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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7.31 등록
‘함께함’의 의미 느끼고 청년선교사 소명 다져
제1기 청주교구 청년선교사 양성과정 캄보디아 선교 체험기 - 신웅렬(안토니오) 대표
▲ 현지 목수와 기술자들 지시에 따라 사랑의 집짓기 봉사에 참여하는 1기 청주교구 청년선교사들. |
제1기 청주교구 청년선교사 양성과정(CYMT)을 통해 양성된 청년선교사들이 7월 11∼20일 캄보디아를 다녀왔다. 지난해 8월 선발 때부터 1년 동안의 준비 기간과 선교 활동에 함께한 청년선교사 18명의 아름다운 선교 여정을 신웅렬(안토니오, 사진) 제1기 CYMT 대표가 정리했다.
함께한다는 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이 있으면, 사랑이 있으면 함께할 수 있다는 걸 체감한 선교 여정이었다. 우리가 1기 청주교구 청년선교사 양성과정(CYMT)을 밟으며 내내 불렀던 주제가 그대로였다.
지난 1년간 우리의 고민과 프로그램 여정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작은 응답이었다. 예수님 사랑을 전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청년선교사가 되기에 앞서 우리는 청주 남자교도소를 방문, 재소자들과 미사를 봉헌하고 다과를 나눴다. 음성 대소본당의 다문화가정 자녀들과도 함께하며 그들 마음에 주님을 초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교구 내 성지와 본당을 순례하고, 해외선교 기금 마련을 위한 모금 활동과 바자도 진행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성장했고 준비됐지만, 캄보디아 선교지 캄퐁참지목구로 떠나기 직전까지 걱정이 가득했다. 많은 변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킬링필드라고 불리는 대학살이 벌어지고 수많은 교회가 파괴된 눈물의 땅에서 우리는 모든 이들과 하느님 안에서 친구가 되고자 온 힘을 기울였다. 마을과 가정 방문을 통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신앙과 희망을 잃지 않고 사는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고 한마음으로 노래와 율동을 선물하며 생필품들과 작은 선물들을 전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난 이들은 우리가 가져간 선물보다 자신들을 만나려 누군가가 멀리서 찾아와 줬다는 데 더 기뻐했고, 기다려줬으며, 환대해줬다.
무엇보다 활동 마지막 날은 커럭카성당에서 주변 아이들을 초대해 축제라는 이름으로 1일 캠프를 진행했다. 시작 전부터 걱정이 컸다. 애초 참석자가 50~60명 정도 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고 이에 맞춰 준비했는데, 캠프 전날 참가 아이들의 수가 250명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걱정을 날려버린 건 신부님의 한 마디였다. "많이 오면 좋은 것 아닌가?" 그 순간 함께하려 했던 초심을 잃고 무언가를 주기 위해서만 고심했던 게 부끄러웠다. 무엇을 줄 것인가보다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다음부턴 일사천리였다.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율동도 하고 즐겁게 뛰어놀 수 있었다.
CYMT의 목적은 해외선교만이 아니었다. 해외선교를 통해 우리는 당당한 청년선교사로 성장할 수 있었고, 돌아와서는 활력 넘치는 교구 공동체, 본당 활성화를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더 많은 청년이 청년선교사가 돼 예수님 사랑을 실천하도록 우리의 탤런트를 사용해야겠다는 다짐도 할 수 있었다.
높은 산도 한 줌의 흙으로부터 시작되고, 바다도 한 방울의 물이 모여 이뤄진다. 우리의 시작은 작았지만, 이 시작이 주님의 은총 속에서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성장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