼의 한 부분을 돌보는 그 교회에 대한 봉사에 온전히 헌신한다. 그들은 하나의 사제단과 하나의 가정을 이루며 그 가장은 주교이다. 주교가 자기 사제들에게 더욱 적절하고 공평하게 성무를 맡기려면 직무 또는 교회록의 수여에 필요한 자유를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어떠한 모양으로든지 이 자유를 제한하는 권리나 특전은 폐지되어야 한다.
  • 주교와 교구 사제들의 관계는 그 무엇보다도 초자연적 사랑의 끈으로 맺어짐으로써 사제들은 주교의 뜻에 자신의 뜻을 합쳐 사목 활동에서 더욱 풍부한 결실을 거두어야 한다. 그러므로 영혼들에 대한 봉사를 더욱더 증진하기 위하여, 주교는 사제들과 대화를 나누고, 또 공동으로, 특히 사목 문제와 관련하여, 기회가 닿는 대로, 가능하다면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누기 바란다.
  • 또한 모든 교구 사제는 서로 일치하여 교구 전체의 영적 선익을 적극 도모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서 교회 직무를 수행하는 기회에 얻게 되는 재산은 성무와 직결되어 있음을 명심하고, 주교가 세운 규범에 따라 교구의 물질적 요구도 기꺼이 온 힘을 다하여 충족시켜야 한다.
  • ○ 29. 초본당 활동 사제
  • [주교교령] 29. 주교의 더 가까운 협력자들은 또한 교구의 일정한 지역이나, 신자들의 특수 집단이나, 특수한 활동과 관련하여 초본당 성격의 사목 임무나 사도직 활동을 맡은 사제들이다.
  • 학교나 다른 기관이나 단체에서 다양한 사도직 임무를 주교에게서 위임받은 사제들도 탁월한 협력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초교구 활동에 배속된 사제들도 훌륭한 사도직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므로 특히 그들이 머물고 있는 교구의 주교는 그들을 각별히 보살펴야 한다.
  • ○ 30. 본당 사목구 주임
  • [주교교령] 30. 또한 주교의 첫째가는 협력자들은 본당 사목구 주임들이다. 그들은 사목구의 고유한 목자로서 주교의 권위 아래 교구의 일정 부분에서 영혼들의 사목을 위임받는다.
  • 1) 영혼들을 보살피는 일에서 본당 사목구 주임들은 자기 협력자들과 함께 가르치고 거룩하게 하며 다스리는 임무를 이행하여 본당 사목구의 신자들과 공동체가 교구의 지체임은 물론 온 보편 교회의 지체임을 참으로 자각하게 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본당 사목구 주임들은 다른 본당 사목구 주임들과 그 지역에서 사목 임무를 수행하는 사제들(예컨대 감목 대리나 지구장), 또는 초본당 성격의 활동에 배속된 사제들과 협력하여, 사목 활동이 교구의 단일성을 유지하며 더욱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게 하여야 한다.
  • 더 나아가서 사목 활동은 언제나 선교 정신으로 이루어져 마땅히 본당 사목구 안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미쳐야 한다. 본당 사목구 주임들이 어떤 집단의 사람들을 만날 수 없을 때에는 다른 이나 평신도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요청하여 그들을 위한 사도직 수행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
  • 또한 이러한 사목 활동을 더욱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특히 같은 본당에 배속된 사제들의 공동생활이 매우 바람직하며, 이로써 사도직 활동을 증진하고 사랑과 일치의 표양을 신자들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 2) 가르치는 임무의 수행에서 본당 사목구 주임이 할 일은 모든 신자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신자들이 믿음과 바람과 사랑에 뿌리박고 그리스도 안에서 자라게 하며,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주님께서 당부하신 사랑의 증거를17) 보여 주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교리 교육을 통하여 신자들이 각자의 나이에 알맞게 구원의 신비를 온전히 깨닫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을 위하여 수도자들의 도움만이 아니라 평신도들의 협력도 요청하고 교리 교사회도 설립하여야 한다.
  • 거룩하게 하는 임무의 수행에서 본당 사목구 주임들은 성찬의 희생 제사 거행이 그리스도인 공동체 생활 전체의 중심이 되고 정점이 되도록 보살펴야 하며, 신자들이 열심히 자주 성사들을 받고 의식적이고 능동적으로 전례에 참여하여 영적 양식으로 자라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또한 본당 사목구 주임들은 고해성사가 그리스도인 생활의 진보에 얼마나 크게 이바지하는지를 명심하여, 신자들이 쉽게 고백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하고, 필요하다면 여러 언어를 할 수 있는 다른 사제들을 불러서 고해성사를 주게 하여야 한다.
  • 목자의 직무 수행에서 본당 사목구 주임들은 특히 자기 양 떼를 잘 알도록 힘써야 한다. 그들은 또한 모든 양들의 봉사자이므로, 그리스도인 개인과 가정, 특히 사도직 단체와 본당 공동체의 신앙생활을 증진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사목 임무의 요구에 따라 가정과 학교를 방문하고,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을 정성껏 보살펴 주고, 가난한 사람들과 병약한 사람들을 아버지다운 사랑으로 감싸 주며, 노동자들을 특별히 돌보아 주어야 하고, 신자들이 사도직 활동을 돕도록 격려하여야 한다.
