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트렌트 공의회와 교회음악
작성자김종헌 쪽지 캡슐 작성일1999-03-22 조회수4,155 추천수5

Trent 공의회와 교회음악

 

Martin Luther로부터 시작한 프로테스탄트 교회들이 설립된 후, 교황 바울로 3세는 갈려나간 교회와의 마찰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프로테스탄트 교회와의 화해를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양 교회의 지도자들이 모인 1541년의 회의가 허사로 돌아가자 교황께서는 방향을 돌려 가톨릭 교회 안에서의 개혁을 시도하게 된다(Counter-Reformation).  1542년 교황께서는 트렌트공의회의 첫 회합을 소집하셨다. 1545년에서 1563년까지 열린 이 공의회에서 다룬 교회 음악에 관한 것은 아주 작은 분량이었지만 1564년 Pius IV 교황에 의해 공포되었다.

 

교회 음악으로 다룬 주제들은 당시 교회음악의 문제점 모두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1.  교회 음악의 세속화 문제이다.  성가 게시판 93번에서도 잠깐 다루었지만 음악사상 처음으로 미사통상문 전체가 작곡되기 시작하면서 유럽의 유명한 작곡가들은 그레고리오 성가의 선율을 이용하거나 심지어는 세속노래, 특히 샹송을 미사곡의 정선율로 선택하여 미사곡으로서의 통일성을 이루려 하였다.  특히 Josquin desPrez에 이르면 그는 대부분의 정선율을 세속곡으로 대치하였고 이제는 한 선율뿐만이 아니라 세 성부 모두를 빌려와서 작곡하게 된다 (이를 Parody 미사라 한다).  물론 당시의 한 작곡사조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이런 과도한 세속곡의 이용은 교회음악의 속화를 초래하였다.

2. 많은 성부를 이용한 다성음악은 신자들로 하여금 가사를 알아듣지 못하게 하고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3. 너무나 많은 전례음악들의 변형들이 등장하였다.  그 예를 우리는 Sequences (부속가, 성가게시판 121번 참조)들에서 보게 된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부속가들이 지방마다 다르게 등장함으로써 교회 음악의 혼란을 주게 되었다.

4. 교회 전례 안에서의 과도한 악기사용, 특별히 "시끄러운 악기"를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5. 전례 때에 취하는 가수들의 불경스러운 태도, 빈약한 발음이나 창법이 교회음악의 문제점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공의회의 즉각적인 대응은 다분히 전례적이었다.  trope의 사용을 금하고(성가 게시판 104번 참조) 부속가의 사용도 단지 네 개만을 허용하였다 (성가게시판 121번 참조).  그 외의 조치는 각 교구마다 시행하도록 권한을 주었다. 또 공의회는 성가의 작곡 때에 외설적이고 세속적인 소재의 사용을 금함으로써 진실로 "하느님의 집이 기도의 집이 되도록" 조치하였다.  이때 지시되고 이루어진 음악 형식, 제정된 트렌트미사는 1963년 바티칸 제2차 공의회 때까지 사용되어왔다.

 

Palestrina를 포함한 작곡가들은 이제 자신들이 작곡하는 미사곡 내지는 작품의 서문에 '트렌트공의회 정신을 따라 작곡한 것'임을 밝힐 정도로 교회음악의 순수성을 간직하려고 노력하였다.  아래의 사항들이 많은 작곡가들이 순수한 교회음악을 위해 고려한 사항들이다.

1.  멜로디 선율과 일치하는 음악 형식을 살리는데 노력하였다.  다시 말해 도약적인 진행을 피하고 근접 진행을 함으로써 노래부르기 쉽고 자연스러운 언어의 흐름을 강조하였다.

2. 가식없는 대위법적인 음악을 구사하였다.  과도한 장식이나 선율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대위법적인 음악으로 한 곡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고 중간 중간에 화성적인 음악 (Homophonic music)도 포함시켰다.

3. 반음계 사용의 금지.  화성학적으로 꼭 필요한 musica ficta를 제외한 반음계의 사용은 금하였다.

4. 복잡하지 않고 규칙적인 리듬의 사용

5. 이해하기 쉬운 가사의 구성

 

이런 노력으로 인해 이제 교회음악은 음악의 미적인 것 만을 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 전례와 관련된 음악으로서의 기능을 생각하는데 그 강조점을 두게 되었다.  Palestrina와 당 시대 로마학파의 작곡가들은 이러한 규범들을 잘 수행하였다. Palestrina의 음악은 그 당 시대에서부터 지금에 이르도록 트렌트공의회가 바라는 교회음악의 진수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특별히 세속적인 것과 완전히 절연된 영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위의 글을 적으면서 언뜻 생각하게 되는 것이 지금 우리 한국 교회음악의 현실이다.

당시 교회가 문제로 삼았던 교회음악의 세속화, 잦은 반음계의 사용, 가수들의 엉터리 발음내지는 발성법, 난해하고 잦은 리듬의 변화, 전문 성악인들도 초견으로 부를 수 없을 정도의 도약적인 선율들, 등등의 현상이 작년부터 부쩍 우리 한국 교회 음악에 들어온 듯하다.

 

다음에 한국 교회음악, 특별히 복음성가에 대해 한번 더 연재를 하고 여러분을 토론실로 초대하여 의견을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많이 생각해 두시고 좋은 토론의 장을 만들어 보십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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