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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5.29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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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 계획하셨고 순교자들이 마련해 주셨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1일 공식 개관… 염수정 추기경, 놀라운 결실에 ‘감격의 눈물’
▲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문희상 국회의장 등이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원종현 신부에게 설명을 듣고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개관을 박수로 축하하고 있다.



쓰레기 재활용 처리장과 청소차 주차장, 노숙인 생활공간으로 사용돼 도심 속 고립된 섬 같았던 공간이 서소문역사공원(지상)과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지하)으로 조성됐다.

사학 죄인들과 반역 죄수들의 처형장이었던 서소문 밖 네거리가 온갖 차이와 차별, 편견을 극복하고 누구나 찾아와 서로 위로하고 화합하는 역사 문화의 중심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2011년 7월 24일 서울대교구가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서울 중구청에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관광 자원화 사업을 제안해 만 8년 만에 이룬 성과다. 정부와 시예산을 들여 가톨릭교회만의 순교성지를 꾸민다는 오해로 일부 시민단체와 종교인들의 반대와 중구 의회의 예산 승인 부결 등 갖가지 어려움을 딛고 이룩한 결실이이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기적과 같은 이 놀라운 결실에 감격의 눈물을 쏟으며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계획하셨고 순교자들이 그것을 마련해 주셨다"고 고백했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정순택 주교)는 1일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5월 25일 서소문역사공원과 박물관 조성 사업에 도움을 준 은인들을 초청해 개관 기념행사를 가졌다.

서울대교구 정진석ㆍ염수정 추기경과 주교단과 문희상 국회의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박양우 문체부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서양호 중구청장 등 초청자 300여 명은 도심 공원으로 단장한 서소문역사공원과 전시문화공간으로 꾸며진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을 둘러봤다.

수목 45종 700여 주와 초화류 33종 9만 500여 본을 심어 녹지로 조성한 서소문역사공원은 순교자현양탑과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기념 제대, 노숙자 예수상이 설치돼 있다. 특히 박해시대 사형집행자들이 순교자들을 처형한 후 칼을 씻은 뚜께우물을 원래 장소에 복원해 놓았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전시와 문화 행사를 통해 박물관을 찾는 이들을 위로하고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공간으로 140여 종의 교회사와 조선 후기 사상사 사료가 상설 전시되며, 레퀴엠이 상설 공연된다. 또 1만여 권이 소장된 도서관과 기획 전시 공간이 시민들의 쉼터로 개방된다. 특히 정하상 기념 소성당을 꾸며 교황청 승인 아시아 최초의 국제 순례지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이 소성당에서는 순례자들을 위해 매일 미사와 고해성사가 거행된다.

염수정 추기경은 "어려움을 느낄 때마다 그 끝에는 하느님의 준비된 계획이 있었다"며 "그건 바로 박물관 조성을 위해 힘쓴 이들이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신자들뿐 아니라 하느님의 선함을 드러내고 이웃에 봉사하며 세상의 선익을 위해 땀 흘려 일하는 모든 이들이 예외 없이 하느님의 자녀들"이라며 "이들의 업적에 경탄하며 진심으로 존경을 드린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이제 시작"이라면서 "이곳을 찾는 세계의 시민들이 더 큰 영적인 기쁨과 위로를 느낄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덧붙여 "이곳이 순교성지이며 순례지인 만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깊이 위로를 받고 용기를 찾는 장소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소망했다.

문희상(바오로) 국회의장은 "8년 노력 끝에 역사박물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며 "국내외 순례자들이 찾아오는 순례명소가 될 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 명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축하했다.

한편,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는 5월 29일 오전 10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 축성 및 봉헌 미사를 거행하고, 1일 오전 9시부터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을 공식 개관한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