  • 3) 본당 사목구 보좌는 본당 사목구 주임의 협력자로서 날마다 탁월하고 적극적인 활동으로 본당 사목구 주임의 권위 아래 사목 교역을 수행한다. 그러므로 본당 사목구 주임과 그 보좌들은 형제로서 살아가며, 언제나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며, 조언과 협력과 모범으로 서로 도와주며, 본당 일에 합심하여 공동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 31. 본당 사목구 주임의 임명, 전임, 해임, 사퇴
  • [주교교령] 31. 어떤 본당 사목구를 다스려야 할 사제의 적격성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에, 주교는 그의 학식만이 아니라, 사도다운 열정과 신심, 영혼들을 올바로 돌보는 데 필요한 다른 품성과 역량을 고려하여야 한다.
  • 또한 본당 사목구 임무의 근본 목적이 영혼들의 선익이므로, 이를 위하여 주교가 더욱 쉽고 더욱 적절하게 본당 사목구를 돌볼 수 있도록, 수도자들의 권리는 인정하더라도, 본당 사목구 주임의 추천, 임명이나 유보에 관한 모든 권리는 폐지되어야 하고, 또한 일반적이든 개별적이든 경쟁 제도가 남아 있는 곳에서는 이를 폐지하여야 한다.
  • 본당 사목구 주임은 누구든 자기 본당 사목구에서 영혼들의 선익이 요구하는 직무의 안정성을 누려야 한다. 따라서 본당 사목구 주임의 임기제나 종신직의 차별을 없애고, 본당 사목구 주임의 전임과 해임의 절차를 재검토하고 간소화하여, 주교는 일반적으로나 교회법적으로 공평하게 또 영혼들의 선익이 요구하는 대로 더욱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 고령이나 다른 중대한 이유로 직무를 올바르게 효과적으로 완수할 수 없는 본당 사목구 주임은 자원하여서나 주교의 권유로 사의를 표명하도록 간곡히 권고된다. 주교는 은퇴자들에게 합당한 생활비를 보장하여야 한다.
  • ○ 32. 본당 사목구의 설립과 폐쇄
  • [주교교령] 32. 끝으로, 바로 영혼들의 구원을 위하여 본당 사목구의 설립과 폐쇄와 변경에 관한 결정과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하며, 실제로 주교는 자신의 권위로 이러한 조치를 할 수 있다.
  • 4) 수도자들
  • ○ 33. 수도자들과 사도직 활동
  • [주교교령] 33. 모든 수도자, 곧 복음적 권고를 서원하는 다른 단체들의 회원들을 포함하는 수도자들은 각자의 성소에 따라 그리스도 신비체 전체의 건설과 발전을 위하여 그리고 개별 교회들의 선익을 위하여 열심히 또 부지런히 노력하여야 할 의무를 지닌다.
  • 특히 기도와 참회 고행과 생활의 모범으로 이러한 목적을 증진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수도자들이 이를 존중하고 실천하여 끊임없이 성장하도록 이 거룩한 공의회는 간곡히 권고한다. 또한 각 수도회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하여 외부 사도직 활동도 더욱 열심히 수행하여야 한다.
  • ○ 34. 주교의 사도직 협력자인 수도자
  • [주교교령] 34. 주교품의 섭리적 협력자가 되도록 사제직에 축성된 수도 사제들은 오늘날 영혼들의 요구가 증대됨에 따라 주교들에게 더욱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그들도 거룩한 주교들의 권위 아래서 영혼의 사목과 사도직 활동의 수행에 참여하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교구 성직자단에 소속된다고 할 수 있다.
  • 또한 남자든 여자든 다른 회원들도 특별한 이유로 교구 가족에 소속되며, 거룩한 교계에 커다란 도움을 주고 또 사도직의 요구가 날로 커짐에 따라 더욱더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고 또 주어야 한다.
  • ○ 35. 수도자가 교구에서 수행하는 사도직 원칙
  • [주교교령] 35. 각 교구에서 언제나 합심하여 사도직 활동을 수행하고 교구 생활의 일치가 온전히 보존되도록 다음과 같은 기본 원칙을 세운다.
  • 1) 모든 수도자는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를 진실한 순종과 존경으로 따라야 한다. 더 나아가서 사도직 활동에 정당하게 부름 받을 때마다 그 임무를 완수하여 주교들에게 순종하는 적극적인 협력자가 되어야 한다.18) 더욱이 수도자들은 주교들의 요청과 희망을 즉각적으로 또 충실히 받아들여, 인간 구원의 봉사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여야 한다. 수도 단체의 특성을 존중하고 회헌을 준수하여야 하지만 필요하다면 회헌까지도 이 공의회의 교령의 원칙을 따라 이런 목적에 적응시켜야 한다.
