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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 여론
가톨릭평화신문 2018.08.1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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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돋보기] 올드보이 전성시대
이학주 (요한 크리소스토모, 정치경제부 기자)



올드보이 전성시대. 이번 여야 전당대회에 따라붙은 부제다. 일선에서 물러났다 복귀한 원로 정치인들이 차기 당권 유력주자로 부상한 까닭이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은 이미 대표로 당선됐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과 바른미래당 손학규 의원도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국민, 특히 청년층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직접 들어보니 "인물난이다", "노욕이다"와 같은 부정적인 반응 일색이다. 한 대학생은 "정치권도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과연 누가 청년을 대변해줄 수 있을지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6ㆍ13 지방선거 이후 승패를 떠나 너나없이 개혁과 쇄신을 부르짖던 정치권이 결국 돌고 돌아 다시 구시대 인물에 지휘봉을 쥐여주려는 데 대해 청년들은 실망과 탄식을 쏟아냈다. 촛불혁명으로 정권도 교체하는 마당에 세대교체가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었다.

세대교체는 단연 시대적인 흐름이다. 에마뉘엘 마크롱(41) 프랑스 대통령과 제바스티안 쿠르츠(32) 오스트리아 총리, 재신더 아던(38) 뉴질랜드 총리 등 주요국은 기성 정치인 대신 젊은 지도자를 택해 성공적으로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그런데 한국은 역행하고 있다. 국민성이 특이해서일까? 당장 지지율 하락이 겁나서일까? 아니면 혁신보다 현상 유지가 편해서일까? 어쨌건 이로 인해 신진 정치인에게는 선택받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

올드보이들은 자신들이 당을 잘 살리면 세대교체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말을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당권을 발판삼아 차기 대권에 도전하는 게 그들의 정치 인생의 마지막 소임처럼 보인다.

과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도 청년 정치인으로 입문해 40대 기수론을 외치며 한국 정치판에 혁명을 일으켰다. 세상은 변화하고 있는데 한국 정치권만 뒷걸음질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