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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7.12)

베로니카(7.12) 기본정보 [기본정보] [사진/그림] [자료실] 인쇄

성인명, 축일, 성인구분, 신분, 활동지역, 활동연도, 같은이름 목록
성인명 베로니카 (Veronica)
축일 7월 12일
성인구분 성녀
신분 신약인물, 부인
활동지역 예루살렘(Jerusalem)
활동연도 +1세기경
같은이름 베로니까
성지와 사적지 게시판
제목 명화와 만나는 성인 이야기: 베로니카의 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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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7-14 조회수1517 추천수1

[명화와 만나는 성인 이야기] 베로니카의 수건

 

 

- 엘 그레코, 「수건을 든 베로니카」, 1577-80, 캔버스에 유채, 84x91cm, 산타 크루즈 성당, 톨레도.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힘겹게 해골산 언덕길을 오르는 모습을 지켜본 베로니카는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용감하게 예수님께 다가가 수건으로 얼굴에 흐르는 피땀을 닦아드렸는데 거기에 예수님의 얼굴이 찍혔다. 십자가의 길 제6처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 드리다”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베로니카의 수건>이 그림으로 그려지기 시작한 것은 중세 말부터이다. 화가들이 그린 예수님의 얼굴을 성안(Volto Santo, 聖顔)이라고 부르는데 보통은 가시관을 쓴 모습이지만 때로는 가시관 없이 그려지기도 한다. 14처가 오늘날의 내용으로 만들어진 것은 1731년 교황 클레멘스 12세 때이며 이때부터 베로니카에 대한 공경도 뜨거워졌다고 한다.

 

 

<수건을 든 베로니카>

 

엘 그레코의 그림에서 베로니카는 두 손으로 가시관을 쓴 예수님의 얼굴이 찍힌 수건을 들고 있다. 정면을 향하고 있는 예수님은 그림을 보는 관람자의 눈과 딱 마주치고 있다. 반면 수건을 들고 있는 베로니카는 슬픔에 젖은 표정으로 화면 밖을 바라보고 있다. 자신의 역할은 예수님의 얼굴이 찍힌 수건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 이상이 아니라고 말하려는 듯하다. 그림 속 주인공 자리를 예수님께 온전히 내어드린 것이다.

 

베로니카가 들고 있는 수건의 주름은 너무나 정교하게 그려졌다. 배경은 이 시대 그림으로는 드물게 완전히 검게 처리하여 관객의 시선을 베로니카와 예수님에게만 집중하게 만들었다. 화가의 깊은 묵상의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성화의 거장 엘 그레코(1541-1614)는 ‘그리스 사람’이라는 이름이 말해 주듯이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서 태어났으나 주된 활동은 스페인 왕실 궁정과 톨레도에서 했다. 엘 그레코는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인하여 소집되어 18년간 이어진 트렌토 공의회에서 정비된 가톨릭교회의 개혁정신을 그림으로 설파한 16세기 말 매너리즘 양식의 거장이다.

 

- 조르주 루오, 「베로니카」, 1945년경, 캔버스에 유채, 50x36cm, 퐁피두센터, 파리.

 

 

<조르주 루오의 베로니카>

 

주보 표지에 소개된 조르주 루오의 <베로니카>는 예수님의 얼굴이 찍힌 수건이 보이지 않는다. 베로니카는 예수님의 성안이 찍혀 있는 수건을 들고 있기에 존재했는데 베로니카만 그리다니 새로운 발상이다.

 

여기서 베로니카는 베일을 쓰고 있으며 얼굴이 갸름하고 눈망울이 큰 여인이다. 루오의 많은 작품들이 짙은 색채로 어둡게 표현된 것과는 달리 이 작품은 밝은 파스텔톤으로 그려졌다. 표정 또한 루오의 작품에서 자주 보이는 고통에 일그러진 모습이 아니라 연민과 아름다움이 승화된 얼굴이다.

 

조르주 루오(1871-1958)는 20세기 초 파리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로 마티스와 함께 야수파 탄생에 기여했다. 20세기 초 미술은 과거의 미술에 대한 도전과 반항의 역사다. 야수파의 창시자 마티스가 아내의 얼굴을 초록색으로 그린 것을 시작으로 야수파는 자연을 재현한 전통적인 색채가 아니라 작가 내면의 강렬한 세계를 추상적인 색채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정신을 담고자 했던 20세기 초 파리 중심의 현대 미술은 교회미술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술가들이 더 이상 성화를 제작하지 않음으로써 2천년 가까이 긴밀하게 유지되던 교회와 미술가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루오는 샤갈과 함께 종교 주제를 지속한 몇 안 되는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최근 정양모, 정웅모 형제 신부는 루오의 판화 연작 <불쌍히 여기소서, Miserere)를 묵상한 책을 출판하였다.

 

[2019년 7월 14일 연중 제15주일 대구주보 3면,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교구 사목국장)]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g/greco_el/06/0609grec.jpg

원본 : http://cfs1.tistory.com/upload_control/download.blog?fhandle=YmxvZzk3MTNAZnMxLnRpc3RvcnkuY29tOi9hdHRhY2gvMS8xODUuan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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