  • 특히 영혼들의 절박한 요구와 교구 성직자의 부족을 고려하여, 주교는 오로지 관상 생활만을 하지 않는 수도 단체들을 불러 다양한 사목 교역에 협력하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주교는 각 단체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리고 수도회 장상들은 기한부로 본당 사목구도 맡아 수도자들이 그러한 협력을 하도록 힘껏 격려하여야 한다.
  • 2) 외부 사도직 활동에 파견된 수도자들도 자기 수도회의 정신에 충만하여 그 규칙을 충실히 준수하고 자기 장상들에게 순종하여야 한다. 주교는 이러한 의무의 강조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 3) 주교들의 재치권에서 벗어나 교황이나 다른 교회 권위에 봉사하도록 부름 받은 수도자들의 면속은 주로 수도 단체의 내부 질서에 관련되며, 그 질서로 수도회의 모든 것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수도 생활의 발전과 완성에 이바지하게 하여야 한다.19) 또한 교황은 보편 교회의 선익을 위하여,20) 그리고 다른 교회 권위는 자기 관할 교회들의 선익을 위하여 그 수도 단체들을 활용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 그러나 이러한 면속은 수도자들이 주교들의 사목 임무 수행과 영혼들을 돌보는 올바른 질서가 요구하는 대로, 각 교구에서 법 규범에 따라 주교들의 재치권 아래에 들어가는 것을 가로막지 않는다.21)
  • 4) 면속 수도자이든 아니든 모든 수도자는 하느님 예배의 공적 거행(예법의 다양성은 보존된다.), 영혼들의 사목, 사람들에게 하는 거룩한 설교, 그리스도인 특히 어린이들의 종교 도덕 교육, 교리 교육과 전례 교육, 성직자 신분의 품위, 거룩한 사도직 수행에 관련되는 온갖 활동에서 지역 직권자들의 권력에 종속된다. 수도자들의 가톨릭 학교들도 일반 정책이나 감독과 관련하여 지역 직권자들에게 종속된다. 그러나 학교 운영에 관한 수도자들의 권리는 인정된다. 또한 주교회의나 주교 평의회에서 모든 이가 준수하도록 합법적으로 규정하는 모든 것은 수도자들도 준수하여야 한다.
  • 5) 여러 수도 단체들 사이에서 또 수도 단체들과 교구 성직자들 사이에서 올바른 질서를 갖춘 협력이 권장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 모든 사업과 사도직 활동의 긴밀한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한 조정은 특히 사랑에 뿌리를 박고 바탕을 둔 마음과 정신의 초자연적 자세에 달려 있다. 보편 교회를 위하여 이러한 조정을 하는 일은 사도좌의 관할이다. 또 각 교구에서는 거룩한 목자들의 관할이고, 각 지역에서는 총대교구회의나 주교회의의 관할이다.
  • 주교들이나 주교회의와 수도회 장상들이나 상급 장상 협의회는 수도자들이 수행하는 사도직 활동을 사전에 상호 협의하여 진행시키기를 바란다.
  • 6) 주교들과 수도자들의 상호 관계를 조화롭게 효과적으로 증진하고자 정기적으로 또 필요할 때마다 주교들과 수도회 장상들이 모여 그 지역의 사도직 전반에 관하여 협의하기를 바란다.
  • 제 3 장 여러 교회의 공동선을 위한 주교들의 협력
  • I. 교회회의, 공의회 특히 주교회의
  • ○ 36. 교회회의와 개별 공의회
  • [주교교령] 36. 교회의 초세기부터 개별 교회를 맡은 주교들은 형제애의 친교로 또 사도들에게 맡겨진 세계 선교를 향한 열정으로 개별 교회의 선익과 공동선을 증진하려고 힘과 뜻을 모았다. 이러한 목적으로 교회회의 또는 관구 공의회 또는 전국 공의회 등이 열렸으며, 거기에서 주교들은 신앙 진리의 교육과 교회 규율의 확립에서 여러 교회가 지켜야 할 동일한 규범을 제정하였다.
  • 이 거룩한 공의회는 귀중한 교회회의와 공의회의 제도들이 새로운 힘을 갖고 여러 교회에서 시대 환경에 맞추어 신앙의 진보와 규율의 준수에 더욱 적절하게 더욱 효과적으로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 ○ 37. 주교회의의 중요성
  • [주교교령] 37. 오늘날에는 특히 주교들이 다른 주교들과 더불어 날로 더욱 일치 단결된 활동을 하지 않고서는 흔히 자신의 임무를 적절하게 효과적으로 이행할 수 없게 되었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구성된 주교회의들은 더욱더 풍요로운 사도직의 증거를 분명하게 보여 주었으므로, 이 거룩한 공의회는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국가나 지역의 주교들이 한 회합에 정기적으로 함께 모여, 지혜와 경험의 빛을 나누고 의견을 모아, 교회의 공동선을 위하여 힘을 합치는 거룩한 결속을 이루는 것이 매우 유익하다고 여긴다.
