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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생활/문화/
가톨릭신문 2019.04.16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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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성가의 기쁨] 조철희 신부 (상)

■ 이 봄이 미안해
"내가 미안해 우리가 미안해"

2017년 4월, 봄이 아름다운 향기를 내뿜던 그 찬란한 순간에 뉴스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조철희 신부(춘천교구 만천본당 주임). 그는 세월호가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을 그렇게 기억했다.

"뉴스에서 세월호가 인양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참담했어요. 녹슬고 긁혀버린 세월호의 모습과는 다르게 세상은 봄의 기쁨을 누리고 있었죠. 희생자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어요. 참담한 마음으로 사제관을 나왔는데 꽃이 너무 아름답게 피어있었죠.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우면서도 슬펐습니다. 그때의 마음을 담은 곡이 '이 봄이 미안해'입니다."

'미안해'라는 가사에 담긴 여러 의미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사제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 그렇기에 세월호를 이용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이 봄이 미안해'를 꼭 소개하고 싶었다. 행복하고 누릴 것이 많은 이 봄이 너무 미안했고 잊히는 죽음이 슬펐기 때문이다.

"'이 봄이 미안해'를 무대에서 불러본 적이 없어요. 녹음실에서도 눈물이 나서 몇 번이고 다시 불렀습니다. 곡을 만들 때부터 느꼈던 것은 미안함이었습니다. 사제로서 갖고 있는 죄책감이죠. 무엇이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곡을 쓴 것이 아닙니다. 그저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 주님이 축복하시니
"걱정 마요 모든 게 잘 될 거예요 주님이 축복하시니"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목소리에 얹힌 조 신부의 속삭이는 위로가 마음을 두드렸다. 어느새 걱정의 빗장이 열리고 위로의 손길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만 같았다. '주님이 축복하시니'를 들으며 느낀 감정이었다.

"우리 만천본당에는 자랑거리가 있습니다. 주일학교 초등부 학생들로 이뤄진 '만천 비오 어린이합창단'이 바로 그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위로와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싶었어요. 어른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었죠."

삶에 지치고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힘이 되는 성가를 만들고 싶었다는 조 신부는 오히려 아이들을 통해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신앙교육이 이뤄졌다고도 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오디션을 통한 것도 아니고 성가를 부르고 싶은 모든 아이들과 함께 음원 작업을 했습니다. 일주일을 연습하고 서울에서 녹음했죠. 그런데 그 기간 동안 아이들에게 자신감이 생겼어요. 가사의 내용처럼 하느님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는 느낌이 또한 들었죠. 어른들에게는 위로를 전하고 아이들에게는 신앙의 확신과 자신감을 가져온 성가가 '주님이 축복하시니'입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