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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비나(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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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명, 축일, 성인구분, 신분, 활동지역, 활동연도, 같은이름 목록
성인명 발비나 (Balbina)
축일 3월 31일
성인구분 성녀
신분 동정 순교자
활동지역 로마(Roma)
활동연도 +2세기경
같은이름
성지와 사적지 게시판
제목 가톨릭 성인의 삶: 고통이 고통인 이유, 성녀 발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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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3-27 조회수170 추천수1

[가톨릭 성인의 삶] 고통이 고통인 이유, 성녀 발비나(축일 3월 31일)

 

 

발비나의 방은 어둡다. 빛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을 모두 막은 탓이었다. 누구라도 들어올라치면 발비나의 날카로운 절규가 터져 나왔다.

 

“들어오지 마! 나가! 나가라고! 아무도 보고 싶지 않아!”

 

소리의 끝은 늘 울음이었다. 괴로움이 묻어있는 그 울음은 아무도 보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부스럼으로 뒤덮인 끔찍한 자신의 얼굴과 목을 말이다. 그런 딸을 바라봐야 하는 귀리노 역시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고통 속에 있는 딸을 건져 올리고 싶었다.

 

“약이란 약은 다 써 봤잖아요. 용하다는 의사도 다 찾아가 봤잖아요. 점도 쳐보고 신이란 신은 다 믿어봤잖아요. 난 틀렸어요. 틀렸다고요.”

 

처음에는 그녀에게도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기필코 낫고 말겠다는 의지도 있었다. 로마 제국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아버지 덕분에 재산도 충분했다. 그녀를 사랑한다고 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녀 곁에 있던 사람들도 그녀의 변한 얼굴을 보고 산산이 흩어졌다. 이제 그녀 곁에 남은 건 아버지와 고통뿐이었다.

 

“아가!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 애비를 봐서라도 한 번만 같이 가자꾸나.”

 

발비나는 마지못해 아버지를 따라 감옥으로 향했다. 그녀를 낫게 해 줄 이가 그곳에 있다고 했다.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이유로 갇혀있다고 했다. 그리스도. 낯선 이름이었다.

 

남자를 본 순간, 역시 괜한 걸음을 했다고 생각했다. 수갑이 무색할 정도로 마른 손과 피땀으로 얼룩진 얼굴이 자신보다 더 비참했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리스도 교회의 두목이 맞소?”

 

아버지의 말에 남자는 고개를 들었다. 곁눈질로 남자의 눈을 본 발비나는 흠칫 놀랐다. 고통과 어울리지 않는 눈이었다. 분명, 모양은 달라도 발비나도 남자도 고통 중에 있음이 확실했다. 그런데 남자는 마치 평화 속에 안겨 있는 듯 잔잔했다. 미소를 짓고 있는 듯도 보였다. 발비나는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 귀리노 역시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당신이 내 딸을 낫게만 해 준다면 우리 가족 모두가 그리스도를 믿겠소. 그러니 제발 내 딸 좀 낫게 해 주시오.”

 

남자는 그리스도라는 이에게 기도를 올린 후, 수갑을 찬 손을 내밀어 발비나의 얼굴에 대었다. 그 순간, 발비나는 알았다. 그동안 자신이 왜 고통 중에 있었는지. 남자의 평화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 덧 : 성녀 발비나의 병을 고쳐 준 남자는 성 알렉산데르 교황이다. 이후, 성녀 발비나의 가족은 모두 세례를 받았으며, 아버지 귀리노는 순교하여 성인품에 올랐다.

 

[2019년 3월 24일 사순 제3주일 서울주보 5면, 글 서희정 마리아, 그림 홍미현 세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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