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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브로시오(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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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명, 축일, 성인구분, 신분, 활동지역, 활동연도, 같은이름 목록
성인명 암브로시오 (Ambrose)
축일 12월 7일
성인구분 성인
신분 주교, 교부, 교회학자
활동지역 밀라노(Milano)
활동연도 339-397년
같은이름 암브로시우스, 앰브로스
성지와 사적지 게시판
제목 명화와 만나는 성인 이야기: 밀라노의 주보성인 암브로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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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12-10 조회수635 추천수0

[명화와 만나는 성인 이야기] 밀라노의 주보성인 암브로시오 (1)

 

 

작자 미상, 「성 암브로시오」, 5세기, 모자이크, 밀라노, 성 암브로시오 성당.

 

 

몇 해 전 겨울 밀라노에 간 적이 있다. 그날따라 밀라노의 중심부인 두오모 대성당과 광장 주변은 하루 종일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곳은 평소에도 관광객으로 붐비지만 그날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밀라노 시민 전체가 가족들과 함께 광장으로 나온 듯했다. 그날은 바로 밀라노의 주보성인 암브로시오 성인(339-397)의 대축일이었다. 내가 도착한 날은 그러니까 이 성인의 축일인 12월 7일이었던 것이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은 암브로시오 성인 축일을 시즌 개막일로 잡는다. 스칼라 극장은 두오모 대성당과 인접해 있는데 표를 예매하지 못해 극장에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대형 전광판을 통해 공연을 실황중계해 주고 있었으며 이를 보기 위해 전광판 주변에도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처럼 도시의 주보성인이 선종한 지 2천 년이 다 되었어도 공경 받으며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성인은 그들의 삶에서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밀라노에서 일어난 가장 역사적인 사건은 313년에 선포된 ‘밀라노 칙령’이다.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300년 동안 박해를 당해 왔던 로마제국의 시민들과 신자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선포한 역사적 사건이 바로 밀라노 칙령이다. 이 사건 이전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숨어서 신앙생활을 해야만 했고 신자인 것이 발각되면 죽음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밀라노 칙령으로 신자들은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이는 가톨릭교회가 이탈리아의 역사는 물론 서구세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가 되었다.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그 유명한 성녀 헬레나의 아들이다.

 

380년 테오도시우스 황제는 그리스도교를 로마제국의 국교로 선포했다. 이때부터 그리스도교는 믿어도 좋은 종교가 아니라 믿어야 하는 제국의 공식 종교가 되었다. 이때부터 교회 건축이 탄생했고 전례도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 무렵 로마제국의 수도는 밀라노였다. 로마에서 밀라노로 수도를 천도한 것이다. 암브로시오 성인은 바로 이 시기 밀라노의 주교였다.

 

암브로시오 성인은 아우구스티누스, 예로니모, 그레고리오 대교황과 함께 가톨릭교회의 4대 교부 가운데 한 분이시다. 당시에는 교회가 아직 교리상으로 완전히 정립되지 못했기에 이단이 난무했는데 바로 이런 시기에 암브로시오 성인의 설교와 그가 집필한 많은 저서들과 「설교집」은 그리스도교 정립에 뿌리가 되었고, 이단으로부터 정통 교리를 지켜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표지에 실린 성 암브로시오 성인의 모습은 성인이 선종한 후 그에게 봉헌된 유서 깊은 성 암브로시오 성당의 내부에 제작된 대형 모자이크 벽화로 제작 연대는 5세기다. 밀라노의 가장 중요한 성당인 암브로시오 성당은 성인 활동했던 379년에 첫 삽을 뜨고 386년에 축성한 건물로 9세기 이후 대대적으로 재건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다행히 성인을 그린 이 모자이크 벽화는 처음에 지어졌던 교회의 일부와 함께 기적처럼 보존되어 있다.

 

이 성상은 중세 회화의 특징인 모자이크 기법으로 제작되어 보존 상태가 매우 좋다. 형태상으로는 고대의 사실적인 묘사에서 중세의 상징적이고 단순한 형태로 변화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그래서인지 성인의 모습은 고대 조각이나 회화에서 볼 수 있었던 입체적인 모습이 아니라 중세 특유의 평면적인 형태가 두드러져 보인다. 하지만 얼굴의 인상은 선종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제작되었기에 실제 이미지를 최대한 반영한 듯하다. 짧은 머리에 짧은 수염으로 그려졌으며 머리 위에는 AMBROSIUS라는 성인의 이름을 적어 놓았다. [2019년 12월 8일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 사회 교리 주간) 대전주보 4면, 고종희 마리아(한양여대 교수, 미술사가)]

 

 

[명화와 만나는 성인 이야기] 성 암브로시오 (2)

 

 

- 부올비노(Vuolvino) 작, 「예수의 생애」, 성 암브로시오 성당 제대 앞면, 9세기 제작, 85x220cm, 밀라노, 성 암브로시오 성당.

