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장애를 극복한 이탈리아의 세계적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60)는 "노래와
목소리는 이 세상의 모든 재능처럼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또 "신앙은 삶의 의미를 이해하고 인식하는 여정"이라고 정의했다.
▲ 2015년 7월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노래하는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
보첼리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제9차 세계가정대회 축하 공연(25일)에 앞서 가진 바티칸 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의 신앙관과 프란치스코 교황 요청으로 세계가정대회 공연 무대에 서는 소감 등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음악적 재능에 대해 "인간은 각자 받은 선물과 재능을 통해 삶을 완성하기 때문에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노래(성가)는 두 배의 기도"라는 성 아우구스티노의 명언을 좋아한다며 "그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노래를 통해) 기도를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삶의 의미를 생각하기 위해 멈춰 섰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신은 그저 우연히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지적인 사고가 앞서는 것이다. 미켈란젤로의 걸작 피에타 조각상 앞에서 이건 우연히 알삐 아뿌아네(이탈리아의 유명한 대리석 채석장)에서 찾아낸 거야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는 보첼리 자신의 시련과 체험에서 우러나온 고백으로 들린다. 그는 태중에 있을 때, 장애 가능성을 발견한 의사가 어머니에게 낙태를 권유하는 바람에 세상에 태어나지 못 할 뻔했다. 약시로 태어나 12살 무렵 시력을 잃었다. 대학에서 어렵사리 법학을 전공했지만 음악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때 하느님의 존재를 확신하지 못하는 불가지론에 빠진 적이 있지만, 신앙심을 회복한 뒤 성실한 신자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노래하는 사람은 청중에게 기쁨과 삶의 의미, 그리고 영혼이 날아오르는 것 같은 경쾌한 순간을 선사한다"며 자신의 노래가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는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세계 가톨릭 가정들의 신앙 축제인 세계가정대회(21일~26일) 공연과 관련해서는 "교황님 앞에서 노래하는 것은 특권이나 다름없다"며 "참가자들이 아름다운 기억을 갖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