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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라(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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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명, 축일, 성인구분, 신분, 활동지역, 활동연도, 같은이름 목록
성인명 바울라 (Paula)
축일 1월 26일
성인구분 성녀
신분 과부
활동지역 로마(Roma)
활동연도 347-404년
같은이름 빠올라, 빠울라, 파올라, 파울라
성지와 사적지 게시판
제목 가톨릭 성인의 삶: 몰라도 존재하는 세상, 성녀 바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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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27 조회수149 추천수0

[가톨릭 성인의 삶] 몰라도 존재하는 세상, 성녀 바울라

 

 

엄마가 변했다. 변해도 단단히 변했다.

 

처음엔 하나둘, 옷을 팔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얼마 전부터는 보석을 팔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엄마가 가장 아끼던 목걸이도 포함되어 있었다. 엄마는 특별한 사교 모임엔 꼭 그 목걸이를 했다. 그런 엄마를 모두 여왕처럼 대했다. 사실 엄마는 어디 가나 여왕이었다. 꼭 엄마가 귀족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우리 집 노예들은 물론이고 아빠도, 친척들도, 이웃들도 누구 하나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엄마는 특별한 미소를 갖고 있었다. 뭐랄까, 투명하고 맑은 미소였다. 더러움과 어둠이 한 점도 섞이지 않은 미소랄까. 하긴, 엄마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그런 엄마가 눈물을 알게 된 건, 몇 년 전, 아빠가 세상을 떠난 후였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아빠의 죽음은 엄마의 미소를 앗아갔다. 슬픔은 엄마를 깊이깊이 물들였다. 여기저기서 재혼 신청이 왔지만, 엄마에게 아빠를 대신할 사람은 없었다. 슬픔이 엄마를 변화시킨 걸까? 이런! 엄마가 집마저 팔겠다고 한다. 이제 더는 두고 볼 수가 없다. 큰 딸인 내가 나서야겠다.

 

“엄마!” 엄마가 돌아봤다.

 

“오, 블레실라! 마침 잘 왔다. 너에게 해 줄 이야기가 있었거든. 얼마 전에 엄마가 빈민굴이란 곳을 알게 됐단다. 그래, 빈민굴. 너도 처음 들어 본 곳이지? 엄마도 그전까지 그런 곳이 있다고는 상상도 못 했단다. 그곳은 …… 비참한 곳이야. 그곳의 사람들도, 그곳의 냄새도, 그곳의 상황도 전부 비참, 비참했어. 하느님께서 세상의 모든 가난과 아픔을 전부 그 굴 안에 모아 둔 것만 같았단다. 처음엔 너무 놀라서 도망 나오고 싶었지.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더구나. 내가 도망간다고 해서, 내가 안 본다고 해서 없는 세상이 아니라고 말이야. 분명, 그곳은 내가 몰랐을 때도 존재했던 세상이잖니. 그곳은 언제나 그곳에 있었고 그곳엔 늘 비참한 사람이 있었는데 난 왜 이제야 알게 된 걸까? 내가 30년 동안 먹고 마시고 누리던 것들을 나누기만 했더라도 그곳에서 죽어 간 수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몰랐다고 하기엔 내가 너무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알려고 하지도 않았으니까.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내 슬픔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어. 다른 사람의 슬픔을 보고 즐거워졌다는 게 아니란다. 오,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 다른 사람의 불행을 행복으로 삼다니! 그건 하느님의 자녀다운 생각이 아니잖니? 단지 난 그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게 기뻤단다. 엄마는 결심했어. 너희 아빠가 남긴 재산도, 하느님이 주신 나의 시간도 빈민자들과 함께 나누기로 말이야. 분명, 천국에 간 너희 아빠도 기뻐하실 거야. 너도 기뻐해 주겠니?”

 

엄마가 미소를 띠었다. 그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미소였다.

 

* 덧: 훗날, 큰딸 블레실라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성녀 바울라의 자선 사업에 든든한 동료로 함께 했다.

 

[2019년 1월 27일 연중 제3주일(해외 원조 주일) 서울주보 5면, 글 서희정 마리아, 그림 홍미현 세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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