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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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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명, 축일, 성인구분, 신분, 활동지역, 활동연도, 같은이름 목록
성인명 안나 (Anne)
축일 7월 26일
성인구분 성녀
신분 성모의 모친
활동지역
활동연도 +1세기
같은이름 낸시, 니나, 애나, 애니,
성인자료실
제목 들라크루아의 어린 마리아를 가르치는 성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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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12 조회수2367 추천수0 첨부파일수1

어린 마리아를 가르치는 성녀 안나_by Eugene Delacroix.jpg

정웅모 신부의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54) 하느님께 대한 신앙은 선물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어린 마리아를 가르치는 어머니 성 안나

  

  

들라크루아(Eugene Delacroix, 1798~1863), ‘어린 마리아를 가르치는 성 안나’, 1842년, 유채, 들라크루아 미술관, 파리, 프랑스.

  

  

‘어린 마리아를 가르치는 성 안나’는 들라크루아(Delacroix, 1798~1863)가 그린 몇 점의 성화 가운데 하나다. 무성한 나무와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는 야외에서 어머니가 딸에게 책 읽기를 가르치고 있다. 딸은 어머니의 무릎 위에 펼쳐진 책의 글자를 한 자 한 자 짚어가며 정성스럽게 읽고 있다. 어머니는 글 읽는 딸을 격려해 주듯이 한쪽 손으로 그의 어깨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다. 맑은 하늘과 하얀 구름, 우거진 숲과 아름다운 꽃이 어머니와 딸을 더욱 부드럽게 감싸주는 듯이 보인다.

  

이 작품에는 어린 마리아가 어머니 안나로부터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배우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성모 마리아의 신앙은 그 스스로의 힘으로가 아니라 그의 마음 안에 신앙을 담아 주신 하느님과 열심한 어머니 안나로부터 전해졌다는 것을 알려준다. 

  

두 사람의 머리에는 성인의 신분을 알려주는 후광이나 그리스도교의 상징물이 장식되어 있지 않지만, 이 작품은 고요하면서도 성스러운 분위기를 잘 전해준다. 

  

성 안나(부분).

  

  

작가 들라크루아는 인근에 있는 성당을 장식할 성화를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그 성당의 주보성인은 마리아의 어머니인 성 안나였다. 

  

어느 날 그는 성 안나의 그림을 그리기위해 화실에서 고민을 하던 중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주변의 공원으로 나갔다. 바로 그곳에서 우연히 한 어머니가 어린 딸에게 책의 글자를 가르치며 읽어주는 모습을 보게 됐다. 화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성 안나도 마리아에게 어렸을 때부터 신앙 교육을 시켰으리라 생각하며 이 그림을 완성하게 됐다.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장안동성당은 서울의 복잡한 곳에 있지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마리아 정원과 요셉 정원이 있어서 좋다. 작은 정원이지만 그곳에는 느티나무와 벚나무, 소나무와 주목, 향나무와 단풍나무, 모과나무와 감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그 아래에는 꽃 잔디와 팬지, 수선화와 튤립, 영산홍과 철쭉 등 봄의 꽃이 만발해 있다. 그리고 만남의 방이나 성당 곳곳에 놓인 백여 개의 화분에는 선인장을 비롯한 다양한 화초가 자라고 있다. 작년부터 하느님의 집인 성전을 가장 아름답게 꾸미자고 강조했더니 신자들이 자기 집에서 키우던 나무와 화초, 화분 등을 앞다투어 가져와 제법 아름다운 정원이 조성됐다.

  

성모 마리아(부분)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꽃과 나무를 키우며 화목하게 살자는 뜻으로 만든 ‘화목회’(花木會) 회원 10여 명이 정성스럽게 정원을 가꾸고 있다. 그 덕분에 우리 성당은 작은 천국과 같은 정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정원에 놓인 작은 의자에는 신자들뿐 아니라 동네의 사람들까지도 자주 찾아와서 쉬었다가 가곤 한다. 때로는 정원의 의자에 앉아 아이에게 성경책이나 그림책을 읽어주는 어머니를 만나기도 한다. 그 장면을 물끄러미 바라보면 일찍이 들라크루아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어린 마리아와 성 안나가 우리 본당에 찾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은총에 의해서 그분께 대한 신앙을 간직하게 됐다. 하느님께 대한 신앙은 선물처럼 우리에게 무상으로 주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 선물은 하늘로부터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주변의 수많은 사람을 통해서 전해졌다. 우리의 신앙 선조와 부모님, 우리가 만났던 성직자와 수도자, 참된 그리스도인과 선한 사람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신앙이 주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 신앙은 우리 자신을 통해서 아직도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전해져야 할 소중한 선물인 것이다.

  

[가톨릭신문, 2013년 5월 12일, 정웅모 신부(서울 장안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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