 

 

성 암브로시오의 생애

 

암브로시오(339-397)는 로마제국 시대인 339년 독일 트리어라는 고을의 귀족가문에서 태어났다. 신자였던 부친에 의해 어려서부터 신앙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부친이 사망한 후 로마로 건너와 라틴어와 그리스어, 문학과 수사학 등 주요 학문을 공부했다.

 

365년 로마제국의 공원으로 일하기 시작했으며, 370년에는 황제 발렌티아누스에 의해 이탈리아 북부의 리구리아와 에밀리아 주의 총독으로 임명되었다. 밀라노는 당시 이들 주의 주도였으며 주의 총독이란 오늘날의 도지사 정도에 해당할 것이다. 이 무렵 암브로시오의 나이가 갓 서른이 넘었으니 일찌감치 능력을 인정받아 공직에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

 

주의 총독이었던 암브로시오가 밀라노의 주교로 선출된 상황을 보면 무척 흥미롭다. 당시 교회는 아리우스파라는 이단과 정통 교회가 극심한 대립 상태에 있었다. 총독이었던 암브로시오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던 중 한 아이가 소리쳤다.

 

“암브로시오를 주교로!”

그러자 군중 전체가 한 목소리를 냈다.

“암브로시오를 주교로 선출합시다!”

 

암브로시오는 당시 세례도 받지 않은 예비신자였는데 주교가 되라니 몹시 당황했다. 게다가 성직에는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대립하던 이단 아리우스파와 정통 교회가 한 목소리로 그를 원했기에 대중을 설득하는 탁월한 타협 능력이 인정되어 그 지방의 주교들은 암브로시오를 밀라노의 주교로 임명했다.

 

- 부올비노(Vuolvino) 작, 「성 암브로시오의 생애」, 성 암브로시오 성당 제대 뒷면.

 

 

주교가 된 암브로시오는 세상과의 인연을 정리했다. 가진 재산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신학을 열심히 공부했으며, 매일 미사를 집전했다. 항상 방문을 열어 놓고 자신을 찾는 사람들을 맞이했다고 한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이단 아리우스파의 기세를 제압하고 정통 교리를 지켜낸 일이었다. 한번은 아리우스파를 지지하던 황제군이 교회 안에 있던 암브로시오와 신자들을 포위하고는 교회 문을 폐쇄한 채 이들이 굶어 죽을 때까지 여러 날을 끌다가 부활절날 열어 보니 모두 살아 있음을 물론 암브로시오 자신이 작곡한 성가를 신자들과 계응으로 부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 유명한 암브로시오 찬가가 바로 이때 탄생했다는 설이 있다.

 

암브로시오 성인이 살아있을 때 짓기 시작한 밀라노의 유서깊은 성 암브로시오 성당은 9세기에 재건축을 하여 오늘에 이르는 이탈리아 최고의 로마네스크 건축물이다. 이 성당을 유명하게 만든 가장 중요한 미술품은 9세기에 제작된 대형 제대이다. 반지, 팔찌, 왕관 등을 만들 때 쓰이는 값비싼 세공 재료인 금, 은, 보석으로 2미터가 넘는 제대를 만들었다니 그 가치는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제대의 앞부분에는 예수의 생애가 뒤쪽에는 성 암브로시오의 생애가 금판과 은판을 두드려서 만들어졌으며 제대 곳곳에는 각종 아름다운 보석들이 장식되어 있다. 1000년 이전의 중세 미술품에는 작가와 주문자의 이름이 기록된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 제대에는 주문자였던 대주교 안질베르토(재위 824-859)의 이름과 작가 부올비노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영원히 기억되게 하였다. [2019년 12월 15일 대림 제3주일(자선 주일) 대전주보 4면, 고종희 마리아(한양여대 교수, 미술사가)]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zzdeco/1gold/09c/golden3.jpg

원본 : https://www.wga.hu/art/zzdeco/1gold/09c/golden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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