  • 그러므로 주교회의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 ○ 38. 주교회의의 정의, 구조, 권한과 협력
  • [주교교령] 38. 1) 주교회의는 한 나라나 지역의 고위 성직자들이, 특히 사도직의 형태와 방법을 그 시대 환경에 적응시켜 교회가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선익을 더욱더 증진하고자, 사목 임무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회합이다.
  • 2) 총대리들을 제외한 각 예법의 모든 지역 직권자들, 부교구장 주교들, 보좌 주교들, 사도좌나 주교회의가 맡긴 특별 임무를 수행하는 다른 명의 주교들이 주교회의에 소속된다. 그 지역에서 특수 직무를 수행하는 교황 사절들과 그 밖의 명의 주교들은 법률상 주교회의의 회원들이 아니다.
  • 지역 직권자들과 부교구장 주교들에게 의결 투표권이 있다. 주교회의에 참석할 권리가 있는 보좌 주교들과 다른 주교들에게 의결 투표권이나 건의 투표권을 주는 것은 주교회의 정관이 결정한다.*
  • 3) 어느 주교회의든지 정관을 작성하여 사도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관에는 다른 것 외에도 목적 달성에 더욱 효과적으로 기여하는 기구들, 예컨대 주교들의 상임 위원회, 주교 위원회들, 사무처가 마련되어야 한다.
  • 4) 보편법이 규정하였거나 사도좌의 특별 위임이 자의로나 그 주교회의의 청원에 따라 결정한 안건들에서만, 의결 투표권을 가진 주교회의 소속 주교들의 적어도 3분의 2 찬성표를 얻고 사도좌의 승인을 받아 합법적으로 공포된 주교회의의 결정들은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 5) 특수 환경이 요구한다면 여러 나라의 주교들이 사도좌의 허가를 받아 하나의 주교회의를 구성할 수 있다.
  • 더 나아가서 더욱 큰 선익을 증진하고 수호하도록 여러 나라 주교회의들의 관계를 돈독히 하여야 한다.
  • 6) 동방 교회의 주교들은 교회회의에서 자기 교회의 생활을 발전시키고 교회의 선익을 효과적으로 도모하여야 하며, 다양한 예법의 여러 교회들이 있는 곳에서는, 관할 권위가 세운 규범에 따라 예법 간 회의에서 의견을 모아 그렇게 하기를 간곡히 권장한다.
  • II. 교회 관구의 경계 설정과 교회 연합구의 설립
  • ○ 39. 경계 재조정의 원칙
  • [주교교령] 39. 영혼들의 선익은 교구뿐 아니라 교회 관구의 적절한 경계 설정을 요구하며 또한 교회 연합구의 설립도 권장한다. 그럼으로써 사회적 지역적 환경에 따른 사도직의 요구에 더 잘 부응하고, 주교들의 상호 관계, 주교들과 관구장 대주교와 같은 나라의 다른 주교들의 관계, 또한 주교들과 국가 권위자들의 관계를 더욱 원활하고 유익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 40. 따라야 할 규범
  • [주교교령] 40. 그러므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고자 이 거룩한 공의회는 다음과 같은 규범을 제정한다.
  • 1) 교회 관구의 경계를 시의 적절하게 재검토하고, 관구장 대주교들의 권리와 특전을 적절한 새 규범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 2) 일반 규정으로, 모든 교구와 법률상 교구와 동등한 다른 지역구들은 모두 어떤 교회 관구에 귀속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현재 아무에게도 결합되지 않고, 직접 사도좌에 예속되어 있는 교구들은 되도록이면 함께 새 교회 관구를 구성하든지, 또는 가깝고 편리한 관구에 결합하여, 공통법의 규범에 따라 대주교의 관구 관할 아래 들어가야 한다.
  • 3) 유익하다면 교회의 관구들이 교회의 연합구를 구성하여야 하고, 그 설립은 법으로 규정하여야 한다.
  • ○ 41. 주교회의의 의견
  • [주교교령] 41. 관할 주교회의가 이러한 관구 경계 설정과 연합구 설립에 관한 문제를 이미 제23항과 제24항에서 제정한 교구 경계 설정에 관한 규범에 따라 검토하여 그 의견과 희망을 사도좌에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III. 초교구 임무를 수행하는 주교
  • ○ 42. 주교들의 협력
  • [주교교령] 42. 어떠한 사목 임무를 합심하여 수행하고 추진하여야 할 사목적 필요성이 갈수록 더욱더 커져 감에 따라 일정한 지역이나 나라의 모든 교구나 여러 교구에 봉사하는 일부 직무를 설정하고 이를 주교들에게 위임할 수도 있다.
  •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는 고위 성직자나 주교들, 또 교구장 주교들과 주교회의가 언제나 형제적 친교를 이루고, 영혼들을 돌보는 목자로서 단합을 이루기 바란다. 그 방법은 또한 공통법으로 규정되어야 할 것이다.
