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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상징] 악기: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도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0-10-05 조회수2,964 추천수1

[성경 속 상징] (88) 악기 :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도구

 

 

2010년 여름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핫이슈를 꼽으라면 전 세계 축구팬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남아공 월드컵이 아닐까 싶다. 월드컵 기간에 축구도 아닌 것이 축구만큼이나 전 세계 주목을 받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뿌~하는 독특한 소리를 내는 부부젤라(vuvuzela)다.

 

부부젤라는 길이가 1m 안팎으로, 120데시벨(dB) 정도의 큰 소리를 낸다. 이는 사격장 소리와 기차 소리, 전기톱 소리보다도 시끄러운 소리다. 남아공 월드컵 기간에 부부젤라는 유명세를 탔지만 그 독특하고 시끄러운 소리는 불만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울리는 부부젤라 소리에 불쾌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부부젤라의 경기장 반입 허용 여부를 두고 고민을 했으나 부부젤라를 아프리카 전통으로 인정해 사용을 허가했다. 그러나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대회 기간에 부부젤라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부젤라처럼 지나치게 큰 소리는 듣는 이로 하여금 불쾌감을 느끼게 만들지만, 대체로 악기의 아름다운 음률은 사람들 마음을 즐겁고 편안하게 해준다.

 

성경시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악기는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도구였다. 재미있는 것은 사울은 자주 다윗을 불러 비파를 연주하게 했다는 대목이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영이 사울에게 내릴 때마다, 다윗은 비파를 손에 들고 탔다. 그러면 악령이 물러가고, 사울은 회복되어 편안해졌다"(1사무 16,23).

 

하느님을 찬양하는 데도 악기를 사용했다. "사제들은 자기 자리에 늘어서고, 레위인들도 주님을 찬양하는 악기들을 들고 섰다. 그 악기들은 다윗 임금이 레위인들을 시켜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하며 찬양할 때에 주님께 찬송하려고 만든 것이다"(2역대 7,6).

 

이스라엘 백성이 기쁨을 드러내는 순간에도 늘 악기와 함께했다. "유다와 예루살렘의 모든 사람이 여호사팟을 앞세우고, 기뻐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주님께서 그들에게 원수들을 이기는 기쁨을 주셨기 때문이다. 그들은 수금과 비파와 쇠 나팔을 연주하며 예루살렘에 들어와, 주님의 집으로 나아갔다"(2역대 20,27-28).

 

또 전쟁 중에도 나팔을 유용하게 사용했다. "두 번째 비상 나팔을 불면 남쪽에 진을 친 진영들이 출발한다. 출발할 때마다 이렇게 비상 나팔을 불게 하여라"(민수 10,6).

 

때로는 악기 연주가 경계 대상이 되기도 했다. 성전에서 봉사하던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관능적 이방인 예배와 관련된 음악 사용을 금지했다. 특히 풍요와 다산의 제사 의식이 일반화돼 있었던 문화권에서 음악은 다분히 사람들의 성적 방종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또한 때로는 감미로운 음악 선율이 성전에서 예배드리는 사람들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보았다. "그들은 상아 침상 위에 자리 잡고 안락의자에 비스듬히 누워 양 떼에서 고른 어린 양을 잡아먹고 우리에서 가려낸 송아지를 잡아먹는다. 수금 소리에 따라 되잖은 노래를 불러 대고 다윗이나 된 듯이 악기들을 만들어 낸다"(아모 6,4-5).

 

[평화신문, 2010년 10월 3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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