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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 사설/칼럼
가톨릭평화신문 2019.01.1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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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구 절벽이 가져올 성소자 절벽 대비해야


교구마다 사제 서품식이 한창이다. 주교좌성당이 아닌 체육관 사제 서품식은 한국 교회의 풍부한 성소를 한눈에 보여주는 진풍경이다. 그러나 이 풍경이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다. 지난 30년간 초고속으로 성장한 한국 교회의 성장 동력이 된 바탕은 하느님과 교회를 위해 투신하겠다고 신학교와 수도원 문을 두드린 젊은이들이었다. 성직자 수만 하더라도 지난 10년 사이 4235명에서 5360명(2017년 기준)으로 1125명이나 급격히 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해마다 신학기를 앞두고, 전국 가톨릭대학 신학과는 위축된 분위기다. 서울 가톨릭대 신학대 정시를 제외하곤 대부분 2019년도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성소자 감소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한국 교회 전체 교구 신학생 수는 2008년 1413명이었지만 2017년에는 1068명으로 떨어졌다. 수도원 사정도 마찬가지다. 인천에 미혼부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미리내천주성삼성직수도회는 4년째 성소자 가뭄으로 복지시설 폐원 절차를 밟고 있다. 많은 수도회가 성소자를 발굴하기 위해 외국 교회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는 무시할 수 없는 현상이다. 강원도 내에서만 올해 6개의 초·중·고교가 문을 닫는다. 인구절벽을 내다보는 한국 사회에서 교회는 성소자 절벽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는 여전히 물질주의가 팽배하고, 가정과 학교에서는 출세와 성공만 가르친다. 사제와 수도자를 직업으로 바라보게 하는 현실 교육에서 성소의 참된 가치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본당과 가정은 성소자를 키워내는 밭이다. 성소 텃밭은 교회 구성원이 모두 함께 일궈야 한다. 영적 토양이 잘 가꿔져야 사제직과 봉헌 생활을 위한 성소가 꽃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