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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2.0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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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주교좌 명동대성당 대림 특강(1) ‘교회의 신비 안에서의 가정’ - 강한수 신부(의정부교구 민락동본당 주임)
‘가정’에서 시작되는 복음화



가톨릭평화신문은 이번 호부터 명동대성당 대림 특강을 3주간 연재한다. △9일자 교회의 신비 안에서의 가정(강한수 신부) △16일자 가정 안에서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고 증거하기(심백섭 신부) △25일자 이 세상 끝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자(송영호 신부) 순이다.


작은 교회인 가정       

교회는 오래전부터 스스로를 하느님의 가정, 가정 교회라고 불렀다. 이는 곧 가정이 교회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가정은 또한 교회의 참모습과 신비를 보여주기에 교회의 성사라고 말할 수 있다. 가정을 작은 교회라고 부르는 이유다. 가정 공동체는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 세워지고 발전한다. 부부 공동체는 자신들에게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은총의 협력자요 신앙의 증인이 된다. 말과 모범으로 자녀들에게 그리스도인의 생활과 사도직 생활을 가르치며, 자녀들이 현명하게 자신들의 소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자. 그러면 가정은 자연스럽게 신앙생활의 첫 번째 학교가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 가정은 교회를 떠나서는 스스로 신앙 공동체로 유지될 수 없다. 결국 어머니인 교회가 주님께 받은 구원 사명을 실천하면서, 자녀인 가정을 낳고 가르치고 키우는 것이다. 교회가 하느님 말씀을 선포할 때 가정은 비로소 자신의 참된 정체를 알게 된다. 교회가 성사를 베풀 때 가정은 풍요롭고 거룩하게 된다. 교회가 사랑의 새 계명을 선포하고 실천할 때, 가정 역시 예수님의 희생적 사랑을 본받고 실천하게 된다. 이를 통해 가정은 교회의 구원 사명에 참여하고 교회의 신비 안에 존재하게 된다.
 

가정은 복음을 선포하는 공동체  

교회의 신비 안에 존재하는 가정은 복음을 선포하는 공동체이다. 하느님 말씀을 경청하고 담대히 선포함으로써 가정에 주어진 예언자적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다. 지난 10월에 시성된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말씀처럼 가정은 교회처럼 복음이 전달되는 곳이요 거기서 복음이 빛나는 곳이기도 하다.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그리스도인 부부와 부모는 "믿음의 순종"을 해야 한다. 주님의 말씀을 기쁘게 받아들여야 한다. 가정 복음화와 자녀 신앙교육 중에 만나게 되는 어려움이 어찌 없겠는가. 그럴 땐 용기와 인내를 가지고 해결하자. 신자인 가족들은 비신자인 가족에게 신앙의 산 증거가 되어야 하고, 구세주이신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가정은 하느님과 대화하는 공동체

교회의 신비 안에 존재하는 가정의 또 다른 모습은 하느님과 대화하는 공동체이다. 혼인성사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축복된 가정은 교회 안에서 이뤄지는 성사생활과 기도생활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하느님과 대화할 소명을 받는다. 가정에 대한 이러한 사제적 부르심은 베드로 사도의 말처럼 매일의 삶을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로 변화시켜 준다. 기도생활을 통해서 가정이 봉헌된 삶을 살게 되면, 모든 중요한 순간의 결정들 안에서 하느님께서는 사랑으로 개입하심을 잊지 말자.

 

가정은 인간에게 봉사하는 공동체

교회의 신비 안에 존재하는 가정은 인간에게 봉사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지닌다. 그리스도인은 인간에 대한 봉사의 정신과 실천을 나눔으로써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하게 된다. 가정 구성원뿐 아니라 모든 사람을 하느님의 자녀로서 존엄성을 인정하자. 이웃들에게서 하느님의 모습과 그리스도를 보자. "가정에서 실천하는 사랑은 교회의 삶에서 변치 않는 힘의 원천이 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마음에 새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