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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2.2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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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망언’ 처벌 홀로코스트법 제정해야
특별 기고 - 자유한국당의 5ㆍ18 망언을 규탄하며 / 광주대교구 조영대 신부



광주 5ㆍ18이 북한군이 남파하여 그들의 책동으로 일어난 폭동이었단다.

기가 막힌다. 본시 악은 뽑아도 뽑아도 제거되지 않는 억새 뿌리와도 같다. 악의 무리가 아니랄까 봐 그렇게도 5ㆍ18의 역사를 왜곡 폄훼하고, 그날의 상처가 아물지 않아 한을 품고 살아가는 광주 시민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망언을 수없이 뱉어내더니, 40년의 세월이 흘러간 오늘에도, 그것도 국회 의사당 안에서 공개적으로 강연회를 열어가면서 광주 5ㆍ18 민주항쟁을 모독하는 행태를 보면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전두환이 정권 찬탈을 위해 무고한 광주 시민들을 학살했음이 역사적 사실인데, 도리어 선한 광주 시민을 폭도로 몰고 자신들의 잔혹한 만행을 미화하고 합리화하고 있으니, 참으로 파렴치한 자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5ㆍ18 때 청년이었던 분이 노인이 되어 상경 투쟁하면서 "나 폭도 아니야!"라는 외침에 눈물이 솟구쳤다. 우리 광주 시민들은 아직도 저 파렴치한 자들에게 폭도로 몰리는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 5ㆍ18단체들은 망언 3인방이 제명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결의하고 있다. 1만여 명의 광주 시민들이 금남로에 모여 5ㆍ18 왜곡 처벌법을 위한 범 광주 시민대회도 열었다.

5ㆍ18 망언 3인방은 반드시 제명되어야 한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이러한 들끓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꼬리 자르기 식으로 5ㆍ18을 광주 폭동이라고 한 이종명 의원만 제명하고, 김진태ㆍ 김순례 의원의 징계를 유예했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김진태를 외치며 대회를 우스운 꼴로 만들어버린 태극기 부대의 위력(?) 앞에 자유한국당은 윤리도, 정치철학도 포기해버린, 오로지 보수세력을 응집해야 한다는 추한 집착을 보이고 말았다.

국민을 바보로 아는가? 그들의 망언에 국민이 조용할 줄 알았는가? 우리는 알고 있다. 그들의 5ㆍ18 망언 이벤트는 비지지자들의 마음을 돌려놓는 것보다 보수세력을 응집시키는 것이 더 급한 일이라는 계산에서 행한 꼼수였음을. 국민을 무시하고,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거짓되고 오만한 태도가 너무도 가증스럽다.

전두환 수호에 앞장서는 극우 인사 지만원은 악한 영에 사로잡힌 비정상적인 사람임이 분명하다. 그가 5월 광주에 남파된 북한군이라고 주장했던 주검의 DNA를 검사했더니 어린아이였다. 또 그가 북한군이라고 주장하며 내놓은 영상분석의 실체도 닮은 얼굴 찾기 수준이었다. 그런 자의 궤변에 놀아나는 자유한국당. 심지어 5ㆍ18 유공자들을 괴물 집단이라고까지 지칭한 김순례 의원을 비호하는 자유한국당이 오히려 괴물 집단으로 보인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법. 자유한국당은 원래 전두환 군부 세력과 함께했던 부정한 세력들의 집단으로서, 태생적으로 5ㆍ18 민주항쟁을 폭동으로 여기고 있는 당이다. 그들의 5ㆍ18에 대한 왜곡된 태도는 자신들을 전두환의 하수인으로 자처하고 있는 꼴이다. 국회에서 광주 5ㆍ18의 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하기로 의결했음에도 자유한국당은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으로 지만원이나 전두환 무리에 속한 사람들을 추천했으니, 이는 진상규명을 방해하려는 획책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들에게는 「사기」(史記) 진이세본기(秦二世本紀)에 나오는 지록위마라는 말이 어울린다. 조고가 신하들을 시험해 보기 위해 사슴(鹿)을 말(馬)이라고 했다는 데서 유래한 이 용어는 윗사람을 농락하고 함부로 권세를 부리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광주 시민과 국민을 농락한 5ㆍ18 망언자들과 자유한국당이 곧 지록위마(指鹿爲馬)의 지경이다. 처참한 종말을 맞은 조고의 꼴이 될 수 있음을 어찌 모르는가? 제발 정신 차리고, 거짓된 정치를 멈추기 바란다.

더는 5ㆍ18에 대한 망언으로 5ㆍ18의 진상을 왜곡하고 광주 시민들의 명예를 해치는 악행이 지속되지 않도록 한국형 홀로코스트법을 제정하기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조영대 신부는 5ㆍ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의 산증인이었던 고 조비오 몬시뇰의 조카로 현재 광주대교구 용봉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