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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가톨릭평화신문 2018.06.0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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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갑옷 반환, 유물 가치 더 높이는 일
성 베네딕도회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선교박물관장 테오필 가우스 신부



"필요한 사람에게 무언가를 줄 때는 기꺼이 줘야 합니다. 이것이 베네딕토 성인의 가르침이며 우리 수도회의 정신입니다. 그래서 이번 반환 결정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성 베네딕도회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선교박물관 관장 테오필 가우스(Theophil Gaus, 사진) 신부는 조선 갑옷 반환은 "오틸리엔 수도원과 한국 교회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이차적으로 한독 양국의 문화 교류와 국민 사이의 우정을 깊게 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물은 가치를 더욱 인정받고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며 "연구 목적으로 기증하고 복제품도 받기로 해서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선교박물관장직을 맡은 그는 파이프오르가니스트이자 오틸리엔 수도원 김나지움 교장이다. 그는 선교박물관을 새로 단장해 현대화했다. 우리나라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협력 관계를 맺고 선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700여 점의 한국 유물에 대한 1단계 실사를 2017년 마무리했다.

"학술 목적으로 한국 유물을 전수 조사하면서 손상이 심한 조선 갑옷 보존 처리 문제도 협의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조선 갑옷의 가치를 알게 돼 올해 1월 수도원 결정에 따라 한국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기증했습니다."

그는 문화재를 무상으로 반환하면서 "오히려 수도원 식구들과 선교박물관 관계자들이 더 고마워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그 가치를 알지 못했습니다. 한국 문화재재단의 재정과 학술 도움을 받아 소중한 유물을 우리가 잘 간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돼 오히려 고맙습니다. 이것을 알려준 한국 연구자와 후원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런 관계가 지속돼 서로를 더 많이 알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가우스 신부는 유물 목록 전산화 작업을 마무리한 후 한국어와 영어로 된 선교박물관 안내 소책자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유물을 중심으로 선교 지역의 역사를 소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선교박물관은 1896년 문을 열었다. 당시 현지 선교사들은 파견을 앞둔 선교사를 위해 선교 지역의 정보 제공과 교육 차원에서 선교지의 다양한 풍속 자료와 동ㆍ식물을 수집해 독일 수도원으로 보냈다. 오틸리엔 수도원 원장이었던 노베르트 베버 아빠스가 박물관을 꾸려 대중에게 공개한 것이 선교박물관의 시작이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