  • ○ 43. 군종 대리
  • [주교교령] 43. 군인 사목은 군인들의 특수한 생활 조건 때문에 커다란 관심을 기울여야 하므로 나라마다 되도록이면 군종 대리구를 설치하여야 한다. 군종 대리와 군종 사제들은 교구장 주교들과 합심하여 이 어려운 과업에 적극 헌신하여야 한다.1)
  • 그러므로 교구장 주교들은 군종 대리에게 이 중대한 임무에 적합한 사제들을 충분히 보내 주고 또한 동시에 군인들의 영적 선익을 증진하는 사업들을 후원하여야 한다.2)
  • 일반 위임
  • [주교교령] 44. 거룩한 공의회는 교회법전을 개정할 때에 이 교령에서 세운 규범에 따라, 또 공의회의 위원회들과 교부들의 의견을 참작하여 적합한 법률을 제정하여야 한다고 결정한다.
  • 거룩한 공의회는 또한 주교들과 본당 사목구 주임들이 사용하는 사목 총지침서를 만들어, 그들 자신의 사목 임무를 더욱 수월하고 더욱 적합하게 수행할 수 있는 명확한 규정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결정한다.
  • 각 나라와 지방의 다양한 환경에 맞추어 특수한 신자 단체의 사목을 위한 특수 지침서도 만들고, 교리 교육의 기본 원리와 그 편성, 관련 교리서 편찬 등에 관한 그리스도인 교리 교육 지침서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지침서들을 만들 때에는 공의회의 위원회들과 교부들이 제시한 의견들을 고려하여야 한다.
  •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은 이 교령의 모든 것에 낱낱이 찬성하였다. 본인은 그리스도께서 본인에게 부여하신 사도 권한으로 존경하는 교부들과 더불어 이를 성령 안에서 승인하고 결정하고 제정하며, 공의회에서 제정한 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공포하기를 명령한다.
  • 로마 성 베드로 좌에서
  • 1965년 10월 28일
  • 가톨릭 교회의 주교 바오로 자서
  • 교부들의 서명이 따른다.
  • 수도 생활의 쇄신에 관한 교령
  • 하느님의 종들의 종 바오로 주교는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과 더불어 영구적인 기록으로 ‘수도 생활의 쇄신에 관한 교령’을 공포한다.
  • 1. 서론
  • [수도 생활 교령] 1. 완전한 사랑(Perfectae Caritatis)을 복음적 권고의 실천으로 추구하는 것은 하느님이신 스승의 가르침과 모범에서 비롯되며, 이는 하늘 나라의 탁월한 표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거룩한 공의회는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인류의 빛」에서 이미 밝혔다. 이제 여기에서는 정결, 청빈, 순명을 서원하는 수도 단체들의 생활과 규율을 다루고 현대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사항들을 규정하고자 한다.
  • 맨 처음부터 교회에는 복음적 권고를 실천함으로써 더 자유롭게 그리스도를 따르고 더 가까이에서 그분을 본받고자 하여, 각자 나름대로 하느님께 봉헌된 생활을 하는 남녀들이 있었다. 그들 가운데 많은 이는 성령의 영감을 받아 독수 생활을 하거나 수도 가족을 일으켰다. 교회는 그 권위로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승인하였다. 이렇게 하여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놀랄 만큼 다양한 수도 단체들이 생겨나고 발전하였다. 이러한 다양성은 교회가 온갖 선행을 하게 하고(2티모 3,17 참조), 그리스도의 몸을 성장시키는 일을 하도록(에페 4,12 참조) 준비하는 데에 공헌하였을 뿐만 아니라, 마치 신랑을 위하여 단장한 신부처럼 교회가 자녀들의 갖가지 은혜로 꾸미고 나타나며(묵시 21,2 참조), 교회를 통하여 하느님의 매우 다양한 지혜가 알려지게 하는 데에 크게 공헌하였다(에페 3,10 참조).
  • 이와 같이 다양한 은혜 가운데 복음적 권고를 실천하도록 하느님께 부름 받고 그 실천을 충실히 서원한 모든 이는, 동정이시고 가난하시며(마태 8,20; 루카 9,58 참조)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심으로써(필리 2,8 참조) 인간을 구원하시고 거룩하게 하신 그리스도를 따라, 자기를 하느님께 특별한 방법으로 봉헌한다. 이렇게 그들은 성령께서 그들의 마음에 부어 주시는 사랑에(로마 5,5 참조) 감동하여, 더욱더 그리스도와 그분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살아가는 것이다(콜로 1,24 참조). 생활 전체를 포함한 자기 봉헌으로 그들이 더욱더 열렬히 그리스도와 결합될수록, 교회 생활은 그만큼 더 풍요로워지며, 그 사도직은 그만큼 더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된다.
  • 복음적 권고의 서원을 통하여 봉헌 생활의 뛰어난 가치와 현대 상황에 필요한 그 임무가 교회에 더 많은 선익을 가져다주도록 이 거룩한 공의회는 다음 교령을 제정한다. 이 교령은 수도회, 그리고 고유한 성격을 보존하면서도 서원을 하지 않고 공동생활을 하는 단체와 재속회의 생활과 규율의 적절한 쇄신에 관한 일반 원칙이다. 이 원칙의 적절한 실시와 적용에 관한 특수 규범은 공의회 후에 관할 권위가 제정하여야 한다.
