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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 손골 성지

성인명, 축일, 성인구분, 신분, 활동지역, 활동연도, 같은이름 목록
간략설명 선교사들의 선교 거점이자 성 도리 헨리코 신부님이 체포된 곳
지번주소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734 
도로주소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로437번길 67
전화번호 (031)263-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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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와 사적지 게시판
제목 하느님을 만나는 산: 광교산과 손골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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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22 조회수953 추천수1

[하느님을 만나는 산] (1) 광교산과 손골성지


선조들 오가던 울창한 숲길 기도로 오르다

 

 

- 광교산 등산로 입구에 설치된 십자가의 길.

 

 

구약시대부터 산은 하느님을 만나는 곳이었다. 모세는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께 십계명을 받았고, 엘리야는 카르멜 산에서 바알 예언자들에 맞서 하느님의 기적을 행했다. 우리 신앙 선조들도 하느님을 찾아 산을 향했다. 산에서 하느님을 만났던 선조들처럼 이번 여름에는 하느님을 찾아 산을 올라보면 어떨까.

 

주교좌본당이 있는 교구의 중심 수원. 광교산은 오래전부터 이곳 수원의 주산으로 여겨졌다. 수원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을 막아주고 수원을 감싸안듯이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광교산은 해발 582m로 비교적 높진 않지만, 높이에 비해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규모가 큰 산이다. 다른 산들에 비해 산세가 특별히 수려하지 않아도, 도심과 가깝고 완만한 능선을 따라 산행을 할 수 있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산이기도 하다.

 

산길에 들어서자 굳이 모자가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가 등산로를 덮고 있어 뜨거운 햇볕이 들지 않았다. 경사도 가파르지 않아 등산이라기보다는 삼림욕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광교산 능선의 빽빽한 소나무 숲은 이 산의 백미로 꼽히기도 한다.

 

울창한 나무 아래에서 산을 오르다보니 작은 계곡이 보였다. 이내 물 흐르는 소리와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이 등산길을 가득 채웠다. 도심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임에도 세속과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가 반드시 산일 필요는 없다. 예수도 “이 산도 아니고 예루살렘도 아닌 곳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속에서 벗어나 하느님이 창조한 자연 속에서 하늘을 향해 오르는 순례는 그 자체로도 기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손골성지의 오메트르 성인상. 뒤로는 성당이 보인다.

 

 

광교산의 이런 우거진 산림은 신앙선조들을, 그리고 선교사들을 보호해줬다. 박해가 시작되자 신자들은 경상도, 전라도 등 서울에서 먼 곳으로 떠나기도 했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서울 인근에 자리 잡기도 했다. 신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신앙생활을 하기 편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우거진 산림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적은 광교산 기슭 손골에 교우촌이 자리 잡았다.

 

모든 교우촌들이 그러했지만, 손골은 특별히 신심 깊은 신자들이 모인 교우촌이었다. 박해가 심한 시기였던 만큼 선교사들에게는 활동에 앞서 안전하게 적응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손골은 선교사들이 언어와 풍습을 익히면서 선교를 위해 준비하던 곳이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로437번길 67에 자리한 손골성지(전담 이건희 신부)는 특별히 성 도리 헨리코 신부와 성 오메트르 신부를 현양하고 있다. 두 성인은 손골을 거점으로 사목하다 순교한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다.

 

선교사가 머문 곳인 만큼 손골은 박해시기 교구 지역 선교의 중심지였다. 1864년 조선대목구장 베르뇌 주교는 성 오메트르 신부에게 “손골과 가까운 고을 4곳을 사목하라”고 명했다. 성 오메트르 신부는 손골을 중심으로 미리내, 무량골, 소내실 등의 교우촌들을 두루 다니며 사목했다.

 

광교산은 천혜의 피신처로 신자들을 보호했지만, 1866년 전국적으로 몰아친 병인박해의 칼날까지 막아내지는 못했다. 병인박해가 시작되고 포졸들이 들이닥칠 것을 예감한 도리 성인은 손골의 신자들을 모두 내보내고 홀로 손골을 지키다 체포돼 순교했다. 도리 성인의 명으로 어쩔 수 없이 손골을 떠난 신자들은 다른 지역에서도 열심히 신앙생활을 이어가다 많은 수가 순교했다고 전해진다. 성지는 손골에서 신앙생활을 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무명 순교자들의 묘도 조성해 현양하고 있다.

 

광교산 등산로.

 

 

손골성지 순례와 함께하는 광교산 등산코스

 

광교산인 시루봉에서 용인 수지 방면으로 진입하면 손골성지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반딧불이화장실(등산로 입구) - 형제봉 - 시루봉 - 손골성지에 이르는 약 9㎞가량의 등산로는 교구 도보성지순례길인 디딤길의 일부이기도 하다. 수원성지에서 장안문을 거쳐 반딧불이화장실까지 약 3㎞만 더 걸으면 수원성지에서 손골성지까지의 디딤길을 완주할 수 있다.

 

또 용인시에서는 손골성지를 포함하는 광교산 너울길 1코스를 개발해 홍보하고 있다. 용인시의 광교산 너울길 1코스는 심곡서원 - 조광조묘역 - 천년약수터 - 서봉사지 - 손골성지에 이르는 구간으로, 약 10.8㎞에 3시간40분가량 소요된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18년 7월 22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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