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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 성경, 문화와 영성8: 마리아 막달레나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8-11 조회수5,501 추천수1
파일첨부 카라바조_마리아 막달레나.jpg [665]  

성경, 문화와 영성 (8) 마리아 막달레나



신약 성경에 등장하는 마리아 막달레나는 역사상 많은 미술 작품의 대상이 되어 왔다. 마리아 막달레나(마태 27,56.61; 28,1; 마르 15,40.47; 16,1.9; 루카 24,10; 요한 19,25; 20,1.18) 혹은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루카 8,2)라고 불리는 그녀의 이름은 막달라 마을 출신 마리아라는 뜻이다. 그녀는 루카 7,36-50에 나오는 죄 많은 여인과 동일시되기도 하는데, 여러 화가들은 마리아 막달레나를 그릴 때 자신의 삶을 참회하는 모습으로 형상화하곤 했다.


■ 카라바조의 〈참회하는 마리아 막달레나〉

○ 카라바조의 〈참회하는 마리아 막달레나〉(Penitent Mary Magdalene)는 1594-1595년 캔버스에 그린 유화로 122.5×98.5cm이며 로마의 도리아 팜필리 미술관(Galleria Doria Pamphilj)에 있다.

○ 마리아 막달레나는 어두운 방 안에서 낮은 의자 위에 홀로 앉아 있다. 그녀는 자신의 지난 삶을 뉘우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참회의 눈물이 그녀의 얼굴에 맺혀있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깊이 생각에 잠겨있는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아래로 향하고 있다. 그녀는 두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모으고 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길게 늘어트려져 있다. 어두운 방에 대각선으로 빛이 비춰진다. 빛은 마리아 막달레나의 오른쪽 목덜미와 어깨를 비춘다. 빛과 어둠이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 어둠이 죄의 상태를 의미한다면 빛은 자비를 상징한다.

○ 방바닥에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지난 과거의 삶을 반영하는 진주 목걸이, 보석, 향유가 든 병이 흩어져 있다. 이 물건들이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다는 것은 그녀가 과거의 화려한 삶과 단절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복음서의 마리아 막달레나

○ 막달라(Magdala)는 갈릴래아 호수의 서쪽에 위치한 어촌 마을이다. 오늘날의 막달라는 옛 마을의 폐허만 남아 있다. 막달라라는 이름은 히브리어와 아람어에서 “탑, 망루”를 뜻하는데, 아마도 이곳에 유명한 망루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수님께서 사셨던 기원후 1세기 전반부에 막달라는 물고기를 잡아 준비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막달라는 아람어로 “고기잡이의 망루”를 뜻하는 미그달 누나야라고도 불렸다.

○ 마리아 막달레나는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다른 여인들 가운데에서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여인으로 소개된다. “그 뒤에 예수님께서는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복음을 전하셨다. 열두 제자도 그분과 함께 다녔다.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몇몇 여자도 그들과 함께 있었는데,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였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루카 8,1-3)

○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이야기에도 등장한다. 그녀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켜본 여인들 중의 하나로 소개된다. 마리아 막달레나와 작은 야고보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는 십자가의 예수님을 멀리서 지켜보던 이들이다.(마르 15,40) 그들은 예수님이 갈릴래아에 계실 때 그분을 따르며 시중들던 여자들로 소개된다.(마르 15,41) 그리고 마르 15,47에서 마리아 막달레나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는 예수님의 시신이 어디에 모셔지는지를 지켜보았던 이들이다.

○ 마리아 막달레나는 마르 16,1-8; 요한 20,11-18 등에서 예수님의 무덤에 갔던 인물이다. “안식일이 지나자, 마리아 막달레나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는 무덤에 가서 예수님께 발라 드리려고 향료를 샀다. 그리고 주간 첫날 매우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에 무덤으로 갔다.”(마르 16,1-2) 요한 복음서의 부활 이야기에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리아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는 순간은 그분이 그녀를 “마리아!”라고 부르시는 순간이었다. 예수님은 그녀를 다름 아닌 그녀의 이름으로 부르신다. 즉 부활하신 예수님은 마리아 막달레나를 당신이 이전에 그녀를 부르셨던 바로 그 이름으로 부르신다. 그러자 그녀는 예수님을 “라뿌니!”, 곧 “스승님!”이라고 부른다. 이 말도 마리아가 그 이전에 예수님을 불렀던 호칭이었다. 예수님과 마리아 사이에서 오고가는 말들을 통해 우리는 부활 이전의 예수님과 부활 이후의 예수님은 서로 다른 분이 아니라 같은 분, 동일하신 바로 그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마리아는 이제 메시지 전달의 사명을 받는다. 여기에서 우리는 부활의 체험, 부활하신 분과의 만남이 어떻게 사명으로 이어지는지를 발견한다. 그때 비로소 마리아 막달레나는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라고 말하게 된다.(요한 20,18)

○ 그런데 루카 7,36-50에는 어느 죄 많은 여자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바리사이 가운데 어떤 이가 자기와 함께 음식을 먹자고 예수님을 초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가시어 식탁에 앉으셨다. 그 고을에 죄인인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시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왔다.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루카 7,36-38)

교황 그레고리오 1세(590-604년) 이후 일부 그리스도교 전승은 이 여인을 마리아 막달레나와 동일시하였다. 그리고 루카 복음서에서 마르타의 자매로 소개되는 마리아와 요한 복음서에서 라자로의 여동생으로 소개되는 마리아를 마리아 막달레나와 동일시하기도 하였다. 루카 10,38-42에 따르면, 예수님이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을 때 마르타라는 여자가 그분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르타는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으나, 그녀의 동생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이에 예수님은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42절)

마르타와 마리아는 라자로와 함께 요한 11,1 이하에서 소개된다. “어떤 이가 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는 마리아와 그 언니 마르타가 사는 베타니아 마을의 라자로였다. 마리아는 주님께 향유를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분의 발을 닦아 드린 여자인데, 그의 오빠 라자로가 병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요한 12,1-8에 따르면, 예수님이 파스카 축제 엿새 전에 베타니아로 가셨다. 이 베타니아는 예수님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신 라자로가 살고 있었던 곳(1절)으로 소개된다. 그곳에서 잔치가 베풀어졌는데, 마르타는 시중을 들고 라자로는 예수님과 더불어 식탁에 앉아 있었다고 한다.(2절) 그때 마리아가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려서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3절)

* 송창현 신부는 1991년 사제수품 후 로마성서대학원에서 성서학 석사학위(S.S.L.)를, 예루살렘 성서·고고학연구소에서 성서학박사학위(S.S.D.)를 취득하였고,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과 성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월간빛, 2015년 8월호, 송창현 미카엘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www.wga.hu/art/c/caravagg/02/12magd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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