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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6 신앙은 인격적인 행위이다. 곧, 먼저 자신을 계시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인간의 자유로운 응답이다. 그러나 신앙은 고립된 행위가 아니다. 누구도 홀로 믿거나 홀로 살아갈 수는 없다. 누구도 스스로에게 생명을 줄 수 없듯이 스스로에게 신앙을 줄 수 없다. 신앙인은 다른 이에게서 신앙을 받으며, 그 받은 신앙을 또 다른 이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예수님과 이웃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신앙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도록 우리를 재촉한다. 각 신앙인은 마치 신앙인들이 이루는 커다란 사슬의 고리 하나하나와 같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신앙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믿을 수 없으며, 또한 나의 신앙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의 신앙을 지탱하는 데 이바지한다.
  • 167 “저는 믿나이다.”(44) 이는 주로 세례 때 신자들이 개인적으로 고백하는 교회의 신앙이다. “저희는 믿나이다.”(45) 이는 공의회에 모인 주교들이, 더 일반적으로는 신자들의 전례 모임이 고백하는 교회의 신앙이다. “저는 믿나이다.” 이는 교회가 자신의 신앙으로 하느님께 응답하는 것이며, 우리에게 “저는 믿나이다.”, “저희는 믿나이다.” 하고 말하도록 가르치는 것 또한 우리 어머니인 교회이다.
  • I. “주님, 당신 교회의 믿음을 보십시오.”
  • 168 교회가 먼저 믿고, 이로써 나에게 그 신앙을 전해 주고, 키워 주고, 지탱해 준다. 어디에서나 먼저 주님을 고백하는 것은 교회이며(“땅에서는 어디서나 거룩한 교회가 당신을 찬미-고백-하나이다.” 하고 우리는 사은 찬미가(謝恩讚美歌)에서 노래한다.), 교회와 함께, 교회 안에서 우리는 “저는 믿나이다.”, “저희는 믿나이다.”라고 고백하도록 인도된다. 우리가 세례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신앙과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은 교회를 통해서이다. ‘로마 예식서’에서 세례 집전 사제가 예비 신자에게 “당신은 하느님의 교회에서 무엇을 청합니까-” 하고 물으면 그는 “신앙을 청합니다.” 하고 응답한다. “신앙이 당신에게 무엇을 줍니까-” 하고 물으면 “영원한 생명을 줍니다.”(46) 하고 응답한다.
  • 169 구원은 오로지 하느님에게서 온다. 그런데 우리는 신앙의 생명을 교회를 통하여 받게 되므로 교회는 우리의 어머니이다. “우리는 교회를 새로운 생명의 어머니로 믿는 것이지, 교회를 우리 구원의 창시자로 믿지는 않는다.”(47) 교회는 우리의 어머니이므로 또한 우리 신앙의 스승이기도 하다.
  • II. 신앙의 언어
  • 170 우리는 신앙 조문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 조문이 표현하고 있는, 신앙이 우리에게 “접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실재를 믿는다. “신자의 (신앙) 행위는 진술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진술된) 실재에 머무른다.”(48) 우리는 이러한 신앙 조문(신경)의 도움으로 실재에 다가갈 수 있다. 이로써 신앙의 표현과 전달, 공동체의 신앙 거행(전례), 신앙의 생활화가 점점 더 가능하게 된다.
  • 171 “진리의 기둥이며 기초인”(1티모 3,15) 교회는 “성도들에게 단 한 번 전해진 믿음”을(49) 충실히 지킨다. 그리스도의 말씀에 대한 기억을 지키는 것도 교회이고, 사도들의 신앙 고백을 대대로 전하는 것도 교회이다. 마치 어머니가 자녀들에게 말을 가르치고 그 말을 통하여 깨닫고 그것을 나누도록 가르치는 것처럼, 우리 어머니인 교회 역시 우리를 신앙의 이해와 삶으로 이끌고자 신앙의 언어를 가르친다.