  • 2. 쇄신의 일반 원칙
  • [수도 생활 교령] 2. 수도 생활의 적절한 쇄신이란 모든 그리스도인 생활의 원천과 그 단체의 초창기 영감으로 끊임없이 되돌아가는 것이며, 또한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다. 이러한 쇄신은 성령의 인도와 교회의 지도 아래 다음 원칙에 따라 증진되어야 한다.
  • 가) 복음에 제시된 대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 수도 생활의 근본 규범이므로, 모든 단체는 이를 최고의 회칙으로 삼아야 한다.
  • 나) 각 단체가 특수한 성격과 임무를 갖는 것은 교회에 매우 유익하다. 그러므로 설립자의 정신과 고유한 목적과 건전한 전통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보존하여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각 단체의 세습 자산이다.
  • 다) 모든 단체는 교회 생활에 참여하며, 성경, 전례, 교리, 사목, 일치 운동, 선교와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자기 특성에 따라 교회의 활동과 목적을 자기 것으로 삼아 힘껏 발전시켜야 한다.
  • 라) 각 단체는 그 회원들이 인간 조건과 시대 상황 그리고 교회의 필요를 적절히 인식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 그 회원들은 현대 세계의 상황을 신앙의 빛으로 지혜롭게 판단하고, 사도적 열정으로 불타올라 사람들을 더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게 된다.
  • 마) 수도 생활은 무엇보다도 먼저 복음적 권고의 서원을 통하여 회원들이 그리스도를 따르고 하느님과 일치하게 하는 것이므로 회원들이 영적 쇄신으로 활력에 넘치지 않는다면, 현대의 요구에 대한 최선의 적응도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숙고하여야 한다. 외적 활동을 추진할 때에도 언제나 영적 쇄신을 첫자리에 놓아야 한다.
  • 3. 쇄신의 실천 기준
  • [수도 생활 교령] 3. 생활, 기도, 활동 양식은 어디에서나, 특히 선교 지역에서, 회원들의 신체적 심리적 조건에 부합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각 단체의 특성에 따라 사도직의 필요와 문화적 요구, 사회 경제 상황에도 알맞아야 한다.
  • 이와 같은 기준에 따라, 각 단체의 통치 방식도 재검토되어야 한다.
  • 그러므로 회헌, 지도서, 관례서, 기도서와 의전서, 그 밖에 이러한 종류의 책들을 적절히 개정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규정들을 폐지하여, 이 거룩한 공의회의 문서와 맞추어야 한다.
  • 4. 쇄신의 주체
  • [수도 생활 교령] 4. 효과적인 쇄신과 올바른 적응은 그 단체의 모든 회원의 협력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 그러나 적절한 쇄신의 규범을 세우고, 법률을 제정하며, 충분하고 신중한 실험의 여지를 마련하는 것은 오로지 관할 권위, 특히 총회의 권한이다. 다만 필요할 때에는 교회법 규범에 따라 성좌나 지역 직권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그 단체 전체의 운명에 관련된 문제는 장상들이 회원들과 적절한 방법으로 협의하고 그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 봉쇄 수녀원의 적절한 쇄신을 위해서는 수도원 연합회의 회의나 적법하게 소집된 다른 집회에서 소망과 의견을 들을 수 있다.
  • 그러나 모든 이는 쇄신의 희망이 법규를 늘리는 데 있지 않고 회칙과 회헌을 더욱 성실히 지키는 데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 5. 수도 생활의 공통 요소
  • [수도 생활 교령] 5. 모든 단체의 회원들은 스스로 복음적 권고를 서원함으로써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것이므로 오로지 죄에 대하여 죽고(로마 6,11 참조) 세속도 포기하여 하느님만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그 무엇보다 먼저 명심하여야 한다. 사실 그들은 하느님을 섬기는 데에 온 삶을 바친 것이며, 이 봉헌은 세례의 축성에 깊이 뿌리를 박고 이를 더욱 충만하게 표현하는 어떤 특별한 축성이다.
  • 이러한 자기 봉헌을 교회가 받아 주었으므로, 그들은 교회 봉사에도 봉헌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하느님을 위한 이러한 봉사가 그들 안에서 덕, 특히 겸손과 순명, 용기와 정결을 실천하도록 재촉하고 반드시 도와줄 것이다. 이러한 덕으로써 그리스도의 자기 비움과(필리 2,7-8 참조) 그분의 생명에 영적으로(로마 8,1-13 참조) 참여하는 것이다.
  • 그러므로 수도자는 자기 서원에 충실하여 모든 것을 그리스도를 위하여 버리고(마르 10,28 참조), 오로지 필요한 단 한 분(루카 10,42 참조) 그리스도를 따르며(마태 19,21 참조),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고(루카 10,39 참조), 그리스도의 일에 열중하여야 한다(1코린 7,32 참조).
