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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 사설/칼럼
가톨릭평화신문 2019.02.2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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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1 운동 정신은 참 평화 이루는 것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3ㆍ1운동 100주년 담화에서 일제 강점기 역사의 현장에서 천주교회가 제구실을 다 하지 못했음을 고백했다. 물론 이 같은 배경에는 조선 후기에 한 세기 동안 혹독한 박해를 겪은 상처가 깊게 자리하고 있다.

김 대주교가 담화에서 밝힌 것처럼, 외국 선교사들로 이뤄진 한국 천주교 지도부는 일제의 강제 병합에 따른 민족의 고통과 아픔에도 교회를 보존하고 신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정교분리 정책을 내세워 해방을 선포해야 할 사명을 외면한 채 신자들의 독립운동 참여를 금지했다. 나중에는 신자들에게 일제의 침략 전쟁 참여와 신사 참배를 권고하기까지 했다.

김 대주교는 이런 고백을 통해 시대의 징표를 제대로 읽지 못한 채 민족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고 저버린 잘못을 마음 깊이 성찰하고 반성했다. 이 같은 성찰과 반성은 과거의 잘못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3ㆍ1운동 정신을 올곧이 계승하겠다는 의지와 다짐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3ㆍ1운동의 정신은 분단과 전쟁, 오랜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고 한반도에 참 평화를 이루는 데 있다. 그렇지만 현실은 어떤가. 일제강점기 역사뿐 아니라 현대사의 비극인 5ㆍ18 역사를 놓고도 왜곡과 모독 발언으로 우리 사회에 분노와 갈등, 분열이 끊이지 않는다. 이는 잘못에 대한 철저한 자기 반성과 책임의 부재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성찰과 반성의 토대 위에서 진정한 참회가 이뤄질 때 반역사적인 모습과 퇴행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한반도에 참 평화를 이루고, 나아가 아시아와 세계 평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3ㆍ1 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실천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