  • III. 하나인 믿음
  • 172 교회는 오래전부터 수많은 언어와 문화와 민족과 나라들을 거치면서 줄곧 한 분이신 주님께 받은 자신의 유일한 신앙을 고백해 왔다. 이 신앙은 하나의 세례를 통하여 전달되며, 모든 사람이 오로지 한 분이신 아버지 하느님을 모시고 있다는 확신에 뿌리박은 신앙이다.(50) 이러한 신앙의 증인인 이레네오 성인은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 173 “땅 극변에까지 온 세상에 전파된 교회가 사도들과 그 제자들에게서 이어받은 가르침과 신앙을……교회는 충실히 간직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온 세상 곳곳에 퍼져 있지만 같은 한집안에 사는 것과 같습니다. 온 교회는 마치 한 영혼과 한마음만을 지니고 있듯 이것을 믿고, 또한 흡사 하나의 입만을 가진 듯 일치된 목소리로 그것을 선포하고 가르치고 또 전수합니다.”(51)
  • 174 “세상의 언어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신앙 전승의 내용은 하나이며 같습니다. 게르마니아 지방에 세워진 교회들이 믿고 또 전수하는 것과 켈트 지방이나 동방의 교회들, 이집트나 리비아의 교회들, 그리고 세계 중심에 있는 교회들이 믿고 전수하는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52) “그러므로 전 세계에 걸쳐 나타나는 구원의 유일한 길이 교회 안에 있으므로 교회의 선포는 참되며 확고합니다.”(53)
  • 175 “우리는 교회로부터 받은 이 신앙을 정성스럽게 보호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성령의 작용으로, 훌륭한 그릇에 담긴 값진 유산과 같은 이 신앙은 끊임없이 스스로 젊어질뿐더러, 그것을 담은 그릇 자체도 젊게 하기 때문입니다.”(54)
  • 간추림
  • 176 신앙은 자신을 계시하시는 하느님께 인간이 인격적으로 온전히 귀의하는 것이다. 곧 하느님께서 당신의 행위와 말씀을 통하여 당신 자신에 대해 밝혀 주신 계시를 지성과 의지로 따르는 것이다.
  • 177 그러므로 ‘믿는다는 것’은 인격과 진리, 이 두 가지와 관련되어 있다. 진리를 증언하는 인격에 대한 믿음을 통해 진리를 믿게 되는 것이다.
  • 178 우리는 오직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신 하느님만을 믿는다.
  • 179 ‘신앙’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초자연적인 선물이다. 믿기 위해서는 성령의 내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 180 ‘믿는다는 것’은 의식적이고 자유로운 인간 행위로서, 인간의 존엄성에 부합한다.
  • 181 ‘믿는다는 것’은 교회의 행위이다. 교회의 신앙은 우리보다 앞서 가며, 우리의 신앙을 낳고, 지탱하고, 기른다. 교회는 모든 신자의 어머니이다. “교회를 어머니로 삼지 않는 사람은 누구도 하느님을 아버지로 삼을 수 없다.”(55)
  • 182 “우리는 문서와 구전으로 전해진 하느님의 말씀에 포함된 모든 것과, 교회가 거룩한 계시로 제시하는 모든 것을 믿는다.”(56)
  • 183 신앙은 구원을 위해 필요하다. 주님께서 몸소 이렇게 확언하신다.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르 16,16).
  • 184 “신앙은 미래에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앎을 미리 맛보는 것이다.”(57)
  • 신앙 고백
  • 1. 사도신경
  •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저승에 가시어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 그리로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성령을 믿으며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아멘.
  • 2.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 한 분이신 하느님을 저는 믿나이다. 전능하신 아버지, 하늘과 땅과 유형무형한 만물의 창조주를 믿나이다. 또한 한 분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외아들, 영원으로부터 성부에게서 나신 분을 믿나이다. 하느님에게서 나신 하느님, 빛에서 나신 빛, 참 하느님에게서 나신 참 하느님으로서, 창조되지 않고 나시어 성부와 한 본체로서 만물을 창조하셨음을 믿나이다. 성자께서는 저희 인간을 위하여, 저희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오셨음을 믿나이다. 또한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에게서 육신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셨음을 믿나이다.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저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박혀 수난하고 묻히셨으며 성서 말씀대로 사흗날에 부활하시어 하늘에 올라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심을 믿나이다. 그분께서는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영광 속에 다시 오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으리이다. 또한 주님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성령을 믿나이다. 성령께서는 성부와 성자에게서 발하시고 성부와 성자와 더불어 영광과 흠숭을 받으시며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나이다.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를 믿나이다. 죄를 씻는 유일한 세례를 믿으며 죽은 이들의 부활과 내세의 삶을 기다리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