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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탈출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1-12 조회수8,974 추천수1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탈출기

 

 

탈출기는 창세기와 함께 오경 중 하나로 BC 1260년경 이집트 탈출이라는 이스라엘 백성의 구원의 원체험에 대해서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창세기와 마찬가지로 탈출기 역시 구전전승으로 이어져 오던 이야기들을 바빌론 유배 시대를 거치면서 문서로 남긴 것입니다. 따라서 탈출기는 이민족들의 땅인 바빌론에서 유배를 겪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집트에서의 종살이와 하느님의 구원과 해방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전함으로써 우리 선조들을 구원하신 하느님께서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를 구원하실 것이라는 희망을 분명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탈출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됩니다. 첫 번째는 1,1-12,20까지로 이집트에서 겪는 이스라엘 백성의 억압과 이를 해방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내용을 전하고 있고, 두 번째는 12,21에서 40장까지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당신의 백성으로 변화시키는 하느님에 대한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전반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모세가 이집트 파라오에 맞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데리고 나온 사건입니다. 3-4장에서 모세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지만 5번에 걸쳐서 자신은 자격이 없다고 항변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자격이 없다고 항변하는 모세에 하나하나 응답해주시면서 당신의 부르심에는 아무 조건이 없음을 이야기하십니다. 그리고 필요한 것들을 당신께서 직접 마련해주셨습니다. 모세를 부르시는 이 대목에서 탈출기는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있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격이나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을 믿고 오롯하게 내어 맡기는 것 뿐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이집트 탈출이라는 놀라운 사건이 온전히 하느님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사건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모세는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내어 하느님을 경배하게 하라는 하느님의 뜻을 전합니다. 여기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점은 이 사건이 모세와 파라오의 대립이 아니라 모세로 대변되는 하느님과 파라오로 대변되는 이방 신과의 대립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탈출기 전반부는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억압하는 이집트를 심판하시거나 열 가지 재앙으로 그들을 벌하시는 게 핵심이 아니라 하느님은 살아계시며 그분만이 참된 하느님(신)이시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모든 맏배의 죽음이라는 탈출기 열 번째 재앙에서 드러난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에서 더 잘 드러납니다. 이때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문설주에 일 년 된 흠 없는 어린 양 또는 염소의 피를 바름으로써 열 번째 죽음의 재앙에서 보호를 받게 됩니다. 피를 바른 것은 피가 생명을 상징하기 때문에 흠 없는 어린양 또는 염소의 피를 통해 이스라엘 자손들의 생명이 보호받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집트를 탈출한 뒤 이를 기억하기 위해서 고기를 불에 구워 누룩 없는 빵과 쓴나물을 먹는 파스카 예식을 거행하였습니다. 누룩 없는 빵은 긴박하게 탈출해야 하는 당시의 시급함과 더불어 아무것도 섞이지 않는 신앙의 순수성을 뜻합니다. 또한 쓴나물은 이집트 유배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고통스러운 현실을 상징합니다.

 

후반부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를 탈출해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은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로 인도합니다. 광야는 생존에 부적합한 환경으로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따라서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과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자비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되면서 하느님의 백성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집트 탈출이라는 해방을 맛보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며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품었지만 이러한 마음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4,5-31에서 그들을 뒤쫓아 오는 이집트 군대를 만나게 되었고 16장, 17장에서는 먹을 것과 마실 물이 떨어지는 위기에 봉착하게 됩니다. 그들에게 닥친 삶의 시련과 고통 속에서 그들은 “아, 우리가 고기 냄비 곁에 앉아 빵을 배불리 먹던 그때, 이집트 땅에서 주님의 손에 죽었더라면! 그런데 당신들은 이 무리를 모조리 굶겨 죽이려고, 우리를 이 광야로 끌고 왔소?”(16,3)라고 말하며 모세와 하느님께 불평을 하게 됩니다. 하느님은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의 나약한 믿음을 나무라신 뒤 그들의 어려움을 도와주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하여 다시금 하느님을 따르게 됩니다. 이처럼 광야에서의 여정은 ‘기쁨, 희망, 감사 → 시련과 고통 → 의심과 불평 → 회개 → 기쁨, 희망, 감사…’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시간들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은 점점 하느님 보시기에 합당한 백성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이러한 광야 여정의 정점은 모세가 하느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는 장면에서 정점에 달하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제 너희가 내 말을 듣고 내 계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나의 소유가 될 것이다. 온 세상이 나의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나에게 사제들의 나라가 되고 거룩한 민족이 될 것이다.”(19,5)라고 말씀하시면서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맺으십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지켜야 할 계명을 돌판에 새겨서 모세에게 주셨습니다. 이것이 시나이 계약입니다. 시나이 계약을 통해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신 약속은 신앙의 선조인 아브라함에게 하셨던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며, 너의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그리하여 너는 복이 될 것이다. 내가 이 땅을 너의 후손에게 주겠다.”(창 12,2.6)라고 하신 약속과 맞닿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계명을 받으러 올라간 모세가 부재한 상황을 견뎌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는 아론에게 “일어나 앞장서서 우리를 이끄실 신을 만들어 주십시오.”(32,1)라고 말하며 금송아지상을 만들고 이를 경배하는 죄를 짓고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주님 어찌하여 당신 백성에게 진노를 터트리십니까? 당신 자신을 걸고 맹세하신 당신의 종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이스라엘을 기억해주십시오.”(32,11.13)라는 모세의 청을 듣고 당신의 자비와 사랑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용서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사랑과 자비의 계약을 체결하셨습니다.

 

이처럼 탈출기는 하느님만이 우리의 구원자이시며, 당신의 뜻에 따라 인간의 역사를 이끌어가시는 분임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신앙선조들의 이러한 구원의 원체험은 바빌론 유배를 겪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자신들이 과거 자신들의 선조들이 범했던 잘못을 반복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으며, 하느님의 자비로 구원받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신 하느님과 같은 하느님을 우리가 믿고 고백하고 있기에 그 하느님께서 우리를 다시 한번 구원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이끌어줍니다.

 

동영상 보기

https://youtu.be/8NBskraTZM0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1년 1월호, 노현기 신부(사목국 기획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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