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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0.23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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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위한 신자들 기도의 결실 서서히 가시화
주교회의 가을 총회 폐막 교황 방북시 의미 등 설명「장례 예식」 통상문 등 승인
▲ 한국 주교단이 2018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 중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번 가을 정기총회는 교회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한반도를 위해서도 주교님들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평화를 위한 대장정을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가득 찼다고 생각합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18일 서울 면목로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가진 2018년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 폐막 기자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황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열린 이번 총회는 교회 안팎의 높은 관심과 달리 차분히 진행됐다. 주교들은 개막 전날인 15일 통일부 통일정책협력관 박형일 국장을 초청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따른 남북 관계를 주제로 강의를 듣고, 한반도 평화에 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김 대주교는 "이번 정기총회는 한반도의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는 시대적 전환점에서 한국 교회가 어떻게 앞으로 신자들과 국민과 함께 나아갈지를논의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총평했다.

김 대주교는 "교황은 단순히 교회의 수장만이 아니라 세계의 분쟁을 해결하는 평화의 사도"라며 교황 방북이 성사되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평화의 사도로서의 행보와 침묵의 교회에서 고통받는 북한 신자들을 지상으로 다시 올리기 위한 사목 방문이라는 이중의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와 세계 평화에도 이바지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국 교회 모든 신자가 수십 년 동안 기도하고 성원한 열매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농어촌 이주노동자 사목 협력

한편, 이번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한국 사회에서 우선으로 선택할 사회 약자로 농어촌 이주노동자에 대한 성찰과 사목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제주 난민 문제가 사회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주교회의가 농어촌 이주노동자를 우선으로 선택해야 할 사회 약자로 보고 이들에 대한 사목 배려에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은 시대의 징표를 읽는 예언자적 실천이라 평가할 수 있다. 김 대주교는 특별히 제주 난민에 관해 "복음의 입장에서 인도주의 지원과 협력을 해야 한다는 인식에 주교들이 공감하고 있다"며 "복음의 가치는 난민을 따뜻하게 맞아주고 협력하고, 자기 고향으로 갈 때까지 손님으로 잘 대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사제 양성 지침」 승인

이번에 주교회의가 승인한 「한국 사제 양성 지침」(개정안)은 교황청 성직자성이 2016년 12월에 발표한 새로운 사제 양성 기본 지침인 「사제 성소의 선물」에 따른 것이다. 주교회의 성직주교위원회는 한국 사제 양성 지침 개정 소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추기경)를 구성했고, 전국 7개 대신학교 양성자들을 주축으로 한 전문위원들과 상임위원들이 개정 작업을 진행했다.

「한국 사제 양성 지침」은 사제 양성 과정에 성폭력 예방 교육을 명시하고, 성폭력 사건에 연루됐거나 범죄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사람은 신학교에 입학하거나 성품(聖品)을 받을 수 없게 해 놓았다. 이 밖에 △현장 적용 및 실천 방안 △양성자 양성 교육의 활성화 및 정례화 방안도 제시돼 있다.

일선 사목자 위한 제도 개선

이번 총회에서는 일선 사목자들과 신자들을 위한 제도를 개선한 것이 돋보인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장례 예식」에는 미사 통상문과 독서가 수록돼 있지 않아 성당 밖에서 장례 예식을 거행할 때 큰 불편이 있었다. 새롭게 승인받은 「장례 미사」는 미사 통상문과 장례 예식과 관련한 여러 독서를 삽입해 성당 밖 장례 예식 때마다 미사 통상문이나 경본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해소했다.

병자성사 통지서 양식을 마련한 것도 눈에 띈다. 고령화 사회에 들면서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등에서 사제가 타 본당 신자에게 병자성사를 집전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신자의 교적 본당에 병자성사 내용을 알릴 수 있는 사목 문서 양식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번에 승인된 병자성사 통지서 양식은 전국 전산담당 사제회의에 전달돼 전국 본당에서 통합 사용될 예정이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