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합창지도에대한 생각(3)
작성자윤원중 쪽지 캡슐 작성일2000-02-19 조회수2,350 추천수6

좋은 합창을 만들기 위해

 한 사람이 독창을 하려고 해도 어려운 일인데, 여러 사람이 함께 합창을 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노래를 하다보면 단원 개개인의 결점, 즉 독창할 때의 결점이 합창에서 감춰지리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큰 잘못이지요. 오히려 많은 결점들이 더해질 뿐입니다.

 많은 지휘자들의 오해는 어떤 곡에서나 대단한 효과, 즉 깜짝 놀라게 하는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즉 그 유명한 로버트 쇼 합창단의 흑인영가 연주스타일을 어느 곡에서나 적용시키려고 한다는 것입니다.(하지만 전 로버트 쇼 합창단 단원겸 부지휘자였고 현재 연세대학교 지휘과 교수이신 박종원 교수님은 그 합창단의 흑인영가가 우리나라에서 너무 유명해서 그럴 뿐이지 그런 스타일은 그 합창단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고 하시더군요.) 어쨌든 이러한 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러나 좋은 합창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리하게 주관적인 해석을 앞세우기 보다 음악일반의 앙상블 요소들을 이해하고 음악을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물론 매주 특송을 강요(?)받는 일선 성가대의 고충은 잘 알고 있지만 능력에 맞지 않는 곡이나 편곡이 잘못된 곡을 무리하게 맞추는 것은 성가대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사실은 저도 그러고는 싶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음정과 리듬

 음정이나 리듬을 모르는 지휘자는 없겠지만 보다 완전한 음정, 정확한 리듬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지휘자는 피아노 조율사와 같은 귀를 가져야 합니다. 조율사가 각기 다른 두줄 혹은 세줄의 음정을 동일하게 맞추듯이 여러 사람의 음정을 같게 하는 일은 퍽 어렵지요. 뿐만아니라 무반주 합창의 경우, 순정조의 음정을 택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C장조에서 A음은 B플랫의 이끔음으로 생각하여 평균율 음정인 A음보다 높게 내야 합니다. 이것은 전에 얘기했던대로 피아노에 의존하지 않는 솔페이지 능력의 향상으로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멜로디의 진행이나 어려운 발음에 따라서 음정이 내려가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특히 성악도인 경우, 발성을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음정이 흘러내리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이 때에 지휘자는 한번이라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성악도가 있는 성가대에서는 그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럴 경우 오히려 앙상블에 방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협조적 방해라고 하나?)

 리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성악은 기악과 달라서 발음이 거칠게 되면 정확한 리듬을 구사하기가 퍽 어렵습니다. 성악과에서 딕션시간을 따로 마련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예를 들면 점팔분음표와 십육분음표로 구성된 한박자와 같은 리듬은 대체로 자신도 모르는 새에 셋잇단음표같이 냅니다. 아마도 우리 전통음악의 리듬에 저절로 익숙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음정과 박자에 있어서 비슷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비록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할지라도 완전히 정확하게끔 이끌어가야 할 것입니다. 틀림없는 음정과 리듬이 없이 좋은 합창을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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