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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8.12.0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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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오늘날에도 기적이 있나요?

【질문】오늘날에도 기적이 있나요?

성경에는 예수님이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셨다고 전합니다. 성인이 탄생할 때에도 기적 심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면 분명히 오늘날에도 기적이 실제로 있다는 말인데, 저는 그런 기적들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아요. 정말 기적은 있는 것일까요?


【답변】기적을 통해 당신 스스로 드러내 보이고 구원 베풀어

심리학 용어 중에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셀리그만이라는 심리학자가 연구한 것입니다. 24마리의 개를 3개 집단으로 나누어 전기 실험을 하였습니다. 내용을 간단히 보자면, 첫 번째 집단에는 전기충격을 가하되 개들이 장치를 조작하여 전기충격을 멈출 수 있도록 하고, 두 번째 집단에는 전기충격을 주지만 개들이 저항하거나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도록 묶어 놓았고, 세 번째 집단에는 전기충격이나 어떠한 자극도 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4시간 후 왕복 상자로 불리는 상자에 넣었는데, 이 상자는 한 쪽에는 전기충격이 가해지지만 가운데 있는 담을 뛰어넘어 반대쪽으로 이동하면 전기충격을 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첫 번째와 세 번째 집단에서는 충격을 피하기 위해 날뛰던 개들이 담을 넘어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것이 관찰되었으나, 두 번째 집단에서는 개들이 반대편으로 넘어가지 않고 그대로 전기충격을 당하고 있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이 실험을 근거로 해서, 피할 수 없거나 극복할 수 없는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경험으로 인하여 실제로 자신의 능력으로 피할 수 있거나 극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그러한 상황에서 자포자기하는 것을 일컬어 학습된 무력감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실제 제가 상담하는 분들 중에 이런 상태에 놓여계신 분들도 있어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셀리그만은 이런 우울한 상태에 대한 연구를 하다가 급선회하여, 긍정 심리학이라는 분야에 뛰어듭니다.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 감정보다 개인의 강점과 미덕 등 긍정적 심리에 초점을 맞추자는 심리학의 새로운 연구 동향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기존의 심리학이 정신질환 치료와 같이 삶을 불행하게 하는 심리 상태를 완화하는 데에만 치중해 오히려 삶의 긍정적 가치를 돌아보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기적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생각도 학습된 무기력의 관점에서 볼 것인지, 아니면 긍정 심리학의 관점에서 볼 것인지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기적을 통하여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십니다. 그러면 과연 기적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예수님의 기적은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믿게 하려고 행하셨다고 신학자들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기적을 통하여 보여주시는 메시지를 잘 이해하고 믿음을 통해서 구원을 받는다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기적이란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 혹은 신에 의하여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불가사의한 현상이라고 정의합니다.

가톨릭에서는 기적이란 인간의 힘으로는 이루어 낼 수 없는, 인간의 지혜와 능력을 초월하는 초자연적 신비 현상을 말한다 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에 따르면 그리스도께서 기적으로 당신의 복음 선포를 뒷받침하시고 확인해 주셨지만, 그것은 듣는 이들에게 신앙을 일깨워 굳건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지 강제를 행사하시려는 것은 아니었다라고 우리에게 깨우침을 줍니다.

그러면 기적이 믿어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 혹은 자신의 삶에 뭔가 획기적인 변화가 없어서 등등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시면 어떨까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무기력함에 빠져 있는지도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믿는 사람들 안에서 기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수용할 수 있다면, 마음의 상태가 훨씬 행복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지니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기적을 통해, 우리에게 당신을 계시하시고 구원을 베푸신다고 믿습니다. 자신의 삶에서의 아주 작은 기적을 먼저 찾아보시고 그 기적이 주는 기쁨과 평안함을 느껴보시기를 기대합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E-mail] sangdam@catimes.kr


이찬 신부
(성 골롬반외방선교회·다솜터심리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