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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 여론
가톨릭평화신문 2019.03.13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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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생명을 살리는 일
김유리 루치아(보도제작부 기자)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생명을 살린 일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사회복지사 서병택씨가 '자살 예방 생명 지킴이' 수기에서 밝힌 말이다.

서씨는 자살 위험에 처해있던 한 어르신을 구했다. 자살 신호를 알아보고 적절하게 대처했다. 평소 가정방문으로 만나던 어르신의 한 마디. "조금만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라는 말 안에 담긴 '사는 게 너무 힘들다'는 속뜻을 알아본 것이다.

어르신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면서 농약까지 사다 놓았다고 했다. 서씨는 한참 동안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눴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어르신은 위로를 받았고 지역 상담센터에서 지속적으로 상담도 받게 됐다. 어르신은 "그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지 않았다면 자살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을 살리는 일. 서씨가 사회복지사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건 아니다. 자살 신호를 알아차리고 전문 기관에 연결해주는 건 우리 누구나 할 수 있다. 자살 사망자의 90%는 살아있을 때 말이나 행동으로 자살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이를 주위에서 알아보는 경우는 20%뿐이다.

중요한 건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자살 신호를 알아보는 것이다. "나 없이 잘 살 수 있어?" "나 하나만 없으면 되지." 같은 말은 대표적인 자살 신호다. 수면이나 식생활이 불규칙해지거나 자신이 아끼던 물건을 "더는 필요 없다"며 나눠주는 행동도 자살 징후다.

이런 신호가 포착된다면 "무슨 일이 있는지" "최근에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는지" "시도까지 해본 적이 있는지" 차근차근 물어보는 게 좋다. 만약 자살을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땐 지역의 자살예방센터 등 전문가와 연결해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누구나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