  • 따라서 모든 단체의 회원들은 모든 것에 앞서 오직 하느님만을 찾으며, 정신과 마음을 하느님께 일치시키는 관상을, 구원 활동에 참여하여 하느님 나라를 넓히고자 노력하는 사도적 사랑과 합치시켜야 한다.
  • 6. 영성 생활
  • [수도 생활 교령] 6. 복음적 권고를 서원한 이들은 우리를 먼저 사랑하신 하느님을(1요한 4,10 참조) 모든 것에 앞서 찾고 사랑하여야 하며, 모든 상황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는 생명을(콜로 3,3 참조) 증진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세상을 구원하고 교회를 이루어 나가게 하는 이웃 사랑이 흘러나오고 재촉을 받는다. 이 사랑으로 복음적 권고의 실천 자체도 활력을 얻고 인도를 받는다.
  • 그러므로 모든 단체의 회원들은 기도의 정신과 기도 그 자체를 진정한 그리스도교 영성의 샘에서 길어 내고, 온 힘을 다하여 실천하여야 한다.
  • 그 무엇보다도 날마다 성경을 손에 들고, 성경 봉독과 묵상으로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필리 3,8)를 배워 익혀야 한다. 거룩한 전례, 특히 지성한 성찬의 신비를 마음과 입으로 교회 정신에 따라 거행하며, 이 가장 풍부한 샘에서 영성 생활을 길러야 한다.
  • 이렇게 하느님의 말씀과 거룩한 제단의 식탁에서 먹고 사는 그들은 그리스도의 지체들을 형제로서 사랑하고, 목자들을 효성으로 존경하고 사랑하며, 더욱더 교회와 더불어 생각하고 살아가며 교회의 사명에 자기를 온전히 봉헌하여야 한다.
  • 7. 관상 수도회
  • [수도 생활 교령] 7. 온전히 관상을 지향하여 그 회원들이 고독과 침묵 가운데 끊임없이 기도하고 기꺼이 보속하며 하느님께만 자신을 봉헌하는 단체는, 아무리 활동 사도직이 절실하게 요청되더라도, “그 지체가 모두 같은 기능을 하고 있지 않지만”(로마 12,4) 그리스도 신비체에서 언제나 뛰어난 몫을 맡는다. 이 단체들은 하느님께 탁월한 찬미의 희생을 바치며, 하느님 백성을 성덕의 풍부한 열매로써 비추어 주고, 모범을 보여 감동시키며, 풍요로운 사도직으로 그들을 발전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들은 교회의 자랑이며 천상 은총이 솟아나는 샘이다. 그러나 그 생활양식도 앞서 말한 적절한 쇄신의 원칙과 기준에 따라 재검토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세상에서 물러나 관상 생활을 하는 고유의 수련은 거룩하게 보존되어야 한다.
  • 8. 사도직 수도회
  • [수도 생활 교령] 8. 교회에는 여러 가지 사도직 활동에 헌신하는 성직자 단체나 평신도 단체가 많이 있어, 그들에게 주어진 은총에 따라 다양한 공헌을 하고 있다. 곧, 섬기는 이는 섬기고, 가르치는 이는 가르치며, 격려하는 이는 격려하고, 희사하는 이는 순수한 마음으로 주며, 자선을 베푸는 이는 기쁜 마음으로 베푸는 것이다(로마 12,5-8 참조). “은사는 여러 가지지만 성령은 같은 성령이시다”(1코린 12,4).
  • 이러한 단체들에서 사도직 활동과 자선 활동은 수도 생활의 본질이며, 이들은 교회에서 거룩한 봉사와 사랑의 고유한 활동을 교회의 이름으로 실천하도록 위임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회원들의 수도 생활 전체는 사도 정신으로 충만하여야 하며, 사도직 활동 전체는 수도 정신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회원들이 무엇보다 먼저 그리스도를 따라야 할 자기 소명에 응답하고 그리스도의 지체들 안에서 바로 그리스도를 섬기려면, 그리스도와 내밀한 일치를 이루며 사도직 활동을 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 바로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자라나는 것이다.
  • 그러한 단체들은 그 규율과 관습을 그들이 헌신하는 사도직의 요청과 적절히 조화시켜야 한다. 또 사도직 활동에 헌신하는 수도 생활은 여러 가지 형태를 지니므로, 적절한 쇄신에서도 이와 같은 다양성을 고려하여야 하며, 그 다양한 단체들은 그리스도를 섬기는 회원들의 생활을 그들 고유의 적절한 수단으로 유지하여야 한다.
  • 9. 수도원 생활의 보존
  • [수도 생활 교령] 9. 오랜 세기에 걸쳐 교회와 인간 사회에서 훌륭한 공적을 남겨 왔고 존중되어야 할 수도원 생활(vita monastica) 제도는 동방에서나 서방에서나 충실히 보존되어야 하며, 그 순수한 정신은 나날이 더 빛나야 한다. 수도자(monachus)의 주요 직무는 드러나지 않는 생활 가운데 자기를 온전히 하느님 예배에 바치며, 또는 다른 사도직이나 그리스도교 자선 활동을 합법적으로 맡아, 수도원의 울타리 안에서 지존하신 하느님께 겸손하고 고귀한 봉사를 하는 것이다.
  • 그러므로 각 단체의 고유한 성격을 보존하면서 좋은 옛 전통을 새롭게 하여 수도원(monasterium)이 그리스도교 백성을 자라게 하는 못자리가 되도록 그 전통을 현대인의 요구에 적응시켜야 한다.
  • 또한 회칙이나 관례로 사도직 생활을 공동 기도와 수도원 규율에 밀접히 결합시킨 수도회들은 교회의 탁월한 선익에 기여하는 그들의 생활 형태를 충실히 보존하면서도, 그들에게 적절한 사도직의 요청과 생활양식을 조화시켜야 한다.
  • 10. 평신도 수도 생활
  • [수도 생활 교령] 10. 남자든 여자든 평신도의 수도 생활은 그 자체가 복음적 권고의 서원을 이행하는 신분을 이룬다. 그러므로 청소년을 교육하고 병자를 돌보며 그 밖에 다른 여러 봉사 직무를 수행하여 교회의 사목 활동에 공헌하는 수도 생활을 거룩한 공의회는 높이 평가하고, 그 소명을 받은 회원들을 격려하며, 현대의 요청에 그 생활을 적응시키도록 권고한다.
  • 평수사회가 평신도 성격을 굳게 보존하면서, 총회의 결정에 따라 수도원의 사제 교역 필요성에 대비하여 어떤 회원들이 성품을 받도록 하는 데에 아무런 장애가 없음을 거룩한 공의회는 선언한다.*
  • 11. 재속회
  • [수도 생활 교령] 11. 재속회는 수도 단체가 아니지만 교회의 인가를 받아 세속에서 복음적 권고의 진정하고 완전한 서원을 이행한다. 세속에서 살아가는 남녀 평신도와 성직자는 이 서원으로 성별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완전한 사랑으로 하느님께 자기를 온전히 봉헌하도록 특별히 힘써야 한다. 그리고 재속회 자체는 세상에서 또 세상의 사도직을 수행하기 위하여 생겨났으므로, 그 사도직을 어디에서나 효과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재속이라는 그 고유한 특성을 보존하여야 한다.
  • 이 중대한 임무를 완수하려면 회원들이 하느님과 인간에 관한 일을 정확하게 배워야 하며, 그리스도의 몸이 튼튼히 자라나게 하도록 세상의 참누룩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따라서 장상들은 회원들의 양성, 특히 영성 교육은 물론 현대적인 교육 증진을 위하여 진지하게 노력하여야 한다.
  • 12. 정결
  • [수도 생활 교령] 12. 수도자가 서원하는 “하늘 나라”(마태 19,12)를 위한 정결은 은총의 탁월한 선물로 여겨야 한다. 정결은 사람의 마음을 더 없이 자유롭게 하여(1코린 7,32-35 참조) 하느님과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더욱더 불타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결은 천상 행복의 특별한 표지이며, 수도자가 기꺼이 하느님을 섬기고 사도직 활동에 헌신하는 가장 좋은 길이다. 이렇게 하여 수도자는 모든 그리스도 신자에게, 하느님께서 제정하셨고 내세에서 온전히 드러날 혼인, 곧 교회가 유일한 신랑이신 그리스도와 맺는 저 놀라운 혼인을 생각나게 한다.
  • 그러므로 수도자는 자기가 한 서원을 충실히 지키도록 노력하며 주님의 말씀을 믿어야 한다. 또한 하느님의 도움을 신뢰하며 자기 힘을 과신하지 말고 극기하며 관능을 절제하여야 한다. 또 정신과 육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자연적인 방법도 이용하여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완전한 금욕은 불가능하다든가 인간 성숙에 해롭다고 하는 그릇된 주장에 흔들리지 않게 되며, 정결을 위태롭게 하는 모든 것을 어떤 영적 본능으로 물리치게 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모든 수도자, 특히 장상들은 공동생활에서 회원들의 참된 형제애가 넘칠 때 정결을 더욱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 완전한 금욕을 한다는 것은 인간 본성의 깊은 경향과 밀접히 관련되는 것이므로, 정결 서원 지원자들은 참으로 충분한 수련을 거쳐 심리적으로 정서적으로 알맞게 성숙한 다음에만 정결 서원을 하도록 허락하여야 한다. 지원자들에게는 정결을 위태롭게 하는 것들을 일러 주어야 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께 바친 독신 생활을 자신의 온전한 행복으로 받아들이도록 가르쳐야 한다.
  • 13. 청빈
  • [수도 생활 교령] 13. 그리스도를 따르려고 스스로 가난하게 사는 청빈은 특히 현대에 높이 평가되는 표지이다. 수도자는 열심히 청빈 생활을 하며, 필요하다면 청빈을 새로운 형태로도 표현하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